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 넘으면…배구 지존이 된다

‘명가 재건’에 나선 수원 현대건설이 힐스테이트 2006~2007 프로배구 V-리그 첫 챔피언 등극의 분수령이 될 3차전(28일 오후 7시·수원실내체육관) 승리로 우승에의 교두보를 마련, 31일 안방에서 축포를 터뜨린다는 각오다. 천안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원정 두 차례 대결에서 1승1패를 기록, 목적을 달성했다고 자평하고 있는 현대건설은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보여준 한유미, 정대영, 산야 토마세비치 ‘장신 트리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4일 1차전에서 흥국생명전 ‘연패 사슬’을 끊는 3대1 역전승으로 첫 우승에의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었으나 25일 2차전에서는 무기력하게 0대3으로 완패를 당했다. 현대건설은 1차전에서 먼저 세트를 내주고도 23득점으로 맹위를 떨친 한유미와 정대영(15득점), 산야(14득점)의 선전 속에 범실 수에서도 14개로 무려 31개를 기록한 흥국생명에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반면 25일 2차전에서는 전반 적인 수비와 조직력의 난조 속에 한유미가 단 4득점에 그치고 정대영도 8득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해 패배의 원인이 됐다. 반면 흥국생명은 1차전에서 김연경이 36득점을 올리고 케이티 윌킨스도 20득점을 기록하는 선전에도 불구, 조직력에서 현대건설에 뒤진 데다 잦은 실책으로 자멸했으나 2차전에서는 윌킨스(22득점)-김연경(16득점)-황연주(11득점) 트리오가 고른 활약을 펼쳐 완승을 거뒀다. 따라서 수원에서 열릴 3차전은 어느 팀이 실책을 줄이고 서브 리시브에서 안정을 되찾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대건설 홍성진 감독은 “선수들이 1차전처럼 범실을 줄이고 수비의 안정을 되찾는 것이 급선무다. 서브리시브 만 잘 돼주고 1차전 처럼 투지만 살아난 다면 3차전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라며 “3차전을 내주면 우리가 불리하므로 반드시 승리를 거둬 우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선수들에게 정신무장을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남자배구 ‘프로 체면’ 살렸다

‘프로스포츠의 최종 보루’였던 한국 남자배구가 제15회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만리장성을 넘어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하며 한국 선수단에 이번 대회 마지막 금메달을 선사했다. 한국은 15일 도하 알 라얀체육관에서 끝난 중국과 결승에서 코트 좌우에 포진한 ‘갈색 폭격기’ 신진식(삼성화재·19득점), ‘스커드 미사일’ 후인정(현대캐피탈·11득점)의 강타와 전천후에서 화끈한 스파이크를 내리 꽂은 ‘거포’ 이경수(LIG·20득점)의 활약을 앞세워 중국을 세트 스코어 3대1(25-18 22-25 25-18 25-16)로 따돌리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4년 전 부산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한 한국은 배구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58년 도쿄 대회 이후 1978년 방콕 대회 첫 우승을 시작으로 통산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보다도 1986년 서울, 1990년 베이징, 1998년 방콕 대회 등 세 번이나 결승에서 무릎을 꿇었던 중국을 상대로 4번째 도전 만에 기어이 승리를 따내고 ‘3전4기’의 성공 신화를 썼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인기 프로스포츠인 축구, 농구, 야구 등이 노메달로 몰락한 가운데 남자배구 만이 유일하게 금메달을 따냈다는 데서 더욱 값진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터 권영민(현대캐피탈)의 현란한 토스를 바탕으로 시간차, 중앙 속공, 백어택등 다양한 공격을 선보이며 중국을 경기 내내 압도했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수비 조직력도 서브 리시브가 번번이 흔들린 중국을 크게 앞섰으며, 블로킹도 12개로 신장 200㎝를 넘는 선수가 즐비한 중국(7개)을 압도했다. /연합뉴스

金, 물꼬는 텄는데…

한국이 제15회 도하 하계아시안게임에서 유도 장성호(수원시청)가 첫 금메달을 따내는 데 성공했으나 전반적으로는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한국은 대회 개막 후 본격적인 메달경쟁에 돌입한 첫 날인 2일(이하 현지시간) 장성호의 금메달을 포함해 은 2, 동메달 7개를 따냈으나 사격과 수영 등에서 초 강세를 보인 중국(금16 은5 동2), 일본(금3 은6 동3)보다는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남자유도 중량급의 간판 스타인 장성호는 남자 100㎏급 결승에서 이시이 사토시(일본)를 상대로 종료 11초를 남겨 놓고 허리후리기 한판승을 거두며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겨줬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준우승에 그쳤던 장성호는 이날 승리로 그동안의 한을 시원하게 날리며 한국 선수단 금메달 행진의 물꼬를 텄다. 한국 유도는 장성호의 금메달과 함께 여자 78㎏급 이소연(포항시청)이 은메달, +78㎏급 김나영(용인대)이 동메달을 보탰다. 개막식 이후 가장 먼저 열린 사격에서 한국은 내심 대회 첫 금메달까지 바라 봤지만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시작했다. 17세의 ‘고교생 총잡이’ 유재철(대전체고)은 채근배(기업은행), 김혜성(동국대)과 사선에 함께 선 남자 10m 공기소총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각각 은, 동메달을 한개씩 목에 걸며 희망을 던졌다.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길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사격 여자 트랩에서는 개인전에서 메달획득에 실패했지만 단체전에서 중국, 북한에 이어 동메달을 따냈다. 수영 경영에서는 한규철(전남수영연맹) 등이 동메달 2개를 추가했고, 기계체조 남자 단체전에서도 중국, 일본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한편 한국은 대회 2일째인 3일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진종오(KT)와 이대명(의정부 송현고), 김영욱(경북체육회) 등이 팀을 이뤄 1천739점을 쏘며 중국(1천744점)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또 남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에서도 한국은 전동주(경기도청), 박봉덕(부산체육회), 이현태(KT) 등이 총점 1천758점을 쏴 카자흐스탄(1천762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날 2연패로 실망감을 안겼던 야구는 약체 필리핀에 12대2, 콜드게임승을 거뒀으나 여자배구는 조별 예선리그 2차전서 세계 최강 중국에 0대3으로 완패했다.

여자배구, 대만에 3대2 짜릿 역전

한국 여자배구가 제15회 아시안게임에서 복병 대만을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한국 여자대표팀은 30일 카타르 도하 알 라얀체육관에서 열린 ‘난적’ 대만과의 예선 첫 경기에서 김연경과 황연주(이상 흥국생명)를 앞세워 3대2(21-25 20-25 25-23 25-19 15-9)로 짜릿한 역전승을 올렸다. 지난 달 3일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대만에 17년 만에 처음으로 패한 설움을 깨끗이 앙갚음했다. 한국은 난적 대만을 격파하면서 예선 A조에서 중국에 이어 2위로 8강전부터 유리한 대진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메달 전망에 파란불이 켜졌다. 한국은 경기 초반 선수들이 다소 긴장한 듯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1세트에 접전을 벌이다 21-22에서 연속 3점을 내주면서 기선을 제압당했고 2세트에도 초반부터 대만의 빠른 공격에 4-10까지 뒤졌다. 중반에는 한유미(현대건설)를 투입했지만 한 차례도 동점을 만들지 못하고 20-25로 졌다. ‘거포’ 김연경이 경기 초반 부진한 가운데 해결사로 나선 공격수는 ‘코트의 꽃사슴’ 황연주였다. 한국은 3세트 들어 라이트 황연주가 8점을 올리며 펄펄 날고 정대영(현대건설)의 속공이 살아나면서 25-23으로 힘겹게 한 세트를 만회했고 4세트에서 김연경의 강타를 앞세워 세트스코어 2대2를 만들었다. 마지막 5세트에서는 김연경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한국은 4-6에서 김연경의 대각선 강타를 시작으로 내리 5득점 9-6으로 역전했고, 김연경이 당황한 대만 코트를 맹폭해 점수를 벌렸으며 14-9에서 한송이(도로공사)의 스파이크가 성공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천하 거머쥔 ‘인하대의 날!’

인하대가 대학배구 최강자를 가리는 2006 현대캐피탈배 전국대학배구최강전에서 우승, 올 시즌 전관왕(5관왕)을 달성하며 대학배구를 평정했다. 인하대는 14일 안산 감골시민홀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결승전에서 임시형(17점)과 형제인 최귀동(12점), 최귀엽(11점)의 고공타를 앞세워 한양대를 3대1(25-18 25-16 21-25 25-17)로 가볍게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인하대는 지난 5월 춘계대학연맹전 우승을 신호탄으로 지난 달 열린 추계대학연맹전과 제87회 전국체육대회, 종합선수권에 이어 전국대학배구최강전까지 모두 휩쓸어 5관왕에 오르며 대학코트의 ‘지존’임을 입증했다. 인하대는 주공격수인 ‘꽃미남스타’ 김요한이 도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차출됐지만 세터 유광우의 현란한 볼배급이 바탕이 된 탄탄한 조직력과 철벽 블로킹으로 승리를 안았다. 5관왕 달성에 부담을 안은 인하대는 정기혁의 공격 범실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김민욱의 서브 에이스와 임시형의 블로킹, 최귀동의 속공으로 점수 차를 벌려 25-18로 1세트를 가볍게 따냈다. 기세가 오른 인하대는 2세트에서 최귀동과 최귀엽의 블로킹과 정기혁, 임시형의 좌·우 ‘쌍포’가 불을 뿜어 25-16으로 승리해 승부를 쉽게 결정 짓는 듯 했다. 하지만 인하대는 3세트에서 한양대 최학현과 송문섭의 좌·우 공격을 잇따라 허용한 뒤 강력한 서브에 리시브 마져 흔들려 21-25로 내주며 추격을 허용했다. 전열을 정비한 인하대는 4세트에서 최귀엽과 최귀동, 정기혁이 9개의 블로킹을 성공하며 상대 공격을 차단한 뒤 김민욱의 서브에이스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한편 이날 두 팀에서 최다 점수를 뽑은 인하대 레프트 임시형은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김신호기자 shkim@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