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넘다, 놀다…’ 이색전시

삶이란 화두는 자칫 무겁고 어렵다. 아무리 풀어도 풀리지 않는 수학문제처럼 그렇게 꼬이고 엮였다. 그림 그리는 작가들에게 삶의 문제를 던졌을 때 어떤 대답이 나올까. 안양 롯데화랑은 ‘뛰어넘다, 놀다, 그냥가다’란 주제로 삶을 들여다본 이색 전시를 연다. 내달 1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전시에선 주제에 따라 다양한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다. 먼저 ‘뛰어넘다’는 어려움이나 고난에 관해 초월한 모습을 담고 있다. 작가 성태훈은 작품 ‘벽으로 부터의 반추’를 통해 일상을 위협하는 심리적 풍경을 담았으며, 안봉균은 고고학적 성찰을 바탕으로 물고기 화석과 컴퓨터, 핸드폰의 화석을 동시에 선보인다. ‘놀다’는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나 이상보다는 대상과 융합하며 조화를 이루는 삶이다. 고동욱의 ‘Silence’는 한지에 먹을 사용해 물방울 흔적을 담았고, 이길우는 한지에 향불의 흔적을 점점이 남겨 하나의 완성된 형체를 선보인다. 또 이용덕의 조각품 ‘Silence’는 원기둥과 뫼비우스 띠에서 착안한 무한의 시간개념을 접목시켰다. 마지막으로 ‘그냥가다’는 번잡한 세상과 동화하기보다 무심히 삶을 관망하는 태도를 담고 있다. 유기중은 화선지를 상하로 나눠 어둡거나 엷은 먹색을 담았다. 단조로운 구성이지만 먹색과 같이 깊은 침묵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또 임채일은 캔버스에 담긴 이미지의 입체성을 추구한다. 마치 가상의 사물처럼 형체를 일그러뜨린 사물은 환영처럼 보이기도 한다. 안구 큐레이터는 “이번 기획전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작품으로 풀어냈다”며 “작가만의 독특한 삶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63-2715 /이형복기자 bok@kgib.co.kr

道 특수학급 미술작품 전시회

미술을 통한 장애 극복은 물론 꿈과 희망을 키우기에 열심인 학생들의 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주최한 ‘제4회 경기도 특수학교(급) 미술 작품전시회’가 그것으로 28일부터 내달 4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에서 만날 수 있다. ‘사랑을 그리는 아이들’이란 주제로 경기도 소재 특수학교 25개교와 특수학급 200여개 학급에서 1천500여점을 작품을 접수, 총 200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출품작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최종남 학생(성심학교 고등부)은 비장애인도 쉽게 접하기 어려운 유화 작품을 선보였으며, 대상을 수상한 호성초등학교 김기선 외 11명은 캔버스 위에 지점토를 바르고, 채색한 합동 작품을 선보여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 송승애 학생(에바다학교)은 청각장애에도 불구하고 자연관찰 책을 선보여 우수상을 차지했다. 지난 1회때부터 작품공모와 전시를 진행한 서광학교 주종수 선생은 “참여 학생들은 비록 장애를 가졌지만 작품속에는 장애극복의지와 소박한 소망이 담겨 있다”며 “이번 전시는 비장애인들의 장애에 대한 편견 해소는 물론 비장애학생들의 체험학습 기회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28-3647 /이형복기자 bok@kgib.co.kr

獨 세계 쉴러축제 ‘기립박수’ 덕양어울림극장 두차례 공연

극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공연장에는 95%의 독일인 관객이 찾아 1천200여 객석을 가득 메웠다. 3시간 가까운 공연의 막이 내리자 10여 분간의 기립박수가 터졌고 10여 차례 커튼콜이 이어졌다. 심지어 독일의 진보적 일간지 ‘타츠(Taz)’는 ‘우리는 이 사실을 (독일)대통령에게 알려야 한다’며 침체된 자국의 연극계에 경종을 울렸다. 7월 1일 오후 7시, 2일 오후 4시 고양 덕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는 이 감동이 다시 한 번 재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극단의 ‘떼도적’은 지난 4월 국립극장에서 평균연령 71세의 올드버전(장민호, 신구, 오순택, 오영수 등 출연)과 한창 연기가 무르익은 영버전(김재건, 주진모, 이상직, 서상원 등 출연)이 동시에 올려져 비교와 선택의 묘미를 준 바 있었다. ‘독일 만하임 세계 쉴러축제 공식 폐막작 선정기념 첫 귀국공연’이자 ‘쉴러 서거 200주기 기념작’이기도 한 고양 무대는 두 버전을 적절히 조화한, 일명 ‘독일 만하임 버전’이라는게 관계자의 설명. 김재건(58)과 주진모(46), 이상직(39), 오영수(60) 등이 한층 다이나믹하고 컴팩트한 작품 세계를 만들어 낼 전망이다. 보통 3시간30분이던 러닝타임도 2시간30분으로 압축해 선보인다. ‘떼도적’은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 7년 전, 혁명 전야의 시대를 담고있다. 독일 프랑켄주의 영주 모오르 백작과 그의 두 아들은 가족의 굴레는 아랑곳 하지않고 음모와 계략으로 인해 점점 위기 상황으로 빠져든다. 당시의 배경은 200여년 전이지만 보수와 진보의 대립, 전쟁과 평화의 두 얼굴이 공존하는 중심 맥락은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연출을 맡은 이윤택 감독은 “쉴러의 ‘떼도적’은 ‘누구 손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다르게 만들어지는 찰흙과 같은 작품으로 알려질 만큼 보편성과 개방성을 갖고있다”며 “우리의 ‘떼도적’은 집단무의식이나 탈극, 판소리, 범패, 택견 등 한국적 화법을 조화해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960-9620~4.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포천 현대미술제, 내일부터 반월아트홀 전시관

포천에 인기 현대미술작가들의 작품이 한데 모인다. 한국미술협회 포천지부가 주최하고 진산미술관(관장 이경진)이 주관하는 ‘2005 포천 현대 미술제-파워 아티스트전’이 그것이다. 25일부터 내달 1일까지 포천 반월아트홀 전시관에서 회화, 입체, 디자인, 서예 등 90여 명의 초대작가들이 참여한다. 양평에 거주하며 양평의 지형을 화폭에 담아온 민정기씨를 비롯해 자유분방한 몸동작과 밝은 색채가 인상적인 박방영씨, ‘고고학적 기상도’를 테마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하는 임근우씨가 참여한다. 또 포천 출신으로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구본주씨의 조각품와 목탄 하나로 완성된 작품세계를 펼치고 있는 이재삼씨 그리고 ‘그림 읽어 주는 여자’로 유명한 한젬마씨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25일 오후 3시 개막식에는 퍼포머 박이창식씨 등이 참여해 미술의 힘과 동력을 담은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진산미술관 이경진 관장은 “지난해 포천서 부스전을 열기도 했다”며 “미술의 메카인 서울 인사동에서도 보기 힘든 현대미술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포천서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관장은 포천관내 유일의 사립미술관 건립을 위해 토목공사를 벌이고 있으며, 아프리카 전문 박물관은 50% 정도의 건축을 진행한 상태다. (02)515-3651 /이형복기자 bok@kgib.co.kr

늘푸른여성합창단 정기연주회

늘푸른여성합창단이 제3회 정기연주회를 24일 오후 7시30분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갖는다. 지난 2002년 (주)늘푸른주택의 후원으로 창단된 늘푸른여성합창단은 2004년 4월 휘쎈 전국 주부합창제에서 경기도 최우수상을 차지한 바 있으며, 같은해 7월에는 독일 브레멘 세계합창올림픽 본선에서 은메달을 따냈을 만큼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산유화’, ‘도라지꽃’, ‘백합화’ 등의 우리 음악과 포스터의 모음곡 중 ‘비유티풀 드리머’, ‘마이 올드 켄터키’, ‘올드 블랙 조’ 등을 선보일 예정. 또 창작민요 ‘여우야 여우야’를 비롯해 ‘들깡날깡’, ‘두껍아 두껍아’, ‘자장가’ 등과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영광 송’, ‘사도신경’, ‘거룩하시다’ 등의 종교음악도 들려준다. 지휘봉은 경기도합창연합회 노기환 이사가 맡을 계획. 노씨는 2000년 오스트리아 린츠 세계합창올림픽 은메달, 일본 다카라츠카 국제합창콩쿠르 여성합창 부문 1위 등을 끌어 냈던 젊은 지휘자다. 한편, 오스페우스 오페라 연구회원 및 인천예고에 출강중인 베이스 이성민과 피렌체 국립음악원을 졸업한 테너 이주학이 특별출연해 협연한다. 문의 202-0404.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수원 레이디스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아마추어 여성연주단체인 ‘수원 레이디스 오케스트라’가 오는 23일 저녁 7시 30분 경기도 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제14회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지휘자 주용수씨가 이끄는 이날 공연은 영화음악과 팝송, 오페라와 뮤지컬의 삽입곡 등 우리 귀에 친숙한 곡들로 꾸며진다. 먼저 1부에선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삽입곡 ‘A time for us’를 비롯, 영화 ‘빠삐용’과 ‘불의 전차’의 주제곡, 아바의 ‘I have a dream’ 등을 연주한다. 이어 특별출연 무대에는 소프라노 권혜연이 나와 푸치니 오페라 ‘쟈니스키키’ 중 ‘O mio babbino caro’, 뮤지컬 ‘캣츠’ 삽입곡 ‘메모리’, ‘백두산’ 등을 부른다. 2부에선 영화 ‘타이타닉’의 ‘My heart will go on’, ‘금지된 장난’의 ‘로망스’, ‘디어 헌터’의 ‘Cavatina’, ‘플래시댄스’의 ‘What a feeling’ 등을 섬세하면서도 유려한 연주로 선보인다. 수원레이디스 오케스트라는 지난 1990년 ‘수원사랑 어머니합주단’으로 시작해 수원여성실내악단, 수원레이디스챔버 오케스트라를 거치며 14년 동안 55회라는 크고 작은 연주를 펼쳐왔다. 매년 정기공연 입장권 판매수익금 전액을 결손가정이나 모자가정 돕기에 쓰는 등 음악을 통해 이웃사랑을 펼치고 있는 이들의 선행은 올해도 지속된다. 수원레이디스 오케스트라 손순이 단장은 “아름다운 음악을 통해 이웃사랑을 나누고 수원시민의 정서순화에 한몫하며 단원들 또한 행복함을 맛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pomegrana@kgib.co.kr

양평서 ‘스크레치…’ 공연

댄스그룹 bob의 ‘스크레치 기법으로 그림 그리기’가 오는 25일 오후 4시 양평 바탕골예술극장 무대에 올려진다. 공연은 날카롭고 은유적이며 암울하면서도 공허하다. 일상에서 우리가 부딪치는 아픔을 육체로 표현하려 한다. 어렸을 적 누구나 24가지색 크레파스로 하얀 스케치북에 23가지 색을 칠한 뒤 24번째 검정색 크레파스로 덧칠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온통 까맣게 칠한 도화지를 이쑤시개나 성냥개비로 긁으면 다시 23가지색을 살릴 수 있는 그림이 가능하다. 이러한 방법이 미술용어로 스크레치 기법이다. 이를 인간의 삶과 대비시키면 조금 색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뾰족한 그것은 예쁜 공주를 탄생시키기도 하고 왕관도 나오게 할 수 있으며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왕자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 스케치북을 넘겨 뒤를 살펴보면 맨몸은 온통 상처 투성이임을 알 수 있다. “작품은, 남에게 상처가 되고 상처로 남게되는 그것이 언어든 몸이든 간에 아무렇지 않게 행하고 있는 ‘나’나 ‘너’를 보여주려 한다”는게 안무자 임소연씨의 설명이다. 따라서 무용수들의 개개인 및 군무 동작도 눈길을 끌지만 무엇보다 콤파스 같은 손이나 발 끝의 미묘한 움직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문의 774-0745.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양동언 개인전/21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

그윽한 수묵담채로 펼쳐진 설악산과 월출산의 웅장한 산세가 시야를 압도한다. 또 속리한 계곡의 거대한 바윗돌과 시원한 물살이 조화를 이룬다. 오는 21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 1층에서 열리는 월포 양동언의 제3회 개인전에는 자연의 멋스러움이 담겨 있다. 시골풍경 작품은 정감이 넘친다. 넉넉한 산등성이 아래 자리한 농가들이 정답게 이웃하며, 훈훈한 정을 나누는 듯하다. 작품 ‘산거(山居)’에 등장한 단 한 채의 농가는 세파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연과 벗하는 여유가 느껴진다. 12곡 병풍의 ‘월출산도’의 장쾌한 멋이나 8곡 병풍인 ‘설악산도’의 준엄한 산세는 또다른 감동을 준다. 웅장하지만 과장되지 않은 것이 월포 작품의 특징이다. 이번 전시작품 중 유화작품도 눈길을 끈다. “한국화나 서양화란 장르 구분이 모호해진 요즘 굳이 장르를 나누는 것은 무의미 하다”는 월포. 붉게 물든 가을산을 담은 ‘추경’과 강가의 정경을 담은 ‘강촌’은 천에 아크릴로 그린 작품이다. 서양 재료를 사용했지만 공간 여백이나 번짐의 효과는 한국화의 특징을 담고 있다. 전시장 입구에는 한옥집의 안방내부를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10여명이 족히 앉을 수 있는 넓은 평상에 전통차를 우려 마실 수 있는 다도구 등을 비치했으며, 병풍과 고가구, 한지를 두른 전통 등이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월포는 “서양문화의 대표격이 커피라면 동양문화는 차문화”라며 “작품감상과 함께 편안히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고 말했다. 화성시 송산면 고포리 한 폐교에서 5년째 어도 한국화 연구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월포는 성묵회, 전업작가회, 실사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228-3647 /이형복기자 bok@kgib.co.kr

노영심과 김동규 테마가 있는 콘서트

클래식 성악가가 밴드의 반주에 맞춰 뮤지컬 명곡을 열창하는가 하면 클래식 피아노를 연주하는 대중가수와 재즈하모니카마스터의 듀엣이 한 무대에 펼쳐진다. ‘노영심 피아노/김동규 크로스오버 음악회’가 18일 오후 7시30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에 마련된다. 이해인 수녀와 시낭송 앨범을 발표해 또 한번 화제가 된 바 있는 노영심은 자신의 10여 년 음악여정이 집약된 ‘이야기 피아노’를 들고 나온다. 뉴에이지 음악에 클래식 색채가 좀 더 가미됐으며 과거 폭발적 인기를 누렸던 저력을 유감없이 드러낼 계획. 특히 ‘하모니카 신드롬’의 장본인이었던 재즈하모니카마스터 전제덕이 게스트로 출연, 감성적인 피아노 선율에 맞춰 애틋한 하모니카 선율을 들려준다. 김광민의 ‘학교 가는 길’, 김민기의 ‘작은 연못’, 영화 ‘꽃섬’의 테마곡 ‘꽃섬’, 헨리 맨시니의 ‘티파니에서의 아침’ 등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어 2부는 ‘김동규의 크로스 오버’로 준비된다. 크로스 오버 음악은 서로 다른 장르가 결합해 새롭게 탄생된 양식으로 이미 대중음악의 근간으로 자리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낙천적이면서도 ‘초특급 바리톤’이라 평가받는 김동규가 꾸밀 크로스 오버가 더욱 기대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클래식 음악가로서는 드물게 크로스 오버의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이번 공연을 위해 그는 뮤지컬 음악의 명곡으로 꼽히는 ‘오페라의 유령’과 ‘미녀와 야수’를 소프라노 게스트와 준비중이며 ‘노팅힐’을 비롯한 세곡의 영화음악과 칸초네의 명곡 ‘케세라’, 경쾌한 리듬의 ‘해피 데이’ 및 ‘조이 투어 월드’ 등의 크로스 오버를 시도한다. 문의 481-3824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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