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정말 공감을 많이 했어요. 학교 다니면서 선생님께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가슴 아픈 것인지 아는 사람은 알아요."
겁 많은 배우 서영희가 공포영화에 출연했다. 그것도 올 여름을 겨냥한 공포영화 중 가장 무서울 것으로 기대되는 '스승의 은혜'(감독 임대웅, 제작 오죤필름ㆍ화인웍스)의 주인공이다. 티저 예고편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반향을 일으키며 공포의 수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이 영화는 초등학교 때 선생님에게 느꼈던 설움을 되갚는 이야기다. 제목은 물론 반어적인 표현.
커다랗고 순박한 눈동자만 봐도 겁이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서영희는 "실제로도 공포영화는 무서워서 못 본다"면서도 "하지만 배우로서는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였다"고 말했다.
"공포영화에 꼭 한번 출연해보고 싶었어요. 나 자신은 무섭지만 나로 인해, 혹은 내가 출연한 영화로 인해 관객들이 많이 놀라고 무서워하면 그것은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이렇게 말하며 웃은 그는 "그러나 '스승의 은혜'는 놀라는 공포라기 보다는 가슴 아픈 공포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스스의 은혜'는 정년퇴직 후 시골에 혼자 살고 있는 박 선생에게 16년 전의 제자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제자들에게는 가난한 집안 형편, 뚱뚱한 외모 등으로 무시받거나 가혹한 체벌 등 저마다 박 선생에 대해 아픈 기억이 있다.
"사실 초등학교 때 체벌의 기억은 없어요. 그보다는 아이들은 모두 관심 받기를 바라는데 그러지 못해 마음 아팠던 기억이 있어요. 영화 속 제자들 모두 가슴에 상처가 남은 아이들인데, 시나리오를 보며 옛날 친구들 생각이 많이 났어요. 그 친구들이 커서도 가슴에 응어리가 남은 채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영희는 "음향이나, 음악이 전혀 삽입되지 않은 현장 편집본을 보는데도 너무 무서웠다"면서 "개봉하면 공포를 즐기는 관객들에게는 꽤 괜찮은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창정과 가난한 부부로 출연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로 작년 춘사영화제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 의미있는 방점을 찍었다. '질투는 나의 힘' '라이어' '마파도'를 거치며 차근차근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져온 결실이었다.
"참 행복하게 찍은 영화였는데 흥행도 잘되고 상까지 받게 돼 너무 기뻤어요. 또 그 영화로 사람들이 저에 대해 많이 알게됐어요. 물론 아직도 절 낯설어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드라마나 영화에 나온 저를 보며 '또 쟤야?'라고 하시는 것 보다는 나은 것 같아요. 아직은 제가 새롭다는 의미 아니겠어요?"
완만하지만 거품 없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그가 '스승의 은혜'를 통해서는 어떤 점수를 받을 지 기대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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