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협 ‘동네야 놀자’전·이정희 개인전

보다 재미있는 미술을 찾는다면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를 추천하고 싶다. 8일까지 열리는 수원민족미술협회(이하 수미협) 제15회 정기전 ‘동네야 놀자’전과 이정희씨(35·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의 첫 개인전이 그 것. 먼저 ‘동네야 놀자전’은 수미협과 관련 미술단체들이 함께 꾸미는 전시다. 수미협 회원과 서호수채화회, 그림마을, 행궁목판화교실, 연무중 화우회, 도토리교실 등 10개 단체가 함께 전시한다. 이달훈씨는 넓적한 도자기접시에 바람에 휘날리는 나무를 담았고, 권용택씨는 나무와 돌을 이용해 바다에 떠 있는 섬을 형상화시켰다. 또 이윤엽씨의 목판화 ‘흔들리는 풀’은 긴 쇠파이프를 풀잎처럼 묘사했으며, 임종길씨는 어린이 교양서적 ‘콩알 하나에 무엇이 들었을까’에 담긴 원화 13컷을 선보였다. 수원 칠보산에 자연생태를 체험하며 꿈을 키우는 도토리교실은 폐품을 이용한 아이들의 공예품과 토끼 두개골 등 생태 관련 자료를 선보이고 있다. 2층 전시실에서 개인전을 펼치는 이정희씨는 타일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풍경화를 출품했다. ‘서랍속의 바다’란 주제로 타일작품 20여점과 평면, 도예작품을 선보였다. ‘서랍’은 작가의 마음이며, ‘바다’는 숨기고 싶은 비밀이다. 타일에 그려진 나무와 버들가지 등 자연물은 작가의 심정에 따라 형태가 변한다. 거친 바람이 나부끼듯 요동치는 나무와 꽃들의 형태를 통해 작가의 심상을 읽을 수 있다. 아크릴 물감을 그린 후 긁어낸 작품들은 판화 같은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 이정희씨는 “좀 더 재미있는 작업을 찾던 중 타일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며 “누구나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듯 나만의 느낌을 담았다”고 말했다. 228-3647/이형복기자 bok@kgib.co.kr

새롭게 탄생한 서울시향, 출범 기념 연주회

정명훈을 상임지휘자로 영입하고 전 단원 오디션과 함께 재단법인으로 새롭게 탄생한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도내에서 출범 기념 연주회를 가져 눈길을 끈다. ‘섬머 오브 패션’(Summer of Passion)이란 시리즈 속 ‘레드’(Red) 공연을 30일 오후 7시30분 고양 덕양어울림누리 대극장에서 펼친다. 가슴적시는 ‘적색 선율의 유혹’ 프로그램은 세 가지 색상이 주는 영상을 음악으로 형상화한 무대로 지난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번째 이미지인 ‘블랙’을 마련한 바 있다. 또 8월에는 세 번째, ‘블루’가 예정됐다. ‘레드’는 불같은 정열과 강렬함, 열정과 사랑, 개성과 욕망, 개혁과 혁신 등의 의미를 상징한다. 선곡된 곡들을 살펴보면 이같은 타이틀의 암시가 파악된다. 우선 리하르트 시트라우스의 교향시 ‘돈후안’은 당대의 스페인 엽색가이자 귀족인 돈후안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으로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와 상통한다. 바람기가 다분하고 향락적이지만, 또 그것을 회한하는 소박함을 지닌 돈후안의 일생을 잘 녹여냈다 평가받는다. 시벨리우스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 작품47’도 나선다. 애수에 찬 1악장에 이어 서정적인 2악장, 신비한 자연환경을 생생히 묘사한 3악장이 질주하듯 이어진다.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5번 D단조 작품47’도 들을 수 있다. 올해로 서거 30주년을 맞는 그의 곡은 진취적 기상으로 이미 많은이들로부터 사랑받아 왔다. 지휘봉은 빈 레지던스오케스트라 지휘자 및 우크라이나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키에프 국립교향악단 지휘자로 활동했던 아릴 레머라이트가 잡는다. 협연자로는 화려한 기교로 런던필과도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빗 가렛이 초청됐다. 문의 (02)3700-6300.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하반기 주목되는 클래식 공연

리모델링 공사로 인한 예술의전당 음악당의 휴관 등으로 올 상반기 비교적 한산했던 클래식 공연계가 하반기 들어서는 다소 분주해질 것 같다. 21년 만에 한국을 찾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바그너 악극 ‘반지 4부작’ 국내초연 등 굵직한 무대들이 잇따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반기 화제작과 주목되는 공연들을 미리 살펴본다. 가을엔 ‘클래식 감동’이 밀려온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11월 7~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세계 최정상의 교향악단 베를린 필이 상임지휘자 사이먼 래틀과 함께 드디어 서울을 찾는다. 1984년 카라얀과 함께 내한한 이후 정확히 21년 만으로 최고석이 무려 45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입장료로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베토벤의 ‘교향곡 3번 영웅’, 베를리오즈의 ‘해적 서곡’, 라벨의 ‘라 메르 르와’, 하이든의 ‘교향곡 86번’, 토머스 아데의 ‘아실라’,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 등을 연주한다. ▲마린스키 버전의 바그너 ‘링’=9월 24~2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그프리트’ ‘신들의 황혼’ 등 바그너가 직접 대본과 음악을 쓴 4개의 시리즈 악극을 ‘반지 4부작’ 또는 ‘링 사이클’이라 부른다. 엄청난 대작이기 때문에 4부작을 시리즈로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는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 이번에 오는 ‘링’은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 버전이다. 2003년 독일 바덴바덴에서 초연된 신작으로, 러시아와 독일 이외의 지역에서 이 버전이 공연되기는 한국이 처음. 4부작이 하루에 하나씩 공연된다. 작품당 공연시간이 ‘라인의 황금’ 2시간 반, ‘ 발퀴레’ 5시간, ‘지그프리트’ 4시간 45분, ‘신들의 황혼’은 무려 5시간 반(휴식시간 포함)에 달한다. 때문에 평일 공연도 오후 5시에 일찌감치 시작한다. ▲한국을 빛낸 스타들의 고국 무대=조수미, 장영주, 장한나, 백건우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클래식 스타들의 고국 무대가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진다. 소프라노 조수미는 세계적인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와의 듀오 공연(30일 세종문화회관)을 준비 중이고, 하버드생 첼리스트 장한나는 8월 18일 예술의전당, 2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베를린 필하모닉 신포니에타와 협연 무대를 펼친다.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9월 14일 예술의전당에서 베토벤 소나타 독주회에 이어 10월 17일 성남아트센터, 18일 예술의전당에서 이반 피셔가 이끄는 헝가리 부다페스트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는 쿠르트 마주어 지휘의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10월19일 성남아트센터, 20일 세종문화회관) 협연자로 출연한다. ▲해외 유명 연주자들의 내한공연=우선 세계적 권위의 쇼팽 피아노 콩쿠르 1980년 대회에 나란히 참가했던 두 연주자가 눈에 띈다. 유고슬라비아 출신의 이보 포고렐리치(10월 6일 예술의전당)와 베트남의 당 타이 손(11월 30일 예술의전당)이다. 둘 다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이름이 높다. 인기 첼리스트 요요마 독주회(11월 17일 예술의전당), 비올리스트 유리 바슈메트와 모스크바 솔로이스츠(10월 19일 예술의전당), 기돈 크레머와 크레메라타 발티카(12월 6일 예술의전당) 등의 공연도 기다려지는 무대다. 성악 쪽에선 리트의 대가 페터 슈라이어가 11월 5일 예술의전당에서 고별 독창회를 열고,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는 남편 로베르토 알라냐와의 듀오공연 후 3년만에 내한독창회(11월 26일 예술의전당)를 갖는다. 주목 받는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 첫 독창회(10월 22일)도 성남아트센터 개관기념 공연으로 마련됐다. 이 밖에 말러 전문가로 유명한 ‘괴짜 지휘자’ 길버트 카플란과 KBS교향악단의 말러 2번 연주회(10월 15일 성남아트센터), 정명훈과 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11월 7~13일 세종문화회관 등) 공연도 눈길을 끈다. ▲반가운 오페라들=하반기 오페라 무대에는 ‘라보엠’ ‘라 트라비아타’ ‘나비부인’ 등 천편일률적인 레퍼토리에서 벗어나 그동안 잘 공연되지 않던 새로운 작품들이 많아 반갑게 느껴진다. 국립오페라단은 가을 시즌 첫 작품으로 유명 지휘자 대니얼 오렌과 세계적인 바리톤 레나토 브루손을 초청해 베르디의 ‘나부코’(10월 5~9일 예술의전당)를, 이어 11월 22~26일에는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를 공연한다. 예술의전당은 2005-2006 시즌 첫 오페라로 조르다노의 ‘안드레아 쉐니에’(10월28~31일)를 올릴 예정. 성남아트센터도 개관과 동시에 첫 자체제작 오페라로 구노의 ‘파우스트’(11월 24~27일)를 기획해 주목된다.

‘쇼스타코비치 서거 30주년’ 프라임 필 오늘 기념연주회

프로코피에프 이후 러시아(구 소련) 음악을 대표한 쇼스타코비치(1906~1975)의 서거 30주년을 맞아 기념 연주회가 열린다.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단장 김홍기)가 23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칠 제46회 정기연주회 ‘쇼스타코비치 서거 30주년 기념 연주회’는 15개의 교향곡과 오페라, 실내악, 발레음악, 영화음악 등 다방면에서 왕성한 작곡 활동을 했던 쇼스타코비치의 곡들을 재조명한다.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은 재능을 바탕으로 개성적이고 현실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명하나 채색적이며 서정적이나 진취적이다. 그의 음악은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를 비롯해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유작 ‘아이즈 와이드 셧’ 등 국내외 영화에 삽입된 재즈모음곡 ‘왈츠’로 더욱 알려져 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교향곡 제5번’과 ‘첼로협주곡 1번’, ‘축전 서곡’을 장윤성의 지휘와 첼리스트 김우진의 협연으로 마련된다. ‘축전서곡’ Op.96 은 즐겁고 밝은 분위기가 넘치는 작품으로 세계 도처에서 널리 애호되는 친근함이 깃들어 있다. 또 ‘교향곡 제5번’ 라단조 Op.47는 1937년에 완성된 곡으로 다이내믹한 음향에 델리킷한 감정표현을 볼 수 있는 명작이다. 문의 392-6422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이천·여주·광주전시관 ‘상설화’ 주말 나들이 코스로 다시 인기

한국도자와 세계도자의 진수를 펼쳤던 ‘제3회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의 감동이 ‘2005년 상설전시’로 이어진다. 상설전시는 지난 5일 이천세계도자센터와 여주세계생활도자관이 개관한데 이어 광주조선관요박물관이 오는 26일부터 관람객을 맞는다. 우리 전통의 청자·백자에서부터 현대 조형도자에 이르기까지 세계 도자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는 전시다. 이천세계도자센터는 ‘21세기 세계현대도자, 새로운 도전’을 주제로 지난 2001년부터 3차례에 걸쳐 실시한 국제공모전의 수상작품 250여점을 선별·전시한다. 국제공모전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81개국의 4천929명의 작가가 참여해 총 9천135점의 작품을 출품할 만큼 세계 도예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시작품은 생활도자와 조형도자 2부문으로 수상작과 입선작들을 선보인다. 여주세계생활도자관에서는 지난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세라믹하우스Ⅱ’와 ‘세계도자기념품전’, ‘세계도자주전자전’이 앵콜전으로 열린다. ‘세라믹하우스Ⅱ’는 생활공간 속에 도자의 활용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자 기획된 전시다.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주거공간으로 설정, 도자를 통한 현대 주거문화의 새로운 양식을 보여준다. 세계의 다양한 도자 주전자를 모아놓은 ‘유쾌한자 주전자전’은 기능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주전자의 조형세계를 살필 수 있는 전시다. 이 전시는 크게 주전자에 대한 역사적 유래와 실용적인 산업도자로서의 주전자를 소개하고, 현대 작가들이 순수조형작품으로 제작한 실험적인 주전자 작품을 경향별로 소개한다. 또 ‘세계도자기념품전’에는 도자의 광범위한 활용 가능성을 타진하는 전시로 전세계 우수 도자 기념품들을 소개한다. 풍속·생활·전통 등 국가적, 지역적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관광상품·생일·졸업·결혼기념 등 각 기념일에 어울리는 도자 상품과 머그컵, 시계, 인형 등 다양한 아트 디자인상품들을 만날 수 있다. 광주조선관요박물관에는 소장품 상설전을 연다. ‘조선도자전’은 조선관요박물관이 소장한 백자와 분청자기 유물 총 120점으로 꾸며졌다. 또 ‘전통도자전’은 옛 전통도자(청자, 분청, 백자 등)를 전승·복원한 작품부터 최소한의 현대성을 부여하거나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작품 130여점을 선보인다. 이어 ‘도자문화실’에서는 관람자들에게 도자개념, 역사, 기법 등 지식과 정보를 제공한다. 세계도자의 발전사 및 우리 도자기의 변천사, 분원의 역사와 의의, 백자 제작과정 등이 공방모형과 도자시편, 제작과정 영상물 등 다양한 시청각 자료로 구성했다. 세계도자기엑스포 홍보팀의 양형찬씨는 “이천·광주·여주의 도자 상설전시관은 주변의 볼거리와 먹거리, 등산코스 등과 어우러져 주 5일 근무 등으로 늘어난 여가를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는 주말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라고 말했다. 문의 631-6509 /이형복기자 bok@kgib.co.kr

공연장으로 ‘문화피서’ 떠나요!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도내 각 공연장들이 기획 프로그램을 하나 둘 꺼내놓고 있다. 특히 아이들을 위한 작품들이 많은데, 본격적인 주5일 근무제 시행으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이 때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여름방학과 휴가시즌, 공연장에서 문화피서를 즐기는 것도 멋진 여름을 보내는 방법일 것이다. ▲과천시민회관 ‘여름방학 가족극축제’란 제목으로 총 세 편을 준비했다. 우선 오는 22일 오전 10시30분과 오후 5시 대극장에서는 ‘이중섭 그림 속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15편의 이중섭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무대는 아이뿐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에나 풍부한 상상력을 심어준다. 하반기에 이 작품은 미국으로 진출할 것으로 알려져 더욱 기대되고 있다. 소극장에서는 두 편이 선보인다. 26·27일에는 과학교육뮤지컬 ‘무인도에서 살아남기’를 볼 수 있는데, 무인도에 표류한 일행이 과학상식을 총 동원해 살아남는 이야기가 교육적으로 다가온다. 29·30일에는 유쾌한 웃음을 전하는 코미디뮤지컬 ‘아를르깽, 의사가 되다’가 기다리고 있다. 문의 (02)500-1220. ▲부천문화재단 복사골문화센터 어린이극장과 오정아트홀 두 곳에서 여름방학 특별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어린이극장에서는 인형극 ‘피터와 늑대’가 지난 13일부터 24일까지 계속되고, 8월 말까지 뮤지컬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무용 ‘어린이와 함께 만드는 재미있는 무용놀이’, 음악 ‘이야기와 함께 듣는 어린이 국악동요’, 복합인형극 ‘세상에서 가장 힘센 짝순이의 신랑감’ 등이 이어진다. ‘2005 오정아트홀 썸머 페스티벌’이란 명칭을 붙인 오정아트홀에서는 대형 뮤지컬 세 편을 만날 수 있다. 19일부터 24일까지는 ‘신데렐라’가, 26일부터 31일까지는 ‘알라딘과 요술램프’, 8월2일부터 7일까지는 ‘하얀마음 백구’ 등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문의 (032)326-6923. ▲의정부예술의전당 8월10일 ‘청소년을 위한 카로스 타악앙상블’을 기점으로 8월 한 달동안 청소년 시리즈 다섯편, 어린이 시리즈 다섯편 및 특별전시 등 다채롭게 준비했다. 특히 13일 폭소극단으로 알려진 러시아 마임극단 리체데이를 비롯해 21일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펼치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세계 음악여행’, 25일 경기도국악당의 레퍼토리 중 하나인 국악인형극 ‘삼년고개’ 등은 도 북부지역 주민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볼 거리 중 하나다. 이밖에 5일부터 27일까지 소극장 로비에서 전개되는 ‘그림동화 전시회’와 10일부터 9월10일까지 전시장에서 열리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소장 동판화전’이 색다르다. 문의 828-5841. ▲경기도문화의전당 ‘2005 방학특선 청소년 명품공연 페스티벌’을 마련했다. 연령대 별로 골라 볼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8월9일부터 13일까지 대공연장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클래식 여행 ‘꾸러기 예술여행’의 막이 오른다. 경기도립오케스트라가 출연하며 ‘뽀미언니’인 김동희가 해설을 맡아 차이코프스키, 프로코피에프 등의 곡을 들려준다. 또 8월9일부터 21일까지는 눈으로 읽는 ‘수능대비 연극 시리즈 Ⅰ&Ⅱ’란 제목으로 ‘김유정의 봄봄봄’과 ‘이인직 현진건 이효석과 만나다’를 차례로 소공연장 무대에 올린다. 8월16일부터 23일까지는 도립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교과서에 나오는 클래식 음악회 ‘청소년 여름 예술여행’을 감상할 수 있다. 문의 230-3200.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전문가비평/키높이 방석! 눈높이 공연?

솔직히 말하겠다. 나는 공연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애써 준비한 공연이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로 엉망진창이 된 경우를 보았다. 객석을 뛰어다니는 아이들과 그들을 야단치는 부모의 소리가 합쳐져서 만신창이가 된 공연도 기억난다. ‘서울국악실내악단의 경기 악가무(樂歌舞)’(6월 28일, 고양 덕양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은 공연 시작 1시간전부터 로비는 아이들로 붐볐다. 나는 과거의 악몽(?)이 떠올라 불안했다. 하지만 막상 아이들이 공연장 안으로 들어갔을 때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하우스 매니저(공연장 안내원)는 어린이 관객을 맞이하는데 익숙했다. 아이들은 관객석 뒤편에 있는 방석을 갖고 자신의 자리로 향했다. 이른바 ‘키높이 방석’을 갖고 제 자리에 앉은 어린 관객들은 공연보기가 편했는지 대부분 진지하게 무대를 향했다. 공연 사회자 김광희의 능숙한 진행 솜씨도 다소 지루할 수 있는 공연을 아이들이 몰두하게 감상할 수 있는데 한 몫 했다. 그의 해설은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려고 노력했으며, 중간에 우리의 정가와 민요 등을 자연스럽게 불러가면서 진행했다. 서울국악실내악단은 20·30대 젊은 연주자로 구성돼 있다. 그들은 특히 경기도지역의 향토음악을 바탕으로 해서 국악실내악을 만들어가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이번에도 고양 호미걸이소리를 바탕으로 해서 향토민요와 국악실내악이 만나게 하고 있었다. 민요의 편곡방식은 다소 밋밋하고 아쉬었다. 하지만, 고양 들소리의 가락의 흐름새와 노래마다의 개성이 잘 드러나서 관객들은 충분히 향토민요의 매력에 빠질 수 있었다.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지난해 타계한 김현규 옹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편 저편 좌우편 곰방님네” 이렇게 시작하는 고양 농사소리는 ‘옛 노래’만으로 치부할 수 없는 풋풋한 생명력이 전해지고, ‘요즘 노래’가 갖지 못하는 공동체적인 신명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잠시 김현규 선생의 생각에 잠겼지만, 그의 문하에서 수학한 최장규를 비롯한 소리꾼들이 이 소리를 잘 전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심이었다. 공연의 여러 프로그램 가운데서 덕양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에서 제일 크게 환영을 받은 것 역시 이 고양 농사소리였다. 농사소리를 부르는 사람들은 먼저 ‘느린 소리’를 불렀고, 나중에는 ‘빠른 소리’를 불렀다. 무대에 2번 등장했는데, 처음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불렀고, 나중에는 실제 호미를 들고 나와서 일하면서 불렀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보였다. 처음의 정(靜)적인 느린 소리에는 조용히 숨죽이며 들었던 관객도, 나중의 동(動)적인 소리에는 박수를 치거나 어깨춤을 추면서 반응을 했다. 이제 고양은 농사짓는 고장이 아니다. 하지만 그 지역에서 오랫동안 즐겨 불려졌던 농사소리는, 역시 그 지역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자부심을 주기에 충분했다. 지금도 객석의 어느 한 켠에선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어린 꼬마 삼대(3代)가 덩실덩실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이 있는 각인되어 있다. 지금 우리 곁에 좋은 노래가 많다. 그 노래들은 모두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지만, 세대를 초월해서 모두가 하나 되어 부를 수 있는 노래는 역시 민요(民謠)임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 공연은 관객들의 반응이 대체로 좋았다지만, 앞으로 서울국악실내악단의 경기 악가무 작업은 보다 더 깊이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공연의 여러 프로그램 마다 공을 들인 것은 사실일지라도, 전체적으로 ‘경기 악가무’란 이름을 붙이기에는 부족하다. 보다 더 경기지방의 음악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듯 하다. 그리고 고양 들노래와 같은 농사소리의 편곡도 다양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단순한 반주 기능에서 벗어나야 한다. 때론 농사소리와 같은 일노래는 관현악기의 반주 없이도 그것 자체로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함으로 농사소리는 원형대로 들려주고, 이런 농사소리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변주형태의 실내악곡도 고려해 볼만 한다. 그리고 더욱더 관객층의 눈높이를 맞춘 공연이 되었으면 한다. 지금 경기지역의 신도시에는 어린이를 중심으로 한 가족들이 공연의 주된 관람층이다. 이렇게 어린이 중심의 가족 공연을 국악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더 할 필요가 있다. 이번 공연에선 어린이들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키 높이 방석’은 존재했지만, 이 공연이 어린이를 중심으로 한 가족 관객을 염두에 둔 ‘눈 높이 공연’이라 하기엔 아직도 부족한 구석이 있어 보인다. /윤 중 강 (국악평론가)

러 알렉산드린스키 극장 도립극단과 ‘교환 공연’

10월 ‘원조’ 검찰관이 온다 러시아 3대 국립 드라마 극장 중 하나인 ‘푸쉬킨 러시아 국립아카데미 드라마 극장’(이하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의 ‘검찰관’(作 고골리)이 국내 초연을 갖을 전망이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최근 알렉산드린스키 극장과 상호 교류협력을 약속하고 2005~2006년에 걸쳐 교환공연을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오는 10월,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의 오리지널 ‘검찰관’팀이 내한하고 내년에는 도립극단이 ‘알렉산드린스키 극장 개관 250주년 기념 국제페스티벌’에 초청된다. 한국을 찾게 될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의 ‘검찰관’은 1926년 연출가 메이어홀드에 의해 재구성된 버전으로 지난해 골든마스크를 수상한 직후 클래시컬 러시아 연극의 새 장을 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극장의 예술감독이자 세계를 무대로 활동중인 연출가 발레리 포킨의 과감한 해석과 생략을 맛 볼 수 있으며 수상경력이 화려한 러시아 공훈예술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무엇보다 1836년 고골리가 ‘검찰관’의 첫 막을 그곳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에서 올린 바 있는 만큼 명실공히 ‘원조’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된다. ‘검찰관’은 지난해 도립극단에 의해 만들어지는 등 세계 곳곳에서 상연 되기도 했다. 일정은 10월 10·11일 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과 10월 15·16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등 4차례로 예정돼 있다. 한편,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은 1756년 최초의 왕실극장으로 출발한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극장으로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해 있다. 도립극단이 초청받은 ‘알렉산드린스키 극장 개관 250주년 기념 국제페스티벌’은 러시아 문화부가 지원하고 폴란드 국립극장, 핀란드 국립극장 등 전 세계의 여러 공연장 및 예술단이 출연해 1개월 여간 진행된다. 문의 230-3245.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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