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렁일렁'대는 작가들의 내면, 자유롭게 탐색해볼까

작가들의 내면이 빚어낸 세계가 현실과 비현실, 기억과 상상 사이를 일렁대는 탐색 지대를 만들어낸다. 서지인, 신재연 작가의 초대 2인전 ‘일렁일렁’이 수원 예술공간 아름에서 14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은 두 작가의 눈에 비친 세계가 어떤 방식과 소재로 표현되는지 음미할 수 있다. 서지인 작가는 이미지 사이를 거닐 듯 기억 속의 흐릿하고 뿌연 잔상을 캔버스로 소환해낸다. 매 순간 직관과 우연을 넘나드는 그의 작업 과정을 관람객들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무지개산책’, ‘증식하는 풍경’ 등에 나타난 일상과 풍광들에는 현실에 존재할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들과 가상의 판타지 세계처럼 다가오는 요소들이 섞여 있다. 이에 따라 관람객들은 작가의 기억을 들여다보는 것인지, 작가의 상상 지대를 유영하는지 모호한 인상을 떠안은 채로 감상할 기회를 얻는다. 신재연 작가는 소재와 매체를 한정 짓지 않고 다양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그가 회화뿐 아니라 설치 작품 등 다채로운 소통 방식을 내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내면을 끄집어내 관람객과 나누는 방법에 대해 늘 고민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의 ‘황홀경’ 시리즈도 그런 점이 엿보인다. 얼핏 봐서는 물가 근처의 꽃이 핀 어느 숲속의 풍경 같아도, 자세히 살피면 그렇지 않다. 물결이 흐르는 방향이 마구잡이로 뒤섞여 있고, 꽃도 거꾸로 솟아나 있으며, 물속에서 풀이 돋아나거나 물과 땅의 영역이 혼재된 상태다. 과연 이곳은 어디일까. 작가가 어떤 풍경을 포착한 뒤 그림을 그려냈을지, 작가의 마음이 어떨 때 이 그림을 그렸을지 다양한 상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돋운다. 전시 공간을 채우는 각각의 소우주들은 실제 작가들이 봤던 풍경일 수도, 상상 속의 장소일 수도, 기억과 이미지가 뒤섞인 모호한 장면일 수도 있다는 점이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들이 관람객과 공유하려는 세계는 때로는 캔버스 위에 머무르기도 하면서, 어떨 때는 프린팅된 천과 도자기로 분화되는 등 매체의 확장으로도 이어진다. 이태희 전시기획자는 “내면 속 기억과 감정을 어떻게 세상으로 내비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두 작가의 작품 사이 접점을 찾아낼 수 있다”며 “빛의 감각으로 둘러싸인 풍경이 실재와 허상, 현실과 비현실의 간극을 어떻게 오가고 있는지 탐구하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장애 딛고 화합의 무대 만끽”…제20회 경기도 시·군 대항 장애인합창대회

제20회 경기도 시·군 대항 장애인합창대회가 12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성료했다. ㈔경기도장애인복지회의 주최로 열린 이번 합창대회는 지난 2001년 시작된 이후로 팬데믹 기간 잠시 중단됐다가 지난해부터 재개되면서 올해로 20회째를 맞았다. 이날 행사엔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 박상현·홍원길 경기도의원, 이세항 경기도장애인복지단체연합회장, 신동진 경기도농아인협회장, 이영재 경기도장애인재활협회장, 정태곤 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장, 김순화 한국장애인부모회 경기도지회장, 박선자 경기도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장, 이완모 경기도교통장애인경기협회장, 김성의 내일을 여는 멋진여성 경기협회장, 왕희자 한국SGI무궁화봉사단장 등 내빈이 참석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1부 기념식에 이어 열린 2부 합창대회에선 군포, 안산, 과천, 광명, 안양, 의왕, 광주, 수원, 양주, 구리, 이천, 성남, 오산, 파주, 하남, 여주, 부천 등 ㈔경기도장애인복지회 산하 각 시지부 소속의 장애인합창단 17팀이 아름다운 하모니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공연 이후 진행된 시상식에선 ‘아리랑’을 멋지게 소화한 의왕시장애인합창단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우수상에는 하남시장애인합창단, 우수상은 수원시장애인합창단에 돌아갔다. 이어 금상 1팀, 은상 2팀, 동상 4팀, 장려상 7팀 등 참가한 합창단이 모두 수상해 결과와 상관 없는 화합의 무대가 펼쳐졌다. 최봉선 ㈔경기도장애인복지회장은 “이번 대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몸 사이 경계를 허무는 교류를 통해 기쁨을 만끽하는 축제의 장으로 마련했다”며 “오늘 선보인 멋진 공연이 이곳을 찾은 모든 이들에게 사랑과 감동으로 빚어낸 아름다운 삶의 무대로 스며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작가와 관객이 함께 채우는 시공간…‘2023 아워세트 : 레벨나인×손동현’ [전시리뷰]

따분한 미술관에서 창작자와 수용자가 함께 만드는 시공간이 피어날 수 있을까? ‘2023 아워세트 : 레벨나인×손동현’전이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 지난 5일 개막했다. 이번 기획전은 동양화로 과거에서 현재를 끌어와 동시대성을 다루는 손동현 작가와 현재에서 미래를 넘나드는 창작그룹 ‘레벨나인(Rebel9)’의 인터렉티브 작품들을 겹쳐놓을 때 생겨나는 시간선에 주목했다. 장르도, 영역도, 표현 방식도 전혀 달라 보이는 두 작가의 공통분모는 무엇일까. 바로 창작이든 감상이든 예술을 대하는 데 있어 수용자의 자세가 우선시된다는 점이다. 손동현 작가는 동양화의 전통을 동시대의 관점으로 뜯어보는 작업을 통해 동양화를 대하는 수용자로서도 역시 능동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디지털 정보와 뉴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레벨나인의 작업 역시 자신들의 창작물이 어떻게 수용자와 연결되는지 고민해왔다. 그들의 작품은 수용자 없이는 의미를 획득하기 어렵다. 이에 관람객들은 이들이 마련한 체험의 장을 거닐며 작품을 수용하는 단계를 넘어 전시를 완성하는 주체가 된다. 손동현 작가와 레벨나인의 협업으로 탄생한 ‘라이트하우스-우리가 묻는 대로’를 통해 관람객은 AI와 문답을 주고받는 항해자로서 손 작가의 작품세계를 유영할 수 있다. 질문을 입력하면 미리 정보를 학습한 AI가 몇 가지 형태의 답변을 제시하고, 관람객의 선택에 따라 감상의 방향이 결정된다. 또 다른 협업 작품 ‘만화경’ 역시 수용 주체의 선택이 작품의 빈틈을 메꾼다. 패널에서 원하는 작품을 고른 뒤 패턴 등 세부 설정을 선택하면 벽면에서 관람객이 설정한 대로 디지털 풍경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창작자와 수용자가 전시장을 교류의 장으로 가꿔내는 셈이다. 무한한 정보의 바다를 영감의 원천 삼는 레벨나인은 뮤지엄의 아카이브를 해석하고 재구성하고 수용방식을 조정했다. 이어서 만나는 ‘정보의 미술관, 미술관의 정보’는 경험에 참여하는 주체가 정보를 선별하고 판단하는 길을 비추는 조력자가 된다. 작가는 똑같은 아카이브 자료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보여주는 방식에서 얼마든지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점에 집중했다.  눈길을 돌리면 손동현 작가의 ‘박달나무 동산’이 관람자를 압도한다. 수원지역을 비롯한 경기도와 전국 팔도가 자리한 단원 김홍도의 산수화들이 작가를 통해 해체되고 재조합되면서 지금 이 시점에 관람객과 공유하는 새로운 시공간으로 변모했다. 그는 김홍도의 화법을 비슷하게 흉내내기도 하고, 그가 하지 않았을 법한 방식으로 그림을 그렸다. 손 작가는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그림에 투영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채로운 시점을 여러 폭의 그림에 뒤섞어 놓는 시도 자체가 곧 우리가 어디서든 정보의 분열을 경험하는 과정과 맞닿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벨나인의 신작 ‘매직카펫라이드’ 역시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로 빚어낸 또 다른 세상이다. 수원의 한 상점이라고 설정된 가상세계 속에서, 장비를 착용한 관람객들이 체험하는 모습이 전시장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송출되면서 현실과 가상이 연결되는 광경도 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윤여진 수원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의 적극적인 참여와 개입을 이끌어내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작품 감상의 스펙트럼이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어디까지 확장되는지 가늠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2월17일까지.

우리 대표 ‘과학문화재’를 실감나는 영상으로…실학박물관, ‘조선의 하늘과 땅’ 선봬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이 첨성대, 앙부일구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과학문화재를 실감콘텐츠 영상으로 선보인다. 실학박물관은 오는 12일부터 실감콘텐츠 체험전 ‘조선의 하늘과 땅’을 연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선 국보인 ‘천상열차분야지도’와 ‘혼천시계’를 비롯해 보물 ‘혼개통헌의’와 ‘곤여만국전도’ 등 다양한 과학문화재를 실감나는 영상으로 표현한다. 또 360도 원형의 대형 LED스크린에서 파노라마처럼 상영되는 ‘1787: 스페이스 오디세이’ 영상은 관람객에게 마치 우주여행을 하는 것 같은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계수나무 아래에서 방아를 찧어 불사약을 만드는 달토끼부터 우주를 향한 꿈과 희망을 담은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에 이르기까지 우리 선조들이 남긴 위대한 과학 발전의 발자취가 실감 영상으로 공개된다. 이 영상에는 앙부일구를 비롯한 조선 세종 대의 과학문화와 실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혼개통헌의’를 비롯한 실학시대 과학문화재를 자세하게 소개한다. 이외에도 국보 혼천시계를 증강현실로 만날 수 있는 ‘AR-혼천시계’와 디지털 퍼즐게임을 즐기며 조선시대 세계지도와 세계인식을 배우는 미디어테이블 ‘내 손안의 곤여만국전도’ 등 체험 콘텐츠를 선보인다. ‘AR-혼천시계’는 박물관에 전시된 혼천시계의 형태와 세부구조를 참고해 3D 데이터로 제작했으며, 전시장에 설치된 태블릿을 통해 실제 유물 위에 증강된 혼천시계를 감상할 수 있다. 혼천시계의 구조와 작동원리를 알려주며, 속도감 있는 동작과 십이간지 캐릭터, 혼천의 주변에 펼쳐지는 우주 등 연출효과로 재미를 더했다. 특히 ‘내 손안의 곤여만국전도’는 곤여만국전도를 3가지 체험활동으로 재구성한 미디어 콘텐츠다. 곤여만국전도에 숨겨진 재미있는 사실을 알아보는 ‘곤여만국전도 알아보기’, 곤여만국전도에 그려진 대륙과 동물 퍼즐을 맞추며 즐기는 ‘곤여만국전도 퍼즐’, 마지막으로 곤여만국전도를 지구본에 입혀 입체감 있게 만든 ‘빙글빙글 곤여만국전도’ 등이 있다. 입체 지구모형을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움직이는 동물과 배를 감상하거나, 현재의 지도와 고지도를 비교 감상할 수 있다. 정성희 실학박물관장은 “조선시대는 최신 과학이라고 할 수 있는 천문학에 큰 발전이 있었던 시대”라며 “우리나라의 우수한 과학문화재를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실감콘텐츠 전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립박물관·미술관 실감콘텐츠 제작 및 활용 사업에 선정돼 조성한 것으로, 실학박물관 제3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신선한 상상력 불러 일으키는 현대미술 작가 4명의 이야기…‘Dear my Dreamer’

신선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현대미술 작가 4명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일상 속 사물에 대한 작가의 재치있는 접근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작가의 작품에 마그네틱을 붙이는 등 각종 체험 활동도 가능케 해 오감만족의 전시를 즐길 수 있다. 화성시문화재단은 박형진 등 현대미술 작가 4명의 작품 20여점을 모은 ‘Dear my dreamer’ 전시를 오는 11월30일까지 연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노혜영 작가 작품들이 싱그러운 색감으로 눈을 사로잡는다. 노 작가는 어린 시절 뛰놀던 ‘숲’을 소재로 해 열기구, 집, 비행기, 자동차 등 자신의 꿈을 담은 형상을 곳곳에 뿌려놓았다. 어린 시절 숲에서 마음껏 뛰놀았던 추억들이 행복한 기억으로 새겨진 노 작가는 숲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한다. 초록, 파랑, 분홍 등 다양한 색감의 숲이 마치 푹신푹신하고 포근한 솜사탕 같은 모습으로 관람객들을 동심에 젖어들게 한다. 박형진 작가의 작품 세계는 가상의 이미지가 실체를 덮어버리는 ‘시물라시옹’에서 출발한다. 여기에 ‘렌티큘러’라는 재료를 이용해 보는 방향에 따라 2개의 작품이 보여지는데, 작가는 이 같은 입체적인 효과를 줌으로써 평면의 회화를 가상의 공간까지 확장시킨다. 특히 작품마다 나비와 물고기를 등장시켜 자유롭게 움직이는 듯 하지만 욕망 세계에 묶어 놨는데, 이를 통해 현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영혼을 보여주려 했다. 남지은 작가의 풍경화는 익숙한 소재를 비현실적으로 배치했다. 작품들은 창문을 통해 정원을 바라보는 듯 편안한 인상을 주지만, 지그시 응시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낯설어진다. 남 작가는 창문을 질서 있게 배치하는 등 대칭적 구조를 넣어 시각적 안정감을 주면서도 활엽수와 침엽수를 같이 그려넣거나, 낮과 밤을 공존하게 해 비현실적인 감정을 증폭시켰다. 관람객의 기대 심리를 벗어나게 하는 작가의 트릭을 찾아내는 것이 작품 감상의 또 다른 포인트다. 이재윤 작가는 음식에 생명력이 있다고 가정해 이를 자르고 해체하는 인간을 파괴자로 표현했다. 다만 이 같은 무시무시한 내용과는 다르게 작품에 원색을 사용하고, 만화적인 기법을 차용해 시각적으로 밝은 분위기를 띈다. 이 작가는 인간은 죽음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는 무겁고 진중하지만 머나먼 타인의 죽음은 개인에 머무르지 않고 관찰자 시점으로 대하는 모습을 담아내려 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작가의 작품에 마그네틱을 붙여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보는 ‘체험존’, 작품을 형상화한 형태의 ‘포토존’ 등으로 구성돼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가족친화형 기획전시로 마련됐다. 화성시문화재단 관계자는 “각종 체험 이벤트를 통해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작품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했다”며 “작가의 시선과 창의로움이 공존하는 오감만족의 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원 영선갤러리…전시·작가와의 만남·미술특강 ‘풍성’

시민들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교류의 장이 수원 영선갤러리에서 열린다. 영선갤러리는 지난 1일부터 30일까지 만날 수 있는 김강미·김지현 작가 초대전 ‘한지이야기’전을 진행 중이다.  김강미 작가는 분청자기, 청화백자뿐 아니라 서가를 소재로 하는 한국화 작업과 한지 콜라주로 전시장을 채웠다. 김지현 작가는 도자기와 자연물이 함께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포착해낸 뒤 화폭에 옮겨 놓은 민화를 선보인다. 9일 오후 3시부터 갤러리에서는 전시에 따른 작가와의 만남 및 미술특강 섹션이 마련된다. 전시에 참여한 두 작가의 관점과 생각을 들어보는 자리를 통해 관람객들이 그들의 작품세계에 훨씬 깊게 몰입할 수 있다.  김형진 영선갤러리 대표(국제사이버대 교수)는 ‘김형진 교수의 그림 이야기’를 통해 국내 미술시장과 미술작품 컬렉션의 현황과 방향을 짚어내는 강의를 선보인다. 김 대표의 특강은 현학적인 용어나 깊이 있는 전공 지식과 멀리 떨어져 있다. 그는 미술계 입문자들이 어렵지 않게 업계 상황을 이해하고, 미술에 흥미를 가질 수 있게 문턱을 최대한 낮추는 데 집중하면서 이해를 도와 인기를 얻고 있다. 이승철 동덕여대 교수의 ‘유럽순회전 이야기’ 역시 방문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동덕여대에서 제자를 양성하고 있는 이 교수는 직접 한지를 만들고 한국의 색과 선이 자아내는 매력을 널리 알려온 작가인 만큼, 업계에 종사하면서 쌓은 풍부한 경험을 방문객들과 나눈다. 김형진 영선갤러리 대표는 “영선갤러리는 작품을 전시할 뿐만 아니라 미술 특강을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이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미술 문화를 만끽하는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도서관에서 만나는 미술, 광교홍재도서관 ‘홍재고찰’展

가까운 도서관에서 미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수원 광교홍재도서관은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홍재고찰(弘齋考察) : 책·빛·소리’ 전시를 오는 10월 29일까지 선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문화예술 향유기회 확대와 국내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획됐다.  지난 5일부터 공개된 전시에선 설치미술, 사진,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3명이 현재의 눈과 감각으로 책과 지혜를 재해석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강애란 작가의 설치미술 작품 ‘지혜의 타워링’, 임수식 작가가 우리시대 문인들의 책장을 사진으로 찍고 엮어 완성한 ‘책가도’ 시리즈, 차세대 미디어아티스트로 주목받는 서동주 작가의 ‘천 개의 수평선’(현대자동차그룹 VH어워드 수상작)이다.   22일에는 서동주 작가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으며 도슨트와 함께 하는 일정도 총 12회 진행된다.  이명옥 광교홍재도서관팀장은 “전시를 통해 광교홍재도서관을 찾는 많은 시민들이 작가들의 특별한 시선으로 탄생한 작품을 보면서 가까운 일상 속에서 미술을 경험할 수 있다”면서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공도서관에서 더 많은 시민들이 무료로 특별한 전시회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기피아체레앙상블’ 26일 창단연주회…8대의 피아노가 채우는 무대

경기피아체레앙상블(회장 김명신)의 창단연주회가 오는 26일 오후 7시30분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다. 이번 연주회는 국내외에서 열의를 갖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전문 연주자들이 모여 지난해 8월 결성한 전문예술단체인 ‘경기피아체레앙상블’의 창단을 기념해 개최된다. 경기피아체레앙상블은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모토로 신진 연주자 발굴 빛 음악 문화 보급의 활성화 방안을 다채롭게 도모하고 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 중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등 음악인과 대중 사이에서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방식에 관한 고민도 이어가고 있다. ‘HOPE WITH 8 PIANOS’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공연은 기존 클래식 공연에서 만나기 힘든 기획으로 주목받는다. 바로 8대의 그랜드 피아노가 무대 위에 함께 한다는 것. 김명신, 김민승, 김보아, 김수선, 김수영, 김영, 김엘리, 김유나, 김은지, 김지민, 김태희, 노지영, 노화영, 박다은, 박선화, 심관섭 안소희, 윤은경, 이미경, 장지원, 조영준, 최미선, 한다혜, 황수연 등 총 24명의 피아니스트가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맞춰 섬세하면서도 밀도 있는 연주로 무대를 물들일 예정이다. 공연에선 모차르트의 ‘피가로 결혼 서곡’, ‘교향곡 40번’을 시작으로 김수아의 ‘두꺼비 변주곡’, 라벨의 ‘볼레로’에 이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명곡들을 엮어 편곡한 조영준의 ‘The Classics’ 등의 곡들이 다채로운 피아노 구성에 따라 연주된다. 김명신 경기피아체레앙상블 회장이 총예술감독을 맡았고, 정창준 총연출·무대감독과 김영 예술감독, 백준호 지휘·음악감독 등 조율하는 인력뿐 아니라 김채린 뮤직 스토리텔러 등의 출연진도 무대에 활기를 더한다. 김명신 경기피아체레앙상블 회장은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공연장을 찾는 청중들에게 풍성한 선물 같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음악을 매개로 사람들을 연결하는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화 향유 지대를 더욱 늘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래식 샛별 발굴’…성정문화재단 ‘위너 콘서트’ 12일 개최

우리나라 클래식계를 이끌어갈 젊은 아티스트들의 뜨거운 무대가 펼쳐진다. 성정문화재단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수원특례시·수원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위너 콘서트(WINNER CONCERT)’가 오는 12일 오후 7시30분 수원 SK아트리움에서 개최된다. 이 자리에선 제32회 성정음악콩쿠르의 최종 우승자를 선발한다. 우승을 겨룰 연주자들은 각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피아노 정지원, 첼로 최아현, 바리톤 최준영, 플루트 구다은, 바이올린 유현석, 소프라노 최수지, 클라리넷 서예빈 등 7명이다. 이들은 성정음악콩쿠르 대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상금 2천만원), 성정음악상(성악특별상/재단이사장상·상금 500만원), 수원음악상(수원특례시장상·상금 300만원), 연주상(대회장상·300만원), 청중상(수원문화재단이사장상)을 두고 치열한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이날 위너콘서트는 각 부문의 최우수상 수상자와 수원시립교향악단의 협연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성정음악콩쿠르엔 음악인 1천437명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벌였다. 성악,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등 6개 부문으로 진행해 금상 41명, 은상 45명, 동상 46명의 수상자를 결정하고 이번 위너 콘서트에 오를 최우수상 수상자 7명을 선정했다. 최우수상 수상자들은 자신만의 음악적 해석과 색깔을 입혀낸 연주로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 1992년부터 열린 성정음악콩쿠르는 30여년 간 참여 학생들의 수준을 높이고,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하게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 세계 클래식 무대로 나아가는 등용문으로 스타를 배출할 뿐 아니라 국내 클래식 환경과 저변을 끌어올리고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성정문화재단은 콩쿠르를 통해 유능한 인재를 발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음악도들을 지원하는 장학사업도 펼치고 있다. 2023 성정 황진장학생에는 성악 손지훈(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우승), 바이올린 유현석(뮌헨국립음대 2) 등이 있으며, 성정 정흠장학생에는 성악 노민형(한양대 졸업), 피아노 김정진(퀼른국립음대) 등이 있다. 재단은 이 같은 장학사업이 음악도들의 꿈과 비전을 실현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정문화재단 김정자 이사장은 “음악을 통해 행복을 나누는 아름다운 동행에 함께해 기쁘다”며 “K-Classic을 대표하는 음악인재들이 새로운 꿈을 향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억눌렸던 '예술 갈증' 쏟아내다, 27회 화홍작가전 ‘100호 대작전’

화홍작가회가 제27회 화홍작가전 ‘100호 대작전’을 5일부터 10일까지 수원시립만석전시관 제1전시실에서 개최한다.  화홍작가회는 수원, 오산, 화성, 용인지역에서 서양화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작가들의 모임단체다. 수원화성의 북수문인 ‘화홍문(華虹門)’에서 이름을 따왔다. ‘화(華)’는 꽃, 색깔, 빛을 의미하고, ‘홍(紅)’은 무지개를 뜻하며 ‘예술창조를 슬기로운 문자로 풀이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들은 지난 1995년 5월 구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창립전을 선보인 이후 매년 정기전을 열고 있다. 자연, 인물, 우주만물의 모든 대상을 작가 개인의 의지대로 재구성해 회화적 공간의 접근을 시도하며 유화, 아크릭, 수채화, 복합적 매체를 이용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인 변화로 힘겨웠던 시간을 극복하고 예술가의 열정과 작가정신을 이어가고자 특별히 ‘100호 대작’을 선보인다. 김호선, 김영란, 영희, 김옥향, 손순옥, 오혜련, 유은숙, 최형분, 권혜영, 김미자, 전영매, 정자근, 임승렬, 이자경, 홍성남 등 15명의 작가들은100호 작품 한 점 혹은 50호 작품을 연작으로 선보인다.  작가들에게도 100호 작품은 만만치 않은 크기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100호 대작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이유는 그동안 코로나19로 관객과의 만남과 예술에 집중하는 시간 등 모든 것이 억눌렸던 것에 대한 목마름과 갈증을 제대로 분출해보자는 의지에서다. 매년 작가 2~3명의 개인 부스전을 선보여 온 화홍작가전은 올해 최형분, 김옥향 작가의 개인전을 함께 연다.  김호선 화홍작가회장은 “작가들에게도 100호 작품은 만만치 않은 크기다. 다만 그저 그릴 수밖에 없었고 그 일을 지속할 수밖에 없었던 화홍작가들의 열정을 보여주고자 100호 ‘대작’전을 개최하게 됐다”며 “뜻 깊은 자리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예술에 대한 작가들의 열정을 느끼고, 이를 공유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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