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작홍사용문학관 ‘2024 제7회 창작 단막극제’ 참가 극단 모집

노작홍사용문학관이 ‘제7회 노작홍사용창작단막극제’에 참여할 극단을 모집한다. 노작홍사용창작단막극제는 나라 잃은 시기에 극단 ‘토월회’를 이끌며 신극운동에 앞장섰던 노작 홍사용 선생의 삶을 기리고, 자유로운 예술정신을 계승하고자 시작됐다. 대한민국 연극 발전을 선도해가는 다양한 극단과 작가들이 참여하는 연극제로 정평이 났다. 대상(단체상) 1극단, 희곡상(개인상) 1인에 각각 1천만원의 상금이 수여되는 전국 최대 규모의 창작단막극제로 본선에 진출하는 극단은 공연 지원금 450만원(극단 400만원, 작가 5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열린 제6회 창작단막극제 대상은 극단 ‘산수유’, 희곡상은 작품 ‘즐거운 우리집’의 김나영 작가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문학관에서 진행하는 단막극제인 만큼 심사는 희곡의 연극성과 문학성에 두루 비중을 둔다. 응모는 출품, 공연, 수상 이력이 전혀 없는 순수 창작 단막 희곡만 가능하다. 오는 2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문학관 공식 이메일로 참가 신청서와 관련 서류를 함께 제출하면 된다. 단막극제의 심사는 지원 극단과 작가명을 기입하지 않은 블라인드 방식으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된다. 선발된 3~4개 극단의 본선 경연은 올해 가을 노작문학축전 기간에 산유화극장에서 무료 공연으로 진행된다. 손택수 노작홍사용문학관장은 “단막극제가 연극인과 지역민이 흥겹게 어우러지는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며 “전통과 부피가 더해진 이번 행사에 참신하고 열정적인 연극인, 작가들의 참여가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대한물리치료사협회 경기도회 “희망의 해로” 제38회 정기대의원 총회 개최

㈔대한물리치료사협회 경기도회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하나가 되어 희망’을 만들어 내자고 다짐했다. 대한물리치료사협회 경기도회는 27일 오후 3시 수원특례시 해든호텔 하이엔드에서 제38차 정기대의원 총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엔 김기정 수원특례시의회 의장, 김영진·정춘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자형 경기도의원, 정영모 수원특례시의회 복지안전위원장, 김동은 수원시의원과 대한물리치료사협회 관계자 등 80여명이 참여했다. 물리치료사 윤리 낭독으로 시작된 총회는 참석자들의 환영사와 인사말에 이어 지역사회 의료환경 개선에 앞장 선 회원에게 감사패 및 표창장 전달 등이 이어졌다. 이날 김구식 대한물리치료사협회 경기도회장은 회원들과 함께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을 나누고 사회공헌 활동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김희정 ㈔원코리아 이사장의 감사패를 받았다. 대한물리치료사협회 경기도회는 전국 9만명의 물리치료사 중 가장 많은 1만8천여명의 회원이 소속돼 있다. 경기도회 운영 및 회원관리를 기반으로 학술대회 및 상시·정기보수 교육 운영, 정책·학술 연구 사업 등을 진행하며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보건 향상, 주민 맞춤형 건강증진에도 노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근감소증 개선을 위한 TF팀’을 발족해 임상·학술적인 활동을 병행하며 물리치료사들이 근감소증 개선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힘을 쏟았다. 쪽방촌 주민을 위한 봉사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봉사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김구식 회장은 “코로나 팬데믹과 이로 인한 국가적 경제 위기로 물리치료사들이 전에 없던 어려움을 겪었는데, 현재 시장 역시 포화 상태로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함을 느끼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진행한 근감소증 관리 역할에 물리치료사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물리치료사의 진로 확장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5년간 많은 함께 힘써주신 집행부와 대의원분들께 감사하다. 우리는 늘 위기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 온 만큼, 모두 하나 되어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전국 최대의 지부인 경기도에서 힘을 모아 회원들에게 희망을 주는 협회 본연의 모습을 만드는 데 힘써달라”고 강조했다.

'천년'의 생명력 동양 '한지'와 서양 '조형'의 교감

‘천년을 간다’는 우리의 전통 한지가 현대적 조형 논리 속에 피어나 생명력을 뿜어낸다. 팔달문화센터의 박성자 작가 초대전 ‘교감(Correspondence)’이 이달 31일까지 수원시 팔달구 팔달문화센터에서 열린다. 작가는 한국인의 생활정서에 깊게 자리한 우리 고유의 매체 한지에 주목했다. 종이와 달리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한지는 공간에 독특한 의미를 불어넣는다. 작가는 “동양적 정서의 함축미와 서양의 현대적 조형논리의 조화를 꼴라쥬 기법으로 구현함으로써 동양적 민족정서가 인류의 보편적인 형상으로 잉태되고, ‘교감’하기를 희망한다”며 “우주의 질서 내에 자연의 무정형한 갖가지 형태들을 교감의 의미론적 미학 속에서 구조적으로 살려내려고 기획”했다고 밝혔다. 꼴라쥬 기법은 시간(날줄)과 공간(씨줄)의 교차를 통해 복잡한 질서를 드러낸다. 서양의 수직과 수평, 직선의 정적인 세계는 저 멀리서 고요함을 자아낸다. 동시에 가까이 다가간 곳에는 꽃처럼 말리고 꼬아진 곡선의 동양의 세계가 끊임없이 움직임이는 생동감을 나타내고 있다. 서로 다른 세계는 열린 공간에서 서로 상응하며 무한히 확장된다. 고충환 미술평론가는 ‘조형은 어떻게 우주의, 존재의, 의미의 표상이 되는가’를 통해 “사각형에 사각형이 포개진 격자 구조가 정(正)이라면, 그 틀을 깨고 유기적인 한 몸을 이룬 한지 조형이 반(反)에 해당한다”며 “조형 간 관념의 경계 넘나들기를 합(合)이자 또 다른 정(正)이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작가의 작업으로 한지는 스스로 숨을 쉬는 것 같은, 생명력을 얻는다”고 평했다.

벼락같은 예술의 '짓거리'…'남수·북파 오롯한 온새미로'[전시리뷰]

“예술은 언제나 ‘처음’을 일으킨 날벼락 같은 ‘미학적 사건’들로 새로워진다. 낯선 처음이야말로 일상을 뒤흔들어 새 날을 여는 ‘나아감(進步)’이요, 새 날의 ‘오늘’이며, 화들짝 깨우치는 ‘깨달음’이다.” 파주와 수원, 경기도 북부와 남부 정 반대의 공간에서 온 회화, 조각, 사진, 문인 등 30여명의 작가들이 한 날, 한 시에 모여 들었다. 전시 공동 기획자 김종길 미술평론가는 ‘남수·북파’가 던지는 화두를 위와 같이 이야기했다. 지난 22일 수원시 팔달구 예술공간 아름·예술공간 다움·실험공간UZ 3곳에서 ‘2024 휘말리는 벼락예술-남수·북파(南水·北坡) ­오롯한 온새미로’ 전시가 펼쳐졌다. 초대작가 23팀과 ‘이음’으로 참여한 홍일선, 이덕규, 이문재 시인 그리고 소문을 듣고 참여한 작가 등 총 32팀의 예술가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3시간이란 한정된 시간 동안 글짓(벽시), 그림짓(벽화), 몸짓(행위), 꾸밈짓(설치) 등을 펼쳤다. ‘남수·북파’는 경기남부 수원시와 경기북부 파주시를 줄인 말로 마치 베틀을 짜듯 남쪽과 북쪽을 오가며 예술인들이 한 날 한 시에 벼락같이 모여들어 날 것 같은 예술의 ‘짓거리’를 펼치기로 작당한 것이다. 지난해 8월 파주에서 열린 첫번째 전시에 이어 수원에서 열린 이번 전시의 주제는 가르거나 쪼개지 않고 생긴 그대로를 뜻하는 ‘오롯한 온새미로’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겠다는 온새미로의 미학이 벌인 한바탕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일순간에 모여든 이들은 어떤 걸림도 없이 각자의 예술 감흥을 쏟아내듯 그려냈다. ■ 벼락 같은 사건…생긴 그대로, 날 것 그대로 창밖으로 눈이 날리던 22일 오전, 예술공간 아름의 공간 사방에서 작가들은 정신없이 자신들의 작품에 몰두하고 있었다. 홍일선 시인은 요즘 시는 한 근에 얼마냐 물어봤다던 농부와의 일화를 녹여낸 시를 붓으로 펼쳐내 벽에 걸었고, 조각가인 금누리 작가는 맞은 편의 공간에서 지구와 땅, 중력의 힘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작업을 마친 이들은 서로의 작품을 감상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은 작가들에게 ‘유쾌함’의 시간이었다.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마당은 넓혀 놨다. 작가들은 늘 하던 활동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시도했다. 서로다른 분야의 작업 활동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서로에게 즐거움과 영감을 줬고, 때로는 하나의 작품을 릴레이로 이어나가며 교류했다. 이는 곧 관객에게도 전달될 것이다. 북파(북부에서 온) 권민호 작가는 평소 건축 드로잉을 한다. 권 작가는 기존에 하지 않던 방법으로 3시간의 정해진 시간 안에 ‘사고를 치자’고 생각했다. 창밖에 눈이 펼쳐지는 것을 보며 즉흥적으로 손이 움직였다. 그는 “평소에는 경직된 작업의 자를 대고 ‘수직’을 표현하는 일을 많이 하는데, 이곳에 오며 수원에 눈이 많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눈을 담아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직이 아닌 동그란 원형을 마음껏 쏟아냈다. 사진작가인 김정대씨는 관람객이 오가는 통로 바로 앞 바닥에 하얀 캔버스를 드리웠다. 평소였으면 혹시나 발자국이 찍힐까 피했겠지만 작가는 “마음껏 밟아달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전시기간인 2주 동안 수많은 사람이 오가며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발자국이 찍힐 것”이라며 “사진으로 형상을 담아내기 위해 오랜기간 장노출을 하듯 이곳 외에도 돼지우리, 도로, 카페, 관공서 등 움직이는 형체가 있는 곳에 캔버스를 설치하며 공간에 녹아난 시간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캔버스는 필름이 되어 있는 그대로의 시간을 담길 것이다. 작업의 의의도 다양했다. 이번 전시에 공동으로 초대받은 포천 등 북부에서 온 파견미술팀 전미영, 나규환, 전진경 세 작가는 과거와 현재의 예술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들은 “현재 동두천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군 위안부 여성들의 성병관리소가 남아 있는데 이를 부수고 개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슴 아픈 현대사의 역사를 국가는 외면만 하고 책임지지 않으려 해 시민사회가 함께 지난 역사를 보존하고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며 “이처럼 메시지가 필요한 곳에 작가는 문화예술로 연대한다”고 말했다. ■ 시간에 더해진 또다른 시간 같은 시각 지하1층 실험공간 UZ에선 온새미로의 실험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홍채원 관장은 “우리의 언어로 우리의 것을 풀어내 함께하자는 데 의미가 있다”며 “어떤 공간에서 작품을 풀어갈지 스스로가 장소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흥성과 현장성, 자발성과 연대. 지난 파주 전시에도 참여했던 수원의 최세경 작가는 당시 건물 전체에서 진행됐던 전시에서 공간을 전부 둘러보고 ‘문’을 골라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미리 준비해둔 굴곡이 생기도록 엮어낸 빨간실을 지하1층 공간 이곳저곳에 옮겨본 끝에 오래 전 한 해외작가가 빨간글씨와 정자를 그려두고 간 벽을 선택했다. 최 작가는 “누군가의 작품 위에 나의 작품을 이어갔듯 이 위에 언젠가 또 다른 작가가 손길이 이어질 것”이라며 “작품의 의미는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의 ‘파생’”이라고 설명했다. 최 작가의 옆엔 파주에서 온 정혜령 작가가 공간에 새겨진 시간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는 벽에 무언가 흔적이 남아 있는 공간을 선택했다. 그의 눈에 공간에 쌓인 시간이 보였다. 작가는 우둘투둘 튀어나온 벽에 거대한 한지를 양옆으로 붙이고 그 위에 물을 뿌린 후 벽의 모양이 그대로 드러나도록 두드렸다. 한지가 마르면 그 위에 벽 모양이 입체적인 질감으로 표현될 것이다. 작품의 이름은 ‘창을 내다’. 두드림이 끝나면 작가는 좌우 가장자리를 제외한 위아래와 좌우 안쪽에 고정해둔 테이프를 떼어낸다. 시간이 흘러 마치 창문이 열리듯 자연스레 한지가 펼쳐지게 된다. 관객들이 창을 통해 보듯 창 너머의 시간을 함께 엿보게 된다. 눈 앞에 실재하는 벽, 그 벽의 결을 표현한 작가의 두드림, 이를 마주한 관객. 서로 다른 존재의 서로다른 시선이 세 겹의 시간이 쌓이게 될 것이다. 예술공간 다움에는 소문을 듣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이용규 작가의 ‘목어’가 자리잡고 있었다. 공간에 꽉찬 작품과 고요함은 편안함을 선물했다. 대학에서 메타버스 그 중에서 3D 애니메이션을 가르치는 이 작가는 원래 조각을 전공했다. 언제나 3차원의 가상공간을 그려내는 작가는 언제나 물고기가 회귀하듯 손에 잡히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전시의 소식은 발길을 멈추게 만들었다. 그는 산으로 향했다. 매일 고속도로를 지나며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방음벽에 자라나는 담쟁이 덩쿨을 보며 그는 생명력과 파괴력을 동시에 느꼈다고 말했다. 마치 애니메이션 속 프레임이 빠르게 지나가듯 펼쳐지는 자연이 모습을 보며 그는 자연이 매일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산에서 직접 덩쿨을 가져왔다. 이 작가는 “덩쿨은 때로 다른 식물을 죽이기도 한다. 해로운 식물인지 아닌지는 과연 무슨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그는 덩쿨로 나무를 깎아 잉어 모양으로 만들고 속을 파 내고 그 속을 두드려 소리를 내는 불구(佛具)인 ‘목어’를 표현했다. 방안 정면에 꽉찬 목어. 그 밑에는 솔방울로 물에 비친 목어의 형상을 담았다. 뒤에 자리한 하얀 벽은 마치 캔버스에 그림을 그린 것처럼 조명에 비친 목어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소리가 나지 않는 그의 목어. 작가는 ‘마음으로 생각한 만큼 목탁을 치시오’라는 글을 적었고, 이를 본 홍일선 시인은 “천지가 모두 목탁이오이다”라는 글을 적어내려갔다. 서로의 예술적 교류가 만들어낸 풍경이다. 이 작가는 “내가 사는 세상, 내가 만드는 세상은 가상의 허상세계”라며 “자연미술을 통해 실상과 허상을 표현했다. 자연미술과 가상세계란 극과 극은 통한다”고 말했다. 새 날, 새 예술을 여는 벼락같은 예술의 ‘짓거리’로 지난 22일 펼쳐졌던 작가들의 작품은 다음달 7일까지 예술공간 아름·다움과 실험공간 UZ에서 감상할 수 있다. 남수북파는 수원과 파주 기획전을 전초로 꾸준히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참여 작가 수원 _ 권혁·김예령·김정대·김성배·왕희정·이마로·이수진·이윤숙·최세경·홍채원 파주 _ 금누리․권민호·김기라·김수·김영주·문승영·손승희·장서형·조세랑·채병록․정혜령․박이창식․파견미술팀(전미영․나규환․이윤엽․전진경) 이음 _ 홍일선․이덕규․이문재 소문 _ 김진열, 서은주, 박건재, 문미희, 이용규, 김남수

'연극의 3요소'로 무에서 유를 창조... ‘극발전소 301’의 정범철 대표

“연극은 삶을 지탱하는 ‘숨’과 같습니다. 단원들과 오래오래 무대에서 숨쉬는 게 소박한 꿈입니다.” 무역학을 전공했지만, 연극에 빠져 27세에 서울예대에 입학한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극발전소 301’의 정범철 대표(47). 그가 지난 2008년 창단한 극발전소 301은 지난해 공주 고마나루국제연극제에서 연기상을 수상, 전남전국연극제에서 대상·연출상·희곡상·최우수연기상을 휩쓸며 화제의 극단으로 떠올랐다. 특히 전남전국연극제에서 4관왕을 차지한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연극의 3요소(3)로 무(0)에서 유(1)를 창조하자는 뜻을 담은 ‘극발전소 301’은 대학로 등에서 액션, 야외극, 아동극 등 수많은 창작극을 선보이고 있다. 50여명의 단원, 작가와 연출진 6명이 있는 대규모 극단이다. 정 대표는 “지금은 이름이 알려졌지만, 창단 초창기엔 사람들이 우리가 누구인지 몰랐다. 사정이 어려워 단원들이 돈을 조금씩 모아 공연을 제작했다”며 “그런데도 가장 힘들었던 건 빈 객석을 보는 것이었다. 열심히 제작해도 보러 와주는 관객이 없었기 때문에 무대만큼 간절한 게 없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5년 전부터 경기문화재단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 지난 2019년 ‘공연장상주단체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사업은 예술단체와 공공 공연장이 협약을 해 단체를 공연장에 상주하게 하면서 안정적인 창작 활동 공간 등을 확보해주는 내용이다. 예술단체는 제작비와 공연을 올릴 수 있는 무대를 갖는 한편, 공연장은 심사에 선정된 우수한 공연을 시민들에게 선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극발전소 301은 4년 연속 남양주 다산아트홀에서 ‘전장의 시’, ‘밀정리스트’ 등의 작품을 선보였으며, 500여석의 공연장은 매년 시민들로 가득찼다. 특히 극단 배우들이 직접 시민 배우를 선발, 4개월간 트레이닝 해 공연을 올리는 ‘관객 개발’ 프로그램도 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지원사업으로 매년 3개의 작품을 안정적으로 선보일 수 있고, 공연 제작비를 걱정하지 않아도 돼 큰 도움이 된다”며 “쉬지 않고 작품을 올리면서 극단의 경력을 쌓아나간 것이 지난해 수상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극발전소 301이 지난해 선보인 ‘밀정리스트’는 경기도 내 우수 작품으로 선정,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경기공연예술페스타’에서 ‘베스트컬렉션(우수 작품)’으로 공연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재단의 지원을 받는 10여개의 단체 중 극발전소 301의 작품이 우수 작품으로 선정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좋은 연극을 오래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날 것의 예술이 펼쳐진다... ‘남수·북파-오롯한 온새미로’

수원의 예술공간 아름·다움, 실험공간UZ에서 총 32팀의 작가들이 모여 날 것의 예술을 펼친 ‘남수·북파-오롯한 온새미로’를 오는 2월 7일까지 공개한다. ‘남수·북파-오롯한 온새미로’는 초대작가 23팀을 비롯해, ‘이음’으로 참여한 홍일선, 이덕규, 이문재 시인, 소문을 듣고 참여한 6인의 예술가들이 회화, 조각, 사진, 설치, 미디어, 다원예술, 안무평론 등 다양한 장르를 한날 한시에 선보이는 퍼포먼스 예술이다. ‘남수·북파’는 경기남부 수원시와 경기북부 파주시를 줄인 말로 한 날 한 시에 ‘벼락같은 예술짓’을 펼치기 위해 남쪽의 수원, 북쪽의 파주에서 온 이들을 일컫는다. ‘온새미로’는 ‘가르거나 쪼개지 않고 생긴 그대로’를 뜻한다. 생긴 그대로의 예술을 펼치는 게 목적이자 결과다. 예술가들은 마치 베틀을 짜듯 남쪽과 북쪽을 오가며 ‘휘말리는 벼락예술’을 펼치기로 작당, 지난해 8월 8일 파주 타이포그라피배곳의 이상집에서 그 첫 번째 행위를 펼쳤다. 수원의 예술공간 아름·다움, 실험공간UZ에선 개막일인 22일 그 두 번째 ‘벼락치기’가 열렸다. 홍채원 예술공간 아름·다움 관장은 “이 공간이 남수·북파가 일순간에 모여들어서 각자에게 솟아 오른 예술 감흥의 ‘굿짓’을 펼쳐내듯 쏟아낸 사건의 현장으로 남았다”며 “‘오롯한 온새미로는 태극이 휘돌아가며 새 생명을 내듯이, 새 하늘의 새 날, 새 예술을 내는 ‘벼락같은 사건’이었다. 현장 기록은 영상과 도록으로 남겨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문화도시' 수원에 예술인 기회소득 없는 현실”…지역 예술인들 조례 제정 촉구 잇따라

수원지역 예술인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시의회의 ‘기회소득 조례안’ 통과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수원시 예술인 기회소득 쟁취를 위한 범예술인 행동은 지난 20일 수원 화성박물관에서 수원시 2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수원시민사회단체 협의회와 ‘수원예술인 기회소득 실시를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12월26일 수원 라포애 갤러리에서 ‘예술인 기회소득 원로예술인 간담회’가 열린 지 한 달이 채 안 돼 또 다시 조례안 통과를 촉구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지난해 6월 ‘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 지급 조례’ 제정안이 통과되면서 수원, 성남, 용인, 고양시 4곳을 제외한 경기도 27개 시·군에서 경기도예술인기회소득이 시행됐다. 반면 수원특례시는 지난해 9월 제377회 임시회에 ‘수원시 예술인 기회소득 지급 조례안’을 상정했으나 시의회 문화체육교육위원회는 이를 보류, 같은해 12월까지 열린 제378회, 제379회 임시회 및 본회의에 한 차례도 상정되지 않았다. 이날 토론회에서 ‘시민과 예술인 모두를 위한 기회소득’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김대준 미술가(수원미술협회 이사)는 예술이 사회에 미치는 공공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생계유지의 어려움으로 전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을 지적했다. 김 작가는 “지난해 2021년 조사에 따르면 예술인 43%는 창작활동으로 인한 수입이 없고, 예술인의 69%는 ‘소득 불안정으로 예술인 전업을 포기했다”며 “경제적 이유로 창작 기회가 박탈되고 예술의 다양성과 깊이가 저하되면 결국 문화를 향유하는 사회 공공재가 훼손되고 국민 삶의 질도 떨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박성현 경기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고, 이오연 SPA현장예술가, 이동숙 미술가(수원미술협회 회장), 정명희 수원문인(시인), 이창세 미술가 및 박영철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 상임대표가 토론에 나섰다. 이동숙 작가는 “수원지역의 수많은 미술전시관 등 다양한 문화예술공간은 시민의 삶의 질을 높여주지만 이를 지탱하는 예술가의 노력은 이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궁극에는 미술관은 존재하지만 미술인이 존재하지 않는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명희 작가는 지역을 이끄는 문화예술인의 가치와 이를 지탱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정 작가는 “코로나 때도 소외됐던 예술인들을 위한 관심이 예술인 기회소득으로 숨통이 트일거라고 생각했지만 의회에서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원 지역에는 유독 원로 작가들이 많은데 90세가 넘은 고령 작가가 젊은 작가는 낼 수 없는 수원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수원의 역사를 녹여낸 시집, 수필집을 내고 있다. 이처럼 좋은 글을 많이 생산해내고 공표하는 일은 문화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만 이들은 개인 사무실은커녕 출판비조차 낼 수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반대로 젊고 유수한 인재들은 서울 등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에 대한 수원의 획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창세 작가는 예술에는 재정적인 기반이 필수적인 현실을 가리켰다. 이 작가는 “수원이 화성이라는 문화유산을 가진 도시가 될 수 있던 데에는 사람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정조의 의지와 이로 말미암은 과학과 예술이 응축한 산물이 밑바탕”이라며 “하지만 지금의 수원예술인은 생계에 짓눌려 다른 경제적인 활동을 이어나가지 않을 수 없다. 200년 후 수원화성만 존재하는 수원특례시가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영철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지난해 도내 예술인 기회소득이 실시되지 않는 4곳 중 3곳이 ‘특례시’”라며 “수원의 특례시가 출범되며 수원시의회는 많은 혜택을 받았고, 정부로부터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 받아 5년간 200억이라는 예산을 받게 됐지만 정작 문화예술인들이 창작물을 만드는 상황에 얼마나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토론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조례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하는 촉구문을 함께 제창했다. 범예술인 행동은 2월 예술인 기회소득 조례안의 시의회 상임위 통과 및 본회의 상정을 목표로 오는 25일 상임위에 조례안 통과를 요구하는 각계각층의 서명 및 입장문 등을 전달할 예정이다. 조례안 통과를 촉구하는 지역 예술인들의 목소리는 당분간 잇따를 예정이다. 오는 27일 수원민예총은 정기총회에서 기회소득 조례안과 관련한 입장문을, 다음 달 2일엔 수원예총이 입장문 발표를 앞두고 있다.

"예술로 채우는 일상의 힐링" 성남아트센터, 아카데미 운영

성남아트센터 아카데미가 오는 2월 13일부터 6월 30일까지 성인을 위한 예술 실기와 감상․인문 강좌, 어린이 창의·융합 강좌 등 총 60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음악, 미술, 무용 등 장르별 예술성과 전문성을 갖춘 실기 강좌는 직장인을 위해 저녁 강좌도 마련했다. 클래식기타부터 바이올린, 첼로, 성악, 실크스크린, 발레 등 단계별로 총 13개 반을 운영해 퇴근 후 예술적 감성으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수강생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반영해 감상·인문 강좌는 미술관이나 옥션 방문, 연주회 관람 등 현장학습을 확대한다. 또 수강생들의 성취감을 높이기 위해 종강 연주회와 강좌별 전시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창의·융합예술 강좌는 프로그램을 한층 더 다양하게 확대했다. 유아들의 성장을 위해 그림책과 문화예술교육을 융합한 ‘연극 연계 그림책 예술놀이’와 신화를 주제로 이야기와 연계해 자신만의 조형물을 만들고 이를 상자 속 공간에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신화 인 더 박스’ 등 성남문화예술교육센터의 어린이 강좌를 아카데미 특성에 맞게 변형해 시범 운영한다.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2층 로비의 세계악기전시관과 연계해 음악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문화를 경험하고 이해하는 ‘세계소리여행’과 음악을 체육, 수학, 문학 등 다른 교과 과정과 연계해 사고력을 키우는 ‘음악큐브’ 등도 새롭게 진행한다. 성남시립예술단과 협력해 실기 교육뿐 아니라 실제 예술단 활동 경험 등을 공유하는 등 차별화된 예술교육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강좌별로 저소득층이나 새터민, 한부모 가정 등 성남지역의 소외계층 자녀 1~2명이 무료로 참여하는 ‘예(藝)그리나’를 시행해 문화소외계층의 예술교육 확대에도 기여한다. 1학기 강좌는 23일 성인강좌 온라인 접수를 시작으로 24일에는 어린이 강좌, 25일은 현장 및 온라인 동시 접수를 진행하며 선착순 마감이다. 자세한 내용은 성남아트센터 누리집 등을 통해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의하면 된다.

수행으로 담아낸 108신룡, 양주사 석굴암 주지 도일스님 특별전시회 개최

한 획 한 획 먹을 먹은 종이엔 수행과 서화를 겸비한 진중함이 깃들어 있다. 때론 한지 위에, 더러는 나무 위에, 또 항아리 위에 108 신룡이 새겨졌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양주 석굴암의 주지 도일 스님(양주불교사암연합회장)이 갑진년 새해를 맞아 오는 24일부터 2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청룡의 해 108용 특별전시회’를 개최한다. 전시는 갑진년을 맞아 도일 스님이 기도와 신심으로 준비한 용(龍) 작품 108점을 최초로 선보인다. 또 청룡의 기운과 염원을 담은 108용 작품 이외에 달항아리, 은 다관, 옻칠목 항아리, 전통 한지등(燈) 용 조각 등 총 200여점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회에서 마련된 수익금은 종단에서 추진하는 열암곡 부처님 바로 모시기 등을 비롯해 청소년 장학금과 노인 경로 잔치 등에 전액 사용될 예정이다. 도일 스님은 “양주 석굴암은 20여 년 간 쌀 나눔과 장학금 전달 등 이웃에게 자비를 전하는 다양한 활동을 해 왔으나 코로나19로 수년 간 행사를 하지 못했다. 이번 특별 전시회를 계기로 자비나눔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일 스님은 전통서화의 대가인 여초 김응현, 우봉 한상갑, 청계 양태석 선생에게 사사 받으며 서화를 익혀왔다. 1993년 해인사 강원 재학 중 사진전을 개최하고, 백제미술대전 사진부문 특선을 비롯해 서예부문과 불교미술대전 등 다수 입상한 경력이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본사 봉선사, 수종사, 회암사, 용문사, 연화사, 태안사, 안심사, 1군단 법당 호국일승사, 92여단 쌍용사, 광동고등학교 운허역사기념관 등 전국 사찰의 편액과 주련 상당수가 도일 스님의 손을 거쳤다. 도정 권상호 문예평론가는 “도일 스님의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쌓이고 있다. 흔히 소통이 어려운 난해한 글씨를 접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님의 글씨는 전통서예를 뿌리로 하고 있어 소통이 잘 된다”고 평했다. 전시 관계자는 “작품을 통해 깨달음을 향한 구도의 길을 보여주고, 혼탁한 무명의 사바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맑고 향기로운 한 줄기 법(法)의 향기를 선사해준다. 이번 특별전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청룡의 뛰어난 기운과 기상을 담은 특징을 보인다”고 전했다. 개막식은 24일 오후 2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제25교구본사 봉선사 주지 호산 스님 등을 비롯한 불교계와 지역 인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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