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한의사회와 경기일보가 공동 주최한 ‘2024 제7회 경기도한의사회 한의약 콘텐츠 공모전’의 결선 PT 및 시상식이 성료했다. 지난 5일 오후 4시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결선에선 총 35개의 출품작 중 6개 작품이 결선 심사에 올라 대상과 최우수상, 우수상 수상자가 최종 선정됐다. 공모전 주제는 ‘감기의 한의약 치료’로 면역력을 강화해 감기를 예방하는 한의약의 효능과 만성감기·비염 등에 효과적인 점, 항생제와 관련 없는 한의약 등 한의약의 감기 치료 효과와 한의학에 대한 인식 개선, 대국민 홍보, 국민 건강 증진을 도모하는 영상과 홍보물이 제작됐다. 심사는 경기도한의사협회 회원들이 참여한 예선 심사 후 결선에 오른 작품을 심사위원들이 평가했다. 출품자들이 직접 무대에 나와 기획 의도와 영상 상영과 홍보 자료 설명 등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후 심사위원들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최종 수상작은 콘텐츠의 주제 적합성과 향후 활용 가능성, 영상의 완성도와 홍보 확산성, PT 점수 등을 종합해 선정됐다. 대상은 ‘감기 예방은 한의약으로’를 출품한 박세리씨(개인)에게 돌아갔다. 박 씨는 한의약이 감기에 효과적인 이유와 감기의 근본을 치유하게 하는 점 등을 대중이 알기 쉽도록 구성한 점 에서 높이 평가받았다. 이어 최우수상은 ▲4조 이다현, 이다영, 이다인, 임지은씨의 ‘임산부 감기, 한방으로 답하다’ ▲5조 유강빈, 박근영, 김상유씨의 ‘한방이와 함께하는 항생제 없는 감기치료’가 수상했다. 우수상은 ▲1조 허은채, 김영웅, 김우현, 신정현씨의 ‘뉴스 감기 바이러스 침투 사건 ‘종결’ 한방에 가보자고’ ▲2조 고규린, 김가경, 백승진, 장영현씨의 ‘감기 에취!하면 한의원으로!’ ▲3조 우시은, 윤온채, 길의준, 최서윤씨의 ‘엄마의 마음으로 치료합니다’로 선정됐다. 대상은 경기도의회의장상과 상금 300만원, 최우수상(2개팀)은 경기일보대표이사회장상과 상금 150만원, 우수상(2개팀)은 경기도한의사회장상과 상금 50만원, 장려상 13개팀에는 경기도한의사회장상과 상금 10만원이 각각 지급됐다. 수상작은 한의약에 대한 올바른 인식개선 등을 위해 대국민 홍보자료, 한의약 교육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공모전에선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해 한의약의 효과를 확산하고, 다채로운 소통 채널로 젊은 세대에게 한의약을 알리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돼 특히 눈길을 끌었다. 이용호 경기도한의사회장은 “매년 작품 수준이 올라가고 있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고,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공모전을 하면서 한의약을 처음 접한 분들도 있을 텐데 이제 한의약 가족이라 생각하시고 많은 홍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홍보 전문가가 되실 여러분께서 잠재력을 가진 K-메디신의 우수성이 전 세계에 알려지도록 많은 관심을 갖고 활용해 주시면 좋겠다”며 “전세계에 한의약의 우수성이 알려질 그 시작점이 여기 한의약 콘텐츠 공모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황세주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은 “공모전에 젊은 대학생들이 다수 참여한 점과 창의적인 콘텐츠가 돋보이는 점에서 한의약의 미래가 매우 밝다고 생각한다”며 “한의약이 대중에게 더욱 친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바라며 경기도의회도 한의약의 발전을 위한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인터뷰 ‘대상’ 수상 박세리씨 “AI 활용 영상으로 일상 속 한의약 홍보 결실” 대상을 수상한 박세리씨(26)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큰 상을 받게 돼 더욱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 씨는 한의약이 대중에게 친근하게 인식되도록 하고자 영상과 홍보물에 파스텔톤을 활용하고 노란과 초록 색상으로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디자인적인 측면보다 더욱 호평을 받은 것은 공모전의 취지를 잘 살린 ‘감기 예방은 한의약으로’의 주제의식과 구성이다. 박씨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목소리를 통해 한의약이 감기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작용하는지를 상세하게 반영했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개인적으로 영상 공부를 하던 박씨는 취업 준비를 하다 우연히 공모전을 보고 출품을 결심했다. 그는 “3주간 제작했는데 제일 시간을 많이 소요한 것은 스토리 구성이었다”며 “감기라고 하면 병원만 떠올렸는데 한방치료나 한의약이 이렇게 큰 도움이 되는 줄 몰랐다. 새로운 것을 알게 돼 배움의 기쁨도 컸다”고 말했다. 결승에서 유일하게 개인으로 출전한 박씨는 공모전 준비와 PT 무대를 혼자 도맡으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발표와 답변으로 심사위원들의 응원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박씨는 “우연히 참여한 공모전에 큰 상을 받게 돼 기쁘고, 잘 알지 못했던 분야를 알게 돼 더더욱 의미가 있었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의약에 더욱 관심을 갖고 홍보 확산 방안 등도 고민해 보겠다”고 전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이하 건협 경기도지부)는 ‘2025년 취임식 및 시무식, 사업발대식’을 진행했다고 6일 밝혔다. 건협 경기도지부 본부장에는 이정규 신임 본부장이 부임했다. 이정규 본부장은 지난 3일 열린 취임식에서 “고객가치 실현을 위한 책임 있는 사후관리와 서비스 강화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모든 직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소통과 화합을 통해 KH한국건강관리협회의 미션과 비전을 수행하고, 개인 및 조직의 역량 고도화로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건협 경기도지부는 ▲가족을 대하는 마음으로 고객 응대 ▲철저한 정도 관리 준수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 ▲브랜드 가치 강화에 주력해 건강검진 전문기관이자 공익 의료기관으로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다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건협 경기도지부는 지역 사회공헌 인정기관으로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인증심사(우수 검사실, 우수 내시경실 등)를 통한 질 높은 건강검진을 제공하고, 지역사회 기관과 연계한 건강강좌 및 건강캠페인,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진행 중이다. 또한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의료 소외계층 대상 무료 건강검진, 물품 후원 및 성금 기탁 등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펼치고 있다.
전기가 들어오고, 조명이 어둠을 밝게 비춘다. 격동의 시기, 주권국가로서의 주체성을 띠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의지는 시대를 밝히고 있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가 덕수궁 돈덕전에서 오는 3월 3일까지 개최하는 ‘모던라이트, 대한제국 황실 조명’ 특별 전시에서는 개항 이후 전기를 도입하고 덕수궁에 근대 조명기구를 설치해 근대국가의 면모를 갖추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덕수궁의 서양식 건축물을 비롯한 궁궐 내외에 설치됐던 장식등(샹들리에), 서양식 촛대 등 근대 조명기구 100여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특히 대한제국 국가 상징 문양인 ‘이화문’을 장식으로 한 샹들리에는 1904년경 돈덕전 건립 당시 접견실 회랑에 설치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로, 이번 전시를 계기로 100여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됐다. 덕수궁에 지어진 건물들은 조명기구를 비롯한 내부 인테리어가 함께 고려돼 대한제국을 둘러싼 정세 전환 과정과 황실이 추구했던 시대상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1부 ‘대한제국, 빛의 세계로 들어서다’에서는 덕수궁에 전등 설비가 마련되기까지 전기에 대한 인식 변화와 전기의 도입 과정을 연대기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1883년 미국에 다녀온 보빙사는 첨단 과학기술인 전기를 접하고, 조선 정부에 국내 전기 도입을 제안했다. 고종은 전기를 국가 발전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해 이를 적극 추진했다. 1887년 미국 에디슨전등회사와 계약하며 경복궁 건청궁에 우리나라 최초의 전등이 불을 밝혔다. 이후 각 궁궐에 최신 전기 설비가 도입됐다. 1898년에는 황실 출자기업 한성전기회사가 설립돼 궁궐 내 전등 보급이 이어졌다. 대한제국이 근대 개혁의 상징으로 인식됐던 전기를 도입하며 빛의 세계로 들어서는 순간이다. 2부 ‘근대의 빛이 피어나다’에서는 왕의 어진을 봉안하거나 그리는 장소였던 정관헌과 황실의 도서관이던 중명전, 그리고 돈덕전까지 정치와 외교의 중심 무대였던 덕수궁의 서양식 건축물과 전등을 다뤘다. 덕수궁이 황궁으로 정비되면서 1901년부터 전기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2년 후 황궁 내 독립된 발전설비가 마련됐다. 근대 전환기 정치외교의 중심 무대로써 세계 여러 나라와 동등하게 교류하고자 지어진 구성헌, 정관헌 등의 서양식 건축물에는 건립 단계부터 전등 설비가 갖춰졌다. 덕수궁에는 500개 이상의 전등이 사용될 만큼 다채로운 전등 기구가 유입됐다. 외교의례를 거행하고자 마련된 전각 내부에는 입식의 서양 가구와 커튼, 화려한 샹들리에 등이 채워졌다. 특히 외국 공사의 접견과 황실 행사에 활용된 돈덕전에는 국가와 황실의 상징 문양인 이화문을 넣은 샹들리에를 장식해 세계와 동등하게 교류하는 주권 국가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3부 ‘황실을 밝히다’에서는 덕수궁 내 서양식 건물인 석조전의 실내 장식과 공간별 특성에 맞춰 다양하게 사용된 영국과 미국산 수입 조명기구 유물을 만날 수 있다. 4부 ‘이화문, 궁궐에서 빛나다’에서는 황실이 창덕궁으로 옮겨간 이후 ‘이화문 유리 등갓’ 등 덕수궁의 조명기구를 만날 수 있다. 별도로 마련된 실감 영상실에서 새로운 빛을 통해 근대의 세계로 진입한 대한제국의 화려한 빛을 현대기술로 감상해 보는 것은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함신익과 심포니 송은 오는 10일 오후 7시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2025 신년음악회를 선보인다. 신년음악회는 베토벤과 드보르자크 곡들로 채워진다. 첫 문을 여는 곡은 베토벤의 초기 오케스트라 음악 중 하나인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이다. 고전적 아름다움과 에너지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명곡으로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바탕으로 인간 창조의 기쁨과 희망을 담고 있다. 연주를 통해 참된 인간의 모습인 자유롭고 기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드보르자크의 곡은 국내외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첼리스트 김민지와 협연무대가 펼쳐진다.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은 첼로 레퍼토리의 정수로 꼽힌다. 깊은 감정과 웅장한 멜로디가 특징이다. 함신익과 심포니 송, 첼리스트 김민지가 전하는 드보르자크의 풍부한 감성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2부에 펼쳐질 곡은 베토벤 교향곡 제 5번이다. 대중에게 ‘운명’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고전 중 가장 유명한 곡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강렬한 첫 주제는 우리네 인생의 도전과 극복을 음악적 긴장감과 감동으로 표현한다. 함신익과 심포니 송 관계자는 “2025 신년음악회는 어느 때보다 더 훌륭한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새해의 시작을 함신익과 심포니 송의 무대와 함께하며, 가슴 벅찬 희망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지혜의 영감을 얻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이 개관 15주년을 기념해 동시대 실학의 가치를 알린다. ‘실학(은 원래) 박물관(에 없었다)’라는 슬로건 아래 지역 주민, 활동가와 함께하는 네트워킹 파티와 실학을 바탕으로 다학제 간 교류하는 세미나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실학을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는 역사 속 학문으로 여기는 대중의 고정관념을 깨고, 실천적 학문으로서 실학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오는 20일에는 지역활동가들의 네트워킹 파티 ‘밖으로 나온 실학’이 열린다. 박물관이 위치한 남양주시 조안면과 인접 지역인 양평군 양서면의 주민과 활동가를 초대해 지역 이슈를 파악하고, 실학박물관과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실학박물관은 ‘지역 연계·확산 강화 방안 연구’를 통해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활동가 16팀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해왔다. 네트워킹 파티를 시작으로 세 차례 분야별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기획·개발하고 올해 실질적인 지역 연계 사업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또 다음달 13일엔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동시대 실학 세미나 ‘실학, 오래된 새로움’을 진행한다. 여성학자, 사회학자, 천문학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대적 시각으로 실학을 재해석하는 학자들이 패널로 참여한다. 실학박물관은 이들을 ‘현대 실학자’로 명명하고 동시대 사회문제를 실학적 관점에서 고찰할 계획이다. 김필국 실학박물관장은 “실학은 단순히 역사 속 학문이 아니라 여전히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실천하는 가치 있는 학문”이라며 “실학박물관이 지역과 함께 실학의 동시대적 가치를 확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통은 ‘옛 것’, ‘오래된 것’으로 치부되곤 한다. 오랫동안 우리 삶 속에 스며들어 있던 무형유산 중 상당수가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인식이 크게 자리한다. 5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내 국가무형유산은 총 14개 종목에 기능보유자 14명(단체), 전승교육사 19명(단체)이 있다. 도 지정 무형유산으론 총 72개 종목에 41명의 보유자와 17곳의 보유 단체, 42명의 전승교육사가 활동 중이다. 도 무형유산 보유자의 평균 연령은 73세이며, 전승교육사는 60세다. 상당수 무형유산은 ‘인간문화재’로 불리는 무형유산 보유자의 노령화와 전승세대의 무관심 등으로 맥이 끊길 처지에 놓였다. 실제 도 무형유산 가운데 보유자가 없는 종목은 7개(단체 제외)다. 머리카락처럼 가늘게 쪼갠 대나무를 엮어 갓의 둥근 테 부분인 양태를 만드는 양태장은 지난 2020년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장인이 사망해 현재까지 보유자가 없다. 국가무형유산으로도 지정된 화각장은 9년째 도 무형유산 보유자가 공백이며 생칠장은 2022년 10월부터, 주물장과 조선장은 지난해 초 보유자가 별세한 이후로 보유자가 부재하다. 이 외에 상당수의 무형유산은 배우려는 사람이 없어 언제 명맥이 끊길지 알 수 없다. 위태위태한 전통유산에, 현재 유행하지 않는 전통예술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건 MZ 무형유산 전승·이수자들이 있다. 빠름과 변화, 유행에 민감함 등이 MZ 세대를 나타내는 주요 특징으로 꼽히지만, 이들에게 전통은 자신들이 잘 가꿔 나갈 현재의 이야기다. 우리의 정체성을 지킨다는 자부심과 자신만의 예술성으로 현대에 전통의 이야기를 불어넣는 청년 장인들을 만나본다. 첫 번째 ‘MZ 장인’은 줄타기 이수자 한산하씨다. 3m 높이의 허공, 줄광대가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외줄에 발을 얹자 주위에서 탄성과 환호가 터져 나온다. 장구, 해금, 피리 등 삼현육각의 전통 음악이 시작되면서 줄광대는 줄 위를 걷고, 뛰고, 부채를 펼쳐 솟아가며 기예를 부린다. 줄 아래에서 흥을 돋우는 어릿광대의 재담이 더해지면 신명나는 ‘줄타기’ 공연이 완성된다. 허공이라는 걸 잊은 듯 하늘을 훨훨 나는 줄광대는 국가무형문화유산 줄타기의 이수자 한산하씨(21)다. 줄타기의 유일한 예능보유자 김대균씨의 제자 세 명 중 막내로, 국가무형유산의 명맥을 이어갈 MZ세대의 대표주자다. 한 씨는 초등학생이던 10세에 줄에 올라 4년 뒤 전수 장학생으로 지정되고, 19세에 시험을 거쳐 이수자가 됐다. 전통공연을 좋아하던 부모님 손에 이끌려, 수줍음을 이기기 위해 찾았던 ‘줄타기 보존회’. 그곳에서 줄타기의 매력에 빠져 스무살 인생의 절반을 줄을 타는 데 쏟았다. 그는 지난해 10월31일 남한산성역사문화관 개관식에서의 줄타기를 끝으로 군에 입대했다. 입대 전 마지막으로 선보인 무대를 마친 후 한 씨는 “어릴 때는 줄을 타는 게 마냥 좋았지만, 이제는 사명감이 생겨 줄을 놓을 수 없다”며 “줄타기가 전승 취약 종목이기 때문에 후대에도 전승되도록 계속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줄타기는 지난 2016년 ‘국가긴급보호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더 이상 이수자가 없어 전승 단절 위험이 큰 종목에 내려지는 조치다. 그러나 한 씨를 비롯해 젊은 이수자들이 배출되면서 2023년 다행히 긴급 보호 종목에서 해제됐다. 사라질 위험에 처했던 줄타기가 보존된 데는 한 씨와 같은 청년들의 피, 땀, 눈물, 노력이 있었다. 이들이 지난 10년간 매일같이 줄을 탄 결과다. 줄타기의 가장 기본은 ‘중심’이다. 시선은 줄을 지지하는 작수목 사이에, 명치는 틀어지지 않고 정면을 바라봐야 하는데 ‘균형’을 잡는 데만 수년이 걸린다. 그 이후에야 줄을 건너가보고, 줄 가운데서 무릎을 꿇고, 한 발씩 들어보고, 비상할 수 있다. 한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 허공에서 몸을 비트는 ‘허공잽이’ 동작을 배우다 안 좋게 떨어지면서 트라우마로 남았다. 허공에서 하는 동작들이 겁이 났지만 이겨내고 1년 만에 동작을 성공했을 때 느꼈던 성취감이 정말 컸다”고 말했다. 이어 “줄타기는 좌절을 이겨내고 성취감을 얻는 과정의 반복”이라며 “체중을 조절해야 하고, 컨디션을 잘 유지해야 해 하고 싶고, 먹고 싶은 걸 억누른다. 또래 친구들처럼 여행도 가고 싶지만 꾸준히 줄을 타야 해 그것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지만 줄타기를 계승해 우리의 정체성을 지킨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줄 위에 올랐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웃어보였다. 한씨의 목표는 신명나는 자신만의 줄판을 만드는 것이다. 줄타기의 가치를 보존하면서 다양한 현대예술과 결합해 새로운 방식의 줄타기를 시도하는 거다. 줄타기와 연극을 결합해 줄 위에서 연기를 선보이거나, 재즈나 밴드 등 다양한 음악에 줄을 타는 식이다. 한 씨는 “김대균 선생님께서 항상 ‘줄에 너만의 이야기를 실어야 한다’고 강조하신다”며 “대중적으로 줄타기를 더욱 친밀하게 만들고, 잘 전승되도록 열심히 익히고 노력해 좋은 ‘광대’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말연시를 맞아 술자리가 잦아지는 요즘 음주 후 숙취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 한방의 지혜를 담은 숙취 해소 음식과 체질별 맞춤 관리를 통해 건강하고 활기찬 하루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방에서는 과음을 하면 가장 먼저 습열, 담과 같은 몸에 필요 없는 성분이 축적돼 비위나 간 등을 손상시켜 여러 가지 질환을 일으킨다고 본다. 따라서 치료는 술로 인해 발생한 습열과 담을 없애 신체의 손상을 회복시켜 자율정화할 수 있는 신체조건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두고 치료한다. 이와 함께 단주침과 술에 대한 갈망감과 금단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병행한다. 숙취 해소는 단순히 알코올을 배출하는 것을 넘어 몸의 전반적인 균형을 회복시키는 과정이다. 체질과 자연성분에 기반한 숙취 해소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 배는 몸의 열을 낮추고 갈증을 해소하는 데 탁월한 과일로 알려져 있다. 배즙은 음주 후 열감과 갈증을 줄이고 소화를 돕는 역할도 한다. 매실차나 칡즙도 숙취 해소에 효과적이다. 매실은 소화를 촉진하고 위를 보호하며 숙취로 인한 속 쓰림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칡은 한방에서 해독작용으로 잘 알려진 약재다. 매실의 신맛이 위장을 안정시키고 알코올로 손상된 간을 보호하는 데도 좋다. 매실차를 따뜻하게 마시면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 특히 좋다. 칡즙은 음주로 인해 손상된 간을 보호하고 숙취 증상을 빠르게 완화한다. 해산물인 오징어 역시 양질의 단백질과 타우린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에 컨디션을 회복시켜 주는 데 효과가 있다. 타우린은 간의 해독 작용을 돕기 때문에 과음 후 숙취 해소를 돕고 피로 해소에도 효과가 있다. 동의보감에 오징어는 기를 보하고 여성의 생리불순을 낫게 한다고 기재돼 있다. 즉, 자양강장 효과가 있는 식품이기 때문에 약해진 기력을 북돋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오징어에 풍부한 타우린은 껍질과 다리에 많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껍질을 벗기지 말고 먹는 것이 좋다. 음주 전 요구르트를 섭취해도 좋다. 이는 유산균이 알코올의 위장 자극을 줄여 주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나 방법으로도 숙취는 완벽히 해결할 수 없다. 적당한 음주와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는 음식을 병행하면 건강한 음주문화를 유지할 수 있다.
다이어트는 새해 단골 결심 중 하나다. 비만은 그 자체가 질병이기도 하지만,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어 건강을 위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살을 빼기 위해 약물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건강하고 요요 없는 체중 감량을 위해선 근육량을 늘리고 체지방을 줄이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일론 머스크 감량 비법 위고비 등 체중 감량에 사용되는 약물들 4일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에 따르면 현재 체중 감량에 사용할 수 있는 약물 중 하나는 지방 흡수 차단제인 오르리스타트(Orlistat, 상표명 제니칼Ⓡ)이다. 이 약물은 장에서 지방분해 효소인 리파아제의 작용을 억제해 섭취한 지방이 소화되지 않고 대변으로 배출되도록 해 체중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기름진 변, 복통, 설사 등 부작용이 흔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고지방 식사를 하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최근에는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Sodium-glucose cotransporter-2, SGLT2) 억제제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ucagon-like peptide-1, GLP-1) 수용체 작용제 같은 당뇨 치료제가 비만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상민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차단해 혈당을 낮추고, 체중 감소와 심혈관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하는 과정에서 요로감염과 생식기 감염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의 체중감량 비결로 알려진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는 주 1회 주사로 사용되며, 평균적으로 15% 이상의 체중감량 효과를 나타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두통, 메스꺼움, 구토 등 경미한 부작용 외에도 급성췌장염이나 저혈당 등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어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 비만치료제 의존보단 근육량 늘리고 체지방 줄이는 지속 가능한 감량이 핵심 비만은 단순한 칼로리 섭취 문제를 넘어 대사, 호르몬,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이다. 주사제 형태의 치료제나 약물 복용 등을 할 시 초기 체중 감량에 성공하더라도 감량된 체중 유지에 실패해 요요를 겪기도 한다. 특히 적절한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체지방보다 근육이 먼저 빠지고 요요 현상으로 체중이 다시 증가할 때는 주로 체지방이 쌓이게 된다. 이로 인해 근감소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골다공증과 낙상 위험을 높여 골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박상민 교수는 “체중감량은 장기적인 건강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과정”이라며 “약물 사용만으로는 건강체중을 유지하기 어렵다. 특히 청년층에서 이러한 약물이 다이어트 비법으로 인식되는 것은 건강한 생활습관 실천을 막아 요요현상을 유발하고, 근육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문화재단이 지난 2023년부터 경기도형 생활문화전시관 ‘작은박물관 세: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가족단위의 고유한 생활문화 전시관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집과 연결된 별도의 공간을 작은박물관으로 꾸며 가족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는 내용이다. 특히 이 사업은 전국 최초로 시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기문화재단은 지난해 파주시, 연천군 등에 세:간 다섯 곳을 조성했다. 내년까지 30곳의 세:간을 더 만들어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지역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 ‘생활문화’ 전통·계승... 사회안전망 구축, 공동체 회복 세:간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상’ 또는 ‘집안 살림에 쓰는 온갖 물건’을 의미한다. ‘작은박물관 세:간’ 조성사업은 민간 문화거점 공간을 지속하기 위해 공동체의 최소단위인 ‘가족’이 주체가 돼 박물관을 조성·운영하는 것이다. 지역문화진흥법 제7조(생활문화 지원)와 경기도 문화자치 기본조례 제9조(문화예술의 육성)에 따라 추진된다. 앞서 지역의 이야기와 역사를 다루는 ‘마을 박물관’의 경우 공공재원이 단절되면 황폐화되고 관리가 어려워져 운영을 중단하는 사례가 많았다. 경기문화재단은 가족의 공간인 ‘집’에 박물관을 조성하면 공공재원의 지원이 단절된 이후에도 가족이 자발적으로 박물관을 운영해 생활사 문화 공간의 운영·관리에 대한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전통문화, 문화 유산 등은 잘 기록되고 보존되는 반면 ‘생활문화’는 해당 가족이 사라지면 함께 없어지는 특징이 있다. 이 같은 사라질 뻔한 문화를 보존하고 전승할 뿐 아니라 ‘나’의 문화·‘가족’의 문화를 시민과 공유함으로써 ‘우리’의 문화로 확장해 지역문화 정체성을 강화하고 공동체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세:간 사업은 공동체 회복을 통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문화 소외, 인구 감소, 지역 불균형, 지역 소멸, 빈집 문제 등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경기문화재단은 세:간 사업 대상지를 기획·발굴한 뒤 생활사 기록·스토리텔링 전문가의 지원을 거쳐 전시물을 선별하고 전시공간을 구성한다. 이후 한 달에 2일 이상 전시관의 정기 개방일을 지정하고 사전 방문예약제 운영을 통해 수시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재단은 세:간 한 곳당 사업비 500만원을 지원한다. 사업 대상지는 △가족 소유의 시설물로 외부와 직접적인 연결이 가능한 공간 보유 △공간 조성 후 공공시설물로 정기·수시 개방 및 운영 △체험·교육 등 참여형 프로그램 운영 등 선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 지난해 12월까지 파주·연천 등에 5호 개관...생활 장비 전시, 가족 이야기 전승 의미 2023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세:간’은 지난해 3월 연천군 군남면에 1호를 개관했다. 집과 연결된 1층 주차공간에 문을 연 이곳은 ‘유품형’ 박물관으로 서예가 김용환 소목장(1916~1982)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다양한 소목장비를 전시하고 있다. 김용환의 아들인 서예가 김기상, 서각가 김태영 작가의 작품과 생활물품 등 100여점의 전시품을 볼 수 있다. 특히 도장 만들기, 문패 만들기, 서예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같은 달 파주시 민통선 내 해마루촌 1호집에는 2층 창고와 응접실에 ‘인물형’ 박물관인 세:간 2호가 문을 열었다. 파주에 민통선 마을이 조성되기 이전부터 마을 조성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다룬다. 이와 더불어 해마루촌의 초대 이장, 마을해설사, 아마추어 무선사(HAM) 활동 등의 개인 생활사를 기록하고 전시했다. 이곳에선 동식물 소품 만들기, 생태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이어 지난해 12월엔 세:간 3, 4, 5호가 연이어 개관했다. 지난 12월8일 문을 연 세:간 3호 ‘송송골 김구장댁’은 한평생 남양주시 조안면 송촌리에 거주해 온 97세 김동준씨의 아들 김종훈씨가 관장이다. 박물관에선 김동준씨가 직접 제작한 농기구, 40년간 보관 중인 땔감나무, 200년 된 밤나무 등을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옛날 집의 기와와 너와 등 다양한 생활사와 특별한 가족사를 전시했다. 김 관장은 개관식에서 매년 정월대보름 잊지 않고 해오던 ‘달집태우기’를 선보이며 가족 고유의 생활문화를 알리기도 했다. 12월21일 연천군 전곡읍에 개관한 세:간 4호 ‘사냥꾼의 쉼터’에서는 현중순 목궁 명인의 목궁 제작 장비를 전시하며 목궁의 역사적 가치와 목궁 제작 이야기, 가족사를 풀어냈다. 이어 12월31일 연천군 연천읍 ‘굼벵책방’이 세:간 5호로 문을 열었다. 연천승마공원 내에 있는 굼벵책방은 그림책을 주요 테마로 한 서적을 판매하고 원화를 전시하며 커뮤니티 공간이 있는 김지연씨가 운영하는 열린 책방이다. 특히 승마공원 설립자인 그의 아버지 김종식씨는 소를 키우던 삶에서 승마사업의 가능성을 발견해 승마장을 운영했는데 이 과정에서 그의 가족사와 지역사에 대한 독특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시했다. 경기문화재단은 2025~2026년 세:간 30곳을 추가로 조성한 뒤 2027~2028년엔 60곳을 더 만들어 총 100호를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같은 지역에 있는 세:간을 연계해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추진 계획도 세웠다. 인터뷰 김지욱 경기민속학회장 “경기도만의 민간 문화거점 만든다” 경기문화재단 ‘세:간’ 사업의 전시기획 자문, 가족사 발굴 등을 하고 있는 김지욱 경기민속학회장은 경기도만의 특화된 역사·문화·여행·관광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 사업의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세:간은 경기도 땅에서 오래도록 뿌리를 이어온 조부모, 부모의 삶을 통해 도민의 생활문화를 기록하고 활용하면서 후손의 미래에 뿌리를 이어줄 수 있는 것”이라며 “시·군별로 3~4곳의 세:간을 조성해 지역별 연계 투어 프로그램 등을 개발·운영하면 경기도만의 민간 문화거점 공간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이들 세:간을 지역별로 통합해 지역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세:간마다 자체 수익 사업을 개발해 운영 지속성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간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기문화재단, 31개 시·군, 기초문화재단 등의 협력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시범사업을 추진해 본 결과 공간의 양적 확대와 체험 프로그램 등의 다양한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며 “31개 시·군, 도내 기초문화재단, 문화예술 기관을 대상으로 사업을 홍보해 상호 협력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재단이 사업을 총괄 운영할 수 있도록 조직과 그에 따른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며 “지역의 다양성이 소멸되고 획일화되며 개인화되는 현대사회에서 세:간이 ‘언제든 찾아가 다양한 관심사를 나눌 수 있는 이웃집’이 될 수 있도록, 나아가 공동체 회복을 견인해 이웃과 개인의 존재가치를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명의신탁에는 3가지 유형이 있다. ①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약정을 체결하고, 명의신탁자 소유의 부동산을 명의수탁자에게 이전하는 유형인 2자 간 명의신탁 ② 명의신탁자가 부동산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명의수탁자 앞으로 마치는 유형인 3자 간 명의신탁 ③ 명의신탁자의 위임에 따라 명의수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돼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등기도 명의수탁자 앞으로 마치는 유형인 계약 명의신탁이 그것이다. 위 명의신탁들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모두 무효다(예외적으로 부동산실명법은 부부간 명의신탁, 종중의 명의신탁 등을 유효로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의 동의 없이 명의신탁된 부동산을 임의로 타인에게 매도한 경우, 명의수탁자는 형사상 횡령죄로 처벌받을까. 예전에는 명의신탁의 유형에 따라 횡령죄의 성립 여부를 달리 판단했는데, 현재 대법원은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명의신탁약정은 모두 무효이고,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무효인 명의신탁약정 등에 기초해 존재한다고 주장될 수 있는 사실상의 위탁관계라는 것은 부동산실명법에 반해 범죄를 구성하는 불법적인 관계에 지나지 아니할 뿐 이를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며,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도 없다.라고 해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된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해도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대법원 2021년 2월18일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은 2자 간 명의신탁 사안과 관련해 대법원 2016년 5월19일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은 3자 간 명의신탁 사안과 관련해 대법원 2012년 11월29일 선고 2011도7361 판결은 계약 명의신탁 사안과 관련해 모두 위와 같이 판단했다. 이처럼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된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했다고 하더라도 형사상 횡령죄로 처벌되지 않음을 유의해야 한다. 다만,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된 부동산을 처분한 행위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는 않더라도,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을 질 수는 있다. 예컨대 대법원(2021년 6월3일 선고 2016다34007 판결 참조)은 2자 간 명의신탁 사안에서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지도 이념 및 증명 책임의 부담과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된다.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행위로 인해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이 침해된 이상 형법상 횡령죄의 성립 여부와 관계없이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 대해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라고 판시해 명의수탁자에게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고 있음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