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집콕 스트레스에 술은 藥 아닌 毒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반복적으로 강화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경제적ㆍ심리적 타격을 입은 국민의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발 경기침체가 심화하는 가운데 가계 주류ㆍ담배 소비지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자 일각에선 이 같은 소비행태가 건강상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3분기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주류ㆍ담배 지출은 4만3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3.7%, 8.4% 증가해 주류와 담배 소비지출 모두 지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또한 통계 분류상 회식이나 외식에서 마신 술은 음식ㆍ숙박에 포함돼 주류ㆍ담배 항목 속 주류 지출 증가는 홈술족의 증가로 볼 수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 9월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음주경험 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이후 음주가 늘었다고 응답한 사람 중 집에서 음주하는 횟수가 늘었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무려 48.2%로 나타났다. 경기침체에도 가계 주류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건 집에서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이 반영된 결과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음주가 잦아질 경우 우울증이나 알코올 의존증 등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스트레스 때문에 마신 술은 또 다른 스트레스를 불러온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내에서 코르티솔 호르몬이 분비돼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추가로 공급한다. 그런데 이때 술을 마시면 코르티솔 분비량이 감소해 스트레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게 돼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악화된다. 우울함을 달래고자 자가처방식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은데 기분이 나아지는 건 잠시일 뿐 알코올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또다시 술을 찾는 악순환에 빠지게 하고 심리적 고통을 덜어내기 위해 마시는 술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 독이 된다. 특히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은 잘못된 음주습관을 형성해 알코올 의존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마시는 탓에 제어가 잘 되지 않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음주 횟수나 양 등이 늘어나기 쉽기 때문이다. 과음하지 않더라도 집에서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고 있다면 알코올 의존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의존증이 진행되면 술이 건강과 경제적 활동, 대인 관계 등 일상생활에 악영향을 미치는데도 스스로 끊을 수 없는 상태가 돼버린다. 코로나19가 장기전으로 돌입한 만큼 술이 아닌 운동과 독서, 명상 등과 같이 건강한 방법을 찾아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더욱이 거리두기 강화로 올 연말에는 집에서 술 마시는 경우가 늘어날 전망인 만큼 홈술을 즐기고 싶다면 횟수와 양 등을 정해놓고 마시는 등 건강한 음주습관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우보라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의학칼럼] 뚜껑 안따지면, 손목터널 증후군 의심해야

가정 주부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병이 있다. 약해진 쥐는 힘, 손목의 저림 등의 원인이 되는 손목터널 증후군이다. 손과 손가락의 감각을 담당하는 정중 신경이 손목터널 내에서 압박을 받아 저림, 감각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수부 질환이다. 주부, 사무직 등이 반복적이고 과도하게 손목을 사용하거나 손바닥을 구부린 상태로 잠을 자는 습관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휴대전화, 컴퓨터 사용으로 인해 20~30대에서도 발병된다. 특히 여성, 노인, 비만, 당뇨병 환자 등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손목터널 증후군은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률이 높고, 중년층에 많다. 반복적인 가사노동으로 인해 발생되며, 쥐는 힘이 점점 약해진다고 느껴지거나 저림이 있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오래 참으면 운동기능에 장애까지 오기 때문이다. 손목터널 증후군은 3단계로 나뉜다. 1단계에서는 손 저림, 손아귀에 힘이 안 들어가거나, 물건을 자주 떨어트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2단계는 손가락, 손바닥 부위에서 저리고 타는 듯한 심한 통증 증상이, 3단계는 손이 저리고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심한 통증과 근육 마비 등이 나타나는 단계로 나뉜다. 손목터널증후군에는 자가진단법이 있다. 손등을 맞닿게 하는 팔렌 테스트와 손목을 반대편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틴넬 테스트가 있다. 손목터널 증후군의 치료는 신경 압박과 손상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나뉜다. 근육위축 및 신경 손상이 관찰되지 않는 경우에는 비수술적 보존치료를 한다. 물리치료부터 약물 및 보조기를 이용한 고정치료, 스테로이드 주사, 체외충격파 등의 치료를 통해 증상을 개선한다. 하지만 신경 압박이 심하거나 손상이 관찰되는 경우에는 수술 치료를 피할 수 없다. 기존 손목터널 증후군의 수술은 손목에서부터 손바닥까지의 정중신경 주행경로 전체를 절개해서 수술했지만, 수술법의 발전으로 최근에는 2cm 미만의 절개를 통해 신경을 압박하는 횡수근 인대를 개방하고, 연부조직을 유리시키는 수술을 진행한다.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손목터널 증후군을 의심해보자. 늦기 전에 치료해야 운동기능 장애를 방지할 수 있다. 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

[건강칼럼] 십자인대 파열 방치 시 관절염 등 심각해져

스포츠 선수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무릎 십자인대 파열은 일반인들도 과격한 무릎 사용으로 많이 다친다. 평소 축구, 농구, 배드민턴, 스키, 스노보드 등의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주의해야 한다. 십자인대는 전방, 후방으로 나뉜다. 전방 십자인대는 무릎 앞쪽의 안정성을 담당하는 부분이고, 후방 십자인대는 무릎이 뒤쪽으로 어긋나지 않도록 잡아주는 인대이다. 이 두 가지 십자인대가 우리의 무릎이 어긋나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역할을 하는 십자인대는 과격한 운동 등으로 비틀리거나 인대의 힘을 초과하여 젖혀지면 파열된다. 점프 후 착지할 때, 급하게 무릎의 방향을 바꿀 때, 교통사고 및 사람 간의 충돌 등의 외부적 충격으로 인해서 손상된다. 무릎에서 순간 끊어지는 느낌이 들고 통증이 발생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십자인대는 경도의 파열을 제외하고는 스스로 회복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전방 십자인대 파열은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치료가 늦으면 연골판 손상, 퇴행성 관절염 등으로 이어진다. 부종과 통증이 동반됐었다면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십자인대 파열도 비수술 치료가 있다. 약물치료, 물리치료, 도수치료 등으로 증상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파열 정도 및 무릎의 불안정성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피할 수 없다. 수술법으로는 십자인대 재건술이 있다. 자신의 힘줄을 다른 부위에서 떼어서 하는 수술인 자가건 이용 수술, 조직은행에서 항원 처리된 힘줄을 이용하는 동종건 이용 수술 등이 있다. 자가건 재생술은 본인의 정상 힘줄을 떼어서 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부작용은 적지만 체취 부위가 손상되고 통증이 추가로 발생한다. 그렇기에 운동선수들은 정상적인 인대를 떼는 자가건 수술보다는 본인의 운동능력에 비교적 덜 영향을 미치는 동종건 수술을 선호한다. 십자인대 파열은 수술도 중요하지만, 재활이 더 중요하다. 십자인대 파열로 치료나 수술을 받은 분들은 통증이 완화되고 무릎관절의 가동범위가 확보되면 재활을 시작해야 한다. 재활의 핵심은 근육 강화다. 운동 재활법을 익혀 재활을 꾸준히 해야 한다. 일상생활 복귀에는 2~3개월, 스포츠 활동은 9~12개월이 걸릴 정도로 긴 시간의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 허동범 연세스타병원 원장

[추석특집_건강칼럼]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명절

우리는 코로나 19 바이러스 사태 이후의 첫 번째 민족 최대 명절을 맞이하게 됐다. 코로나 19는 명절 분위기까지 바꿔 버렸다. 불효자는 옵니다, 얘들아, 이번 추석에는 오지 말고 용돈만 보내라등의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이 이러한 상황을 대변해준다. 항상 매진되던 추석 열차표는 추석 일주일 전인데도 많이 남아있고, 온라인 추모, 성묘 서비스가 생겼으며, 정부에서도 고향과 친지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른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명절 인 것이다. 그렇다고 이번 명절에 가족들을 만나는 것 또한 비판할 수는 없다. 코로나 19사태가 장기화된 지금, 온 나라가 나서서 가족을 만나지 말라고 만류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가족을 만날 수 있는지 그 방법도 알려 줘야 한다. 그렇다면 어떠한 점을 조심하고 준비해야 할까. 명절에 가족을 만나기로 했다면 만남 최소 1주 전부터는 방역수칙을 철저히 하고 대외 활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코로나 19는 감염 후 주로 일주일 이내에 증상이 발현되며, 무증상이라 하더라도 약 2주 정도 지나면 감염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보고되어 있다. 그래서 본인이 2주 전부터 준비해왔고, 증상도 없다면 가족을 만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만약 의심증상이 있다면 근처 국민안심병원의 호흡기 진료소이나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를 받고 필요할 때 코로나 확진 검사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기존의 개인 방역 또한 지속되어야 한다. 마스크, 손 씻기는 나와 내 가족을 지키기는 가장 쉽고 확실하고 효율적인 수단이다. 출발 시 쓰고 나가는 것 이외에도 인원수, 날짜 수 대로 여분을 충분히 준비하고, 가족과 모인 자리에서도 가급적 마스크를 쓰고 대화할 것을 권한다. 수시로 손을 씻고, 손을 씻을 여건이 되지 않으면 휴대용 손소독제 혹은 손 소독 티슈를 별도로 구비 해 두는 것이 좋다. 이동 시에는 가급적 개인차량을 이용하고, 대중교통 시설에서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며, 대중교통 시설에서 대화와 음식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휴게소 이용 또한 자제한다. 벌초 시 주의해야 할 것은 코로나보다는 오히려 진드기이다. 거리두기 지키며 벌초를 하고, 음식 함께 먹거나, 술 나눠 먹지 말고 마스크 쓰고 손씻기 등 개인 방역 수칙을 지키면 문제는 없다. 타액(침)은 코로나 19를 포함한 비말감염 병원체의 감염 경로이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체내 백혈구나 위산에 의해 자연 살균되지만, 구강 점막에 손상이 있거나, 위경련, 위 절제 등 위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감염의 위험이 커진다. 음식은 큰 접시에 두고 개인 접시에 덜어서 먹고, 음식을 접시에 담을 때에도 전용 조리도구를 활용해 특정 개인의 입에 닿지 않는 것을 쓰도록 한다. 술잔은 돌리지 않는 등 주의를 요한다. 이 외에도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규칙적인 생활 및 운동권장, 그리고 익히 아는 10대 기본 방역수칙 (2m 사회적 거리두기, 환기 안 되는 장소 방문 자제, 필요치 않은 여행 자제 등) 은 당연히 명절이라도 예외는 없다. 앞으로 신종 바이러스 유행은 반복적으로 지속될 것이다. 이제는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당장 눈앞의 결과에 급급하여 비대면, 언택트만 강조할 게 아니라 이러한 명절의 미덕을 유지할 방법,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고, 생활화해야 할 것이다. 박희진 화홍병원/호흡기내과 과장

[건강칼럼] 디스크 통증, 운동과 신경 주사 대신 수술 해야 할까요?

Q. 안녕하세요. 30대 초반 남성입니다. 약 2년전 디스크 통증이 처음 왔었고 그 이후로 웨이트 트레이닝은 전혀 못 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허리 보강운동으로 통증을 이겨낼 수 있다고 하는데 통증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스쿼트와 같은 운동을 해도 될까요? 그리고 시간이 계속 지나도 근육 뭉친듯한 통증은 계속 남아있어 신경 안정주사를 맞고 있는데 결국 수술을 해야 하나요? A. 허리디스크의 정식 용어는 요추 추간판 탈출증으로, 간단히 말하면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 흡수 기능을 하는 추간판(이하 디스크) 속에 있던 수핵이 탈출하면서 염증 반응과 신경 압박 및 자극을 유발한 상태입니다. 특히 심한 허리 통증과 하지 방사통을 호소하는 급성기에는 안정을 취해야 하며 약물치료 및 물리치료 등과 가벼운 스트레칭을 권합니다. 허리디스크로 인한 통증이 급성기에 비해 어느 정도 완화되었다면 만성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때는 통증이 경감하기는 하였으나 완전히 회복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 무리하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음을 명심하며 무리한 운동은 삼가야 합니다. 허리에 강한 힘이 들어가거나 압박이 가해질 수 있는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고, 말씀 주신 것처럼 허리디스크로 인한 통증이 있는 상태라면 스쿼트 운동은 권유하지 않습니다. 허리디스크 통증이 없고, 일상생활이 가능하신 상태라면 운동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으나 주치의와 상의하여 내 상태에 맞는 운동법과 운동 강도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무엇보다 디스크 완화와 허리 근육 강화는 조금 분리해서 생각하셔야 합니다. 허리 보강 운동으로 디스크를 이겨낸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디스크 손상이 회복된 허리에서 근육 보강을 통해 더욱 튼튼한 허리를 유지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개념적으로 더 맞습니다. 그리고 현재 허리 상태에 맞게 신경주사 및 약물치료 등을 먼저 단계적으로 시행한 뒤 경과에 따라 수술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단, 수술은 6주 이상의 비수술적 치료에도 통증에 호전이 없거나 탈출한 디스크가 신경을 압박하여 통증과 근력 약화 등이 나타나 일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줄 때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드물지만 대소변 장애나 항문 주위 감각 이상이 발생한다면 이때는 응급수술이 필요한 단계로, 조속히 주치의와 상담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이창욱 이춘택병원 제2정형외과장

[의학 칼럼] 무릎 통증과 연골주사

Q. 안녕하세요. 스포츠를 즐겨 하는 30대 중반 남성입니다. 무릎을 회전하는 동작을 많이 하다 보니 통증이 생겨 병원을 찾았습니다. 병원에서는 무릎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물질이 마른 것 같다며 연골주사를 권장했습니다. 연골주사를 맞는 중에도 운동을 해도 좋은지, 그리고 연골주사에도 차도가 없다면 어떤 과정을 밟아야 할지 궁금합니다. A. 선수 출신을 제외한 일반적인 30대 중반 남성이라면 무릎 관절염의 가능성을 높이 보지는 않습니다. 이에 더해 회전 동작 중에 발생하는 통증이라면 연골판이나 추벽 등의 손상으로 인한 통증일 가능성이 유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무릎 내부 구조물인 연골판이나 추벽 등은 CT에서는 관찰되지 않는 구조물이므로 MRI 검사를 통해 연골판이나 추벽 등의 이상 여부를 확인해 보시는 것이 정확한 진단 및 효과적인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말씀 주신 연골주사는 쉽게 말씀드리면 인체용 윤활제입니다. 관절의 연골을 구성하고 있는 히알루론산을 주성분으로 하는 주사로 윤활작용을 하여 관절운동을 원활하게 하고 염증을 제거하여 통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얼굴이 거칠 때 바르는 로션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고 그 성분은 인공눈물이나 화장품 등에 많이 쓰입니다. 이처럼 연골주사는 초기 관절염에 거친 연골 표면을 부드럽게 하고 통증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습니다만 30대 중반에 나타나는 관절염은 흔한 경우는 아니므로 추가적인 검사를 통해 다른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인해 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허준혁 이춘택병원 정형5과 진료부원장

[의학칼럼] 평발로 인한 발목 관절 불안정 관리·치료법

Q. 안녕하세요 30대 중반 사회인입니다. 평발로 인한 발목 관절 불안정증이 있는데, 순간적인 밸런스 이동이 필요한 운동에서 도움이 될만한 보강 운동법이 있을까요? A. 평발은 주변에서 흔히 접해 이미 익숙할 것입니다. 우선 평발이 발목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발은 몇 개의 아치 구조를 가지고 땅을 강하게 디디게 되는데 평발은 발이 평편하고 아치 구조가 무너져 있어 땅을 강하게 디디지 못합니다. 이러한 발의 요동은 발목 불안정증을 악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발목을 자주 삐끗하고 장시간 보행이나 운동은 발에 피로와 통증을 유발하여 결과적으로 발목의 병변을 악화시키게 됩니다. ▲ 박승범 발을 접질린 이후 제대로 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손상된 인대가 회복되지 못하고, 이 상태에서 잦은 인대 손상이 누적되면 만성 불안정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발목 불안정증에서 흔하게 느낄 수 있는 증상으로 갑자기 발목에 힘이 빠진다거나 발목을 쉽게 접질리는 것이 있고, 오후나 저녁 시간이 되면 발목이 붓고 뻐근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 오래 걷는 날에는 발목 주변에서 열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하는 증상이 있다면 발목 불안정증으로 인한 관절 내 합병증 발생 여부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발목 불안정증에서 순간적인 밸런스 이동을 필요로 하는 운동 또는 근력이 부족한 상태에서의 운동은 합병증의 발생을 부추길 수 있어 지양해야 합니다. 또한, 불안정증의 증상을 호전시키고 합병증의 발생을 줄여주기 위해 발목 근력 강화 운동은 필수적입니다. 발목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운동으로 발목 인대 강화 운동 4가지를 소개해드립니다. 자세한 운동 방법 및 운동 영상은 이춘택병원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승범 이춘택병원 제8정형외과장

[의학칼럼] 야구 하다 발병한 어깨 질환 차이점과 치료법은?

Q. 사회인야구를 10년째 하고 있는 40대 직장인입니다.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지만 지난 반 년간 팔을 어깨 위로 드는 동작을 하면 통증이 느껴지고 공을 던지지도 못할 지경입니다. 관련 증상을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슬랩(SLAP) 병변이니, 관절와순 파열이니, 회전근개 손상이니, 충돌 증후군이니 어려운 말들이 많더군요. 각 질환의 차이점과 치료법 등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어깨 통증으로 고민이 참 많으시겠습니다. 우선 각 질환을 간단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SLAP(Superior Labrum Anterior to Posterior) 병변은 상부 관절와순(Labrum)의 파열로 넓은 범위에서 SLAP 병변과 관절와순 파열은 같은 의미로 보면 됩니다. 관절와순은 견갑골의 관절면을 이루고 있는 연골로, 주로 투구 동작과 같은 강력한 힘을 요하는 반복적인 과외회전 동작에서 유발되는 미세손상으로 인해 파열이 나타납니다. 충돌 증후군은 머리 높이와 어깨 높이 사이에서 반복적인 움직임(어깨를 휘두르는 동작)에 의해 회전근개와 견갑골 외측의 견봉의 반복적인 마찰(충돌)로 발생하는 회전근개(어깨 힘줄)의 염증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질환이 염증 호전 없이 만성화되거나 반복될 때 회전근개 힘줄의 파열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사회인야구, 특히 투구 동작은 SLAP 병변 또는 충돌 증후군의 고위험군에 해당하며 두 병변이 동반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일반인의 경우 SLAP 병변과 충돌 증후군을 구분하기 어려우며 정형외과 전문의 진료와 정확한 이학적 검진을 통해 구분할 수 있습니다. SLAP 병변은 투구 동작처럼 팔을 머리 위로 휘두르는 동작 등에서 증상이 악화되며 충돌 증후군은 팔을 벌리는 동작 시 증상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이처럼 반복적인 운동으로 인해 증상이 나타날 때 적절한 휴식과 약물 투여 등의 보존적 치료를 거치지 않을 경우 만성적인 어깨 통증의 요인이 되며 경우에 따라 어깨 회전 반경의 감소를 가져오는 등 생활의 큰 불편감을 야기합니다. 통증 발생 시 정형외과 전문의 진료를 요하며 정확한 진단 및 약물, 휴식, 필요 시 정밀검사를 필요로 합니다. 보존적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이미 회전근개의 파열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증이 없을 때는 어깨 주변 근력 강화(고무밴드 운동 또는 튜빙 운동) 등을 통해 어깨 관절의 불안정성 해소 및 견봉과 회전근개 간격 벌림을 통해 증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현환섭 이춘택병원 제6정형외과장

[의학·건강칼럼] 입 마르고 통증 ‘구강작열감증후군’

구강작열감증후군(Burning mouth syndrome)이란 입안에 상처나 병변 등 특별한 원인 없이 환자가 3개월 이상의 기간에 지속적으로 입안의 얼얼함, 화끈거림, 미각 변화, 건조감 및 감각이상 등을 호소하는 상태다. 구강작열감증후군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 대부분은 폐경 이후의 중년 및 노년층의 여성이다. 하지만 간호 젊은 여성이나 남성에서도 나타난다. 구강 내 작열감은 미국 자료에 의하면 18세 이상 성인 중 약 0.7%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된다. 증상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부위는 혀끝과 혀 가장자리다. 그다음으로 입천장, 아랫입술 순이다. 증상은 온종일 나타나며, 주로 오전에 증상이 덜 나타나다 오후가 될수록 심해지며 식사를 할 때는 좀 더 나아지는 경우가 많다. 입안의 얼얼함이나 화끈거림과 함께 건조감이나 미각 이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통증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입 안에 작열감이 있다고 해서 구강작열감증후군은 아니다. 구강 내 불편감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 빈혈, 당뇨, 비타민 B12 부족증, 아연 및 마그네슘 부족, 갑상선 기능 이상 등이 있으면 구강 내 감각 이상 및 미각 변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항생제의 장기 복용, 면역력 저하 및 타액 분비량 저하로 인한 구강 점막의 진균 감염에 의해서도 혀와 입안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들은 정확하게는 진성 구강작열감증후군으로 구분하지는 않는다. 위와 같은 원인이 없음에도 작열감을 호소하는 경우를 구강작열감증후군이라고 말한다. 정확한 병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반복적인 구강 내 국소적 자극, 성호르몬의 불균형, 심리적 원인 등에 의한 말초성 감각 신경계의 기능 변화가 원인일 것이라고 추정된다.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혈액검사, 심리검사, 진균 검사 등 복합적으로 검사를 시행한다. 작열감이 있으면 혀로 치아를 밀어본다거나 씹는다거나 하는 필요 없는 자극을 줄일 것을 권유하며, 진균 검사상 곰팡이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항진균제를 사용하면 증상을 감소시킬 수 있다. 타액 분비량의 감소로 인해 발생하는 작열감의 경우에는 인공타액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진성 구강작열감증후군의 경우 가장 대표적인 치료방법은 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을 국소적ㆍ전신적으로 사용한다. 구강작열감증후군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구강내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구강 내 작열감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진단과 병력 청취가 이뤄진 후에 치료가 이뤄져야 하므로 이를 잘 이해하고 있는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진료실에 내원하는 환자 중 혹시 암이 아닌지 걱정하며 암 공포증(cancer phobia)을 보이는 환자가 많으나 다행히 구강작열감증후군이 암으로 진행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속적인 구강 내 통증은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함께 치료를 시작해 통증에서 해방되길 바란다. 강정현 아주대 치과병원 교수

[의학·건강칼럼] 훅 들어온 직장인 우울증, 치료할 수 있다

각종 통계에 따르면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들의 상당수가 입사 이후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고 대답했다. 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우울증, 화병, 불면증 등 스트레스성 정신질환이다. 이는 작년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직장인 67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소화질환, 무기력증, 두통 등이 직장인을 괴롭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을 우울하게 만드는 원인으로는 야근 등 과다업무와 열악한 근무환경, 운동부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 통계는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전에 발표된 것이다. 코로나19가 직장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2020년 4월, 공공상생연대기금ㆍ직장갑질119), 코로나19로 소득이 줄었다는 응답이 무려 47%에 달했다. 업무량이 줄었다는 응답도 44%가량 나타났다. 또한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직장 경영상태가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도 57%로 부정적인 평가가 높았다. 이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지거나 월급이 더 줄어들 거라는 불안감과 우울감을 가진 응답자도 많았다. 개인별 고용 조건이나 직장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코로나19 유행 이후로 직장인들의 스트레스와 우울감의 원인이 다양해지고 있다. ▲ 이동규 원장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나 직장 내 인간관계의 갈등은 몸과 마음의 피로 및 무력감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두통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스트레스, 과로, 수면부족 등과 연관되어 뒷목이나 뒷머리 혹은 머리 전체에 두통이 생긴다. 이를 긴장성 두통 혹은 긴장성 근육수축성 두통이라고 한다. 단순히 머리만 아픈 것이 아니라 두통으로 인해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지면서 소화불량, 울렁거림 등 소화기계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눈이 빠질 것 같은 안구통이나, 자기도 모르게 이를 악무는 습관 탓에 턱관절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직장인들은 우울증이 있어도 부정하거나 숨기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우울증은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다. 우울증 초기 단계라면 적당한 운동과 함께 며칠간 휴식을 취하는 곳이 좋다. 장기적인 업무의 효율성 등을 위해 휴가를 요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휴식만으로 부족하다면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직장인 우울증의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선 음악감상이나 명상, 게임 같은 취미활동이나 달리기, 요가, 산책 등 운동이 도움된다. 따뜻한 목욕이나 규칙적인 수면습관도 좋다. 그리고 술이나 담배, 카페인 등의 섭취를 줄이고, 가족 혹은 친구들과 충분한 대화를 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우리의 생각이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우울증을 극복하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동규 수원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의학칼럼] ‘무지외반증’ 운동화 신고도 걷기 힘들땐… 보조기보다 수술을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변형이 생기는 대표적인 족부 질환이다. 몇 가지 유전적인 요인으로 발생하기도 하며 볼이 좁은 신발이나 하이힐을 신을 경우 발병율이 높아진다. 사람들의 얼굴 생김새가 모두 다르듯이 모든 사람의 발은 서로 다른 모양을 가지고 있다. 걷는 자세도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각양각색의 모양을 가진 발을 똑같은 모양의 신발에 억지로 끼워 넣으니 발 통증이 심해진다. 일반적인 운동화는 신으면 신을수록 발의 모양에 따라 변형되지만 딱딱한 새 신발 혹은 하이힐이나 단화는 발의 모양에 맞춰 변형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발이 모양이 변형되기 시작하면 엄지발가락과 새끼발가락이 두드러지는데 좀 더 큰 엄지발가락의 변형이 도드라져 보이고 문제가 잘 생겨서 무지외반증이 발병한다. 따라서 구두와 하이힐을 선호하는 여성에게서 주로 무지외반증이 관찰됐지만 최근에는 젊은 남성들도 볼이 좁은 구두나 키 높이 신발을 즐겨 신어 무지외반증이 증가하는 추세다. 둥그렇게 변형된 신발보다는 날씬하고 유려한 신발이 예쁘기 때문에 발이 호소하는 통증에도 사람들은 예쁜 신발을 신는 것을 그만두지 않는다. 발의 통증이 점점 심해져서 일상생활에 제한이 오면, 그때야 사람들은 병원을 찾게 된다. 병원에서 이제 환자가 되어 치료를 받게 되면 두 가지 치료 방법에 대해 듣게 된다. 보조기와 수술. 그렇다면 보조기 치료와 수술적 치료의 차이는 무엇일까? 보조기는 발가락 실리콘, 깔창, 중족골 패드 등이 있다. 하지만 보조기는 무지외반증의 호전을 위한 기능은 없고, 단지 무지외반증으로 생기는 합병증을 막아주는 도구일 뿐이다. 발가락이 겹쳐서 생기는 물집이나 굳은살, 엄지발가락이 심하게 변형되어 둘째나 셋째, 넷째 발가락이 아프게 되는 중족골통, 발의 모양 변화로 신발에 발이 잘 맞지 않게 되어 생기는 족부 통증 등 다양하게 발생하는 합병증을 완화하여 수술적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걸어 다닐 수 있게 만드는 보존적 치료이다. 수술적 치료는 중족골간 각이 10도 이상으로 변형되었을 경우 효과적인 치료방법이다. 수술 후에는 발 모양이 작아지고 단단해져 골 유합이 일어난 뒤에는 디디기가 편해진다. 수술이 보조기 보다 근본적인 치료로 보이지만, 수술을 하면 발에 상처가 남게 되고 뼈가 단단해지는 6주 동안 엄지발가락을 쓸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수술 후 하이힐이나 볼이 좁은 신발을 신게 되면 재발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발의 모양에 따라 발생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전문적인 발의 상태 확인으로 수술 후에 이러한 문제 발생의 여부를 알아볼 수 있다. 그러면 무지외반증이 생겼을 때 보조기를 사용한 보존적 치료를 하느냐, 또는 수술을 하느냐는 갈림길에서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 일상적으로 걸어 다니거나 가볍게 뛸 때 발바닥이 아프지 않고, 발이 아프더라도 발가락 사이가 아프거나 운동화를 신었을 때 통증이 별로 없다면 보조기를 사용한 보존적 치료로 지낼 수 있다. 반면 운동화를 신고 다녀도 발이 아파서 걷기 어려울 정도라면 전문의와 상담 후 발 모양 변형에 따라 수술적 치료에 대해 고려해 보거나 깔창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박승범 이춘택병원 제8정형외과장

[의학·건강칼럼] 염증성 장질환

오는 19일은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면서 장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궤양성 대장염은 말 그대로 대장만을 침범한다. 직장에서부터 그 상부로 연속적인 염증을 일으킨다. 크론병은 구강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어디라도 침범할 수 있다. 대장의 근육층을 넘어 깊은 궤양 및 염증을 초래해 협착, 누공(샛길), 천공 등 합병증 발생이 흔하고 이 때문에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흔하다. 이외에도 자가면역질환인 베체트병이 장을 침범한 베체트 장염도 염증성 장질환 중 하나로 보고 있다. ■ 설사, 잦은 복통, 체중감소 등 증상 다양해 염증성 장질환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적인 증상은 없다. 오랜 기간 설사를 하거나 대변에 피가 나와 과민성장증후군이나 치질쯤으로 알고 지내다가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간혹 아무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장폐쇄나 천공 등 심각한 증상으로 병이 나타나는 때도 있다.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엔 피가 섞인 설사가 가장 흔한 증상이며 그 외에도 복통, 대변절박증(참을 수가 없어 급하게 화장실을 가야하는 증상), 체중감소 등을 호소한다. 크론병에서는 복통, 설사, 체중감소가 주된 증상이며, 혈변은 드물다. 항문부위를 잘 침범하여 단순한 치질인 줄 알고 치료받다가 나중에 크론병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흔하다.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질환에 걸릴 유전적 위험요소를 가진 사람에서 장 내 세균과 환경적 요인(음식, 흡연, 약제 등)이 복잡하게 작용해 비정상적인 염증반응이 초래돼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예방접종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영양결핍, 면역억제치료 등의 탓에 일반인과 비교해 감염 노출위험이 크다. 예방접종을 통해 상당수의 질환이 예방 가능하다. 다만, 이미 면역억제제, 생물학제제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 때문에 생(生)백신은 접종해서는 안 되며, 접종 가능한 백신도 접종 후 백신에 대한 면역 반응이 떨어질 수 있다. 면역억제제나 생물학제제를 시작하기 전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염증성 장질환은 단시일 내에 치료되는 병이 아니므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염증성 장질환과 더불어 살아가며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꾸준하게 치료에 임해야 한다. 또한 환자의 상태를 다각도에서 분석, 진단하고 이에 따른 개인 맞춤형 접근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강문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 교수(소화기내과)

[의학 칼럼] 신발과 걸음걸이, 그리고 나의 건강 상태

오래 신은 신발일수록 신발 바닥, 밑창이 많이 닳는다. 신발 밑창을 보고 신발을 바꿀 때가 됐구나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내 걸음걸이가 이렇구나라고 알 수도 있다. 또한, 걸음걸이에 따라서 의심되는 관절질환에 대해서도 알 수가 있다. 올바른 걸음걸이를 하려면 양 발끝이 11자가 되게끔 정면을 똑바로 향하도록 걸어야 한다. 정확한 11자 걸음이 부담스럽다면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엄지발가락 사이를 살짝 벌려 약간 팔자걸음을 하는 것도 괜찮다. 팔은 자연스럽게 L자나 V자가 되도록 흔들면서 걷는다. 체중이 실리는 것은 발뒤꿈치에서 발바닥 전체, 그리고 엄지발가락 뿌리 순으로 체중을 실어 걷는 것이 좋다. 이렇게 올바른 보행을 하면 신발의 뒤쪽 바깥 면이 가장 많이 닳아있고, 안에 있는 앞면까지 골고루 닳는다. 양쪽 신발 바닥을 비교했을 때, 어느 한 쪽이 심하게 닳아있거나 한쪽 바깥쪽이 유난히 닳아 있다면 팔자걸음(외족지보행)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팔자걸음은 발의 각도가 15도 이상 바깥쪽으로 벌어진 상태로 허리를 뒤로 젖히면서 걷는 경우가 많다. 갑자기 체중이 늘거나, 골반이 벌어지거나, 몸이 불안정할 때 팔자로 많이 걷게 된다. 특히 임신을 하면 태아와 양수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다리가 무릎 바깥쪽으로 휘어 팔자걸음을 걷게 될 수 있다. 때문에 임신기간 동안 골반이 무리하여 틀어지기도 하는데, 출산한 이후에도 한동안 골반이 회복되지 않아 팔자걸음으로 걷게 되기도 한다. 팔자걸음으로 걸으면 발뒤꿈치에 큰 압력이 가해진다. 장시간 지속되면 발뿐 아니라 다리 전체가 바깥쪽으로 회전하고, 골반은 뒤쪽으로 기울어지면서 허리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신발 바닥의 안쪽이 많이 닳아 있다면 대게 안짱걸음(내족지보행)일 수 있다. 안짱걸음은 걸을 때 발이 안쪽으로 모이는데, 원인은 엉덩이 관절의 허벅지 뼈 골두가 앞을 향해 있거나 정강이뼈가 안쪽으로 뒤틀려 생기는 경우가 많다. 평발인 경우 무게중심이 안쪽으로 쏠리고 발목이 휘어져 안짱걸음으로 나타날 수 있다. 어릴 때 많이 나타나는데, 성장하면서 대부분 좋아지지만 10%가량은 계속 안짱걸음을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 안짱걸음을 오래 걷게 되면 아킬레스건이 몸 안쪽으로 치우쳐 발목을 당겨주는 힘이 약해지고, 발목이나 발가락, 무릎관절에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안짱걸음을 방치하면 O자 다리로 변형될 우려가 있는데, O자 다리는 무릎 관절에 실리는 몸무게를 분산하지 못해 무릎에 심한 통증이 생기는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다. 신발 밑창이 한쪽만 너무 많이 닳아 있다면 자세가 삐뚤어진 것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선천적으로 양쪽 다리길이가 차이 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척추, 골반, 고관절, 무릎관절의 틀어짐에 의한 후천적인 요인이 많다. 이러한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걸어왔다면 어깨나 허리, 무릎 관절에 심한 통증이 생기기 쉽다. 뼈에 미치는 힘을 제대로 분산시키지 못하면서 한쪽 근육만 자주 사용한다. 그렇게 되면 계속 사용하는 근육은 긴장 상태가 유지되고 반면 사용하지 않은 근육은 약화하면서 좌우 불균형 상태가 된다. 이는 피로와 통증, 소화기능 장애 등이 동반될 우려가 있다. 또한, 발을 쿵쿵거리며 걸으면 발에서 오는 충격이 무릎, 허리, 목까지 전달되어 전신으로 통증이 올 수 있다. 또 발레 하듯 발끝으로 걷는다면(걷기가 서툰 어린아이들은 발끝으로 걸을 수 있지만, 정상적으로 걸어야 할 나이에도 발끝으로 걷는다면) 아킬레스건이 짧기 때문일 수 있다. 본인이 잘못된 걸음걸이로 걷고 있다면 벽을 이용해 똑바로 서서 벽에 종아리, 엉덩이, 어깨, 머리를 붙이고 서서 발뒤꿈치부터 내딛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요가와 스트레칭 등으로 몸의 균형을 맞추고 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 자신의 발에 맞고 편한 신발을 신고 걷는 것을 추천한다. 박태훈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

[의학 칼럼] 10~20대에 재발하기 쉬운 습관성 어깨 탈구

격투기 팬이라면 어깨탈구 부상으로 수술과 재활치료 후 성공적으로 복귀한 코리안 좀비 정찬성 선수를 알고 있을 것이다. 정찬성 선수가 시합 도중에 빠진 어깨를 스스로 집어 넣고 경기에 임한 장면을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다. 이처럼 어깨는 복싱이나 씨름 등 운동을 하다가 어깨가 뒤로 젖혀지면서 발생하기도 하고 축구나 농구 등 구기종목을 하다가 넘어지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어깨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전방향으로의 회전운동이 가능한 관절이다. 운동 범위가 넓은 만큼 가장 불안정한 관절이기도 하여 우리 몸에서 가장 탈구가 많이 되는 관절이다. 어깨 탈구는 상완골의 머리 부분이 날개뼈의 관절와로부터 정상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빠져나오는 증상이다. 주로 앞쪽으로 빠지는 전방 탈구가 흔하고, 가끔 후방 탈구가 일어나기도 한다. 격렬한 운동을 즐기는 10~20대에는 특히 탈구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20세 이전에 처음 탈구가 발생하면 재발성 탈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나이가 젊을 때 어깨가 탈구되면 어깨를 안정적으로 지지해주는 관절와순(어깨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관절에 가해지는 힘을 분산시키는 어깨 연골)이 파열되고 관절을 싼 관절 주머니와 인대가 늘어나게 되고 이를 초기에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점차 작은 충격에도 재발성 탈구가 될 위험이 커진다. 빠지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점차 작은 충격에 의해서도 빠지게 되고 심지어 자다가 빠지는 경우도 있다. 어깨관절이 빠지면(탈구)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빠진 팔은 특정 위치에 고정되어 움직일 수 없게 된다. 탈구 시 신경이나 혈관이 함께 손상된 경우에는 팔 부위의 감각이상이나 운동장애, 색 변화와 붓기 등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갑자기 어깨 탈구가 발생하면 스스로 또는 주변인들이 맞추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혈관이나 인대, 신경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바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빠진 팔을 몸에 붙이고 반대 손이나 수건 등으로 팔을 감싸 부상부위를 최대한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깨 탈구는 처음 발생했을 때 보조기를 착용하고, 추후에 어깨 관절 근육 운동을 통해 재발성 탈구로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평소 팔을 과도하게 벌리거나 외회전(만세자세)을 해야 하는 스포츠 활동은 수개월 정도 피하고, 스포츠 활동을 할 때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고, 무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그렇지만, 반복적으로 재발성 탈구 증상이 뚜렷하고, 영상 검사 결과 병변이 확인되면 관절와순을 봉합하거나 관절낭을 중첩해 봉합하는 등의 수술적인 방법을 진행해야 한다. 만약 재발성 탈구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관절뿐 아니라 어깨뼈, 어깨의 힘줄까지 손상을 입는다. 특히 40대 이후가 되면 재발성 탈구로 인해 회전근개 힘줄의 파열이나 어깨 관절염이 생길 수도 있고, 심한 경우 어깨 인공관절 수술까지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어깨 탈구는 처음 발생했을 때 적절하게 치료하여 재발성 탈구로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10대와 20대에서 발생한 외상성 탈구는 40대 이후에서 발생하는 경우보다 재발할 확률이 높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박태훈 원장

[의학칼럼] 추울수록 더 아픈 겨울철 어깨 통증 원인은?

겨울이 되면 유난히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진다. 우리 몸은 추위에 예민해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몸 안팎의 압력 차가 커져 통증을 더 느끼게 되는데 장마철이 되면 무릎 관절염 환자가 늘어나듯 겨울철에는 어깨 통증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깨 질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추운 날씨를 탓하며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증상이 악화되면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어깨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 헷갈리기 쉬운 오십견 vs 회전근개 질환 어깨 질환 중 가장 흔하지만 헷갈리기 쉬운 질환이 오십견과 회전근개 질환이다. 그렇다면 이 두 질환을 구분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증상만으로 오십견과 회전근개 질환을 구별해내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지만, 통증의 양상을 살펴보면 눈에 띄는 차이점이 있다. 먼저 오십견은 수동적, 능동적 움직임에 모두 제한을 보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어깨 관절막이 딱딱하게 굳기 때문에 어깨의 운동 범위에서 급격한 제한을 보인다. 스스로 팔을 올리기 힘든 것은 물론, 반대편 팔을 이용하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도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팔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반면 회전근개가 손상되면 팔을 뒤로 돌리거나 머리를 묶는 동작 등 특정한 방향에서만 제약이 따르고 팔을 올리는 동작에서 통증이 나타나더라도 팔을 완전히 올리면 통증이 사라지지는 경우도 있어 질환을 방치하기가 쉽다. ◆ 어깨 질환, 치료는 어떻게?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 치유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통증으로 인해 어깨를 사용하지 않으면 관절의 운동범위가 더욱 감소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약물요법과 물리치료를 병행하며 치료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통증이 심하고 보존적 요법으로도 효과가 없을 때는 마취하 관절구동술 또는 관절내시경하 관절 유리술 등의 수술적 요법을 고려할 수도 있다. 회전근개 질환의 경우 손상이 경미한 경우라면 주사요법이나 체외충격파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염증을 치유하여 기능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회전근개의 파열 정도에 따라 끊어진 힘줄을 이어주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어깨는 360도 회전이 가능한 유일한 관절이다. 그만큼 관절과 관련한 질환도 다양하므로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가 중요하니 반드시 어깨 통증이 지속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길 권유한다. 현환섭 이춘택병원 제6정형외과장 ◆ 겨울철 어깨 건강 지키는 방법! 1. 어깨가 뻐근할 때 따뜻한 물로 목욕하거나 어깨에 15분 정도 온찜질을 해준다. 2. 운동하기 전 충분한 준비운동으로 어깨 근육을 풀어준다. 3. 무거운 것은 들지 말고 무게를 분산시켜 안는다. 4. 손과 어깨의 짐은 반드시 양쪽으로 나누어 든다. 5. 자기 전에 약 10~15분 정도 목과 어깨 운동을 하여 어깨 주변의 긴장을 풀어준다.

[의학칼럼] 마음서 우러난 칭찬과 격려 명절스트레스 날릴 ‘특효약’

풍요로운 먹거리와 오랜만에 가족과 친인척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명절이 다가왔다. 즐거운 명절이라고 하지만 결혼, 취업, 진로 등 대답하기 곤란한 상황에 대한 질문들이 생기는 상황이나, 차례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시작하여 함께 모인 가족들의 음식을 챙기고 정리하는 시간까지 쉴 틈 없이 찾아오는 부담들로 인한 스트레스의 범위가 더 가중되어가는 사람들에게는 예외적인 말 수도 있다. 30대 후반의 직장을 다니는 여성은 명절 때마다 시댁에 가서 전을 부치고 음식을 장만하고 바쁘게 움직이는 자신과 달리 편안하게 쉼을 즐기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섭섭함과 분노를 느낀다고 표현했다. 명절이 다가오면 두통과 소화불량을 호소하며 진료실을 찾았다. 40대 가정주부는 명절이 다가오면 잠도 오지 않고 온몸에 기운이 빠지며 목에 이물질이 걸려 있는 듯하고 소화불량과 두통이 있다고 했다. 가족이 명절을 함께 지내려고 시댁인 지방으로 귀성하며 소요되는 경제적, 시간적, 육체적 비용이 적지 않음에도 더 많은 부담을 요구하는 시댁과의 갈등이 마음속의 스트레스로 가중되고 있었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우울증으로 인해 어려움에 직면했던 이 환자들은 약물치료와 함께 환자 마음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남편이 가사를 분담하도록 하였고, 명절에 드는 부담에 대한 합의 등 가족 상담을 진행하여 다음해 명절은 더 즐겁게 맞이할 수 있었다. 명절은 온 가족이 모여서 서로 사랑과 덕담도 나누며 조상님께 감사도 드리는 소중한 시간이지만 때로는 누군가에게 지나친 부담을 주는 시간일 수도 있다. 명절과 관련된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자. 먼저 우리의 정성을 표현하는 다양한 형식들을 예전보다 조금 간소화하는 것은 어떨까? 이와 함께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명절 준비와 관련된 가사 노동을 분담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걱정하는 마음에 상대방이 가진 단점이나 부족한 점들을 지적하며 고치라고 지시하는 말하기로 표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친밀한 가족이나 친척들 사이에서 이러한 표현이 더 쉽게 나오게 된다. 하지만, 정말 좋은 말도 상대방의 감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 듣는 사람은 쓸데없는 잔소리로 그 말을 해석하게 되고 원래 그 말이 가진 좋은 의미는 흘려버리게 된다. 시어머니가 부엌일에 서툰 며느리에게 못하는 칼질하지 말고 채소나 다듬으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네가 다듬은 채소가 가지런해서 요리하기 좋다고 말할 때 며느리는 채소 다듬는 일을 기분 좋게 할 수 있다. 그 사람이 가진 독특성, 장점, 강점에 우리의 마음을 더 집중시키고 격려하는 표현을 하는 것이 상대방의 발전에 수십 배는 더 이롭고 효과적일 것이다. 또한, 그런 표현은 가족 간의 긍정적인 감정을 고양시키고 가정 내부의 사랑과 친밀감을 더 강하게 만들어 준다. 이러한 사랑과 친밀감이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근본적이 힘이 된다. 이번 명절에는 가족들이 가진 장점들을 발견하려고 노력하고 그것들을 서로 표현해 주는 것은 어떨까? 이것이 명절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날려버릴 가장 강력한 명약이다. 김태원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엄태익 수원 하이유외과 원장의 여성공감] 체중관리, 음식 먹는 순서에 따라서 살이 찐다

유방암 예방에 좋은 것이 체중관리다. 여성호르몬 중 에스트로겐이 유방암과 관련이 있는데, 난소 외에 지방세포에서도 에스트로겐을 만들게 된다. 몸에 지방의 양이 적은 게 유방암 예방에 좋다. 살이 찌는 건 지방이 늘어나는 것인데 음식 먹는 순서가 살 찌는 것과 관련 있다. 흔히들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살이 찐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몸에 혈당치가 올라가는 음식이 지방세포 증가와 관련 있다. 혈당치를 올리는 음식은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은 소화되면 포도당이 되는데 혈중 포도당이 많으면 중성지방으로 형태가 바뀌어 축적된다. 지방을 먹었다고 몸에 지방이 쌓이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지방은 소화가 되지 않고 변으로 배출되는 비율이 높다. 반면 탄수화물은 많이 먹어도 100% 소화되어 포도당으로 흡수된다. 달콤한 음식을 먹으면 혈당치가 순간 올라가게 되는데, 이 때 우리 몸은 혈당치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분비한다. 인슐린 분비가 지방 세포 증가와도 관련 있다. 혈당치가 갑자기 올라가지 않게 식사를 하는 것이 좋은 다이어트 방법이다. 가장 먼저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를 먹고 이어서 소화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육류나 생선 같은 단백질을 먹고 마지막에 탄수화물을 먹을 때 혈당치의 상승을 완만하게 할 수 있다. 채소류, 육류, 생선은 혈당치를 올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 돼지고기 정식이 있다고 가정 했을 때 가장 먼저 채소류를 먹는다. 이어서 돼지고기를 먹고 마지막으로 밥을 먹는다. 이렇게 하면 혈당치 상승을 억제할 수 있고, 포만감으로 밥을 남길 수도 있다. 거꾸로 밥부터 먹으면 단숨에 혈당치가 상승해 결과적으로 같은 음식을 먹었는데도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일과 채소를 같은 위치에 두고 과일이 좋은 식품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인식을 바꿔야 한다. 과일에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지만 한편으로 탄수화물도 많은 식품이다. 과일에 포함된 건 포도당이 아니라 과당이다. 인간의 몸은 에너지원으로 포도당을 우선 사용하고 과당은 에너지원이 아니므로 곧바로 지방으로 바뀌어 몸 속에 저장한다. 과일을 좋아한다면 아침 식사 마지막에 조금만 천천히 씹어 먹는 게 좋다. 과일을 주스로 만들어 먹는 건 좋지 않다. 과일을 많이 넣어 과당이 듬뿍 들어 있는 주스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공복에 마시는 건 다이어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밥 같은 고형 음식은 위에서 소화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혈당치의 상승 곡선이 완만하다. 하지만 액체는 순식간에 위를 빠져나가 소장에 이르러 흡수되기 때문에 단숨에 혈당치를 올리게 된다. 탄수화물을 먹으면 혈당치가 올라가지만 식후에 바로 운동을 하면 혈당치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운동은 식후에 바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실내에서 스트레칭 같은 간단한 동작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점심을 먹고 나서 걷는 것이 좋다. 예전에는 소화를 위해 식후에는 느긋하게 쉬어야 한다고 했는데, 그러면 살이 찌는 지름길이다. 칼로리보다도 혈당치의 가파른 상승이 비만과 관련 있다. 밀가루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은 피하고 현미, 통밀 같은 가공이 덜 된 식품으로 드시는 것이 비만에도 좋고, 장 건강에도 좋다. 엄태익 하이유외과 원장

[의학·건강칼럼] 두통, 흔해서 대접받지 못하는 죽음의 불청객

영화 디 아더스(The Others, 2001)에서 주인공 그레이스(니콜 키드먼 분)가 보여주는 편집증적 성격과 불안감, 빛과 소리에 대한 과도한 공포는 편두통 환자가 앓는 고통을 다소 극적이지만 여과 없이 보여준다. 영화를 본 관객의 반응은 대체로 당황스러운 쪽에 가깝다. 편두통이 아무리 심하고 고통스러웠어도 어떻게 자식을 죽일 수 있을까? 하지만, 두통을 전문으로 하는 신경과 의사로서의 내 대답은 그럴 수 있다.다. 대한두통학회 연구에 따르면, 두통은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일생 중 한번은 경험하는 매우 흔한 증상으로, 여자의 66%, 남자의 57%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 두통으로 고통받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두통으로 인한 통증의 심각성을 과소평가 한다. 특히, 편두통이라 하면 단순히 한쪽 머리가 아픈 것으로 생각해 나도 한쪽 머리 아픈데라는 식으로 쉽게 폄하하고 환자의 고통을 애써 무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국제두통질환분류에 따르면, 편두통은 구역?구토를 동반하고, 빛과 소리에 대한 공포감과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양쪽 머리가 동시에 아픈 경우도 흔한, 심각한 질환 중 하나다. 통증의 강도를 1점에서 10점까지 나타냈을 때 편두통 환자들이 느끼는 일반적인 통증의 강도는 7.1점이다. 골절로 인한 통증(7점) 보다 높고, 출산의 고통(7.3점) 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편두통 증상이 극심할 때의 통증 강도는 8.6점으로, 출산의 고통(7.3점)과 신장 결석 통증(8.3점) 보다도 높다. 편두통 환자를 더욱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비전문가에 의한 잘못된 치료다. 대표적 사례가 약물과용두통이다. 약국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급성 진통제는 차치하고라도, 아직도 소수의 병의원에서 트립탄(편두통 특수 급성기 약물) 제제나 복합진통제를 과도하게 처방한다. 급성 진통제를 한 달에 6일 이상 사용하면 약물과용두통의 위험성은 6배가량 높아지며, 한 달에 11일 이상 사용하면 그 위험성은 약 20배까지도 올라간다. 약물과용두통이 발생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급성 진통제의 효과도 떨어지고, 두통의 빈도도 잦아질뿐더러, 약물에 대한 의존성이 심각해져 근본적 치료가 어려워진다. 두통은 복잡한 신경계 질환이다. 국제두통질환분류에 명기된 230여 개의 개별적 두통 진단명 이외에도, 부수적인 다양한 진단명이 존재할 정도다. 두통은 정확한 진단과 지속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해 신경과 전문의를 통한 체계적인 개인 맞춤 치료가 필수다. 두통 유발 인자의 파악과 생활습관교정을 기본으로, 개인에게 맞는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보톡스 시술, 신경차단술, 통증유발점주사를 비롯한 다양한 시술과 세팔리나 경두개자기자극을 비롯한 치료용 의료기기의 적용도 가능하다. 더욱이 최근에는 CGRP 관련 단일클론항체가 편두통과 군발두통의 치료에 강력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강조하면서도 나 자신에게도 되짚고 싶은 점은 그 어떤 치료적 수단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환자에게 심어주는 일이라는 것이다. 두통으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마저 죽일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러한 비극은 없어야 하기에 오늘도 두통의 임종을 기도하며 성호를 긋는다. 배대웅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신경과 교수(대한두통학회 보험이사)

[건강칼럼] 겨울 스포츠 스키ㆍ보드 탈 때, 관절 조심하세요

추울수록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추운 겨울을 기다려온 스키, 스노보드 마니아들이다. 대표적인 겨울철 레포츠인 스키와 스노보드는 에너지 소비량과 활동량이 많은 운동으로 우리 몸의 평형감각과 조정 능력, 유연성을 기르는데 효과적이다. 또한, 전신운동이면서 하체 근육을 발달시키는데 뛰어나고 유산소 운동이라 심폐기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눈 위를 빠르게 내려오면서 짜릿함을 느끼는 겨울 스포츠는 작은 실수에도 다치기 쉽다. 한국소비자원 보고서에 따르면 스키나 보드로 인해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는 다리, 머리, 어깨, 손목 순으로 나타났다. 사고 발생 주요 원인은 미끄러짐ㆍ넘어짐(89%) 때문이고, 증상은 골절과 탈구가 가장 많았다. 그 뒤로 타박상, 열상(찢어짐)과 출혈, 염좌, 뇌진탕 등의 증상이 있었다. 주로 상대방과 충돌하거나 넘어지면서 관절부위 부상으로 많이 나타나는데, 추운 날씨로 관절이 굳은 탓에 심한 경우 골절이나 인대손상, 탈구 등 큰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무릎은 하체가 고정된 상태에서 상체만 돌아간 채 넘어지기 때문에 무릎 관절의 연골이나 인대가 손상될 가능성이 크다. 스키는 스키 부츠가 발목 윗부분까지 고정되어 있다. 급하게 방향을 바꾸거나 정지하면 무릎이 뒤틀리면서 회전 압력에 의해 십자인대가 끊어지거나 골절과 같은 부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보드는 넘어질 때 진행방향의 수직으로 넘어지게 되는데, 넘어지면서 엉덩이와 허리로 충격이 전달된다. 처음으로 스키나 보드에 입문할 때 강사들이 제일 먼저 알려주는 것이 잘 넘어지기다. 균형을 잃고 넘어질 때 몸에 힘을 주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하면 가벼운 찰과상 정도로 끝날 일을 되려 골절이나 뇌진탕 등의 부상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 넘어질 때 손으로 땅을 짚으면 손목이 삐거나 골절될 수 있으며, 어깨 탈구까지 이어질 수 있다. 되도록 측면으로 누우면서 엉덩이가 먼저 땅에 닿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든 운동에는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특히 겨울철 운동 전에는 10분~15분 정도의 체조나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 관절의 운동범위를 늘려주고 신체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물론 평소 꾸준한 근력 운동도 부상예방에 도움이 된다. 반드시 본인에게 맞는 헬멧과 전용 장갑, 보호대를 착용하고, 스키장 눈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시야가 방해받지 않도록 고글을 착용해 부상을 방지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코스를 이용하는 것과 도착지에 내려와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박태훈 원장

[건강칼럼] 폭음하는 여성 증가, 성인 여성 월간폭음률ㆍ고위험 음주율 모두 증가

폭음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남성과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여성이 남성보다 피해가 크고 더 짧은 기간에 알코올중독이라 불리는 알코올 사용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여성 월간 폭음률은 2005년 17.2%에서 2018년 26.9%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성인 남성의 월간 폭음률이 55.3%에서 50.8%로 소폭 감소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고위험 음주율 역시 성인 남성은 2005년 19.9%에서 2018년 20.8%로 소폭 늘었다. 이에 비해 성인 여성은 3.4%에서 8.4%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한 번의 술자리에서 소주를 기준으로 남성은 7잔, 여성은 5잔 이상 마시면 폭음으로 보는데 이러한 폭음 형태의 술자리를 주 2회 이상 하는 비율을 고위험 음주율이라고 한다. 여성은 남성과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더 빨리 취하고 신체적으로 더 심한 손상을 입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남녀가 같은 양의 술을 마셨을 때, 남성보다 여성에게 알코올로 인한 신체 손상이 더 크게 나타난다. 남성보다 여성이 짧은 음주 기간을 갖더라도 간 질환이나 간경화에 걸릴 확률 역시 더 높다. 실제 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폭음이 간에 미치는 손상 정도를 봤을 때 남성보다 여성에게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은 물에 잘 녹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여성은 남성에 비해 신체 수분량이 적고 알코올 대사 능력이 떨어진다. 이 같은 생물학적 특성으로 인해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여성이 남성보다 혈중알코올농도가 훨씬 짙게 나타난다. 여성의 폭음은 생리불순을 비롯한 불임, 자연 유산, 조기 폐경은 물론 유방암이나 골다공증의 위험을 높인다. 알코올의 섭취량과 정비례한다고 알려진 유방암은 소량의 음주를 통해서도 발병 위험이 1.4배나 증가한다고 알려졌다. 알코올은 골 대사와 비타민D 대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골다공증의 위험도 증가시킨다. 이는 여성의 고용률이나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아지고 초혼 연령이 높아지는 등 사회 환경의 변화가 여성의 고위험 음주율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 동안 본원을 찾아 진료받은 여성 알코올중독 환자의 수 역시 꾸준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4~2018년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알코올 사용장애 진료 여성 환자가 지난 5년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알코올중독 환자는 음주 자체를 즐기는 남성과 달리 스트레스나 우울증, 외로움, 슬픔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와 술이 연관돼 있는 경우가 많다. 술 문제 외에 어떤 감정적인 어려움이 있는지 찾아 함께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여성 음주자는 남성보다 자살 위험성이 높으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 알려진 대로 술과 자살과의 상관관계는 매우 높다. 자살자의 음주 상태에 관한 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자살 당시 음주 상태인 비율이 높고 혈중알코올농도 또한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자살 생각을 하거나 자살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이 음주할 경우 자살 위험성이 더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은 남성보다 알코올 사용장애로 진행되는 속도 역시 훨씬 빠르기 때문에 음주 문제를 발견했을 때 되도록 빨리 치료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석산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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