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야말로 최상의 스승이다” “자연을 해치는건 제 생명을 해치는 일이다”.
거지 성자(聖者)로 알려진 독일의 페터 노이야르가 한국을 떠나면서 한 말이다.
지난해 11월 한국을 찾은 페터 노이야르는 유일한 옷이자 이불인 누더기 망토차림으로 두달간 지리산의 고찰 등지를 만행(卍行)하다 며칠 전 출국, 20여년 전의 수행지인 독일 쾰른의 호숫가 나무밑으로 돌아갔다.
노이야르는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지리산의 천년고찰 실상사에서 귀농학교를 일구는 도법스님을 비롯, 송광사 방장 보성스님, 대흥사 일지암 여연스님, 쌍계사 국사암의 월호스님, 섬진강의 김용택시인, 경남 하동에서 태평농법을 실천하는 이영문씨 등과 교유했다.
노이야르는 부다(Buddha)의 삶을 좇아, 가진 것이라고는 망토 한벌밖에 없는 철저한 무소유를 실천하며 큰스님 못지않은 내공을 보였는데 산에 심은 밤나무의 병충해를 방제하기 위해 비행기로 농약을 뿌리거나, 맑은 섬진강의 강둑에 발라진 시멘트 등으로 상징되는 한국의 자연파괴를 안타까워 했다.
현대인의 반자연적인 삶의 병폐를 치유하는 가장 훌륭한 교육의 장일 수도 있는 벽지 분교를 눈앞의 합리화와 효율만을 좇아 폐교하는 우리 정부의 근시안적인 정책을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문지기가 태평하게 잠자는 동안 그의 집은 불타는데, 그는 잠을 자면서 나의 집에는 아무 일도 없다고 말한다”는 비유로 우리의 환경 현실을 풍자했다.
인류의 환경 파괴는 자기 집 불태우면서도 태평하게 잠자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모든 생명이 나의 생명인데 내가 어떻게 나 자신을 해칠 수 있겠는가’라는 노이야르의 말은 우리를 깊이 뉘우치게 한다. /청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