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형곤 유작 뮤지컬,추모공연으로 5월 무대에

고(故) 김형곤의 유작 뮤지컬 ‘투비 오어 낫 투비’가 오는 5월 예정대로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제작사인 엔돌핀코드 관계자는 23일“김형곤이 생전 마지막 날까지 연습을 하던 공연이었기에 예정대로 무대에 올린다”며 “유가족들과 추모 공연 형식으로 진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투비 오어 낫 투비’는 김형곤이 생전에 기획하고 출연했던 연극 ‘병사와 수녀’(원작자 찰스 쇼오)를 뮤지컬로 바꾼 작품으로 김형곤이 직접 기획·제작하고 대본까지 썼다. 공연 장소는 서울 대학로 르메이에르 홀이다. 엔돌핀코드 관계자는 “공연장 이름도 김형곤을 기려 ‘르메이에르 김형곤 홀’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투비 오어 낫 투비’는 6·25전쟁 중 한 무인도에서 만난 수녀와 병사의 운명적인 일주일을 다룬다. 인간의 본능과 종교 사이에서 갈등하는 비극적인 러브스토리를 담았다. ‘병사와 수녀’는 지난 12일까지 연극 ‘안녕하세요 수녀님’으로 각색돼 공연되기도 했다. 연기자 박상면·이현경, 강성진·송민지, 개그맨 서경석·가수 조민아가 각각 병사와 수녀로 출연했으며,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의 김상진 감독이 연출했다.

화성행궁 오면…五感이 즐겁다

“조선 최대 규모의 화성행궁에서 오감이 즐거운 전통문화체험과 상설공연을 만끽하세요” 수원 화성사업소는 행궁건축의 백미인 화성행궁 특설무대에서 매주 일요일 장용영 수위의식과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토요상설공연 등을 펼친다. 여기다 상설체험마당과 무예 24기 공연을 마련, 다채로운 볼거리들을 선사한다. ◇화성행궁 상설마당 개막공연 26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올 상설공연을 알리는 개막행사가 열린다. 늠름한 장용영 군사들의 절도 넘치는 수위의식과 도립무용단의 축하공연, 무예24기 시범 등이 펼쳐진다. 이에 앞서 입장객 128명을 선착순으로 선정, ‘가위바위보’ 대회를 연다. 관람객의 참여를 통해 화합을 다지자는 취지에서 처음 마련됐다. 1등에게는 MP3 등 상품들이 증정된다. 개막식 서막은 장용영의 대북타고 및 취타대의 환영 공연 등으로 시작된다. 이어 수원 시민들 가운데 선발된 정조대왕 및 혜경궁홍씨 그리고 일반 시민 53명 등이 참여해 장용영 수위의식을 진행한다. 도립무용단원 40여명이 북춤과 북의 향연 등을 선보이고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24반 무예를 무예 24기 보존회원들이 재현한다. ◇토요상설공연 수원예총이 주관하며 전통을 중심으로 4개 테마로 구성된다. 26일 도립무용단 개막식을 시작으로 가족단위 공연, 현대적 감각을 접목시킨 국악 크로스오버 등이 선보인다. 상설공연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화성행궁 신풍루 앞 광장에서 열린다. 먼저 다음달 1일 ‘먹아, 놀자’란 주제로 리홍재씨가 대형 서예붓으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8일 경기국악제 대통령상 수상자인 한진자씨가 굿거리로 화성행궁을 축원하는 대감놀이를 펼친다. 예진청소년국악단이 22일 가야금 병창, 경기민요, 판굿 등을 무대에 올리고 29일 소리꾼 이걸재씨가 구음소리와 창부타령 등 맛깔스런 우리 소리들을 선사한다. 가정의 달 5월은 영화 ‘왕의 남자’에 출연해 인기를 끌고 있는 권원태씨의 외줄타기 등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무대로 꾸며지고 6월은 여성들로 구성된 전통타악그룹 ‘동천’ 등 참신한 국악 관련 프로그램들이 펼쳐진다. ◇장용영 수위의식·무예 24기 공연 장용영은 조선 제22대 국왕 정조의 친위부대로 수원 화성에 주둔했다.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장용영 부대의 군례를 엿볼 수 있다. 성문을 여는 ‘개문의식’을 비롯, 깃발을 올리는 ‘상기례’, 국왕이 군인들을 열병하는 ‘국왕친림열병의식’ 등도 선보인다. 무예 24기 공연은 매주 화~토요일 오후 2시와 일요일 오후 3시 각각 열린다. 조선시대 무예를 집대성한 ‘무예도보통지’의 24가지 무예를 뜻하며 장용영 군사들이 익혔던 무예를 시연한다. 한편 화성사업소는 지난해 10월 ‘수원 화성 문화축전’의 일환으로 ‘장헌세자와 혜빈 홍씨의 가례’를 수원에서 처음 재현하기도 했다. 문의(031)228-4405 /이형복기자 bok@kgib.co.kr

80년대 추억속으로…보물섬여행

80년대 친구들과 돌려 보던 추억의 대표 만화잡지 ‘보물섬’. ‘아기공룡 둘리’나 ‘맹꽁이 서당’, ‘달려라 하니’, ‘요정핑크’ 등 인기를 누렸던 연재물들도 모두 이 잡지를 거쳐갔다.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은 24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보물섬 탐험전’을 열고 보물섬 여행을 펼친다. 박물관은 지난 2001년 개관에 맞춰 첫번째 소장자료전인 ‘만화, 무한대의 언어전’에 이어 네번째로 소장자료전을 기획했으며 전시는 ‘보물섬 대표 작품전’과 ‘그때 그 사람’, ‘보물섬 실물자료전’ 등으로 구성했다. ‘보물섬 대표 작품전’에선 인기작가 김수정·윤승운·이진주·이현세·김동화 등의 추억 어린 작품들을 선보이며 ‘그때 그 사람’ 코너는 보물섬의 자랑, 당대 유명스타와 만화가들의 인터뷰 내용 등이 판넬로 선보인다. 특히 ‘보물섬 실물자료전’에선 지난 82년부터 96년까지의 보물섬중 박물관측이 소장한 지난 82년 10월호(창간호)부터 지난 92년 10월호까지 11년동안의 보물섬 실물 전권(121권)이 전시되며 관람객들이 직접 읽어볼 수 있는 특별 공개시간도 마련된다. 80년대 초 어린이들의 만화잡지는 ‘소년중앙’이나 ‘어깨동무’ 등 소년 잡지에 실린 부록만화가 고작. 그때 500쪽이 넘는 초대형 만화 전문잡지인 ‘보물섬’이 탄생했다. 방대한 분량의 만화 종합선물세트 ‘보물섬’에는 이현세·김수정·이상무·허영만 등 당대 최고 작가군이 포진했었다. 지난 82년 10월 창간된 ‘보물섬’은 80년대 어린이 만화잡지의 정상을 누리다 90년대 들어 ‘아이큐 점프’나 ‘소년챔프’ 등 주간지들에 밀리며 점차 지위를 잃어갔고 지난 96년 폐간됐다. 그러나 ‘보물섬’은 80년대 굵직굵직한 대표작 탄생의 산실인 동시에 90년대 초 다른 만화 주간지들이 일본 인기만화들로 지면을 가득 채우며 쉽게 인기를 얻었던 것과 달리, 끝까지 우리 작가들의 만화를 고집하며 올바른 문화정신을 지켰다. 김승동 부천만화정보센터 상임이사는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관람객들이 추억의 인기 만화들과 대화를 나누는 즐겁고 오붓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풍성한 한국 만화들을 보며 ‘나도 이달부터 만화잡지를 모아볼까’하는 특별한 상상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월요일은 휴무. 문의(032)320-3745/이형복기자 bok@kgib.co.kr

봄맞이 모듬전시…입맛대로 골라보세요

봄아지랑이가 살랑살랑 피어오른다. 춘분(21일)도 지나 완연한 봄날씨가 펼쳐지면서 자연의 또 다른 모습들이 움트고 있다. 선선한 봄바람과 함께 한껏 물이 오른 작가들의 작품 감상은 어떨까. 한글을 소재로 밝은 작품을 펼치는 노영선씨와 팝아트를 제작한 김기용씨 그리고 20여년 넘게 그림을 그린 수성여중의 교사화우회전을 소개한다. 안산 갤러리 믿음 내달 5일까지…자·모음 조형적 멋 ◇한글 2006-행복 노영선씨는 디자인처럼 깔끔하고 산뜻한 회화작품을 다음달 5일까지 안산 갤러리 믿음에서 마련한다. 우리말 ‘한글’을 모티브로 자음과 모음을 분해시켜 조형적인 멋을 발산했다. 특히 사람의 이름으로 그린 초상화 작업과 글씨 작업은 음양오행을 담은 동양철학이 담겨 있으며 오방색을 접목시켜 밝은 색상을 추구한 점이 특징이다. 문의(031)480-0741 부평 구올담 갤러리 24일까지…팝아트 선봬 ◇김기용 개인전 아주 오래된 것도 아닌데 ‘올드팝’하면 깊숙한 시간의 흐름이 느껴진다. 많은 무명 가수들이 불렀을 것 같은 올드팝. 작가는 오래 전 사라져 버리거나 간신히 그림자만을 남은 사물들을 현재에 불러내는 작업을 펼친다. 24일까지 부평 구올담 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는 기계방식의 축구게임기에 글씨를 그리거나 인간모양 로봇을 담은 회화작품들을 선보인다. 디지털이 대중화를 이룬 요즘, 손목을 움직여 축구선수들을 조정하는 아날로그식 기계장치에 ‘victory’나 ‘신화’ 등의 단어를 기계 안팎에 적었다. 굵은 선으로 사물의 형태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밝은 원색으로 그린 로봇형상의 회화작품도 선보였다. 문의(031)528-6030 수원미술전시관 27일까지…캔버스에 담은 풍경 ◇수성여중 교사화우회전 매주 금요일 수성여중 본관 1층의 한 공간은 물감냄새가 진동한다. 지난 85년 결성된 화우회는 그림이 좋아 붓과 나이프를 잡은 선생님들의 모임. 화우회는 27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 1층에서 스물한번째 전시를 연다. 매년 정기전을 통해 그동안 탄탄히 습작한 작품들의 결정체들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는 박정인 화우회장을 비롯 김정은·김현정·박소영·신경옥·허다연 교사 등 12명이 참여했다. 신경옥 교사는 푸른 남도의 바다와 농촌풍경을 안정적인 구도로 잡아냈고, 박소영 선생은 캔버스 전면에 노랗게 물든 가을 나무를 과감히 전면에 등장시켰다. 문의(031)228-3647 /이형복기자 bok@kgib.co.kr

봄바람~ 타고온 모차르트- 두번째 이야기

“화창한 봄날씨와 함께 모차르트의 선율을 감상하세요” 성남아트센터가 다음달로 예정된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기념 페스티벌 ‘비바! 모차르트’를 앞둔 가운데 두번째 축하공연을 펼친다. 지난 9일 제1탄 KBS교향악단과 바이올리니스트 양성식의 협연 이후 2탄으로 노부하라 다케하루 지휘 아래 텔레만챔버오케스트라와 쳄발로 연주자인 나가노 신이치로, 바이올리니스트인 나가야마 류이치 등과의 협연이 준비된다. 다께하루는 재일교포 2세로 한국명 ‘강무춘’이란 이름을 가졌다. 지난 1963년 실내악 전문 연주단체인 텔레만챔버를 탄생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텔레만챔버는 일본 관서지방에 거점을 두고 일본 국내외는 물론, 바로크 음악을 보급하는데 현저한 공적을 올리고 있다. 텔레만 작곡의 ‘마태수난곡’과 ‘요한 수난곡’ 등을 일본에서 초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더욱이 지난 90년 6월부터는 바로크 바이올린의 귀재 사이몬 스탠더이즈를 음악고문으로 초빙한 후 바로크 악기를 사용해 연주하는 원전악기 연주단체(단체명:코레기움 무지쿰 텔레만)로도 변신할 수 있는 동양 유일의 전문 연주단체로 명성을 높이는 중이다. 음악감독인 쳄발로 연주자 신이치로와 함께 ‘바하 쳄발로 협주곡집’ 등 많은 바로크 음악 CD를 제작, 보급하기도 한 텔레만챔버는 창립 4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독일 ‘바흐 페스티벌 라이프치히 2003’에 일본에선 유일하게 초빙돼 독일 여러 도시를 순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는 30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만날 수 있는 이들은 비발디의 ‘사계’를 바이올리니스트 김광군 및 김현미와 함께 연주하고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K.136),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뮤직’(K.525) 등을 들려준다. 특별히 신이치로 작품인 ‘모차르트에게 바치는 챔벌로 협주곡’도 선사한다. ‘디베르티멘토’(Divertimento)란 17~18세기 고전파 시대에 유행했던 다악장의 기악곡(대개 현악 4중주 또는 5중주 형태)으로 가벼운 여흥을 전한다. 말 그대로 ‘귀를 즐겁게 하기 위한 음악’인 셈이다. 모차르트는 모두 25편의 디베르티멘토를 썼는데, 이중 K.136, K137, K.138 등은 그가 16살이었던 1772년 잘츠부르크에서 작곡한 것으로 Allegro-Andante-Presto 등 3악장으로 이뤄져 있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김건희 展 내일부터 경기문화재단 전시관

‘바람결따라 연한 잎새들의 황홀한 일렁임이 나를 위로해 준다’ 서양화가 김건희씨(62·안성시 대덕면 삼한리)의 작품도록 ‘한여름’에 담긴 구절이다. 봄을 향해 내달리는 요즘 산천은 새로운 싹을 틔우기 위해 몸부림중이다. 푸른 수풀이 우거진 가운데 나무 세그루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 ‘한여름’은 작가의 심금을 울린 자연의 순연한 모습이다. 소나무와 꽃을 시원스레 담아내는 작가. 스케치하듯 거침 없이 그려내는 작가. 작품 하나하나마다 공력이 실려 예사롭지 않은 기를 품어낸다. 김건희씨가 22일부터 31일까지 수원 경기문화재단 2층 전시관에서 개인전을 연다. 굵은 밑둥에 쭉쭉 뻗은 ‘금강송’과 해풍을 맞아 더욱 견고한 거제도 대포항의 ‘팽나무’, 시원하고 직선적인 ‘낙낙장송’ 등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작업에 매진하기 위해 지난 98년 안성에 작업장을 마련한 후 목도한 ‘붓꽃’과 ‘엉겅퀴’, ‘나리’ 등도 색다른 느낌으로 선보인다. 작품 ‘나리’는 착한 누이를 연상케 한다. 노랗고 붉은 꽃잎은 수줍지만 활짝 폈다. 물결치듯 펼쳐진 배경과 어우러져 판화 같은 분위기도 연출했다. 앙코르왓 스케치 여행을 갔다 돌아오는 길에 비행기 창밖 새벽 하늘에서 영감을 얻은 ‘구름속 하늘 1·2’는 경이로움을 바라보는 맑은 시선을 솔직히 담아냈다. 높고 낮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하롱베이 풍광과 꽃 등을 소재로 한 드로잉 시리즈도 색다른 느낌이다. 80~90년대 민족미술진영에서 제1세대로 활동했던 그는 정신대 문제를 다룬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란 전시(94년)를 열기도 했다. 성완경 인하대 교수(미술 평론가)는 “김건희의 그림은 슥슥 그리는 드로잉의 행복, 유화 물감과 테레핀 냄새의 행복 등이 느껴진다”며 “최근 작품은 성글성글한 맛이 여전하면서도 차츰 소재가 윤기를 띠고 빛을 발하는 느낌을 받는데, 이는 삶의 공력이 높아지고 비슷한 소재를 더 자주 그리고 관찰하는데서 오는 윤기”라고 평했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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