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논의 갑작스러운 죽음, 당시 ‘롤링스톤’지는 실 한 오라기 걸치지 않은 존 레논이 오노 요코를 꼭 껴안고 있는 사진 위에 어떤 글이나 설명도 싣지 않은 표지 이미지로 ‘평화’와 ‘사랑’을 외치던 그를 추모했다. 또한 임신 말기의 드미 무어가 배가 잔뜩 부른 상태의 누드로 표지에 등장한 ‘베니티 페어’는 발매금지 처분을 받아 화제가 되며 여성성과 모성, 아름다움에 대한 세계적 논의를 일으켰다. 그리고 2008년, 구 소련 대통령 고르바쵸프를 자본주의사회의 대명사인 ‘명품 백’의 모델로 변신시킨 광고 이미지는 그 어떤 영화배우나 연예인을 모델로 한 광고보다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수많은 인물들과 사건들은 우리에게 하나의 ‘장면’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그 센세이셔널한 장면의 뒤에는 포토그래퍼 ‘애니 레보비츠’가 있었다. ‘롤링스톤’에서 시작해 ‘베니티 페어’, ‘보그’지와 함께 일하며 시대를 대표하는 유명인사들과 작업해온 그녀. 사진을 찍히는 모델로부터 그 자신도 알고 있지 못했던 모습까지 이끌어내고 마는 치밀한 사진작가로서의 명성 뒤에는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그녀 자신의 이야기가 있었다. 우리 시대 최고의 포토그래퍼 애니 레보비츠의 모든 것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애니 레보비츠:렌즈를 통해 들여다본 삶’에는 그녀가 만들어낸 잊을 수 없이 강렬한 사진들 뿐 아니라 그 뒤로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고 사진의 모델이었던 수많은 셀러브리티들이 직접 참여한 인터뷰로 풍성하다. 믹 재거, 오노 요코, 힐러리 클린턴,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미하일 바르시니코프 등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 그리고 그녀의 가족들과 동료들의 인터뷰는 관객으로 하여금 하이 패션과 미디어의 첨단에 선 일류 포토그래퍼이자, 인간적인 면모의 한 사람, 애니 레보비츠의 초상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내달 11일 개봉(스폰지하우스 중앙, 압구정, 광화문). /권소영기자 ksy@kgib.co.kr
문화일반
권소영기자
2009-05-2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