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범씨 부천서 ‘魂’시리즈 25점 전시

평면의 화폭에 공간성을 부여해 우리민족의 역사, 고구려의 힘찬 기상을 담아온 서양화가 서기범씨의 개인전이 열린다. 24일부터 29일까지 부천역사 문예 전시관에서 그의 6번째 개인전을 마련했다. 그의 작품은 세밀한 여성스러움과 힘 있는 남성다움이 조화롭게 공존한 고구려의 벽화를 소재로 음양의 조화를 이뤄 존재의 완성을 추구했다. 25점이 전시되는 이번 작품의 주제는 ‘고구려의 혼’. 그의 작품은 우리 민족의 넋과 한을 담은 황토색이 주조를 이루며, 청동으로 입체감을 더해 무게감을 주고 있다. 작품 ‘魂-장엄’은 고구려 벽화에 있는 현무를 생동적으로 나타냈으며, 그 위에 빛을 받아들이는 창문을 그려 희망의 메시지를 입체감 있게 표현했다. 작품 ‘魂-역사의 힘’은 입체감을 주는 청동의 테두리에 뿔이 달린 소머리를 그려 민족의 강인함을 표현했다. 작품 ‘魂-역사의 자리Ⅰ’는 힘찬 날개짓을 하는 주작을 중심으로, 7개의 동그라미가 희망을 나타내는 북두칠성을 의미하며 주작을 받치고 있다. 또 인간군상을 표현한 작은 새가 역사를 의미하는 주작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담기도 했다. 서기범씨는 “몇 해전부터 고구려 역사가 중국에 의해 왜곡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고구려의 혼을 담은 민족정신을 회화적으로 표출했다”고 말했다. 문의(032)665-5055/이명관기자 mklee@kgib.co.kr

부천테마 박물관 ‘四色전시’

추억의 교실 재현… ‘교과서가 틀렸네’展 황실 테이블세팅 감상…세계명품찻잔展 활로켓포 ‘신기전기’·화포 ‘총통’ 등 활展 우리교육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교육박물관, 유럽자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유럽자기박물관, 수석의 아름다움에 도취할 수 있는 수석박물관, 우리 전통 활의 효용과 문화적 가치를 일깨워 주는 활박물관…. 부천시가 운영하는 테마박물관 4곳은 박물관별로 관련 강의와 체험프로그램, 문화학교 등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다양한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한다. ◇교육박물관 조선시대 고서부터 일제강점기 교육자료, 6·25 당시 교육현장과 50~80년대 시기별 교육·학습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어 우리나라 교육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 70년대 교실을 재현해 놓은 공간과 추억의 먹거리, 교복, 명찰과 곤봉 등에선 아련한 옛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어린이들의 올바른 우리말 사용을 유도하고 우리말에 대한 자긍심을 되찾자는 취지로 22일부터 31일까지 ‘교과서가 틀렸네’ 기획전시를 연다. 문의(032)661-1282 ◇유럽자기박물관 독일의 마이센, 프랑스의 세브르, 영국의 로열우스터 등 한 시대를 풍미하며 유럽자기 자존심을 지켜온 명품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18세기부터 20세기의 작품들을 4개 주제로 분류, 각국의 특징을 드러내는 자기화병과 중국식 백색자기를 개발한 독일의 마이센 작품, 베를린 K·P·M(궁중자기공장)의 액자, 독일 황실에서 사용된 디너서비스와 테이블세팅을 감상할 수 있다. 27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세계명품찻잔전을 열고 차문화강의를 한다. 문의(032)661-0238 ◇수석박물관 남한강을 비롯, 전국에서 찾아낸 수반석과 좌대석,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기묘한 수석 900여점을 전시한다. 수석의 유래, 수석이 만들어지는 과정, 수석의 종류와 특징, 수석이 많이 나오는 지역의 특성, 수석감상법 등도 소개해 수석을 느끼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문의(032)661-1282 ◇부천활박물관 옛부터 최근에 이르는 활과 화살, 전통 등을 전시하고 있다. 시대별, 용도별 화살과 일종의 활 로켓포인 ‘신기전기’, 전투에 사용됐던 화포인 ‘총통’도 선보이고 활쏘기에 필요한 도구와 활에 대한 기록물 등 활문화를 알 수 있는 자료들도 전시된다. 체험학습프로그램으로 내년 1월 매주 목·토요일 대나무 활 만들기를 펼치고 개관 제1주년 기념으로 내년 1월29일까지 조선시대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는 모습이 담긴 무예보도가 전시된다. 문의(032)614-2678 /이명관기자 mklee@kgib.co.kr

아시아 강타한 비, 내년 미국 공연

올해 일본, 중국 및 동남아시아를 강타한 비(23)가 내년 미국 시장 잡기에 나선다. 비는 내년 2월2일 오후 8시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 시어터에서 단독 공연을 펼친다. 올 1월 서울을 시작으로 일본, 홍콩, 중국에 이어 연말 대만에서 '레이니 데이'(Rainy Day) 공연을 펼치는 비는 내년 미국 공연을 통해 아시아를 넘어선 가수로서 검증을 받게 됐다. 비가 오르는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 시어터는 현지 가수들도 꼭 한번 서고 싶어하는 유명 공연장이다. 비는 아시아권 MTV 시상식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가수로서 이미 미국 MTV 본사에서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그는 2월 태국에서 열린 'MTV 아시아 에이드'에서 '최고인기 한국가수상'을, 5월 일본의 'MTV 비디오 뮤직어워드 재팬 2005'에서 '버즈 아시아 한국 가수상', 7월 중국의 'CCTV-MTV 만다린 뮤직 아너스 2005'에서 '올해의 한국 가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에 9월 타임 아시아판은 "비는 미국 시장에 진출할 최초의 한국 스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으며, 해리 후이 미국 유니버설 아시아 시장은 '미국 시장에 자랑스럽게 소개할 아시아 최초의 아티스트'라고 극찬한 바 있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비의 미국 공연 소식에 재미 동포의 티켓 예매 문의는 물론 중국, 일본, 대만 언론의 취재 요청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티켓 예매는 19일부터 미국 티켓예매 사이트인 티켓마스터(www.ticketmaster.com)를 통해 시작한다. 연합

화성시 청소년교향악단, 19일 정기연주회

지난해 8월 화성 및 인근 지역 클래식 대중화를 위해 창단된 화성시 청소년교향악단(지휘자 윤왕로·이하 청소년교향악단)이 제3회 정기연주회를 마련한다. 공연은 19일 오후 6시 화성시청 대강당에서 열리며 교향곡과 가곡, 대중가요 등을 다채롭게 선사한다. 현재 청소년교향악단은 양효원양(악장·진안중 2년) 등 초·중·고교생과 대학생 43여명으로 구성됐으며 매주 토요일 봉담읍 문화의 집에서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교향악단은 외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학부모와 윤 지휘자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창단 이후 10차례에 걸쳐 의욕적인 공연을 펼쳐 오고 있다. 청소년교향악단은 지난해 12월 제1회 창단 연주회를 시작으로 수기초등학교 초청연주, 난파 생가음악회, 태안읍 음악회, 생명평화제 음악회, 난파합창단 정기연주 협연 등을 개최했다. 윤 지휘자는 “비록 창단 1년 정도의 경력이지만 눈부시게 실력이 향상되고 있다”며 “지역사회와 연계한 각종 행사에 참여해 클래식의 활성화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의 첫 무대는 슈베르트의 ‘군대 행진곡’으로 장식되고 이어 아일랜드 민요 ‘아 목동들아’와 양희은의 ‘상록수’, 마스카니의 오페라 ‘까벨레리아 루스티카나’ 등을 들려준다. 중견 성악가들의 아름다운 멜로디도 울려 펴진다. 한양대와 독일 른 국립음대 등에서 수학한 소프라노 김은숙씨는 가곡 ‘그리운 금강산’과 ‘강건너 봄이 오듯’, 중앙대와 이태리 아리고 페드롤로 국립음악원을 졸업한 베이스 한양호씨는 ‘라르고’와 ‘눈(김효근 작곡) 등을 들려준다. 특히 이들은 청소년교향악단의 성장을 위해 무료로 참여, 훈훈한 정을 선사한다. 이밖에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1악장과 요한 시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홍난파의 ‘봉선화’, 해바라기의 ‘사랑으로’ 등도 마련된다. 윤 지휘자는 “내년에도 올해처럼 10차례 이상 연주를 계획하고 있다”며 “올 겨울캠프를 통해 차근차근 실력을 다져 명실상부한 청소년교향악단으로 자리를 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전시리뷰/경기문화재단 ‘쉼, 休휴’ 기획전을 보고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눈앞 1층 로비에 웬 거인의 두 발목 종아리가 버티고 서있는 것이었다. 시선을 치켜 떠보니 그것은 맨발에 무릎위까지를 조각한 작품으로 그리스의 무슨 신화를 연상케 했다. 족히 2m 높이가 됨직한 거인의 종아리를 외람되게 손가락으로 튕겨봤더니 플라스틱 제품이다. 비록 석재가 아닌 플라스틱 조각도 얼음조각이 있는 것 처럼 조각이긴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 앞엔 거인의 발자국 크기만한 유니섹스형의 우람한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며칠전 수원시 인계동 경기문화재단 현관에서 보고 느꼈던 게 이랬다. 알고보니 그것은 경기문화재단이 연말연시(11월25일~2006년 1월31일)를 맞아 설치한 ‘쉼, 休휴’ 기획전이다. “그렇구나!” 하는 필링이 선뜻 다가섰다. 올 달력을 마지막 한 장 남겨놓고 뜯어냈던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뭔가 쫓기듯이 바삐 살면서 잊었던 소중한 지난 한 해를 반추하게 됐다. 힘차고 우람해 보이는 두 발목 종아리의 조각상은 올해도 부지런히 뛰었던 것과 매한가지로 내년에도 부지런히 뛰어라는 계시로 보였다. 그러고 보니 이만이 아니다. 왼켠 빈자리에는 인조 잔디앞에 노랑색 의자와 함께 서 너 개의 아담한 경대가 가지런히 놓여 깨끗한 명경에 올해의 자화상을 비춰봤다. 희망과 정열을 상징하는 두 분홍빛 불기둥 너머에는 13개의 하얀 의자가 공중에 대롱대롱 매여있다. 그 옆에는 또 별 넷이 공중에 떠 있다. 2층 계단을 오르는데 은실로 장식된 계단 벽을 주먹만한 아홉마리의 재롱둥이 원숭이들이 열심히 오르는 소품이 전시돼 있다. 그걸 보고 “맞아! 원숭이처럼 지혜롭게 열심히 살아가자!”는 정감을 느끼면서 앙증스런 모습에 미소가 절로 나왔다. 그런데 2층은 또 달랐다. 로비의 바닥을 바둑판처럼 구획정리를 하여 수놓은 듯한 반짝이 은실장식 등은 마치 다른 공간에 와 있는 듯 했다. 그것은 환상의 공간이다. 환상이지만 결코 손에 쥘 수 없는 무지개 같은 게 아닌 실체적 희망이다. 우리의 사회는 인간애로 영위된다. 삭막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인정이 살아 숨쉰다. 이런 인간사회의 긍정적 공간을 연출하는 것은 더욱 인간미 넘치는 지역사회를 만든다. 그래서 생각해봤다. 모든 공공건물의 공간이 이런 기획장식으로 가꿔지면 한 층 더 밝은 지역사회 분위기 만들기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 봤다. 큰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 공공건물이 아닌 개인의 빌딩도 주인이 맘만 먹으면 가능하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연말이 있고 새해의 연초가 있다. 기왕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려면 좀 더 의미있는 장식으로 모든 이들에게 삶의 희망과 이웃의 인정을 샘 솟게하는 공간이 마련되면 이 또한 사회의 정신적 영양소가 될 것이다. 경기문화재단 건물을 찾은 것은 그 안에 든 농협에 볼 일이 있어서였다. 그리하여 r미처 상상치 못했던 공간장식에 이끌려 한참 보던 참에 재단의 송태호 대표이사를 복도에서 만났다. “어떻습니까?” “정말 환상적이네요!” 송 대표이사의 말에 의하면 어느 직원이 아이디어를 내어 기획전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인간사회의 발달은 정체를 거부한다. 역시 파격적인 실험정신은 새로운 가치형성을 시작한다. 이런 생각을 가질만한 또 하나의 사례를 본 것 같다.

내년 2월 수원서 전시회 여는…혜담 스님

“고려불화는 고려 500년 역사의 모체입니다” 30여년동안 고려불화를 재창현하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인 수원 계태사 혜담(慧潭) 스님. 국가차원에서 불교를 장려했던 고려와 달리 조선시대 숭유억불정책에 따라 화려하고 장엄한 고려불화는 퇴색됐다. 불화는 인도와 중국 등을 거쳐 우리나라와 일본까지 이어졌지만 고려불화는 독창적인 색감과 구도로 독자적인 미술양식을 형성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밝혀진 고려불화는 국내외에 걸쳐 모두 130여점. 이중 국내 소장은 국립중앙박물관과 호암미술관 등지에서 13점이 고작이고 일본 도쿄 정가당문고 미술관 등이 106점, 파리 기메 미술관·베를린 동양 미술관 등 유럽과 미국 등이 17점을 소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혜담 스님은 “우리의 혼이 담긴 고려불화 90%가 일본 등 외국서 보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가차원에서 고려불화 복원과 문화유산화작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고려불화의 우수성과 멋스러움을 알리기 위해 혜담 스님은 전시를 통해 일반 대중과의 만남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 99년 수원 뉴코아갤러리를 시작으로 4회에 걸쳐 개인전을 열었고 내년 2월 경기도 문화의 전당 전시실에서 다섯번째 전시를 마련한다. “수월관음도 등 80~90점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전시까지 한 작품이라도 더 그려 고려불화 중요성을 알리고 싶어요” 혜담 스님의 고려불화에 대한 열정은 자신의 몸조차 돌보지 않을만큼 애잔하다. 작업에 몰두할 때는 2시간 밖에 잠을 청하지 못해 손떨림 증상이나 팔이 빠지는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육체적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붓을 놓을 수 없었어요. 빛 바랜 옛 고려불화를 하나둘 재창현하며 깊어 가는 불심은 물론 소중한 문화유산을 일궈 간다는 보람이 더 컸어요” 그동안 제작한 작품들은 ‘아미타여래’, ‘약사여래불’, ‘십왕도’, ‘양류관음도’ 등이 있다. 계태사 내 고려불화연구소를 마련, 작업과 후학들을 길러 내고 있는 혜담 스님은 “자신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주변 도움도 컸다”며 “신도들을 물론 지역언론과 전 경기도의회 장현수 의원 등의 관심과 아낌 없는 배려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1969년 충청도 청량사로 출가한 혜담 스님은 동양철학 연구에 몰두했다. 혜담 스님은 불가 입문 후 토굴에서 수행을 정진하던 어느날 참선 자세로 맞은 일출 속에서 한없이 자비로운 관세음보살상의 모습이 고려불화속에 들어 있음을 깨닫고 지금도 이를 재창현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멕시코내 한인이주 100주년 기념 2005 다이나믹 코리아 투어 첫 공연

‘38시간의 장도 끝에 아메리카 적도에서 일궈낸 한국 문화의 기립박수’ 경기도립무용단이 주 멕시코 대한민국 대사관(대사 조규형)의 초청을 받아 마련한 멕시코 내 한인 이주 100주년 기념 ‘2005 다이나믹 코리아 투어’ 첫 공연을 압축한 표현이다. 특히 도립무용단은 사상 유래없이 긴 비행시간에도 지친 기색 없이 화려한 무대를 만들어 프로 다운 면모를 과시했으며 현지인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안겨 줬다. 한국시간으로 9일 오전 11시(현지시각 8일 오후 8시) 멕시코 오아하까주 오아하까시 마쎄도니오 알깔라 극장을 찾은 무용단은 ‘태평무’를 비롯해 ‘부채춤’, ‘강강술래’, ‘탈춤’ ‘살풀이’ 등 10여개의 고유 레퍼토리를 펼쳤다. 200페소(한화 약 2만원)란, 국가 경제력에 비해 분명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고 객석을 메운 멕시코인 600여명은 시종일관 공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들이었다. 한국 전통의상에서 나오는 자태와 멋스런 몸짓에 ‘브라보’ 등 감탄사를 연발했으며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피날레. 사물과 모든 단원들이 꾸민 ‘농악무’에서 상고돌리기를 비롯, 공중틀기 등 현란한 개인기가 나오자 끊임없는 박수 릴레이가 이어졌으며 결국 1층부터 4층까지 모든 객석이 환호의 무대로 변해 버렸다. 알리사아 또레스씨(여)는 “일전에 한국에 간 적이 있어 (한국의) 전통공연을 본적이 있지만 이런 광경은 처음이다. 남녀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음악과 조화돼 우아함을 느낄 수 있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조규형 대사는 “오아하까를 필두로 멕시코 문화의 본산지라 할 수 있는 동남부지역에서 한국 문화 우수성을 알린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며 “이는 곧 멕시코 한인 이민 100주년을 맞은 (이민)후손들의 정체성을 찾아주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용단이 이같은 결과를 얻기 까지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계획대로라면 무용단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5일 멕시코 시티에 도착, 오아하까 공연까지 3일여동안의 준비기간을 가지려 했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에서 에어캐나다의 여객기(AC 064편)는 이륙을 지연했고 결국, 캐나다 뱅쿠버에서 갈아 타기로 돼 있던 멕시카나의 여객기를 놓쳐 버렸다. 이때부터 무용단의 행보는 바빠지게 됐다. 원인을 제공한 에어캐나다로부터 받은 통보는 가까운 시간에 여분의 여객기 및 좌석 등이 없어 다른 경로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미국 비자가 있는 7명은 LA를 통해 멕시코 시티, 나머지 20여명은 뱅쿠버에서 토론토, 토론토에서 멕시코 칸쿤, 칸쿤에서 다시 멕시코 시티 등으로 이동하는 방법이었다. 뱅쿠버~토론토~칸쿤~멕시코시티 등의 경로를 밟은 무용단원들은 인천부터 환승대기시간을 포함, 무려 38시간을 비행기와 공항 등지에서 보내야만 했다. 에어캐나다 여객기 이륙 지연이 직접적인 문제였으나 좀 더 세심한 계획이 필요했다.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 인솔 관계자의 자세도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한편 도립무용단은 멕시코 동남부지역을 돌며 앞으로 여섯차례 공연을 더 펼칠 예정이다. /멕시코 오아하까시=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