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미추 14일부터 '용병' 공연

70년대 각기 월남과 중동에서 청춘을 불사르며 경제발전에 공헌했지만 90년대 실업자로 전락한 고교 동창생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현대사를 반추해보는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양주에 터전을 마련하고 있는 극단 미추(대표 손진책)는 14일부터 21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서울연극제 자유참가작인 ‘용병(傭兵)’을 공연한다. 문예진흥원 창작활성화기금 당선작인 이 작품은 월남전 참전후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있는 이씨와 중동건설 노동자로 일하다 한팔을 잃은 김씨가 IMF로 실직을 당한 뒤 공공근로사업장에서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들은 황소개구리 소탕사업에 동원되어 일하면서 3.1운동 직후 상해로 건너가 독립군 활동을 했던 김씨 부친의 일기를 보며 과거를 회상한다. 이 과정에서 일제시대 부터 현재에 이르는 우리 현대사의 굴곡과 명암이 교차된다. 98년 첫 장편희곡인 ‘춘궁기’로 삼성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박수진과 99년 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했던 연출가 강대홍씨가 ‘춘궁기’이후에 두번째로 콤비를 이룬 작품. 이번 공연에는 극단 미추의 대표적인 배우인 정태화와 전일범씨가 주인공을 맡아 열연하는 가운데 미추의 젊은 배우들까지 가세해 탄탄한 팀워크를 선보일 예정이며, 중견배우 윤문식이 극 중간에 감초격인 청소부로 등장해 웃음을 선사한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4시30분, 오후 7시30분, 일요일 오후3시, 오후6시. 문의 (031)879-3100

첨단기술 가미된 설치작품 전시회

디지털 문화가 예술전반에 침투해 있는 가운데 현대미술 또한 급격한 지각변동을 하고 있다. 농경문화에서 벗어나 네트워크로 연결된 ‘21세기형 유목사회’를 맞아 보다 창조적인 미술활동이 가능케 된 것이다. 지역작가의 자생적 정체성과 창작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한국문예진흥원 주최로 열리는 ‘이동하는 몸, 흔들리는 땅’에서는 설치작품을 중심으로 디지털 영상과, 첨단기술이 가미된 설치작품 등이 선보여지고 있다. 12일까지 서울의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경기도 작가인 김석환씨를 비롯 강용석, 권순환, 김수범, 김영길, 김영호, 박동주, 박민석, 박상화, 박이창식, 윤진숙, 이문형, 정주하, 차경섭, 허강, 황경희 등 16명의 지역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참여작가는 지역적 구분이 해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대표로서가 아닌, 독자적인 색깔을 갖고 있는 작가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작가들은 디지털 영상이나 사진, 설치품 등 다양한 오브제를 사용해 자연과 테크놀러지를 결합시켜 자연과 문명,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권력, 욕망을 주제로 자신의 역량을 맘껏 발휘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서는 흔히 사용하는 은염사진의 영상기법에서부터 최신 디지털기법이 총 망라됐으며, 지역문화의 정체성에 촛점을 맞춰 새로운 전시개념의 틀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문예진흥원의 김찬욱 팀장은 “중심의 이동전은 2∼3년전부터 시작한 것으로 지역작가들에게 폭넓은 창작의 기회제공 차원에서 마련됐다”며 “주제에서 말해주듯이 탈지역화시대에 ‘이동하는 몸’은 공간의 구분이 없는 작가의 활발한 작품활동을, ‘흔들리는 땅’은 열린공간에서의 문화적 변동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특별한 전시회 공동묘지 프로젝트

내세울 거라곤 열정밖에 없다고 외치는 젊은 작가 33명이 생사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특별한 장소인 공동묘원에서 전시회를 가져 눈길을 끌고있다. 화제의 전시는 오는 15일까지 성남시 분당구 남서울 공원묘원 등에서 펼쳐지는 공동묘지 프로젝트 ‘축제 : 삶과 죽음의 경계/영원으로의 여행’이 바로 그것. 그러나 이들의 작업은 전설의 고향도, 여고괴담도 아니다. 그들이 말하는 것은 죽음이라는 거대한 화두를 통해 다시 풀어보는 그들의 삶인 것이다. ‘내가 지금 어디서·어떻게·왜 살고 있는가’하는 문제에 대한 자연학습 정도라면 이해가 쉬울까? 다시 말해 이번 전시의 공간성의 의미는 순환·상호작용·공존·참여·경계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무언의 장소이며, 또한 이러한 우리의 삶 전체를 아우르는 커뮤니케이션 장으로서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작가들은 여러 형태로 그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 설치미술에서부터 사진, 평면회화, 비디오아트에 이르기까지 이번 프로젝트는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왜 젊은 작가들이 공동묘지와 장례식장에 모여 작품을 전시하는가?’ 작가들은 공동묘지라는 공간을 ‘끝’부터 다시 시작하는 문제의 공간으로 해석함은 물론 특히 혐오시설이 아니라 우리들의 조상이 묻힌 곳, 공원같은 곳, 사색의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전시장에서는 작가 자신의 일기로 빼곡히 수놓은 옷 200벌이 걸려있는 빨래줄이라던가 장례식장 외벽에 붙어 있는 3천마리의 금속나비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장례식장을 통하는 계단을 내려가면 온갖 ‘생과 사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장례식장은 온통 작가들의 다양한 의식세계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꽉 들어차 있다. 어떤 작가는 아예 빈소 하나를 자신의 작품으로 만들었는데 커튼을 열고 들어가면 푸른 형광빛 조명아래‘ 졸졸졸’ 물소리가 나고 사색의 공간도 있어 자신의 점을 직접 쳐볼 수도 있고 경건한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도 한다. 이승과 저승이 만나는 ‘특별한 장소’에서 열리는 아주 특별한 전시를 찾아 한번쯤 자기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의미있을 듯 하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현대환경조형연구소의 이진휴 교수(경원대)는 “처음엔 혹시나 슬픔에 젖어있는 상주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지나 않을까 우려했다”면서 “하지만 전시를 개최한 이후 작가나 관람객, 상주 모두의 반응이 좋아 과도기적인 장례문화의 변신같은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문의 (031)705-4444 /강경묵기자 kmkang@kgib.co.kr k

'신라기와, 그 천년의 숨결' 전시회

“동양 3국의 미감(美感)을 다채로운 문양과 형태를 지닌 기와를 통해 비교해 보세요” 한국과 중국, 일본 3국의 대표적인 기와 유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신라기와, 그 천년의 숨결’을 주제로 한 국내 최초의 ‘기와유물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29일부터 일반인에게 개방돼 11월 12일까지 76일간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는 한·중·일 건축문화의 특징을 비교 전시하고 신라공예의 우수성 및 신라인의 미적 감각을 재조명하기 위해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와 경주박물관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전시된 기와유물은 경주박물관의 ‘얼굴무늬 수막새(人面文瓦當)’ 등 국내 12개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400여점의 기와유물과 중국의 동물문 반와당 등 중국·일본 5개 기관이 보관중인 기와 50여점 등 총 450여점이다. 특히 1934년 경주 흥륜사터에서 발견된 ‘얼굴무늬 수막새’는 한쪽 귀퉁이가 떨어져 나간 평범한 기와에 불과하나 꾸밈이나 과장이 전혀 없는 얼굴에 깃든 담백한 미소는 한국인의 표정을 대표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기와다. 이번 전시회는 3개 주제로 나뉘어 열리는데 기와 유물이 시대순이나 문양별, 국가별 비교 등으로 전시돼 관람객들이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고구려·백제 기와 30여점과 신라기와 40여점을 비교한 ‘신라기와의 발생’, 사원에서 출토된 기와 70여점을 시대순으로 분류해 사원의 품격변화와 특징을 보여주는 ‘사원과 기와’, 기린문과 쌍조, 용 등 다양한 문양의 신라기와 260여점의 제작기법과 문양의 변화를 통해 신라 기와의 변천상을 보여주는 ‘신라 기와의 발전’ 등이다. 또 고대 중국의 남·북조시대와 수·당나라 시대의 기와 25점과 6∼8세기의 일본기와 25점이 함께 전시돼 동양 3국의 기와를 한자리에서 비교해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전시장에는 기와 제작과정을 시연하는 시연장, 관람객이 기와 등을 직접 탁본할 수 있는 탁본장, 기와문양을 이용한 문화상품 판매장 등도 마련된다. 엑스포 입장권을 가진 관람객은 무료로 볼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엑스포 조직위 관계자는 “기와유물 전시회는 신라인들이 당시 나타내고자 했던 각종 미와 그 이면에 담긴 의미를 재조명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난타 2000 7일 수원서 공연

한국의 전통 사물놀이를 주방이라는 친근한 소재에 담아낸 국내 최초의 Non-Verbal Performance(비언어극) ‘난타 2000’이 오는 7일 오후 8시 수원 야외음악당 무대에 오른다. 브로드웨이 대형수입 뮤지컬 작품을 누르고 지난해 최고의 흥행성적을 거두면서 연극계 최대 화제작으로 관심을 모은 바 있는 뮤지컬 ‘난타’는 사물놀이의 리듬이 갖고 있는 원시적 폭발력을 제대로 표현해 낼 수 있도록 힘과 속도감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대사없이 리듬과 비트만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거대한 주방을 무대로 4명의 요리사와 1명의 지배인이 요리를 만들면서 각종 주방도구를 악기로 이용해 멋진 화음을 들려준다. 결혼피로연을 준비하는 세 사람의 요리사에게 지배인이 일을 가르치라는 주문과 함께 자신의 조카를 데리고 오는데 썩 내키지 않아하는 세명의 요리사들은 그래도 지배인의 명령이라 하나 둘씩 요리를 시작한다. 그러나 요리에 써야 할 ‘오리’를 죽이지 못해 냉동오리를 구해오는 등 피로연이 다가올수록 순탄치 않은 준비를 하게 되지만 결국에는 결혼 축하케이크를 만들고 모두에게 찬사를 받으며 일과를 마무리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번 ‘난타 2000’은 국제무대용으로 버전업 시킨 작품으로 외국의 유명 작품들을 면밀히 연구 검토해 연극은 물론 영화, TV까지 희극적인 부분들을 파악, 보다 세계공통의 정서에 가깝게 부합시키고자 줄거리를 상당폭 바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순수 토종뮤지컬의 이름을 내걸고 99년 에딘버러 축제에 이어 상반기 영국공연, 하반기 브로드웨이 공연을 추진하고 있는 등 세계시장 무대를 겨냥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한편 이번 공연을 기획한 투투기획은 중·고생을 대상으로 감상문을 공모, 대상 1명 30만원, 부별 1위 각각 20만원 등 장학금과 사은품을 증정할 계획이다. 응모를 원하는 청소년들은 이날 공연을 본후 A4용지 2장이상 분량으로 감상문을 작성해 오는 15일까지 우편(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010 동서빌딩 301호) 또는 이메일(microtec.co.kr)로 보내면 되고 입상자는 20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개별통지한다.. 문의 (031)226-7747 /강경묵기자 kmkang@kgib.co.kr

서태지 9일 올림픽공원서 공연

서태지는 살이 많이 올랐다든지, S컴퓨터사와 1년간 CF계약을 맺었다든지, 소문만 무성한던 서태지(29)가 4년 7개월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국내가요계에 컴백한다. 오는 8일 앨범을 내고, 9일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공연한다. 그 실황은 MBC 추석특집으로 방송할 예정이다. 서태지는 최근 팬클럽인 인터넷 서기회(seoihei.alpha.co.kr)를 비롯 TAIJIZONE, 나우누리 서태지와아이들 기념사업회포럼, 하이텔 서태지와 아이들 기념사업회포럼, 천리안 서태지와 아이들 팬클럽, 천리안 서태지와 아이들 팬클럽 등에 이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 얼마전부터 가요계가 떠들썩하다. 서태지는 ‘저도 많이 기다렸습니다’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4년 7개월간의 미국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 다시 음악생활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콘서트는 물론 방송계획도 있다고 밝혔었다. 서태지 컴백설은 지난 7월 26일 인디밴드 크로우의 멤버인 최창록과 닥터코어911의 멤버인 안성훈이 공연연습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 서태지와 합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예신문과 스포츠신문 등을 통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서태지의 이번 발표로 그동안 나돌았던 컴백설은 사실로 확인됐다. 서태지는 새 앨범과 관련해 “전과 다른 색의 음악이며 최선을 다한 음악”이라며 “이미 음반의 믹싱과 마스터링을 끝낸 상태”고 밝혔다. ‘난 알아요’를 시작으로 댄스음악을 대중가요의 주류로 정착시킨 서태지는 주류에 반기를 든 파격적 스타일의 노래로 청소년층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후 수많은 아류 댄스그룹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서태지 신드롬’이라 불리는 거대한 문화현상을 낳기도 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이같은 여세를 몰아 이듬해 2집 ‘하여가’를 전격 발표해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그는 2집에서 그의 음악적 뿌리인 메탈적인 요소를 넣어 음악적 기반이 약한 댄스그룹과는 거리를 두었다. 3집 ‘발해를 꿈꾸며’에서 그는 댄스음악을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다시 자신의 음악적 고향인 록으로의 회귀를 보여주었다. 95년 10월 내놓은 4집 ‘컴백홈’역시 당시 속도경쟁으로 치닿던 댄스곡의 흐름에 허를 찌르는 느릿느릿한 힙합곡으로 승부를 건 이색적인 앨범으로 인기절정을 구가하던 중 96년1월 돌연 해체를 선언했다. 서태지의 컴백과 관련해 한 대중음악평론가는 “음악 아닌 음악이 난립하는 국내 가요계 풍토에서 서태지만한 가수가 다시 활동하는 것은 일단 환영할만 하다”면서도 “지난 98년에 발표한 솔로 1집이 기대했던 것보다 완성도가 낮았는데 이번에 어떤 음악을 들고 나올지 궁금하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순수예술 무대공연 ‘2000 아름다운 무대’

국악과 각국의 예술·판토마임·퍼포먼스가 어우러지는 순수예술 무대공연 ‘2000 아름다운 무대’가 오는 9월1일 오후 7시 경기도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어울시민문화원(원장 이청훈)이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우리 대금과 북한 대금의 소리를 함께 들어볼 수 있는 것은 물론 12줄의 가야금과 2줄의 중국악기 얼후, 3줄의 일본 사미센 등 한·중·일 3국의 독특한 미감을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로 4회를 맞는 ‘아름다운 무대’에는 대금산조의 명인 이생강(인간문화재), 중국 국가일급연주원으로 중국 최고의 연주자인 손우영의 얼후, 국내 내로라하는 가야금의 명인 임경주, 일본 사미센 명인의 연주 등이 선보이는 등 동아시아 3국의 전통음악 향연으로 꾸며진다. 또 조선족으로서 북한에서 북한대금을 이수한 김동설의 연주를 비롯해 최정상급 수준의 사물놀이팀 불휘패와 한국소년소녀대금연주단 등이 출연해 한층 더 흥겨운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도 한국 마임의 선구자이고 한국 최초의 판토마임작가로 춘천국제마임페스티벌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진규의 마임공연과 인천월미도 행위예술제 실행위원장이면서 근대 한국을 대표하는 행위예술 작가인 신종택의 퍼포먼스 등 이벤트가 준비돼 있어 전통음악과 이들의 어우러짐 또한 볼거리다. 어울시민문화원 이청훈원장은 “이들 악기는 전통에 머무르지 않고 지금도 각 나라에서 많이 연주되고 사랑받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면서 “뛰어난 문화유산인 화성을 가진 수원에서 훌륭한 내외작가들을 초빙해 전통문화와 현대예술이 접목된 공연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수원예술의 위상도 높이고 또 문화전쟁의 시대에 정체성을 확립하는 근간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31)256-6938 /강경묵기자 kmka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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