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칼럼] 10~20대에 재발하기 쉬운 습관성 어깨 탈구

▲ 박태훈 원장

격투기 팬이라면 어깨탈구 부상으로 수술과 재활치료 후 성공적으로 복귀한 ‘코리안 좀비’ 정찬성 선수를 알고 있을 것이다. 정찬성 선수가 시합 도중에 빠진 어깨를 스스로 집어 넣고 경기에 임한 장면을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다. 이처럼 어깨는 복싱이나 씨름 등 운동을 하다가 어깨가 뒤로 젖혀지면서 발생하기도 하고 축구나 농구 등 구기종목을 하다가 넘어지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어깨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전방향으로의 회전운동이 가능한 관절이다. 운동 범위가 넓은 만큼 가장 불안정한 관절이기도 하여 우리 몸에서 가장 탈구가 많이 되는 관절이다. 어깨 탈구는 상완골의 머리 부분이 날개뼈의 관절와로부터 정상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빠져나오는 증상이다. 주로 앞쪽으로 빠지는 전방 탈구가 흔하고, 가끔 후방 탈구가 일어나기도 한다. 격렬한 운동을 즐기는 10~20대에는 특히 탈구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20세 이전에 처음 탈구가 발생하면 재발성 탈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나이가 젊을 때 어깨가 탈구되면 어깨를 안정적으로 지지해주는 관절와순(어깨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관절에 가해지는 힘을 분산시키는 어깨 연골)이 파열되고 관절을 싼 관절 주머니와 인대가 늘어나게 되고 이를 초기에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점차 작은 충격에도 재발성 탈구가 될 위험이 커진다. 빠지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점차 작은 충격에 의해서도 빠지게 되고 심지어 자다가 빠지는 경우도 있다.

어깨관절이 빠지면(탈구)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빠진 팔은 특정 위치에 고정되어 움직일 수 없게 된다. 탈구 시 신경이나 혈관이 함께 손상된 경우에는 팔 부위의 감각이상이나 운동장애, 색 변화와 붓기 등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갑자기 어깨 탈구가 발생하면 스스로 또는 주변인들이 맞추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혈관이나 인대, 신경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바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빠진 팔을 몸에 붙이고 반대 손이나 수건 등으로 팔을 감싸 부상부위를 최대한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깨 탈구는 처음 발생했을 때 보조기를 착용하고, 추후에 어깨 관절 근육 운동을 통해 재발성 탈구로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평소 팔을 과도하게 벌리거나 외회전(만세자세)을 해야 하는 스포츠 활동은 수개월 정도 피하고, 스포츠 활동을 할 때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고, 무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그렇지만, 반복적으로 재발성 탈구 증상이 뚜렷하고, 영상 검사 결과 병변이 확인되면 관절와순을 봉합하거나 관절낭을 중첩해 봉합하는 등의 수술적인 방법을 진행해야 한다. 만약 재발성 탈구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관절뿐 아니라 어깨뼈, 어깨의 힘줄까지 손상을 입는다. 특히 40대 이후가 되면 재발성 탈구로 인해 회전근개 힘줄의 파열이나 어깨 관절염이 생길 수도 있고, 심한 경우 어깨 인공관절 수술까지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어깨 탈구는 처음 발생했을 때 적절하게 치료하여 재발성 탈구로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10대와 20대에서 발생한 외상성 탈구는 40대 이후에서 발생하는 경우보다 재발할 확률이 높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박태훈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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