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응시, 느낀 그대로 표현…임애월 시인의 ‘나비의 시간’ [신간소개]

책장 사이사이 따스한 온기가 서려 있는 이유가 있다면, 한 시인의 진심이 오롯이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임애월 시인은 눈앞의 자연을 있는 그대로 응시한 뒤 마음에 간직하고 이리저리 굴려보다가 다시금 건져 올린다. 그는 ‘지난 7월 펴낸 시집 ’나비의 시간'에서 가식과 위선을 덜어낸 자리를 겸허한 마음과 진솔한 내면으로 가득 채웠다. 1부 ‘나비의 시간’에선 계절감을 머금은 시어들이 행간 곳곳에 녹아들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햇살과 바람이 눈에 담기고 피부에 맞닿을 때, 시인이 어떤 이를 떠올리고 무엇을 회상하고 있는지 따라가보는 시간이다. 이어서 임 시인은 온몸으로 감각하는 일상에서 무심코 포착한 심상들을 깊게 음미한다. 그 과정에서 의미가 중첩되고 확장되는 시들이 2부 ‘붉은 달’에 모여 있다. 이어지는 3부 ‘호모 사피엔스에게’는 사람과 세상과 맞닿은 시선을 확인하는 자리다. 4부 ‘겨울 창가에서’도 역시 생명과 자연을 향한 시인의 세심한 관찰이 돋보인다. 넘볼 수 없는 영역이라면 눈길을 두지 않는 그의 솔직한 면모를 곳곳에서 발견한다. 그저 눈에 담기는대로, 느껴지는대로 표현하고 써 내려가는 진심이 맴돌고 있다. 조명제 문학평론가는 해설을 통해 “임 시인의 정교한 시는 진정성의 울림이 파동친다”며 “불편한 아날로그적 방식이 인간이 심신은 물론 자연의 건강에도 유효함을 믿는 시인의 자세가 돋보인다”고 말했다.

‘너라는 이름의 숲’, ‘경제적 자유’ [신간소개]

■ 아밀 ‘너라는 이름의 숲’ 자신만의 신비로운 작품 세계를 선보여 온 작가 아밀이 첫 장편소설 ‘너라는 이름의 숲’(허블 刊)을 출간했다. 아밀은 지난 2018년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우수작인 ‘로드킬’과 2020년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대상을 받은 ‘라비’로 강렬한 자취를 남겼다. 전작 ‘로드킬’이 여성이라는 인류가 절멸한 미래 사회에서 ‘소녀’라는 새롭고 특별한 종의 출현을 보여줬다면, 이번 소설에서는 조금 더 보편적인 소녀가 등장한다. 책은 기후 위기로 폐허가 된 지구에서 소녀 아이돌 ‘이채’와 그의 팬을 자처하는 ‘정숲’의 이야기를 다뤘다. 섭식장애를 겪는 이채와 따돌림을 당하는 정숲이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위안을 얻어과는 과정이 펼쳐진다. 책은 소녀 시절을 마냥 아름답게 그리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훼손된 마음과 상처를 인간적으로 그려내 다양한 감정을 드러낸다. ■ 벤 칼슨, 로빈 포웰 ‘경제적 자유’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경제적 자유를 꿈꾸지만, 온전히 그 자유에 도달하는 사람은 0.001%에 불과하다고 한다. ‘경제적 자유’(인사이트앤뷰 刊)에선 모두가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부자들의 0.001%의 비밀을 설명한다. 뉴욕시의 ‘리톨츠 자산관리(Ritholtz Wealth Management)’에서 기관 자산을 관리하는 총괄이사 벤 칼슨, 저널리스트·방송인이자 ‘증거 기반 투자자(The Evidence-Based Investor)’의 편집자이기도 한 로빈 포웰이 부자들이 더욱 부자가 되는 이유를 분석해 저축과 투자에 대한 보수적인 진리를 설파한다. 책에서 두 저자는 ‘시간’을 강조한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유한한데, 경제적 자유를 얻지 못하면 자유를 포기하고 시간을 팔아 생존을 위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진정한 경제적 자유는 자유를 돈으로 살 수 있을 때 온다고 설명한다. 책을 통해 ‘시간을 팔아 만든 돈으로 자유라는 시간을 다시 사게 되는 법’, 인생의 자유를 얻는 방법을 알 수 있다.

내 마음을 알고 싶은 날의 ‘우울해방일지’ [신간소개]

독자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보듬어주는 가상의 심리치료상담실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내 마음을 알고 싶은 날의 우울해방일지’(amstory 刊)를 펴낸 이명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연세라이프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경기도자살예방센터장, ㈔자살예방행동포럼 라이프 대표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 원장은 국민의 정신건강 문제와 그로부터 이어지는 사회적인 문제를 개선하는 데 힘써왔으며 책 출간 역시 그의 뜻이 담긴 행보 중 하나다. 이 책은 내담자에게 던지는 “어떻게 오셨어요?”라는 질문에 따라 나오는 대답들을 다루는 데 있어 다양한 비유적 표현으로 고통의 문제를 대상화한 뒤 구체화해서 해법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려내고 있다. 개별 사례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나 특정 이론에 기반한 분석을 전개하려고 하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책을 읽는 이들의 감정과 심리 상태에 보다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한다. 첫 파트인 ‘무기력과 우울’에는 의욕이 없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공허함과 고립을 느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이어지는 ‘화와 분노’에서는 분노조절장애로 신음하거나 집착하는 이들의 사연을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에 얽힌 사례로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불안과 걱정’ 파트에서 저자는 스스로 마주하는 내면과의 마찰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책은 일상의 문제를 다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다양한 사람들과 상황의 사례를 녹여낸 구성으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독자들은 책을 통해 저자가 그간 만나왔던 사람들의 내면, 사람과 사람 사이 놓였던 문제들이 충분한 관심이 전제된 대화와 소통을 거쳤을 때 어떻게 변해가는지 확인할 수 있다. 끝으로 저자는 책을 닫는 곳에 “삶의 여러 가지 문제로 힘들어 한 번쯤 정신건강의학과에 가볼까 생각하면서도 선뜻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분들에게 안내서가 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며 “이 책은 평소 진행하는 상담의 방향처럼 증상의 개선, 관점의 전환 그리고 행동습관의 변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꽃의 단상… 은월 김혜숙 3시집 ‘아득하고 멀도록’ 출간 [신간소개]

“그리움은 앞산에서 뒷산으로 숨는다, 구름이 내 눈에서 뒷머리로 돌아 바람을 끼고 돌 때 와르르 쏟아지는 나뭇잎처럼 바닥을 치고 메아리를 불러 그리움을 찾아 헤매다 두다리를 뻗고 우는 나무가지를 본다…(시집 전문)” 꽃의 시인으로 불리는 은월 김혜숙 시인이 ‘아득하고 멀도록(인문학사)’을 출간했다. 지난 2018년 1시집으로 선보인 ‘어쩌자고 꽃’, ‘끝내 붉음에 젖다(2시집)에 이은 세 번째 시집이다. 꽃을 정점으로 하는 그의 시상은 다양하고 폭 넓다. 때문에 일련의 작품들은 꽃을 매개로 하는 집중과 통찰, 그리고 독특한 직관적 형상력이 빼어나다. 이렇듯 꽃에 대한 호소력은 이번 시집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어느 사이 호수공원 길목엔 연신 뻥뛰기 장수가 팔 운동을 하고 있다, 뻥튀기 터지기를 귀를 막고 엎디어 있는 풀꽃들…(장자호수 공원 소묘)”, “꽃은 마음이 있기에 보지 않아도 꽃이고, 닿지 않아도 꽃이고, 늘 그대로의 꽃이다…(꽃)” 문학평론가 조명제 시인은 “꽃을 사랑하며 화초와 꽃나무를 심어 가꾸고, 농원 한켠에 채소와 과실나무를 기르는 시인, 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날마다 유치원을 찾아 촬영하고 편집해 가면서 졸업 앨범을 제작하는 직업인, 그런 일들을 다 감당해 내는 수완가이며 대인관계가 친화적인 시인이 바로 은월 김혜숙 시인”이라고 평하며 “사랑과 연민, 그리움과 이별 등의 정서적 담론을 더불어 손잡고 살아가자는 공동체적 화합의 사상으로 승화시킨 시의 영토를 마련했다”고 호평했다. 

등단 40년, 고운기 시인이 말하는 '고비에서'

국내 대표적인 서정시인인 고운기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62·사진)가 일곱 번째 시집 ‘고비에서’(청색종이 刊)를 펴냈다.  ‘고비’는 몽골과 중국의 경계에 있는 사막이자 동시에 생의 고비를 뜻한다. 올해로 등단 40년째를 맞은 시인은 여러 해 전 몽골의 고비사막에서 떠올렸던 잔상을 토대로 시를 엮었다. 시인은 삶에서 마주하는 고비를 넓은 초원이 펼쳐진 고비사막과 치환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바라보자고 다독인다. 그는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비사막은 사람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란 뜻도 있지만 광활한 초원이 펼쳐진 곳”이라며 “인생의 고비는 넘기 힘들어도 그것을 넘어서면 확 트인 새로운 세계, 고비사막과 같은 넓은 초원이 보이는 것처럼 서로 변증법처럼 연결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운 일을 겪을 때 인생을 조금 더 넓게 바라보고, 어려움을 넘어서는 과정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총 46편의 시와 3편의 산문이 수록된 시집은 시인이 지나온 길 위의 사유와 맞닿아 있다. 시인의 고향인 벌교에서 발원한 서정의 이미지는 왕십리로 대표되는 청춘의 시간을 지나 몽골에 펼쳐진 고비사막에 이르러 삶과 죽음, 절망과 삶을 오가는 시적 사유와 정신적 방황이 옮겨졌다.  첫 번째 챕터에는 열한 편의 시 중 ‘고비에서’ 제목의 시만 여섯 편 수록됐다. 암 수술을 하며 인생의 고비를 맞았던 시인이 수술실에 들어가며 느꼈던 점과 퇴원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심정, 정기적으로 의사를 만나 예후를 살펴보는 과정을 시어로 담담히 풀어냈다. 시인에게 닥친 병마와 삶의 어려움이 옮겨진 시는 결코 과하지도 과장되지도 않았다. 현재를 살아가며 일상에서 건져 올린 시어들은 폭넓고 깊은 사유의 힘으로 서정의 결을 견지하는 시인 특유의 문체가 묻어 난다. 서정성을 아우르면서도 세태를 바라보는 시인의 날카로운 시선은 거두지 않았다. ‘교육청에서 보낸 교장의 검은 마스크 속 실룩이는 입이 보인다/학생의/일체 정보는 가해자라도 공개하지 않겠다고/특수부 검사의 아들이라 한다’(‘우화’ 중)에서 볼 수 있듯 “평소 생활과 경험에서 찾아낸 소재로 시를 쓴다”는 시인의 비판 의식, 날 것의 감정이 살아있다.  시인은 자신처럼 큰 병을 앓은 이들에게 위안이 되길 바라는 마음, 또 자신이 절망에 빠졌을 때 시를 쓰며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었던 것처럼 많은 이들이 스스로 위안이 되는 그 무언가를 하나씩 품길 바라는 마음을 시집을 통해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인생의 고비를 맞은 이들에게 시 ‘고비에서’를 통해 외친다. “말을 깨워라/새벽이다/지평선에 붙어 북두칠성과 함께 아득하자”.

[이날e북]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外

삶과 맞닿은 과학 도서와 만나는 시간은 내가 인식하던 세상이 누군가의 시선과 세계를 거쳐 어떻게 다르게 변하는지 만끽할 기회다.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의 조각이 새롭게 또 낯설게 바뀐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부담없이 손에 잡히는대로 읽으면 좋은 과학 분야 전자책 두 권을 소개한다. 먼저 예스24 ebook에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이 자연과학 분야 주간베스트에 올랐다. 잇따른 방송 출연 등으로 인지도를 높인 김상욱 물리학자가 5년 만에 단독 저서 신간으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번엔 원자에서 인간을 아우르는 세상 모든 존재들에 관한 이야기다. 존재의 층위를 들춰내면서 우주와 인간이 어떻게 얽혀 있는 관계인지 조망하는 저자는 광활하고 삭막하게만 보였던 우주를 따스한 감성으로 조각해낸다. “이 책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경계를 넘은 좌충우돌 여행기이자, 세상 모든 것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을 위한 지도책”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물리학자로서의 관점만을 내세우지 않은 채 물리학을 넘어섰을 때 보이는 것들에 관해 말하는 책이다. 알라딘 eBook에서는 ‘곽재식의 유령 잡는 화학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교수이자 작가로서 왕성한 행보를 보여온 곽재식 박사는 이 책에서 특유의 문체와 입담으로 삶의 영역 속 미스터리, 이성과 논리로 이해하기 힘든 초자연현상을 다룬다. 심령사진, 악령 들린 인형, 으슥한 곳에서 만나는 망령들을 감싸고 있던 신비의 베일이 저자의 과학적인 접근으로 서서히 사라진다. 특히 저자는 역사 속 괴물들의 이야기와 각종 괴담들을 다루는 데 있어 화학의 측면에서 책을 풀어나가면서도 단순히 사건에 대한 과학 원리를 규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제를 둘러싼 맥락과 흐름을 함께 서술하면서 가독성과 흥미 포인트를 한껏 살려내고 있다.

건강·체력·행복 올리는 '영상으로 쉽게 배우는 음악줄넘기'

혼자서도, 둘이서도, 때론 여럿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운동 중 하나는 줄넘기다. 체력을 키우고 끈기와 협동심을 기르는 데 좋아 학교 체육에서도 매우 비중 있게 권장되는 운동 종목으로 아이들이 수업 시간을 통해서도 즐기고 배운다.  이런 줄넘기의 기본기부터 전문가 과정까지, 또 더욱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음악줄넘기의 모든 것을 혼자서도 배울 수 있는 책이 출간됐다.  음악줄넘기 교육관을 최초로 설립하고 한국음악줄넘기협회장과 세계태권줄넘기협회장인 남중진 명지대 산업대학원 스포츠산업학과 교수가 최근 펴낸 ‘영상으로 쉽게 배우는 음악줄넘기’(도서출판 물푸레)이다. 국내외에서 최초로 발간된 줄넘기 급수 영상책으로 챕터마다 QR코드를 등록해누구나 자신에게 필요한 영상을 찾아 전문가 시범을 보며 쉽게 배울 수 있다. 처음 줄넘기를 접하거나 고난도의 줄넘기라도 영상으로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책에는 한국음악줄넘기협회 급수표와 부상 예방을 위한 줄넘기 전후 운동, 줄넘기 시작 전 실력에 맞는 줄 조절, 줄넘기 스트레칭 및 근력 운동 등 운동 전후에 알고 있으면 좋을 일반 상식이 수록됐다.  특히 다양한 줄넘기 방법과 활용법을 제시해 줄넘기를 더욱 재밌게 즐기고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줄넘기 급수별 동작을 소개하는 4장에선 베이직-엘리트-슈퍼-마스터 과정으로 이어지는 급수별 동작을 개인줄, 짝줄, 긴줄 등으로 나눠 동작법을 상세히 기록했다. 그 방법만 150여가지에 달해 다양한 줄넘기 활용법에 우선 놀라게 된다. 2인, 3인, 4인이 함께할 수 있는 짝·줄넘기영상도 수록돼 있어 부부, 자녀, 친구 등이 함께 운동하며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다.  우문식 상담심리학 박사는 “음악줄넘기는 역경이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 필수 요소인 회복력을 키워주고, 어려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행복을 만드는 셀프 세라피스트를 도와주는 도구 중 으뜸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추천사를 통해 밝혔다. 한편 저자 남중진 교수는 줄넘기 교육관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하며 어린이들의 체력 증진과 자발성, 협동심에 도움이 되도록 교육과 줄넘기를 접목했다.  음악줄넘기 전문 지도자만 6천명 넘게 배출했으며 현재 관장과 원장들을 대상으로 매달 줄넘기 지도자 연수를 진행하고 줄넘기 교육관 경영, 태권도자 경영을 위한 강의를 하고 있다. 또 매주 일요일 수원 교육관에선 줄넘기를 좋아하거나 전문 지도자의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관련 교육을 선보이고 있다. 책에 제시된 줄넘기 동작들은 줄넘기가 어린이들의 집중력과 뇌신경 가소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 사회성과 협동심이 발달할 수 있도록 접목해 개발한 동작들이다.  남중진 교수는 “줄넘기 선진국은 일본과 홍콩, 중국 등이지만 아이들의 사회성과 협동심이 발달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개발한 동작들로 책을 구성해 커리큘럼으로 만들었다”며 “이러한 방법을 전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앞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줄넘기는 키 작은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체력과 건강을 키우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주며 행복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된다”며 “많은 분들이 활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인생에서 묻어난 시의 형상…송인관 ‘골목길’

시인의 일상을 담은 한 편의 잔잔한 시는 편안함을 주면서도 몰입하게 하고, 여운을 남긴다. 여든을 넘긴 세월을 돌아보며 인생의 깨달음, 행복한 찰나의 순간 등을 담은 시들이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을 기대하게 하며 강한 울림을 준다. 송인관 시인이 여섯번째로 펴낸 ‘골목길’(네오딕 刊)이 100여편의 시를 담고 출간됐다. 시집의 제목처럼 골목길에서 고무줄 놀이를 하던 시인의 어린 날들,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고독, 산책길에서 본 소소한 풍경 등 일상의 소중한 순간을 시어로 풀어냈다. ‘세월 참 빠르다/ 한순간 개발에 사라져간 사람들/ 바뀐 풍경에 떠오른 낯선얼굴/ 나 홀로 남아 거기였다고 짚어보네/ 함께놀던 내 반쪽 광식아 죽진 않았지?/ 별밭을 뛰놀던 옛친구 여전한 별빛/ 오늘은 초가집 처마밑 뒤지기가 적당한 밤/ 참새구이 익어가던 냄새가 그립구나 친구야’.  제목이기도 한 ‘골목길’이라는 시는 체험에서 다가오는 시의 형상을 띠면서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자리를 평범하게 한다. 마치 그가 나인 양 공감하게 해 간격을 소멸한다. 누구나 그리워하는 고향 옛날을 그려 자연스럽게 교감의 장을 마련했다. ‘고슴도치들의 지혜’에서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시구에 담아 만남의 기쁨 뒤 이어지는 이별의 슬픔을 담았다. ‘돌고 도는 인생’에서는 행복이 비켜 사라지지 않고 이웃에게까지 퍼져 지속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황혼길’에서는 인생의 사계절 중 겨울에 들어선 시인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사유를 담았다. ‘비애와 참극’, ‘코로나들의 이야기’에선 당쟁으로 얼룩진 역사를 다루면서 우리의 정치를 비판하거나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맞닥뜨린 현실을 풍자하기도 했다. 김용하 시인은 그를 “잔잔한 호수에 오리 노닐 듯 여유롭게 보이지만, 끝없이 물살을 헤치고 자맥질하는 고고한 백조”로 비유하며 “쉼 없이 시강을 헤엄쳐 시 낱알을 건져내려는 집념이 남다르다”고 평했다. 여든을 넘긴 시인의 열정이 시집 곳곳에 베어 사색에 잠기게 한다. 저자는 1938년 과천에서 태어나 2010년 73세 때 수필, 2011년 74세 때 시로 문예지 ‘문학세계’를 통해 등단했다. 제10회 문학세계문학상 수필 부문 본상, 한국예술문화단체연합회 예술문화공로표창장 등을 수상하며 고령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책 속으로 떠나는 여름휴가…소설집 ‘너무나 많은 여름이’와 ‘연수’

소설 속에는 무료한 나날을 잠시나마 잊게 하는 또 다른 세계가 있다. 특히 적당한 길이와 두께감으로 엮어낸 단편집에는 잠시 발을 담갔다가 빠져나온 뒤 다시 머무를 수 있는 연결의 감각이 살아 숨쉰다. 여름철 변덕스러운 날씨에 제대로 된 휴가를 즐기지 못한 이들이 있다면 책 속으로 떠나는 휴가를 제안한다. 계절감이 묻어나는 감성으로 차려 입고 일상의 단면을 머금은 채 작가의 손을 떠난 두 권의 단편 소설집 ‘너무나 많은 여름이’와 ‘연수’를 만나볼 시간이다. 김연수 작가의 ‘너무나 많은 여름이’가 지난달 26일 출간돼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그의 소설은 사람과 소통하는 창구다. 낭독회에 모인 이들에게 읽어주기 위해 써내려 간 단편들이 차곡차곡 쌓여 한 권의 책이 됐기 때문이다.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글은 막연한 단상과 감정들을 구체적인 형태와 질감을 감각할 수 있는 매개체로 빚어내는 과정을 통해 독자와 만난다. 책 속을 들여다보면 삶을 거쳐 태어난 이야기들이 맴돌고 있고, 독자들은 그 이야기를 접하면서 삶에 보다 더 충실해질 기회를 음미하게 된다. 삶의 한자락과 인생 전체를 진동하는 서사들에 잠시 발길을 멈춘 뒤 응시하면 저자의 내면과 맞닿은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독자들은 소설과 소설을 오가면서 거창한 이야기 대신 살아 있다는 사실에 대한 감사한 마음, 잊혀가는 것들을 붙잡는 태도, 마주한 세계와 타자를 향한 다채로운 감정과 생각들을 만난다. 책을 위해 단어를 입으로 뱉고 써내려간 작가의 마음은 어땠을지, 작가가 정성껏 마련한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책을 통해 만나볼 기회다. 지난달 23일 출간된 장류진 작가의 소설집 ‘연수’엔 일상의 빈틈과 빈틈을 메우는 호흡이 곳곳에 배어 있다. 6편의 단편 소설은 마치 일상의 한귀퉁이를 잘라낸 산문을 보는 듯, 현실에서 접하기 힘든 환상 요소들이 없어도 이목을 집중시키는 힘이 있다. 그의 소설 속 사람들은 현실 속 독자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삶을 버텨내고, 쳇바퀴 같은 인생에 따분해진 책 바깥의 우리들처럼 자극과 충격으로 가득한 사건에 휘말리지도 않는다. 도심 속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자전거를 타는 라이딩 모임, 한 직장에 10년 넘게 근무하면서 밟아온 궤적을 돌아보는 직장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학 시절을 추억하는 국문과 학생들. 이처럼 일상에서 한 번쯤은 만나본 사람들, 더 나아가 어쩌면 각자 자신의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책장을 계속해서 넘기는 동력을 만든다. 저자는 책을 매듭짓는 곳에 “여기 실린 이야기들을 쓰는 동안 나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되돌아본다”며 “어떤 장면이나 인물, 혹은 그들이 내뱉는 말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떠오른다.…다 쓰고 나면 매번, 처음에는 생각지 못했던 무언가가 고여있고 덧대어져 있다”고 담담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불공정 계약 '검정고무신'...문체부, "미분배 수익 지급하라"

1990년대 인기 만화 ‘검정고무신’ 저작권 계약이 불공정했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문체부는 ‘검정고무신’의 캐릭터 업체에 불공정 행위를 중단하고 미분배된 수익을 신고인(고 이우영, 이우진)에게 지급하라는 내용의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검정고무신’ 사건은 고 이우영 작가가 캐릭터 대행사인 형설앤측과 2007년 저작권 계약을 체결했지만 수익 정산 등을 놓고 사업자측은 2019년 고인을 저작권 위반으로 고소했다. 법적 분쟁을 겪던 고인이 지난 3월 스스로 생을 마감한 후 예술인신문고에 관련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문체부의 조사 결과, 피신고인(형설앤·형설앤 대표)은 2008년 6월 체결한 사업권 설정계약서상의 해석을 근거로 신고인에게 투자수익을 배분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설정계약서상 원작 이용료뿐 아니라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투자 수익도 저작권자들 간 배분되어야 할 수익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문체부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체부는 피신고인이 계속 투자수익 배분을 거부할 경우, ‘예술인권리보장법’ 제13조제1항제2호를 위반한 불공정행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문체부는 계약서상 불공정한 내용이 포함됐다며 계약서 내용 변경을 피신고인에게 명령했다.  저작권자 간 2010년 체결한 ‘손해배상청구권 등 양도각서’가 신고인의 검정고무신 관련 작품활동과 사업에 대한 모든 권리를 피신고인에게 양도하고 위반 시 위약금을 규정하고 있어 신고인에게 일방적 의무만 지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상적인 거래 관행에 비춰 ‘현저하게 신고인에게 불이익한 거래조건을 설정한 행위’에 해당, ‘예술인권리보장법’ 제13조제1항제5호를 위반했다는 것이 문체부의 판단이다.  피신고인은 이행 기간 내 계약 당사자와 협의해 계약의 유효기간을 정하는 등 계약서 내용을 변경해야 한다. 아울러 문체부는 신고인이 2008년 사업권 설정계약서 제6조에 근거, 모호한 계약 내용의 변경을 여러 차례 피신고인에게 요구했으나 피신고인이 전혀 응하지 않은 사실도 밝혀냈다.  해당 문구는 ‘본 계약 내용을 변경하고자 할 때 서로 협의해 결정’한다는 내용이었다. 문체부는 피신고인의 행위는 '거래조건의 이행 과정에서 신고인에게 그 밖에 불이익을 주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체부는 사건 당사자 및 관계자로부터 제출받은 의견서, 증거자료 및 여러 차례 진행한 출석조사 결과 등을 통해 '예술인 권리보장 및 성희롱·성폭력 피해구제 위원회'(예술인 권리보장위원회)에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이후 예술인 권리보장위는 해당 사건을 심의, 예술인 권리 침해 행위를 확인한 뒤 문체부에 피신고인에 대한 시정명령할 것을 요청했다. 시정명령에 따라 피신고인은 9월14일까지 이행 여부를 입증할 자료를 문체부에 제출해야 한다. 이를 미이행할 경우, 문체부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3년 이내 범위에서 재정지원을 중단·배제할 수 있다. 또 필요한 경우 문체부는 피신고인에게 '시정조치를 명령받은 사실의 공표에 관한 고시'에 의한 공표를 명할 수 있다. 한편 지난해 9월 예술인권리보장법 시행 예술인신문고에 신고된 사건은 123건이다. 그동안 문체부는 이번 사건을 포함해 예술인 권리침해행위 17건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렸다. 또 시정 권고 3건, 분쟁조정 3건, 조치 전 이행 5건, 종결 15건 등 43건을 처리했다. 현재 14건은 위원회 심사가 진행 중이며, 이 외 66건은 사실조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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