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년만의 만남…임과 같은 무명의병의 헌신,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26일 오후 1시께 옥천면 옥천리 산 23-1 일대. 낙엽이 무성히 덮인 한 묘 앞에 10여명이 길게 줄지어 헌화했다. 묘비의 앞면엔 ‘의병장 한산이공백원 지묘’가, 뒷면엔 ‘항일의병 양근지구 의병을 결성 왜병과 교전 중 서기1907년 정미 8월17일 차처 남산에서 전사’가 한자로 적혀있었다. 이 묘는 지난 1907년 일본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이백원 의병장의 묘다. 후손이 아닌 일반 시민과 역사학자 등이 공식적으로 방문해 공식적으로 헌화와 묵념의 예를 갖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7년만의 만남. 강진갑 무명의병포럼 공동대표는 “이백원 의병장께서 1907년 순국하시고 117년이 지난 2024년, 이제와 임을 찾아와 참배하고자 한다”며 “님과 같은 무명의병들의 헌신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순국선열의 정신을 계속 이어나가겠다. 너무 늦어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헌사했다. 무명의병포럼 관계자들이 26일 오후 1시 양평군 일대에서 ‘우리가 찾은 의병과의 만남’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 2022년부터 본보와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이 추진한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프로젝트를 통해 찾은 의병의 흔적을 현장 답사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무명의병을 발굴하고 기리기 위해 이어가는 올해의 첫 번째 발걸음이다. 시민과 역사학자, 포럼 관계자 및 양평의병기념사업회 관계자 등 10여명의 답사단은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가 찾은 의병’인 이백원 의병장의 묘를 찾아 헌화와 묵념을 하며 무명의병 발굴과 이들을 기리기 위한 의지를 다졌다. 이백원 의병장은 이름을 남기지 못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무명 의병을 찾은 첫 번째 사례로 꼽힌다. 이 묘는 지역민에 의해 지난 2020년 발견됐지만 묘비에 의병장이란 기록이 있음에도 의병 명단에서 찾을 순 없었다. 이에 이복재씨와 최봉주씨 등 양평의병사업기념회 관계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수소문한 끝에 이백원 의병장의 후손을 찾아냈고,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프로젝트로 확인 작업 등을 구체화 했다. 특히 묘비에 적힌 이백원 의병장의 사망일자와 조선폭도토벌지에 등장하는 의병 탄압 날짜 등이 일치해 F.A. 매켄지의 ‘대한제국의 비극’에 등장하는 무명의병과 동일 인물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 역사적 가치로 현재 묘 발굴 작업 등이 논의되고 있다. 답사단과 함께 한 이백원 의병장의 후손 하보균씨는 묘비를 매만지며 “외가 고조부 되시는 분께서 남산에 묻혀 계신다는 이야기를 어릴 적 어머니를 통해 들었는데 진짠 줄 몰랐었다. 오늘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답사단은 이날 1차 행선지로 F.A. 매켄지가 의병사진을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양평군 오빈리 398-14일원을 방문했다. 지난 2022년 무명의병을 찾아서 프로젝트팀은 전문가와 현장 답사와 고증 작업을 진행했고, 전문가들은 “종합적으로 볼 때 양평군 오빈리가 당시 매켄지의 사진이 찍힌 장소로 보는 게 맞다”며 장소를 확정한 바 있다. 무명의병포럼은 이날 이백원 의병장 묘와 F.A. 매켄지가 의병사진을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양평군 오빈리 398-14일원을 방문한 데 이어 양평 을미의병 묘역 등을 연이어 방문하며 무명의병을 발굴하고 기억하는 활동을 더욱 폭넓게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강진갑 공동대표는 “이름없이 돌아가신 1만7천명의 의병과 이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발걸음을 올해도 이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했을 때 무거운 책임감도 느꼈지만, 매우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2022년 영광스러우면서도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며 취임인사를 했는데 어느덧 2024년을 맞이했네요. 고마움을 깊이 간직하고, 지난 40여 년간의 만남과 추억을 소중히 하겠습니다.” 자신을 맡은 일을 진심으로 대하고 그 열정을 끝까지 이끌어 가기란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김현광 수원문화재단 대표는 본업을 가장 충실히 수행한 사람 중 하나다. 그가 대표로 취임한 지 1년6개월 동안 문화예술 현장에서 그의 목격담은 끊이지 않았다. 지역에서 벗어나 인근 도시와 협업하고 현장 예술가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111씨티 아트마켓’, 지역 청년작가들의 교류전인 ‘융 融’, 아트마켓 ‘평화수산’ 등 경기남부지역의 문화콘텐츠 유통과 교류의 자리, 선순환 구조의 사업 구축은 김 대표의 문화예술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현장 방문을 바탕으로 나왔다. 김현광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가 27일 오전 11시 재단에서 40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 하는 퇴임식을 갖는다. 퇴임식을 일주일 가량 앞두고 만난 그는 “되돌아 본 지난 40여 년은 아쉬움보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특유의 넉넉한 웃음을 지었다. 화성시 향남에서 태어나 오산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그는 수원에 있는 도서관을 다니던 중 우연히 공무원 시험 벽보를 봤다. 결과는 합격. 우연히 시작한 수원시 공무원 생활이었지만 진심을 다했다.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딸, 아들을 낳아 맞벌이 환경이 녹지 않았던 당시 이웃집, 어린이집에 맡겨가며 정신없이 키웠다. 배움의 열정도 놓지 않았다. 방송통신대학교에 진학해 배움을 이어나가다 경기대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한 그는 “처음으로 직업의 세계가 아닌 새로운 세계를 알게됐다”고. 동경하던 동화작가들을 사제지간으로 만나고 뒤늦게 문학에 빠져 문학의 길을 걸었다. 동화책 ‘올챙이들의 하수구 탈출 작전’을 발간한 동화작가이자 대학원에서 문화예술학을 전공한 그가 수원시 최초로 공공기관 인사청문회를 거쳐 수원문화재단의 대표이사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게 된 것은 필연이었을지 모른다. 변화와 혁신을 약속하며 재단 대표로 취임한 그는 지역 예술인과는 정기적인 간담회나 사업 참여 기회를 넓혀 재단의 문턱을 낮추는 데 노력했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경기지회장으로도 활동하며 28개 경기도 문화예술회관 대표자와 실무진 간담회 및 워크숍, 도의회 등과 네트워크 확대와 협력체계도 강화해 재단의 외연을 넓히는 데도 앞장섰다.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만큼 재단 대표로 공직생활을 마감하며 아쉬운 점도 있다. 어려워진 지자체의 살림살이와 그로 인해 영향을 받는 지역의 문화예술이다. 그는 “수원이 경기도에서 가장 역사적으로 전통이 있고 인구도 많은 중심도시 인 데다 규모도 크지만, 이러한 규모완 달리 내부에선 재정 여건과 예산이 녹록지 않아 재단이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수원시의 문화예술 및 관광에 대한 비전이 무엇인지 더 고민하고 찾아야 할 때인 만큼 재단 구성원들의 전문성과 경험을 활용해 수원의 문화예술과 관광이 더 앞으로 나아가고, 또 재단이 지역민들과 문화예술인들의 사랑방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동화를 전공한 그는 퇴임 후 마음껏 동화책을 펴낼 꿈을 꾸고 있다. 지역과 관련된 문화 예술 콘텐츠를 만드는 구상도 전했다. “판타지 동화와 미술, 박물관과 관련된 동화 또 수원과 관련된 지역 동화책을 내고 싶어요. 또 자녀와 부모가 함께 볼 수 있는 뮤지컬 시나리오도 만들면 좋겠네요. 하하.”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는 지난 40년을 “행복하고 보람차게 했다”고 정리했다. 그는 “무사히 공직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함께해준 가족과 선·후배 등 동료들 덕분이었다”면서 “이제는 평범한 시민으로 어디서든 수원시를 응원하겠다. 봉사활동이든 그 무엇이든, 내 역할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언제든 달려가겠다”라고 약속했다.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는 경기지역 아동이 꿈을 펼치고 인재로의 성장을 지원하는 ‘2024 초록우산 아이리더’ 사업의 포문을 열었다.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는 아이리더 및 보호자, 후원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4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발대식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초록우산 및 아이리더 사업소개 및 후원자 위촉식, 아이리더 임명식 등으로 진행됐다. 이어 백희성 강사(KEAB 대표)의 꿈을 향한 동기부여의 특강이 이어졌다. ‘초록우산 아이리더’란 초록우산이 지난 2009년부터 각 분야의 재능 있는 아동이 경제적 여건으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숨겨진 재능과 잠재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재양성지원사업이다. 이날 발대식을 통해 임명된 학업분야 6명, 체육분야 24명, 예술분야 23명 등 총 53명의 아동은 올해 말까지 최대 1천만원의 재능계발비를 지원받는다. 후원금으로 전달된 계발비는 대회참가비 등으로 활용되며,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할 경우 올해 말 이후에도 후원은 이어진다.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는 2024년에도 경기남부권역의 재능 있는 인재 지원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할 계획이다. 여인미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장은 “2024 아이리더 발대식에 참석한 아이리더들이 아이리더로서 자부심을 가지길 바란다”며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계기가 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멋진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문화재단은 시흥 신천고등학교 야외에 누구나 문화예술을 경험하고 교육할 수 있는 문화예술공간 ‘공감터 Space UBO_Art & Culture’를 조성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문화예술시설 지원사업으로 추진된 이 공간은 경기도교육청의 ‘학교갤러리 운영 심화 모델 개발’ 사업과 연계해 학교 선정부터 조성, 운영까지 전문기관 간 협력사업으로 이뤄졌다. 학교 안 문화예술시설 지원사업은 학교 안에서 누구나 차별 없이 문화예술교육과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이 활용되고 있다. 지난 2022년에 조성된 부천 고강초등학교 문화예술 복합공간은 음악, 미술, 공연, 학교 쉼터 기능이 결합해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이 가능하다. 이번 신천고등학교 야외문화예술공간은 온실 갤러리 형태의 문화공간으로,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효율성을 고려한 공간으로 신축됐다. 특히 문화예술의 다양한 교육과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가변형 벽면을 설치하고, 온실 공간의 단점을 보완한 천장형 전동환기시설로 쾌적한 환경을 만들었다. 경기문화재단은 이 같은 문화예술공간을 활용한 시범적인 학교 전시 ‘뻔하지 않아서 뻔FUN’을 다음 달 6일까지 진행한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2022~2023년에 조성된 학교 안 문화예술공간은 경기문화재단의 문화예술교육 공간으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예술을 공유할 수 있도록 경기도 문화정책 사업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조는 조선의 무예를 집대성하기 위해 밤낮 없이 연구에 몰두했다. 정조가 직접 방향을 잡아 규장각의 검서관 이덕무, 박제가와 장용영의 장교 백동수는 결국 1790년 훈련용 병서인 무예도보통지를 편찬해냈다. 오늘날 수원시립공연단의 무예24기 시범단이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서 상설 공연으로 국내외 관광객에게 선보이는 무예는 이 무예서를 고증한 것이다. 전투 동작 하나하나를 그림과 글로 해설한 실전 훈련서인 무예도보통지 속 무예가 상상력이 가미된 이야기를 더해 유쾌한 공연 콘텐츠로 관객과 만난다. 수원시립공연단은 다음 달 9일부터 4월28일까지 정조테마공연장에서 창작 무예 뮤지컬 ‘THE BOOK(더 북)’을 선보인다. ‘THE BOOK’은 ‘수원’하면 떠오르는 화성과 정조, 장용영 등을 소재로 한 수원만의 공연관광 콘텐츠로 지난해 초연했다. 수원시립공연단과 수원문화재단이 공동 주관 및 협업하고 시립공연단이 주도한 중장기 프로젝트 사업으로 공연단 내 무예단과 극단이 무예서를 복원하기 위한 흥미진진한 고군분투를 펼치며 무예서의 모습을 2024년 수원 화성에서 선보인다. ‘THE BOOK’은 정조가 조선의 무예를 집대성 하기 위해 밤낮 없이 연구에 몰두하던 어느 날, 규장각에 자객이 침입해 무예도보통지를 도난 당하면서 시작된다. 도난 당한 무예도보통지는 21세기 수원화성에서 발견되고, 사라진 무예서를 쫓아 과거에서 건너온 정조의 호위무사 앞에 젊은 유튜버 연심 일행이 나타난다. 연심의 손에 들린 무예도보통지를 이들이 빼앗으려던 그때 호위무사와 연심은 조선시대로 타임슬립해 정조와 백동수를 만나게 된다. 공연은 역사적 사실에 기발한 상상력을 가미했다. 현대와 조선을 넘나드는 역사 판타지 액션 활극을 선보이며 실감나는 조선의 무예를 긴장감 있는 극적인 이야기와 함께 펼쳐낸다. 특히 올해 작품은 공연장의 특성을 적극 활용해 무대 배경으로 펼쳐진 영상을 더 세밀하게 손보고, 의상과 무대세트도 관객 맞춤형으로 보완했다. 지난해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열띤 호응을 얻은 만큼 올해는 회차를 더 늘려 두달 간 16회 공연한다. 권호성 수원시립공연단 예술감독은 “그동안 정조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가 대부분 진지한 분위기였다면 ‘THE BOOK’은 한층 가볍고 유쾌한 톤으로 남녀노소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며 “지난해 성원을 발판으로 앞으로 수원을 대표하는 브랜드 공연이자 명품관광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동3치 현안이 원형 1개에서 2개로 복원됐다. 복원 오류이지만 한 장인의 소신과 애틋한 마음이 담겨 있다. 기본 방어시설인 치가 화성에 여덟 곳이 있다. 북동치, 서1치, 서2치, 서3치, 남치, 동1치, 동2치, 동3치다. 이 중 동3치는 남수문에서 동쪽으로 높은 언덕에 있는 동남각루 바로 다음에 있다. 성 밖에서 보면 동3치에 현안이 2개 설치돼 있다. 모든 치에 현안이 1개씩 설치돼 있는데 왜 동3치만 2개일까? 오래전부터 논란이 있었다. 1개가 맞는 것일까? 2개가 맞는 것일까? 답은 1개다. 그 근거를 보자. 첫째, 화성성역의궤 중 ‘치성도’와 한글판 뎡니의궤에서 ‘치성 외도’”를 보면 모두 현안이 1개다. 그리고 양쪽 의궤의 ‘화성전도’를 확대해 봐도 1개다. 둘째, 의궤에 치에 대해 “바깥쪽으로 현안 구멍이 1개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1개가 원칙이다. 셋째, 의궤 도설에 보면 8개 치에 대해 공통으로 설명하고 끝낸다. 각각에 대해서는 특별한 사항만 설명한다. 북동치는 북동적대와 붙어 있는 점, 서1치는 타구 위를 덮은 점, 서3치와 남치는 여장이 원성 안으로 들어온 점을 기록하고 있다. 만약 동3치 현안이 성역 당시 2개였다면 당연히 기록됐을 것이다. 매우 특별한 점이기 때문이다. 언급이 없다는 것은 다른 치와 마찬가지로 1개라는 말이다. 정리하면 성역 당시 동3치 현안은 1개였다고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동3치 전면 폭이 넓기 때문에 2개를 설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확인해보자. 먼저 치 여덟 곳의 전면 폭을 살펴보자. 북동치 7.6m, 서1치 5.9m, 서2치 5.4m, 서3치 4.9m, 남치 3.8m, 동3치 7.6m, 동2치 6.1m, 동1치 6.6m다. 8개 치 중에서 동3치는 북동치와 폭이 같다. 이처럼 같은 폭인데도 북동치는 현안이 1개다. 포루(군졸)와도 비교해 보자. 이유는 의궤에 치와 포루에는 현안을 1개씩 설치했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포루 중 동3치보다 전면 폭이 더 넓은 것은 동북포루 7.9m, 북포루 8.3m, 서포루 9.4m다. 그러나 이 세 곳 모두 현안이 1개씩이다. 이상 두 데이터는 폭이 넓다고 현안을 더 많이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재확인해도 성역 당시의 동3치 현안 개수는 1개다. 그런데 현재는 2개다. 지금부터 ‘동3치와 현안 2개의 미스터리’를 풀어보자. 왜 2개가 됐을까? 그리고 언제 2개로 됐을까? 몇 개월 전, 필자와 가까운 고건축가 한 분이 사진 파일 두 개를 주셨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병풍도 그림이다. 화성전도가 포함된 6폭과 12폭 병풍도 2개다. 최근에 자세히 살펴보던 중 미스터리를 풀 단서를 보게 됐다. 12폭 병풍도에는 현안이 1개이고 6폭에는 2개로 그려져 있는 모습이었다. 놀라운 사실이었다. 그래서 이 글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병풍도 자체로는 왜 2개로 바뀌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언제 바뀌었는지는 알 수 있다. 조건은 제작 연도다. 제작 연도는 언제일까? 제작 연도는 다른 학자의 자료에서 가져왔다. ‘화성연구회 학술회의’ 자료다. 수원화성박물관 한동민 관장의 ‘정조 이후의 화성을 그리다’ 주제발표 내용이다. 발표에서 제작 연대를 12폭 병풍도는 1814년에서 1824년 사이, 6폭 병풍도는 1831년 이후 작품으로 추정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동3치 현안 수는 성역 완료 1796년에 1개, 1824년에 1개, 1831년에 2개가 된다. 따라서 현안이 1개에서 2개로 변동된 시기는 1825년부터 1830년 사이로 볼 수 있다. 이로써 2개로 바뀐 시점이 밝혀졌다. 그러면 왜 2개가 됐을까? 필자는 1825년과 1830년 사이 어느 날 ‘붕괴해’ 복원공사 중 2개로 ‘바꿨을’ 가능성을 가장 크게 본다. 타당한 근거도 있다. 먼저 붕괴에 대한 근거다. 치에서 현안을 1개에서 2개로 변경하려면 두 경우뿐이다. 의도를 갖고 모두 부수고 2개로 바꾸는 경우와 자연재해로 붕괴해 복원할 때 2개로 바꾸는 경우다. 현안을 2개로 늘리려고 일부러 동3치를 해체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성역 이후 홍수로 붕괴해도 예산 부족으로 복구에 장기간이 소요된 기록이 있다. 따라서 자연재해로 붕괴해 복원하면서 2개로 바꿨다는 것이 타당하다. 치의 현안은 부분 개조공사가 불가능한 구조다. 기둥이나 보가 있는 라멘구조가 아니라 돌로 쌓은 적층구조이기 때문이다. 현안을 1개에서 2개로 바꾸려면 전면을 모두 뜯어내야 한다. 전면을 뜯으려면 치 전체의 60에서 70%는 해체해야 가능하다. 부분 개조 공사가 불가능한 이유다. 현안은 1개일 경우 정중앙에 위치하고 2개일 경우 3분의 1 지점과 3분의 2 지점에 있으므로 전면을 모두 해체해야 가능하다. 다음 ‘바꾸다’에 대한 추정이다. 복원을 담당한 장인은 대규모 공사가 아닐 경우 설계, 시공, 감동을 겸해 재량권이 있는 편이었다. 현안의 기능을 잘 알고 동3치의 전면 폭이 유난히 넓은 것을 알고 있는 장인이기에 복원 중 2개로 늘린 것이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바꾼’ 것이 된다. 복원을 원형대로 하지 않은 잘못은 있으나 장인의 분석력과 소신은 인정해줄 만하다. 하지만 그 장인은 현안 수량을 정하는 규범까지는 몰랐다. 이것이 장인의 한계다. 동남각루 쪽으로 가까이 보내고, 폭도 넓혀, 방어력을 증강한 동3치에서 한 장인의 소신과 애틋한 마음을 느꼈다. 글·사진=이강웅 고건축가
정월 대보름 전날 어린아이들은 집집마다 오곡밥을 얻으러 다니고, 묵은나물을 종류별로 나눠 먹으며 이웃의 건강을 빌어 준다. 나이 수만큼 깨물어 먹는 부럼은 부스럼을 막아주고 차가운 술 한 모금은 1년 내내 좋은 소식만 듣길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농경사회에서 풍요와 건강, 풍성한 수확을 기원했던 정월 대보름 풍습은 지금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삶의 지혜 아닐까. ◆ 정월 대보름, 국가무형유산 지정 지난해 12월 18일 문화재청은 우리 민족의 5개 대표 명절을 신규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했다. 무형유산 정책이 전문 기·예능을 보유한 전승자 중심에서 온 국민이 함께 전승해온 공동체의 생활관습으로 확대됨에 따라 2022년 한복생활, 윷놀이에 이어 가족과 지역공동체의 생활관습으로 향유·전승돼온 명절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한 것이다.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명절은 ▲음력 정월 초하루에서 보름까지로 한 해 시작을 기념하는 ‘설과 대보름’ ▲동지 후 105일째 되는 날이자 성묘, 벌초, 제사 등의 조상 추모 의례를 중심으로 전해 내려온 ‘한식’ ▲음력 5월 5일로 다양한 놀이와 풍속이 전승돼온 ‘단오’ ▲음력 8월 보름날로 강강술래부터 송편까지 다양한 세시풍속을 보유한 ‘추석’ ▲24절기 중 22번째 절기로 1년 가운데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동지’ 등 5개 명절이 꼽혔다. 설과 함께 선정된 ‘정월 대보름’은 음력 1월 15일로 설날이 지나고 첫 보름달이 뜨는 날이다. ‘찰밥을 지어 까마귀에게 제사 지내는 날’이라는 뜻의 오기일(烏忌日)로 불리기도 하고 상원(上元)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중원(中元·7월 15일), 하원(下元·10월 15일)과 연관해서 부르는 한자어다. 이 중 오기일과 관련된 전설은 ‘삼국유사’ 기이(紀異) 제1편에 나온다. 까마귀가 신라 소지왕을 인도해 위험을 면하게 했고 그 뒤 정월 대보름에 찰밥을 지어 까마귀에게 제사를 지내는 풍속이 생겼다. 이는 정월 대보름 전후로 찰밥과 약밥을 먹는 풍속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과 연관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달은 음(陰)에 해당하는 여성으로 본다. 달은 여신, 땅으로 표상되며 여신은 만물을 낳는 지모신으로 출산하는 힘을 가졌다고 여겼다. 또 달은 풍요로움의 상징이기도 한데 지방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보름날 자정을 전후로 마을의 평안을 비는 제사를 지냈다. ◆ ‘작은보름’부터 시작된 대보름 풍습 올해 정월 대보름은 2월 24일이다. 정월 대보름은 설날이나 추석처럼 휴일이 아니어서 명절이라는 인식이 낮은 편이지만 정월 대보름만큼 전통풍속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명절도 흔치 않다. 24절기 중 첫째 절기인 입춘과 음력 1월 1일 설날을 지내고 맞기 때문에 농경사회였던 과거엔 한 해 농사 운을 점치고 새해 행운을 기원하는 기복적 성격이 강했다. 대보름 풍속은 전날인 음력 1월 14일부터 시작됐다. 매우 드물지만 정월 14일을 ‘작은보름’이라고 부르는 지역도 있었는데 작은보름날 미리 지어 놓은 오곡밥을 아이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얻으러 다녔다. 이는 대보름날 세 집 이상 성(姓)이 다른 집 밥을 먹어야 그해 운이 좋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오곡밥은 쌀, 조, 팥, 수수, 기장 등 다섯 가지 곡식으로 만드는데 과거 가을 추수 때 가장 잘 자라던 곡식들을 모아 한 밥공기에 담으니 다섯 가지 곡식이 있었다는 데서 유래했다. 오곡밥과 함께 진채(陳菜)를 먹는다. 묵은 나물이라는 뜻으로 햇볕에 오래 말린 나물은 영양이 응축돼 있어 겨울철 건강에 도움이 되고 여름에 더위 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박, 버섯, 콩, 순무, 무잎, 오이, 가지, 고사리 등 아홉 가지 나물을 먹고 진채 외에도 호박잎, 도라지, 콩나물 등을 쓰기도 한다. 또 대보름 전날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고 믿었기 때문에 잠을 참으며 날을 샜고 잠을 참지 못하고 자는 아이들 눈썹에 쌀가루나 밀가루를 발라 놀리곤 했다. 설날 아침 떡국을 먹음으로써 나이를 먹듯이 정월 대보름 새벽에는 만사형통과 무사태평을 기원하며 아침 일찍 나이 수만큼 부럼을 깨물어 먹었다. ‘부럼깨기’를 하면서 부스럼이 나지 않도록 비는 풍습이기도 한데 실제로 견과류는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건강을 챙길 수 있다. ‘귀밝이술’은 이른 아침 데우지 않은 찬술을 남녀노소 구분 없이 조금씩 마시는 풍습인데 이름처럼 귀가 밝아지고 귓병을 막아주며 1년 내내 좋은 소식만을 듣기 바란다는 희망이 담긴 술이다. ◆ 승패 가르는 놀이로 풍흉 예견 한편 대보름 아침 ‘더위팔기’로 하루가 시작된다. 이날 아침에 사람을 만나면 급히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내 더위 사가라’ 말하는데 이렇게 하면 그해에는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1989년 서울시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한 답교놀이는 ‘다리밟기’로 말 그대로 정월 대보름 밤에 다리를 밟으면 다리병을 앓지 않는다고 해서 전국적으로 성행했다. 이 또한 한 해 동안 다리의 병을 비롯해 무병하기를 기원하는 데 있다. 정월 대보름의 풍습이 마을 공동체의 기원과 풍년을 기원하듯이 정월 대보름에는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놀이들이 행해진다. 이때 놀이들은 단순히 유희와 오락의 의미만이 아니라 승패를 가르는 놀이로 농사의 풍흉을 예견했다. 정월 대보름에 행해진 대표적인 편싸움 놀이는 줄다리기다. 대개 대보름 밤에 거행되며 종류에 따라 아이들 골목 줄다리기, 어른 줄다리기, 마을 줄다리기로 나뉘며 진행 과정과 내용이 다양하다. 줄다리기는 201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달집 태우기’는 달집을 만들어 달이 떠오를 때 태우면서 풍년을 비는 풍속이다. 모아 놓은 짚단이나 생솔가지 등을 묶어 쌓아 올린 무더기를 달집이라고 하는데 달집이 활활 잘 타오를수록 마을이 태평하고 그해 농사가 풍년일 거라는 징조라고 한다. 달집을 태울 때 풍물패가 주변을 맴돌며 흥을 돋운다. 이 밖에도 정월 대보름에 날리는 연은 ‘액막이연’으로 불렸다. ‘송액(送厄)’, ‘송액영복(送厄迎福)’ 등의 글귀를 써서 정초부터 날리다가 대보름날에 연줄을 끊어 날려 보냄으로써 그 연의 주인이 지닌 액은 다 사라진다고 믿었다.
경기도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손철옥, 이하 경기소협)는 23일 오후 2시 경기도 여성비전센터에서 ‘1회용품 안쓰기 선포식’을 열었다. 경기소협이 지난 1월 ‘1회용품 안쓰기’를 선언한 경기도의 노력에 공감하고 함께 동참하기로 의견을 모은 데 따른 것이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는 ‘종이컵, 비닐봉투, 핸드타올은 이제그만’, ‘텀블러, 장바구니, 손수건 사용’을 함께 약속하며 회원들이 이를 지켜나가는 것은 물론 주변인들에게 적극적인 홍보와 독려로 운동을 지역사회에 퍼뜨리는 데 힘을 쏟기로 했다. 손철옥 경기소협 회장은 “녹색소비 환경보호는 미래를 위한,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과제이며, 또한 환경친화소비는 소비자의 권리이자 책무”라며 “2024년 경기도 소비자단체협의회의 총회에서의 1회용품 안쓰기 선포식을 통해 소비자운동가들이 함께 그리고 영원히 실천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첫 보름달이 뜨는 날인 오는 24일(음력 1월15일)은 정월대보름으로, 한해의 풍년과 건강을 기원하는 최대 명절이다. 조상들은 정월대보름을 ‘1년 12월의 첫 번 드는 정월 보름은 그 해의 운세를 점치는 날’로 여겨 이날 농점(農占)을 치거나 지신밟기, 달집태우기 등을 하며 세시풍속을 즐겼다. 올해도 정월을 맞아 곳곳에서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민속 놀이와 전통 문화를 즐기며 새해 소망을 기원해 볼 수 있는 기회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4일 파주관과 서울 본관에서 ‘갑진년 정월대보름 한마당’을 선보인다. 파주관에서는 민속 아카이브 영상 전시 ‘모두의 명절, 대보름’을 상영해 대보름 풍속의 이해를 돕는다. 또 정월대보름과 관련된 아카이브 사진을 활용해 나만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정월대보름 앨범 만들기’ 체험 행사도 진행한다. 같은 날 수원문화원은 오후 12시 수원 화성행궁 광장에서 우리의 전통과 민속놀이의 의미를 되새기고 시민의 단결을 기원하는 ‘제35회 수원특례시 대보름 민속놀이 한마당’을 연다. 윷놀이 대회와 부럼깨기, 떡메치기, 투호놀이 등 ‘놀이 체험’을 할 수 있고, 소원등을 만드는 ‘공예체험’, 수원지신밟기 등 ‘기원행사’가 다양하게 열린다. 또 한복맵시를 자랑할 수 있는 ‘한복선발대회’, ‘노래자랑’ 대회가 열려 축제의 풍성함을 더한다. 구리문화재단 역시 같은 날 오후 5시 구리아트홀 코스모스 대극장에서 김덕수패 사물놀이와 앙상블 시나위가 선보이는 ‘값진 달이 밝았습니다’ 공연을 펼친다. 갑진년 운수대통의 염원을 담아 정월대보름의 신명나는 음악으로 신년 첫문을 연다. 사물놀이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김덕수패는 전통 풍물놀이로 관객을 이끌고, 전통음악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앙상블 시나위는 관객들을 한국 전통음악의 세계로 이끌 예정이다. 시흥시와 시흥문화원은 같은 날 시종합일자리센터 야외에서 ‘정월대보름 한마당’을 개최한다. 우리 풍속과 놀이를 되살려 나누고, 민족의 공동체 가치를 실현하고자 마련됐다. 행사에선 동별 윷놀이대회가 열리고, 짚풀공예 전시와 시범·투호 던지기·고리 던지기·가훈과 소원지 쓰기 등 민속놀이마당이 열린다. 또 부럼과 오곡밥 나누기, 달집고사,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시립전통예술단 풍물 공연 등 다채로운 전통문화체험 행사가 마련될 예정이다. 특히 ‘동별 윷놀이대회’는 사전에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동별로 1팀(5명)씩 신청을 받아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돼 흥미를 더한다.
경기도한의사회가 국민의 올바른 알권리를 위해 한의약을 폄훼하는 세력에 대해 고소·고발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다. 경기도한의사회의 ‘한의약 보장성 강화 특별위원회(이하 한강특위)’는 22일 오전 9시30분께 수원 장안구 파장동의 경기도한의사회관에서 ‘한의약 폄훼세력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윤성찬 전 경기도한의사회 회장, 오창영 경기도한의사회 회장 직무대행 등이 참석했다. 한강특위는 이날 “그동안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의사협회 등을 중심으로 한의사를 비방하거나 모욕적인 발언을 하는 세력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엔 ‘한방 의료인 상담방’이라는 이름의 위장 카카오톡방을 만들어 한의사를 비방하는 방법을 공유하고 모욕적인 발언이 나온 것을 확인, 비방 자료 10건에 대한 고소·고발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윤성찬 전 경기도한의사회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대한의사협회 산하 한방대책특별위원회(한특위)가 10여 년 전부터 한의학과 한의사를 비방하고 음해하고 있는 만큼, 의사협회 감독기관인 보건복지부는 한특위를 즉시 해체해야 한다”며 “한특위 해체를 위한 국민청원 발의를 포함해 적극적인 모든 행동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엔 10곳을 고소·고발하지만, 수집된 증거들을 바탕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한의사에 대한 막말과 폄훼를 중단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2만8천명의 한의사들이 총 단결해 강력하게 맞서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