생태와 서로의 모습 담아낸 권용택·이향재 작가... ‘생명이 있는 것은 아름답다’

부부는 닮는다지만 그들이 그려낸 작품에는 각자의 예술세계가 뚜렷하다. 선배격인 남편 권용택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제 아내는 제가 안 가진 장점이 매우 많아요. 과감성이 있고 색채도가 높고 자유분방하고 화사하지요. 나는 억눌림이 있는 그림이고 자유를 갈망하나 자유롭지 못하는데, 저 양반은 참 자유로워요.” 25년 전 수원을 떠나 평창 백석산 하오개 그림터에 정착해 사람과 생태를 담아내는 권용택·이향재 작가 부부의 전시가 수원시 팔달구 예술공간 아름과 복합문화공간 행궁재에서 열리고 있다. 권 작가의 ‘생명이 있는 것은 아름답다’ 전시가 진행 중인 예술공간 아름·실험공간 UZ에선 생태와 사람의 이야기가 깃든 최신작 등 작가의 작품 6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수원에서 첫 개인전 ‘꽃동산’을 선보이는 이 작가는 행궁재에서 초대전으로 최근 3년간의 대표작 30여점을 공개했다. 지난 17일 만난 부부는 서로의 전시장을 오가며 손님을 맞이하느라 분주하면서도 고향에서 열리는 개인전에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화가의 꿈을 안고 찾았던 수원 팔달구의 한 화실에서 남편은 만났지만 꿈은 잠시 접어놨던 이향재 작가는 더더욱 그랬다. 50여년 전 미술학원에서 만난 둘은 1977년 평생의 연을 맺었다. 이 작가는 간호사로 일한 후 남편을 뒷바라지 했고 권 작가는 지역의 대표적인 작가로 활동했다. 민중미술을 하며 현실참여그림을 그리던 권 작가는 들꽃 그림전을 열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예술세계에 자연이 스며들었다. 들꽃을 찾아다니다 “‘이런 자연이 내 생활 속에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고, 땅값 제일 싼 곳을 찾아 산 게 평창”이었다. 권 작가는 백두대간 겹겹이 굽이치는 산과 깊은 산속의 폭포, 또 크고 작은 계곡들을 만나며 그 속에 기대어 살아가는 물까마귀와 고라니, 산양, 멧돼지 등 온갖 생명들의 아우성 역시 보고 들으며 이를 작업에 녹여냈다. 작업은 캔버스에서 돌로 확장됐다. 쓸모없이 팽개쳐진 돌에서 소재를 찾았고 깎아내지 않고 돌이 가진 특성을 살려 자연을 그려냈다. 이 작가도 10년은 강원도의 자연에 도취해 생태를 정화하는 데 전념했다. 1천700평의 들판에 야생화가 꽃피게 했고 그들을 가꾸고 돌봤다. “그러다 남편이 말하더라고요. ‘이제 그만하고 그림 좀 그려보시지’라고요.” 남편의 권유에 붓을 들었다. 1992년 수원환경미술전에 첫 작품을 발표할 때의 두근거림이 다시 가슴을 파고들었다.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에 전념해 개인전 4회 등 평창에서 전시를 이어갔다. 화가의 꿈을 키웠던 곳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 작가는 현재 작업터인 하오개를 풍경으로 작가의 삶의 현장을 강렬한 원색으로 전시를 통해 드러냈다. ‘하오개의 봄’ 시리즈와 ‘숲으로 스미다’ 등 작업실이 있는 백석산의 모든 동식물의 관계 맺기와 공생을 보며 터득한 자연 순환의 이치, 하오개 숲속의 바람과 동물, 또 그들과 함께 있는 부부의 모습이 조화롭게 담겼다. 원색을 최대한 살리고 강렬한 붓터치로 입힌 그의 작품은 때론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어머니의 삶 같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 권 작가의 작품엔 단순한 생태 이야기를 넘어 삶과 생을 아우르는 거대한 서사가 펼쳐진다. 수원과 평창이 한 화면에 담긴 그림과 삶과 생을 나무와 부엉이, 곤충, 사람의 모습으로 드러낸 ‘느릅나무 이야기’, 백자 도판에 코발트로 수묵화의 느낌을 낸 작품 등 자연의 숨결과 생명의 신비가 깃든 이야기는 초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이다. 지하 전시장인 실험공간 UZ에 선 그의 돌작업이 부유하며 또 다른의 자연의 힘과 느낌을 선사한다. 직선으로 400m, 도보로 8분 거리의 두 미술관에서 열리는 부부의 전시에 지역 미술계도 모처럼 만에 축제의 분위기다. 평창군 진부면과 수원시 인계동이 자매결연을 맺는데 역할을 하며, 작가들의 지속적인 교류에도 힘쓰고 있는 부부의 전시를 보려 이쪽저쪽 많은 이들이 오가고 있다. 두 작가는 “앞으로도 계속 생태계를 주시하고 생태 미술작업에 전념하며 작업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3일까지.

곤지암국제음악제, 10주년 기념…세계적인 관악 거장 총출동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곤지암국제음악제(이사장·예술총감독 백수현)가 오는 8월 2일부터 9일까지 광주시문화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된다. 곤지암국제음악제는 2023년부터 베를린 필하모닉 카라얀 아카데미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카라얀 아카데미 오디션을 개최하는 등 국내 관악계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왔다. 1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무대에서는 아시아 각국에서 엄선된 젊은 연주자들과 세계적인 거장들이 함께 호흡을 맞추는 ‘곤지암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프로젝트로 국적과 세대를 초월한 음악적 교감을 통해 깊은 감동과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베를린 필하모닉 목관 수석 솔리스트 5인인 알브레히트 마이어(오보에), 안드레아스 블라우(플루트), 벤젤 푹스(클라리넷), 슈테판 슈바이게르트(바순), 윤 젱(호른)과 한국 및 아시아의 저명 관악 교수진(조재혁, 이석준, 이예린, 김란도, 송호섭, 사토키 아오야마, 박준태, 이윤정, 완첸 시에, 아즈사 나카야마), GMF 연합 오케스트라 등이 참여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베를린필 솔리스트 콘서트 시리즈’, ‘Karajan Academy 한국 오디션’, ‘영재·영아티스트 콘서트 및 오디션’, ‘관악 명교수 콘서트’ 등 국내외 관악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풍성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백수현 예술총감독은 “곤지암국제음악제는 단순한 음악 축제를 넘어 세계 관악 인재 발굴과 육성, 청년예술 국제교류, 문화외교, 지역문화 균형 발전이라는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는 민간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완성도 높은 무대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과 지역사회 모두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전했다.

김도임 서예가, 두바이 제1회 한국 아트페어서 동서양 아름다움 전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한글과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에 8가지 언어로 사랑을 전하는 문화예술 교류가 펼쳐졌다. 지난달 12~27일 두바이에서 주두바이 대한민국 총영사관 주관의 ‘Korean Art Path 2025’(코리아 아트 패스)가 개최됐다. 전시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제1회 한국아트페어로 총 6개의 장소에서 김도임 서예가의 전통서예 및 이예림 작가 등 회화작가 3인의 실험적인 현대예술 등이 진행됐다. ‘코리아 아트패스’전은 캘리그라피에 대한 위상이 높고, 한류와 한국문화에 관한 높은 관심을 보이는 아랍에미리트에 한국의 전통과 현대, 동서양을 아름다움을 선보인다는 의미가 있다. 전시의 메인작가로 나선 김 서예가는 개막식을 통해 캘리그라피 라이브 퍼포먼스 등을 진행했다. 한국서예학회 이사인 김 서예가는 서예를 통해 전통을 아우르는 현대미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 두 차례 두바이에서 전시를 선보인 바 있는 중동에서 한국문화에 관한 관심을 이끌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김 서예가는 ‘콜라주 오브 러브’를 주제로 한글,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아랍어 등 8가지 언어로 사랑에 대한 작업을 진행했다. 이는 언어도, 형태도 각기 다르지만 ‘사랑은 하나’라며 다양한 모습으로 서로를 사랑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 서예가는 “아랍에미리트는 종교적인 이유로 그림에 대한 표현의 자유가 있기에 상대적으로 캘리그라피에 대한 위상이 회화보다 높다”며 “특히 갈수록 한류에 관한 관심이 뜨거워지는 이곳에서 한국을 대표하여 한국 문화와 한글의 아름다움을 전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경기대 글로벌파인아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김도임 서예가는 한국서가협회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으로 대한민국문화경영대상(大賞)’에서 캘리그래피·교육 부문(2022), 세계서법문화예술대전 대상에서 문체부 장관상(2007) 수상 등의 이력이 있다. 국내외 다양한 매체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 서예가는 오는 11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개인전과 그룹전 등을 앞두고 있다.

왜 벽등(甓磴)을 쌓았을까? [이강웅의 수원화성이야기]

포루(舖樓)는 포루(砲樓)와 우리말로 같아 꼭 한자를 병용해야 하는 시설물이다. 포루(군졸)는 보병이, 포루(대포)는 포병이 사용하는 시설물로 구분하면 쉽다. 포루(군졸)에 대해 의궤는 ‘치성의 위에 지은 집을 포(舖)라 한다’고 했다. 적을 염탐하고 방어하는 병사들이 휴식과 비 및 햇볕을 피하라고 치 위에 집을 지었기에 포(舖)를 붙여 포루라 한다. 사실은 휴식보다 우리 병사가 적에게 보이지 않으면서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시설로 집을 지었다. 화성에는 모두 다섯 곳의 포루가 있다. 동1포루, 동2포루, 동북포루, 북포루, 서포루 등이다. 이 중 동북포루는 방화수류정과 용연에서 동쪽으로 가장 높은 곳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해넘이를 감상하는 포인트로 알려져 주말에는 사진가와 젊은 연인들이 동북포루 안팎에 모여든다. 포루는 화성 시설물 중 위계가 낮은 시설물이다. 하지만 동북포루는 ‘각건대’란 별칭을 부여받은 점, 벽등(甓磴)을 설치한 점, 치성에 벽돌을 사용한 점, 지붕에 용두를 사용한 점 등 매우 특이하다. 모두 화성 전체 시설물에서 유일한 점이다. 이 중 벽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도대체 벽등은 무엇일까. 그 어느 곳에도 기록이나 설명 자료가 없다. 미스터리다. 우선 벽등의 구조를 살펴보자. 의궤에 “여장 3면은 모두 벽돌을 사용했고 여장 안은 벽등을 이중으로 쌓았는데”라는 기록이 있다. 쉽게 말해 여장이 두 겹이란 말이다. 원래 여장이 있고 여장 뒤와 집 사이 공간에 벽돌로 여장을 한 겹 더 쌓은 구조다. 이렇게 한 겹 더 쌓은 벽돌 구조물을 벽등이라 부른다. 재료가 벽돌(甓)이고 길보다 바닥이 높아 오르기(磴) 때문에 벽등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 같다. 왜 이 공간을 벽돌로 채웠을까. 바닥 면적이 너무 커 집과 여장 사이 빈 곳을 마무리하기 위해서일까. 다섯 곳 포루의 바닥 면적을 비교해 이런 전제가 맞는지 확인해 본다. 규모는 서포루가 75척6촌으로 가장 크고 북포루와 동1포루가 65척, 동북포루가 61척, 그리고 동2포루가 59척으로 가장 작다. 동북포루는 전체 포루의 평균 크기 65척에도 못 미치고 끝에서 두 번째 크기다. 포루 중 작은 규모다. 이런 사실은 벽등이 구조나 크기 등 외형적 요인에 의해 만들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어떤 의도를 갖고 만든 것이 분명하다. 어떤 의도일까. 의궤 기록에서 탐험을 시작한다. 의궤에 벽등을 “높이는 난간 바닥에서 그치며 벽등 아래위에 네모난 총안 19개와 누혈 11개를 뚫어 놓았다”고 설명한다. 이 내용에서 눈여겨볼 내용은 “고지란저(高止欄底)”와 “상하착방안(上下鑿方眼)” 두 내용이다. 즉, “벽등 높이가 집의 바닥 난간 밑까지(고지란저)”와 “총안을 벽등 위아래에 뚫었다(상하착방안)”이다. 이것이 벽등 미스터리를 풀 두 열쇠다. 첫째, 왜 ‘벽등의 위아래,에 총안을 뚫었을까. 이곳만의 특별한 ‘위아래’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모든 시설물은 여장에 한 줄의 총안이 설치돼 있다. 유일하게 동북포루는 ‘위아래’, 즉, 위에 한 줄, 아래에 한 줄 총안을 설치했다. 위아래 총안은 바로 위아래 공격력이다. 즉, 다른 포루에 비해 2배의 병력과 화력을 운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팀은 벽등 위에서 여장을 방패 삼아, 다른 한 팀은 벽등 아래에서 벽등을 방패 삼아 적을 향해 총을 쏠 수 있는 구조다. 둘째, 왜 ‘집의 바닥 난간 밑까지’ 쌓았을까. 벽등 높이, 즉 벽등 위 바닥 레벨을 “집의 난간 바닥 밑까지”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은 이 레벨이 벽등 설계의 최적 높이이기 때문이다. 더 높아도, 더 낮아도 안 된다는 의미다. 집 밖에서 보이는 ‘난간 밑’은 집 안의 마룻바닥과 같은 레벨이다. 벽등 위 바닥이 이 레벨보다 더 높거나 더 낮다면 벽등이 기능을 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공격 목적 때문이다. 벽등 높이가 마룻바닥 레벨보다 낮으면 벽등 아래에서 병사가 총을 쏠 수 없다. 바닥에서 마루 밑까지 높이가 낮아져 총 쏘는 자세가 안 나온다. 반대로 더 높으면 벽등 위에서 총을 쏠 수 없다. 총 쏘는 병사가 여장 위로 온몸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벽등의 높이로 설계된 ‘집의 바닥 난간 밑 레벨’은 벽등의 최적 높이인 셈이다. 다른 하나는 병사들의 이동 때문이다. 동북포루는 집 안에 대기하던 병사들이 삼면의 판문을 열고 바로 벽등 위로 나가도록 설계했다. 화성에서 유일한 설계다. 이 경우 벽등 위로 나갈 때 병사의 두 발이 안전해야 한다. 두 발의 높이에 차이가 있으면 넘어질 위험이 크다. 집 안 마루와 벽등 윗면이 같아야 안전하고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다. 벽등이 없었다면 병사가 작은 출입문을 나가 좁은 계단으로 내려간 후 다시 높은 벽등에 올라야 했다. 전투 시설물로는 있을 수 없는 동선이다. 그래서 삼면의 판문을 통해 직접 나갈 수 있게 처음부터 설계했다. 집 밖 내탁에서 벽등에 오르는 계단을 설계하지 않았다는 것은 처음부터 판문으로 이동하도록 설계했음을 증명한다. 정리하면 벽등은 주어진 한정된 공간에 화력과 병력을 2배 늘려주고 길고 혼잡한 병사의 이동 동선을 10분의 1로 줄여주는 신묘한 구조다. 이런 과학적 의미가 있음에도 복원이 잘못돼 매우 안타깝다. 현재 동북포루는 벽등 위 높이가 ‘집의 난간 밑’과 같은 레벨이 아니고 설계보다 50㎝가 낮게 복원됐다. ‘난간 밑까지’의 개념을 무시한 복원이다. 이유는 복원 시 기준을 정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치 축, 평면 기준, 단면 기준이 중구난방이다. 치성 따로, 목구조 따로, 토목 따로, 각자 복원했기 때문이다. 복원공사는 본질을 실현하기 위해 조정과 통합이 필수다. 본질을 꿰고 있던 성역 당시의 감동당상 조심태가 필요한 지금이다. 벽등 하나를 추가함으로써 2배의 공격력과 10배의 신속함을 실현한 동북포루 벽등에서 정조의 지략과 설계 의도를 엿봤다. 화성 모든 시설물 중 왜 동북포루에만 벽등을 설치했을까? 미스터리는 다음 편에 계속된다. 글·사진=이강웅 고건축전문가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순수 자연 유래 천연의약품 녹용 上 [알기쉬운 한의약]

의료의 질과 서비스가 계속해서 발전하는 가운데 의료의 목적이 병증에서 해방되고 수명을 연장하는 것에서 건강한 삶을 오랫동안 즐기는 것으로 변화함에 따라 대중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업은 이러한 대중의 니즈에 민첩하게 반응하며 여러 천연원료를 활용한 기술 개발과 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결국 식약처가 인증한 개별인정형 원료로 출시하고자 함인데 이 관문을 통과해야 건강기능식품에 그 원료의 효능을 표기할 수 있고 마케팅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해가 갈수록 성장을 거듭하며 일반 의약품 시장을 대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필자는 수천년간 최고의 약재로 여겨져 온 녹용을 전문가 입장에서 재조명해보고자 한다. 녹용이 그 많은 건강기능식품과 비교해 여전히 우위에 있는지, 비싼 가격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 살펴보고 녹용에 대한 오해도 바로잡으려 한다. 녹용은 고대 중국에서 황제에게만 진상했고 조선시대에는 궁중에서만 사용되던 약재였다. 그만큼 귀한 약재이며 왕의 건강과 안위를 책임질 만큼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천연 약재임이 분명하다. 지난해 11월 뉴질랜드 사슴농장을 방문할 기회가 있어 사슴의 뿔을 만져봤다. 절각 바로 전 사슴의 뿔에는 골수 조직이 통통하게 차올라 말랑말랑하며 까실까실한 털로 뒤덮여 있었고 혈액이 돌고 있어 마치 인체를 만지는 것처럼 따뜻함도 느껴졌다. 연한 뿔의 상태였다. 이 말랑말랑한 뿔은 시간이 지나면서 각질화가 진행돼 털이 빠지고 딱딱해진다. 따라서 녹용은 본격적인 각질화가 진행되기 전 늦봄에서 초여름에 잘라 주는 것이 유효 성분을 보존하기 위해 아주 중요하다. 녹용의 성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강글리오사이드란 성분인데 모유에서 찾을 수 있는 성분이기도 하다. 이는 몸 면역 세포 중 T세포를 늘리는 데 효과적인 역할을 하기에 면역력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강글리오사이드 이외에도 케라틴, 히알루론산, 아미노산 등 신체에 이로운 성분들로 가득하다. 그 어떤 합성 재료나 가공을 거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천연 그 자체의 원료인데 말이다. 이처럼 좋은 녹용을 활용해 한의사의 전문적 지식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한약재와 함께 체질과 병증에 맞게 배합해 조제한 한약을 섭취한다면 이것은 몸의 원기를 회복하는 원킬 보약임에 틀림없다. 시중에서 파는 종합비타민이나 항노화·항산화제와 비교해도 그러하다. 다만 녹용 생산 지역이 한정돼 있고 수요가 공급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기는 하나 녹용은 대체 불가한 천연 원료이므로 그 가치가 타 가공품과 비교할 수 없다.

주말에 몰아서 운동하다가 ‘뚝’... 아킬레스건 파열

40대 회사원 김모씨는 ‘주말운동족’이다. 평일엔 운동할 시간이 부족해 주말에 테니스장을 찾아 운동을 몰아서 하는 편이이다. 하지만 얼마 전 경기 중 갑작스러운 ‘뚝’ 소리와 함께 발뒤꿈치에 극심한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고,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김씨와 같은 ‘주말운동족’은 아킬레스건 부상의 고위험군이다. 평일 내내 활동량이 적었던 몸에 갑작스러운 운동 부하가 가해지면, 아킬레스건은 급격한 긴장 상태에 놓인다. 특히 축구, 농구, 테니스처럼 급가속과 급정지가 반복되는 스포츠는 위험을 더욱 높인다. 아킬레스건은 인체에서 가장 강력한 힘줄로 알려져 있지만, 파열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부위이기도 하다. 발뒤꿈치 뼈와 종아리 근육을 잇는 이 힘줄은 걷기, 달리기, 점프 등에서 발끝으로 바닥을 힘껏 밀어내는 ‘스프링’ 같은 기능을 한다. 권오룡 연세스타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아킬레스건 파열은 보통 3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 사이에 많이 발생한다. 이 연령대는 근육과 힘줄의 탄성이 점차 감소하기 시작하는 시기이며, 운동 강도가 높을수록 미세 손상이 누적돼 부상 위험이 커진다”고 전했다. 파열이 발생하면 ‘툭’하는 파열음과 함께 누군가 종아리를 발로 찬 듯한 충격을 느끼게 된다. 통증과 함께 보행이 어려워지고, 발끝으로 서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많다. 아킬레스건은 한 번 파열되면 수술과 수개월간의 재활이 불가피하고, 일상생활의 복귀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 단순한 발 통증이라며 방치하면 평생 후회할 수 있는 부상이다. 초기에는 단순한 염증인 아킬레스건염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염증이 지속되면 힘줄 조직이 약화되어 결국 파열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 통증이라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부분 파열이나 만성 염증 상태에서는 프롤로 주사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 재활 운동 등이 병행된다. 이는 손상된 조직의 혈류를 증가시켜 자연 치유력을 촉진하고 인대, 힘줄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아킬레스건이 완전히 파열된 경우 수술이 불가피하며 이후 3개월 이상의 재활치료가 필수적이다. 아킬레스건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 습관부터 운동 루틴까지 점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축구, 농구, 테니스처럼 격렬한 운동을 할 경우 운동 전 반드시 10분 이상 종아리, 발목, 허벅지 중심으로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나 점프 동작은 힘줄에 큰 부하를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하며 운동 후 바로 휴식하지 말고, 종아리와 발뒤꿈치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마사지나 냉찜질도 도움이 된다. 권오룡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나이가 들수록 운동은 ‘잘하는 것’보다 ‘안 다치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건강을 위해 주말에 운동을 몰아 하는 것도 좋지만, 준비운동을 소홀히 하는 순간 치명적인 부상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포문화재단, 세종국악관현악단과 국악의날 기념...해피 콘서트 개최

군포문화재단 상주 단체인 세종국악관현악단이 오는 24일 오후 7시,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에서 ‘2025 해피콘서트 - 더불어 즐기다, 여민락(與民樂)’을 공연한다. 국악의 날(6월 5일)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공연은 세종국악관현악단의 위촉 초연된 작품 중 관객의 만족도가 높은 곡들로 편성했다. 작곡가 및 협연자 인터뷰를 통해 창작과정 이야기와 곡의 이해를 높여 수준 높은 음악 감상을 즐길 수 있다. 공연에서는 가야금 연주자 이슬기 협연의 ‘김죽파류 가야금산조 협주곡’, 소리꾼 이봉근의 ‘자룡, 만경창파를 가르다’, 재즈 색소폰의 대가 고호정의 연주와 함께 일렉트로닉 비트가 가미된 색소폰 협주곡 ‘Golden Notes’ 등 국악의 다양한 매력을 만나볼 수 있다. 세종국악관현악단 창단 및 국립민속국악원장, 서울시국악관현악단장을 역임한 박호성의 지휘 아래 창단 33년의 세종국악관현악단이 호흡을 맞추며, 윤중강 국악평론가의 사회로 무대가 더욱 풍성해질 예정이다. 또 작곡가·협연자와 짧은 무대 인터뷰를 통해 각 곡의 창작 배경과 의도를 소개하며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선사한다. 전형주 군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국악의 날에 즈음해 그 의미를 되새기며 국악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공연으로 준비한 만큼 많은 분들의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양주 미술창작스튜디오 9기 입주작가 서인혜 개인전 ‘별비늘 호텔’

양주시립 미술창작스튜디오는 입주작가 릴레이 전시의 일환으로 오는 20일부터 6월 7일까지 777갤러리에서 9기 입주작가 서인혜의 개인전 ‘별비늘 호텔’을 선보인다. 작가 서인혜는 이번 전시에서 삶과 죽음, 상실과 돌봄의 경계를 ‘호텔’이라는 공간에 투영해 존재했지만 기록되지 않은 몸들의 이야기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한다. 서 작가는 양주 장흥 일대의 역사성과 지역성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1960~70년대 유원지로 번성했던 이 지역은 이후 쇠퇴과정을 거치며 수 많은 숙박시설이 요양시설로 전환됐다. 작가는 이 전환의 풍경 속에 깃든 '죽음의 일상화'에 주목하고, 자본주의 체계 속에서 죽음마저 순환되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조망했다. 영상, 설치, 드로잉 등 복합 매체로 구성된 전시는 시청각적 감각을 통해 관람객에게 돌봄의 또 다른 가능성인 ‘이야기 돌봄’을 제안한다. 서 작가는 개인적 서사와 정서를 토대로 수집된 이미지와 텍스트를 재배치 하고 연결함으로써 미시적이고 탈중심적인 언어를 구성해 나간다. 전시와 연계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오는 6월 6일에는 작품과 연계한 현장 퍼포먼스를 통해 작품의 정서를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며, 이후에는 예술 철학자 허경이 ‘나의 죽음, 너의 애도’를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죽음과 애도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공유한다. 이 프로그램은 경기문화재단 ‘모든예술31’에 선정된 서 작가의 프로젝트 일환으로, 단순한 전시 관람을 넘어 예술을 통한 심화된 감각과 통찰을 제안한다. 서인혜 작가는 이번 전시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빛의 반사각과 거리, 세기에 따라 별이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듯, 존재했지만 보이지 않았던 몸의 기억을 조명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양주시립 미술창작스튜디오는 2014년 개관 이래 총 70명의 작가를 배출한 창작 중심 레지던시로, 777레지던스, 777생활문화센터, 777갤러리로 구성돼 있으며 지역 예술 생태계의 중요한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록되지 못했지만 기억해야”...하와이 이민 1세대 재조명 특별전

인천시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인천 출신 하와이 한인 이민 1세대의 삶과 유산을 재조명하는 특별기획전 ‘기록되지 못한 역사, 기억되어야 할 이름들’을 연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오는 8월31일까지 구 제물포구락부에서 열린다. 지난 1900년대 초 하와이로 이주한 한인 이민 1세대가 남긴 다양한 기록물과 유품을 통해 조국을 떠나 타국에서 외롭게 살아간 이들의 삶과 정신을 생생하게 조명한다. 전시는 하와이 이민자들의 삶의 흔적이 담긴 사진, 일기, 노동계약서 등 다양한 기록물과 생활용품 등 모두 65점의 유물을 공개한다. 이 유물은 이민 1세대의 문화적 자산을 총망라하고 있으며, 그들의 고단했던 이민 생활과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특히 하와이 한인 공동묘지에서 직접 채록한 인천 출신 이민자들의 묘지 탁본과 사진은 타국에서 이름 없이 생을 마감한 이들의 삶을 다시 불러내고, 잊혔던 이름을 기억하게 하는 소중한 기록이다. 시는 특별전과 함께 하와이 한인미술협회 및 워싱턴 미술협회 소속 작가 8명이 참여하는 연계 전시 ‘디아스포라의 시선, 예술로 이어지다’도 선보인다. 전시는 한민족의 이주 역사와 정체성을 예술로 풀어낸 다양한 작품을 공개해 시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윤도영 시 문화체육국장은 “하와이 이민사는 단순한 이민사를 넘어, 독립운동의 숨은 뿌리이자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형성사”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가 기록되지 못한 이민자들의 이름을 다시 불러일으켜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잊혀진 역사를 시민들과 함께 기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전시는 무료이며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제물포구락부 누리집을 참조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수준 높은 관객, ‘갈증’ 해소할 것”…임수택 ‘2025 수원연극축제’ 예술감독 [인터뷰 줌-in]

“해가 갈수록 관객들의 수준은 높아가고, 이들은 ‘괜찮은’ 예술에 대한 갈증을 갖고 있습니다. 관객이 하나가 돼 수준 높은 작품을 완성해가는 ‘수원연극축제’는 예술에 관한 시민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공간이 주는 힘은 실로 막강하다. 거대하고 웅장한 공연장에 들어서면 공간이 전하는 기운에 압도되기도 한다. 반대로 무대의 장막이 사라지고, 문턱도 사라진 거리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관객에게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예술가와 똑같은 눈높이에서 무대를 바라보며 이전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바라보고, 색다른 감상을 할 수 있다. 지난 1996년부터 거리예술의 대향연을 이어가고 있는 ‘수원연극축제’가 오는 17~18일 경기상상캠퍼스에서 열린다. 막바지 연습이 한창인 현장에서 만난 임수택 2025 수원연극축제 예술감독은 “관객과 소통하는 축제, 시민의 예술 갈증을 풀어주는 축제, 세계의 축제를 경험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축제”를 내걸었다. 임 감독은 지난 2003년부터 12년간 과천공연예술축제(전 ‘과천한마당축제’)를 담당하며 축제를 ‘거리예술’ 중심으로 바꿔 놓은 인물이다. 수원연극축제도 도맡으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 학식이 있고 없음을 떠나 누구나 평등하고 손 쉽게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실현하는데 힘 쏟았다. 그는 “거리공연은 명확히는 거리에서 행해지는 예술행위인 ‘공공 공간 연극’”이라며 “예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관객과의 소통과 만남인데, 관객과의 거리를 깨부수고 심지어는 관객이 배우가 돼 공연의 일부를 책임지며 공연 예술의 행위로 끌어들이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시민의 예술 갈증을 해소하는 ‘문화 민주주의’라는 것이다. 올해는 아시아 초연의 해외 초청 서커스부터 관객이 배우가 되는 참여형 작품, 국내 공모작 등 총 17개의 거리극·서커스·거리무용·음악극·전통연희의 다양한 거리공연이 캠퍼스가 자리한 숲속 곳곳에서 펼쳐진다. 임 감독의 말처럼 이번 ‘2025 수원연극축제’에는 시민이 배우가 되는 참여형 연극 체험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프랑스 초청작 ‘너를 안고(Carry on)’는 자녀와 부모의 여정을 담아내는데, 사전 공모를 거쳐 선발된 시민 공연자 8팀(부모와 아이 한 팀)이 워크숍을 거쳐 무대를 선보인다. 평범한 시민 가족들이 배우가 돼 또 다른 시민 관객에게 아이를 돌보는 과정의 기쁨과 고단함을 표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청년 1981앞 잔디밭에서는 참여형 거리극 ‘비버마을’이 진행된다. 캠퍼스를 찾는 방문객은 누구나 나무, 밧줄, 천 등 재료를 활용해 공동으로 하나의 집과 마을을 꾸려간다. ‘관객 체험형 공연’의 유행은 전 세계 거리예술의 경향이기도 하다. 임 감독은 “갈수록 해외에서도 예를 들어 관객이 이어폰을 사용하든 어떠한 장치를 마련해 관객으로 하여금 직접 체험하도록 하는 공연이 늘어나고 있다”며 “‘서커스’ 역시 전 세계에서 유행하는 장르로 이번 공연에 이탈리아와 벨기에 공연팀이 초청돼 관객에게 유럽 극단의 서커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피날레를 장식할 ‘불의 정원’ 역시 관람 포인트다. 창작 불꽃극 전문 단체인 예술불꽃화랑은 문명과 진화를 상징하는 생명의 불씨가 모여들어 불의 정원을 이룬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임 감독은 다시 한번 ‘관객’의 위대함을 강조했다. “관객은 높은 예술적 체험을 기대하는만큼 예술가들은 여기에 부응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예술가인 스태프들이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몇 달을 연습하고, 고민하고 밤을 새워가며 준비했습니다. 5월, 숲 속 곳곳에서 이 노력의 결과물들이 펼쳐지며 예술이 전하는 ‘감동’을 마음껏 느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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