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평화광장서 도민이라면 누구든, 공연·전시 즐겨요

경기도는 도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활동 증진을 위한 8개 프로그램을 연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프로그램 키워드는 ▲소외계층과 장애예술인을 위한 행복한 참여의 광장 ▲기회소득예술인과 청년을 위한 기회의 광장 ▲환경을 위해 다함께 그린(GREEN) 친환경 광장 ▲도민의 목소리가 담긴 평화의 광장 등이다. 장애인, 청년, 기회소득예술인 등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도민 모두에게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제공한다. 또 도정과 연계한 경기 RE100 관련 영화 상영과 1회용품 사용 안하는 날 지정 운영, 친환경 제품 만들기 등 부대행사도 진행한다. 특히 설문조사 통해 수요가 높았던 도민마켓 프로그램은 판매인원을 확대하고 중고장터 등으로 확대, 운영해 콘텐츠 내실을 다진다. 연간 프로그램은 갤러리전시(4회/4~12월), 모두의 동·식물 문화체험(2회/5월), 문화예술 공연(15회/6~12월), 도민마켓(4회/6, 9월), 야외영화상영(8회/6, 9월), 책 읽는 경기평화광장(2회/10월), 겨울빛 조형물 전시(60일/12월), 스케이장(40일/12월) 등 8개 프로그램이다. 북부청사 지하에 마련된 ‘경기천년길 갤러리’ 전시공간도 확대, 기존 회화작품 외에 조각 조형물 전시를 추진한다.

[영상] '전세계 누비는 나그네' 박태수 작가, 여행에 문학을 담다 [저자와의 만남]

여행의 즐거움을 말하는 이들은 많다. 박태수 수필가에게 여행은 ‘세상을 읽는 아날로그 창’이다. 올해 일흔 넷의 나이에 중남미 나라를 5년째 여행 중인 그는 세계 곳곳에서 유쾌한 체험을 하고 시대와 사람들의 삶을 온몸으로 읽어내며 세상을 배우고 있다. 경기일보에 쿠바에 이어 ‘멕시코 여행에세이’를 연재 중인 그는 지난달 여행 에세이 ‘旅路 나그네길(문비 刊)’을 출간했다. 책엔 지구의 지붕 파미르 고원에서 카리브해의 섬나라 쿠바까지 그가 골목 구석구석을 걷고 사색하며 느낀 여행기를 옮겼다. 지난달 경기일보 스튜디오에서 만난 박 작가는 아내와 페루 여행을 떠나기 위해 미국으로의 출국을 앞두고 있었다. 부인은 오당 박옥남 서예가로 ‘旅路 나그네길’의 표제를 썼다. “아내가 마추픽추를 가보지 않아서 이번에 함께 가려고 해요. 아내와 마추픽추를 걸으면 또 어떤 새로운 이야기와 새로운 세상을 만날지 기대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경기인천지역본부장을 지내고 퇴임 후 대학 강단에 섰던 그는 2015년 여름 고신대 강의를 끝으로 여행을 떠났다. 은퇴 후 불현듯 찾아든 공허함과 탁한 공기, 소음에서 벗어나 고요를 찾기 위해서였다. 목적지는 어릴 때 꿈꾸던 지구의 지붕 파미르 고원. 우즈베키스탄에서 육로로 타지키스탄에 입국해 수도 두샨베에서 준비하고 파미르 하이웨이와 아크 바이탈 패스를 넘어 키르기스스탄 제2의 도시 오쉬로 가는 9박10일 여정. 그는 고산의 부룬쿨 마을 깊은 밤에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처럼 빛나는 성체 북두칠성을 하늘 아래서 가장 가깝게 바라봤고 황량한 무르갑에선 그래도 희망을 말하는 소박한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 다음 날엔 적막한 카라쿨 호수에서 시 한 수도 지었다. 이후 그의 발걸음이 닿은 곳만 중앙아시아 5개국, 캅카스 3개국, 이란과 튀르키예, 네팔과 부탄, 멕시코와 쿠바, 페루를 포함한 중남미 10여개국. 현재까지 그가 여행을 다닌 나라만 해도 70여곳이다. “어릴 적부터 꿈이 세계일주였다”는 그는 환갑 때엔 글쓰기 공부를 시작했다. 경희대 평생교육원 문예창작과에서 공부하면서 여행을 글로 옮기기로 마음 먹었다. 6년간 공부를 하며 쓰고 또 썼다. 그가 펴낸 수필집 느림의 모놀로그(2020년), 새벽의 고요(2022년)에는 삶의 통찰력을 바탕으로 문학적 사색과 깊이가 묻어나는 글들이 옮겨졌다. 그의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닌 세계 곳곳에 깃들어있는 미술과 철학, 역사 유적, 마을에 남겨진 이야기와 사람을 만나는 소통이었다. 때론 자연을 이해하지 못하면 삭막한 길이지만, 그 속의 숨은 의미를 찾으면 아름다웠다. 파미르 고원이 그랬다. “참 힘들었지만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났고 우리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진실과 사랑, 아름다움의 철학을 대자연이 알려줬지요.” 신간엔 이런 파미르 고원에서부터 쿠바의 수도 아바나와 트리니다드, 잉헤니오스 계곡, 체 게바라의 도시 산타클라라 등 자연과 도시, 골목 곳곳, 현지인들의 삶과 일상, 문화가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진다. 저자만의 문학적 감성이 응축된 수필의 미학을 즐기는 재미도 있다. 영화를 보듯 생생한 여행의 현장감과 낭만주의 문학작품을 읽듯 유려하고 리듬감이 살아있다. 그가 꿈꾸는 다음 여행지는 아이슬란드다. 9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얼음으로 뒤덮인 곳이지만 기회가 닿으면 가볼 참이다. “인생은 세상살이를 이것저것 체험하는 여정이 아닐까요. 느낄 수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것을 경험하고 가야죠. 지금의 꿈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글 쓰는 일과 여행하는 일을 오래도록 하고 싶을 뿐입니다.”

“매체 크로스오버에 신구 세대 아우름”…수원시립미술관, 2024년 운영 방향

수원시립미술관이 2024년 미술관 운영 방향과 주요 전시 일정을 공개했다. 올 한해 수원시립미술관은 미술관 본관, 아트스페이스광교, 만석전시관, 북수원전시관 등 각 4관의 정체성을 강화하며 다양한 관심사별 전시를 골라보는 재미를 선물할 예정이다. 먼저 화성 행궁동에 위치한 수원시립미술관 본관은 수원 원로 화가에서 출발해 신진작가로 한 해를 마무리하며 수원의 역사와 함께 신구세대를 아우르는 전시를 마련했다. 포문은 수원현대미술사 연구의 토대를 다잡고 수원 지역의 원로 작가를 조명하는 ‘이길범 : 긴 여로에서’ 전시가 열었다. 지난달 27일부터 시작한 해당 전시에서는 한국화가 우당 이길범의 작품을 심도 있게 다룬다. 두번째 전시로는 시립미술관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여성주의를 담아냈다. 오는 12일부터 열리는 현대미술 기획전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에는 강용석, 권용주, 김이든, 로사 로이, 방정아, 임흥순 등이 참여해 여성의 일과 삶에 관한 고찰을 펼친다. 이와함께 지난해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던 수원시립미술관 소장품 상설전이 올해도 이어진다. 다음달 16일부터 진행되는 상설전 ‘세컨드 임팩트’는 2차 창작물로 시작해 원본으로 이어지는 작품과 작가에 대한 탐구를 주제로 했다. 하반기에는 프랑스 뚜르시(Tours)의 문화예술교류 시발점이자 프랑스 추상회화 대표작가 ‘올리비에 드브레(b.1920 ~ 1999)의 연대기별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국내 최초 개인전이 7월부터 개최된다. 올해 미술관 전시의 대미는 수원 연고 신진작가 전시인 ‘화성 블로썸’이 장식한다. 참여 작가들은 지역 고유의 문화적 자원을 연구하고 결과를 발표한다. 수원컨벤션센터에 자리잡은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는 올 한해 공동의 미래를 상상하고 새로운 가치를 연결한다. 상반기에는 개관 5주년 기념전으로 미술가와 싱어송라이트라는 매체 간 크로스오버를 선보인다. 다음달 26일부터 열리는 ‘2024 아워세트 : 성능경×이랑’에는 전위적 실험미술을 선보이는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 개념미술가 성능경과 사랑과 연대의 메시지를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이랑의 2인전이 펼쳐진다. 이는 아트스페이스광교가 지난 2021년부터 진행해온 창작자간 협업을 통한 매체 실험인 연례전 ‘아워세트’ 시리즈로 올해는 두 창작자를 관통하는 언어유희와 시대적 메시지 등을 선보인다. 하반기에는 지난해 관람객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가족체험전의 일환인 ‘감각운동, 장’을 개최한다. 미술관을 운동경기와 놀이가 펼쳐지는 ‘감각의 운동장’이라는 관점으로 하여 관람객은 놀이와 체험을 통해 미술을 경험할 수 있다. 수원시립만석전시관은 올 한해 가족단위 관람객 등을 위한 친근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상반기에는 현대미술작가 깪, 이학민의 작품으로 ‘반려’와 ‘유대’를 느낄 수 있는 참여형 교육 전시 ‘꿍짝공원 속 친친’이 오는 14일부터 진행되고, 다음 달부터는 환경을 주제로 최경아, 정유종 작가 등이 함께하는 성인 대상 과정 중심 창의 워크숍 ‘이달의 만석’이 열린다. 하반기에는 식문화를 바탕으로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소개하는 참여형 교육 전시 ‘맛있게 보이는(가제)’과 가족의 추억을 예술작가와 함께 기록하고 보관하는 가족 대상 참여형 워크숍 ‘미술로 가족을 하나로(가제)’가 예정돼 있다. 한편 파장동 지지대 고개의 ‘수원시립어린이미술체험관’은 대관 전시 전용공간인 ‘수원시립북수원전시관’으로 변화를 맞이한다. 수원시립미술관 관계자는 “2024년 다양한 전시와 교육프로그램, 문화행사 등을 통해 시민과 함께하는 미술관으로 운영하겠다”라고 밝혔다.

덕은헬로첼로 어린이 첼로 단원들,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공연 봉사

덕은헬로첼로 오케스트라(단장 김세연)는 대화노인주간보호센터를 찾아 어르신들을 위한 연주 봉사를 진행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 29일 열린 연주 봉사는 어린이 첼로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개인 연주와 합주로 이뤄졌다. 어린이 단원들은 그동안 꾸준히 연습한 곡들을 주간보호센터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선보여 큰 호응과 박수를 받았다. 공연을 흐뭇하게 지켜보신 어르신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첼로를 연주하는 어린이들이 어쩜 그렇게 예쁜지 모르겠다”라고 미소지었다. 최영주 대화노인주간보호센터 사회복지사는 “이번 어린이 첼로 연주자들의 공연은 어르신들께 웃음을 주는 좋은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덕은헬로첼로 오케스트라는 고양·파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유일한 어린이 아마추어 첼로오케스트라이다. 김세연 단장은 2017년도부터 아이들과 다양한 연주 활동을 매년 이어 왔다. 김 단장은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되었던 노인요양원 연주 봉사활동을 다시 시작할 수 있어서 기쁘다. 앞으로도 다양한 지역사회 기여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위 꽃핀 문화예술교육, 수원시향 ‘마스터 클래스’ 현장

“영화관에서 3D 안경을 쓰고 볼 때랑 2D의 평면으로 볼 때랑 느낌이 완전히 다르죠? 음악도 마찬가지로 입체적인 연주를 해야 그 곡이 관객에게 잘 전달될 수 있어요.” 지난달 27일 오후 2시께 수원SK아트리움에 위치한 수원시립교향악단(수원시향) 연습실. 긴장된 표정의 학생이 10여명의 참관객들 앞에 나와 헨델의 플루트 소나타 사장조 작품 363b를 선보였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한음한음 집중해 곡을 선보이는 앳된 학생의 표정은 어른들 못지않게 진지했다. 꼼꼼히 메모를 이어가던 선생님은 영화를 좋아한다는 어린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어떤 방향으로 채워나가야할지 설명했다. 이날 수업은 수원시향이 수원에 거주하거나 관내 학교를 다니고 있는 음악 꿈나무를 위해 지역 문화예술 교육 활성화 차원에서 지원과 참여 모두 무료로 개최한 ‘수원시민을 위한 마스터 클래스(목관)’ 교육프로그램이다. 마스터 클래스란 공개 수업 형태로 전문 연주자가 재능 있는 학생을 다른 학생 앞에서 자신만의 티칭 방법으로 연주 방법과 음악에 대해 다각도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수업 방식이다. 미래가 유망한 클래식 꿈나무들을 이끌어주는 프로젝트로 수원시향은 지난해 처음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날 수업에는 지난 1월께 공개 응시를 통해 최종 선발된 초·중·고등부 플루트(4명) 및 바순(1명) 파트의 수원지역 학생이 수원시향의 수석 단원들에게 차례대로 각자의 연주를 선보이고 연주기법과 곡에 대한 해석, 연습 방법 등에 대한 가르침을 받았다. 마스터 클래스는 학생들에게 미래의 ‘꿈’과 ‘열정’의 결실을 눈 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이화여대 학사, 서울대 석사 및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한 김민지 플루트 수석 단원은 수업의 목적을 ‘동기부여’라고 설명했다. 이제 막 음악을 시작한 초등학교 2~5학년의 어린 참가자들은 초롱초롱한 고등학생 언니, 오빠들의 연주를 지켜봤고, 그들은 꿈을 이뤄 무대에서 연주를 펼치는 마스터의 조언을 바로 옆에서 들으며 연신 미소를 띄웠다. 마스터들은 작곡가에 대한 설명부터 콩쿠르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는지 등의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묵직하면서도 가볍고, 재치있으면서도 다양한 매력을 가진 바순의 음색을 사랑한다는 오지석 서울예고 2학년 학생은 이날 베버의 바순 협주곡 바장조 작품 75번 1악장을 선보였다. 오 군의 옆엔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 석사 및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하고 독일과 스위스 등 국제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이민호 바순 수석 단원이 서 있었다. 오 군의 연주에 이 수석 단원은 “악기를 부는 것도 노래와 같다. 기계를 다루듯 어떤 음이 안 맞고 무엇이 틀렸는지에만 집중하기 보다 감정을 섞으며 연주하면 좋겠다”고 조언하며 “학생이 피드백을 통해 바로바로 반응하며 나아지는 것을 보니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오 군은 “연주를 시작한 지 이제 3년차로 남들보다 조금 늦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스킬은 어떤지 선생님에게 평가 받고 싶었다”며 “무엇보다 바순 선생님을 만날 기회가 정말 흔하지 않은데 수원지역에 사는 학생으로서 이러한 기회를 만나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수원시향은 올 하반기엔 비올라, 첼로, 금관파트(트럼펫, 트럼본) 등 희귀파트로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다. 수원시향 관계자는 “수원시향 단원들의 경험과 고민을 다음 세대 연주자에게 자연스레 전할 수 있고, 수원지역 학생들의 실질적인 연주력 향상과 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프로그램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박물관, 문화동호회 ‘민화학교’·‘규방공예학교’ 수강생 모집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은 ‘문화동호회’인 ‘박물관 민화학교’, ‘박물관 규방공예학교’ 강좌에 참여할 수강생을 모집한다. ‘박물관 민화학교’는 초급반 20명으로 운영된다. 오는 13일 개강해 11월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에 강좌가 열린다. 수강생은 약 30회의 강좌 시간에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민화를 직접 그리면서 소재의 의미와 그리는 방법 등을 배울 수 있다. 올해 청용의 해를 맞이해 입신출세와 성공의 상징인 ‘용’을 주제로 한 민화를 중심으로 ‘호랑이와 까지’, ‘연꽃’, ‘모란’ 등을 그려 가정의 풍요와 복을 가져다 주는 작품에 초점을 맞춘다. ‘박물관 규방공예학교’는 오는 14일 매주 화요일 오전 초급반과 오후 전문간, 15일 매주 수요일 오전 전문반이 각각 개강한다. 11월 말까지 30회 가량의 과정으로 이어지며 수업에서는 각종 주머니, 골무, 가위집, 선물보자기, 바늘방석, 노리개 등을 만들게 된다. 매주 화요일 오후 전문반 수업에서는 조바위, 굴레, 복건, 호건, 아얌, 풍차 등과 각종 쓰개류를 제작하며 신규 모집인원은 15명이다. 수요일 오후 전문반에서는 전통적 배자와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디자인의 배자를 제작하며 20명을 신규 모집한다. 특히 전문반에서는 경도박물관이 소장하는 유물 1~2점을 가까이에서 탐색하고 정확히 재현해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신규 회원과 강의 신청은 지난 달 26일부터 인터넷 지지씨멤버스를 통해 선착순으로 모집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 전국 유일 5년 연속 ‘통합문화이용권 우수 지역주관처’ 선정

경기문화재단이 ‘2023년 통합문화이용권 사업 우수 지역주관처’로 선정돼 한국문화예술위원장상을 수상했다. 2018년도부터 5년 연속 수상한 것으로, 전국 지역주관처 중 유일한 성과다. 재단은 지난 달 27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2023년도 통합문화이용권 사업 유공자 포상 전수식’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장상을 받고, 우수사례를 발표했다. 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17개 시·도 지역주관처를 대상으로 한 ‘2023년도 통합문화이용권 지역주관처 운영실적 평가’에서 문화누리카드 이용 활성화에 기여한 점 등을 인정받았다. 재단은 경기지역 통합문화이용권 지역주관처로서 가맹점 발굴 및 할인 가맹점 유치, 이용자 접점 홍보, 이용지원 서비스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과 노인 등 이용불편계층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인 ‘슈퍼맨 프로젝트’와 ‘누구나 누리는 문화놀이터, 누리터’의 기획 운영으로 문화 사각지대를 완화하고 문화예술체험분야의 장벽을 낮추는 등 카드 발급·이용률 향상과 이용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한편, 올해 문화누리카드는 1인당 연간 13만원이 지원되며, 문화예술·국내여행·체육 분야의 전국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카드발급은 11월30일까지로 가까운 주민센터 또는 누리집, 앱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카드사용은 12월31일까지며, 기한까지 사용하지 않은 잔액은 국고로 반납된다.

‘파묘’에서 전시까지... 다시 빛 본 조선 사대부 옷 [경기도박물관 이야기]

지난주 개봉한 영화 ‘파묘(破墓)’는 이장을 둘러싼 기이한 사건들을 다룬다. 무속인과 풍수사, 장의사가 등장해 한국적 오컬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와중에 근대사의 굴곡까지 함께 엮어내 평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가 다루는 한국의 매장문화에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유교의 의례를 따르면서도 불교, 도교의 생사관이 함께 녹아 있고 민간신앙 또한 함께한다. 파묘는 무덤을 여는 행위를 말한다. 사실 경기도박물관만큼 파묘에 많이 관여한 기관도 드물다. 도내 문중 및 기증자의 무덤을 이장할 때 자문을 지원하는 ‘찾아가는 유물 지킴이 사업’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문화재 전문가의 의견 없이 이장을 진행하면 중장비에 눌려 땅속에 묻힌 도자기가 부서지거나 관 속 유물이 그대로 버려지는 일 등이 허다하게 일어난다. 박물관이 사업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진행 중인 특별전 ‘오늘 뭐 입지?’에서 선보이는 40여점의 복식 유물도 ‘지킴이 사업’의 결과물이다. 지난 2017년 10월, 청송 심씨 사평공파 문중의 이장 계획을 전해 들은 것이 시작이었다. 주말을 반납한 학예사들이 이른 새벽부터 시작된 이장 작업에 직접 참여했고 그 결과 지석(誌石·죽은 사람의 인적 등을 적어 묻는 돌이나 자기)과 명기(明器·죽은 사람과 함께 묻는 그릇 따위)를 비롯한 수많은 유물을 손상 없이 수습할 수 있었다. 사평공파 무덤에서 나온 유물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복식이었다. 무덤 3기에서 200여점의 복식 유물이 출토됐는데 모두 17세기 사대부 집안의 옷차림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소중한 자료였다. 무덤 안에서 옷이 썩지 않고 남을 수 있었던 비밀은 조선시대 매장 방식의 특성에 있다. 목관을 보호하기 위해 석회와 모래, 황토를 섞은 ‘삼물(三物)’로 관 주변을 두툼하게 감쌌던 것이다. 제대로 회격(灰隔)이 만들어지면 관은 외부와 완전히 차단돼 복식의 부패 속도가 크게 느려진다. 유물을 수습하는 것은 일의 시작일 뿐이었다. 복식은 무덤 안에서 수백 년간 시신과 함께 있었기에 특유의 냄새가 심하고 섬유는 매우 약해져 있다. 그만큼 유물의 상태를 안정시키기 위한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했다. 먼저 옷에 바람을 쐬고 소독을 해 미생물의 활동을 막은 후 적절한 방식을 찾아 세척과 강화 처리를 했다. 기록에 근거해 옷의 형태를 보정하고 약한 부분은 보수했다. 모든 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해 보고서를 만든 것은 물론이다. 박물관에 들어온 유물이 특별전을 통해 관람객을 만나기까지 5년여의 세월이 걸렸다. 곱게 꼰 명주실을 가로세로 짜맞춰 만든 무늬를 전시장 너머로 보고 있으면 조선의 멋을 소박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봄이 되면 이 옷들은 클리블랜드 미술관의 전시를 위해 한동안 미국 나들이에 나선다. 소중한 유물을 직접 마주할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전시는 3월10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정윤회 경기도박물관 학예연구사

겹겹이 쌓인 옷에 담긴 마음 [경기도박물관 이야기]

“그래서 차례상에는 뭘 올려야 하니?” 설이 되면 매번 빠지지 않고 듣게 되는 질문이다. 박물관에서 일하고 있으니, 남들보다는 잘 알겠거니 생각하는 것이다. 올해는 질문이 하나 더 늘었다. 집안 어른을 위한 수의로 무엇을 골라야 하냐는 것이다. 삼베와 인견 중에 무엇이 더 법도에 맞느냐는 구체적인 물음까지 들으면 고민이 시작된다. 조선시대 예법은 지금과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지금 경기도박물관에 가면 조선시대 양반가의 상례(喪禮: 사람이 죽은 후 장사 지내는 예법)에 어떤 옷이 사용되었는지를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다. 진행 중인 특별전 ‘오늘 뭐 입지?’는 청송 심씨 가문의 무덤에서 출토된 17세기 우리 옷을 소개하는 자리이다. 문신 심연(沈演, 1587-1646)과 그의 부인, 그리고 할머니의 무덤에서 200여 점의 복식이 좋은 상태로 발견되었는데, 전시에서는 이 중 47점을 골라 선보인다. 무덤에서 나온 옷들을 살펴보면 조선시대에는 지금과 같은 삼베 수의를 사용하지 않았음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오히려 비단을 사용한 화려한 옷이 많다. 망자가 생전에 입던 옷 중 좋은 것을 골라서 입힌 후 매장했기 때문이다. 때로 새 옷이나 다른 이의 옷가지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지만, 어느 쪽이든 오늘날 수의의 형식과는 거리가 멀다. 조선시대에는 상례가 엄격했고 그 절차도 매우 복잡했다. 송나라 학자 주희가 쓴 ‘가례(家禮)’는 사대부 집안의 ‘관혼상제(冠婚喪祭)’ 예법의 큰 기준이었다. 그중 상례 부분만을 추리고 조선의 풍속을 더해 만든 것이 ‘상례비요(喪禮備要)’와 같은 책이다. 16세기에 만들어진 이 책은 그림과 함께 상장례의 절차를 상세하게 설명한다. 뼈대 있는 양반 집안이라면 모두 한 권쯤 갖추고 필요할 때마다 봤을 법하다. 예법에 따르면 사람이 죽음을 확인하고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팔다리가 굳어버리기 전에 주물러 가지런히 두는 것이다. 한편 다른 이는 지붕에 올라가 돌아가신 분의 이름을 외치며 혼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란다. 이 절차를 ‘초혼(招魂)’이라고 부른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로 시작하는 소월의 시 제목이 여기서 온 것이다. 하늘로 날아가는 이름이 망자의 혼에 가 닿지 못하고 부서지는 모습이 절로 그려진다. 혼이 돌아오지 않아 죽음이 돌이킬 수 없어지면 먼저 망자의 몸을 깨끗하게 씻긴다. 이후 절차에 맞추어 좋은 옷을 골라 시신에 입히고 서늘한 곳에 모신다. 돌아가신 다음 날과 셋째 날에는 시신을 이불로 감싸는 ‘염(殮)’을 각각 한 차례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도 옷이 쓰이는데, 주로 다리 사이나 머리 아래 등의 빈 곳을 채우는 용도다. 심연의 경우 두 벌의 바지와 저고리, 그리고 7겹의 포(袍)를 겹쳐 입고 있었다. 40여 점의 옷가지가 ‘염’에 사용됐으며, 10여 점의 다른 옷이 시신과 관 사이의 공간을 단단히 메우는 역할을 맡았다. 그 과정에서 옷을 찢거나 말아서 밀어 넣기에 옷이 나뉘어 발견되는 일도 빈번하다. 결국 관 안을 망자의 옷이 가득 채우는 꼴이니, 지금의 수의나 장의 형식과는 차이가 크다. 예나 지금이나 같은 것은 마음이다. 먼저 떠난 가족을 그리며 가장 좋은 것을 드리려는 마음은 과거의 비단옷에도, 지금의 삼베 수의에도 담겨 있다. 여전히 우리는 중요한 순간에 전통을 돌아보며 거기에서 답을 찾으려 한다. 박물관의 이번 전시가 과거의 상례 형식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그 안에 담긴 마음마저 관람객들에게 전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정윤회 경기도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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