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가 풀리면서 증가한 고속도로 운행 차량 운전자들이 고속도로 이용을 불안하게 여기고 있다면 심히 우려되는 교통상황이 아닐 수 없다. 대다수의 운전자들이 고속도로상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주원인을 고속도로의 안전시설 및 관리부족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속도로 교통사고가 급증하면서 운전자들이 한국도로공사 등 정부를 상대로 제기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잇따르고 있고 이에 대하여 도로공사에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속속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교통사고와 관련한 소송사건은 노면장애물, 사람·동물의 무단횡단, 공사구간에서의 안전관리 소홀, 노면관리 및 도로시설물 설치 잘못, 갓길 주·정차 계도 소홀 등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고속도로상에 흩어져 있는 장애물로 인한 소송이 가장 많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교통문화운동본부가 고속도로 이용주체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운전자의 81.5%가 고속도로에 대해 불안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고속도로 이용이 불안한 이유는 안전시설관리부재(24.2%)와 운전자들의 과속·추월 및 난폭운전(20.6%), 그리고 공사구간이 많고(18.4%), 커브구간 등 도로구조에 문제가 많다(16%)고 나타났다. 교통문화운동본부의 이러한 조사보고는 한국도로공사가 분석한 고속도로에서의 사고원인과는 그 양상이 아주 대조적이다. 한국도로공사가 지난 98년 전국의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4천3백64건의 교통사고 주원인을 운전자 과실(80.1%)과 차량결함(14.8%)등 대부분 운전자 과실로 돌려 발표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두가지 분석에 대해 우리는 한국도로공사측의 분석보다는 교통문화운동본부의 조사결과에 무게를 더 두고자 한다. 고속도로 휴게실이 부족하여 휴게소간 거리가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원인이긴 하지만 도로공사와 당국은 앞으로 고속도로 갓길주차와 진출입로에서의 불법주차, 과속·난폭운전을 철저히 단속하여야 한다. 특히 내용이 미흡한 안내표지판도 개선, 증가, 설치하고 도로의 선형이나 각종 안전시설 등을 수시로 진단하여 운전자들의 고속도로 이용 불안감을 없애는 데 주력하기를 바란다.
사설
경기일보
2000-02-2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