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진보냐? 보수냐? 행복교육

진보는 부메랑으로 다치고, 보수는 욕심으로 망한다 라는 말이 있다. 젊음은 화려하다. 화려함은 인생의 꽃이다. 진보는 젊음의 화려함에 코드를 댄다. 진보주의는 빠르고 경쾌해서 젊음이 선호할 매력을 보수보다 더 갖고 있다. 그렇지만 젊은 진보주의는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다면 이란 명구를 경구로 새겨야 한다. 나이가 들면 젊었을 때의 그 생각체계에 대해 뼈아프게 후회하고 성찰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오만원이십니다 하는, 아직 젊고 미숙해서 저지를 수 있는 귀여운 잘못에 대해 보수는 그 어른스러움으로 따뜻하게 오만원입니다라고 가르쳐야 한다. 변해서는 안 될 것에 대해 철저한 가르침을 주어야 한다. 이런 가르침을 주고 또 이런 가르침을 순조로이 받아들일 때 보수와 진보는 아름답다. 사회가치 추구에 대해 바르게 가르치지 않는 보수가 있다면 비겁하다. 또 정당한 가르침을 받아드리지 않는 진보는 더 비겁하다. 이런 진보일수록 트라우마가 크지 않을까 한다. 트라우마가 있는 젊음은 공격적일 수 있다. 젊었을 때 더 특별히 치밀어 오르는 리비도가 방향을 잡지 못해서 파괴적이고 퇴행적일 수 있다. 젊음의 한 특징이다. 그러나 이걸 진보주의로 착각해서는 안된다. 예컨대 욕말은 욕말일 뿐이다. 욕말 함을 견강부회 해 진보라 강변하면 이는 이미 진보가 아니다. 퇴행함을 변명할 뿐이다. 막말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학교 교실 현장에서 학생 간 대화를 보면 욕말을 빼면 대화 내용을 찾을 수 없을 정도이다. 욕구가 퇴행되고 있음이다. 학생인권조례는, 이를 가르칠 보수의 손발을 묶어 놨다. 이런 것을 진보주의의 진전의 과정이라고 썰풀어서는 안 된다. 가르칠 것을 더 잘 가르치게 해 주는 것이 진보주의일 것이다. 알다시피, 욕구를 승화 처리한 것이 건전한 문화라고 한다면 욕말은 욕구의 퇴행적 처리이다. 욕말이 횡행하는 데도 가르쳐야 할 교사가 가르칠 수 없는 구조라면 가르침의 퇴행 구조가 된다. 퇴행! 625는 북침이다. 천안함 사건은 북한이 한 짓이 아니다. 탈북자의 절박함을 외면한다. 이어져 북한은 8억5천만 달러를 들여 로켓인지 미사일을 날렸다. 이런 북한에 대해 촛불의 10분의1만큼이라도, 건강성을 보이는 에너지를 모아 규탄의 열정을 보였다면 결코 역사 퇴행은 아니다. 죽은 경제학자들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쓴 바 있는 하버드대 교수인 토드부크홀츠는 그의 저서 RUSH!란 책에서 경쟁과 성취욕이 주는 행복을 버리고 느림과 휴식 그리고 그 유사의 공평 분배의 쫄깃한 맛만 느끼고 살기에는 인간이 너무 진화했다고 했다. 느림과 휴식으로 경쟁없는 지상낙원에서 유유작작하게 살기만을 추구 하다간, 자칫 마틴 셀리그먼의 실험에서 나타나는 학습된 무기력자를 양산하게 돼 인류는 그만, 행복함의 삶을 진전시킬 수 없다고 한다. 보수 가치는 사람의 자유로움과 각 개인의 창의성을 제고하고 발현하게 함을 추구한다. 자유로움과 창의성 제고에서 경쟁이 있을 수 있다. 과도한 경쟁에는 폐해가 없지 않다. 그렇다고 빈대잡기 위해 초가삼간마저 태우는 격으로 경쟁없는 사회를 기계적으로 만들어, 진화된 인간의 행복을 강박하려함은 또한 유형의 인위적인 퇴행인 것이다. 북한의 사회체제가 그걸 증명해 주고 있지 않은가. 젊음을 보면 참 예쁘다. 저 예쁜 젊음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행복할 수 있도록, 보수는 욕심을 버리고 진보는 퇴행이라는 부메랑을 버려야 할 것이다. 학교가 행복교육 할 수 있도록 학교다움을 회복시켜 주어야 할 것이다. 김창진 인천 용마초교 교장통일부 통일교육위원

[기고] 미래성장 동력은 탄소배출권 확보가 관건

지난 2일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탄소배출권거래제도는 시장의 가격기능을 통해 친환경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려는 제도로 선진국발 개발도상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있다. 탄소배출권(炭素排出權)이란 일정한 기간 내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감축하지 못한 각국 기업이 배출량에 여유가 있거나 숲을 조성한 사업체로부터 화폐를 지불하고 대신 그 권리를 사는 제도로 유엔의 관할 기구에서 확인해준 것을 말한다. 한 마디로 1997년 교토의정서에 따라 적절한 기준에 맞게 CO₂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이다. 탄소배출권과 관련한 의무 당사국들은 1990년을 기준으로 2008년에서 2012년까지 CO₂의 배출량을 평균 5% 줄여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할당량을 초과하여 줄이거나 줄이지 못한 부분을 국가간에 거래할 수 있는데, 이를 탄소배출권 거래제도라 한다. 이러한 거래가 성립될 경우 정부나 기업 쌍방향으로 경제효과나 환경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교토의정서에서 지정한 6대 온실가스인 CO₂, 메테인(CH₄), 아산화질소(N₂O), 과불화탄소(PFCs), 수소불화탄소(HFC), 육불화항(SF6)을 줄인 실적을 국제연합기후변화협약(UNFCCC)에 등록하면 감축한 양만큼 탄소배출권을 받게 된다. 1990년대는 IT산업이 2000년대는 금융산업이 주축을 이뤘다면 2010년 이후에는 바이오와 대체에너지산업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탄소배출권이 금융산업과 연계되어 세계시장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움직임은 우리보다 한발 앞서서 선진국들이 이미 탄소배출권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탄소배출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만 봐도 이를 입증하고도 남음이 있다. 어찌됐건 교토의정서의 키워드는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게 주된 목표일 것이다. 이러한 교토의정서는 CO₂ 배출량에다 금융적인 가치를 더한 세계 최초의 국제조약이다. 일찍이 미국의 전 FRB 의장을 지낸 폴 볼커가 글로벌 경제는 세계 화폐를 필요로 한다고 언급한 바 있으며, 달러는 기축통화로서 그 명분을 상실해가고 있다. 따라서 전 지구인이 공통된 단일화폐를 사용하게 될 경우 그 화폐의 기축통화는 금본위제에 탄소배출권이 합성된 공통화폐가 될 것이라고 화폐전쟁 123권을 저술해서 전 세계인을 놀라게 했던 금융과 화폐의 전문가 쑹홍빙도 이를 예언한 바 있다. 이제 탄소배출권의 확보는 시대를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이에 따라 각 국은 탄소배출권거래소의 선점과 이를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서 혈안이 되고 있음은 물론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우리 나라 지방자치단체들도 탄소배출권거래소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이미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와 더불어 탄소배출권의 유가증권적인 성격과 파생상품의 특성을 근거로 배출권거래소를 2011년까지 설립하기로 목표를 설정했을 뿐만 아니라, 지식경제부와 한국거래소는 배출권 측정능력과 전문성을 내세워 탄소배출권거래소 설립에 대한 우위를 주장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배출권거래소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탄소배출권거래소가 우리 안양시에 들어설 경우 거래소 운영에 따른 새로운 일자리 고용창출과 생산유발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방극채 안양시의회 도시건설위 부위원장 환경행정법학박사

[기고] 스마트한 교육으로 초대

20여년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설레이는 맘으로 처음 교육 받으러 경기도 공무원교육원에 입교한 후 정신교육이 필요하다 하여 3박4일간 가나안농군학교에까지 입소, 신규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새벽 다섯시 기상해 아침체조로 시작되는 교육을 받으며 세면할 때는 비눗칠 세 번만 하라는 교장의 절약정신과 공직자의 정신교육을 받으며 4주간을 보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지천명(知天命) 이라 불리는 나이가 돼 지난 1월말 인재개발원에 발령 받아 근무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석달 여 근무하면서 느낀 인재개발원은 공무원들이 의무적으로 이수하는 교육기관이라는 예전의 생각과는 사뭇 달랐다. 직무는 물론 다양한 창의와 감성을 바탕으로 한, 개인의 숨겨진 역량을 키우는 액션 러닝(Action Learning) 방식의 교육방법과 참여 및 토론, 현장견학 등으로 이뤄지는 교육을 통해 조직의 역량을 한 단계 높이고 학습자들끼리 가치를 공유하며 함께 완성해 가는 교육체계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었다. 또한 사회적 공감이슈와 행정수요를 반영하고 짧은 교육기간 동안에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며 교육의 성과를 이뤄내기 위해 각 과정마다 핵심가치를 설정하고, 실천전략을 세워 궁극적으로 공직자들에게 새로운 자기발견을 통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효과적인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은 크게 돋보였다. 발령 받은지 며칠 되지 않아 팀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핵심가치를 도출해 내고자 난방도 안되는(?) 추운 사무실에서 야근하고 있노라니 인재원이 예전의 인재원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팀원들과 교재를 쌓아 놓고 과정을 탐독한 후 인재원 직원들은 뭔가 달라야 한다는 생각으로 머리를 짜내 내놓은 2012년 과정별 핵심가치가 최종 검토를 무사히 통과하고 확정된 후 과정안내 팸플릿에 실렸을 때 나름 흐뭇하기도 했다. 집합교육이 오프라인이라면 온라인으로서의 사이버교육은 4만여 경기도 공직자들이 가정과 직장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지난 해 사이버 강의를 이용한 연인원이 무려 16만여명을 넘는다니 자못 놀라운 숫자다. 올해 인재개발원에서는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폭넓은 교육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경기도 공유가치 확충을 위한 도내 교육기관(경찰청소방학교인재개발원)간, 경기인천서울 인재개발원간 교육협력사업 협약식을 맺어 수도권 현안 및 특색사업 교육과정 운영으로 상호 발전하는 경쟁력을 키워나가고자 한다. 평소 학생들은 물론 도민들을 위해 경기도 역사교육관을 세웠으면 하는 바람에 지난해 초 제안한 적이 있었는데 올해부터 인재개발원에서 6급이하 공무원을 대상으로 현대사 과정이 개설돼 마음이 뿌듯하다.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 공직자가 먼저 앞장서서 나라를 걱정하고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원동력은 바로 지속적인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도 기계도 휴식과 충전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인재개발원은 71개의 집합과정은 물론, 일과 학습이 융합된 모바일 러닝 교육과 독서 통신 아카데미, 950개의 사이버 과정교육을 통한 교육프로그램으로 다양한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실무에 지친 공직자들이 가슴 뛰는 열정을 충전시키고 좋은 아이디어와 정책의 아이템으로 재무장하고 싶다면 언제든 접속해 들을 수 있고 서로의 가치를 공유하며, 토론하고 플러스 생각을 꺼내 쓸수 있는 想像(상상) 인재발원의 스마트하고, 재미있고, 소통과 감동이 있는 교육의 장으로 초대하고 싶다. 박준호 경기도인재개발원 직무전문교육팀장

[기고] 치명적 유혹 운전중 DMB 시청

지난 1일 대형화물차 운전자가 DMB를 시청하다가 사이클 선수들을 덮쳐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선수들 뒷쪽의 안전유도 차량을 추돌하고도 100여 미터를 더 달려 선수들을 덮쳤다면 운전자가 얼마나 DMB 시청에 몰입해 있었는지 상상이 된다. 교통안전공단은 DMB 시청을 사망사고의 잠재원인으로 지목하고 올해 초부터 계몽활동을 벌여왔다. 고속도로 화장실에까지 스티커를 붙이는 등 캠페인을 벌여왔다. DMB는 언제 어디서나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운전자의 시선을 빼앗고 주의를 산만하게 만들어 많은 교통사고를 유발한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DMB를 시청하면서 운전할 때의 전방 주시율이 50%로 떨어진다고 한다. 실제로 DMB를 보면서 운전하다가 장애물이 나타났을 때 제동하는 시간은 약 1.47초가 더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속 100km라면 정지거리가 41미터가 더 늘어난다. 그만큼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MB를 보면서도 운전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운전자들이 뜻밖에 많다. 운전 중 DMB를 시청한다는 사람이 37%에 달할 정도다. 그러나 사람은 매 순간 완벽할 수 없다. 아무리 운전 실력이 좋아도 순간적으로 DMB에 주의를 빼앗기고 무방비 상태에 빠지기 쉽다. 운전 중에 통화한다든지, 동승자와 잡담을 하거나 음식을 먹는 행위 등도 위험하지만, DMB 시청과 같이 운전자의 시각을 분산시키는 경우가 가장 위험하다. DMB 시청이 휴대전화 사용보다 5배나 더 위험하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더구나 DMB 시청은 중독성이 강하다. 처음에는 드라마나 연속극 등을 곁눈질하는 유혹으로 시작하지만, 어느새 마약처럼 빠져버린다. 운전중 DMB 시청이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음을 명심하고 그 치명적인 유혹에서 벗어나자. 한재경 교통안전공단 경인지역본부 교수

[기고] 숲은 후손에게 물려줄 보물

숲은 거대한 산소공장이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하여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어놓는데, 잘 가꾸어진 숲 1ha는 연간 이산화탄소 16톤을 흡수하고 12톤의 산소를 생산한다.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가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점을 생각하면 숲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존재다. 숲은 거대한 녹색 댐이다. 우리나라 숲은 연간 소양강댐 10개와 맞먹는 180억 톤의 물을 저장한다. 숲은 어마어마한 양의 물을 스펀지처럼 품고 있다 천천히 내보낼 뿐 아니라 주위의 흙을 끌어안고 있어 산사태나 낙석, 홍수 등 자연재해를 막아준다. 숲의 토사유출 방지능력은 황폐지의 227배에 달한다. 숲은 건강휴양문화센터이다. 장성의 편백나무 숲처럼 치유와 건강에 도움을 주고 관광과 레저를 즐길 수 있게 한다. 이렇게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숲을 잘 가꾸고 보전하여야 하나, 곳곳에서 들리는 산불이나 산림훼손 소식은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 우리의 과거를 한번 되돌아보면 625전쟁과 더불어 우리의 산은 얼마나 황폐화돼 있었던가. 어느 나라에서도 이루지 못한 녹색 한국을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아름다운 숲을 만들어 내었다고 믿고 있다. 나무는 심고 나서 단시간에 숲을 이루는 것이 아니다. 수종마다 생장기가 다르지만 심고 나서 충분한 햇빛과 양분 등 여러가지 생육조건 외에 장구한 시간이라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 주변의 숲은 자연적 조건 외에 선조들이 긴 시간 동안 정성들여 가꾼 노력의 결과물이다. 우리가 선조에게 물려받은 숲에서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이를 잘 가꾸고 보전하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 어쩌면 후손에게 숲을 빚지고 있는지 모른다. 숲의 혜택은 후손에게 물려 줄 보물이기 때문이다. 김영하 수원국유림관리소장

[기고] 에듀케이터 지원사업 아시나요?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박물관은 개관 100주년을 맞이하였고, ICOM 서울세계박물관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하는 등 많은 발전을 이뤄왔다. 또 이를 통해 한국 박물관의 인지도를 높이고,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1999년 창립된 (사)한국사립박물관협회는 2012년 현재 127개의 회원관이 등록되어 있는 전국 사립박물관을 대표하는 단체이다. 2005년 사단법인으로 등록된 후 사립박물관 진흥을 위해 적극적이고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사립박물관은 열악한 재정과 전문인력의 부족 등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최근까지 국내의 박물관미술관에 대한 국가나 지자체의 지원이 이뤄진지 7년여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동시에 지원에 대한 철학과 중장기적인 진흥방안 마련 등이 미비한 상태에서 지자체 나름대로의 예산을 매년마다 편성하고 이를 통해 지원되고 있다. 특히 정부지원으로서 인턴, 해설사, 복권기금 등은 비정기적으로 해마다 사업에 대한 기준과 항목이 변화를 보여 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비정기적이고 단발성에 그치는 사업보다는 중장기적인 대안을 구축하고 실제 기대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는 부분을 선별하여 지원 사업을 결정하고 한동안 유지해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그동안 (사)한국사립박물관협회는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지난 2012년 3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총 8억여원, 59개관)으로 박물관교육전문인력인 에듀케이터 지원사업을 운영하게 되었다. 이번 사업은 사립박물관의 사회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며, 초중고 학생들의 창의적 체험활동 기회 확대, 나아가 교사자격증 소지자 등 교육학 전공자들의 고용 확대를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박물관교육은 관람객과 박물관이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매개체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박물관 교육은 아직도 공급자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교육에 관심있는 이들조차도 외면하는 교육으로 흘러가고 있다. 앞으로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참가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양질의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2012년은 초중고등학교 주5일제 수업 전면 시행에 따라 주말이면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학교 밖 교육프로그램 운영이 강조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창의적인 체험활동의 기회를 확대하여 보다 창의적인 인성교육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에 박물관교육을 전담할 수 있는 전문인력 지원이 시급하다. 이러한 시기에 한국사립박물관협회에서 박물관교육전문인력인 에듀케이터지원사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할 것이다.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협회 회원관들은 종합적인 성격의 박물관을 비롯하여, 민속종교자연사 등 여러 분야의 박물관들로 국민들의 다양한 문화향유를 위해 박물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면서 폭넓은 대국민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사립박물관의 특색 있는 소재들을 활용한 박물관교육은 현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인성교육을 운영할 수 있는 첩경이 될 것이다. 현재 한국사립박물관협회는 지원인력 워크숍 및 관장워크숍 등을 준비 중에 있으며, 각 박물관의 에듀케이터들의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양질의 체험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다소 문화향유 혜택을 받기 어려웠던 지역사회 학생들의 창의인성교육에 이바지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함금자 ㈔한국사립박물관협회장충현박물관장

[기고] 경기농정, 두마리 토끼 잡는다

한미 FTA체결, 한중 FTA 추진을 중심으로 한 농업 개방화의 급진전 및 농촌의 고령화에 따른 농업환경의 변화와 맞물리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는 이에 대한 다양한 정책대안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장 개방 확대에 대응하면서 농업인에게 희망을, 도시민에겐 즐거움을 한국 농업에는 비전을 제시하는 살리고 농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살리고 농정은 생산자와 소비자, 지역경제를 살리는 농정을 의미하며 또, 살리고에서 고(go)는 실천적 행동강령을 내포하여 FTA를 극복하고 침체한 우리 농업을 살리겠다는 경기도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살리고 농정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농업정책이 생산측면과 유통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농업경쟁력 기반강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등의 소기의 성과를 이룩하였으나, 소비자와 농촌에 대한 정책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진 것에 대한 반성으로 기존의 공급자 중심의 정책에서 수요자 중심의 정책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살리고 농정은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 생산을 위한 안심농정, 농업인 소득향상을 목표로 위한 부자농정 으로 두 가지로 나뉘는데 안심농정에서는 안전농산물에 대한 관심 및 수요증가에 따라 농산물 품질 향상 및 안전성 확보를 통한 소비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살리고 안심농정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경기도 농산물의 부적합 비율을 0%대까지 낮추고, 소시모(소비자시민모임) 경기지부, YWCA경기협의회 등 소비자 단체와 함께 연간 1회 이상 도내 360개 농축산물 생산자 단체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경기도가 인증하는 G마크 농산물이 부적합 판정을 받을 경우 최대 10억 원까지 보상하는 소비자 안심 보상제다. 둘째 살리고 부자농정은 농촌지역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의미를 담고 있다. 농촌인구 증가를 위해서 우리 도는 귀농귀촌 인구를 오는 2025년까지 10만 명으로 늘리기로 하고 농가주택 건축이나 구입 시 자금지원, 귀농 교육 등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농가소득원으로 주목받는 친환경급식도 3천700개에 이르는 수도권 소재 학교의 70% 수준인 2천500개교에 경기도 농축산물을 확대, 공급하고 광역학교급식 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등 경기농업을 수도권 학교급식의 핵심 생산기지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경기도에서는 농업농촌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과 관련 서비스 강화 등 제반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농업인들의 자각과 노력이 결합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정책도 무용지물이라는 것은 우리는 경험해왔다. FTA 체결로 많은 농업인들이 걱정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차별화된 농업정책을 통한 경쟁력 강화로 고소득을 올리는 우리 농업의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현호 경기도청 농정전략담당

[기고]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위해 합심해야

2002년 18조8천137억원이던 건강보험 총 진료비는 2011년 46조2천379억원으로 연평균 14.55%가 증가하였다. 한편 약제비는 2010년 15조 5천198억원으로 2010년 전체 진료비 43조6천571억원의 35.55%에 달한다. 현재의 의료체계나, 수가약가제도 등 지출구조, 그리고 국민의 의료이용행태 등이 진료비 급증의 주요 요인으로 지속적인 건강보험을 위협한다. 이를 개선하지 않고는 건강보험의 미래는 보장될 수 없다. 급증하는 진료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하여 정부와 보험자는 지출구조 합리화 등 건강보험 재정안정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4월1일부터는 약가인하제도와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를 시행하고 있다. 약가인하는 2012년 1월1일 이전 건강보험에 등재된 의약품 중 6천506품목에 대한 약가를 인하하는 정책으로 연간 1조7천억원(건강보험 재정 1조 2천 억원, 환자 본인부담 5천억원)의 약품비가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사들은 약가인하 정책 시행에 대해 소송까지 동원해 반발했지만 법원은 국민들의 약값 부담 경감이라는 공익측면을 고려하여 약가인하 정책의 정당성을 인정하였다. 지난 4월1일부터 시행한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는 고혈압, 당뇨 환자들이 동네의원에서 지속적인 관리를 받겠다고 의사를 밝히면 다음 진료부터 본인부담금을 1회 920원을 덜 내고 질환정보, 상담 및 교육, 합병증 알림서비스 등 건강지원서비스 혜택이 주어지는 제도이다. 2010년 현재 우리나라 고혈압, 당뇨병 만성질환자는 고혈압 4천837천명, 당뇨 1천728천명 등 6천565천여명(진료비는 2조2천539억원)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자료 분석 결과에 의하면 고혈압, 당뇨병을 관리하지 않는 환자는 지속 관리한 환자에 비해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고혈압은 3배, 당뇨는 2배 높다. 그러나 고혈압 조절률은 41.6%, 당뇨병 조절률은 27.1%(2008~2009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불과하다. 만성질환은 관리효과가 높은 질환으로 발병했을 경우 초기부터 꾸준히, 지속적으로 관리하여 합병증을 예방하여야 하기 때문에 동 제도를 시행하고자 하는 것이고 부수적으로 의료비 증가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2011년 81.0세에서 매년 0.1~0.2세씩 증가하는 반면,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수명은 71.3세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는 노년기 10여년은 질병을 앓는 것으로 이로 인해 의료비 지출은 증가하고 삶의 질은 떨어지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건강수명을 기대수명에 근접하게 늘려랴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건강검진, 운동, 금연, 절주 등 생활습관 개선과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식생활로 개선해야 한다. 공단은 국민의 건강증진과 질병예방을 위한 노력으로 건강검진 제도의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건강검진 결과 질환 발생 전단계인 대사증후군에 속하는 사람에게는 질환으로의 이환을 방지하기 위해 전문 간호사로 하여금 텔레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전국에 17개소의 건강증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건강보험의 패러다임을 현행 사후치료 중심에서 예방, 건강증진 중심으로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는 등 건강관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보험자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의료 공급자는 자신의 이해만을 생각하지 말고 국민의 건강수명을 늘리는데 적극 동참하여야 하고, 국민은 가벼운 병은 동네의원을 이용하고 또 일부에 국한되지만, 무분별한 의료이용 행태를 고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건강은 자신이 지킨다는 생각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여야 하며, 만성질환 유병자는 적극적으로 질환의 치료조절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보험자, 의료계, 국민이 합심하여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을 위해 노력한다면, 세계가 인정하는 우수한 건강보험제도를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조성희 국민건강보험 경인지역본부 보험급여부장

[기고] 내려놓음의 법칙

우리 인생에는 분명히 내 것처럼 보이지만, 아닐 때도 있다. 힘겹게 쌓아올린 명예, 꼭 움켜쥔 재물, 미래의 불안과 생명의 위험불안까지 말이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특히 크리스천(christian)들이 많이 사용하는 용어가 있는데 모든 것을 하나님 앞에 다 내려놓음이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내려놓음은 나를 비우고 모든 삶을 하나님께 맡기라는 것이다. 모든 짐을 당신께 내려놓을 때만이 진정한 쉼과 참된 평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은 또한 내려놓음의 법칙을 저 자연 속에 있는 나무들한테 배워야 할 것 같다. 나무의 생을 한번 살펴보자. 봄이 되면 앙상한 가지에 생명이 있음을 알리려는듯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아나와 산천을 푸르게 하고 더운 여름날엔 풍성한 잎사귀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더니 가을에는 자기의 몸을 형형색색으로 온 산야를 곱게 물들여 내 자신을 희생하며 떠나가는 길에도 아쉬움 없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창백한 우리 인간들의 고달픈 삶을 위로해주며 떠나가는 저 모습. 나 자신의 내려놓음을 하는 가을나무는 모든 것을 버리는데는 조금도 인색하지 않고, 엄동설한을 알몸으로 참고 견디는 것은 내년에 더 풍성함을 가지고 모든 것을 아낌없이 더 주려고 나를 비우는 모습. 아니 내려놓음의 법칙을 아는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참다운 인생의 교훈이 아닌가 싶다. 요즘 우리 용인시가 경전철 사태로 어려움에 처해있다. 7천 억에 가까운 빚을 지다보니 지방체를 발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재정위기를 맞은 것이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용인시 공무원들이 급여 반납 및 복지후생비 50% 감축 등 강도 높은 재정 긴축을 추진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용인시가 안고 있는 현안들에 대해 고통을 분담하는 것을 보니 나무의 진리를 일찌감치 터득한 우리 용인시 공무원들에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와 찬사를 보낸다. 용인시 공무원들의 내려놓음의 법칙은 시민들에게 커다란 교훈과 또한 시민들의 주권행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본보기가 될 것이다. 오광한 용인시 기흥구체육회협의회장

[기고] 가계부채에 대한 경계 높여야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환경은 혁명적이라 할 만큼 큰 변화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기업들은 재무건전성과 안전경영을 추구하며 외부차입이 매우 줄어든 반면 가계는 부채가 대폭 늘어났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자금수요가 축소되면서 그동안 기업에 편중되었던 금융기관의 대출이 가계로 대체되는 초기 과정에서는 민간소비 진작으로 기업생산이 늘어나는 등 경제성장에 이바지한 긍정적 효과가 작지 않았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할까. 이제는 과도하게 늘어난 가계부채가 상환부담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증대시키고 소비위축을 가져와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913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7년간 가계부채의 연평균 증가율은 9.1%에 달해 경제성장률(연평균 3.8%)을 두 배 이상 웃돌고 있다. 가계부채 규모가 우려할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가계부채의 질 측면을 보더라도 최근 발표된 2011년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작년 1년 중에 전체가계의 부채보유 가구 수가 3.0% 증가한 가운데 소득 최하위 20%에 해당하는 계층이 가장 많이 증가한 3.7%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계층은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이 전체가계 증가 폭(2.2%p)의 4배에 달하는 8.4%p를 기록하였다. 저소득층은 생계형 목적의 차입비중도 높게 나타나 소득의 많은 부분이 빚 갚는 데 쓰이고, 생계를 위해 다시 빚을 내야 하는 어려움이 되풀이되고 있다. 인천지역은 그동안 경제자유구역 및 도심재개발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택관련 대출이 많이 늘어난 데다 지역 내 부동산경기 침체와 맞물리면서 타 지역에 비해 가계부채 문제가 더욱 우려할 수준이라 하겠다. 실제로 지난해 말 인천의 가계대출 잔액은 41조 원에 달해 광역시중에서 가장 큰 규모이며 인천소재 은행의 작년 가계대출 증가율은 10.3%로서 서울 및 여타 광역시(평균 5.1%)에 비해 2배가 넘는 증가세를 기록하였다. 이러한 상황을 살펴 최근 금융당국은 가계부채의 과도한 증가를 억제하려고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될 수 있는 대로 신규 가계대출을 자제토록 지도하고 원금 균등분할 상환방식으로의 전환 등을 통해 가계부채 문제가 연착륙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금융기관의 위험관리가 더욱 엄격해지고 대출태도도 더 신중한 자세로 전환되었다. 더욱이 지난 4월16일부터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주요 시중은행에 대한 공동검사를 통해 저소득 계층에 대한 대출상황, 은행의 금리운영 및 위험 관리의 적정성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을 볼 때 앞으로 가계의 자금차입 여건이 호전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가계 입장에서는 어려운 시기에 대출취급에 소극적인 금융기관들과 이를 독려하는 감독당국에 대한 서운함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험수위에 가까워진 가계부채의 각종 부작용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또 그동안 우리 가계가 재무구조 건전성이나 소득지출 구조의 합리성 등에 대해 과연 얼마나 주의를 기울였는지 냉정하게 되짚어 보아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한 저금리 구조하에서 자산가격 상승 등을 기대한 빚테크와 과소비에 치중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보아야 한다. 정부에서도 경제성장 등을 통해 가계소득이 향상될 수 있도록 여러모로 노력하여야 하겠지만, 당분간 부동산 경기가 가계부채로 인해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고 유로존 재정위기 영향으로 경기회복도 더디게 진행되어 빠른 소득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 부채부담 가계는 합리적인 지출계획을 세워 소비를 과감하게 줄여나가는 지혜가 요구된다. 한번 올라간 소비수준이 쉽게 후퇴하지 않는 현상을 톱니모양에 빗대어 톱니 효과(ratchet effect)라고 하는 경제학 용어가 있듯이 빚 갚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돈 씀씀이를 갑자기 줄여야 하는 과정이 뼈를 깎는 고통에도 비유됨을 보면 남의 돈 쓰기에 정말 신중해야 하겠다. 서영식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기고] 세상을 바꾸는 독서

최근 방송과 책으로 도발적이고도 허를 찌르는 유려한 언어로 우리 사회와 대중문화를 심리학적으로 풀어내며 종횡무진 활발하게 활동하는 김정운 교수가 돌연 자신이 몸담고 있던 대학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경제적 원천(그는 연금을 포기하면서까지 교수직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이며 기득권과 사회적 위치를 결정해주는, 말하자면 성공한 사회적 아이덴티티를 스스로 내려놓은 것이다.  그의 갑작스런 사직 결정은 바로 한 권의 책 때문이라는데 그게 바로 그리스인 조르바다. 그는 자유인의 표상인 조르바를 보면서 그의 표현에 의하면 안정과 품위, 그리고 경륜을 생각해야 할 나이 쉰 살에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겠다며 사회적 지위의 달콤함을 버렸다. 그저 책 한 권이 그의 인생을 바꾸어놓은 것이다.   과연 책이 한 사람의 운명을 바꿔놓는 것이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특히 고전읽기는 시대와 국가를 초월해 수많은 영웅과 다양한 분야에서 리더를 배출했다. 역사를 새롭게 쓴 강력한 국가의 탄생 뒤에는 고전에 대한 열렬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반면 한 때 위용을 자랑하다가 쇠퇴한 나라들은 독서에 대한 관심이 사그러 들었다는 사례들이 역사기록으로 남아 있다. 결국 사람이나 나라의 승패는 고전에 대한 지식과 교육수준에 비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상을 변화시킨 천재 아인슈타인과 에디슨은 낙제생에 퇴학을 당한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훗날 우리가 알고 있는 천재들로 거듭난 데에는 열정적인 인문고전 독서가 있었기 때문이다.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저자 이지성에 의하면 일본은 19세기 메이지 유신 시절 국가주도하에 고전교육을 보급하기 전까지 우리나라의 문물을 받았던 미개한 나라였다. 10세기 이전까지 번영을 누렸던 이슬람권으로부터 미개인 취급을 받았던 유럽이 10세기 이후 초강대국으로 성장한 배경에도 그리스, 로마 고전의 영향이 있었기 때문으로 진단한다. 우리나라 역시 조선 역사상 가장 부흥했던 시기는 한글을 창조하고 백성들에게 교육을 보급시킨 세종대왕이 통치하던 시절이 아니던가?  14세기에 유럽에서 찬란하게 꽃피웠던 르네상스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 피렌체는 당시 유럽에서 가장 번영되고 강력한 도시였다. 이 도시의 실질적인 통치가며 대부호였던 메디치가문 수장들은 학자들을 시켜 전국 각지에서 고전원본을 발굴해 번역하고 연구하게 했고, 플라톤 고전을 유럽 최초로 라틴어로 번역해 전파했다. 유럽정신의 근원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과 동방문화인 플라톤 사상과의 만남은 예술가들에게 창조적 영감과 초월적 감성을 주었고, 미켈란젤로, 보티첼리와 같은 수많은 천재적 작가들을 배출하게 된다.  고전이 한 사람의 인생과 한 나라의 승패를 좌우한 많은 사례들을 보면서, 지금 우리나라에 인문학 열풍이 일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21세기에 한반도에서 제2의 르네상스가 돌풍처럼 휘몰아칠지 누가 알겠는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이국진 칼럼니스트의정부문화원 이사

[기고] 수돗물관리사를 아십니까?

한 달에 한 번 시민 여러분 각 가정을 방문하는 수돗물관리사를 알고 계십니까? 정수기를 청소해 주는 사람이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수돗물관리사는 우리가 항상 가정과 직장에서 사용하는 수돗물을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즉 수도계량기 검침, 수도요금 고지서 전달은 물론 동절기 계량기 동파, 누수, 고장 여부를 확인해 주는 주부 검침원 입니다.수돗물관리사의 어려움은 수도계량기 덮개 뚜껑을 열면서 시작됩니다. 수도관이 지하에 묻혀 있기 때문에 수도계량기 지침을 보려면 엎드려 땅 속을 살펴봐야 합니다. 바퀴벌레, 지렁이, 쥐를 만나는 것은 다반사로 가끔 또아리를 틀고 있는 뱀과 눈을 마주칠 때도 있답니다.안산시는 작년 4월1일부터 수도계량기 검침과 수도요금 고지서 전달 업무를 안산도시공사에 민간위탁 했습니다. 수도검침 사업을 위탁한 지 어느 덧 1년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시의 행정사무를 민간에 맡겨 공공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바로 민간위탁입니다. 점점 다양해지는 주민들의 욕구에 더 듣고 더 뛰고 더 변화하는 자세와 좀 더 나은 서비스로 답하고 저비용으로 인건비를 해결할 수 있으며, 고용창출의 효과 등 민간기술의 전문성을 보장받기 위해서 수도계량기 검침업무를 민간위탁한 것입니다.처음에는 공단동과 대부동부터 시작해서 현재는 안산시 전역으로 검침업무를 확대했습니다. 주부로 구성된 27명의 수돗물관리사가 매월 집집마다 방문하여 꼼꼼하게 수도계량기실태를 확인 점검를 하고 있습니다. 수돗물관리사는 여성의 섬세함으로 계량기 누수, 동파 등 문제점이 발생하면 세밀하게 체크하고 수돗물 사용량이 지난달에 비해 너무 많거나 적을 경우 직접 사용가에게 알려주어 점검하게 하는 등 시정 모니터요원으로서의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과거 남자 직원들이 맡았던 수도 검침업무가 이제는 상냥한 주부들이 맡으면서 수도 검침원이 친절해 졌다 라는 시민들의 긍정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시는 수도검침 민간위탁 사업을 통해 행정의 신뢰도를 높이는 한 편 주부 일자리 창출 효과와 연간 3억7천만원의 인건비 절감은 물론 기존 업무 담당 공무원을 다른 업무에 순환배치하여 다양한 업무 접촉 및 각 부서 부족 인원을 일부 해소 하는 등 잉여인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안산시는 수돗물관리사와 담당 공무원간의 멘토제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속적으로 친절교육은 물론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도검침이 어려운 다가구 주차장 상가 등에 PDA와 옥외검침시스템을 확대 도입하여 수돗물관리사의 검침 환경을 점차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시민 여러분의 도움도 필요하겠지요. 수돗물관리사가 검침하기 쉽도록 평소 수도계량기 위에 쓰레기나 적치물은 치워 주시고, 수도계량기 덮개를 차량으로 막는 일, 대문 개방 등에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상하수도사업소는 주민이 믿고 마실 수 있는 맑은 수돗물 공급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끝으로 주황색 잠바를 입은 수돗물관리사를 만나신다면 반갑게 맞아 주십시오. 바로 여러분의 아내이자 엄마랍니다.신원남 안산시 상하수도사업소장

[기고] 치솟는 기름값에 버스가 멈춘다

경기도는 국토해양부에 최근 고유가와 관련한 근원적인 조치를 위한 유류세 면제를 건의한 바 있다. 중동지역 소요사태와 이란의 핵위기 등으로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인상될 전망이어서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는 판단에서다.경기도가 이렇게 적극 나서고 있는 이면에는 자칫 유가의 인상이 버스 운행 감축으로 이어져 서민 생활에 큰 불편을 줄 수 있고, 향후 유한한 화석연료의 매장량이 줄어들어 결국 버스 연료가 인하되기 보다는 지속적인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버스업계나 지방자치단체의 감내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는 우려가 섞여 있다. 경기도에는 2만6천여대의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이는 서울보다 1만3천여대가 많고 부산 등 6개 광역시보다는 8천여대가 많다. 하루에 1일 평균 476만명을 실어 나른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17억4천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지난 3월 경기도버스업체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긴급 총회가 개최됐다. 계속 오르는 기름값으로 인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유가 상승이 모든 물가 상승의 주범이 되어 버스 업체들은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할 상황으로 전락하고 있다. 고유가 직격탄에 버스 업체들은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각종 경상 경비를 모두 줄이고 마른수건도 다시 짠다는 마음으로 긴축 재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합리화를 통해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은 매우 미미하다.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기름값으로 인해서 버스 운행을 하면 할수록 적자가 나는 노선이 많은 영세 업체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버스업계가 사용하고 있는 연료는 크게 경유와 CNG 두 가지를 사용한다. 이중 경유는 2007년 4월 요금인상 시점 대비 경기도 판매가격이 55.8% 인상됐으며, CNG 판매가격은 24.9%가 인상됐다. 경기도는 지난 3월 28일 수도권 지자체 교통정책협의회 개최시 운송원가의 약 35%를 차지하는 유류비 증가로 업계 적자 가중을 감안한 유류세 면제를 국토해양부에 건의한 바 있으며, 4월 12일 국토해양부에 추가 건의했다. 현재 버스 업계에서는 경유에 대한 유류세 면제에 대해 택시업계와의 형평성 차원에서 요구하고 있다. 택시 업계는 조세특례제한법 조항에 의거 유류세 일부를 감면받고 또 유가보조금을 받아 실제로는 전액 면제 받고 있는 반면, 버스 업계는 유가보조금을 통해 72% 수준만 보조를 받고 있어,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그리고 CNG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에 대해서도 버스 운행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한 면제를 건의하고 있다. 지난 2007년 4월 이후 4년 8개월만인 2011년 11월에 요금이 인상됐지만, 그간의 적자와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아직도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2008년 고유가 당시 운수업계의 부담완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경유가격이 리터당 1천800원 이상인 경우 초과금액의 50%를 지원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1천800원을 넘어서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아무리 요금을 올리고 경영합리화를 한다고 한들, 원가의 50%를 차지하는 인건비는 줄일 수 없을뿐더러 35%를 차지하는 기름값에 속수 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 도민들이 기름값이 비싸서 버스를 타고 싶은데, 버스 요금이 너무 비싸거나 버스가 운행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돌아갈 것이다.그렇다면 보다 근원적인 방법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 때문에 버스 연료에 대한 세금 전액 면제는 불가피한 선택이 아닌가 싶다.강승호 경기도 대중교통과장

[기고] 산불, 시민정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기상이변 등에 의한 산림화재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산불로 인한 인명 및 재산과 생태계 환경의 악화 등 피해가 점차 대형화되고 있다. 2009년 그리스에서 발생한 산불은 국경을 초월하여 인접한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에서 공동 대응을 하였다. 국내에서는 수년 전 화마가 낙산사를 삼킨 동해안 산불이 발생하자 정부에서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여 범국가적으로 대응하였다. 소방관서에서는 지난 2월부터 봄철 산불 조심 100일간 산불예방 및 진압대책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소방청에서 발표한 2011년도 화재 통계에 의하면 전국에서 3천여 건의 임야화재가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70%가 산림지역이며, 봄철에는 대륙성 기후의 영향으로 건조 상태가 유지되므로 산불에 매우 취약하다. 특히 지난 겨울 강수량이 매우 부족하여 입산자가 급증하는 3~5월에 전국에서 집중적인 산불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산불은 낙뢰 같은 자연현상과 입산자의 담뱃불 실화, 논밭두렁 소각 부주의, 사회 불만자에 의한 방화 등 인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자연재해로 발생하는 산불은 예방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인적요인에 의한 산불은 화기취급 제한, 출입 통제구역 설정, 방화 감시장치를 설치한다면 대폭 줄일 수 있다. 학계에서는 산불의 형태를 나무의 가지와 잎(枝葉)의 무성한 부분이 타는 수관화(樹冠火), 나무의 줄기가 타는 수간화(樹幹火), 지표에 있는 잡초와 낙엽을 태우는 지표화(地表火)로 분류하고 있다. 특히 봄철에는 오랜 건조 상태가 유지되므로 지표면에 있는 풀과 낙엽낙지(落枝)의 연소물은 점화가 쉽다. 그러므로 산불예방은 흡연 욕구와 부주의를 유발하는 음주행위를 억제하고 축적된 낙엽, 기상 여건 등 산불 발생 요인의 위험성을 바로 아는 상식에서 시작된다. 산불이 발생하는 장소는 진입로의 협소로 소방력의 접근성이 떨어지며 소방용수시설 확보가 어려운 곳이 많다. 유사시 소방관서와 지자체의 유기적인 체계로 신속한 접수와 통보체계가 가동되고 진화인력 및 헬기 등의 장비로 진압된다. 그러나 야간에 산불이 발생하거나 야간까지 이어질 때에는 진화헬기 출동이 여의치 않아 주로 인력에 의존하므로 각종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신속한 산불 대응을 위해 진화인력은 교육훈련을 충분히 받아야 하며, 진압 및 대원보호에 필요한 장비를 잘 갖춰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산불현장이 광범위하므로 소화활동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즉 신속한 주민 대피, 안전한 퇴로 확보, 화염의 확산 방향에 위치금지를 지켜야 한다.산불로 매년 많은 피해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주변에서는 귀중한 산림을 한순간의 방심으로 한 줌의 재로 날려 버리는 우(憂)를 계속 범하고 있다. 아울러 복구에 수십 년이 소요된다는 사실도 쉽게 망각하고 있다. 최근 관계기관 공조체계를 위해 산림청에서는 산불위험 예보시스템을 운영하여 산불위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소방관서와 지자체에서는 산불예방 및 대응을 위한 캠페인 및 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산불은 산림자원의 손실을 줄 뿐만 아니라 홍수, 토사유출 등 2차 재해를 유발한다. 우리가 오랜 기간 공들인 아름다운 산림을 후손에게 자랑스럽게 물려 줄 수 있도록 산불 예방 및 대응에 경각심을 갖는 성숙한 시민정신이 요구된다.장진홍성남 분당소방서장

[기고] 소통아카데미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소통(疏通)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물이 막힘이 없이 잘 통함 이라는 뜻과 의견이나 의사 따위가 남에게 잘 통함 이라고 명시돼있다. 이러한 소통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된지는 벌써 오래전 이야기로 생각된다. 하지만 아직도 정치지도자나 CEO를 상대로 한 소통이라는 단어는 우리들 사회에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미국의 카네기 공대 졸업생을 추적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그들은 한결같이 이구동성으로 성공하는 데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은 15% 밖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며 나머지 85%가 인간관계였다고 한다.여기에서 인간관계의 형성은 그 무엇보다도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사가 서로 잘 통하는 바로 소통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해 볼 때 성공의 비결은 전문적인 지식에 앞서 소통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단면이라 하겠다. 사회 갈등은 바로 소통 부재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우리 사회의 가장 기초적인 가정에서도 부부사이에, 부모와 자녀 사이에, 또 자녀들간 즉 가족 구성원간에 소통이 원활할 때 비로소 화목하고 건강한 가정이 이뤄진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직장에서 사회에서의 지도자와 구성원간 그리고 구성원들끼리의 소통은 그 사회의 건전성을 부각시킨다. 또 사회발전의 원동력임을 우리 모두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현실에서는 소통을 무시하거나 일방적인 의사 전달만으로 소통을 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바로 소통의 진정한 의미를 왜곡하거나 폄하하기 보다는 소통기술의 부재에서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된다. 소통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신뢰가 그 바탕을 이루어야 하며 더불어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뒤돌아보는 배려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진정한 소통은 대화를 통한 서로의 의사전달, 이해 증진, 동의와 합의라는 것을 넘어 감성의 동화라 할 것이다. 이러한 감성의 동화는 무엇보다도 예술문화를 통해 그 접근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겠다. 흔히들 상품을 판매하는데 감동을 함께하라는 주문이 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서로가 감동을 공유하는 감성의 동화야 말로 소통 미학의 최절정이라 할 것이다.이렇듯 소통 미학을 위해서는 기초적인 예술문화를 즐기고 생활화하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기에 봄을 맞아 가장 가까운 전시장과 공연장을 찾아가 보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한 폭의 그림으로 그리움을 찾아보고 오감을 만족시키는 연극 한 편으로 진한 감동과 함께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여유를 찾아보자. 음악회를 찾아가 봄의 선율을 느껴보고 신명나는 국악공연을 찾아가 신명나는 우리의 소리와 몸짓으로 그 동안의 스트레스를 풀면서 바쁜 일상 속에서 잃어버렸던 우리의 감성을 되찾아 보자.이번에 처음으로 개최하는 경기지역 소통아카데미 제1기가 5월 매주 1회 3주간 아주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열린다. 제2기는 오는 9월 경기북부지역 도민들을 위해 시행될 예정이다. 아무쪼록 많은 도민이 참여해 소통의 달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윤봉구 ㈔경기예총 회장 사회통합위원회 경기지역협의회 위원

[기고] ‘아리랑’ 세계문화유산 등재 힘 보태야

우리 민족은 힘들고 치열한 역사를 살아왔습니다. 역사가 그랬고 우리 자신이 그랬습니다. 우리가 우리 문화에 대해 돌볼 겨를이 없었다고 해야 옳을 겁니다. 그런데 삶이 예전보다 많이 윤택해진 지금도 그 관심도는 많이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우리의 것이니 우리가 굳이 알리지 않아도 우리의 것이라고 믿고 살아왔습니다. 그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그리 순수하지 않았습니다. 역사를 왜곡하면서까지 남의 것으로 자신들의 것으로 둔갑시키고자 혈안이 돼 있습니다. 사실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우리의 문화와 정신 그리고 역사가 그들은 탐이 나는 모양입니다. 무엇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수많은 가치가 사실 탐낼 만도 하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은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앞으로 이런 현상은 계속되고 더 거세질 것임은 분명합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만 인정하는 우리의 문화와 정신은 하나씩 사라져갑니다. 다행히도 깨어있는 개인들에 의해 외국에 강탈당한 문화재도 찾고, 독도와 한글을 세계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의미있는 행동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산발적인 행동들이 뉴스에 나올 때마다 우리는 순간 그저 흥분만 합니다. 마치 패션 유행처럼 말입니다. 이제는 한국문화에 대한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행동이 필요합니다. 우리 문화재가 도굴돼 간 후에야 원래부터 내 것이고 역사에 그렇게 되어 있다는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행동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스스로 발굴해서 대한민국의 것이라 세계에 알리는 구체적인 행동이 절실합니다.그러한 의미에서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아리랑을 주제로 페스티벌을 주최하고 또한 대규모 캠페인을 기획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중국이 소수민족의 아리랑을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를 이미 접한 터라 그 기획은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4만5천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우리의 심장과 목소리를 다해 우리의 아리랑을 뽑아내는 모습은 韓(한) 민족이 아니면 따라할 수 없고 부정할 수 없는 확실한 기록이 될 것입니다. 남녀노소, 지역, 종교와는 무관하게 대한민국 아니 한민족이라면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일종의 표징입니다. 더불어 이번 기회를 통해 당부하고 싶은 것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수많은 아리랑이 우리에게 존재하듯, 시대에 맞는 새로운 버전의 아리랑이 끊임없이 이어졌으면 합니다. 나아가 한국문화를 제대로 알고 발전시키고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때마침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세계문화유산을 방문할 기회를 이번 달 말에 갖게 됩니다. 이 방문을 통해 삶의 고유한 방식으로서의 문화가 민족과 국가에 얼마나 커다란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는지를 현장에서 목격하며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껴볼까 합니다.이 글을 쓰면서 세계가 인정하고 한민족을 대표하는 아리랑을 끊임없이 읊조리고 있습니다. 오는 6월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아리랑의 재인식과 전통문화의 소중함과 가치를 고취시키고 세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범국민적 캠페인을 전개하여 우리의 다짐을 세계에 알리는 장이 마련됩니다. 도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됨에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김광회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기고] 일자리 중심의 보육으로 전환해야

올해 3월부터 만 0~2세아 무상보육과 만 5세아 누리과정이 시행되면서 많은 어린이집들이 넘쳐나는 대기 수요자로 몸살을 겪고 있다. 어린이집에 보내야 무상보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외벌이 가정의 자녀들까지 경쟁적으로 어린이집에 등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정작 어린이집 이용이 필요한 맞벌이 가정에서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어린이집은 일하는 엄마와 자녀들에게 우선적으로 공급 되어야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보육시설 설치는 주거지를 중심으로 계획되어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문제점이 발생하게 된다. 2010년 말을 기준으로 경기도내 직장어린이집 설치비율은 전체 어린이집 유형 가운데 고작 0.8%(95개소)에 불과하다. 반면에 주로 주거지에 밀집한 가정 어린이집이 60.6%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국공립(4.1%) 어린이집도 대부분이 주거지에 설치되어 있다. 2010년 전국 시도별 직장어린이집 의무 이행률 현황은 전국 평균 68.1%이며, 경기도는 66.2%로 전국 평균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직장어린이집 의무이행 사업장에서 100% 의무이행을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전체 어린이집 중에서 직장어린이집이 차지하는 비율은 여전히 미미한 실정이다.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직장어린이집 의무사업장 지정요건을 현행 기준보다 하향조정해서 중소업체에서 근무하는 대다수 일하는 엄마에게도 실질적인 보육지원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경기도는 이와 같은 주거지 중심의 보육시설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계획한 국공립 어린이집 중 15개소를 산업단지에 건립해 근로자들의 보육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단지는 우리나라 제조업 고용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으나, 단지내 보육인프라 취약으로 젊은 근로자층의 이탈이 심화되고 기업들은 인력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산업단지내 입주기업의 99%가 영세한 소규모 사업장이기 때문에 단일 사업장에서 자체적으로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직장 어린이집과는 별개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는 산업단지 어린이집의 설치가 필요하다. 산업단지는 또한 대표적인 공해 배출지역이기 때문에 어린이집 건립시 더욱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 아동과 보육교직원의 건강을 고려해서 산업단지내 저공해지역인 녹지지대 입지, 공기 정화시설 의무설치, 실내 놀이터 확충, 친환경 건축자재 사용, 친환경 먹거리 공급에 투자해야 한다. 게다가 대부분 산업단지 내 대중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어린이집과 교통 요지를 오가는 셔틀버스 운행 등을 통해서 직장과 어린이집간의 접근성 또한 높여야 한다. 또한 새롭게 조성되는 산업단지의 경우 택지지구 내 도시 지원시설용지와 산업단지 내 산업용지의 공급기준 제도개선을 통해 보육시설 부지를 조성원가로 공급하고, 원형지 공급도 확대해야 한다는 더 크고 근본적인 해결책도 남아 있다. 어찌되었든 아이 키우기가 국가와 사회적 이슈가 된 만큼 대기업이나 금융권 등 일부 화이트칼라를 위한 엄마들 뿐만 아니라, 열악한 근무조건에서 일하고 있는 엄마들을 위한 실질적인 보육지원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백선정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

[기고] 관심과 행동으로 학교폭력 근절을

그간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각종 정부대책 시행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대구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흉포조직화되고 있는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학교폭력 해결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크게 형성되자 급기야 지난 2월6일 국무총리 주재 학교폭력 관계장관회의를 통한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이 최종 확정 발표되었다. 이에 최근까지 교육과학기술부의 전수조사를 포함하여 경찰의 일진 검거 등 직접적 폭력 차단은 물론 경찰교육당국자치단체NGO 등 지역광역별 교육공동체간 강도 높은 다양한 접근과 노력으로, 시행 초기 경찰의 과도한 개입 등 일부 부정적 우려와 달리 심각한 폭력 등 범죄로부터 학생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고 있다.특히, 최근 4월 초순까지 경찰이 앞장서 전국적으로 경찰교육당국NGO 등 합동으로 학생학부모교사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학교폭력 예방 설명회 개최와 교육공동체간 원활한 협력체제 구축을 위해 8천416회에 달하는 경찰관서별 간담회, 2천58개 기관간 업무협약 체결, 전국 교사학부모학생 201만2천246명을 대상으로 6천86회의 성명회 등을 실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은 미래의 꿈나무 정상교육 등 면학분위기 조성과 여전히 있을 수 있는 피해학생에 대한 교육공동체간 안전망 확보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 교육백년지대계라는 온 국민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물론, 학교현장에서 학생인권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경찰 등 교육공동체의 다양한 노력에도 학생인권조례안 시행 등으로 학생에게 권리만 있고, 책임이 없는 가운데 교사들의 교권 부재라는 것이 지금 교육현장의 현실이다. 학교폭력에 대한 1차 책임기관인 교육당국에 주도권을 넘기는 5월 이후에도 경찰개입이 필요한 상습적조직적악질적인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경찰의 직접개입 등 지속적 경찰의 관심과 든든한 서포터 역할이 병행될 것이다. 5월1일부터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어 국무총리 주관 학교폭력대책위원회로 격상되고 실태조사 연 2회 실시, 학교폭력 은폐 및 축소한 교원 징계 등 전방위적인 제도적 학생안전보호망 강화는 매우 환영할 만할 일이다. 그 중심에서 주체적 역할을 하는 것은 학생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일 수 있는 교사 등 학교현장이 될 것으로 볼 수 있고, 한편으로는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던 학교별 학교폭력자치위원회의 실질적 활동 병행이 중요하다고 본다.특히, 그간 교육공동체간 다방면의 노력과 관심으로 직접적인 학교폭력이 줄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지만, 여전히 방과 후 연계성이 높은 학교폭력은 물론 은근한 따돌림 형태로 변질되는 등 2차적 학교폭력에 대해서도 심층 진단이 필요하며, 누구나 할 것 없이 관심과 행동이 뒤따라야만 학교폭력을 확실히 근절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그런 면에서 지난 4월5일 경기경찰청 식목일 행사에서 실시된 友情木(우정목) 심기는 매우 큰 의미를 갖고 있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학생어머니스쿨폴리스와 함께 청내에서 나무를 심으며 학생들은 자신들의 이름이 적힌 푯말을 부착하고 1년간 소망을 담은 편지를 작성, 타임캡슐에 보관했다.아무쪼록 이와 같은 소망이 열매를 맺어 학교폭력 없는 건강한 학교문화가 조성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장동인 광주경찰서 정보관

[기고] 사교육 없는 ‘행복 경기교육’

교육과학기술부와 통계청이 지난 2월17일 발표한 2011년 초중고등학교 학생의 사교육비 전체 규모는 20조 1천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민 경제 생활 압박을 넘어 학생과 학부모 모두를 지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그리하여 경기도교육청이 도내 일선 학교의 사교육비를 2015년까지 20% 경감에 나서기로 했다. 도내 학생 1인당 사교육비를 26만9천원에서 21만5천원으로, 두 학생이면 한 달에 10만 8천원을 줄이는 계획이다.이를 위해 경기도교육청은 6대 추진과제와 26개 세부과제를 선정,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창의지성교육의 현장 안착을 위한 평가혁신과 자기주도학습력 향상을 위한 학교도서관 활용, 수학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시스템 가동이다.지난해부터 경기교육이 추진해온 창의지성교육이란 창의성을 기르기 위한 지성교육으로, 여기서 텍스트로 삼는 것은 인류사회의 다양한 지적 전통과 문화적 사회적 경험이다. 한마디로 인문학적 소양이요 고전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회장에게 모(某) 기자가 게임 개발자에게 제일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인문학적 소양이라고 답했다 한다. 싸움만 하는 게임이 팔릴 리가 없다. 사람 이야기가 바탕에 깔려야 한다.경기교육은 창의지성교육 안착을 위해 선택형 평가에서 서술형 평가로, 그리고 성취평가로 불리는 절대평가가 시작되는 2012학년도 중학교 1학년에는 여건이 성숙된 학교부터 논술평가를 시작한다.논술평가야말로 사교육이 따라오기는 어려운 장르이다. 논술은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것으로 사교육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문제풀이식이나 암기식으로는 도저히 따라오기 어렵다. 그리고 이러한 논술평가야말로 인문학적 소양, 즉 꾸준한 독서 없이는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기가 어렵다.사교육 경감 방안으로 제시한 자기주도학습력 향상을 위한 학교도서관 활용 역시 기대되는 처방이다.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과 교수 장하준은 4년 만에 석박사 과정을 마친 다음 곧바로 27살에 케임브리지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그의 동생 장하석도 스탠포드 대학에서 학위를 받고 28살에 런던 대학 교수가 됐다. 지금은 두 형제가 모두 케임브리지 대학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데 모모(某某) 기자가 두 형제에게 어떻게 공부를 그렇게 잘하게 됐느냐고 물었더니, 초중학교 시절에 1천여권의 책을 읽은 것이 언어의 바탕이 됐고 글쓰기를 잘하게 됐다고 했다 한다.경기도교육청의 사교육비 경감 대책에는 학교도서관을 월요일에서 금요일 20시까지 개방하고, 주말에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교사와 학생이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사제동행 독서토론 동아리 활동도 들어 있다. 학생, 교사, 학부모가 늦은 시간까지 학교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그동안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수많은 대책이 쏟아졌지만 크게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이번에 제시한 창의지성교육의 현장 안착을 위한 평가혁신과 자기주도학습력 향상을 위한 학교도서관 활용이 사교육 경감의 초석이 되어 OECD국가 중에서 최하위라는 한국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높아지기를 기대한다.맹기호 영덕중학교장

[기고] 청년 니트족, 캥거루족 때문만은 아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 조사에 따르면 학생도 아니고 직장인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직업훈련을 받지도, 구직 활동을 하지도 않는 니트족(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 어느 새 20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이는 2003년 통계 작성이래 최대치로 과거에는 베이비붐 세대를 위주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20~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니트족이 급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복지 제도가 잘 갖춰진 선진국에서는 정부가 지원하는 실업 수당에 의지한 채 살아가는 니트족 증가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 왔다. 그런데 남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니트족 증가 문제가 2012년 대한민국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특히, 한국노동연구원은 실업 상태이면서 교육이나 직업훈련은 물론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15~34세 청년 니트족이 2003년 75만 명에서 2011년 사상 처음 1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했다. 20대를 기준으로 했을 때 100명 중 5명에 달하는 높은 숫자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럽이나 일본처럼 본격적으로 니트족이 늘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20대의 니트족 증가가 사회 활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각종 일탈 행위로 인해 사회 불안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실버세대는 생계를 위해 취업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취업을 포기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청년 니트족이 늘어나는 이유로는 취업난을 꼽을 수 있다. 고학력 구직자들이 좋은 일자리를 구하려는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 공기업, 대기업, 공무원과 같은 좋은 일자리만을 선호하는 왜곡된 취업문화도 한 몫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청년 실업자(15~29세 기준)는 2003년 40만1천명에서 지난해 32만 명으로 줄었다. 청년 실업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니트족이 늘어난 것은 아예 구직을 포기하거나 취업에 무관심한 청년층이 그만큼 증가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 니트족이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으로 한창 경제활동에 뛰어들어야 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의 경제력에 기대는 캥거루족의 증가를 손꼽고 있다. 2003년 청년 니트족은 고졸이 63.6%, 대졸 이상이 16.3%엿던데 비해, 2011년에는 고졸이 56%, 대졸 이상이 25.2%를 차지해 고학력 니트족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그런데 이런 고학력 청년들의 경우에는 자신뿐 아니라 그들의 부모 중 상당수가 괜찮은 직장에 못 갈 바에는 차라리 쉬는 게 낫다라는 이유로 실업을 부추기고 있는 형편이다. 또한 이러한 경향은 부모의 경쟁력이 뒷받침될수록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자녀가 고등학교만 들어가도 경제적으로 독립을 시키려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한국에서는 부모가 자녀를 과잉 보고해 청년 니트족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한편,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청년 중 졸업 5년 후에도 니트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인구 비율은 한국이 36.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이는 과잉 복지로 청년층이 취업을 늦추는 경향이 높은 이탈리아(35.6%), 그리스(33.6%), 스페인(31.0%) 등 남유럽 국가들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대한민국 청년 니트족이 100만 명을 넘어 200만 명, 300만 명을 향하기 전에 취업을 꿈꾸던 청년들이 더 이상 타의에 의해 그들의 취업 의욕을 잃지 않도록 우리는 스스로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오규석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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