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를 일본해라니

일본 시마네(島根)현의 일부 주민들이 우리나라 독도(獨島)로 호적을 옮긴 사실은 아무리 너그럽게 생각해도 정부의 무대책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하여 우리 정부가 보낸 항의서한에 일본 정부는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는 일본 땅’이라는 공식회신을 보내왔다고 한다. 일본의 이같은 처사는 한·일 우호관계를 심각하게 해치는 일이다.

물론 일본인의 독도 호적이전이 국제법상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본인들이 후일을 위해 명분축적과 기록축적을 위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래 저래 정부의 온건한 대처가 못마땅한 터에 얼마 전에는 철도청이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홍보책자를 제작·배포한 기가 막히는 일을 벌여 놓았다.

지난 10월 서울의 한 디자인 회사에 1천8백50만원을 주고 5천부를 제작·배포한 홍보책자 ‘철도화물운송’표지에 그려진 지구본에 동해를 ‘Sea of Japan(일본해)’으로 표기한 것이다.

그런데도 철도청은 이같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채 이 책자를 전국 주요 역과 화물운송업체 등에 배포했다.

철도청이 뒤늦게 그것도 철도청 인터넷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에 실린 글을 읽고난 뒤에야 사태를 파악, 홍보책자를 부랴부랴 수거하면서 영문표기를 모두 뺀 그림을 다시 제작해 표지를 바꾼 뒤 재배포하는 소동을 한바탕 피웠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독도문제와 동해문제로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는 판국에 철도청이 대국민 홍보물을 제작하면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지구본 형상을 이용한 것은 실수라고 하기에는 이해를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국제적인 실수가 과연 철도청에만 있을 것인가. 대국민, 대외적인 홍보물에는 더욱 세밀하고도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독도’를 ‘죽도’로 표기하는 실수가 또 생길 것 같아서 안심이 되지 않는다. /淸 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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