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박빙의 승부 열기 더해

갈수록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이는 프로농구에 박빙의 승부가 줄을 이어 농구열기를 더해주고 있다. 이는 올시즌 프로농구 10개 구단별로 용병수입과 우수신인 확보로 전력이 상향 평준화됐고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춘추전국시대가 전개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14일까지 모두 69게임을 소화한 99∼2000 애니콜 프로농구 정규리그는 전체경기의 13%인 9게임에서 1점차로 승패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같은 게임을 치르는 동안 5게임(7.5%)에서 1점차 승부가 결정된 것에 비해 긴박감이 2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자유투로 얻을 수 있는 2점차 승부는 7번, 그리고 3점차 4번, 4점차 1번, 5점차승부는 6번이나 연출돼 한번의 공격실패가 가져올 수 있는 5점이내 승부는 모두 27번(39.1%)이나 기록됐다. 이는 10경기당 4번꼴로 경기막판에 희비가 엇갈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다. 선두인 현대 걸리버스가 지난달 23일 안양에서 SBS 스타즈를 87대86으로 제압했고, SK나이츠는 같은날 수원에서 삼성 썬더스를 87대86으로 누르면서 관중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현대와 SK, SBS 등 상위그룹 3개구단이 2번씩 1점차 진땀승을 거뒀으며, 수원 삼성이 2번이나 1점 간발의 차로 무릎을 꿇었다. 프로농구 관계자는 “각 팀의 전력이 엇비슷해 올시즌 1점차 승부가 지난해보다 더욱 훨씬 늘었다”면서 “명승부로 인해 관중들도 지난해보다 28% 정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이승엽 골든글러브 최다득표 수상영예

‘신세대 홈런왕’ 이승엽(삼성)이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최다 득표로 3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올시즌 54개의 홈런을 몰아쳐 정규시즌 MVP로 뽑혔던 1루수 이승엽은 15일 롯데월드호텔에서 벌어진 99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효표 239표 중 221표를 획득, 214표를 얻은 외야수 이병규(LG)를 따돌리고 최다 득표자가 됐다. 또 투수부문에서는 해외진출이 좌절됐던 20승 투수 정민태(현대)가 구원왕 진필중(두산)을 제치고 지난 해에 이어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뽑혀 88년부터 91년까지 투수부문 4년 연속 수상했던 선동열이후 처음 2년연속 시즌 최고투수가 됐다. 포수부문에는 최근 LG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김동수가 통산 6번째 골든글러브를 받아 수상자 중 최다수상 기록을 세웠고, 2루수에는 박정태(롯데), 3루수는 김한수(삼성), 유격수는 유지현(LG)이 각각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외야수에는 이병규를 비롯해 외국인 선수 호세(롯데), 정수근(두산)이 차례로 골든글러브를 꼈고 지명타자는 한화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로마이어가 차지했다. 99시즌 맹활약을 펼쳤던 로마이어와 호세는 국내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골든글러브를 낀 외국인선수가 됐다. 98시즌 최우수선수로 뽑혔던 우즈(두산)는 정작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이승엽에게 밀려 논란이 일었었다. 도루왕 정수근은 95년 입단이후 첫 수상의 기쁨을 누렸고 유지현은 김민호(두산)를 26표차로 따돌려 가장 근소한 차이로 수상자가 됐다. 팀 별로는 삼성이 3명으로 가장 많아 호화군단임을 입증했고,,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롯데와 서울 연고의 LG는 각각 2명씩, 한화와 두산, 현대는 각각 1명씩을 배출했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헌터 원맨쇼 힘입어 동양꺽고 2연승

수원 삼성 썬더스가 99∼2000 애니콜 프로농구대회에서 껄끄러운 상대 대구 동양 오리온스를 꺾고 2연승을 기록했다. 삼성은 1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라운드 경기에서 문경은과 버넬 싱글튼의 부진에도 불구, G.J 헌터(28점·3점슛 3개)의 원맨쇼에 힘입어 루이스 로프튼(23점)이 분전한 동양에 72대69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은 8승6패를 기록, 대전 현대(11승3패), 청주 SK(10승4패), 부산 기아(9승6패)에 이어 단독 4위가 됐다. 이날 1쿼터에서 삼성은 초반 레이업슛 5개가 잇따라 불발되며 어렵게 경기를 펼쳐나가다 버넬 싱글튼(11점·12리바운드)이 버저비터 3점슛을 성공시켜 21대19로 역전한 가운데 마쳤다. 삼성은 2쿼터서도 경기가 풀리지 않아 12점을 추가하는 데 그쳐 33대28, 5점차로 앞선 채 후반전을 맞이했다. 3쿼터에서 초반 한 때 37대30, 7점차 까지 앞섰으나 로프튼이 골밑에서 잇따라 득점을 올린 동양에 2분22초를 남기고 43대45로 다시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두 차례의 동점을 이룬 삼성은 52대49로 뒤지다 12초를 남기고 김택훈이 3점슛을 성공시켜 54대52로 따라붙은 뒤 이번에는 헌터가 10m가 넘는 버저비터 3점슛을 작렬, 55대54로 역전하며 마지막 쿼터에 돌입했다. 경기종료 2분여까지 혼전을 거듭하던 이날 승부는 1분7초를 남기고 갈라졌다. 68대68 동점상황에서 헌터의 골밑슛으로 앞선 삼성은 9초를 남기고 역시 이날의 수훈갑인 헌터가 상대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3점차 승리를 거두었다. 반면 동양은 종료직전 정락영이 회심의 3점슛을 날렸으나 림을 돌고나와 동점에 실패했다./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15일 전적 ▲수원 삼성 72(21-19 12-9 22-26 17-15)69 동양

올해 프로스포츠 삼성家 우위

재벌들의 자존심 싸움이 치열했던 올해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삼성에 뿌리를 둔 기업들이 우위를 지켰다. 삼성은 최대 프로 스포츠중 하나인 축구와 올해 처음 프로로 출범한 여자농구 여름리그에서 챔피언이 됐다. 또 같은 혈통을 갖고 있는 신세계의 여자농구 프로 첫 대회 우승까지 포함하면 축구와 야구, 남녀 농구, 씨름 등 5개 프로스포츠, 6개 대회에서 3번 정상을 차지해다른 기업을 제치고 삼성家의 위력을 과시했다. 씨름을 제외한 모든 프로 종목에 팀이 있는 삼성은 ‘신의 손’ 논쟁을 일으킨 샤샤의 결승골로 축구에서 2연패했고 ‘주부 센터’ 정은순과 유영주 등을 앞세워 여자농구 여름리그 정상에 올랐다. 또 분가한 신세계가 3월 열린 여자 프로농구 첫 대회에서 센터 정선민의 활약으로 창단 8개월만에 우승하는 파란을 연출, 프로스포츠에서도 삼성家의 ‘제일주의’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삼성의 라이벌 현대는 모든 프로 종목에 팀이 있지만 남자 농구와 천하장사씨름 단체전에서 2번 우승하는데 그쳐 자존심을 손상당했고 한화는 빅 프로 스포츠인 야구에서 창단 14년만에 처음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4개 프로 팀을 보유한 LG는 축구(10개 구단) 9위, 남자 농구(10개 구단) 5위, 야구(8개 구단) 6위, 씨름(4개단) 2위 등 단 한 종목에서도 우승하지 못했고, 해체 위기에 빠진 대우는 축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삼성에 아깝게 무릎을 꿇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