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테크노댄스 가수 이정현이 부르는 노래 가운데 “바꿔 바꿔 모든걸 다 바꿔”라는 가사가 있는데 이 ‘바꿔’라는 노래의 열기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도 이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서기 2000년을 맞아 나무, 꽃, 새 등 시·군 상징물 교체바람이 갑자기 불고 있어 하는 말이다. 수원시의 경우 시의 상징나무를 은행나무에서 소나무로, 상징새는 비둘기에서 백로로 바꿨다. 상징꽃 역시 철쭉을 진달래로 바꿨으며 심벌마크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화성(華城)을 새로 도형화했다. 의왕시도 시꽃(市花)을 종전의 개나리에서 철쭉으로, 심벌마크는 21세기 테크노 전원도시로 발전하는 의미를 담은 심벌로 바꿨다. 충남 금산군은 군 상징물이었던 까치, 목백일홍, 은행나무를 파랑새, 모란, 소나무로 바꿨으며, 전북 장수군은 종전 은행나무와 까치를 소나무와 비둘기로 바꿨다. 충북 충주시는 매화, 은행나무, 까치를 국화, 사과나무, 원앙으로 각각 교체했다. 묵은 때가 잔뜩 묻은 옛 상징물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새 상징물과 함께 새 천년을 시작해 보자는 각오이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자’는 뜻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징물 교체바람은 계속 불 것 같은데 시·군(市·郡) 이름들은 새 천년을 맞아 왜 바꾸지 않는지 모르겠다. 하기야 수천년동안 이어져온 경기도 강화군이 인천광역시 강화군이 되었고, 다시 경기도 강화군으로 환원될지도 모르는 판국이니 시·군명이 바뀌지 말라는 법도 없다. ‘바꿔’ 열풍이 어쩌면 멀쩡한 애인과 친구들도 새로 바뀌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치상황에 따라 자주 바뀌는 정당명처럼 나라이름을 새로 바꾸자는 엉뚱한 주장이 나오지 않는 것만도 천만 다행이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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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2000-01-0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