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문화연구소 창립 학술세미나

“수원학 연구… 다양성·성숙도 높여야” 인구 104만이 넘는 수원은 행정과 교육과 역사문화의 도시다. 경기도의 수부도시답게 동아시아의 핵으로 꼽히는 경기도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수원 지역사의 총체적 개념으로 대표되는 ‘수원학’ 연구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할 것이다. 수원시는 그동안 역사와 문화를 조명한 ‘수원시사’ 편찬 이후 ‘수원지명총람’과 ‘우리고장 수원’, ‘수원 근·현대사 자료집’, ‘수원화성행궁’ 등의 책을 펴냈으며, 수원문화원은 1995년에 ‘수원문화사연구회’를 발족해 매년 꾸준한 성과를 거둬왔다. 이밖에 경기사학회 및 기타 지역 단체들의 업적 또한 활발하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물들이 일반 시민들에게 과연 얼마만큼 인식돼 있는가는 생각해 봐야할 문제. 또 너무 근시안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체계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했는지에 대한 반성과 고찰도 병행돼야 한다. 4일 오전 10시 수원시민회관 3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수원문화연구소 창립기념 학술세미나 ‘수원학 어떻게 볼 것인가’는 이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있었다. 특히 이날 발제자로 나선 수원시 화성사업소 김준혁 학예연구사는 ‘수원 지역사 연구의 현황과 과제’를 통해 “수원에 대한 최근의 성과는 많지만 1789년 정조의 명에 의한 수원 신읍치 건설 이전의 것은 미미한 형편”이라며 “그 다양성과 성숙도 역시 한계를 보이고 있고 몇몇 연구자에게 치중된 실적과 새로운 과제를 내놓지 못한 상황은 지적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 김 연구사는 ▲수원 지역사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자질과 실력을 겸비한 연구 인력의 확보 ▲연구의 부분별 확대와 주제·시대별 세분화 및 전문화 ▲화성에 대한 연구 기관의 공동 연구와 적극적인 학술발표회 개최 ▲수원 지역민들에 대한 역사 교육의 강화 등을 방안으로 내놓았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각계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나와 수원 지역에 대한 다각적인 논의를 펼쳤다. 경기대 사학과 최홍규 교수의 ‘경기지역사연구의 현황과 전망’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수원대 사학과 박환 교수의 ‘수원지역 민족운동사 연구 동향’, 경기대 국문과 김헌선 교수의 ‘수원지역 문학예술 연구의 현황과 과제’, 수원환경운동센터 염태영씨의 ‘수원지역 환경, 생태의 현황과 과제’, 경기문화재단 강진갑 전문위원의 ‘수원지역 문화콘텐츠의 개발현황과 과제’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상촌사상연구회·경기사학회 ‘2004 추계 상촌사상학술회의’

‘충효의 표상’ 김자수의 삶 조명 여말선초 충효정신을 몸소 실천했던 경주 김씨 상촌 김자수(1351~1413)를 집중조명한 학술대회가 열렸다. 상촌사상연구회(회장 김경재)와 경기사학회(회장 최홍규·경기대 교수) 공동주최로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2004 추계 상촌사상학술회의’에서는 상촌의 업적과 그 정신을 이어받은 후세들의 활동상 등이 조명됐다. 최홍규 교수는 ‘상촌 선생의 충효사상’이란 주제로 상촌의 성리학 이념과 예론, 개혁적 시무론 그리고 절의 정신 등을 주요사건과 결합해 풀어냈다. 최 교수는 “상촌은 성리학 도입 초기, 학문적·사상적 체계 정착과정에서 유학의 기본이념인 효행과 배불론, 그리고 순절로 최후를 마감한 의리지학과 충의대절을 실천한 인물”이라고 전제했다. 최 교수는 또 16세기 이후 사림파 학자와 정치가들이 의리지학으로 성리학적 특성을 강조했을 당시 상촌의 후손들이 절의정신과 학풍을 가학(家學)으로 계승발전시킨 점에 주목했다. 상촌은 이집·권근·황희 등과 함께 고려말 ‘사촌’의 한 사람으로 이색과 정몽주, 이숭인 등 고려 ‘삼은’과 함께 한국적 성리학의 학문적 연원과 충의명절이라는 측면에서 지식인의 사표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유교의 예법이 전파·정착되기 시작한 고려말, 상촌은 모친상을 당하고 3년간 시묘살이를 했으며, 그 효행은 17세기 초반 편찬된 ‘동국신속삼강행실도’에 그림과 함께 국문·한문으로 각각 기록되기도 했다. 최 교수는 “‘주자가례’가 보급되던 시기에 상촌의 극진한 효행은 ‘동국통감’ ‘해동야승’ ‘연려실기술’ 등에 나타나고 상촌의 고향인 안동읍내에 효자비가 전해온다”며 “불교적 의례가 주류를 이루던 고려시대에 주자가례를 솔선수범한 상촌은 이후 주자학의 성립기반과 주자가례의 확산이란 측면에서 큰 획을 그었다”고 평했다. 이후 상촌은 정치개혁안 등을 상소했으며, 유교적 합리주의에 입각한 ‘시무 5조’ 등을 통해 배불론을 주장하고 왕정의 잘못을 지적했다. 온건개혁론자였던 상촌은 이성계를 위시한 개혁론자들에 의해 새 왕조가 개창되자 갖은 회의와 협박을 받았다. 이때 상촌은 ‘충신불사이군’이란 유교윤리의 기본을 지키고자 ‘두문동 72현’의 한 사람으로 절의를 지켰다. 상촌은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키며 농사와 독서, 유교경전에 힘쓰던 중 조선 태종은 세 차례 신하를 보내 관직에 오를 것을 종요했으며, 거절할 경우 엄벌에 처할 것이라 위협했다. 이에 상촌은 광주 추령(현재 광주시 오포면 신현리)에서 절명시를 남기고 음독자결하고 충절을 지켰다. 상촌의 정신은 후손에 이어져 5대손 김세필과 그의 아들 김저는 도학에 입각한 왕도정신을 추구했으며, 8대손 김홍욱은 17세기 언관과 간관으로 활동하며 민생 위주의 개혁적 사상을 전개했다. 이날 학술회의에서는 ‘십청헌 선생의 개혁사상’(이상태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실장)과 ‘민족영웅 석정 김동식 장군의 독립사상’(서정기 동양문화연구소장) 등의 주제발표도 열렸으며, 국사편찬위원회 이영춘·이민원 박사와 서울대 규장각 학예연구사 김문식 박사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道지정 무형문화재 부천에 다 모였다…

올해로 6회를 맞이하는 경기 무형문화재 대축제가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부천시청 현관 로비 및 잔디공원에서 열린다. ‘2004 경기무형문화재 대축제’는 시작 당시 ‘무형문화재 공개행사’로 출발해 명실공히 ‘대축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아직 부족하고 보완되어야 할 점이 많지만 선조들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킨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도지정 무형문화재의 기·예능인들이 직접 참여하는 도내 유일의 공식 행사다. 이번 무형문화재 대축제는 도지정 ‘제8호 승무·살풀이춤’(보유자 김복연)과 ‘제35호 포천 메나리’, ‘제38호 풀피리’(보유자 오세철)를 비롯해 ‘제23호 남한산성소주’(보유자 강석필), ‘제37호 옹기장’(보유자 김일만), ‘제11호 조선장’(보유자 김귀성), ‘제40호 서각장’(보유자 이규남) 등 다양한 기·예능 부문의 시연이 펼쳐진다. 개막식은 16일 오후4시 행사장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오르고 옹기 만들기와 천연염색 체험 등 참여 행사도 마련된다. 또 행사 기간 중 전통문화 예술품들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바자회를 여는데 수익금은 심장병 어린이를 위해 쓰인다. 이밖에 페이스페인팅과 연날리기 등의 부대행사도 진행될 예정. (사)경기무형문화재총연합회 김귀성 이사장은 “경기무형문화재 대축제는 도내 무형문화재 기·예능 보유자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만큼 뜻있는 행사”라며 “미비한 점이 있지만 전통의 무형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여삐 봐달라”고 말했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광교산 도립공원화 추진’ 학술세미나/(사)광교산 주관·경기일보 후원

‘수원의 허파’ 광교산을 지켜야... (사)광교산사랑시민운동본부(이사장 홍기헌)는 수원 광교산의 자연생태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광교산 도립 공원화의 정당성’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경기일보 후원으로 13일 경기문화재단 다산홀에서 열린 학술세미나는 임병호 경기일보 논설위원의 ‘숲, 그 신성한 생명의 원천’이란 기조발제를 시작으로 ‘광교산의 역사, 문화, 유적 고찰(이달호 수원시 학예연구사)’, ‘광교산 토월 약수터 땅 한평 사기 운동의 전개와 의의(정정숙 광교산 토월약수터 땅 한 평사기 운동본부 대표)’, ‘광교산 보존 및 도립공원화 방안(염태영 수원시환경운동센터 공동대표)’ 등 3편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이와함께 염상균(역사탐방 연구회 이사), 장동빈(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강주수씨(한국내셔널트러스트 위원)가 주제별 토론자로 참여해 열띤 토론과 질의를 펼쳤다. 다음은 주제 발표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숲, 그 신성한 생명의 원천=임병호 논설위원은 울창한 숲의 신성함과 신화의 주체인 나무의 영성을 통해 자연생명의 소중함을 문화사적인 측면에서 조명했다. 그는 “나무의 무한한 능력은 오염물질을 정화시키고 도시미관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물론 옛부터 신앙의 대상”이라며 “나무와 숲은 우주의 리듬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특히 나무는 전세계적으로 갖가지 신화성을 지니고 있다. 중국은 동해 복판에 솟아 있는 소나무를 우주수(宇宙樹)로 칭했으며, 이집트나 러시아, 노르웨이 등의 신화에는 지상과 천국을 연결하는 물푸레나무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어 초기 고대문명은 숲을 파괴하면서 환경재앙과 혹독한 전쟁을 치른 후 자멸한 역사적 사실을 되돌아 봐야 한다며 자연생태계의 소중함을 역설했다. ▲광교산의 역사, 문화, 유적고찰=광교산은 백제 온조가 사위 우성위와 딸을 살게 했다는 전설을 비롯 신라말기 학자 최치원, 병자호란 최초의 승장 김준룡 등 역사인물에 얽힌 설화를 상당수 지니고 있다. 또 보물 제9호로 지정된 서봉사터 현오국사비를 비롯 정암 조광조의 묘소, 심곡서원, 이고 선생 묘역이 펼쳐져 있다. 특히 대마도를 정벌한 이종무 장군의 묘소(경기도 기념물 제25호)와 정조대왕때 광교산 물을 이용한 사례가 ‘정조실록’과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나타난다. 이달호 학예연구사는 “광교산이 일제시대 지리개념인 ‘광주산맥’으로 불리는 것은 잘못”이라며 “우리 산줄기 개념인 ‘한남정맥’으로 고쳐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교산 토월 약수터 땅 한평 사기 운동의 전개와 의의=용인시 풍덕천동에 위치한 토월약수터는 용인 수지의 유일한 비상급수대책 시설이지만 용인 서북부 개발에 따라 생태환경에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 동안 땅 한평사기 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는 학생들의 자연학습장, 숲속음악회 등을 열어 자연생태 보존의 중요성을 알렸으며, 광교산 녹지축의 하나인 이곳을 보호하기 위해 용인시와 환경청을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이날 정정숙 대표는 “광교산 보존을 위해 행정소송도 불사한다는 각오로 환경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광교산을 도립공원화시켜 수도권의 녹지축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교산 보존 및 도립공원화 방안=광교산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비상식수원은 물론 청정지표곤충인 반딧불이 서식처로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된 곳이다. 염태영 공동대표는 이의동 개발사업에 따른 광교산 녹지축 훼손과 용인시 북구지역 난개발 등 심각한 훼손 위험에 직면한 현실에서 도립공원화를 주장했다. 여기다 용인시 영덕리와 서울 양재 헌릉로를 잇는 ‘영덕-양재간고속도로’는 경제논리에 치우친 가운데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며 경부고속도로 노선을 이용한 복층화내지 주변도로를 확장하는 방법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광교산 보전방안으로 광교산 및 이의동개발지역에 생태마을을 조성하고, 도립공원 지정 승인권을 가진 경기도가 의지를 분명히 하고, 각계 인사로 구성된 ‘광교산 도립공원화 지정을 위한 시민단체 협의회’(가칭)를 설립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이형복기자 bok@kgib.co.kr ■광교산 정상에서 간 밤에 천연색 꿈을 꾸었다 백설 쌓인 겨울 숲의 나무들이 초록빛 옷을 입는 꿈이었다 지저귀는 산새들의 맑은 목소리 나무들이 수런거리는 이야기도 들었다 새벽에 잠 깨어 일어났다 꿈 속에서와 똑같이 창 밖에서 까치들이 부르고 있었다 꿈 속의 나무들처럼 초록빛 등산복을 입고 집을 나섰다 광교산으로 향했다 山門을 열고 저만치 앞서 가는 등산인들의 뒷모습이 한 없이 정겨웠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광교산의 나무들이 가지를 뻗어 악수를 청해 왔다 푸드득 푸드득 산새들이 날았다 백설이 꽃잎처럼 쏟아졌다 광교산 정상에 올랐다 여명 속의 수원시가지 경기도가, 한반도가, 온 세계가 미래가 한 눈에 보였다 먼저 온 사람들이 하늘로 함성을 보냈다 나는 비상하는 天馬처럼 울었다 어느새 햇빛이 온누리에 와 있었다 초목들은 思惟를 헤치고 일어서고 바위들도 빙그레 웃고 있었다 봄을 기다리는 겨울 새벽 산천초목이 이렇게 싱그러울 줄이야 동녘하늘에 새해가 떠오르고 가슴 속에서도 새해가 떠오르고 아름답게 열리는 오늘 내일이 천연색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임병호 詩 ‘광교산 정상에서’ 전문 13일 세미나에서 낭송된 임병호 시인의 ‘광교산 정상에서’는 광교산 정상에 시비가 세워진다.

오~感/‘실학축전 2004 경기’ 학술심포지엄

“실학, 현대사회에 더욱 절실” “세상이 혼란스럽고 경제가 어려운 현실에서 백성들의 삶은 괴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청렴정신과 개혁을 담은 ‘실학사상’이 오늘날 더욱 절실한 이유입니다” ‘실학축전 2004 경기’ 일환으로 1일 오전10시 경기문화재단 다산홀에서 열린 학술심포지엄에서 박석무 실학현양추진위원장의 주장이다. 이번 학술심포지엄은 ‘실학의 현재성을 묻는다’란 주제로 실학사상의 현재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차원에서 정치, 문화, 과학 등 각계 전문가의 발제와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박 위원장은 ‘한국실학의 현대적 의의’란 주제의 기조발제에서 ‘실학의 전개과정’과 ‘실학과 현대’, ‘다산사상과 현대’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경술국치 이후 실학에 근거한 ‘조선학’이 채 정립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된 역사적 흐름을 짚어보고, 1930년대 중반 정인보, 안재홍 등이 다산 정약용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출간한 76책의 ‘여유당전서’와 1959년 고 홍이섭 교수의 ‘다산 정약용의 정치경제사상 연구’ 논문 등 학술적 성과를 제시했다. 또 해방과 한국전쟁 등 사회적 격변속에서 진정한 개혁과 변혁의 정신적 담론을 담은 실학사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우리 현대사회에 비리와 부정부패가 남아 있는 한 청렴정신과 개혁사상은 더욱 필요하다”며 “실학은 조선시대만의 것이 아니라 무한 경쟁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법과 제도를 개혁하고 새로운 기술문명을 이룩하기 위해서 새롭게 실학을 조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희병 서울대 교수는 ‘우리는 실학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란 발제문에서 변화하는 사회역사와 문명사적 연건에 따라 실학을 접근했다. 박 교수는 당시 ‘조선 소중화주의’를 지양하고 주체들간의 수평적 관계를 주장했던 담헌 홍대용의 예를 들어 ‘실학의 주체성’을 제시했다. 그는 “나와 타자의 공존과 공생을 모색했던 담헌은 타자를 포용하고 상호주체성을 주장했다”며 “자칫 세계화 시대에 매몰될 수 있는 지금 진정한 주체성 확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형조 교수(한국정신문화연구원)의 ‘20세기의 실학, 21세기의 실학’과 김태영 명예교수(경희대)의 ‘실학의 정치개혁론’, 이태호 교수(명지대)의 ‘조선후기 회화사조와 법고창신론의 현재성’, 이종찬 교수(아주대)의 ‘지식의 사회화 없이 사상이 성립할 수 있을까?’ 등을 발제했다. 이어 임형택 성균관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토론에는 백대웅(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송상용(한양대 석좌교수), 송재소(성균관대 교수), 윤구병(변산공동체 농부), 이혜경(여성문화예술기획 대표), 홍세화(한겨레신문 기획위원)이 참여했다./이형복기자 bok@kgib.co.kr

道무형문화재 오세철씨 5일 도박물관 초청 공연

경기도무형문화재 38호인 풀피리는 말그대로 나뭇잎이나 풀잎으로 연주를 한다. 보유자 오세철씨(포천시 영북면 자일리)는 서도소리 보유자 이은관 선생에게 사사했으며, 지난 2002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복숭아잎을 주로 사용하는 오씨는 소쩍새 등 10여가지 새소리와 청성곡, 풀피리 산조, 경기민속기악곡 등을 창작하기도 했다. 특히 포천을 흐르는 한탄강을 소재로 작곡한 ‘한탄강아리랑’은 구슬픈 동시에 맑고 청아한 풀피리 곡조가 인상적이다. 5일 오후 2시 경기도박물관 초청으로 마련한 풀피리 공연에서 오세철씨의 멋드러진 연주를 들을 수 있다. 오씨는 솔부엉이와 접동새, 꾀꼬리, 뻐꾹이 등 새소리를 비롯 메나리와 한오백년, 풀피리 산조를 들려준다. 여기다 해금과 호흡을 맞춰 방아타령과 양산도, 도라지타령을 선보이며, 오씨의 딸이자 전수자인 오연경양이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 등 아리랑 모음곡을 연주한다. 한번 들은 소리는 음감을 살려 고스란히 풀피리로 연주한다는 오씨는 바위섬과 연가, 클레멘타인 등 건전가요도 마련했다. 이밖에 이진향외 2명이 서도소리를, 한원예술단장 안성근 등이 신명난 사물놀이를 선사한다. 288-5389 /이형복기자 bok@kgib.co.kr

한성백제 문헌사 학술토론회

경기문화재단 부설 기전문화재연구원은 ‘한성백제 총서’ 발간을 앞두고 문헌사 분야에 대한 연구성과 종합 및 연구쟁점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학술토론회를 개최한다. 27, 28일 양일간 화성 라비돌리조트 대회의장에서 열리는 토론회에선 한성백제 총서 문헌사 부분의 소주제를 1·2부로 나눠 10개 논문을 발표한다. 1부는 경기대 김기섭 교수 사회로 ‘한성백제와 문헌사료’에 초점을 맞췄다. 김수태 교수(충남대)의 ‘한성기 백제의 귀족회의’를 시작으로 ▲위략·위지 한전(魏略·魏志 韓傳)과 백제(윤용구 인천시립박물관) ▲중국사서의 이민족 기재방식과 위지 한전(기수연 단국대) ▲일본서기 신공기의 백제기사(연민수 동국대) ▲광개토왕비문에 보이는 백제기사(임기환 고구려연구재단)를 발표한다. 이어 2부는 ‘한성백제의 성장과 주변’(사회 임기환 고구려연구재단)이란 주제로 ▲마한의 범위와 백제(문창로 국민대) ▲삼국사기의 낙랑와 말갈(윤선태 동국대) ▲백제 ‘요서경략설’의 재검토(정재윤 독립기념관) ▲백제 한성기의 지방세력(강종원 충남역문원) ▲백제의 북방경략과 군현고지(郡縣故地)(김기섭 경기대)를 발표한다. 각 소주제별 토론자는 박대재(국사편찬위원회)를 비롯 김병곤(동국대) 김병남(팬아시아종이박물관) 이재석(고려대) 이성제(한신대) 이용현(국립중앙박물관) 문안식(조선대) 강종훈(대구가톨릭대) 이용빈(명지대) 김영심(서울대) 등 10명이 참여한다. 28일은 화성 동탄지구의 먹실유적과 동학산유적, 길성리 통성 등 한성백제 관련 문화재 발굴조사 현장을 답사한다. 기문원 관계자는 “중국 고구려사 왜곡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민족의 역사적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중국사서에 나타난 이민족 기재방식, 한강유역까지 유적이 발굴되고 있는 마한의 고고유적 범위 등 학자간의 연구쟁점이 이목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성백제 총서는 이번 학술토론회의 결과물을 정리해 올해말 문헌사편을 출간하고, 내년 말 고고학편을 펴낼 예정이다. 258-5105(내선414) /이형복기자 bok@kgib.co.kr

경기도 무형문화재 시리즈를 마치며 <42-完>/(下) 무형문화재의 발전방향

뿌리 깊어야 ‘전통문화’ 꽃피워... 민족의 정신과 삶의 문화를 담고 있는 무형문화재의 전승·보전은 단순히 옛 것에 대한 고수가 아니다. 세계화 속에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제시하고 창조적인 발전을 통해 독자적인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경기도는 지난 1987년부터 무형문화재를 선정, 현재 44개 종목을 전승지원하고 있다. 도시화와 현대화에 농촌공동체가 퇴락함에 따라 마을단위의 전통문화가 위협을 받고 있으며, 수공업 장인들의 생계마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해부터 올 7월까지 도내 곳곳에서 활동하는 도지정 무형문화재를 현장취재한 결과, 무형문화재 간에도 경제적인 격차가 극심했으며,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로 전승·보전에 열심인 문화재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에 무형문화재의 전승·보전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과 일반대중과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한다. 현재 경기도는 매월 전승지원금과 공개행사, 원형기록물(영상물) 제작 등을 지원하고 있으나 세계화를 부르짖는 시점에서 한정된 지방행정인력과 예산에 막혀 전수 현황 파악은 물론 발전방향에 대한 대안조차 전무한 상황이다. 문화재 전문가들과 학계는 전승지원의 개선을 통해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전승활동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 작업이다.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평가의 목적과 기준을 명확히 정해 지원근거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전수교육과 공개행사에 대한 ‘평가기준표’를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 자료를 이용해 보유자나 보유단체에 대해 차등지원하고 각종 전시·공연을 장려해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자는 것. 또 전문교육을 강화시켜 전승자를 자립시켜야 한다는 현실론이다. 지방정부의 한정된 예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승자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예를 들어 지방자치제 이후 활성화된 지역축제에 민속놀이 같은 분야의 연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전수교육조교나 이수자를 중심으로 축제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음악과 무용의 경우는 기초적인 예술행정과 공연기획을, 공예분야는 전시관련 지식과 작품유통에 대한 교육을 제공한다. 지난 5월 문화재청이 주최한 ‘무형문화재 제도운영 효율화 및 보존·전승 활성화 워크숍’에서 중앙대 임장혁 교수는 “전승자들의 자립을 위해 분야별 교육이 필요하다”며 “한국문화재보호재단 등을 활용해 위탁교육을 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경기도가 출자한 경기문화재단 부설 기전문화대학에서 이 같은 교육사업을 주관하는 것이 적절하다. 지방정부의 행정 및 재정 지원도 수반되야 한다. 우선 전승계보에 따른 기록영화(다큐멘터리)와 소개책자, 무형문화재 활동과 역사적 의의 등을 담은 홈페이지 제작지원이 필요하다. 여기다 지정 문화재의 전승지역 학교와 연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어릴때부터 향토 무형문화재에 대한 이해와 접근성을 높혀야 한다. 무엇보다 보유자 등이 고령화 추세에 있는 종목의 경우 전수생 확보 차원에서 집중적인 교육연계가 있어야 원활한 전승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문화인프라인 전수회관은 필수. 현재 44개 종목에 비해 전수관은 안성남사당 등 6곳에 불과한 상황이며, 원활한 전승교육과 일반인에 대한 사회교육 차원에서 국가 및 지방정부의 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한다. 이와함께 문화재 보유자 및 단체는 창조적 예술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원형보전이란 명분하에 옛것의 재현에만 머문다면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져 박제화 되고 만다. 고된 농사일에 풍장을 울리며 농사소리로 흥을 돋웠던 포천 메나리(도무형문화재 제35호)는 포천연극협회 및 포천국악협회 공동으로 무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보유자 이영재씨는 “행사를 한번 하려면 50여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한정된 공간에서 공연을 펼칠 수 없다”며 “무대화된 연극과 국악을 접목시켜 포천 메나리의 진수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무형문화재종합정보시스템 구축을 비롯 ▲문화관광상품화 전략 ▲공개행사 강화 ▲문화재 전문행정체계 구축 등이 마련돼야 한다. 최근 유네스코는 세계 각국의 무형문화재 가운데 우수한 것을 선정해 ‘아리랑상’을 수여하고 있다. 지난해 판소리가 그 영광을 누렸다. 국제적으로 우리 문화의 위상이 높아지는 가운데 세계인들이 한국전통문화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세계적이며 독창적인 무형문화재는 무한한 문화콘텐츠를 담고 있다.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오랜 동안 삶의 역사를 담고 있는 무형문화재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와 지원을 통해 독자적인 우리 문화를 꽃피울 때다. /이형복·박노훈기자 bok@kgib.co.kr ■전승.보유자에 듣는다 -□ 제13호 남한산성소주 보유자 강석필씨 ‘도공예촌’건립 산교육의 장으로... 문화는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존하고 지키는 일이 더욱 가치있으며 어려운 일이라 여겨진다. 경기도에서는 1987년부터 계명주를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제도의 미비로 아직 대다수의 장인들은 생계를 꾸려가는 것조차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해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경기도무형문화재총연합회에서는 우리문화를 관광상품으로 적극 개발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경기도공예촌’건립 계획안을 기획해 도에 제안한 바 있다. 도가 지정한 인간문화재들이 모여서 작품활동을 위한 공방과 예술활동을 위한 무대를 한군데로 모은다면 청소년들에겐 산 교육의 장으로,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통문화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관광상품으로서 자연스레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관계 당국의 사업성 검토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방문의 해’를 앞두고 이런 과업의 해결이 하루 빨리 해결되길 기대해 본다. -□ 제37호 옹기장 보유자 김일만씨 문화재 선정 근본의미 되새겨야 아들 모두를 데리고 일을 하는 나로선 무형문화재란 큰 의미가 있다. 돈도 안되고 남들에게 인정도 받지 못하는 힘든 일을 가족 모두 아무 소리 없이 따라준 것은 물론 대를 이어 가업을 전통으로 이어가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아들들에게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혹 무형문화재를 선정하는 이유와 이에대한 비전 제시가 도에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형문화재의 의미가 전통의 보존에 있다면 그것을 변형시키지 못하도록 규제가 따라야 한다. 또 만약 전통에 대한 재해석과 변화·발전에 의미가 있다면 여러 지원과 발전방향의 제시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부족한 현실이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전시와 홍보, 작업장의 개조 및 신축 등의 필요성을 느끼는데 먹고살기 조차 빠듯한 상황에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전수교육보조자에 대해 턱 없이 낮은 지원금 또한 개선해야 될 문제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무형문화재를 선정하는 근본적인 의미를 찾고 그에 따른 적합한 지원책이 있어야 무형문화재가 발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제22호 고양 송포호미걸이 보존회장 조경희씨 지자체 전문지원체계 구축 시급 고양시엔 타지역에 비해 다양한 전통민속놀이가 발굴되어 전승보존되고 있다. 이는 故 동관 김현규선생이 전통문화에 대해 평생을 바친 남다른 애착과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고양송포호미걸이 뿐 아니라 전국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용구재 이무기제’, ‘싱아대소리’, ‘고양쌍그네놀이’, ‘고양두레12채가락’ 등 다양한 민속놀이가 그것인데 이는 고양시 지역의 놀이이지만 우리나라 전통민속의 소중한 자산이기도 하다. 때문에 지자체는 자긍심을 갖고 적극적인 관심과 예산을 책정해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행정업무 담당자의 잦은 이동과 비전문성이 한 원인인데 이미 세워진 예산이 삭감되는가 하면 비전문적인 안목으로 가뜩이나 힘든 무형문화재의 전수보존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특히나 무형문화재의 활성화를 위해선 전문가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전통문화, 즉 무형문화재는 그 지역정신의 뿌리요, 미래를 이끌어나가는 보이지 않는 힘이기에 더욱 소중히 지켜져 나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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