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기도의료원 가평병원 꼭 필요하다

가평의 의료 환경은 타 시군과 비교하면 대단히 열악하다. 경기도에는 상급 종합병원을 포함한 종합병원이 총 72개가 있으나 가평군에는 전무하다.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도 자가용으로 30분 이상 걸리는 곳에 위치한다. 8개의 지방 의료원이 경기도에 있으나 경기 북부에는 의정부시, 파주시, 포천시 등 3개시에만 있어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는 실정이다. 이른 새벽 산책길에서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쓰러진 노인이 병원 가는 차 안에서 사망했고, 고열로 울고 보채는 아기를 안고 도착한 병원에서 조금만 늦었으면 위험할 뻔했다는 말을 들은 젊은 엄마의 얘기는 가평군에서는 흔한 사연이 되고 있다. 가평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은 어떤 고충을 겪고 있을까, 첫째, 고령층이 겪는 고충이 있다. 가평군은 초고령사회로 분류된 지역으로 노인과 홀몸노인의 비율이 타 시군에 비해 대단히 높으며 노화 속도 또한 빠른 곳이다. 긴박하고 긴급한 응급 상황에 수시로 노출돼 있는 계층이지만 관내에는 큰 병원이 없어 직접 구급차를 이용해 검진이나 치료를 받으러 가야 하는 게 현실이다. 둘째, 임신부들이 겪는 고충이 있다. 분만 사각지대라 할 수 있는 가평군에는 산부인과나 분만실을 갖춘 병원이 없다. 가평군내에 거주 중인 임신부가 산통을 느끼고 분만을 위해 인근 분만실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50분이다. 이는 서울의 산모가 평균 3.1분 이내에 분만실까지 도달한다는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셋째, 가평의 소아 및 청소년들이 겪는 고충이다. 가평에는 전문적으로 소아청소년과를 둔 병원이 없다. 소아와 일반 성인은 해부학적 구조와 생리학적 기전이 달라 발병하는 질병군에도 크게 차이가 난다. 소아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전문 진료 기관이 절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넷째, 일반 군민이 겪는 고충이다. 교통사고나 추락사고 등을 당한 중증외상환자나 뇌졸중, 심근경색 등 촌각을 다투는 환자가 발생해도 응급실을 갖춘 대형병원을 찾아 타 도시로 이동해야 한다. 인근 도시로 이동하려다 골든타임을 놓쳐 생명을 잃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관 중 민간의료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아무래도 공익보다는 수익성을 추구하다 보니 공공의료기관에 비해 인구가 많은 대도시나 소도시에 집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관 가운데 공공의료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5.4%에 불과하다. 이 적은 비중의 공공의료기관이 분포하는 곳은 수도권보다도 의료취약계층이 많은 강원도, 전라도 등이다.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경기도 의료원 가평군 유치를 약속한 것은 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민간의료기관을 가평군으로 불러들일 수는 없지만 의료취약계층을 위해 세워지는 공공의료기관이라면 반드시 가평군에 건립돼야 할 것이다. 6만4천 가평군민의 숙원 사업인 경기도의료원 가평 유치를 위해 모두가 발 벗고 나섰다. 경기도의료원 가평병원 유치 민관추진단을 구성했고, 유관단체 간담회를 통해 주민 의견 수렴과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7일부터는 경기도의료원 가평병원 유치 범군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경기도의료원 가평병원이 설립돼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발생, 국가 재난급 대형사고 시 다수의 환자를 맡아 치료할 수 있는 재난거점병원으로 활용된다면 공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가평군은 경기도의료원 가평병원 유치를 위해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서태원 가평군수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숨겨진 경기 의병의 유적, 어떻게 기억하고 기릴 것인가 <2>

■ 양평을미의병묘역에서 만나는 ‘미스터 션샤인’ 지난 10월26일 양평군 양동면 석곡리 산 74번지 깊은 야산인 양평을미의병묘역에서 제26회 양평의병추모제가 거행됐다. 양평의병기념사업회에서 주관해 열리는 이 추모제에는 의병 유가족을 비롯해 군수와 국회의원, 지자체장들과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해 매년 추모행사와 제향을 열어 독립유공자들의 정신과 유훈을 기리고 있다. 묘역의 중앙에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들인 영국 기자 매켄지가 찍은 양평 의병들 모습과 “일본의 노예가 되느니 자유민으로 죽겠다”는 의병들의 유훈이 새겨져 있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2007년부터 조성된 전국 유일의 이 의병묘역에는 의병 묘를 중심으로 제단과 어록비, 공적비 등이 잘 배치돼 있어 명소로 활용되고 있다. 양평군에는 이 밖에도 1907년 의병전투를 벌인 용문산의 용문사와 사나사, 상원사 등지에 의병 사적지가 있다. 군민들은 사적지 입구나 공원 등지에 기념비와 안내판 등을 조성해 의병의 고장임을 널리 알리고 있다. 인근 연천군에는 법화동과 심원사를 비롯해 마전리, 소목개, 외울마을 등지에 의병전투 사적지가 남아 있다. 또 신서면 대광리의 인근 야산에는 1907년 9월경 일본군 수비대와의 전투에서 순국한 의병 5인의 묘가 있다. 인근 법화동과 심원사에 주둔하고 있던 의병부대의 의병 250여명을 습격한 일본군에 의해 희생된 5인의 의병 시신을 지역주민들이 수습해 봉분을 만들어 준 것으로 보이는데, 문헌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아직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항일의병 5위 위령비’라는 작은 표식과 연천군수와 문화원장 명의의 안내판이 묘역을 지키고 있지만 이런 곳에 경기 무명의병의 기념비석을 조성해 교육 장소로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보석처럼 숨겨진 경기 의병들의 흔적 경기 남부지역에도 보석처럼 숨겨진 경기 의병의 흔적이 적지 않다. 가장 많이 남아 있는 의병 활동지로는 이천시와 광주시, 용인시를 들 수 있다. 이천시에는 1895년 10월 명성황후 시해사건과 단발령을 계기로 봉기한 경기 이천 수창의소 의병들이 이듬해 1월17일 출동한 일본 정규군과 전투를 벌여 승전한 광현전투지를 꼽을 수 있다. 유인술과 매복전투로 승기를 잡은 이천 의병부대는 패주하는 일본군을 추격해 광주군 도척면 노곡리 노루목장터에서 적병 200여명을 전멸시키는 쾌거를 이뤘으며, 이후 광주군 남한산성으로 진입해 서울진공작전을 펼쳤다. 광주시에는 후기 의병에 해당하는 1907~1908년에 광주 경안역과 태전리, 능곡 일대에서 의병전투지를 찾아볼 수 있다. 광주시와 성남시의 경계지역인 돌마면 독점마을에도 1908년 1월 일본군과 의병들이 벌인 전투기록을 찾아볼 수 있는데 당시 전투에 참여하고 ‘청계산 호랑이’로 알려진 윤치장 의병장의 묘가 성남시 금토동의 파평 윤씨 묘역에 남아 있다. 여주에는 1907년 13도 창의군 대장인 이인영 의병장의 생가를 비롯해 원용팔 의병장의 생가가 남아 있다. 용인지역은 대표적인 친일 반민족 행위자인 송병준의 별장터를 비롯해 의병장 임옥여의 집터와 동상, 굴암사 의병 활동지와 김량장터, 옛 백암장터 등 다양한 사적지가 남아 있다. 이 중 양지면 추계리의 송병준 별장터는 가장 매국적인 단체인 일진회의 소굴로서 일본 침략에 저항하는 의병을 비롯해 항일지사와 일반 양민들까지 잡아다 고문하고 학살한 수탈지로서 의병들이 쳐들어가 전투를 벌인 곳이다. 안성 일대에는 남부지역에서 주로 활약한 의병장 정철화가 근거지로 삼은 칠장사가 잘 보존돼 있다. 30여명의 정예부대로 편성된 이 의병부대는 안성과 충주, 청주 등지에서 일본군을 공격해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는데 칠장사가 그 활동 근거지 역할을 했던 것이다. 평택시 팽성읍에 위치한 관아터도 경기 의병들이 습격했던 역사유적지다. 수원과 안성, 평택 등지에서 활동하던 의병들이 평택관아를 습격해 외삼문과 내삼문을 파괴하고 친일 관리들을 구타한 후 달아났다. 수원 용주사도 1907년 당시 신문기사에서 의병 전투가 있었다는 내용이 확인됨에 따라 사적지로 드러났다. 이처럼 경기 의병들의 피와 눈물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데, 이를 외면하고 방치한 채 학교에서도 가르치지 않으면서 청소년들과 지역민들의 애향심을 기대할 수 있을까. ■ 어디에도 없는 무명 경기 의병 상징물,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해외여행을 다녀본 사람들은 각 나라 수도의 중심가, 또는 상징 장소의 한가운데 나라를 지키다 순국한 무명용사의 묘역이나 공원, 상징 동상이 많다는 사실에 놀란다.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 아래에 있는 무명용사의 묘에는 365일 꺼지지 않는 ‘용사의 불’이 켜져 있어 외국 국빈이 반드시 방문해 헌화하는 명소다. “오직 신에게만 알려진 미국의 병사가 여기 명예롭게 잠들고 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의 무명용사 추모비는 성역으로 관리해 오다가 건립 100년인 올해 개방돼 수많은 추모객을 맞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희생된 무명용사를 기리는 러시아 모스크바의 무명용사비는 365일 내내 꺼지지 않는 ‘영원한 불꽃’으로 조성돼 있다. 영국 웨스트민스터 성당에 있는 무명용사의 묘는 유명 인사들의 결혼식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그런데 50년 독립전쟁을 치르며 수많은 애국지사, 순국열사를 배출한 대한민국에서 무명용사를 기리는 곳은 어디에 있는가. 국립서울현충원 안에 무명용사비가 유일할 뿐, 경기도에는 단 한 곳도 없다. 더욱이 1911년까지 의병전쟁으로 순국한 1만8천여 의병 중 경기도 출신이 1천200여명에 이르는데 대부분 이름을 알 수 없는 타의에 의한 무명의병들이다. 우리 후손들의 생존을 위해 흘린 그들의 피와 눈물과 소망을 기억하고 기리는 일, 1천만 경기시민의 몫이 아닐까. 김명섭 단국대 동양학연구원 연구교수

[기고] 불 나면 대피 먼저

‘불 나면 대피 먼저’라는 슬로건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러한 재난에서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 2019년부터 시민의 안전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슬로건이다. 초기 진화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무리한 초기 진화를 시도했다가는 연기 흡입과 질식 등 사고를 당할 우려가 매우 높다. 따라서 가장 우선적으로 신속하게 안전한 공간으로의 대피가 이뤄져야 한다. 즉, 초기 소화를 시도하는 것보다 우선 대피가 안전을 위한 더 중요한 방법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대피를 잘할 수 있는지 방법을 알아둬야 한다. 우선 화재 등의 재난을 발견할 경우 그 재난에 대해 크게 알려야 한다. ‘불이야, 다들 대피하세요’라고 크게 외쳐 다른 사람들도 인지하게 하며, 가장 가까이에 있는 화재 비상벨을 누르도록 한다. 대피할 때 유의할 점은 화재가 발생한 곳에서 문을 꼭 닫고 나와 지상으로 나갈 수 없으면 옥상으로 대피해야 하며, 엘리베이터의 사용은 피하고 계단을 이용해 대피할 수 있도록 한다. 화재로 인한 연기는 아래에서 위로 이동하는데, 엘리베이터의 경우 수직구조로 이뤄져 있어 연기가 내부로 들어온다면 질식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아파트의 경우 베란다에 있는 경량 칸막이를 이용해 이웃집으로 피난할 수 있고, 하향식 사다리를 이용해 지상으로 대피가 가능하다. 30층 이상이거나 120m 이상 고층 건물의 경우 30층마다 1개 층 이상의 피난구역이 설치돼 있으므로 피난구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대피로를 알아두는 것도 매우 유용하다. 피난 시에는 최대한 낮은 자세로 이동해야 한다. 특히 호흡기는 젖은 수건으로 막고 이동해야 질식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집이나 방에서 대피가 어렵다면 연기 등이 내부로 들어오지 않도록 문틈을 옷이나 이불로 막아 놓고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화재는 시간과 장소를 선택해 찾아오지 않는다. 소방서에서 시민들에게 화재 예방을 강조하고, 대피 방법을 홍보해도 재난은 언제 어디서나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시간과 장소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공동주택을 포함해 자주 이용하는 대형 마트나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이제는 꼼꼼하게 어떻게 대피할 수 있는지 머릿속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자주 이용할수록 오래 머무를 곳이기 때문에 어떻게 나가야 하는지 한번쯤 생각을 해둔다면, 언젠가 자신에게 어둠 속의 촛불 하나처럼 머릿속에서 길을 밝혀줄 것이다. 겨울철을 따뜻하게 보내기 위해 다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준비 안에 ‘안전’을 위한 준비도 포함돼 있어야 한다. 화재 시 꼭 ‘대피 먼저’를 기억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또 자주 이용하는 곳의 피난 대피로 등을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화재 대피에 대한 의식이 전환돼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 올겨울은 화재 재난이 없는 안전한 겨울이 되기 바란다. 나윤호 송탄소방서장

[기고] 불소통과 불안의 사회적 비용

2022년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막을 내렸다. 공공기관 직원들은 행정사무감사를 초조하게 지켜보면서도 도의원들의 사이다 발언에 환호했다. 지난해부터 그토록 호소했던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또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노조의 호소문은 눈물을 흘리게 했다. 멀미약을 먹어 가며 셔틀버스를 타고 다니다가 퇴사한 직원, 경상원이 수원에 있을 때 출산한 직원은 아기를 셔틀버스에 실어 양평까지 데리고 다녀야 하는지, 맞벌이를 하는데 혼자 아기를 양평으로 데리고 와서 남편과 떨어져 홀로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직원 등 충분한 소통 없이 추진된 정책의 부작용이 속속 드러난 것이다. 이처럼 여야를 막론하고 공공기관 이전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경기도의 경우 25대의 출퇴근 셔틀버스를 운영하면서 단 한 대의 셔틀버스 기간을 연장해 달라는 경상원의 요구에 대해 예산상 특별한 점을 찾지 못했다는 답변으로 분노하게 만들었다. 또 경기도일자리재단의 경우 오염 토양 정화를 위한 경기도 분담 비용 등에 대해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 언제 어떻게 이전할지에 대한 막연함에 직원들의 불안함은 가중된다. 불소통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가장 불안한 직원은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청년 세대들이다. 성실히 근무한 일터에서 정당한 존중을 받지 못하고, 마치 ‘퇴사할 수 있으면 퇴사하든지’ 하고 내뱉는 듯한 도의 싸늘한 태도에 애사심은커녕 수치심과 분노를 느끼는 직원들이 많다. ‘공감과 소통은 감히 원하지도 않으니, 이제는 경기도에서 앞으로의 일정 통보라도 제발 해주면 좋겠다’는 직원들의 자포자기한 애처로운 목소리도 듣는다. 처음부터 절차를 거쳐 경기도 지역균형발전 조례에 기본계획을 만들고, 노사정협의회를 구성해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경제성 조사를 통해 이전에 따른 효율성과 타당성을 입증했다면 이처럼 사회적 갈등 비용이 발생했을까 생각한다. 이제는 김동연 지사가 직접 공공기관 청년들의 눈물을 닦아 줘야 한다. 갑작스러운 방침으로 수천명의 직원들은 삶의 터전에 대한 고민과 불안함을 품고 하루하루를 근무하고 있다. 지금 직원들에게 필요한 건 마음의 치유다. 김 지사는 최전방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공공기관 직원들을 바라봐주길 바란다. 새로운 지사의 따뜻하고 사람냄새 나는 소통과 정책으로 2023년 행정사무감사에는 공포·액션·스릴러가 아닌, 잔잔한 감동과 훈훈한 미담이 가득한 경기도정을 기대해 본다. 한영수 경기도일자리재단 굿잡 노조위원장

[기고] 10•29 참사와 김포골드라인

서울 이태원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10·29 참사’를 보면서 기성세대가 된 어른으로서 젊은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마음으로 연일 마음이 무겁다. 그런데 김포시에는 이와 같은 압사의 공포가 매일 아침저녁 출퇴근을 하면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다. 특히 이번 참사를 통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직접 타보고 경험했던, 지옥철로 악명 높은 골드라인이 떠오른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김포시 시의원으로서 김포 시민들의 안전이 매우 걱정된다. 선출직들의 생각은 다들 비슷할 것이다. 그래서 두 분의 국회의원이 성명서를 발표했고, 현 시장도 페이스북에 추모의 글을 올리며 도시철도의 안전을 언급했다. 김포시의회에서도 골드라인 혼잡률이 높아 안전 문제가 심각하므로 최대한 빨리 대응책을 마련하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 달라고 집행부에 강하게 요구했다. 그런데 얼마 전 집행부에서 가져온 대책안은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연일 언론에서는 김포시 골드라인의 240% 넘는 출퇴근 혼잡률에 대한 보도를 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향후 계획으로 2023년 1월에 노인일자리 지원인력 22명을 추가 투입하겠다는 계획만을 가져왔을 뿐이다. 현재 집행부가 제시한 질서유지 안전요원 배치 현황을 보면 출근시간(오전 7~9시) 사우역, 풍무역, 고촌역 각 2명, 퇴근시간(오후 6~8시) 김포공항역 6명으로 돼 있다. 비혼잡 역사인 양촌역에서 걸포북변역에는 역사별 1명을 배치한다는 현황을 보고했다. 이것으로 김포골드라인의 안전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지, 노인일자리 지원인력으로 내년부터 출퇴근 시 혼잡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비혼잡 역사의 경우 안전요원 1명이 역사 근무를 할 경우 이례적인 상황 및 장애 발생 시 대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서울 신당역 사건은 여직원 1명이 순찰 중 일어난 사건이며 김포골드라인은 10개 역사 모두 1인 근무인 경우가 대부분인 현실에서 상황 발생 시 대처가 불가능하다. 실질적인 안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른 지역의 운영사와 역사당 전체 근무 인원을 비교해 보면 김포골드라인 3.2명, 용인경전철 5명, 우이경전철 3,3명, 9호선 2, 3단계는 6.5명이다. 단기적으로 정규직 충원, 희망일자리, 인턴사원 활용 등으로 취약시간대라도 최소 모든 역에서 2인 이상 근무해야 한다. 특히 출퇴근 시간 장기역, 사우역, 풍무역, 고촌역, 김포공항역과 퇴근시간 김포공항에 집중 배치해 혼잡한 역사에 대한 통제가 절실하다. 혼잡률을 낮출 수 있는 방법으로 지나치게 승객이 많이 타지 않도록 적정 인원 제한, 출퇴근 시 골드라인 이용 수요 분산으로 개화역과 김포공항역까지 노선버스를 추가 도입할 필요가 있으며 2024년 6편성의 차량 추가 투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진행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김포시, 서울교통공사, 김포골드라인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위탁계약 구조에서는 인원 충원 및 안전 투자가 불확실하므로 직원들의 잦은 이직으로 전문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김포시 직영 공영화로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통해 전문 인력 확보가 절실하다. 추가적으로 발생하지 말아야 할 일들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김포골드라인의 역사 모든 직원들, 안전요원들에게 심폐소생술(CPR) 교육을 필수적으로 하기를 말씀드린다. 나라가 어수선하다. 국가의 존립 이유는 국민의 생명이다. 김포시의 존립 이유도 김포시민의 생명이며 안전이다. 304명이 희생된 4·16 세월호 노란 리본의 의미를 잊지 말아야겠다. 오강현 김포시의회 부의장

[기고] 내가 차 한 잔에 패할 줄이야

중국 삼국시대, 유비의 책사 제갈공명의 전략에 따라 ‘천하삼분지계’가 완성된 전쟁이 바로 적벽대전이다. 대륙 패권의 흐름을 바꾼 적벽대전에서 조조는 80만 대군을 동원하고도 5만의 오·촉 연합군에 패배해 겨우 목숨만 부지한 채 도망쳤다. 적벽대전에서 패하고 난 뒤 내뱉은 조조의 말은, “내가 차 한 잔에 패배할 줄이야!”라는 한 마디 탄식이었다. 당시 조조는 손권, 유비에 비해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나라의 기틀과 막강한 무력을 갖춘 강자였다. 그는 필생의 대업인 적벽대전을 치르기 위해 대군을 이끌고 양쯔강 유역의 적벽으로 출병했다. 조조가 80만 대군으로 공격해오자 손권과 유비는 5만의 병사로 연합군을 결성하고 주유를 대도독으로 삼아 대비했다. 무려 16 대 1의 전력으로 승산 없는 전쟁을 준비해야 했지만, 그곳에는 천하의 대도독 주유와 천하의 책사 제갈공명이 있었다. 모든 대비태세를 마친 다음 양쯔강 적벽에서의 대회전을 기다리던 마지막 날 밤, 제갈공명과 주유가 마주 앉아 최후 전략을 의논하고 있었다. 그때 미닫이문 밖에서 주유의 아내 소교가 찻잔을 든 채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초저녁에는 북서풍이 불어 조조에게 유리합니다. 밤이 깊어지면 반대로 남동풍이 불어 우리가 유리하겠지만, 조조가 그때까지 공격하지 않고 기다려줄 리가 만무합니다.” 제갈공명이 주유에게 하는 말을 듣자마자 소교는 혈혈단신 조조의 대군영으로 향했다. 그녀에게는 무기 대신 다도(茶道)를 위한 찻잎과 차를 끓이고 행다(行茶)를 하기 위한 다기들이 준비돼 있었다. 초저녁, 공격 개시 시각이 다가오고 있었다. 적벽의 바람은 예상대로 북서풍이었다. 조조는 무장을 한 채 휘하 장수들과 함께 일전을 위해 나섰다. 적벽 강안에 80만 대병력이 공격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소교가 다도를 준비하고 조조를 멈추게 했다. 소교의 자태를 보자 조조의 가슴이 격동하기 시작했다. “차는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와 맛보겠다.” 그가 짐짓 점잖게 말하자 그녀는 “먼저 차를 드시고 가시지요.”라며 유혹했다. 북서풍이 동남풍으로 바뀌기 직전, 절체절명의 시각에 조조는 그만 미인계에 넘어가고 말았다. 순간,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 기다리던 동남풍이 불어오자 화공작전이 시작됐다. 조조군의 선박과 병졸들은 화공작전에 말려들어 처참하게 스러져 갔다. 나라를 책임지는 지도자에게 아름다운 패배란 있을 수 없다. 수많은 목숨이 걸린 전쟁에서, 지도자의 판단이 잘못되면 곧바로 패배가 찾아온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전쟁의 승패가 좌우되는 찰나, 차 한 잔 때문에 공격시간을 놓쳐 버린 조조의 감성 리더십은 역사를 바꾸고 말았다. 이렇듯, 필생의 대업을 앞둔 지도자의 차 한 잔과 평소 필부가 음미하는 차 한 잔의 무게는 사뭇 다른 것이다. 이상용 가평군 관광전문위원·경영학 박사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전문가 칼럼 <1>

한국사 교과서나 각종 매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의병 사진을 찍은 매켄지는 한국 독립운동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1904년 러일전쟁 취재를 위해 영국의 ‘데일리메일’이 파견한 종군기자로 입국했다. 1906년 재입국한 그는 1907년 군대 해산 이후 대한제국 의병을 취재해 1908년 ‘대한제국의 비극’으로 출판했고, 1920년에는 ‘한국의 독립운동’을 써서 일제 식민통치의 야만성과 한국 독립운동을 서양에 소개했다. 특히 1922년 미국의 ‘시카고데일리뉴스’에 ‘경성일보’ 사장 후쿠시마 백작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발표해 일본이 주장하던 조선인 열등설과 자치능력 결여론을 반박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독립운동’을 영국의 각 신문사에 무료 배포해 각 신문에서 이 책을 소개하게 해 영국 내에서 조선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조선 독립에 대한 동정 여론이 형성됐다. 그 결과 영국 자유당과 노동당의 하원의원들을 중심으로 영국조선동정자협회가 조직돼 조선에 대한 일제의 식민통치와 독립운동에 대한 조사를 결정했다. 오늘 이 자리에서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대한제국의 비극’ 속의 한 장면이다. 한국사 교과서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전국민적으로 알려진 의병 사진을 찍은 사람이 매켄지이며, 그 사진의 원출처가 ‘대한제국의 비극’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서양인이 의병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최초의 기록물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이 책이 한국인에게 유명한 것은 이 책에 수록된 <사진 1>과 미스터 션샤인이 흥행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사진 1>이 유일한 의병 사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매켄지는 같은 책에 <사진 3>도 수록해 그가 다수의 의병 사진을 찍었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의 상상이 시작된다. 이 사진 속의 의병들은 누구이며, 이 사진을 찍은 장소는 어디일까. 그리고 이 사진의 의병들을 매켄지는 어떻게 만날 수 있었고, 매켄지를 의병과 연결해 준 사람은 누구일까. 이는 의병 사진이 거의 남아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제의 끊임없는 추적을 받고 활동하던 의병이 외국인을 만나 인터뷰에 응하거나 사진을 찍을 여유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서문에서 매켄지는 자신이 백인 중 유일하게 의병전장을 돌아봤으며, 이 책의 기록은 여러 사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도움을 준 사람들 중에 매켄지와 의병을 연결해준 사람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매켄지는 자신이 의병을 만난 것은 매우 우연한 일이라고 썼다. 양근에 이르렀을 때 18~26세 청년 의병 6명 스스로 찾아와 자신에게 인사했으며, 다음 날 이동 중 20여명의 의병을 만나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다. 서양사람에게 적대적이지 않고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의병 사진인 것이다. 이는 곧 한말 의병이 지향했던 생각이나 사상에 변화가 보이는 것으로 해석하는 근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즉, 위정척사 사상에 기반해 활동한 한말 의병은 서양 역시 외세이므로 물리쳐야 할 대상으로 인식했다는 기존의 인식에 반하기 때문이다. 의병 역시 변화된 환경을 수용한 것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 책에서 매켄지는 군대 해산 이후 각 지방에서 의병이 발생했고 곳곳에서 의병의 항쟁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을 기록하면서 이천 방면에서 겪은 사실을 “의병들은 저쪽에 있었지요. 그들은 거기서 전신주를 뽑아 버렸습니다. (중략) 얼마간의 전투가 있은 다음 의병들은 물러갔습니다. 그런 뒤 일본군은 우리 마을을 지나 7개 부락을 거쳐 지나갔습니다. 저쪽을 보십시오. 모두 폐허가 됐습니다”라며 일본군이 민간인에게까지 야만적인 행위를 했음을 확인했다. 나아가 일본군의 민간인 학살의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의병의 무장과 훈련에 대해 구형의 격발총, 방아쇠는 길이 8인치의 놋쇠, 대부분은 어깨에 총을 걸고 쏘는 것이 아니라 옆구리에 늘어뜨리고 쏘았지만 빗나가는 법이 없었다고 하면서 “1회 공격에 1발밖에 총을 쏠 수 없어 호랑이에게 바짝 다가가 쏘아 죽이는 법을 배운다”고 기록해 의병이 열악한 무장 수준을 극복하기 위해 훈련을 했음을 기록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이 의병들이 누구인지, 어느 부대인지는 물론이고 이들이 이후 어떻게 활동했는지도 확인할 수 없다. 경기도에서 활동하다가 사망한 의병의 수가 얼마인지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하지만 많은 의병들이 일제의 총칼에 숨졌고, 부상 당하였으며, 주변의 민간인들이 피해를 입은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에는 이들에 대한 ‘기억과 계승의 공간’이 변변한 것이 없다. 특히 이름을 남기지 못한 채 돌아가신 의병들은 더욱 그러하다. 이들의 활동과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공간이 시급히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조성운 역사아카이브연구소장 이 기사는 2022 문화예술 일제잔재 청산 및 항일 추진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후원: 경기도, 경기문화재단)

[기고] 데이터 활용한 똑똑한 스마트팜이 되려면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농업이 융합된 스마트농업(스마트팜)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ICT)을 농업과 접목해 자동으로 농작물 및 가축을 최적화, 자동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존 농사가 노동력, 지식, 경험에 의해 이뤄졌다면 스마트팜은 파종부터 수확까지 생육 상황, 수확량, 병해충 예측 및 제어가 가능한 농업을 말한다. 국내에서도 농업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고령화 농업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 및 인건비 상승에 따라 생산 여건이 저하됨에도 불구하고 신선식품이나 안전 농산물의 소비자 수요는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노동력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스마트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귀농인이나 청년농업인에게는 부족한 농사 경험을 보완할 수 있고 농사 실패의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미국, 네덜란드,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수십년간 축적한 데이터와 전문가 분석을 통해 농업인들이 스마트폰 앱과 연동, 손쉽게 스마트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소규모 농업이 대부분이고 온실의 형태나 지형 등 시설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자체 농업 데이터를 확보해 국내 환경에 맞는 한국형 스마트팜의 개발 및 보급이 필요하다. 농업인이 만족하는 똑똑한 스마트팜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활용 목적에 맞는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농산물의 생산 단계에서 잎의 수, 가지의 수, 과실 수확량 등 작물의 생육 정보와 작물별로 다양하게 발생하는 병해충 정보부터 수확, 판매, 유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의 데이터와 이미지가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데이터 플랫폼에 구축돼야 한다. 또 재배지역의 지리적 위치, 시설 형태, 토양 조건과 기상 등 환경 데이터의 표준화된 수집 및 가공이 필요하며 농가의 경험이 축적된 농작업일지가 더해진다면 더욱 유용한 데이터가 될 수 있다. 수집된 데이터들은 머신러닝, 딥러닝 등 기술을 통해 작물의 최적 재배조건을 알려주거나 병해충 정보, 수확량 예측 등의 정보를 제공해 농업인이 사전 대응이 가능하고 로봇과 드론을 활용한 수확, 제초 등 농작업의 자동화를 가능하게 해 농업인 맞춤형 재배 솔루션을 완성시킬 수 있다. 스마트농업 발전의 가속화를 위해선 식물 재배생리, 농업환경, 시설, 기상, 병해충 등 농업 분야의 전문가뿐만 아니라 제어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인공지능 기반 모델링,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 등 각 분야 전문가 간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국내 스마트팜은 아직 1세대 소규모 스마트팜이 대부분이지만 농업인의 스마트팜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과 연구자, 기업, 정부 간의 상호 피드백이 계속된다면 우리나라 스마트팜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지영 경기도농업기술연구원 미래농업팀장

[기고] 말 없는 112 신고, 똑똑 캠페인을 알고 있나요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핸드폰으로 국번 없이 숫자 ‘112’를 눌러 음성 신고를 하게 된다. 하지만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등 가해자와 함께 있어 말로 하는 신고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위와 같은 사례를 방지하고, 정확하고 신속한 112신고를 위해 경찰청에서는 말 없는 112신고 ‘똑똑’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말 없는 ‘똑똑’ 112신고 절차는 간단하다. 신고자가 112에 전화를 건 뒤 핸드폰의 숫자 버튼을 ‘똑똑’ 누르면 경찰관에게 말하기 힘든 상황임을 알릴 수 있다. ‘똑똑’ 소리를 들은 경찰관은 ‘말 없는 112신고’임을 확인한 후 ‘보이는 112’ 링크를 발송한다. 신고자가 개인정보, 위치정보 등 활용 동의를 클릭하면 신고자의 위치 확인이 가능해지고, 영상전송과 경찰과의 비밀채팅까지 가능하여 경찰관은 실시간으로 신고 현장을 보며 정확한 초동조치를 할 수 있다. ‘똑똑’ 캠페인은 위기에 처한 국민이 용기를 내 신고할 수 있고, 경찰관 누구나 상황을 빠르게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112신고 해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위급한 순간이라면, 112신고는 음성 신고가 아닌 위급한 순간 핸드폰 키패드의 숫자를 ‘똑똑’ 눌러 경찰관의 도움을 받도록 하자. 김보희 동두천경찰서 중앙파출소 순경

[기고]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을 보내며

올해 초 시무식을 대신하는 현충탑 신년 참배를 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단풍마저 저물어 가는 계절을 맞이했다. 이 계절이 되면 매년 노성산에 드리운 국립이천호국원에서는 묘역을 따라 유엔참전국의 국기를 게양한다. 어릴 적 동네잔치에서 봐 왔던 만국기처럼 기분을 들뜨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립이천호국원의 또다른 풍경이 사뭇 멋들어져 보이기도 한다. 11월 가을에 이렇게 국립이천호국원에서 유엔참전국 국기를 게양하는 것은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이 있기 때문이다. 매년 11월11일은 6·25전쟁에 참전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유엔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을 기념하고 이들을 유엔참전국과 추모하기 위해 국제추모의 날로 정한 날이다. 1950년 6월25일 새벽 북한의 무력도발로 시작된 6·25전쟁은 발발한 지 3일 만에 남한은 수도인 서울을 빼앗기고 불과 두 달여 만에 낙동강까지 후퇴할 정도로 전력이 열세였다. 그러나 유엔은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해 북한의 남침을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유엔결의문을 발표함에 따라 유엔군이 참전하게 되고 열세였던 6·25전쟁은 이후 전세가 바뀌었다. 그 뒤 우리가 38선을 탈환하고 압록강까지 북진하는 등 우세를 보였다가 이후 중공군의 참전으로 교착 상태가 반복되다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을 체결함으로써 3년여 간의 전쟁은 휴전을 맞이하게 돼 현재까지 남북 분단의 상태가 이어져 오고 있다. 6·25전쟁으로 인해 우리 국군 62만여명과 유엔군 15만여명이 전사, 부상, 실종됐고 이재민은 1천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부산을 제외한 전 국토가 초토화됐으며 제조업이나 국가기반시설은 대부분 파괴됐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이후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고 현재는 세계에서 인정하는 문화강국이 돼 1950년대 약소국에서 세계인들인 인정하는 강국이 돼 있다. 이는 6·25전쟁 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국군과 유엔군 참전용사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지난 11월11일 국제추모의 날을 맞이해 부산유엔기념공원에서 15개국의 유엔참전국과 후손이 참여한 가운데 추모식과 안장식이 거행됐다.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희생에 다시 한 번 존경과 경의를 표하며 우리는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고 후손들에게 소중한 유산을 물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 역사를 잊지 않고 강국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꾸준히 지속해야 한다. 몇 년 전 영연방묘지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국가를 위한 희생에 대한 보훈은 더 강한 국가를 만들 거라는 확신이다. 다시 한 번 타국에서 희생한 유엔군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추모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져본다. 김태훈 국립이천호국원 관리과 주무관

[기고] 또 다른 위험, 광화문은 안전한가

공포, 충격, 분노, 그리고 비통한 슬픔.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11월의 대한민국은 악몽이다. 총체적인 무능과 무기력한 모습은 그동안 우리 정부의 위기관리가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줬다. 생명을 구하는 것은 분초를 다투는 일이다. 때로는 전시 상황처럼 일사불란하게 이뤄져야 하지만 예방대책은 미비했고, 신고도 묵살됐다. 행정 과잉을 우려했다는 변명은 당국이 내놓을 말이 아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문득 또 다른 위험이 걱정된다. 만일 광화문광장, 홍대 앞 버스킹 등 거리에서 차량을 이용한 돌진 테러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11월 첫 주 광화문광장을 보았다. 광장은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경계턱이 낮아 차량 진입이 가능하고. 현장의 화분 사이 간격은 3~4.5m로 배치돼 폭이 좁은 차량은 화단 사이로 충분히 진입이 가능했다. 도로 경계턱 높이는 17㎝에 불과했다. 더구나 턱이 없는 횡단보도를 통해 차량은 얼마든지 광장에 진입할 수 있다. 볼라드 같은 차량 차단용 안전 블록 설치는 아예 없어 한 대만 돌진해도 큰 피해가 예상된다. 수년 전 새벽 택시가 광장 지하보도까지 진입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은 2016년 베를린 크리스마스 마켓 차량 테러 이후 보행자 운집지역에 차량 돌진 테러 안전조치를 강화했다. 유럽연합은 10억유로를 조달하고 파리와 영국, 독일과 미국도 주요 도시에 차량 차단용 볼라드를 설치했다. 최근 라스베이거스는 500만달러를 들여 1만5천파운드 무게의 차량이 시속 80㎞로 돌진해도 견딜 수 있는 700개의 장애물을 설치했다. 언제 어느 때, 어떤 위험이 우리 곁에 도사리고 있는지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한 시대다. 총체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세부적 검토가 필요하다. 대통령의 책임은 막중하다. 보다 전면에 나서 국민들을 아우르고, 해이해진 기강을 다잡아 사태 수습을 독려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이번 사고가 던진 가장 큰 우려는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이 폭발 직전의 임계점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그러나 국가의 자유로운 평화와 번영은 우리가 최악을 직시할 때만 실현될 수 있다는 주장은 우리의 걱정을 위로하기도 한다. 레이먼드 윌리엄스와 E P 톰슨 같은 사상가들이 말한 ‘공통의 문화’는 모두가 똑같은 것을 믿는 문화가 아니라 모두가 동등한 지위를 갖고 서로 협력해 공통된 삶의 방식을 결정하는 문화라는 뜻이다. 미래의 어느 날 우리의 어느 거리가 또다시 처참한 아우성과 피로 얼룩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회 구석구석을 살펴야 한다. 정치도 투쟁 대신 조금씩 양보한다면 상처는 더 빨리 회복될지 모른다. 혐오와 적대의 주먹이 되지 않도록 서로 손을 맞잡아야 한다. 부디 양극화의 절망이 사라지는 희망의 불씨가 되살려지길 기대한다. 더 이상 평화와 안보가 정치인들의 ‘프로파간다’로 이용돼서도 안 된다. 이번 참사는 오랫동안 우리 모두에게 아픔을 남길 것이다.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미자. 이만종 한국테러학회장·호원대 법경찰학과 교수

[기고] 흔들리며 피는 꽃

인천도시공사(iH)는 지난 2003년 안상수 인천시장이 도시개발사업의 수익금이 지역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설립한 지방공기업이다. 1988년 대구도시공사, 1989년 서울주택도시공사, 1991년 부산도시공사 설립보다 12년 이상 늦은 출발이었다. 출범 첫해 서창택지개발사업 및 연희국민임대주택을 시작으로 검단신도시 영종하늘도시 등의 사업을 진행했다. 조직 규모는 1실 4부 17팀 40명에서 1감사 5본부 1센터 47부(팀) 377명으로 확대됐다. 도화개발사업은 특수목적법인(SPC) 사업으로 인천대가 시립으로 전환되면서 도화캠퍼스를 송도신캠퍼스로 안전하게 입성시켰으며 인천지방 정부종합청사와 청운대가 빈자리를 채울 수 있도록 지원했다. 2007년 글로벌 경제위기가 몰아치면서 사업 구조조정 및 정부의 경영개선 명령과 더불어 직원 희망퇴직의 가슴 아픈 성장통이 있었다. 2010년 1조8천687억원의 자본금 가치 하락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해 감자(減資)를 단행했다. 인천시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인천관광공사를 iH에 흡수 통합시켰으나 2015년 다시 도시와 관광을 재분리했다. iH 수익금으로 인천관광을 활성화하겠다는 통합 취지는 사라지고 도시와 관광은 다르다며 종결했다. 2013년 구월보금자리주택사업을 시작으로 경영환경은 개선되기 시작했다. 아시아드 선수촌 3천332가구를 건립해 2014 인천아시안게임을 성공리에 개최할 수 있도록 했다. 주민들의 보상가격 현실화 요구와 공사 중 소음 및 비산먼지 민원으로 일정에 차질이 생겼지만 다행히 공사 일정을 맞출 수 있었다. 이 같은 iH의 20년 지나간 시간을 회고해 보면 부채가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iH는 늘 비평의 대상이다. 새로운 업무를 계획하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발생하는데 우리를 정조준하고 있는 시의회는 틈만 나면 기다렸다는 듯이 날카로운 비평을 쏟아낸다. 옥에도 티가 있다는데 사소한 흠도 우리를 아량으로 감싸주지 못했다. 결과만을 따지는 비평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지방공기업평가원의 구월2지구 사업타당성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합리적인 충분한 이유가 있으면 사업 철회 여부를 신속히 결정해야 한다. 철회 여부 결정에 따라 사업에 필요한 준비를 사전 이행하거나 국책사업 반납 행정 절차와 더불어 철회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해야 하는 등의 사업 책무가 있기 때문이다. 강원발 디폴트로 시작된 유동성 위기는 금융권이 지방자치단체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경고로 인식해야 한다. 50조원의 자금 지원에도 채권시장의 경색은 풀리지 않고 있으며 공기업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에까지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다. 행정의 신뢰가 깨졌다. iH는 만기도래 차입금 3천억원을 막기 위해 채권 발행을 최소화하려고 지역개발기금 차입과 더불어 보상비를 토지로 지급하는 대토 방식과 공사비를 현물로 지급하는 대행개발사업으로 자금 조달 방향을 선회하는 비상대책을 수립했다. 2023년 5월이면 iH 창립 20주년을 맞이한다. 20년 시행착오 속에서 축적된 은근과 끈기, 그리고 안목으로 현 위기를 극복할 것이다. iH는 흔들려도 넘어지지 않는 꽃처럼 인천의 미래가 될 것이다. 정교헌 인천도시공사(iH) 노조위원장

[기고] 버스운전자 양성 힘 모아야

현재 대중교통, 특히 버스업계의 경우 차량 고급화와 첨단 장치 장착에 따른 비용 증가, 운전자 수급 문제 발생 등 수입 대비 지출요인이 커져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코로나 시국에 배달업으로의 인력 유출과 근무시간 제한 및 휴게시간 보장 등의 법령 준수를 위해 태부족인 버스운전자 수급에 적색등이 켜진 상황이다. 궁극적으로는 버스운전자 양성과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용노동부와 경기도에서 버스운전자 양성을 위해 우리 공단과 협업, 양성교육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버스는 승용차와 달리 차체가 크고 수동변속이 가능해야 운전할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실상 일반 시민이 도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버스 운수회사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일반인이 버스 운전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교통안전공단 화성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는 정부 부처 및 경기도와 협업해 2017년부터 버스운전자 양성사업을 시행 중이다. 교육과정은 버스회사 및 예비운전자의 수요를 반영해 ①차량의 특성을 고려한 교통안전체험, ②차량유형별 운전연습, ③버스운전자로서의 전문지식 및 소양 배양 등 총 15일(120시간)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교육생에게는 교육비 전액과 식비가 지원되며, 입교 전까지 고용보험이 가입돼 있지 않은 사람에 한해서만 교육 신청이 가능하다. 현재 버스운전자 양성교육 관련 200여개의 협약회사가 있고 홍보도 꾸준히 하고 있지만 아직도 현장에서는 지원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운수회사에서 좋은 조건으로 모집을 해 일반인에게는 아주 좋은 기회이지만 이러한 지원사업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일부 교육생은 교육비 등 교육 운영에 관한 비용 부담이 없음에도 교육 기간 동안 생계를 이유로 도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경기도에서는 준공영제 확대에 따른 버스운전자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을 고려해 교육 기간 동안 생계비 지원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도뿐만 아니라 버스운전자 인력난이 심각한 타지역에서도 적극 검토가 필요한 분야로 생각된다. 대중교통에 있어 교통안전과 복지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는 양질의 운전자 확보에서 출발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와 교통전문기관, 지방자치단체, 운수단체 및 운수회사의 공동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이철훈 한국교통안전공단 화성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 조교수

[기고] 농어업인이 답례품 선정위원에 포함돼야

지역발전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방재정 확충, 답례품 사업 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를 위해 고향사랑기부제가 내년 1월 본격 시행된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자신의 거주지가 아닌 지자체에 최대 연간 500만원 한도로 기부할 수 있다. 기부금은 해당 지자체의 기금으로 적립되어 주민 복리 증진이라는 법률 취지에 맞게 급식비 보조, 무상의료 등 육아지원, 재난지원금 등 다양한 정책 재원으로 활용된다. 제도가 활성화 되면 지방 재정 확충은 물론, 답례품 제공으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기부금 10만원 까지는 연말정산 시 전액 돌려받으며, 기부금의 30%에 해당하는 만큼을 지자체에서 농축수산물 등을 답례품으로 제공받기 때문에 10만원 기부 시에는 실질적으로는 13만원을 돌려받는 효과가 있다. 10만원 초과 기부금액은 연말정산 시 16.5% 세액공제와 함께 30%에 해당하는 만큼을 답례품으로 받을 수 있어 기부자는 호의에 대한 보답은 물론, 지자체 입장에서는 지방 회생을 위한 디딤돌로 활용할 수 있어 상호 윈윈하는 제도다. 기부방법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기부시스템, 일명 ‘고향사랑이음’ 사이트를 통해 기부가 가능하다.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각 지자체에서는 고향사랑기부제의 파급 효과를 크게 기대하며, 답례품 선정위원회 구성, 답례품 선정 등에 관한 조례를 입법 예고하는 등 발 빠른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답례품 선정위원회 구성과 관련하여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대부분 지자체에서는 답례품 선정위원회 위원 자격 요건으로 단순히 ‘지역의 생산 또는 제조 분야를 대표하는 사람’로 명시하고 있어, 정작 농어업인이 배제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목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 통한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의 근간 산업인 농축수산분야의 생산물이 답례품으로 당연히 포함돼야 하고, 그 선정에 있어 해당 생산물을 생산하는 ‘농어업인 또는 농어업인 단체 대표’ 등이 답례품을 선정하는 위원회에 주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인 출발은 답례품 선정에 있다. 주요 답례품 종류는 쌀, 화훼 등 농축수산물 등 제1차 산업의 생산물, 제조 및 가공업 등 제2차 산업 생산물 등이 대부분일 것이다. 따라서 농촌지역의 대부분은 한 축인 1차 산업을 담당하고 있고, 농촌지역의 기반이 농축수산 분야이기 때문에 이 분야를 대표하는 사람이 답례품 선정위원회에 포함되는 것이 맞다. 농촌은 저출산, 고령화로 침체되고 있고, 경제활동 인구 감소로 농촌 지자체는 심각한 재정위기에 직면해 있다. 군 지역의 재정자립도가 15.9%라는 통계는 농촌 지역의 암울한 상활은 대변하고 있다. 그래서 지자체에서는 고향사랑기부제에 거는 기대는 크다. 무너져 가는 농업농촌을 지원하기 위한 고향사랑기부제의 시행 취지에 맞게 ‘농어업인(또는 농어업인 단체 대표)’을 답례품 선정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명시해주길 바라본다. 이종혁 양주시 장흥농업협동조합장

[기고] 배워서 남 주는 소중한 응급처치 ‘심폐소생술’

푸른 하늘과 산등성이마다 붉게 물든 단풍도 잠시, 겨울철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하게 되는 요즘이다. 오랜 기간 소방관으로 살다 보니 요즘처럼 일교차가 클 때면 마음에 큰 걱정이 하나 생긴다. 그 이유는 심혈관 질환자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 한국인 사망 원인 2위로 지난 2020년 국내에서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약 3만2천명이 사망했고 매년 사망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인 심혈관 질환인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70% 이상 막히게 되면 증상이 나타난다. 운동을 하거나 과식하거나 날씨가 추운 경우, 또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황에서 가슴 중앙 부위에 죄는 듯한 압박감 혹은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팔이나 목 등으로 퍼지게 된다.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더부룩한 느낌이 있는 경우도 있고, 심장의 감각 신경이 둔해 심장 통증을 제대로 느끼지 못해 아무런 증세가 없는 경우도 있다. 많이 진행하면 숨 쉬는 게 어려워지고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거나 갑자기 정지하기도 한다. 급성 심정지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평소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을 익혀 둬야 한다. 심폐소생술은 정지된 심장을 대신해 심장과 뇌에 산소가 포함된 혈액을 공급해주는 아주 중요한 응급처치술이다. 심정지 후 6분 안에 응급조치를 받으면 생존율이 3배까지 높아지는데 실제 가정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은 경우는 10명 중 1명도 안 된다고 하니 심폐소생술에 대해 미리 숙지하고 응급상황 발생 시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폐소생술 방법은 현장의 안전을 확인한 후 환자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려 의식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만약 환자의 의식이 없다면 심정지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주변 사람에게 119신고(환자 수, 상태 및 응급처처 상태)와 자동심장충격기를 요청해야 한다. 다음으로 환자의 호흡을 확인해야 한다. 환자 가슴의 오르내림을 관찰하며 움직임이 없다면 심정지 상황을 바로 알 수 있겠지만 비정상 호흡 중 심장정지 호흡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심장정지 호흡은 매우 느리고 미약한 호흡 또는 간헐적으로 헐떡이는 호흡을 말하며 심장정지 직전 첫 수 분간 또는 심장정지 발생 후 초기 1분간 40% 정도에서 나타날 수 있어 심장정지 호흡을 심장정지의 징후라고 인식하는 것이 신속한 심폐소생술을 진행하고 소생 성공률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 가슴 압박을 하기 위해서는 환자를 바닥이 평평하고 단단한 곳에 눕힌 후 가슴 중앙(흉골)의 아래쪽 절반 부위에 깍지를 낀 두 손의 손꿈치를 댄다. 양팔을 쭉 편 상태로 체중을 실어 환자의 몸과 수직이 되도록 가슴을 압박한다. 이때 속도는 성인 기준 분당 100~120회이며 깊이는 5㎝(소아 4~5㎝) 정도로 강하고 빠르게 시행하며, 119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또는 환자의 의식이 회복될 때까지 반복하면 된다. 만약 당황한 나머지 심폐소생술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119에 신고 후 스피커폰 모드 또는 영상통화를 하면 119상황실 직원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자세하게 설명해 주니 두려워하지 않고 침착하게 안내에 따르면 된다. 경기소방재난본부는 ‘심정지환자’ 생존율 향상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으며 ‘심정지환자’ 생존율을 선진국 수준인 10% 이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응급환자 발생 시 119에 신고한 후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심폐소생술 시행자가 된다면 구급대원도, 의료진도 아닌 최초 목격자인 여러분이 시행하는 심폐소생술이 꺼져 가는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시민 모두가 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살리는 심폐소생술 익히기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겠다. 배영환 가평소방서장

[기고] ‘11월 불조심 강조의 달’ 당신은 안전한가요

먼저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분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소방공무원은 매일매일 국민들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화마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특히 11월은 화마의 세력이 커져 가는 시기다. 이에 따라 전 소방기관은 11월 한 달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소방청 화재통계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3만6천267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중 10월 2천710건, 11월 2천908건, 12월 3천453건, 1월 3천847건으로 11월부터 점점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11월에서 2월 사이 발생하는 화재의 69%가 전기 난방기구로 인한 화재다. 추운 날씨에 난방기구를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이 시기를 우리는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보낼 수 있을까. 첫째, 전기장판이나 전기열선은 KC 마크가 있는 것을 사용해야 한다. 둘째, 사용하기 전 반드시 점검을 해야 한다. 전선의 파열 여부를 확인하고, 장판이나 콘센트에 낀 먼지를 제거하며, 전기장판 및 전기열선이 파손되거나 마모된 곳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사용 시 주의사항을 숙지하도록 한다. 전기장판 위에는 반드시 라텍스 같은 불이 잘 붙는 재질이 아닌 얇은 이불을 사용하고, 취침 등 오랜 시간 동안 사용할 경우 저온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온도 조절에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전기히터·난로는 어린이, 반려견이 있을 경우 사용을 자제해야 하며, 전기히터·난로 주위에는 불이 붙을 만한 물건을 모두 치우고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넷째, 사용 후나 외출 시 반드시 전원을 차단한다. 전원이 켜진 상태로 오랜 시간 이불, 침대와 방치하면 화재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사용하지 않거나 외출 할 때에는 반드시 전원을 끄고 플러그까지 뽑는 것을 습관화하도록 하자. 다섯째,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 전기장판을 사용하지 않는 기간(봄~가을)에는 돌돌 말아서 보관하며, 전기장판 위에는 무거운 물체를 올려놓지 않도록 한다. 그 외 겨울철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로는 가스보일러와 화목보일러가 있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동 전에는 배기통이 빠져 있거나 찌그러진 곳은 없는지 확인하고, 배기통 내부에 이물질이 쌓여 막혔거나 구멍이 난 곳은 없는지 점검한다. 화목보일러는 가연물을 보일러와 2m 이상 떨어진 곳에 보관하며, 가스보일러와 마찬가지로 연통에 찌꺼기가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등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우리 소방공무원도 현장 대응 능력 강화로 국민들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박철수 구리소방서장

[기고]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인재다

10월30일 일요일 오전 4시, 이태원에서 핼러윈을 즐기던 사람들이 150명 이상 사망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도대체 핼러윈이 무엇이기에 이런 엄청난 사고가 일어났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그리고 이런 사고를 막는 방법은 무엇인지도 생각해보자. 핼러윈은 매년 10월31일, 그리스도교 축일인 만성절(萬聖節) 전날 미국 전역에서 다양한 복장을 갖춰 입고 벌이는 축제다. 본래 핼러윈은 켈트족의 전통 축제 ‘사윈(Samhain)’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켈트족은 한 해의 마지막 날 음식을 마련해 죽음의 신에게 제의를 올림으로써 죽은 이들의 혼을 달래고 악령을 쫓았다. 이때 악령들이 해를 끼칠까 두려워한 사람들이 자신을 같은 악령으로 착각하도록 기괴한 모습으로 꾸미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것이 핼러윈 분장 문화의 원형이 됐다.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미국의 핼러윈은 켈트족의 풍습을 간직하고 있던 스코틀랜드·아일랜드 이민자들이 치르는 소규모 지역 축제였다. 그러나 1840년대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100만명의 아일랜드인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핼러윈이 퍼져 나가기 시작했고, 지금은 미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핼러윈데이가 되면 각 가정에서는 호박에 눈, 코, 입을 파서 잭오랜턴(Jack-O'-Lantern)이라는 등을 만들고, 검은 고양이나 거미같이 핼러윈을 상징하는 장식물로 집을 꾸민다. 아이들은 괴물이나 마녀, 유령으로 분장한 채 이웃집을 찾아다니면서 사탕과 초콜릿 등을 얻는데, 이때 외치는 말이 ‘과자를 안 주면 장난칠 거야’라는 의미의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이다. 핼러윈의 대표적인 놀이인 트릭 오어 트릿은 중세에 특별한 날이 되면 집집마다 돌아다니는 아이나 가난한 이들에게 음식을 나눠 주던 풍습에서 기원한 것이다. 이날 학교를 비롯한 곳곳에서 분장 파티가 열리며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전통적인 주제나 유명인 혹은 영화 주인공으로 분장하고 축제를 즐긴다. 미국 전역에서 변질된 핼러윈 축제가 무방비로 우리나라로 넘어온 것이 문제였다. 핼러윈은 본래의 의미를 상실한 채 너무 상업적으로 변질됐다. 핼러윈 축제는 20여년 전 영어 원어민 강사들이 한국에 들여왔다. 미국 유학을 다녀왔던 사람들도 귀국해 주위에 소개했다. 처음에는 미국에서처럼 순수한 형태였다. 그것을 상인들이 받아들여 상업화하면서 지금처럼 클럽에 모여서 밤새워 술 마시고 노는 형태로 변질됐다. 올해 대참사가 벌어진 까닭은 글로벌 팬데믹 사태로 인해 움츠려 있던 상인들이 매출을 올리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 대규모 홍보로 유혹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오랜 기간 괴질로 인해 활동에 제한을 받던 20대들도 모처럼 젊음을 발산하고파 적극 호응했다. 핼러윈데이 이태원 사고는 변질된 상업주의가 빚어낸 어이없는 대참사였다. 해밀톤호텔 옆 골목은 폭이 4m로 매우 좁다. 골목길은 40m 안팎으로 그 많은 사람이 몰려 있기는 턱없이 부족한 공간이다. 이 골목에 있는 한 클럽에서 유명 BJ가 출연한다고 해서 축제객들이 몰려들었다. 전날부터 인파에 떠밀려 다녔다고 한다. 그렇다면 좁은 공간에 수많은 사람이 몰릴 것을 예상해야 했고, 업소 및 관계 당국은 어떠한 방법으로라도 제한 조치를 취해야 했다. 이 사고는 예상하고도 대비하지 못한 인재다. 이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다면 엄연한 직무유기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희생된 그들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입시지옥에서 살아남은 세대다. 그들은 자유를 즐길 틈도 없이, 곧 입대를 앞둔 이들도 있었다. 그들의 한창 젊음을 만끽할 나이였지만 어른들은 끼를 억누르기만 했지 즐기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았다. 이태원을 찾은 그들은 스트레스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했을 것이다. 그들에게 사회적 제도가 낳은 스트레스를 풀어야 할 그 무엇이 있어야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년들이 즐길 문화축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들만의 문화를 즐길 수 없는 불행한 세대인 것을 기성세대는 인정해야 한다. 입시지옥에서 벗어난 청소년들이 즐길 만한 축제가 전혀 없다. 이것이 외국 명절에 열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들만의 축제를 마련해 줘야 한다. 그동안 억눌린 감정을 풀고 즐길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놀이마당 등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 주고, 상업주의에 물들지 않은 한국인의 문화축제를 만들어 줘야 할 때다.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벌어져서는 안 된다. 이번 참사는 물론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책임이 있다. 하지만 핼러윈 축제에는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 사건 전날에도 그런 인파가 몰려 다녔고 또 비슷한 사고가 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행정안전부, 서울시, 용산구청, 용산경찰서 등에서는 미리 사람들을 사고가 나지 않게 안전하게 유도하며 사고에 대비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 복진세 칼럼니스트·수필작가

[특별기고] 노인의 행복추구권

성경에서 노인은 장로나 우두머리, 지도자 등을 뜻하기도 한다.(렘19:1,겔8:12) “백발은 의의 길에 있을 때 아름다운 면류관”(잠16:31)이며 “젊은 자의 영화는 그의 힘이요, 늙은 자의 아름다움은 백발이다”(잠20:29)라고 하면서 노인 되는 것을 복으로 간주했다. 우리나라 헌법 제10조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행복추구권에 대해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행복은 주관적이어서 사람마다 느끼는 행복감은 다르다. 행복이란 절대적이라기보다 상대적이다. 심리학자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는 어느 단계를 달성하게 되면 계속 더 높은 단계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절대적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행복이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노인복지법에서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최근 평균수명의 증가와 더불어 노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노인들은 젊은이 못지않게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노인들은 그동안 불행한 연령대로 생각해 왔다. 젊다고 행복할 수 있을까.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노인만큼 행복한 연령대는 없다. 절대적인 빈곤과 건강에 심각한 장애가 있는 노인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노인은 정서적으로 평안하다. 노인은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고 삶을 위해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이런 노인들이 행복해지기 위해 국가와 개인이 해야 할 일을 알아본다. 국가는 노인들이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자녀는 부모를 공경해야 한다. 노인들이 의식주를 걱정하지 않도록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 적당한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줘야 한다. 식량이 부족할 때 식량을 지원해 주고 질병이 발생했을 때 진료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 줘야 한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20:12)라고 하는데 이는 자식으로서 부모에게 순종한 상급으로 노인의 반열에 설 수 있음을 가르치고 있다. 노인들은 스스로 행복할 수 있도록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주어진 의무를 다해야 한다. 첫째, 노년은 행복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스스로 노년의 행복을 찾자. 누구도 우리의 행복을 만들어 줄 수 없다. 늙는 것을 배워야 한다. 늙음과 늙은이는 다르다. 늙되 늙은이가 되지 말자. 둘째, 노년은 쇠퇴기가 아니라 풍요로운 시기라는 것을 알아두자. 가을 들녘에 황금 물결이 일듯이 인생도 노년은 완숙한 풍요로운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년은 인생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다. 주목할 것은 기대수명보다 건강수명이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의 노인들은 과거 세대보다 더 오래 산다는 의미다. 셋째, 자녀들의 가정사에 간섭하지 말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자. 자녀들의 일은 그들에게 맡기자. 자신의 건강 관리를 잘하며, 노후 준비를 미리 하자. 죽음에 대해 잘 준비돼 있고, 노년이 행복과 보람으로 격상되려면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후대에 전하고 베푸는 봉사의 삶을 사는 것이다. 젊음을 지내면서 다가올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는 평안한 늙음을 자신할 수 없다. 죽음은 하나의 통과의례이기 때문이다. 죽음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때 늙는 것은 두렵지 않게 된다. 현대 의학기술의 발전과 생활 수준의 향상에 따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흡연과 알코올 소비량의 감소, 운동 증가로 인한 비만 감소와 의료 혜택의 증가 등으로 2065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가장 장수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한다. 평균 수명 80세를 살아가는 우리가 60세에 정년을 한다고 하면 20년은 더 살아야 할 것이다. 이 기간 동안 무엇을 하고 살 것인가. 노년의 행복을 위해 스스로 장기적인 설계를 해야 한다. 늙는 걸 미리 준비할 때 진정한 행복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한현우 보건학 박사·대한보건협회 경기중부지회장

[기고] 선택과 집중 통한 농∙특산물 직거래 ‘자라장터’를 마치며

수도권의 명소로 자리매김한 가평 자라섬에서 봄·가을 꽃 정원 개방 기간 동안 많은 관광객이 가평을 방문했다. 꽃 정원 개방 기간 내내 가수 수와진의 공연도 이어져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과 힐링을 선사하고 발걸음을 머물게 했다. 올해 자라섬 남도 꽃 정원 개방 기간 동안 13만여명이 방문했으며, 입장권은 5천원으로 지역화폐인 가평사랑상품권으로 전액 되돌려줬다. 자라섬 남도 꽃 정원 유료 관광객은 10만2천여명, 지역화폐인 가평사랑상품권 수입은 5억1천만원이다. 자라섬 농특산물 직거래 자라장터를 봄·가을에 운영해 7억4천만원의 농특산물을 판매했으며, 꽃 정원 입장객이 자라장터에서 사용한 상품권은 2억4천400만원으로 약 48%의 회수율을 보였다. 나머지 52%인 2억6천600만원의 상품권은 소문난 음식점과 멋진 카페, 맛있는 빵집을 찾아다니며 좀 더 지갑을 열고 가평에서 소비했을 것이다. 자라섬 자라장터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농특산물만 판매했기에 가평 상가에서 많은 소비가 일어났을 것으로 생각된다. 명실상부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의 대상이 됐고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만약 꽃 정원 개방 기간 동안 자라섬에서 막걸리, 빈대떡, 떡볶이, 김밥 등을 판매했다면 누가 인근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멋진 카페를 찾아다니며 소비를 했을까 생각해본다. 자라섬 꽃 정원을 관람하고 자라장터에서 농특산물을 구입한 방문객들이 자라장터에서 간식거리를 찾지만 먹을 것이 없어 배고프니 빨리 나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자고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지역 음식점, 카페 등도 매출이 상승했을 것이다. 바로 선택과 집중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며, 내년에도 선택과 집중으로 가평 자라섬 꽃 정원이 수도권에서 최고의 명소로 자리잡고, 지역경제도 살리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제일 잘나가는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 자라장터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농특산물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자라장터를 개설해준 가평군수를 비롯한 군의회 의장과 의원 모두에게 농업정책과장으로서 농업인들의 고마운 마음을 대신해 전한다. 아울러 공연을 해주신 가수 수와진과 군청 관광과, 농업정책과, 농업기술센터 관계자 모두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김용주 가평군청 농업정책과장

[기고] 친환경 농업 확대, 농민들 불편함 해소가 최우선

지속가능한 농업, 환경보전, 건강한 먹거리, 탄소중립 실현 등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친환경 유기농업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21년 기준 경기도의 친환경 재배면적, 농가 수, 출하량은 전국 2위 수준으로 규모와 비중이 높은 편이다. 게다가 민선 8기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도내 친환경 유기 재배면적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울 정도로 친환경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이런 여건과 요구 속에서도 친환경 농산물 출하량은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 또는 정체 추세를 보이고 있다. 친환경농업을 시작했다가 다시 관행농업으로 전환하려는 농가도 많아지고 있다. 이는 안전하면서 눈에도 좋아 보이는 고품질 농산물 생산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찾아오는 다양한 병해충으로부터 작물을 지키고 건강한 토양 관리를 통해 작물 생육을 최적화하는 등 농가 현장에서 겪고 있는 불편함을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기도는 2021년 친환경미생물연구소 내에 친환경농업연구팀을 신설하고 친환경농업 확대를 위한 안정적인 생산 기반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첫째, 친환경 공공급식 작목 위주로 경기지역에 적합한 안정생산 매뉴얼을 개발하고 있다. 당근, 마늘, 대파 등 작목별 유기재배 표준 매뉴얼을 개발하고 생산성이 높고 병충해 문제가 적은 작부 체계를 제시하며 농가소득 증대가 가능한 경기도만의 재배 방법을 개발하고자 한다. 둘째, 친환경 재배 농가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병충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 소재 및 유기농업 자재 개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사과 과수원에서 발생하는 겹무늬썩음병과 탄저병을 예방할 수 있는 식물 추출물을 선발해 농가 실증을 추진 중이며 천연 재료를 이용해 해충을 방제할 수 있는 자가 제조 추출물 및 활용 방법에 대한 연구와 해충 유인 또는 기피 소재 개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셋째, 유용 미생물의 농가 현장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기능성이 우수한 미생물을 수집 선발해 실제적으로 작물에 미치는 생육 촉진이나 병충해 방제 효과를 규명하고 미생물을 재배 현장에 적용하는 표준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친환경농업의 장기 영향평가 기술로 공익적 가치를 부각할 수 있도록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밭, 과수원, 논, 시설재배지의 친환경 농경지와 관행 농경지를 대상으로 식물 및 곤충 등 생물상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지속적으로 친환경 재배 농가의 목소리를 들으며 연구개발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현장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실용기술과 생산비를 낮출 수 있는 자재를 개발해 친환경 재배 농가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한다. 이런 노력으로 재배 농가의 어려움이 해소되면 친환경 농산물의 품질이 향상돼 가격경쟁력이 강화되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의 친환경 농산물을 더 많이 소비하는 친환경농업의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성희 경기도농업기술원 친환경미생물연구소 친환경농업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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