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한미 FTA 관련 '2탄' 보도

MBC 'PD수첩'이 한미 FTA 협상과 관련된 두 번째 방송을 내보낸다. 'PD수첩'은 지난 4일 '론스타와 참여정부의 동상이몽 - 한.미 FTA' 편에서 한미 FTA 협상의 부정적인 측면을 보도했으며, 정부는 이에 대해 일간지 광고게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반박한 바 있다. 'PD수첩'은 18일 한미 FTA 협상 관련 두 번째 방송에서 스크린쿼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약값 재조정,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완화 등 4대 선결조건이 협상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한다. 제작진은 "스크린쿼터를 내줌으로써 미국으로 받은 것은 한미 FTA 협상을 시작하는 것 뿐이었다"면서 "농업의 보호 내지는 섬유산업의 수출, 혹은 개성공단의 한국 원산지 인정까지도 얻어낼 수 있는 협상 카드가 사라져버렸다"고 주장한다. 이어 "한미 FTA 협상과 관련된 미국의 이해당사자들을 만난 결과 그들은 '미국 정부는 절대로 한국에 양보하지 않을 것이며 이미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여러 통로를 통해 미 무역대표부와 의회와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PD수첩'은 이날 방송에서 4일 방송에 대한 정부의 반박에 재반론을 펼칠 예정이다. 제작진은 "참여정부의 정보왜곡 양상에 대해 짚어보고 이런 정보왜곡과 허위보도, 자료의 조작이 왜 이렇게 자주 일어나는지 그 원인에 대해 심층적으로 취재했다"면서 "멕시코와 캐나다가 NAFTA 이후 얼마나 양극화가 심화됐는지를 실증적으로 제시할 것이며 정부가 쓴 통계에 어떤 오류가 있는지, 해석이 얼마나 자의적인지를 조목조목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서영희, "가슴 아픈 공포를 아시나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정말 공감을 많이 했어요. 학교 다니면서 선생님께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가슴 아픈 것인지 아는 사람은 알아요." 겁 많은 배우 서영희가 공포영화에 출연했다. 그것도 올 여름을 겨냥한 공포영화 중 가장 무서울 것으로 기대되는 '스승의 은혜'(감독 임대웅, 제작 오죤필름ㆍ화인웍스)의 주인공이다. 티저 예고편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반향을 일으키며 공포의 수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이 영화는 초등학교 때 선생님에게 느꼈던 설움을 되갚는 이야기다. 제목은 물론 반어적인 표현. 커다랗고 순박한 눈동자만 봐도 겁이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서영희는 "실제로도 공포영화는 무서워서 못 본다"면서도 "하지만 배우로서는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였다"고 말했다. "공포영화에 꼭 한번 출연해보고 싶었어요. 나 자신은 무섭지만 나로 인해, 혹은 내가 출연한 영화로 인해 관객들이 많이 놀라고 무서워하면 그것은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이렇게 말하며 웃은 그는 "그러나 '스승의 은혜'는 놀라는 공포라기 보다는 가슴 아픈 공포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스스의 은혜'는 정년퇴직 후 시골에 혼자 살고 있는 박 선생에게 16년 전의 제자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제자들에게는 가난한 집안 형편, 뚱뚱한 외모 등으로 무시받거나 가혹한 체벌 등 저마다 박 선생에 대해 아픈 기억이 있다. "사실 초등학교 때 체벌의 기억은 없어요. 그보다는 아이들은 모두 관심 받기를 바라는데 그러지 못해 마음 아팠던 기억이 있어요. 영화 속 제자들 모두 가슴에 상처가 남은 아이들인데, 시나리오를 보며 옛날 친구들 생각이 많이 났어요. 그 친구들이 커서도 가슴에 응어리가 남은 채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영희는 "음향이나, 음악이 전혀 삽입되지 않은 현장 편집본을 보는데도 너무 무서웠다"면서 "개봉하면 공포를 즐기는 관객들에게는 꽤 괜찮은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창정과 가난한 부부로 출연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로 작년 춘사영화제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 의미있는 방점을 찍었다. '질투는 나의 힘' '라이어' '마파도'를 거치며 차근차근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져온 결실이었다. "참 행복하게 찍은 영화였는데 흥행도 잘되고 상까지 받게 돼 너무 기뻤어요. 또 그 영화로 사람들이 저에 대해 많이 알게됐어요. 물론 아직도 절 낯설어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드라마나 영화에 나온 저를 보며 '또 쟤야?'라고 하시는 것 보다는 나은 것 같아요. 아직은 제가 새롭다는 의미 아니겠어요?" 완만하지만 거품 없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그가 '스승의 은혜'를 통해서는 어떤 점수를 받을 지 기대된다. /연합뉴스

영화 '괴물'에 어머니가 등장하지 않는 이유

영화 '괴물'(제작 청어람)이 언론 시사회 후 호평 속에 27일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입소문이 번져나가 '괴물'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하루 20만 명 이상이 다녀가는 등 '괴물'의 출현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 '괴물'은 한강둔치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평범한 한 가정이 손녀이자 딸, 조카인 현서가 괴물에 납치되자 돌연변이 괴물과 맞서 싸운다는 내용. 그런데 이 가정에서는 어머니를 볼 수 없는 점이 흥미롭다. 박강두(송강호 분), 남일(박해일), 남주(배두나)의 어머니가 없는 한편 강두의 아내이자 현서의 어머니의 존재도 등장하지 않는다. 현서는 강두가 사고쳐 낳은 딸로 소개되며, 강두의 어머니가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나마도 아무런 설명이 없다. 그저 죽었거나 아니면 박희봉(변희봉)이 젊어서 고생을 시켜 도망갔을 것이라는 짐작만 가능하다. 이에 대해 제작사 측은 "봉준호 감독이 '어머니는 위대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속 가족들은 하나같이 어딘가 부족한 데다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빠져든다. 그러나 자식을 잃은 어머니는 그 순간부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용기와 지혜가 나오기 때문에 어머니가 자식을 구하는 설정은 당연하게 인식되기 때문이라는 것. 극중 남일은 답답한 자신의 현실에 대한 분노를 폭발시키는 대신 현서의 구출에 집착하며, 남주는 묵묵히 현서의 어머니를 대신한 자리를 지켜왔음을 알 수 있다. 이 제작사 관계자는 "또한 봉 감독은 기본적으로 여자가 위험에 닥쳤을 경우 남자보다 더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생각해 영화에 어머니를 등장시키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봉 감독은 최근 '괴물' 홍보를 위한 인터뷰에서 "차기작은 어머니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만들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규모가 크지 않으면서도 이야기 구조가 탄탄한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것. '괴물'에서 가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음에도 어머니라는 칸은 비워둔 봉 감독이 과연 어떤 어머니상을 만들어 내놓을 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연합뉴스

이준기 "내 신념 굽히지 않겠다"

2006년 연예계의 아이콘은 단연 이준기다. 영화 '왕의 남자'의 한국영화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은 이준기라는 스타를 낳았고, 이준기는 이 흥행작의 최고 수혜자가 됐다. 사람들은 '여자같은 남자'에 열광했으며, '공길 신드롬'을 낳기도 했다. 그런 이준기가 새 작품을 들고 나왔다. 8월3일 개봉할 '플라이 대디'(감독 최종태, 제작 다인필름). 여기서 그는 40대 평범한 가장 장가필(이문식 분)에게 싸움의 기술을 가르키는 열아홉살 싸움고수 고승석으로 출연한다. 작품으로 승부하고 싶은 감독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어쨌든 '플라이 대디'로서는 굉장한 행운이 주어졌다. 영화계에서 여름방학 시즌 가장 주목되는 작품중 하나로 이 작품을 꼽는 건 전적으로 이준기 때문이다. 작품성 이전에 과연 이준기가 얼마만큼 티켓 파워를 발휘할 수 있을 지 걱정 반, 기대 반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 이준기는 '왕의 남자' 개봉 전 이 작품 출연을 결정했다. 속칭 '뜨기' 전이었던 셈. 이후 최고 스타로 떠오른 이준기로 인해 '플라이 대디'는 포스터가 동이 나고,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는 등 파급 효과를 톡톡이 누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준기는 담담해 보였다. 오히려 "이문식 선배가 주인공이고 나는 옆에 있는 건데 마치 내가 주인공 처럼 보이는 게 죄송하다"라거나 "이준기라는 인물 때문에 작품속 인물이 보이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화려함속의 고민과 각오 최근 연예계에 이준기 만한 대어가 나온 건 흔치 않은 일이었다. 그저 고만고만 인기를 얻고 관심을 받는 정도. 그에 비하면 이준기는 사회적 현상으로 까지 번진 예쁜 남자 신드롬을 만들어낼 정도로 연예계를 벗어난 큰 관심을 받았다. '왕의 남자' 개봉 직후 만났을 때와 지금의 이준기는 하늘과 땅 처럼 차이가 나있다. 그의 고민도 전혀 달라져 있었다. 그는 스스로를 '친구'라는 표현으로 답했다. "고민이요? 아직은 배워야 할 친구인데, 언론에서 자꾸 이준기라는 이름이 나오네요. 솔직히 불안해요. 축이 흔들리는 것 같고, 뭘 해도 휩쓸릴 것만 같아요. 하나를 다잡아 놓으면 또 새로운 문제가 내 앞에 등장해 또 휩쓸리는 것 같고." 배우가 되겠다고 했을 때 가졌던 마음가짐, 즉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건만 달라진 그의 위치는 언제나 낯선 환경을 만들어 놓는다. 그가 어떤 행동을 하든지 좋아하는 팬들은 열렬한 지지로, 꺼려하는 층은 색안경을 쓰고 보려하기 때문에 모든 상황이 낯설 수 밖에 없을 터. "너무 주목받는게 부담스러워요. 이번 같은 경우도 이준기만 보이고 작품이나 작품속 인물인 고승석이 보이지 않을까 걱정되죠." 그래서 그는 오히려 "단순하게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의 각오를 들었다. "신념을 굽히지 않으려 합니다. 내가 갖고 온 사고방식에 타협을 하지않으려구요. 아직 난 배우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배우가 되는 게 목표죠. 선배님들을 통해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낄 때입니다." 이준기는 유독 인터뷰 때 마다 선배 이야기를 많이 꺼냈다. '왕의 남자' 때도 정진영, 감우성 선배를 비롯한 모든 선배들이 그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점, 이번에도 이문식 선배에게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뭔가를 얻었다는 점 등. "배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 분들은 제가 고민했던 길을 이미 걸어가 배우라는 호칭을 받고 있습니다. 내가 갖고 있는 생각, 그 위를 갖고 있는 분들이죠. 선배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 하나하나가 제겐 자양분이 될 겁니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갈 때" '왕의 남자'에 이어 '플라이 대디', 지금 촬영 중인 영화 '화려한 휴가'가 끝나면 가을께 영화나 드라마 한 편 정도 더 출연하려고 한다. 쉼없는 행군인 셈이다. "지금은 제가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갈 때라고 생각합니다. 배워야 할 때인거죠." 영화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만으로도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해 비중이 적은 편인 '화려한 휴가'에 출연한다. '플라이 대디'에 출연하기로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감독님께 '너무 현대적인 느낌의 친구가 들어와서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더니 감독님이 '그렇지 않다. 다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게 고맙다'고 말씀해주셨죠. 그 이후 더 감독님께 신뢰가 갔습니다." '플라이 대디'에서 승석은 가필을 훈련시키는 싸움 스승이다. 즉 가필의 이야기가 주요 전개라면 승석은 꼭 필요한 양념으로 그의 이야기에 무게를 더한다. 이준기는 영화에 대해 말하면서도 "승석은 가필의 서포터일 뿐인데 내게 관심이 집중되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는 말을 또 한번 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인물간의 아픔이 있는 건 똑같다"며 그는 "승석은 부모에게 버림받고 어려운 가정 환경으로 가족에 대한 결핍이 있는 친구인데 가필은 무능한 가장이면서 자신감도 없어 가족의 위기조차 지켜내지 못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한다. 두 사람의 아픔이 하나로 공존하게 되는 게 큰 틀이다. "승석과 가필의 벽이 허물어지는 순간이 있어요. 결코 작위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둘의 관계가 관객에게 느껴지겠죠. 왜냐구요? 찍으면서 저와 이문식 선배가 느꼈으니까요." '왕의 남자'에서 '예쁜 남자'였다면, '플라이 대디'에서는 '멋진 남자'다. 여학생들이 동경할 만큼 멋진 외모에 싸움도 잘 한다. 멋지고 잘 생긴, 아니 예쁜 남자. 지금 갖고 있는 이미지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했다. 오히려 어떤 한 이미지가 각인된 배우로 남는 게 배우로서 그의 목표인 듯 하다. "제가 휴 그랜트를 좋아해요. 그런데 휴 그랜트가 과연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미지를 벗어나는 역할을 한 적이 많았나요? 아닙니다. 브루스 윌리스도 마찬가지예요. 최근 좀 변하긴 했지만 사람들은 브루스 윌리스라는 배우에 대해 기대하는 이미지가 있고, 그는 그걸 충실히 해냈어요. 그게 뭐가 나쁘죠? 저도 지금은 배울 게 많아 이것저것 해보고 싶지만 결국엔 저한테 맞는 이미지를 갖고 싶어요. '이런 캐릭터에는 이 배우가 최고다'라는 걸 갖고 싶다는 거죠. 그 배우외에는 다른 사람은 생각할 수 없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이미지를 쌓는 것이 묵표일 수 있어요." 이준기의 행보를 보며 관객은 스타가 배우가 되려는 진지한 과정을 지켜보는 동참의 묘미가 있을 것이며, 스타는 인기를 얻는 대가로 치러야 할 성장통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연합뉴스

조연급 개그우먼, 드라마를 빛낸다

드라마에서 조연급 개그우먼들의 활약이 거세다. 방송 첫 주에 수목 드라마 선두를 꿰찬 SBS '돌아와요 순애씨'에서 순애(심혜진)의 고교 동창 정숙으로 출연하는 개그우먼 박미선은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내며 드라마 인기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13일 2회 방송분에서 박미선은 순애의 영혼이 초은(박진희)의 몸에 들어간 사실을 혼자 알아채고 당황해 하면서 해결방법을 물색하는 연기를 실감나게 보여줘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개그우먼 특유의 코믹함에 자연스러움을 버무려 감초 이상의 연기를 보여준 박미선은 고교 시절 필드하키팀에서 기죽어 지냈던 것도 모자라 40대가 돼서도 순애에게 번번이 당하고 살면서도 20대 스튜디어스 초은(박진희)과 영혼이 바뀐 순애를 걱정하고 은근히 부러워하는 수다쟁이 아줌마 정숙을 재미있게 그려냈다. 드라마 홈페이지 시청자의견란에는 "박미선씨가 연기를 잘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엔 물이 오른 것 같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SBS 주말 드라마 '사랑과 야망'에서 파주댁으로 출연하는 이경실도 마찬가지. 20년만의 리메이크라 캐스팅에 대해 말이 많았던 드라마 초반, 이경실만큼은 적역을 맡았다며 호평을 받았다. 뽀글뽀글한 촌스러운 머리 모양에 눈썹을 일(一)자로 짙게 그리고 붉은 립스틱을 바른 파주댁은 영락없는 감초 역이었지만 이경실은 촐싹거리는 연기 뿐만 아니라 김수현 작가 특유의 정감 있는 대사들도 연기자 못지 않게 처리해 박수를 받았다. 1987년 원작에서 남능미가 인상 깊게 소화해 냈던 역이라 처음 이경실이 파주댁을 맡았을 때는 정극에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이경실은 무뚝뚝하고 냉정한 태준 어머니 정애리와 호흡을 맞추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면을 알렸다. MBC 주말 드라마 '진짜 진짜 좋아해'에서 마흔 줄에 다 들어선 청와대 본관식당 주방 아줌마를 연기하는 이영자도 드라마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개그우먼들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일은 최근 들어 점점 빈번해지지만 특유의 코믹함에 갇히고 마는 경우가 많아 박미선과 이경실 등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SBS 드라마국 관계자는 "본업이 개그우먼이라고 해도 연륜이 쌓이면서 드라마에서 양념 이상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고 그것이 결국 드라마 인기의 바탕이 되곤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가요순위> 백지영 '사랑 안 해' 5주 연속 1위

백지영의 '사랑 안 해'가 이번 주에도 음악 사이트 벅스(bugs.co.kr)가 집계하는 인기 가요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사랑 안 해'는 7월 3째 주 벅스차트에서 5주 연속 정상을 달렸다. 역시 백지영이 부른 SBS TV 드라마 '나도야 간다'의 O.S.T '꿈일까봐'도 17위에 랭크됐다. '으라차차'로 사랑받았던 밴드 럼블피쉬가 최근 발표한 디지털 싱글 '아이 고(I Go)'는 지난 주 보다 51계단 높은 10위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다. 가수 8팀이 참여한 옴니버스 음반 '섬웨어 오버 더 레인보(Somewhere over the Rainbow)'에 수록된 이승철의 '떠나지 마'도 31계단을 뛰어 오르며 13위에 올랐다. 여성 3인조 씨야는 SG워너비가 피처링한 '사랑하기 때문에'를 지난주보다 35계단 높은 29위에 랭크시키며 '여인의 향기' '구두'에 이은 인기를 이어갔다. 벅스는 1주 동안의 스트리밍, MP3 다운로드, 음반 판매량을 토대로 매주 벅스차트를 발표한다. ◇온라인 가요 베스트 20 1.사랑 안 해(백지영) 2.남자를 몰라(버즈) 3.내 사람(SG워너비) 4.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스윗소로우) 5.그래서…(타이푼) 6.마이 스타일(업타운) 7.러브 올(H7미인) 8.그 남자 그 여자(바이브) 9.눈물샘(별) 10.I Go(럼블피쉬) 11.홀드 더 라인(조PD, 브라운아이드걸스) 12.여인의 향기(씨야) 13.떠나지 마(이승철) 14.불꽃(장혜진) 15.웃는 거야(서영은) 16.들리나요(정재욱) 17.꿈일까봐(백지영) 18.편지(김종국) 19.원스 인 어 라이프타임(신화) 20.그녀를 사랑해줘요(하동균) /연합뉴스

조여정 "조여정하면 떠오르는 드라마 만들래요"

"제가 경력에 비해 떠오르는 드라마가 없잖아요. 조여정 하면 '얼마나 좋길래'가 떠오르도록 하고 싶어요." MBC 일일드라마 '얼마나 좋길래'(극본 소현경, 연출 박홍균 김경희)에 임하는 조여정의 자세다. 그는 꽤 오랜 기간 연기 활동을 해왔지만 자신있게 내세울 만한 작품은 없다. SBS '흥부네 박터졌네', KBS '애정의 조건' 등에 출연했지만 집중적인 조명을 받지 못했고, 주연으로 출연한 MBC 시트콤 '조선에서 왔소이다'는 시청률 부진으로 조기 종영됐다.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도 여주인공을 맡았으나 김수로의 작품이었다. 잠시나마 시청자들의 시선을 끈 건 뜻밖에도 한 타월 광고에서 였다.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박찬호 경기 중계방송시 이 CF가 주로 방송됐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가 '얼마나 좋길래'라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굳세어라 금순아'의 한혜진과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의 이영아처럼 조여정 역시 이 작품을 통해 거듭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조여정도 이에 더욱 각오를 다잡고 있다. 더구나 이번 작품은 그의 실제 성격을 닮은 역할이어서 더욱 신나게 연기하고 있다. "제 성격과 가까운 발랄한 역할을 지금 안 하면 못할 것 같았어요. 그동안은 주로 깍쟁이 같고 쌘 이미지였는데 제 원래 모습은 영락없는 선주거든요. 저를 믿고 캐스팅해주셔서 감사하죠." 그가 맡은 선주 역은 아버지 앞에서는 항상 주눅이 들어 있지만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하겠다며 가출까지 감행하는 엉뚱하고 발랄한 인물.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케 하는 '얼마나 좋길래'에서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완도 어촌 총각 동수(김지훈)과 사랑을 이룬다. 매일 저녁 방송되는 간판 격인 일일드라마 여주인공으로서 갖는 부담도 만만치 않을 터이다. "오히려 부담을 안 가지려고 노력해요. 열심히 연기한 뒤 뒤돌아보면 연기자로서 한 뼘 더 올라가 있는 기분을 얻고 싶어요. 일단은 제가 연기할 수 있는 무대가 넓어진 것 자체가 정말 기쁘죠."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을 마치고 제빵, 전통요리, 현대무용 등을 배우고 여행을 다니며 휴식을 취했다는 그는 "쟁쟁한 선배님들 계시는 것 만으로도 든든하고 '흥부네 박터졌네'에 같이 출연한 김지훈 씨와도 편하다"면서 기분 좋은 예감을 전했다. /연합뉴스

‘가장 또랑또랑한 눈’ 노홍철 ‘피로해 보이는 눈’ 박명수… 시바비젼 설문 결과

쉴 새 없이 움직여 대는 입술, 턱 선을 잔뜩 덮은 수염, 양 손을 이용한 다양한 몸짓, 파격적인 머리 모양과 색깔. 이쯤하면 떠오르는 연예인 노홍철이 새로운 특징을 갖게 됐다. '며칠간 밤을 새워도 또랑또랑 할 것 같은 건강한 눈.' 노홍철은 지난 7∼12일 전국 39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콘텍트렌즈 제조업체 한국시바비젼의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16.6%의 지지를 받으며 '눈이 가장 건강해 보이는 연예인' 1위로 뽑혔다. '한국의 올리비아 핫세' 한가인은 여자 연예인 중에서는 최고점수인 13.3%로 노홍철의 뒤를 이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직장인 김수희 씨는 노홍철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평소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강한 눈빛을 발산하며 정신없이 말을 내뱉는 모습에서 노홍철의 열정과 힘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눈이 가장 피로해 보이는 연예인'의 불명예는 자칭 제7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치킨집 박 사장' 박명수가 차지했다. 그는 30.4%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1위에 올라 '낮에는 방송, 밤에는 치킨집 경영'에서 오는 '피로'를 시청자들에게 살짝 들켰다. 감동적이거나 우울할 때 쓰는 '안습'(안구에 습기차다의 줄임말)이라는 단어를 유행시킨 개그맨 지상렬은 박명수의 뒤를 이어 '피로해 보이는 눈' 2위를 차지하며 '안습 상황'을 연출했다. 직장인 이소영씨는 "대부분의 연예인이 큰 눈을 자랑하지만 박명수나 지상렬은 작은 눈으로 어필하고 있다"면서 "평소 코믹한 이미지로 망가지는 역할을 도맡아 하기 때문에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평소에도 눈물이 많을 것 같은 연예인'으로는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주먹을 꽉 깨물며 눈물을 삼키는 연기를 보여줬던 영화배우 조인성이 25%로 1위에 올랐다. 2위에는 강동원이 선정돼 영화 '형사'에서 '슬픈 눈' 역할을 맡았던 이름 값을 톡톡히 했다.

여자가 먼저 구애하면 ‘괴물’(?)… TV 속 틀에 박힌 여성 캐릭터

가수 김현철을 사이에 두고 조혜련과 현영이 구애작전을 펼친다. 현영은 특유의 섹시하고 수줍은 캐릭터로 김현철을 유혹한 반면 조혜련은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대시했다. 김현철이 조혜련의 적극적 태도를 “나 (이 프로) 안 할래!”라는 대사로 일축하자 조혜련은 순간 웃음거리로 전락한다. 지난달 11일 방송된 KBS 1TV ‘여걸 식스’ 중 ‘짝궁 정하기’라는 코너의 한 장면이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본 TV속 남녀 캐릭터’라는 보고서에서 이 코너가 강인한 의지의 소유자나 전통적 기준에 도전하는 여성을 ‘괴물’로 규정한 남성의 시각을 고스란히 반영했다고 지적했다. 성역할을 무비판적으로 그려내는 TV 프로그램의 획일성은 드라마에서 더욱 심각하다. 4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린 SBS 주말드라마 ‘하늘이시여’에 대해 보고서는 여성 등장인물 대부분이 소비성이 강하고, 남성의존적인 최악의 캐릭터들로 조합돼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친딸을 며느리로 맞는다는 극단적인 소재나 계모는 악의 화신이라는 전근대적 발상 등은 ‘공중파 드라마로서 최소한의 수준도 갖추지 못한 작품’이라며 평가절하했다. KBS 2TV의 주말드라마 ‘소문난 칠공주’도 마찬가지다. 큰딸은 이혼 상황을 필요 이상으로 괴로워하며 자존심마저 내팽긴다. 이혼녀라고 쉽게 성폭행하려는 남성이나 현실문제에 너무 무기력하게 대처하는 주부의 캐릭터도 문제다. 또 외모를 이용해 신데렐라가 되려는 셋째딸과 고등학생 신분으로 임신을 하고 가족들에게 이끌려 결혼하는 막내딸도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것. MBC 주말드라마 ‘불꽃놀이’는 신나라와 오순이 여사가 자신의 능력으로 성공하는 여성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여성을 질투의 화신으로 묘사하고,전형적인 남성중심적 사고를 가진 신나라 아빠의 물리적·언어적 폭력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김구슬 협의회 출판공보위원은 “남성적 상상과 시각에 따라 여성의 이미지와 역할이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TV가 변화하는 다양한 현대 여성상과 리얼리티를 수용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