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부터 초등생까지...연령대별 분화,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 [공간의재발견]

인천 서구에 위치한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은 서구청이 건립하고 인천시교육청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영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연령대별 분화된 자료를 구비해 도서관을 친숙한 공간으로 여기도록 조성하고 있으며 성인 독자를 위한 비대면 독서 프로그램 운영으로 전 세대를 아우르고 있다. ■ 구청이 만들고 교육청이 운영하는 도서관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공 어린이도서관은 114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공공도서관 수가 지난해 기준 1천271개인 것과 비교하면 10% 남짓한 비율이지만 2000년대에 들어 그 수가 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2021년 개관한 인천 서구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은 서구청이 건립하고 인천시교육청이 위탁 운영하는 어린이전문도서관이다. 구청과 교육청이 연계하고 협업해 탄생한 공간이라는 점에서도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이 갖는 의미는 크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놀이마루, 영유아자료실, 어린이자료실, 동아리실, 프로그램실, 옥상정원 등을 갖추고 있는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은 보다 분화된 연령별 자료를 구성해 어린이도서관이라는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 시설 중 다른 도서관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놀이마루’가 있다는 점이다. 취학 전 영유아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이 공간은 말 그대로 미취학 아동과 보호자가 도서관에서 놀고 쉬면서 공간을 친숙하게 여길 수 있도록 배려한 주민복지 공간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매월 넷째 주 월요일 아침에 다음 달 사용 신청을 받고 있으며 평일 기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80분씩 6회 운영된다. ■ 성인 이용객을 위한 독서 프로그램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은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이지만 어린이만을 위한 도서관으로 한정되지 않기 위해 성인을 위한 인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달 한 권의 책을 함께 읽고 저자 혹은 관련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SNS로 함께 읽기’는 성인 이용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매달 선정된 도서를 도서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후 시민들의 참여를 접수한다. 독서 참여 및 확인을 위해 인상 깊은 부분을 발췌하거나 서평 및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게시판을 운영해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있다. 또 매달 수요일 저녁 예술, 문학 등 분야별 전문가를 초청하는 수요인문학 강의도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운영 중이다. 특히 성인 대상 인문학 강의는 모두 비대면으로 야간에 운영돼 인근 직장인들이나 원거리 거주자들이 편하게 참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이용자 배려 프로그램 구성은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이 위치한 인천 서구가 구도심인 가좌동부터 신도시인 청라와 검단을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서구 내 이동에도 편도 1시간이 걸릴 정도로 이동 시간이 길다는 점에서 착안해 비대면·야간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이용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과 서구도서관의 특징이자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 가족 모두 책과 친해지기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과 서구도서관도 출산율 감소, 인구절벽 시대에 도서관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은 태어난 아이를 위한 프로그램 만큼이나 임산부를 위한 도서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내년부터 ‘임산부와 태중 아기를 위한 아기마중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한편 서구도서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책동네산책 프로젝트 ‘읽걷쓰 도장찍기 여행’을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에서도 연계해 ‘어린이를 위한 읽걷쓰’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읽고, 걷고, 쓰는 책 동네산책’을 표방한 이 프로그램은 어린이자료실에서 나눠준 읽걷쓰 활동지를 기반으로 독서를 한 후 감상문을 쓰고 가족과 동네를 걸으며 사유하는 시간을 갖는 프로젝트다. 활동지에 기록한 읽걷쓰 내용을 기한 내 제출하면 추첨을 통해 기념품을 증정하며 어린이 개인이나 가족 단위로 참여가 가능하다. 이뿐만 아니라 서구도서관에 근무하는 사서들이 어린이 독자를 위한 그림책을 선별해 직접 연출·제작한 ‘그림책 읽어주는 사서’도 흥미롭다. SNS 등을 통해 영상으로도 접할 수 있으며 기존의 그림책 외에도 서구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뚝딱뚝딱 그림책 만들기’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의 글과 그림을 활용해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만의 고유한 콘텐츠가 됐다.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 주소 : 인천 서구 건지로334번길 45 운영시간 : 평일(월~목): 오전 9시~오후 6시(종합자료실 오후 8시까지) 주말: 오전 9시~오후 5시 휴관일 : 정기휴관일 매주 금요일

지역민과 함께하는 ‘공공예술’ 10년의 기록…‘동두천 그래피티 아트 공공예술 프로젝트’

경기문화재단이 지역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공공예술’로 동두천시를 탈바꿈했다. 거리 곳곳의 건물이 ‘그래피트 아트’로 물든지 올해로 10년을 맞으면서 보산동 외국인관광특구의 상권이 되살아났다. 경기문화재단은 지난 2015년 12월24일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동두천 그래피티 아트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경기관광공사, 동두천시와 협력해 관광객 등이 급감하던 보산동 외국인관광특구의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특히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지속 가능한 축제와 문화콘텐츠 사업을 확장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 20일 국내외 대표 그래피티 아트 작가 5명은 보산동 외국인관광특구에 새로운 그래피티 아트 작품을 선보였다. 한국 작가인 진스비에이치와 정크하우스, 세미, 엔조와 함께 덴마크 작가 스톰은 보산동 상가 건물에 작업을 진행했다. 진스비에이치, 정크하우스, 세미 작가는 지난 2015년 처음으로 동두천 보산동에 작품을 제작한 작가로, 10년 만에 신작을 소개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이번에 새롭게 사업에 참여한 엔조 작가는 “문화 공연을 많이 하는 광장에 ‘불멸의 것들’이란 뜻의 처음 만든 의미 있는 문구를 그릴 수 있어 굉장히 뜻깊었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산동은 한국의 1세대 그래피티 아트 작가부터 해외 유명 작품들까지 거리 곳곳에 펼쳐져 있는 살아있는 그래피티 아트 전시장”이라며 “낙서라는 인식이 강했던 그래피티 아트가 지역 활성화를 견인하며 의미있는 예술로 인식돼 행복했다”고 말했다. 앞서 ‘그래피티 아트’는 동두천 미군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서브컬처’였지만, 21세기 들어 새로운 미술 장르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8개국의 그래피티 아트 작가 24명은 외국인관광특구의 노후 상가 건물을 활용해 총 28점의 작품을 제작했다. 이후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그래피티 아트 프로젝트는 2023년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공공예술을 결합한 주민 편의시설과 거리 개선을 통해 머물고 싶은 보산동 외국인관광특구로 변화한 것이다. 이후 이곳은 ‘그래피티 성지’, ‘그래피티 아트 빌리지’로 유명세를 떨치며 각종 영화, 뮤직비디오 등의 촬영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작품들은 지난 2015년 보산동에서 시작된 작은 지역축제와 어우러져 축제의 규모도 꾸준히 키워갔다. 지난 10월 열린 ‘헬로 DDC 페스티벌’은 그래피티 아트와 더불어 경기 북부를 대표하는 젊은 음악 축제로 자리잡으며 외국인관광특구의 상권을 활성화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단순히 작품의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지역문화예술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 본선’ 1월 5일부터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서

경기문화재단이 ‘2024 처음예술 난장-경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 본선’을 내년 1월5일부터 18일까지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개최한다. ‘경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은 경기도 내 공연예술 관련 전공 대학생과 청년 예비 예술인에게 창작기회를 제공하고 경기도형 청년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 경기도민과 함께하는 문화교류의 장을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재단은 지난 6월 (사)한국뮤지컬협회와 ‘경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 11월엔 도내 11개 대학에서 13개팀, 총 400여명의 대학생들이 페스티벌 예선에 참여했고 그 결과 5개 대학(팀)이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본선 진출 팀들은 대상인 경기도지사상(상금 1천만원)을 두고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경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 본선’에는 ▲동서울대학교(작품명-스펠링비, 1월5일 오후 6시) ▲예원예술대학교(형제는 용감했다, 1월8일 오후 7시) ▲단국대학교(종의기원, 1월11일 오후 6시) ▲대진대학교(스프링어웨이크닝, 1월14일 오후 7시) ▲한세대학교(HOPE, 1월18일 오후 2시) 등 총 5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시상식은 본선 마지막 날인 18일 오후 6시에 열릴 예정이다. 페스티벌을 주최하는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국내에 청년 예술인이나 대학생을 육성·지원 프로그램이 많이 없어졌다”며 “이번 ‘경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을 통해 경기도 대학생들의 뮤지컬을 향한 꿈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심사위원들 또한 경기도 청년 예술인들의 잠재력에 놀라움을 표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처음예술’을 적극 지원하고, 공연예술을 사랑하는 청년 예술인들에게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은 경기도의 2024년 책임계약 사업인 ‘경기청년예술기회오디션’ 사업 중 하나로 마련됐다. ‘경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의 관람을 위한 온라인 예매 등 자세한 사항은 경기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강·김주혜·텍스트힙… 2024 출판업계를 톺아보다

출판업계에서 2024년은 새로운 역사가 기록된 한 해다. 김주혜와 이미리내 작가 등이 해외 문학상을 수상하며 시동을 걸더니 10월, 소설가 한강은 ‘2024 노벨문학상’을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수상하며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출판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 숏폼 등의 인기로 글 읽는 시대가 저무는 가운데서도 ‘텍스트 힙’ 열풍이 불었고 필사 등 책과 글로 자신을 찾으려는 풍경도 나타났다. ■ K문학 빛났던 한 해…읽기·필사 열풍에도 ‘독서 인구 증가’ 전망은 미지수 올해는 한국문학이 세계에서 다양하게 이름을 알린 한 해였다. 전반기엔 한국계 미국인인 김주혜 소설가의 ‘작은 땅의 야수들’이 러시아의 대표 문학상인 톨스토이문학상 외국문학상을 받았고 이미리내 작가의 장편소설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은 미국 윌리엄 사로얀 국제문학상을 한국인 처음으로 수상했다. 3월 김혜순 시인의 시집 ‘날개 환상통’은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NBCC 어워즈) 시 부문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황보름 작가의 장편소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일본에서 인기를 끌며 2024년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에서 1위를 하고 황석영 작가의 ‘철도원 삼대’는 상반기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작에 오르며 한국 문학의 저력을 보여줬다. 역사는 10월에 일어났다. 소설가 한강은 ‘2024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전 세계인의 마음과 마음을 ‘금실’로 연결했다. 출판업계엔 곧 한강 열풍이 휩쓸었다. 수상 후 약 두달간의 판매량으로 한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연간 1위를 차지했고 뒤이어 ‘채식주의자’와 ‘작별하지 않는다’가 2위와 3위에 올랐다. 책 읽는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젊은 세대에선 ‘읽는 것은 멋지다’는 텍스트힙이 유행했다. 자신들의 소셜미디어에 책 읽는 모습과 책 속 문장 등을 찍어 올리는 것으로 과시용 독서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출판업계는 반색했다. 필사책도 인기를 끌며 철학자의 명언이나 국내외 문학 글귀를 따라 쓸 수 있게 엮은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 등이 서점가 판매도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한강 소설을 제외하곤 여전히 출판시장은 얼어붙어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열풍이 부는 것은 매우 반갑지만, 아직까지는 한강에 편중된 상황으로 문학·독서 열풍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며 “일부 출판사를 제외하고는 사실 내년도 전망이 밝지 않다”고 전했다. ■ 올해 신간 트렌드 ‘인생’ ‘코인’ ‘AI·인공지능’ ‘대화법’ 한편 올 한 해 신간 트렌드는 ‘인생’ ‘코인’ ‘AI·인공지능’ ‘대화법’로 나타났다. 문화콘텐츠 플랫폼 예스24가 연말을 맞아 4개 주요 분야(에세이·경제경영·IT모바일·자기계발)에서 출간된 올 한 해 신간들의 제목 트렌드와 출판 동향을 살펴본 결과다. 29일 예스24에 따르면 올 한 해 에세이 분야는 ‘인생’을 제목 키워드로 삼아 삶을 회고하는 에세이가 다수 출간됐다. 제목에 ‘인생’이 들어간 에세이는 올해 126종 출간됐으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4% 증가했다. 경제경영 분야에는 ‘코인’이 들어간 도서의 출간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3%나 늘었다. ‘코인’ 키워드가 포함된 경제경영서는 10종에 그쳤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42종 출간됐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제47대 대통령에 당선하면서 코인 관련 내용이 올해 다시 크게 주목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책 제목에 ‘AI·인공지능’이 포함된 IT모바일 분야 도서는 같은 기간 3배 가까이 급증한 389종이 발간됐다. AI 관련 IT모바일 도서의 판매는 전년과 비교해 62.4% 늘었다. 자기계발 분야에서는 ‘대화법’의 중요성이 주목받은 한 해였다. ‘대화·말’ 키워드가 제목에 포함된 자기계발서의 출간 종수는 2022년 67종, 2023년 75종에 이어 올해는 93종으로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겨울철 불청객 심뇌혈관질환, ‘체온 유지’가 관건

지난달 7일 겨울의 시작인 입동을 지나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됐다. 평년에 비해 높은 기온을 유지하던 가을 날씨가 하루 아침에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등 본격적인 겨울에 접어들고 있다. 겨울철에 자주 발병하는 심뇌혈관질환 예방 관리가 필요한 시기다. ■ 심뇌혈관질환 사망, 12~2월 가장 많아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를 살펴보면 2023년 기준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이 각각 사망원인 2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혈관질환은 특히 기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기온이 낮아지는 10월부터 주의가 요구된다. 심뇌혈관질환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심장과 뇌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심근경색증, 협심증, 심부전증 같은 심장질환과 뇌졸중(뇌경색·뇌출혈) 같은 뇌혈관질환이 포함된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같은 만성질환은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선행질환에 속한다. 우리나라의 심뇌혈관질환 발생률 증가 원인으로는 급속한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꼽힌다. 특히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과체중, 흡연 등 개인의 위험요인 외에 기온 변화도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관은 기온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수축과 확장을 반복한다. 이 과정은 심장과 뇌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는데 이러한 이유로 폭염이 계속되는 여름이나 지속적인 한파를 보이는 겨울철에 심뇌혈관질환의 발생이 증가한다. 겨울철 찬 공기는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켜 말초동맥 수축, 혈압 상승, 심박수 증가의 원인이 된다. 이는 심장에 부담으로 이어지고 낮아진 체온은 혈소판을 활성화시키며 혈액의 점도를 높여 혈전(피딱지) 형성을 촉진한다. 혈전이 혈관을 막거나 혈관 자체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 약해지면 심근경색증과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발생률이 높아진다. 12월부터 2월은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달이다. 특히 고령자나 과거 심뇌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 만성질환자는 혈압 조절 능력이 떨어져 체온 유지 등 건강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면역력이 30% 감소한다. 따라서 실내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얇은 옷을 여러 겹 챙겨 입어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추운 날씨 탓에 외부 활동이 어려운 경우엔 실내운동을 꾸준히 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따뜻한 음료를 섭취하는 것도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된다. 혈압이나 당뇨 등 선행질환자는 평소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 심근경색증과 뇌졸중 심뇌혈관질환은 사망률이 높고 치료가 끝난 후에도 후유증이 남는다. 발병 후 부담이 큰 질환인 만큼 예방과 초기 대응이 더욱 중요하다. 심뇌혈관질환 중 발생률이 높은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증상과 대처법은 다음과 같다. 심근경색증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혈전에 의해 갑자기 막혀 심장근육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심근경색증 조기 증상으로는 ▲가슴에 심한 통증이나 압박감, 짓누르는 느낌 ▲턱, 목, 어깨, 왼쪽 팔 등에 느껴지는 통증이나 불편감 ▲갑자기 숨이 찰 때 ▲갑자기 안색이 창백해지고 식은땀을 흘리는 경우 ▲의식 혼돈 상태 등이다. 한편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지면서(뇌출혈) 그 근처의 뇌가 손상돼 신체 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뇌졸중 조기 증상으로는 ▲한쪽 얼굴, 팔, 다리에 힘이 빠짐 ▲말이 어눌해지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함 ▲한쪽 눈이 보이지 않거나 양쪽 눈 시야의 반이 보이지 않음, 물체가 두 개로 보임 ▲갑자기 어지럽거나 몸의 중심을 잡기 힘듦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심한 두통 등이다.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은 치명적인 질환이지만 증상 발생을 빠르게 파악하고 치료를 받으면 사망 위험과 후유장애를 줄이는 등 회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평소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의 조기 증상을 기억해 뒀다가 증상이 의심되면 즉각 병원 응급실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뇌졸중의 경우 간혹 증상이 저절로 좋아지더라도 재발 위험이 크므로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9대 생활수칙 질병관리청은 2022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생활수칙을 제시하고자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9대 생활수칙’을 10여년 만에 개정했다. 1.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다. 2. 술은 가급적 마시지 않습니다. 3. 적당량의 음식을 규칙적으로, 골고루, 짜지 않게 먹고 통곡물, 채소, 콩, 생선을 충분히 섭취합니다. 4. 규칙적으로 매일 30분 이상 운동하고 오래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을 줄입니다. 5. 적정한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합니다. 6.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합니다. 7. 정기적으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측정합니다. 8.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약물치료 등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꾸준히 받습니다. 9. 뇌졸중 심근경색증의 응급 증상을 미리 알아두고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119를 부릅니다.

"정리, 잘 비운 공간에 새 삶을 담는 용기" 공간크리에이터 이지영 [인터뷰]

공간크리에이터 이지영씨는 “인생에서 인맥, 시간, 생각 등 정리할 게 참 많은데 그중 물건 정리가 제일 쉽지 않냐”고 되묻는다. 그깟 물건 큰 의미 부여하지 말고 과감하게 버리라는 것. “정리는 진짜 좋아하는 물건을 남기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 비움은 버림이 아닌 남김의 과정 2020년 코로나19로 외출이 제한되자 사람들은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배달음식, OTT 등 집에서 즐길거리를 찾아 자발적으로 집순이, 집돌이가 된 것인데 가만히 집을 둘러보니 쌓여 있는 옷가지, 정리해야 할 방구석이 또 다른 스트레스를 유발했다.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꿰뚫기라도 하듯 등장한 TV 프로그램이 ‘신박한 정리’였다. 안 쓰는 물건이 잔뜩 적재돼 있어 발 디딜 틈이 없던 집을 새롭게 탈바꿈시키던 프로그램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우리 집도, 내 방도 저렇게 만들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게 했다. 이 프로그램의 중심엔 공간크리에이터 이지영씨가 있었다. 대구를 근거지로 활동하며 인테리어와 정리를 접목한 서비스를 제공하던 그는 2019년부터 자신이 작업한 공간의 비포&에프터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공간과 정리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노하우를 나눴다.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오랜 시간 유치원 교사로 일하다 보니 어느새 30대 후반이 됐더라고요. 문득 내가 제일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했는데 ‘정리’였습니다. 정리라는 건 원래 타고난 기질이 좀 필요한 분야인데 미술을 하신 아버지 덕에 미감을 갖고 있었고 어려서부터 학급 미화를 도맡을 정도로 한정된 공간에 딱 들어맞도록 배치하는 걸 잘하고 즐거워했습니다. 그래서 정리를 인생의 전공 삼아 뛰어든 것이죠.” 꾸준히 올린 유튜브 콘텐츠를 본 TV 제작진은 ‘정리’를 콘셉트로 프로그램을 론칭했고 그렇게 ‘신박한 정리’가 탄생했다. 정리를 의뢰한 사람들은 새롭게 바뀐 공간을 보며 대부분 뭉클해하고 상처가 치유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우리가 물건을 살 때 그냥 사는 일은 없습니다. 예쁘게 입고 싶어 옷을 사고, 무언가 배우고 싶은 마음에 책을 사죠. 맛있는 음식을 담아낼 것을 상상하며 그릇을 사고요. 그런데 대부분 공간의 여력이 안 돼 못하죠. 제가 생각하는 공간 컨설팅은 사람들이 하고 싶었던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정리는 무조건 비우고 버릴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씨는 “공간을 비우는 것은 버리기 위함이 아닌 남기기 위한 것”이라며 “정리는 잘 비운 공간에 새 삶을 담을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저희 회사명이 ‘새 삶’인데 풀어 읽으면 ‘새 사람’입니다. 정리를 통해 새 삶을 얻고 새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저의 바람이 담긴 이름이에요. 정리는 일이 안 풀리거나 현실을 타파하는 데 가장 쉬우면서도 돈 안 드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지금이라도 집의 한 부분을 정리해 보시길 권합니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뜻의 ‘송구영신’이 연말연시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이씨는 집에서 가장 오래된 물건, 그중 두꺼운 전공서적부터 버릴 것을 권했다. “추억과 경험이 서려 있어서인지 의외로 전공서적을 끌어안고 사는 분들이 많습니다. 더 늦기 전에 올해는 꼭 버리시길 권하고요. 주방 서랍에 있는 일회용 숟가락, 나무젓가락도 아까워 말고 버리세요. 좀 더 효과적인 정리를 원하는 분들껜 신발장 근처에 쌓인 택배 상자를 시작으로 출입구를 정리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너무 넓은 구역이 아니면서도 드나드는 공간이라서 정리의 효과를 피부로 체감할 수 있습니다.” ■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정리왕’ 되기 이씨는 최근 정리를 주제로 한 동기 부여 강연자로 더 많은 활동을 한다. 정리에 대한 대단한 기술보다 정리할 수 있는 힘과 용기, 정리하고자 하는 마음을 주는 것인데 공간 정리는 곧 인생 정리이기도 하다. “제 유튜브 채널명이 ‘정리왕’인데 저는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정리를 잘하는 편이라고 자부합니다. 인생에서 인맥, 시간, 생각 등 정리할 게 참 많은데 이 모든 정리의 과정은 다 똑같아요. 우선 내게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필요하다고 여겨 남긴 것을 정돈하면 돼요. 잘 비우고 언제든 찾을 수 있게 제자리에 두는 ‘정리 정돈’이 핵심입니다. 정리 정돈된 환경에서 삶을 누리다 보면 편안함을 느끼고 그러면 좋은 공간을 더 오래 누리고 싶은 마음에 정리를 즐기게 됩니다.” 이씨는 단적인 예로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알람을 맞춰 놓고 한 주 동안 찍은 사진, 새롭게 저장한 연락처 등을 정리한다고 말했다. 순간 필요에 의해 찍거나 캡처해 놓은 사진을 그때그때 지우고 연락처를 훑어보며 지울 사람은 지우고, 잊고 있던 사람에겐 문득 연락을 하기도 한다고. 그렇게 매주 10분의 시간을 투자해 휴대폰을 정리하고 매년 꼭 남겨 두고 싶은 사진을 인화해 포토북을 만든다. 기록은 휴대폰 안에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을 때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휴대폰에 있는 수천, 수만 장의 사진을 끌어안고 사느라 묵은 휴대폰을 못 버리고, 그러다 보면 휴대폰 충전기도 종류별로 갖고 있게 돼요. 그게 다 짐입니다.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담은 사진은 1년 치 앨범으로 만들어 보관하고, 그 외의 필요한 자료는 매년 외장하드로 남겨둘 것을 권합니다. 무조건 버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잘 남기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이씨는 수많은 정리 정돈 사례를 접하며 정리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몸소 깨달았다. 그리고 사람들이 얼마나 정리를 잘하고 싶어 하는지, 얼마만큼 정리를 어려워하는지도 알게 됐다. 이씨는 어린이들에게 예의범절을 가르치고 경제 개념을 심어주는 것만큼 정리 역시 잘 살기 위해 꼭 익혀야 할 분야라고 말한다. “부모들에겐 정리보다 영어교육이 우선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렇지만 정리는 윤택한 삶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부분이거든요. 전문가처럼 대단한 정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정리 방법을 가르치고 정돈된 공간이 주는 만족감을 알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씨는 자신의 유치원 교사 경력과 정리 교육을 접목한 어린이 대상 정리 교육을 또 하나의 목표로 삼고 있다. 아이들이 타요버스로 교통안전을 배우고 종이접기 선생님과 소통하듯이 놀이처럼 재미있는 정리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 남녀노소 즐거운 정리문화를 전파하고 싶다고. “공간 크리에이터가 된 이후로 매년 가장 바쁜 시기가 연말입니다. 그런데 정리는 삶이거든요. 매일매일 조금씩 나를 돌봐야 1년 치 짐이 밀리지 않아요. 올해를 마지막으로 내년부턴 매일 정리하는 삶을 사시길 응원합니다."

‘중2병’ 판타지가 실현된 인천 독립서점 '마계' [우리동네 독립서점]

서점 마계는 ‘중2병이 머무는 곳’을 표방한다. ‘마계’와 ‘중2병’. 부정적인 인식이 가득한 두 단어를 앞세운 이곳은 중2병의 예민함을 반짝임으로 여기며 모난 구석을 끌어안는 공간이다. ■ 꿈과 희망, 모험이 가득한 ‘중2병’ ‘악마의 소굴’을 뜻하는 ‘마계’는 판타지 소설이나 게임에서 주로 쓰는 단어다. 인천 중구에 위치한 독립서점 ‘마계’(대표 윤석우)는 판타지 문학의 세계관을 토대로 한때 인천의 부정적인 호칭이었던 마계에 새로운 이미지를 불어넣겠다는 포부를 담아 상호명으로 정했다. 서점 마계는 지난해 9월 13일 문을 열었다. ‘중2병이 머무는 곳’을 콘셉트로 하는 이곳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 봤을 판타지가 실현된 서점이다. 주로 판타지 장르 도서와 관련 굿즈를 들이고 있다. “중2병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사춘기 아이의 방황과 비뚤어짐 등 부정적인 방향을 떠올리게 되지만 반대로 중2병이기 때문에 간직할 수 있는 반짝이는 꿈과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점 마계는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이런 반짝임이 나이와 관계없이 모두의 마음속에 존재한다는 믿음에서 출발했습니다.” 윤씨는 서점을 열기 전 인천에서 문화예술단체 ‘파람’을 운영하며 문화 콘텐츠를 기획하고 음악을 만들었다. 공연예술 분야에 종사하며 늘 공간에 대한 아쉬움을 느꼈고 소통하고 교류할 거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인천 원도심에 해당하는 중구 개항장과 신포시장 골목길이 주는 매력에 이끌려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100년이 다 돼 가는 목조주택이 갖고 있는 신비스러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워낙 오래된 건물이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다 보니 리모델링 기간만 반년이 넘게 소요됐어요. 서점을 방문하는 분들이 건물 자체가 판타지 장르로 느껴진다고 하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 인천의 랜드마크를 꿈꾸며 서점 마계에서는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어스시 전집’ 등 세계 3대 판타지 소설 외에도 유명 판타지 이야기들의 특별판, SF소설, 게임소설, 추리소설 등 다양한 판타지 이야기들과 애니메이션 작품집, 판타지 세계관, 신화와 전설 등 대형 서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책들이 가득하다. “때때로 판타지라고 하면 문학적으로는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앞으로도 그런 편견 속에서 묻히기 아까운 책들을 더 많이 발굴할 생각합니다.” 한편 책방지기 윤씨는 독립출판사 알발리 출판사를 운영하며 ‘내 마음이 지옥같아서’, 괴담집 ‘부평괴담, 소곤소곤’등 서점 마계에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직접 제작했다. 또 인천문화재단 청년 문화공간 활성화 사업 공간으로 선정되고 한국근대문학관 신바람 동네책방 책담회를 담당하는 등 서점 마계를 드러낼 수 있는 행사들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아직은 나아갈 길이 먼 서점·출판사이지만 이곳에 단단하게 뿌리내려 마계와 함께하는 분들의 꿈을 응원하고 함께 키워 나가고 싶습니다. ‘인천’의 ‘마계’가 과거의 어둠이 아닌 ‘서점 마계’가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인천의 랜드마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가슴 답답·팔다리 뻐근 ‘담음증’... 운동·식이조절로 체중 감량부터 [알기쉬운 한의약]

여유가 될 때마다 음악을 즐겨 듣는다. 소프라노 박혜상이나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 내한 같은 이벤트가 있으면 가능한 공연장에 간다. K-POP 아일릿도 좋아하고, 미레이도 듣고, 올리비아 로드리고보다는 아리아나 그란데의 Eternal Sunshine을 들으면서 유행에 뒤처지는 건 아닌지 걱정한다. 예전 같으면 종로 주변을 돌아다니며 좋아하는 음반들을 구해야 했지만 세상이 달라졌다. 인터넷이 발전하고 여러 플랫폼이 생기면서 음악 듣기가 너무 편해졌다. 하지만 아무리 요즘이라도 아직 주류에서 벗어나 있는 음악들은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 얼마 전 Maggie Cullen이란 가수의 Canciones Del Viento란 앨범을 들었다. 관심이 가서 찾아보니 국내 포털에는 당연히 정보가 없고, 구글에도 별다른 정보가 없다. 예전에는 이러면 좌절했지만 요즘에는 AI에게 물어본다. “Maggie Cullen”이 누구야? 구글에도 없는데 AI는 답을 해준다. Maggie Cullen은 아르헨티나의 포크 가수로 코스킨에서 열린 Festival País 2024 무대에 섰으며, 프레미오 가르델 2023에서 Canto Versos란 곡으로 수상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코스킨 페스티벌 2024 무대를 감상해보라고 추천해준다. 무엇이든 모르겠으면 검색하는 시대이다 보니, 소중한 내 몸이 아플 때도 누구나 검색을 해 본다. 그래서 진료실에 들어오기도 전에 환자 스스로 진단을 마친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중에서도 열에 일곱 분 정도가 말씀하시는 진단명이 있다. “저는 담음증 같습니다.” 갑자기 몸이 뻐근하고 통증이 생기면 ‘담 결렸다’고 한다. ‘담’은 친숙한 표현이지만 막상 설명하려면 어렵다. 검색해보면 수많은 글이 나오긴 하는데 읽어봐도 원인이 뭐라는 건지 딱 잡히지 않는다. 그런데 읽다 보면 내 증상과 비슷한 증상들이 많아서 내 병도 담음증같이 느껴진다. 한의학적으로 ‘습담’이나 ‘담음’을 간단히 정리하면 ‘체내 수액 대사에 문제가 생겨 특정 부위에 정체되는 현상’을 말한다. 흉부 순환이 떨어지면 가슴에 무엇이 걸린 것처럼 답답하고 갑자기 두근거릴 수 있다. 진득한 가래가 섞인 기침이 나기도 한다. 팔다리 순환이 떨어지면 팔이나 다리가 천근만근 무거워서 꼼짝하기도 힘들어진다. 다리 쪽이나 얼굴에 부종이 생길 수도 있고 소변을 봐도 시원치 않을 수 있다. 배가 살살 아프고 설사를 자주 할 수도 있다. 만성기관지염, 삼출성흉막염, 심부전, 위장 기능 이상, 장폐색증도 담음증과 연관이 있다. 그러니까 담음증은 커피면 커피, 베이글이면 베이글만 파는 전문점이 아니라 무엇이든 다 있는 편의점과 비슷하다. 그래서 어떤 증상이든지 담음병으로 생각하고 찾아보면 담음병으로 보인다. ‘어혈’이란 비슷한 증상도 있어서 환자를 더 고민에 빠지게 한다. 어혈증은 혈액 순환에만 초점을 맞춘 병명인데 두 병 다 순환 대사 문제이다 보니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깔끔하게 정리가 되지 않는다. 내 병이 담음증인지 어혈증인지 고민하지 말고 한의원에 가자. 복잡한 진단은 전문가가 하는 것이 안전하다. 병원에 가기 싫다면 담음병을 예방해보자. 많은 분들이 놓치고 있거나 애써 무시하려는 병의 원인이 체중 증가이다. 근래 들어 체중이 늘었다면 음식 조절과 운동으로 체중부터 줄여야 한다. 물은 가능하면 실내 온도 비슷하게 마시는 것이 좋다. 건강에 좋다고 다양한 차 종류를 드시는 분들이 있는데 아무리 건강에 좋은 것이라도 너무 과하면 신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가래 때문에 힘들다면 색깔과 점도, 양 등을 일기처럼 기록해서 진료 시 한의사에게 보여주면 도움이 된다. 등에 갑자기 ‘담’이 와서 결리고 아픈데 바로 한의원에 갈 상황이 못 된다면 우선 따뜻한 수건으로 찜질해주거나 마사지로 아픈 부분을 순환시켜 주면 도움이 된다.

여성국극·인형극·무용 통해 사회부조리 고발…창작산실 신작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연예술 신작 축제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이하 창작산실)을 내년에 31편 선보인다. 여성국극과 인형극에서 역사·고전 비틀기까지 신선한 소재와 형식의 공연을 만날 수 있다. 28일 위원회에 따르면 17회째를 맞은 창작산실은 제작부터 유통까지 단계별 지원을 통해 우수 신작을 발굴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대표적인 공연예술 지원사업이다. 내년에 선보이는 31편의 공연 중 오는 1월, 신작 무대 6편을 무대에 올린다. 우선 역사와 고전을 모티브로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창작뮤지컬 2편이 공연된다. 다음 달 3일부터 12일까지 인터파크 서경스퀘어 스콘 2관에서 열리는 ‘무명호걸’은 조선을 구하려는 무명호걸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무협 판타지극이다. 1월 8일부터 26일까지 대학로 SA HALL에선 ‘오셀로의 재심’이 공연된다. 셰익스피어의 고전 '오셀로'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데스데모나를 죽인 오셀로가 신화 속 복수의 여신들이 주관하는 ‘에리니에스 특별법정’에서 재심을 받는 독창적인 설정이 추가됐다. 사회문제를 춤과 움직임으로 풀어낸 무용 작품, ‘당신을 배송합니다’(1월 4·5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는 새벽 배송 노동자로 일했던 안무가 백주희의 경험을 모티브로, 배송 노동자가 ‘빠른 배송’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치열한 하루를 그려냈다. 인형극, 여성국극 등 다양한 연극적 형식을 통해 시대를 바라본 연극 3편도 눈길을 끈다.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기존의 인형들 : 인형의 텍스트’(1월 10~19일)는 퍼펫 디자이너인 인형작업자 이지형이 만든 ‘인형’을 중심으로, 그 인형을 활용하는 작업을 세 명의 희곡 작가가 자기만의 시선으로 서술한 세 편의 단막극이다. 각각의 극 속에서 인형은 작가들이 만들어낸 하나의 인물로 표현되고, 세 편의 단막극 연출은 인형작업자 이지형이 맡았다. 작가 고연옥과 연출 구자혜 등 연극 창작진이 참여해 만든 여성국극 ‘벼개가 된 사나히’(1월 11~19일)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선 작가 배해률과 연출 윤혜진의 신작 연극 ‘목련풍선’(1월18~26일)이 관객을 만난다. 화학공장 인근 마을의 가장 외딴집을 배경으로, 도처에 흐르는 수많은 죽음을 기억하며 끈질기게 애도하려는 의지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누리집과 SNS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티켓 예매는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누리집, 인터파크 등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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