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험생들은 고민하는가, 고민해야 한다. 수능시험 성적이 발표되면 더더욱 고민할 것이다. 고민해야 한다. 명색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려하는 데 고민이 없을 수 없다. 마땅히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고민은 전에도 있어왔다. 지금의 수험생들에게만 주어진 고민이 아니다. 나의 세대에도 책갈피에 코피를 흘리면서 고민한 경험이 있다. 대입 수험생들이여, 책임을 남에게 돌리지 말라, 예컨대 앞으로 발표될 수능시험 성적이 마음에 들건 안들건 간에 그것은 자신의 책임이다. 행여라도 성적이 마음에 들지않는 것을 남의 탓으로 돌려 엉뚱한 잘못을 저지르는 비겁한 순간적 착각이 있어선 안된다. 멀리 보아라, 그리고 크게 보아라. 수능시험은 새로운 인생의 출발일 뿐, 너의 인생의 결과는 아니다. 성적이 좋아서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은 물론 축복받을 일이다. 하지만 성적이 좋지 못해 마음먹은 대학에 가지 못하는 것은 고사하고, 아예 대학 진학조차 못한다 해도 너의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청춘을 마음껏 즐겨라, 청춘의 고민을 또 뼈저리게 경험하라, 이것이 청춘의 특권이다. 그러나 이건 알아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너의 인생은 너의 것이라는 사실이다. 부모가 아무리 대입 걱정을 하고, 자녀의 장래를 걱정한다 하여도 너의 인생을 대신하여 살 수는 없다. 부모를 탓하거나 남을 탓할 수 없는 이유가 이에 연유한다. 너희들도 장차 자식을 갖게되면 알겠지만, 그보다 앞서 바라는 것은 그 이 전에 이같은 인생의 지혜를 조금이나마 터득하는 것이 너희들 인생에 도움이 될 것으로 알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녀의 갈등, 기성세대와 잠재세대의 갈등, 이런 것은 너희들 부모, 아니 조상 대대로부터 있어온 인류발전의 성장동력이다. 신문화와 구문화의 갈등은 필연적 숙명인 것이 인류문화다. 신세대들이 새삼 이를 핑계 삼아 노력을 게을리 할 이유가 못된다. 생각해 보자, 너희들 세대의 20~30년 뒤의 생활문화는 어떤 변화를 가져 올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감히 상상도 못한다. 분명한 것은 국제사회나 국내사회나 경쟁이 더욱 치열한다는 사실이다. 나는 너희들 나이 때 커서 무엇을 해먹고 살 것인가를 두고 밤새워 잠을 못이루면서 번민하곤 한 경험이 있다. 너희들 역시 이런 번민을 해야 한다. 돌파구는 있다. 너희들의 돌파구는 너희들 자신의 것이다.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은 너희들 같은 잠재세대 특유의 몫이다. 마땅히 기성문화에 대한 불만을 갖는 것이 시대의 발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만을 불만으로 그치는 것은 불만할 자격이 없다. 도전 정신이 이래서 요구된다. 생각컨대 대학에 진학하는 수험생도 있을 것이고 진학이 좌절되는 수험생도 있을 것이다. 그 무엇이 어떻든, 그게 인생의 성적표는 아니다. 주어진 조건이 무엇인가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조건에 굴복하지 않는 도전 정신이다. 너는 무엇 때문에 사는가,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이상으로 더 우선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이리하여 저마다 자기 행복의 노력에 충실하는 노력이 결국은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수험생들이여, 대학에 가도 자기 인생의 좌표를 찾지 못하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반대로 대학에 못가도 자기 인생의 좌표만 찾으면 불행하려 해도 결코 불행할 수 없다. 젊은이 들이여, 조건이 큰 문제는 아니다. 젊은이다운 야심으로 주어진 조건을 극복하고자 하는 최선의 노력을 가지면 인생의 행복은 결국 너희들 것이다. 게으른자일 수록이 남을 탓하고 부지런한자일 수록이 자신을 탓한다. 미래의 희망을 미래의 주역인 모든 너희들에게 기대한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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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2003-11-1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