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랭이논을 아십니까? 수도권의 명산인 양평 용문산에서 남한강을 건너면 야트막한 계곡들마다 이름 모를 들꽃들이 환하게 웃으며 이방인들을 맞는다. 발길을 양자산으로 옮기면 상촌마을 나무다리 뒷켠 자작나무와 소나무들이 어깨를 부딪치며 서성거린다. 행정지명으로 양평군 강상면 대석3리. 마을 안길을 끼고 이어지는 산중옛길 옆으로 대석천이 얌전하게 뒤따라온다. 안쪽으로 묵묵히 앉아있는 정미소는 영화 선생 김봉두에 나오는 한 장면처럼 세월에 무게를 붉은 함석을 머리에 이고 있다. 그 숱한 시간을 거쳐 온 인내가 아름답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옛 고향의 추억들을 주마등처럼 흘려보내며 흙길을 걷다 보면 정겨운 이웃집 담벼락도, 직바구리 울어대는 들녘에도, 개구리 뛰어노는 논두렁에도, 개울을 가로 지르는 송사리 몇 마리도 벌써 손 안에 들어와 있다. 개울 옆 미루나무 옆에 잠시 멈추면 이 마을에서 용이 과연 몇 마리나 나왔을까 세다 보면 어느새 다랭이논이 눈앞으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경사진 산비탈을 개간해 층층이 만든 계단식 논을 뜻하는 다랭이논. 자욱한 안개를 헤치며 요란한 산짐승들의 나들이 소리가 비탈진 다랭이논을 깨운다. 양자산 기슭에 얼기설기 매달린 나무짐 같은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다가온다. 산중옛길은 세월초등학교로 이어지고 세월마을 구길과 용담천변에서 끝이 난다. 황순원 선생님의 소설 소나기 속에나 나옴직한 징검다리가 고된 다리품을 잠시 쉬어가게 한다. 수도권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양평의 다랭이논 넓이는 5천190㎡ 남짓하다. 양평군은 전국 지자체 최초로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역만들기사업의 일환으로 이 일대 다랭이논을 원형 그대로 복원하고 있다. 남녘에서는 바닷가 쪽으로 한두 군데 남아있는 다랭이논이 양평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양평군은 다랭이논과 더불어 주변에 산책로(산중옛길)도 조성하고 쉼터와 이정표 등도 설치하고 있다. 전주 이씨 덕천군 파종중 소유인 다랭이논에선 올해도 어김없이 전통모내기 체험행사가 열린다. 모내기에는 이장협의회, 새마을남녀협의회, 주민자치위원회 등이 공동으로 참여, 손으로 직접 모를 내는 이벤트도 펼쳐진다. 모내기가 끝나면 인근 2.5㎞걷기도 이어진다. 개구쟁이들은 어른들의 모내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랭이논 앞의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긴다. 조규수 강상면장은 다랭이논 손모내기 체험행사에 그치지 않고 가을에 벼베기행사도 병행, 연말에 소외된 이웃을 위해 쓰여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렸을 적 추억이 함초롬히 남아있는 양평 다랭이논으로 오면 타임머신을 타지 않아도 예쁜 동심의 세계로 날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글 _ 양평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새벽부터 내린 봄비도, 심술궂은 봄바람도 1만여 마라톤 동호인들의 열정을 가로막진 못했다. 1만여 마라톤 마니아와 3천여 자원봉사자, 직장 및 클럽 동료, 가족 등 2만여 명이 함께 한 경기지역 최대의 마라톤 축제인 제11회 경기마라톤대회가 14일 세계문화유산의 도시 수원시와 충효의 고장 화성시 일원에서 펼쳐졌다. 경기도와 수원시, 화성시, 경기일보사가 공동 주최하고, 경기도육상경기연맹 주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경기도의회, 경기지방경찰청, 경기도교육청, 경기도체육회, 경기도생활체육회, 경기도장애인체육회 등이 후원한 경기도 유일의 풀코스 공인대회인 경기마라톤은 풀코스와 하프코스, 10㎞, 5㎞ 등 4개 코스로 나뉘어 열띤 레이스를 펼쳤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전국 13개 시도의 마라톤 마니아는 물론 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 국내 거주 외국인, 장애우 등 남녀 노소 구분없이 함께 달리며 마라톤 축제를 즐겼다. 이날 경기마라톤 참가자들이 레이스를 펼친 연도에는 지나던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자신과 싸우며 달리는 참가자들에게 힘찬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날 오전 8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개회식에는 공동 대회장인 이재율 경기도 경제부지사와 윤성균 수원시 1부시장, 채인석 화성시장, 임창열 경기일보 대표이사 회장을 비롯, 남경필김진표신장용이원욱 국회의원, 조재록 농협경기지역본부장, 한민호 경기도육상경기연맹 회장 등이 참석했다. 노영관 수원시의회 의장, 하만용 화성시의회 의장, 이원성 경기도생활체육회장, 이태영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 한성섭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도시의원 등 각급 기관단체장들도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또 국민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은퇴후 세번째 풀코스 도전이자, 44세에 뛰는 44번째 풀코스 도전에 나서 마니아들과 우정의 레이스를 펼치며 2시간39분15초로 결승선을 통과,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이번 대회 풀코스에서는 송기산씨(40수원사랑마라톤클럽)와 양점조씨(48수지마라톤클럽)가 각각 2시간39분49초45, 3시간31분13초63으로 남녀 정상을 차지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해병대 의장대 시범과 나만의 우표만들기, 안마봉사, 수지침 봉사, 건강검진 등 부대행사, 기아자동차 모닝 승용차 등 풍성한 경품이 제공돼 참가자들에게 즐거움을 더해줬다. 질주 본능 송기산양점조, 남녀 풀코스 우승 월계관 하프 김회묵강미애, 10㎞ 이흥국이금복씨 1위 송기산씨(40수원사랑마라톤클럽)와 양점조씨(48수지마라톤클럽)가 수도권 최고 권위의 마라톤대회인 제11회 경기마라톤대회에서 나란히 남녀 풀코스 우승 월계관을 썼다. 지난해 준우승자인 송기산씨는 14일 수원종합운동장을 출발, 수원시가지와 화성시 매송면 일원을 돌아오는 남자 풀코스(42.195㎞)에서 2시간39분49초45로 신호철씨(2시간41분00초40)와 강흥운씨(2시간42분34초11)를 제치고 1위로 골인했다. 또 여자부 풀코스에서 양점조씨는 3시간31분13초63을 마크, 김영희씨(3시간32분22초79)와 최금자씨(3시간40분32초20)를 따돌리고 대회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남자 하프코스에너는 김회묵씨(수원사랑마라톤클럽)가 1시간13분20초45로 9회 대회 우승자인 백운섭씨(1시간15분42초02)와 최승민씨(1시간25분15초44)를 제치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으며, 여자부서는 강미애씨(수원사랑마라톤클럽)가 1시간43분15초16의 기록으로 김명옥씨(1시간44분26초11)와 진석안씨(1시간54분30초97)에 앞서 우승했다. 한편 10㎞ 단축코스 남자부에서는 이홍국씨(수원사랑마라톤클럽)가 33분52초49을 기록해 지명규씨(34분40초76)와 윤덕민씨(36분29초01)를 누르고 정상에 올랐으며, 여자부서는 이금복씨(성남시 정자동)가 39분49초14로 지난해 우승자 오혜원씨(40분45초50)와 윤순남씨(41분11초14)를 앞질러 1위를 차지했다. 건강코스인 5㎞ 남자부서는 김승환씨(서울시 상계동)가 17분06초로 최석규씨(17분48초)와 서성주씨(18분11초)에 앞서 1위에 올랐으며, 여자부서는 정해연양(구리여고)이 20분00초를 마크해 최순규씨(20분14초)와 전년도 1위 김유미씨(20분36초)를 누르고 패권을 안았다. [Interview] 이봉주_마흔네살에 44번째 풀코스 완주 국민마라토너 끊임없는 훈련후배들에 귀감 됐으면 꿈나무 장학금 지켜내, 참가자들 아낌없는 박수 올해는 꼭 결승선을 먼저 통과해서 장학금도 지켜내고, 후배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뤄내서 기쁩니다. 4월 14일 열린 제11회 경기마라톤대회에서 이봉주를 이겨라 이벤트를 위해 은퇴후 3번째로 풀코스를 달린 봉달이 이봉주씨(44)가 2시간39분15초의 기록으로 생애 마흔네번째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성공했다. 국민 마라토너의 마흔네번째 완주를 지켜보던 참가자들은 그가 풀코스 결승선에 가장 먼저 들어오자 그의 투지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일제히 환호했다. 남자 풀코스 1위인 송기산씨(2시간39분49초45)를 제치고 이봉주를 이겨라 이벤트에서 마라톤 꿈나무들의 장학금 300만원을 지켜낸 그의 얼굴은 풀코스를 완주한 피곤함 대신 기쁨으로 가득했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레이스 초반 허벅지 통증으로 아쉽게 3위에 머물렀던 그는 이번 대회를 위해 한 달 전부터 선수생활 때 처럼 훈련을 했다며 초반에는 숨통이 트이질 않아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후 7~8㎞구간에서부터 페이스를 찾으며 나 자신과 경쟁을 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승리의 요인을 밝혔다. 이어 현재 마라톤이 침체된 분위기이지만, 아마추어 선수들은 프로못지 않게 날로 기량이 좋아지고 있다며 경기마라톤대회와 같은 대회들을 통해 한국마라톤이 다시 한 번 발전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 대한육상경기연맹 홍보이사로 활동 중인데 비록 선수생활을 끝냈지만 계속 훈련을 하며 레이스하는 모습을 커가는 꿈나무들과 국민들에게 보여 희망을 드리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글사진 _ 특별취재반
직업체험이다. 아버지의 고향이기도, 내가 태어나 30년을 살았던 인천에서 도대체 내가 못 가본 곳이 어디 있을까 하는 질문에서부터 먼저 출발했다. 올해로 개항 130주년을 맞은 인천의 바닷가는 누구보다 잘 알았다. 어릴적 친구들과 어른키를 훌쩍 넘는 담을 몰래 넘어 항구에서 뛰놀기도 했다. 갑자기 공항이 떠올랐다. 영종도의 인천국제공항은 분명 내 어릴적엔 없었다. 다 큰 후에나 비행기를 타려 이용했던 게 전부다. 기왕 하는 거 평생 못해볼 체험을 해보자는 의욕이 셈솟았다. 한 차례 더 고민했다. 공항 안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장소가 있었다. 공항세관. 말 그대로 기자라는 직업이 아니고서는 출입할 수 없는 특수한 곳이다. 갑자기 여행도중 Custom(세관) 이라는 글귀가 적힌 제복을 입은 사람들 앞에 서면 괜스레 위축되던 기억이 스쳐간다. 고가 밀수품이나 마약도 안 들고 있으면서도 X-ray 검색대를 통과하면 나는 삐~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던 기억. 원인은 벨트에 붙어 있는 쇠붙이였지만, 안도감에 지금도 매번 한숨을 쉬곤 한다. 드디어 검색을 받기만 했던 입장에서 검색하는 입장으로 바뀌는 날이다. 입장이 뒤바뀐 느낌에 신바람이 나면서도 뭔가 긴장감이 엄습했다. 999명 직원 상주 출입물품 통관, 밀수부정 무역 등 단속 인천국제공항청사 지하 1층 인천공항본부세관 휴대품과. 생각보다 세관에서 하는 업무가 많다. 수출입물품의 통관, 밀수부정 무역불법 외환거래 단속, 불법 총기류마약 반입 차단 등 미처 보지 못한 일들이 이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전국 공항 입출국 여행객의 77%(4천100여만명)와 특송화물 반입건수의 99%를 처리하는 인천공항의 위용에 걸맞게 인천공항세관엔 무려 999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이중 오늘 내가 체험할 업무는 여행자들의 휴대품을 검사하고 통관하는 일이다. 반갑습니다. 자, 가볼까요? 휴대품 2 검사관실 조진용 계장, 말로만 듣던 오늘 내 사수가 도착했다. 부드러운 미소에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그의 모습은 인자한 아저씨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올해로 28년차 말 그대로 베테랑이다. 꽁꽁 뭔가를 숨겨 들어오더라도 촉(觸)으로 적발한다는 명성의 조 계장의 뒤를 쫓았다. 공항 1층 C구역 입국장. 삐~ 소리에 등 뒤로 식은땀이 또 흐른다. 내가 입은 세관 전용 점퍼가 머쓱하다. 공항공사 직원이든, 세관 직원이든 가차없다. 1층 보세구역으로 들어가기 전 신분증 제시는 물론 소지 물품을 X-ray 검색대에 올려놔야 한다. 어쨌든 여권 없이 내가 이곳에 서 있다. 자동으로 돌아가는 수하물 컨베이어벨트(캐로셀)에 수십개의 짐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뭔가를 체험하겠다는 설렘도 잠시, 러시아 하바롭스크(Khabarovsk)에서 출발한 SU 4650편 여행객 수십명이 물밀듯이 쏟아져 나왔다. 첫 임무는 입국하는 여행자들이 꼭 내야 하는 종이 카드, 즉 세관 신고서를 출구에서 받는 일이다. 지루하기만 할 줄 알았지만, 여행객의 짐에 표식(씰)이 붙었는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임무가 숨겨져 있는지 오늘 처음 알았다. 마역 탐지견 리카, 후각만으로 대마초가루 발견하기도 휴대품 검사는 크게 3가지 방법으로 나뉜다. 우선 중앙 X-ray 검사대에서 걸러진 짐에 대한 검색이 있다. 모든 수하물은 비행기에서 나오자마자 중앙 X-ray 검사대에서 일차적으로 판별된다. 이곳에서 뭔가 확인이 필요한 물품이 검색됐을 때 해당 짐에 표식을 붙이고 추가 확인에 들어가게 된다. 이 표식 확인은 바로 이 출구에서 세관 신고서를 받으며 이뤄진다. 이밖에 여행객의 이전 체류지, 체류기간 등을 분석해 지정검사대상자를 선정해 검색하는 방식과 사람의 심리와 행동, 가방 형태 등 동태관찰을 통한 일명 즉석 검색이 있다. 사실 내가 직접 해볼 수 있는 일은 극히 적었다. 여행객을 상대로 휴대용 X-ray 검색기를 휘두를 수도, 봐도 모르는 X-ray 판독기를 다룰 수도 없었다. 단순히 견학을 온 듯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세관 업무를 단 몇 시간만에 배운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했던 만큼 위안을 삼았다. 뒤뚱 뒤뚱 마약탐지견과 어색한 호흡 반가운 대원이 도착했다. 리카(8세수컷), 마약탐지견이다. 공항세관엔 모두 13두의 마약탐지견을 비롯해 총기류 전담, 폭발물 전담 탐지견이 각각 1두씩 있다. 리카는 공항세관 마약조사과 소속 15년 베테랑 이근석 탐지조사요원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하드케이스를 눌러보세요. 이근석 요원이 손으로 컨베이어벨트 위에 있는 짐 중 단단한 재질의 가방을 빠른 속도로 누르고 지나간다. 손으로 눌러 가방 내부 공기를 밖으로 새나오게 하는 리카의 후각 정확도를 현저히 높이는 방법이다. 리카의 훈련도는 가히 최고다. 지난해 말 아프리카에서 온 한 남성의 바지 주머니에 있던 소량의 대마초가루를 후각으로 발견하기도 했다. 힘껏 달리는 리카에게 목줄을 잡은 손이 힙겹게 끌려간다. 얼떨결에 마약탐지 체험이 마무리됐다. 소수를 가려내고자 다수에게 최대한 양해를 구해 갑자기 입국장 한편이 소란스럽다. 러시아 국적 여성 여행객 2명의 가방에 표식이 붙어 있다. 가방 속에 뭐가 들어 있다는 뜻이다. 조심스레 가방을 싼 비닐을 제거했다. 가방을 열자 신문지로 싼 보드카가 여러병 나오기 시작한다. 휴대품 면세범위인 주류 1병 초과다. 이윽고 신문지와 비닐로 감싼 이상한 물체가 손에 잡혔다. 안에는 두꺼운 러시아식 훈제 소시지가 있었다. 검역 대상물품이다. 심각한 위반행위는 아니지만 어쨌든 적발은 적발, 이들은 면세 초과한 물품에 대한 가산세(납부세액의 30%)를 추가로 지불해야한다. 적발할 때 사실 굉장히 조심스럽습니다. 온갖 욕설을 듣는 것은 기본이지요. 미사일 등 각종 탄약이 저장된 부대의 검문소에서 군 복무를 했던 내게 검문검색 업무는 단순했다. 그저 규정대로만 하면 됐다. 당시 말이 통하지도 않던 덩치 큰 미군이 덩치 큰 차량을 몰고 들어와도 일단 다 내려! 위협감 있는 목소리로, 험악한 인상을 지으며 기 싸움을 하곤 했다. 상대방의 불평불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만에 하나를 위해 철저하게 무시했다. 휴대용 검색기X-ray 판독기 다룰 줄 몰라 머쓱 하지만, 세관 검색 업무는 달랐다. 여행자들 대부분이 선량한 사람입니다. 소수를 가려내고자 다수에게 최대한 양해를 구하고 있습니다. 조 계장은 기분 좋게 여행하는 즉, 민간인을 상대로 검색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아무리 안전도 좋지만, 예전의 나처럼 기 싸움을 시도했다간 여론의 뭇매를 맞기 딱 좋았다. 그저 적발에만 신경 쓸 것이라는, 그동안 나는 세관에 대해 큰 오해를 하고 있었다. 세관업무도 일종의 서비스직인 만큼 말 한마디 건네는 기술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조 계장의 말이 가슴 깊이 와 닿았다. 7만1천875 지난해 인천공항에서 고가의 핸드백, 시계, 양주 등 여행자 면세범위(미화 400달러)를 초과한 물품을 자진 신고하지 않고 반입하려다 적발된 건수다. 징수된 가산세만해도 12억원에 달한다. 세관 1층과 지하 유치물품창고에는 이 같은 보관 물품 수백개가 쌓여 있다. 특히 대리 반입 수법으로 밀수입하려다 적발된 경우도 215건으로 지난 2011년의 2.5배에 이른다.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것을 깨달았다. 해외여행이 대중화된 시대. 창과 방패의 싸움보단 제도에 대한 여행객들의 인식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하루 10만여 명, 말 그대로 인간군상 속에서 날이 갈수록 지능화 되는 수법에도, 세관 직원들은 매와 같은 눈과 투철한 서비스 정신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적어도 내 다음 여행에선 더는 세관 직원을 보더라도 움츠러들진 않을 것 같다. 글 _ 신동민 기자 sdm84@kyeonggi.com 사진 _ 장용준 기자 jyjunn@kyeonggi.com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은 2013년 인천시 기능경기대회 참가 선수단을 격려 방문하고 경기를 참관했다. 4월 10~15일 6일간 치뤄진 이번 대회는 인천시가 주최, 인천시교육청과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 후원사로 참여했다. 인천기계공고, 부평공고, 인천전자마이스터고 등 총 7개 경기장에서 분산해 진행돼 시교육청 산하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이 20개 학교에서 427명이 참가해 모두 42개 직종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과 실력을 겨뤘다. 금상 44명, 은상 45명, 동상 44명, 우수상 37명 등으로 총 170명이 입상했으며, 최우수 기관은 인천기계공고가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금은동상 입상자는 제48회 전국기능경기대회 참가 자격이 주어지며, 해당 직종 국가기술자격 기능사 자격시험이 면제된다. 대회 기간에는 초중등 사생대회, 로봇 경영대회, 외국인근로자의 중장비 운전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이뤄져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나 교육감은 참여한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고 선의의 경쟁에 임하길 바란다며 강원도에서 열리는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도 좋은 결실을 얻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_ 박용준 기자 kyjunsay@kyeonggi.com 사진 _ 인천시교육청
인천시 부평구는 청천도서관의 문을 열고 함께 책 읽는 도시 독서문화운동을 선포했다. 구는 4월 12일 구립 청천도서관 다목적실에서 청천도서관 개관식과 2013년 부평 북펀(Book Fun) 선포식을 개최했다. 부평구립도서관 자원 활동가들이 모인 우렁각시의 축가와 함께 부흥중학교 학생들의 플래시 몹(flash mob) 등 다양한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이날 개관한 청천도서관은 부평구에 6번째로 문을 여는 구립도서관으로, 청천산곡동 지역에 들어서는 첫 구립 공공도서관이다. 사업비 23억여 원을 들여 연면적 1천83㎡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됐으며, 유아열람실, 어린이 전용 열람실, 동아리실, 디지털 검색실 등을 갖추고 있다. 이날 구는 책 읽는 도시 부평을 만들기 위한 독서문화운동 2013년 부평 북펀 선포식을 했다. 책 읽는 부평은 지난 1998년 미국 시애틀에서 시작된 한 도시, 한 책 읽기(One city, One book)을 본따 만든 독서문화운동으로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 학교, 기업, 언론, 시민단체 등이 추진협의회를 구성해 책 읽기 운동을 벌이게 된다. 민관 추진협의회는 주민투표를 벌여 이금이 작가가 쓴 사료를 드립니다(푸른책들)를 올해 부평 대표도서로 선정했다. 민관추진협의회는 오는 10월까지 대표도서 독서 릴레이, 토론회, 작가와 만남, 독서 동아리, 책이 있는 사진전, 북 콘서트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홍미영 구청장은 청천산곡동 지역에 들어서는 첫 구립 공공도서관으로 지역 사회의 복합문화공간으로써 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_ 박용준 기자 kyjunsay@kyeonggi.com 사진 _ 부평구
성남시와 사단법인 한국리모델링협회가 손 잡고 공동주택 리모델링 제도개선과 활성화 방안 마련에 나선다. 시는 지난 3월 26일 시청 상황실에서 이재명 성남시장, 김진호 한국리모델링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주택 리모델링 업무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리모델링 기금 설치 등 제도개선 및 활성화에 협력해 연구, 교육활동의 인적자원을 교류지원한다. 토론회, 간담회, 설명회 등 행사 때 서로 시설사용을 지원하며, 각종 자료와 정보를 교류한다. 협약내용 실천과 상호협력 증진을 위한 협의체도 조직구성할 수 있다. 앞으로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성남 리모델링 사업을 가속화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성남지역 리모델링 대상 공동주택은 준공 후 15년 이상 경과된 164개 단지 10만3천912세대이다. 이 가운데 분당구에 122개 단지(74.39%) 8만6천339세대(83.09%)가 몰려 있다. 지난해 1월 주택법 개정으로 기존 세대 수의 10분의 1이내 세대 증가와 일반분양이 허용됐지만 수직 증축을 할 수 없고 부동산 경기 침제로 리모델링 추진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 1기 신도시 분당구의 공동주택 노후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성남시는 리모델링의 체계적인 지원 근거를 마련하려고 지난해 11월 성남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안을 시의회에 제출했으나, 심사 보류된 상태이다. 글 _ 성남문민석 기자 sugmm@kyeonggi.com
성남시 최초의 공립박물관이자 삼국시대 고분을 전문적으로 전시한 판교박물관이 4월 2일부터 시민에게 개방했다. 분당구 판교로 191 일원(낙생고가차도 옆) 판교역사공원에 위치한 판교박물관은 성남시가 판교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발견한 삼국시대 돌방무덤을 그대로 옮겨왔다. 판교신도시 사업시행자인 LH가 2010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102억 원을 들여 부지면적 4천892㎡, 전체면적 1천449㎡, 지상지하 각 1층 규모에 유적전시실, 유물전시실, 교육실 등을 갖춘 박물관을 건립했다. 박물관 내부에는 4~5세기 한성백제시대 돌방무덤 7기와 고구려 돌방무덤 2기 등 총 9기의 삼국시대 고분과 삼국시대 토기, 고려청자, 백자 등 주요 출토유물 200여 점이 전시됐다. 이들 유적과 유물은 2002~2008년 판교신도시 조성공사현장에서 발견된 것들 중에 일부이다. 판교박물관이 위치한 판교 역사공원은 당시 발견한 삼국시대 고분과 석실분 벽체를 100t짜리 크레인으로 그대로 떠 옮겨와 조성됐다. 고분을 해체하지 않고 통째로 옮겨 전시한 방식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됐다. 박준 성남시 문화관광과장 겸 박물관장은 판교박물관은 지역 개발과 역사 보존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낸 박물관이자 삼국시대에 조성한 석실분을 실내에서 관람할 수 있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박물관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하며 개관시간은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글 _ 성남문민석 기자 sugmm@kyeonggi.com
의왕시(시장 김성제)가 4월 1일 김문수 경기도지사 주재로 열린 찾아가는 실국장회의에서 시의 현안사업에 대한 경기도와의 공조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글 _ 의왕임진흥 기자 jhlim@kyeonggi.com
의왕시와 중국 호북성에 있는 센닝시가 상호교류를 통한 발전방안에 대해 전격 합의했다. 김성제 의왕시장과 정소강 센닝시장은 4월 5일 센닝시 현지에서 기길운 의왕시의장, 센닝시황점움 상무부시장등 양측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자매도시로서 상호 발전방안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글 _ 의왕임진흥 기자 jhlim@kyeonggi.com
광주시(시장 조억동)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성남지청(지청장 송민선)은 지난 3월 26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기업애로 해소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성남지사장 유헌기), 하광상공회의소(회장 백남홍), (사)광주시기업인협회(회장 박창환),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소장 양금승)이 참석한 가운데 체결된 이번 협약은 각 기관의 자문 인력풀을 활용한 경영자문 및 일자리컨설팅을 통한 지역 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영자문 및 일자리컨설팅은 4월부터 정상 운영해 경영 노하우와 인력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관내 기업에 경영일선에서 경험이 많은 전직 임원 등과 공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글 _ 광주한상훈 기자 hsh@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