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자재단이 오는 25일까지 경기도자박물관 ‘도자문화 교육 전문 강사’를 공개 모집한다. 이번 공개모집은 지역사회 내 전문강사가 경기도자박물관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도자문화 교육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해 교육의 질적 수준과 참여자 만족도를 높이고 현장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모집 분야는 주강사 6명, 보조강사 10명, 교육 봉사자 9명으로 총 25명을 모집한다. ‘주강사’ 지원 자격은 도예, 미술, 공예 등 관련 학과 전공자로 교육 분야에서 2년 이상 종사한 경력자이면 된다. ‘보조강사’는 도자문화예술 교육에 관심 있는 일반 성인, ‘교육 봉사자’는 경기도내 도자문화예술 교육에 관심 있는 일반 성인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도자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하거나 경기도자박물관으로 전화해 확인할 수 있다. 신청은 지원서와 자기소개서 등을 작성해 전자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서류 심사로 진행되며 전문성, 가능성, 성실성 등을 평가한다. 최종 합격자는 오는 3월 중 위촉 계약을 거쳐 경기도자박물관에서 운영하는 지역 문화유산 교육 등 각종 교육 프로그램에서 수업을 맡는다. 최문환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는 “유아부터 성인까지 모든 연령대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도자문화 교육 프로그램에 전문 강사를 배치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참여자 만족도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경기도의사회가 성금을 모금해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을 지원하는 등 정부의 의대 증원에 대한 집단행동 방침을 정했다. 17일 경기도의사회에 따르면 경기도의사회는 이날 오후 4시 용인시 기흥구 경기도의사회관 3층 대회의실에서 긴급 대표자 회의를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을 비판하며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이날 회의엔 도내 31개 시·군 의사회장단 및 집행부, 경기도의사회 대의원회 대표자 등 약 50명이 참석했으며, 결의문을 발표하고 집단행동 방침 등을 논의한 뒤 밤 9시께가 돼서야 마쳤다. 경기도의사회는 이날 회의에서 사직서를 낸 경기도내 전공의들에 대한 지지의 뜻으로 성금을 모금해 지원하기로 했다. 또 매주 수요일 진행하는 반차 휴진 투쟁에 도내 31개 시·군 의사회 관계자들이 참여하도록 독려하며 투쟁 강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한의사협회의 ‘의대 정원 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에 적극적인 투쟁을 촉구하고, 의협 비대위와 공조한다는 방침이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정부의 의대 증원에 대해 경기도 지역 대표자들이 모여 심각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동단결해서 바로잡아야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피해가 되는 잘못된 정책을 펴지 않고, 합리적으로 개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회의에 앞서 경기도의사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발표하며 “정부의 근거 없는 포퓰리즘 정책으로 미래 세대 의료 현장이 궤멸할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했다”며 “의료계는 이에 맞서 투쟁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으나 정부는 사직서 수리, 집단행동, 휴학을 모두 금지하는 등 독재 정부에서나 할 법한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정부가 의대 증원 방침을 전면 무효화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한 관련 부처 공무원들이 현 사태를 책임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이러한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의사 중 한 명이라도 관련된 피해를 본다면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집단 행동을 예고했다. 한편 의협 비대위는 동네 병의원 단체행동(파업)의 시작과 종료를 전체 회원 대상 전자 투표로 결정하기로 이날 결의했다. 의협 비대위는 최후의 투쟁 수단인 파업의 시점과 종료를 전체 회원인 8만 명에게 문자를 보내 전자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전자투표에 앞서 회원들에게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받는 절차 등이 필요해 투표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과거에 정치를 맡았던 관리들은 어떤 옷을 입었을까? 양반의 복식에 엄격한 규정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똑같은 옷을 입었던 것은 아니다. 지금 경기도박물관에서 가면 조선시대 경기관찰사가 입었던 옷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오늘날로 치면 경기도지사의 패션인 셈이다. 특별전 ‘오늘 뭐 입지?’는 경기도박물관이 2017년에 기증받은 17세기 우리 옷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다. 화려한 무늬를 자랑하는 다채로운 복식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은 경기관찰사 심연(沈演, 1587-1646)의 옷이다. 그의 무덤에서는 100여 점의 옷가지가 발견됐는데, 모두 놀라울 정도로 보존 상태가 좋았다. 관복에서부터 일상복, 속옷에까지 이르는 다양한 옷이 출토됐는데, 조선 후기 관리의 옷차림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소중한 자료다. 심연은 모두 9벌의 옷을 입은 채로 발견됐다. 무덤에서 출토된 나머지 옷은 모두 시신을 감싸거나 관 안의 공간을 채우기 위한 것이다. 심연이 가장 겉에 입은 옷은 단령이라고 불리는 둥근 깃의 포(袍)이다. 조선시대 관복으로 널리 사용됐던 옷의 종류인데, 그가 관찰사로서 공무를 볼 때 입던 복식을 수의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구름무늬가 수놓아진 비단이 옷의 전반에 사용됐고, 가슴과 등 부분엔 금실을 사용해 화려하게 장식한 흉배가 달려 있다. 흉배는 관리의 신분을 나타내기 위한 옷의 장식이다. 본래 허리띠로 관리의 신분을 구분했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문관은 날짐승, 무관은 길짐승 무늬의 흉배를 사용해 자신의 신분을 드러냈다. 문관은 주로 학과 공작 등의 무늬를 썼으며, 무관은 호랑이와 곰 등을 사용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모두가 엄격하게 규정을 따르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왕조실록엔 흉배 제도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왕의 지적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심연은 경기관찰사 뿐 아니라 주요한 여러 공직을 두루 맡았던 인물이다. 그의 삶을 읊은 묘지명에선 “내직에서 중용되고 외직에서 급히 썼다”고 적고 있다. 스물 다섯의 어린 나이에 진사시에 합격했으며 예순이 다 되도록 공직에 종사했으니, 근면한 공직자의 전형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런 심연 역시 규정에 맞지 않는 흉배를 사용했다. 종2품의 관찰사는 기러기 무늬의 흉배 사용하게 돼 있었으나, 그는 비오리 무늬 흉배를 가슴에 달았다. 비오리 흉배는 본래 명나라의 것이다. 조선에서 실제로 사용한 예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계에서는 이를 명이 멸망에 영향을 받아 조선의 흉배 제도가 문란해졌음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평가한다. 그럼에도 심연이 비오리 흉배를 사용한 구체적인 이유는 여전히 알 수 없다. 관복의 무늬에 숨겨진 이야기를 상상하며 박물관을 둘러본다면 한층 더 즐거운 전시 관람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윤회 경기도박물관 학예연구사
경기문화재단이 예술인의 지속적인 창작활동과 미술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2024년 경기 미술품 활성화 사업(아트경기)’에 참여할 시각예술 작가를 공개 모집한다. 모집을 통해 미술품 유통 전문사업자 7곳 내외와 시각예술 작가 65명을 선정하며, 각각 23일과 27일까지 접수받는다. 특히 올해는 미술품 판매와 임대로 사업유형을 구분해 아트경기 작가를 선발하고, 장애예술인 작가 10명을 별도로 공모해 더욱 많은 작가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발은 작가 활동실적과 작품 판매 제안가를 중심으로 작가역량, 예술성, 시장성 등을 종합평가해 결정한다. 선정된 작가에게는 출품지원금 100만원과 다양한 미술품 유통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또 협력사업자는 사업 기간 내에 다양한 주제와 내용의 전시·판매·임대 사업을 진행하게 되고, 최종 확정된 협력사업의 진행 실비를 지원받는다. 사업유형은 ▲미술품 임대·전시 ▲미술장터 ▲팝업갤러리 ▲아트페어 참가 ▲아트경기 아트페어로 구성되며,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아트경기 아트페어’를 통해 아트경기 브랜드 정체성을 제시하고 도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형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1965년 태어나 국내 최고령 코끼리로 이름을 올린 ‘사쿠라’가 노령으로 세상을 떠났다.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노령으로 인한 질환으로 집중 치료를 받던 아시아코끼리 암컷 사쿠라가 13일 59살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고 15일 밝혔다. 사쿠라는 1965년 2월 태국에서 태어나 7개월 만에 일본으로 옮겨져 다카라즈카 패밀리랜드에서 서커스 공연을 하던 코끼리였다. 2003년 패밀리랜드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면서 같은 해 5월 서울대공원으로 반입됐다. 어린 나이부터 서커스단에서 생활해 다른 코끼리와 무리 생활을 겪지 못한 탓에 사회성이 부족한 사쿠라는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음에도 줄곧 단독생활을 해왔다. 야생에서 코끼리는 암컷 우두머리가 이끄는 무리 생활을 하며 수컷 코끼리만이 성장한 뒤 독립해 나오면서 단독 생활을 한다. 이에 사육사들은 2018년부터 지속적인 합사 훈련을 했고 노력 끝에 키마·수겔라·희망이 등 3마리의 코끼리와 무리를 이뤄 최근까지 함께 생활했다. 비교적 건강했던 사쿠라는 지난해 11월 갑작스럽게 복부에 물이 차고 생식기 피하 부종이 악화해 집중 치료를 받기 시작했지만 지난달 10일부터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사육사들은 사쿠라가 좋아하는 대나무와 과일 등을 제공하며 식욕 회복과 치료에 집중했으나 결국 숨을 거뒀다. 코끼리 전담반 사육사들은 “어린 시절부터 외롭고 힘든 삶을 살아온 사쿠라가 서울대공원에서 가족을 만나 노년을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며 “국내 최고령 코끼리로 건강하게 지내는 모습은 관람객들에게 희망을 줬다. 사쿠라의 모습을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사쿠라와 함께 지내던 3마리의 코끼리가 충격을 받지 않도록 관리하고 일상으로의 회복을 도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사쿠라는 한일 양국의 가교 역할로 관심을 끌면서 2007년 재일교포 아동문학가 김황 씨가 집필한 ‘코끼리 사쿠라’라는 책이 나오는 등 아동 논픽션 소재가 되기도 했다. 해당 책은 일본의 ‘어린이를 위한 감동 논픽션 대상’에서 제1회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우리나라 전통 춤의 고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 무용수의 열정에 춤으로 헌사하는 공연을 선보인다. 정민류교방춤보존회는 오는 17일 오후 6시30분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김진옥 그리고 친우화유’ 공연을 펼친다. 이번 공연은 정민류교방춤보존회 회장인 김진옥 무용가의 희수연을 맞아 이를 축하하고 평생 춤에 헌신하며 살아온 그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자 마련됐다. 인천 설레임 무용단 단원들과 정민류교방춤보존회 임원진과 회원 등 국내 전통 춤의 대가들이 무대에 선다. 무용가들의 열정으로 맥을 이어오는 다양한 전통 춤은 물론 국내 최정상의 무용가들이 펼치는 열연을 볼 수 있다. 공연은 50여명의 무용수들이 정민류의 축원무를 선보이며 막을 올린다. 이어 정민류의 교방살풀이(김수연), 박경랑류의 영남교방청춤(박경랑), 정민류의 교방장고춤(경임순), 박병천류의 진도북춤(강은영, 염현주, 윤명화, 김은희, 정선화, 문다솜), 쟁강춤(김정란, 최승연, 박현숙, 김수연, 김은진, 임라미, 고지은), 손북춤(최신아), 이매방류 정명숙 본의 살풀이춤(정명자), 정민류의 교방검무(정형숙, 장영선, 성민주, 조명자, 유선희, 박미경, 김규미, 강기쁨), 비상(정혜진)의 무대가 펼쳐친다. 끝으로 김진옥 무용가가 무대에 나서 정민류의 교방타고무를 선사하며 공연의 막이 내린다. 김진옥 무용가는 “교방타고무는 2006년 타계한 정민 무용가께서 과거 김애정의 승무에 감동해 매일 밤 기방으로 월담해 배운 북가락으로 기존의 승무 북가락과 달라 흔히 볼 수 없는 것이 특징”이라며 “다양한 북가락 기법은 귀중한 북가락의 하나로 보존 전승 가치가 충분한 춤”이라고 말했다. 김진옥 무용가는 우리춤 보급에 일생을 바친 고 정민의 수제자로 1990년대 중반 그를 만나 교방타고무의 귀한 북가락을 배웠다. 2006년 정민이 타계한 이후에는 정민류 춤의 맥이 끊어질세라 정민류교방춤보존회를 만들어 전국에 지부를 두고 정민류교방계열의 춤을 다시 확산시키는 등 제자들을 길러내고 있다. 2012년엔 인천 설레임 무용단을 창단하며 지역의 무용가들이 더 많은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김진옥 무용가는 “춤에 헌신하시는 좋은 동료와 후배 등 무용가들이 좋은 마음으로 함께 해주는 무대라 너무나 뜻 깊다”며 “꿋꿋하게 한 길을 걸어온 것을 기념하고 함께 축하해주시는 무대인 만큼 더욱 멋지고 신명나는 춤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여생은 정민류교방춤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내 몸이 허락하는 데 까지 아낌없이 가르치고 함께 하고 싶다”고 밝혔다.
수원시립합창단이 현실에 지친 이들을 위해 따뜻한 음악을 선사하는 찾아가는 나눔음악회 ‘소풍가는 날’을 성황리에 마쳤다고 12일 밝혔다. 수원시립합창단은 해마다 새해가 되면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적은 수원지역 시민들을 찾아 음악으로 기쁨과 위로를 전하고 있다. 올해도 합창단은 외부 활동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봄날의 소풍같은 음악회를 진행했다. 특히 이번 음악회에선 민요부터 가곡, 성가, 가요, 트로트에 이르는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합창단은 지난 2일 효행노인전문요양원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5일엔 평화의 모후원, 6일 중앙양로원, 7일 보훈원 등을 방문해 희망과 행복을 담은 음악을 선사했다. 수원시립합창단 관계자는 “‘찾아가는 예술무대’를 통해 공연장에서 벗어나 문화예술 체험의 기회가 적은 시민들에게 음악으로 즐거움과 행복을 전하고 있다”며 “합창단이 일상에 지친 시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훈훈한 정을 나누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1. 여주시 문화예술과는 문화재를 지정하고 관리하는 문화재팀과 박물관을 관리·감독하는 여주박물관팀으로 업무가 분장돼 있다. 하지만 문화재팀엔 학예연구사가 아예 없어 문화재 지정 등과 관련된 주요 업무를 처리할 때마다 박물관팀 소속 학예사에게 자문을 구해 일을 처리하고 있다. #2. 군포시에는 지역 문화재 관리를 담당하는 부서에 관련 학예연구사가 단 한 명도 없다. 이렇다 보니 문화재 건축협의를 진행하거나 고도의 학술적인 판단이 필요할 때면 문화재청 자문위원이나 도내 타 지자체에 소속된 학예연구사에게 연락해 도움을 받아 업무를 해결한다. ‘문화재의 보고’ 경기도 지자체에 정작 문화재 업무를 담당할 전문 학예직 공무원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 보존과 관리를 수행할 전문가가 담당 부서에 단 한 명도 없거나 1인당 담당 문화재 수가 20건을 상회하고 있다.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데서부터 지자체의 브랜딩 전략·정체성 확보가 시작되는 만큼 지속가능한 문화재 관리와 보존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기준 경기도 지정·등록 문화재는 1천253건으로 이를 관리하는 도내 문화재 담당 학예직 공무원은 60명으로 집계됐다. 한 명당 20.88건의 문화재를 떠안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9월 기준 도내 문화재 담당 부서 학예사 수는 남양주 7명, 수원 6명, 화성 5명인 데 반해 가평, 구리, 김포엔 학예사가 1명뿐이고 군포는 아예 없는 등 편차가 크다. 전문 학예사가 있다 해도 학예사 1명이 모든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휴가나 병가 등으로 자리를 비우면 업무 시스템이 마비될 때도 있다. 또 상당수 학예연구사들은 임기제 형태로 근무하고 있었다. 전국학예연구회가 각 지자체에 정보공개청구자료를 요청해 취합한 ‘전국 지자체 학예연구직 공무원 현황’을 보면 지난해 9월 기준 도내 31개 지자체 중 학예사가 전부 일반직으로 채용되는 곳은 광주, 이천, 양평, 안산, 여주 등 5곳에 그쳤다. 또 절반가량인 15곳(고양, 과천, 광명, 김포, 부천, 의왕, 의정부, 오산, 안성, 안양, 양주, 수원, 시흥, 평택, 포천)의 지자체는 임기제 학예사의 수가 일반직보다 더 많았다. 이동희 인제대 인문문화학부 교수는 “문화유산들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데서부터 지자체의 브랜딩 전략·정체성 확보가 시작되고 지역 관광·교육 등의 바탕을 이루는 만큼, 각 지자체가 학예사들을 비롯한 전문 인력이 적재적소에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행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재 보존과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정작 이를 수행하는 경기도 학예연구직 공무원들은 전문성을 발휘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문화재 분포에 따른 업무량 대비 담당 인력 부족과 학예연구직에 대한 선입견으로 인한 인사 제한 등이 이유로 꼽힌다. ■전문 영역임에도 ‘팀장’은 비전문가가 상당수 국가 지정문화재를 제외한 지역별 지정문화재 업무는 기초·광역 지자체가 관리한다. 대부분 한 개의 부서에서 문화재 지정, 발굴 및 보존 등을 한번에 담당하고 있어 이를 수행할 인력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장기 재직한 학예연구사가 팀장을 맡으면 업무 전문성과 책임감 강화, 체계적인 업무 관리가 가능하지만 이런 시스템이 구축된 지자체는 드물다. 도내에서 문화재·박물관·미술관 부서에서 학예연구사가 팀장을 맡고 있는 곳은 수원, 화성, 동두천 등 13곳 뿐이다. 나머지는 해당 업무와 무관한 일반행정직 등이 팀장을 맡고 있다. 해당 분야는 전문성이 필요한 만큼 현행과 같은 직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 양주시 문화관광과 박물관팀은 전공자인 팀장을 중심으로 지난 2015년부터 양주 회암사지 유적의 가치를 올리고, 축제를 기획해 지난해 7월 양주 회암사지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는 성과를 올렸다. 순환보직인 일반행정직 팀장이 아닌 전공자 팀장이 지속가능한 업무를 추진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드러내는 사례다. ■ 문화유산전담관 도입했지만…정체성 ‘모호’, 실효성 ‘글쎄’ 경기도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문화재 관리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정부는 지난해 10월6일 대안책으로 ‘문화유산전담관’을 도입하기로 했다. 문화재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지자체장이 소속 공무원 중 ‘문화유산전담관’을 지정·운영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담관은 문화유산 보존·관리 및 활용을 위한 시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업무를 담당하며, 전문성을 바탕으로 해당 지자체의 문화유산 관련 정책을 총괄·조정한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적 개선은 실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문화유산전담관이 기존의 학예연구관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공통 가이드라인 마련, 업무 구조 개선해야 전문가들은 지속가능한 문화재 보존 및 관리를 위해선 문화재 담당 학예연구사들이 전문성을 발휘하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공통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면적에 따른 문화재 매장량이나 문화재 갯수에 따른 인원 수 배치 등 정량 지표를 따져 본 후 인력을 재배치해 관리 업무가 가중되지 않도록 체계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종호 교학박물관학연구원장은 “행정직은 광역과 기초 지자체 간 구분된 현행의 인사 체계를 따르되, 그와 달리 연구직렬은 기초 지자체를 오가는 인사교류 시스템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시·군간 부서를 오가게 하면서 지자체별 특성에 맞게 인력을 배치하면 각자의 특화된 전문성을 살리는 방안을 모색할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착화된 학예연구직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인사 체계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류호철 안양대 교수(문화재 정책 전공)는 “특수한 전문성을 갖췄기에 이들에게 관련 업무가 전부 할당되지만 소수 직렬이라는 이유로 행정직 등에 밀려 과장급 승진 등 인사 전반에서 비상식적인 차별을 받고 있다”며 “학예연구직이 특정 업무만 할 수 있다는 편견 내지는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도서관이 책만 보는 공간이라는 건 옛말이 됐다. 학교 끝나고 잠시들러 친구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 평소 다뤄보고 싶었던 악기를 마음껏 연주하고, 악보와 악기를 집으로 빌려와 한참을 연습하고 익힐 수 있는 도서관이 있다. 2019년 개관한 오산소리울도서관은 오산시민 1인 1악기가 가능한 그날까지 책과 음악이 흐르는 사랑방 같은 공간으로 시민 곁에 머물 것이다. ◆ 전국 최초 악기 전문 도서관, 오산소리울도서관 휴대폰을 들고 손가락만 까딱해도 정보가 범람하고 굳이 책이 아니어도 읽을거리가 넘쳐 나는 시대에 도서관의 역할은 무엇일까. 책을 읽고 오래된 자료를 보존하는 기존의 기능 외에 최근 도서관은 점차 복합 문화·커뮤니티 기능이 더해져 그 모습과 역할이 변하고 있다. 2019년 7월 22일 개관한 오산소리울도서관은 연면적 2천999㎡,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전국 최초 악기 전문 도서관이다. 시민 모두가 책과 음악, 악기를 쉽게 접하고 이를 통해 문화 향유의 기회를 늘릴 수 있도록 시설을 갖췄다. 전체 4층으로 구성된 소리울도서관 지하 1층은 악기대여관·도서대출 반납 층이다. 국악기·관악기·현악기·건반악기·타악기·전자악기 등 180여종 1천여점의 악기가 전시돼 있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비돼 있는 악기는 대부분 시연이 가능하며 연주가 불가한 악기는 키오스크를 통해 악기 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다. 또 도서관 대출회원이면서 오산시민·오산시 소재 학교 재학생, 오산시 소재 재직자의 경우 최소 1천원~최대 1만원의 대여료를 지불하면 30여종의 악기를 1개월 단위로 최대 5개월까지 대여할 수 있다. 지상 1층은 음악 전문서적과 악보 등 3만5천여권의 장서가 구비된 종합 자료실로 책을 읽고 빌릴 수 있으며 카페와 작은 연주홀, 어린이 공간 등이 마련돼 있어 항상 음악이 흐르는 도서관 분위기를 조성한다. 2, 3층은 배움터 및 음악감성 공간으로 소리울아트리움, 두드림홀, 음악동아리실, 음악강좌실, 연습실, 녹음실, 보컬실, 국악실 등으로 구성됐다. 음악을 공부하고 익힐 수 있는 공간이고 수장고도 있어 악기 관리가 철저히 이뤄지고 있는 편이다. 특히 소리울아트리움은 교육·음악·문화 기능을 복합적으로 융합한 신개념 문화공간으로 공연, 인문학 강의 등 다양한 문화 혜택을 시민들에게 제공한다. 한편 코로나19가 성행한 시기에 소리울도서관은 폐가제 중에도 악기 대여 서비스를 실시해 시민들의 환영을 받은 바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들이 대여하고 싶은 악기를 신청하면 도서관 측에서 수령 가능 문자를 보내고, 시민들이 같은 시간에 몰리지 않도록 수령 시간을 조정해 대여와 반납이 이뤄지도록 진행했다. 악기를 ‘드라이브 스루’로 받길 원하는 경우엔 직원이 악기를 갖고 주차장으로 이동해 전달하는 방식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소리울도서관 관계자는 “직접 만지고 부는 악기의 특성상 철저한 소독과 관리로 시민들이 감염 걱정 없이 믿고 대여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코로나 시기가 아니어도 항상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기에 시민들이 위생적이면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상의 서비스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 책과 음악을 매개로 한 동네 사랑방 오산시는 오산의 미래이자 희망인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우는 방안으로 ‘도서관’을 택했다. ‘평생교육도시’라는 대표 브랜드에 걸맞게 각 도서관에 특징을 부여하고 도서관이 마주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오산 시내 7개 공공도서관에 변화를 줬다. 도서관마다 특성화 주제가 있는데 소리울도서관은 ‘음악 및 악기’, 중앙도서관은 ‘교육’, 꿈두레도서관은 ‘체험 및 여행’, 초평도서관은‘ 가족’, 햇살마루도서관은 ‘어린이도서관’, 청학도서관은 ‘사회과학’, 양산도서관은 ‘역사’를 주제로 하고 있다. 오산시는 소리울도서관 운영의 주안점을 시민 모두가 책을 편하게 읽고 즐거움을 느끼는 것에 두고 있다. 다만 조용한 분위기의 도서관이 아닌 책과 음악을 매개로 시민들이 모일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 다른 도서관들과의 차별점이다. 무엇보다 공공도서관으로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시민들이 악기와 책을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지식정보 취약계층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악기를 다뤄보고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음악 거점 공간이자 지역의 아트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오산시는 ‘학생 1인 1악기’에서 ‘시민 1인 악기’로 확산해 오산을 문화도시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소리울도서관을 비롯한 각 도서관의 특징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다. 도서관 관계자는 소리울도서관의 미래에 대해 “오산시 음악문화의 거점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음악을 사랑하고 이해하며 함께하는 시민들에게 양질의 음악적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는 것. “소리울도서관 관계자 모두 우리 도서관이 지역 문화공간으로서 차별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음악감성도서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