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5일 실시하기로 한 프로배구 남자 신인드래프트가 파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학배구연맹은 최근 8개 대학 감독 간담회를 갖고 신인 드래프트에 고교 졸업자, 고교 재학 중 학교장 승인을 받은 선수, 해외고교 졸업자를 포함시키기로 한 한국배구연맹(KOVO)의 이사회 의결 규정에 반발해 고교 선수가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한 조항들을 원천적으로 없애지 않을 경우 드래프트 보이콧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정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대학 감독은 “한국배구연맹이 고교 졸업자와 재학중 학교장 승인을 받은 선수까지 신인 드래프트에 포함시키기로 한 것은 대학배구를 고사시키겠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더욱이 규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대학배구를 철저하게 무시한 처사”라고 말했다. 대학배구연맹은 내년 2월 출범할 프로배구가 고교 졸업자 또는 재학중 선수를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경우 프로배구팀이 대어급 선수들을 미리 싹쓸이해 대학배구팀이 수준급 신인 선수를 뽑을 기회를 상실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KOVO는 오는 29일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해 대학연맹측 견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연합
프로배구 원년리그가 내년 2월20일 닻을 올리고 출범한다. 한국배구위원회(KOVO)는 25일 연맹 사무실에서 창립 후 첫 이사회를 열고 내년 2월20일 서울에서 지난 시즌 V투어 남자부 1, 2위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경기를 개막전으로 개최하기로 확정했다. 한국배구연맹은 명칭을 한국배구위원회로 변경했다. 리그는 내년 4월 중순까지 팀당 5, 6경기씩 4라운드를 소화하고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은 4월 중순 이후 열린다. 그러나 리그 참가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한국전력은 프로 회원으로 참여 여부가 불투명하고 상무는 준회원으로 참여한다. 배구위원회는 그러나 신생팀이 창단돼 남자부 팀 수가 최대 7개 팀이 될 경우 리그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생팀에 대해서는 2개 대학 졸업 선수 지명권과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이 주어지며 대졸 신인 드래프트는 12월 말 실시된다. 김혁규 배구위원회 총재는 이와 관련해 “현재 신생팀 창단을 위해 3개 기업과 접촉하고 있고 이중 1개 기업은 팀을 창단할 가능성이 큰 걸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선수 14명 보유 기준으로 샐러리캡(총액 9-10억원)을 도입하기로 했다. 용병은 원년 리그에는 도입하지 않고 다음 시즌부터 2명 보유, 1명 출전을 기준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연고지는 삼성화재가 부산, 현대캐피탈이 천안, LG화재가 구미, 대한항공이 인천을 각각 1순위로 지명했다. 2, 3순위 연고지 후보도시는 삼성화재(천안, 대전), 현대캐피탈(여수), LG화재(청주, 수원), 대한항공(의정부, 제주)으로 지명됐으며 한전은 미정이고 상무는 연맹에서 지명한다.
내년 프로배구 출범을 앞두고 남녀 실업배구 랭킹 1, 2위팀 삼성화재-현대캐피탈, 현대건설-도로공사가 프로 출범 오프닝 매치 격인 2004한국배구최강전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또 대학배구최강전에서 접전을 펼쳤던 대학 라이벌 경기대와 한양대도 올 마지막 라이벌전을 치른다. 19일과 20일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여수시가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 홍보를 위해 기획한 코트의 라이벌 열전. 20일 오후 3시 단판승부로 펼쳐지는 남자부 경기는 지난 시즌 V투어에서 최강 삼성화재의 벽을 넘지 못한 현대캐피탈이 1년 간 절치부심하며 갈고 닦은 조직력으로 다시 도전장을 낸 양상이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세터 권영민, 센터 이선규, 라이트 박철우로 이어지는 ‘젊은피 3인방’의 한층 업그레이드된 화력을 무기로 ‘40년 코트 지기’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을 압박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전국체전 결승에서 삼성화재에 다시 무릎을 꿇기는 했지만 세트마다 듀스 접전을 펼쳐 용호상박의 대결을 예고했다. 수성에 나서는 삼성화재는 재기에 골몰하고 있는 김세진과 ‘폭격기’ 신진식에 장병철, 이형두 좌우 쌍포, 센터 신선호, 백업 레프트 손재홍, 살림꾼 석진욱, 컴퓨터세터 최태웅 등 베스트 6 자원이 여전히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다.
‘배구명가’ 경기대가 2004삼성애니카배 대학배구최강전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 명실상부한 대학배구 ‘왕중왕’으로 우뚝섰다. 올시즌 V투어 대학부 우승과 1차 대학연맹전, 전국체전 우승을 이룬 경기대는 12일 안산 감골시민체육관에서 열린 최강전 결승에서 김정훈(27점), 김달호의 왼쪽 강타와 라이트 임동규(18점), 센터 하현용(8점, 4블로킹) 등의 고른 활약으로 강동진(22점), 신영수(21점)가 이끈 ‘맞수’ 한양대를 3대1(25-18 23-25 26-24 28-26)로 꺾었다. 이로써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최강전에서 처음 우승을 맛본 경기대는 왕중왕에 등극하며 대학배구에 ‘경기대 전성시대’를 활짝열었다. 이날 경기는 예상을 깨고 ‘4학년 4인방’인 레프트 김정훈, 김달호, 센터 하현용, 세터 이용희가 투혼을 발휘하며 감격의 우승드라마를 연출했다. 1세트에서 김정훈의 폭발적인 왼쪽 강타와 임동규의 오른쪽 대각선 공격을 앞세워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한 경기대는 강동진, 신영수의 공격이 침묵을 지킨 한양대에 시종 앞서나간 끝에 23-18에서 김정훈의 연속 강타가 적중하며 25-18로 손쉽게 첫 세트를 따냈다. 김정훈은 1세트에서만 10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경기대는 2세트에서도 임동규의 오른쪽 강타가 불을 뿜으며 23-21로 앞서나갔으나 23점부터 시행되는 ‘변형 서브권제’에 묶이며 한양대에 추격을 허용, 23-25로 세트를 빼앗기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경기대는 3세트에서 김달호가 왼쪽 공격을 주도하며 23-11로 크게 앞섰으나 또한번 ‘마의 23점’에 발목을 잡혀 24-24 듀스를 허용했으나 김정훈의 천금같은 블로킹과 임동규의 백어택으로 세트를 낚았다. 세트스코어 2대1로 다시 앞서간 경기대는 4세트에서 강동진, 주상용의 강타가 위력을 떨친 한양대에 20-24로 리드를 당해 마지막세트로 승부를 끌고가는 듯 했으나 임동규의 잇따른 오른쪽 강타와 김정훈이 블로킹 2개로 점수를 보탠 뒤 임동규의 끝내기 강타로 2시간의 혈투를 승리로 마감했다. 한편 경기대 우승의 일등공신인 김정훈은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올 시즌 대학배구를 마무리하며 ‘왕중왕’을 뽑는 2004삼성애니카배 전국대학배구 최강전이 10∼12일 경기도 안산 감골체육관에서 열린다. 대학배구 연맹전 1차대회 우승팀 경기대와 2,3차 대회를 제패한 한양대, 3차례 연속 준우승을 차지한 인하대, 1,2차 대회 3위에 오른 홍익대 등 4팀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한양대-홍익대, 경기대-인하대의 녹다운 토너먼트로 최강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전체 판도는 전통의 강호 성균관대가 예상을 깨고 4강 잔치에서 빠진 가운데 한양대의 상승세와 홍익대의 패기, 인하대의 저력과 경기대의 조직력이 대결하는 구도로 점쳐진다. 대학 최강의 좌우 쌍포 강동진과 신영수가 버티고 있는 한양대는 세터 송병일의 칼날 토스, 리베로 곽동혁의 안정된 수비가 어우러져 경기를 거듭할수록 조직력이 살아나 3년만에 타이틀 탈환의 꿈을 부풀리고 있다. 이에 맞서는 홍익대는 객관적인 전력상 한양대보다 한 수 아래지만 주포 권광민과 센터 최성현, 패기의 1년생 이용택을 앞세워 팀 창단 후 처음으로 참가하는 대회에서 호락호락 물러나지 않겠다는 각오다. 경기대는 세터 이용희의 안정된 토스와 레프트 듀오 김정훈과 박준영의 스파이크, 2m의 장신 센터 이종화-하현용으로 철벽 블로킹을 구축해 1차대회 우승팀 다운 면모를 과시할 계획이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인 인하대는 ‘신구 쌍포’ 구상윤-김요한의 콤비 플레이에 세터 유광우, 청소년 대표 임시형 등 새내기들이 내뿜는 패기를 앞세워 올 대학배구연맹전에서 내리 준우승에 그친 한을 털어내는 동시에 대회 3연패를 달성을 노리고 있다.
프로배구시대를 열어 갈 한국배구연맹(KVL)이 닻을 올렸다. KVL은 18일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귀빈식당에서 한준호 대한배구협회장과 남녀 10개 팀 구단주 및 단장, 배구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열고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을 초대 총재로 추대했다. 이로써 지난 80~90년대 백구의 향연을 펼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배구는 프로야구(82년 출범), 프로축구(83년), 프로농구(97년)에 이어 국내 4번째 단체 구기종목 프로스포츠로 거듭나게 됐다. 김 총재는 이날 총회에서 조직의 살림을 맡을 사무총장에 박세호 민영방송협의회 사무처장을 선임했다. KVL은 가안으로 약 100일 간의 리그 일정을 통해 정규리그 80경기, 플레이오프 20경기 정도를 소화한다는 일정을 잡았으나 경기 수는 구체적인 리그 운영방식이 결정되면 조정될 전망이다.
프로배구를 운영할 한국배구연맹(KVL)이 오는 18일 창립총회를 갖고 닻을 올린다. KVL 창립 추진위원회는 KVL 초대 총재로 내정된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과 남녀 10개팀 구단주들이 6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오찬을 겸한 상견례를 갖고 프로배구 출범의 윤곽에 대한 논의한 다음 18일 창립총회에서 정식으로 총재를 선출키로 했다고 밝혔다. 총재 추대는 대의원들이 만장일치로 초대 프로배구연맹의 수장을 옹립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배구 출범의 실무를 맡을 KVL 사무국은 한국실업배구연맹에서 넘어온 ‘종자돈’ 10억원으로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창립총회를 전후해 업무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국이 2004아시아남자배구최강전(챌린지컵) 2차 대회에서 일본을 꺾고 사상 첫 1.2차 대회 통합 우승을 눈앞에 뒀다.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19일 일본 미야자키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차대회 4개국 풀리그 2차전에서 이경수(LG화재) 등 주전 공격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쳐 ‘숙적’ 일본에 3대1(22-25 25-15 25-22 26-24)로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중국을 접전 끝에 3대2로 따돌린 한국은 이로써 1차대회 3전 전승을 포함해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한국은 20일 약체 대만과 마지막 경기를 남겨둬 이변이 없는 한 2000년 대회 창설 이후 처음 1.2차 대회 통합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2000년과 2001년 2차대회, 2002년과 2003년 1차대회 우승을 차지했으나 1.2차대회를 모두 제패한 적은 없다. 한국은 일본과의 역대 전적에서 51승35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일본은 레프트 마쓰나가와 라이트 기시모토 쌍포를 앞세워 첫 세트를 따냈으나 한국이 2세트 이후 리시브의 안정을 찾으면서 이경수를 중심으로 고공 강타를 퍼붓자 2~4세트를 내리 내주며 무너졌다./연합
한국 남자배구가 아시아최강전에서 숙적 일본을 완파하고 우승했다. 한국은 12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애니카 2004아시아남자배구최강전(챌린지컵) 1차대회 마지막 날 경기에서 이경수(12점)-장병철(14점)-신선호(12점) 삼각편대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강타를 퍼부어 일본을 3대0(25-20 25-17 25-19)으로 제압했다. 한국은 대만, 중국, 일본을 차례로 완파하며 무실세트로 2002년 이후 1차대회 3연패를 이뤘다. 한국은 또 지난 5월 아테네올림픽 세계예선에서 일본에 당한 패배를 깨끗이 설욕하며 일본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50승35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일본은 장신(200㎝) 기시모토 가즈마와 발빠른 모리시게를 중심으로 공세를 폈으나 파워와 테크닉, 조직력에서 모두 한국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올림픽 예선 탈락의 아픔을 딛고 대표팀 재정비에 나선 한국은 오는 18-20일 장소를 일본 미야자키로 옮겨 아시아남자배구최강전 2차대회 우승에 도전한다./연합
‘노장들의 투혼 만으로는 2% 부족했다.’ 한국여자배구가 76년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28년 만의 메달 꿈에 도전했으나 4강문턱에서 좌절했다. 지난 5월 일본에서 열린 올림픽 예선에서 세계랭킹 4, 5위 러시아, 이탈리아에 잇따라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두고 본선 티켓을 따낸 뒤 ‘승부사’ 김철용 감독의 지휘 아래 지옥훈련을 거쳤지만 한발 앞서가는 세계 배구의 흐름을 따라잡기에는 파워와 높이, 테크닉에서 모두 부족했다는 평가다. 단적인 예로 러시아의 최장신(204㎝) 공격수 에카테리나 가모바는 키가 크다고 오픈 스파이크와 블로킹만 하는 게 아니라 탄력넘치는 백어택에 난이도가 높은 C속공까지 척척 소화해냈다. 한국도 세계의 벽을 넘기 위해 올림픽 직전 점프서브을 집중 연마했지만 전초전으로 열린 그랑프리대회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예전의 조직력 위주 배구로 회귀했다. 준비할 시간이 짧았던 탓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30대 베테랑 4인방 구민정, 장소연, 강혜미(이상 현대건설), 최광희(KT&G)의 뒤를 받쳐줄 ‘젊은 피’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