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간의 갈등은 영국이라고 하여 다를바가 없는것 같다. 한 조사에 의하면 며느리를 나쁘게 평가한 시어머니가 10명인데 비해 좋게 평가한 시어머니는 3명 비율이었다.
그 시어머니들이 보통 여성들은 아니다. 젊은 시절엔 선구자적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며 여권신장을 목소리높여 외쳤던 여성들이다.
그러나 막상 시어머니가 되고 나서는 자신이 그토록 거부했던 전통적 부덕을 며느리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케임브리지대학이 지난 70년대의 여성운동가 등 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이러한 것으로 보도됐다.
사회적 성취욕을 중요시하던 여성들도 정작 시어머니 입장에서는 며느리의 사회적 성취욕구보다는 아들을 극진히 위해주는 주부역할을 더 주요시 한다는 것이다.
한 심리학자는 이를 시어머니의 이중성이라고 설명했다. ‘시어머니가 된 많은 여성은 자신의 입장을 얘기할땐 여성으로서 겪는 갈등을 동정적으로 말하면서도 며느리에 대해서는 남편과 아들을 잘 돌보는 일을 우선해서 말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성취욕도 이루고 남편과 아들을 잘 돌보는 가정적 성취도 다같이 병행하면 더 말할 수 없이 좋을 것이지만 그게 아마 어려운 모양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가정의 안정없는 사회적 성취는 뿌리없는 허상이라는 사실이다. 여자도 그렇고 남자도 그렇다. 인간은 그 누구도 가정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케임브리지대학의 조사내용은 우리에게도 시사해주는 일깨움이 없지 않다. 시비가 어떻든 음미해 볼만 하다. /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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