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건강칼럼] 염증성 장질환

오는 19일은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면서 장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궤양성 대장염은 말 그대로 대장만을 침범한다. 직장에서부터 그 상부로 연속적인 염증을 일으킨다. 크론병은 구강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어디라도 침범할 수 있다. 대장의 근육층을 넘어 깊은 궤양 및 염증을 초래해 협착, 누공(샛길), 천공 등 합병증 발생이 흔하고 이 때문에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흔하다. 이외에도 자가면역질환인 베체트병이 장을 침범한 베체트 장염도 염증성 장질환 중 하나로 보고 있다.

■ 설사, 잦은 복통, 체중감소 등 증상 다양해

염증성 장질환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적인 증상은 없다. 오랜 기간 설사를 하거나 대변에 피가 나와 과민성장증후군이나 치질쯤으로 알고 지내다가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간혹 아무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장폐쇄나 천공 등 심각한 증상으로 병이 나타나는 때도 있다.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엔 피가 섞인 설사가 가장 흔한 증상이며 그 외에도 복통, 대변절박증(참을 수가 없어 급하게 화장실을 가야하는 증상), 체중감소 등을 호소한다. 크론병에서는 복통, 설사, 체중감소가 주된 증상이며, 혈변은 드물다. 항문부위를 잘 침범하여 단순한 치질인 줄 알고 치료받다가 나중에 크론병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흔하다.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질환에 걸릴 유전적 위험요소를 가진 사람에서 장 내 세균과 환경적 요인(음식, 흡연, 약제 등)이 복잡하게 작용해 비정상적인 염증반응이 초래돼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예방접종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영양결핍, 면역억제치료 등의 탓에 일반인과 비교해 감염 노출위험이 크다. 예방접종을 통해 상당수의 질환이 예방 가능하다. 다만, 이미 면역억제제, 생물학제제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 때문에 생(生)백신은 접종해서는 안 되며, 접종 가능한 백신도 접종 후 백신에 대한 면역 반응이 떨어질 수 있다. 면역억제제나 생물학제제를 시작하기 전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염증성 장질환은 단시일 내에 치료되는 병이 아니므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염증성 장질환과 더불어 살아가며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꾸준하게 치료에 임해야 한다. 또한 환자의 상태를 다각도에서 분석, 진단하고 이에 따른 개인 맞춤형 접근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강문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 교수(소화기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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