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이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국회의사당에 주차장이 아닌 자전거보관소가 즐비하게 따로 마련돼 있다. 의사당 등원도, 관련 부처방문도, 정당 회합도 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일을 보고는 역시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고는 이튿날 또 자전거로 등원한다.
공부도 한다. 하루 4시간 이상을 자신이 소속된 상임위 업무에 관해 연구하는 것은 하루의 일과로 돼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얘기가 아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는 말을 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다. 자전거가 뭔가. 고급승용차 관용차에 기사 월급이며 기름값같은 유지비까지 국비로 대준다.
공부가 다 뭔가. 국회 도서관은 항상 텅텅 비어 있고 각종 자료도서는 먼지만 쌓여 있다. 일찍이 공부하는 국회의원이 있다는 말을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고급 관용차로 어딜 쏘다니는지 항상 바빠 공부할 틈이 없다는 것이다.
자전거 국회의원, 공부하는 국회의원은 독일 연방의원들 얘기다. 그들은 그같은 모습이 새삼스럽지 않은 당연지사로 인식돼 있다.
KBS 1TV 원단기획, ‘새천년을 연다’ 기획물 첫편의 ‘정치도 서비스시대다’란 부제로 독일 국회의원들 얘기가 방영됐었다.
프로그램의 취재, 편집, 연출이 돋보인 수작이다. 독일이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독일보다 잘 사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독일 국회의원은 자전거를 애용하고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고급 관용차를 애용한다. 이러기는 다음 16대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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