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내면을 표현한 동서양화 작품전

인간이라는 같은 대상을 각각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 내고 있는 두 작가의 첫번째 개인전이 마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에 첫번째 개인전을 열게 된 작가는 여성 누드의 모습을 통해 자아확인 작업을 수행한다는 평을 받고 있는 서양화가 허대용과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면서 자신만의 내면의 세계를 구축해 가는 동양화가 백용정이 바로 두 주인공이다. 최근 강화에 정착해 작품활동을 벌이는 허대용은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서경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이번 전시에는 ‘강화설경’‘선두포구’등 풍경을 소재로 다룬 작품들도 몇 점 선보이지만 대부분은 누드화다. 최근 작업에서 주로 여성의 인체를 다루고 있는 그는 캔버스 표면의 특이한 마티에르 효과 때문에 다른 작가들과는 달리 캔버스 천을 뒤집어 사용하고 있다. 그는 여성의 누드를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현대적 취향으로 다루지 않고 오히려 소극적이며 폐쇄적인 점에 주목해 다루고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 드러난 여성의 모습은 전신은 보여주되 그 얼굴표정이나 내면의 모습은 감추고 싶어하는 산골처녀의 수줍은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반면에 같은 기간동안 서울 인사동 인데코화랑에서 첫개인전을 여는 백용정은 시흥을 주무대로 활동하면서 우리 전통의 장지에 수간채색기법을 이용해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러나 허대용의 작품과는 달리 작품속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뒷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쓸쓸해 보이기도 하고 외로워 보이는 뒷모습. 아니 어쩌면 무엇인가 꿍꿍이를 품고 속내를 들키지 않으려고 뒤돌아 서 있는 모습일 수도 있다. 이렇듯 같은 소재를 각각 다른 재료와 기법으로 선보이는 두 작가의 전시회는 같은 기간동안 열려 보는 이들이 서로 비교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안산시립국악단 정기공연 새바람 새울림

안산시립국악단(상임지휘 이상균)의 제8회 정기공연 ‘새바람 새울림’이 17일 오후7시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다. 도내 지방자치단체중 최초로 지난 96년 10월 창단된 안산시립국악단은 그동안 전통음악의 올바른 계승과 발전을 목표로 많은 활동을 펼쳐왔는데 그 기량을 첫 서울무대 발표를 통해 유감없이 펼쳐보인다. 이상균 작곡의 관현악 합주곡 ‘터울림’으로 막이 오르는 공연은 23현 가야금을 위한 뱃노래 ‘어기야’, 해금을 위한 관현악 협주곡 ‘도라지’, 관현악에 의한 가야금 병창 ‘심청가 중 방아타령’, 관현악에 의한 민요 ‘나나니’, 실내악합주 ‘산사의 메아리’, 남원시립국악단 예술총감독 임이조씨의 ‘승무’, 풍물판굿 ‘새울림’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진다. 관현악협주곡 ‘터울림’은 옛부터 전해오는 대동제의 분위기를 염두에 두고 풍장놀이중에서 휘몰이 가락을 중심으로 작곡한 것이며, 23현 가야금을 위한 뱃노래 ‘어기야’는 전통민요 뱃노래를 주제로 이상균 지휘자가 편곡한 것으로 가야금 수석 장은경이 협연한다. 해금을 위한 협주곡 ‘도라지’에는 해금 수석 김상은이, 가야금병창 ‘심청가중 방아타령’은 김지현이, 민요 ‘나나니’는 최수정이 협연을 한다. 마지막 신명을 돋울 풍물판굿 ‘새울림’은 전통 풍물놀이를 무대음악화한 것으로 풍물선반을 새롭게 각색했는데 새천년을 맞이하는 새로운 울림이란 의미를 담고있다. 장단은 선반놀음에서 사용되는 휘모리, 삼채가락, 굿거리장단이 근간을 이루는데 상쇠의 부포놀음과 다른 주자들이 펼치는 외상돌리기, 일사·양사· 사사·번개상·나비상 등의 상모놀음, 동살풀이 장단의 설장고와 삼채가락의 소고놀이 등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영·정조시대 집자비 명품전’ 개최

한신대 박물관과 국사학과가 조선후기 문화의 절정기였던 영·정조시대의 집자비(集字碑) 명품들을 모아 전통문화의 역량을 되새겨보는 ‘영·정조시대 집자비 명품전’을 12일부터 16일까지 경기도문화예술회관 소전시장에서 개최하고 있다. 집자비란 역대 명필들의 글씨를 모아 새긴 비석으로 한신대의 이 탁본 전람회는 이번이 15번째다. 지난해 선보였던 윤순, 이광사, 조윤형 등의 동국진체(東國眞體) 명품들이 조선 고유서풍의 고양된 수준을 보여주었다면, 올해 전시에선 조선 지식인들의 역대 명필과 서예에 대한 깊은 연구와 그에 입각한 또 다른 개성적 서풍의 전개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영·정조대 집자비를 모은 전시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여러 명필들의 글씨를 한 곳에서 비교해 볼 수 있는데, 이중 김생의 글씨 3점은 처음으로 함께 공개하는 것이며 최치원 글씨를 모각한 비문에 ‘넉바회’라는 한글 문구를 넣은 특이한 작품이 발견돼 최초로 공개하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이번에 선보이는 왕희지·안진경·유공권·소동파·조맹부와 김생·한석봉·김수증 등 역대 명필 글씨의 재현 노력은 동국진체 유행의 밑바탕을 이루고있다. 영·정조대, 이른바 진경시대(眞景時代)의 이 두 서풍의 공존은 전통의 충실한 계승과 세련된 새로운 문화창조가 어떻게 동시에 구현되는 지를 보여준다. 집자비 건립은 중국에서 처음 시작됐고 우리나라에서는 사림사 홍각선사비(沙林寺弘覺先師碑)에서 처음 나타난 이후 특히 조선 숙종때부터 철종때까지 많은 비석들이 이런 방식으로 건립됐다. 집자비로 유행하던 역대 서체들은 영·정조시대의 조선 고유 서체이던 동국진체와 함께 꽃피웠다. 이에 한신대 박물관과 국사학과에서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한·중 서예가들의 집자비 자료를 모으고 집자비에 대한 기획논문을 실은 도록을 발간해 조선시대 집자비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나갈 계획이다. (0339)370-6594/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경기도립국악단 12회 정기공연 마련

인간문화재 신영희, 사물놀이의 대가 김덕수, 피리의 명인 황규남, 가야금의 김미숙 등 국내 정상급의 국악인들과 함께하는 연주회가 열린다. 경기도립국악단(예술감독 이준호)이 제12회 정기공연으로 마련하는 ‘협연의 밤’이 17일 오후7시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진다. 깊어가는 가을밤 국악의 향기와 함께하며 그윽함을 맛볼 수 있는 연주회는 박범훈 작곡의 가야금 협주곡 ‘새산조’를 한양대에 출강하고 있는 김미숙씨의 협연으로 시작된다. 이 곡은 원래 중국이나 일본의 쟁(錚)으로 연주할 수 있도록 작곡된 독주곡인데 25현 가야금 협주곡으로 재작곡했으며 특별히 산조음악을 테마로 했다. 국립국악원 피리악장인 황규남씨는 이강덕 작곡의 ‘피리협주곡 4번’을 연주하는데 피리 특유의 음색과 연주기교를 최대한 활용했다. 단악장의 협주곡 형식으로 민요청으로 시작해 정악청으로 마무리되는데 곡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중간부분은 굿거리장단에 의한 다채로운 변주로 연주되며 빠른 엇모리 장단으로 이어진다. 인간문화재 신영희씨는 판소리 춘향가중 일부와 남도민요의 대표곡인 ‘성주풀이’와 ‘남한산성’를 감칠맛나게 열창한다. 이어 35분이 소요되는 김대성 작곡의 ‘단군’을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도립국악단이 국내 처음으로 협연한다. ‘단군’은 김덕수 사물놀이의 풍물장단을 채보해 관현악용으로 작곡한 대곡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0331)230-3321∼3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인천서 '가곡과 아리아의밤' 개최

뮤지컬 ‘명성황후’의 주역들과 한국 성악계의 새로운 별들이 깊어가는 가을밤을 아름답고 정겹게 꾸미는 시간이 마련된다. 사단법인 새얼문화재단(이사장 지용택)이 오는 19일 오후7시30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가곡과 아리아의 밤’을 개최한다. 지난 75년 설립돼 장학사업 및 다양한 문화사업을 전개해 온 새얼문화재단은 인천문화의 주제성 회복에 앞장서는 한편 인천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의식과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으며 현재 해외동포를 비롯한 국내외 7천여명의 후원회조직을 가지고 있다. 올해로 열여섯번째로 마련되는 ‘가곡과 아리아의 밤’은 인천시립예술감독인 금노상씨가 이끄는 인천시립교향악단의 반주로 꾸며진다. 지난 66년 6월 창단이후 4관 편성의 교향악단으로 국제음악예술제 참여는 물론 해외 유수의 교향악단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수준높은 국제적인 교향악단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인천시립교향악단은 이번 무대를 쥬페의 ‘경기병 서곡’으로 연다. 바리톤 장유상, 소프라노 신지화, 테너 김태현 등 떠오르는 성악가들과 뮤지컬 명성황후로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았던 김성기와 이태원이 아름다운 우리의 가곡들과 오페라의 아리아들을 들려준다. 또 인천시립합창단(상임지휘자 윤학원)이 특별출연해 ‘그리운 금강산’ ‘선구자’ ‘고향의 노래’ ‘경복궁 타령’을 연주하고 출연자와 관람객이 다함께 ‘고향의 봄’을 제창하면서 무대의 막이 내린다. (032)885-3611∼4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30년 이상 한길만 걸어온 조경수씨

30년 이상을 도자기를 굽는 한길만 걸어온 조경수 조경민속도예연구소장(58·여주군 북내면 천송리 242의2)의 요즘 하루는 24시간이 모자를 지경이다. 소성(燒成)이나 숙성도, 초벌구이상태, 가마온도, 유약건조상황 등 한점의 도자기를 분만(?)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들을 일일히 챙기는 일 외에 또다른 작업거리가 생긴 탓이다. 흙으로 축구공을 빚은 뒤 이를 연한 풀잎형태의 받침대에 얹은 작품. 모든 도자기들이 다 그의 분신(分身)이지만 이 작품은 3년전에 얻은 늦깎이다. 그래선가. 이 작품에 쏟은 그의 정성도 유별나다. “모든 국민들이 성원하고 있는 월드컵 행사가 우리의 도자기를 제대로 알리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죠.” 처음부터 월드컵을 겨냥해 빚었고 특허청 문턱이 닳도록 출입한 결과 실용신안과 의장등록특허 등을 받았다. 사실 고령토로 완벽한 원형(圓型)을 만드는 작업도, 2천∼3천도를 웃도는 화염속에서 한치의 갈라짐도 없게 굽는 정확성도 다 만만찮은 일이었다. 그러나 산 넘어 산이라고 했던가. 이처럼 어려운 과정을 거쳐 만든 작품들을 시집 보내는 일(판로문제)이 그가 앞으로 넘어야 할 준령이다. 도예가에서 장사꾼으로 나서야 할 판이기 때문이다. 현재 그는 2002년 월드컵조직위측과 이 작품의 총판권을 놓고 협의중으로 시장규모 1천500억원대에 행사기간까지 100만개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 도자기도 널리 알리고 외화도 버는데 장사꾼이라고 흉을 좀 보면 어떻습니까?” 귀엣머리는 희끗희끗해도 가슴은 늘 청년이라는 것이 그의 최근 심경이다. /여주=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사진작가협회 도지사주체 입상자발표

한국사진작가협회 경기도지회(지회장 김백길)가 주최한 제2회 경기도 예술문화·관광사진대전에서 금상은 ‘페러글라이딩’을 출품한 엄만호(40.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리)씨가 차지했다. 경기도 예술문화·관광사진대전은 내국인은 물론 해외 관광객들에게 경기도의 예술문화를 널리 알리고 관광홍보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실시하는 공모전으로 올해는 모두 480여 작품이 출품되었다. 이번 공모전에서 은상은 ‘팔당댐’을 출품한 김부연씨가 차지했고 동상에는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윤길로·‘서일농원’의 임평일·‘북문의 설경’의 조원행이 각각 선정되었다. 김보환심사위원장은 “공모전의 성격이 관광사진대전인 만큼 사진기법등에 촛점을 두기보다는 소재나 배경에 심사의 비중을 두었다”면서 “금상을 차지한 엄만호씨의 ‘페러글라이딩’은 구도와 색감이 뛰어날 뿐 아니라 최근 각광받고 있는 레포츠의 장소로서 적격인 유명산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이다”고 말했다. 오는 12월3일부터 8일까지 경기도문화예술회관 전시장에서는 입상작 전시회가 열리며 3일 오후 6시 전시장소에서 입상자 시상식이 열린다. 입상자명단은 다음과 같다. ▲금상=엄만호▲은상=김부연▲동상=윤길로 임평일 조원행 ▲가작=제순자 조영수 김병옥 박만수 신흥균 ▲입선=강경실 강순덕 강판관 고재영 권영수 권영주 김부연 김병옥 김인숙 김종진 김준기 김지형 김태호 김화순 박명호 박영철 손정우 송재규 송창헌 심성권 안공헌 안병천 어재선 오도연 원종덕 유춘신 윤평헌 이만구 이상경 이연태 이영섭 이해준 임효철 임평일 장경숙 장임순 장태혁 정송자 정영준 제순자 조경종 조두현 조성근 조영례 최명자 최왕호 최청룡 하금현 한정호 허태용 황치선 문의(0331)222-6255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아빠의청춘' 대장정 마무리

지난 4월4일 성남 모란장을 시작으로 경기도와 전국의 문화소외지역을 찾아다니며 공연을 해온 극단 아리랑의 악극 ‘아빠의 청춘’이 14일 오후2시 첫무대였던 성남 모란시장에서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공연을 갖는다. 경기도에서 50회 등 전국을 통틀어 75회의 공연을 가진 ‘아빠의 청춘’은 연인원 4만여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했으며, 전국민족극 한마당·금산인삼축제·우수마당극 퍼레이드·부산 정신대 해원상생굿·무주 반딧불축제 등 크고 작은 행사와 축제에서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민초들의 심금을 울렸던 유랑극단을 본따 눈물과 웃음,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를 갖고 경기도 전역을 순회한 공연은 정형화된 극장이 아니라 소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재래장터, 터미널, 공단주변, 역전 등지에서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문화소외지역 주민들에게 큰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했다. 경기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서편제’의 김명곤이 이끄는 극단 아리랑이 주관해 마련한 움직이는 예술무대, 악극 ‘아빠의 청춘’은 옛날 ‘약장수’를 연상시키는 유랑광대패의 공연형식으로 전통과 현대의 절묘한 조화속에 해학과 흥이 어우러지고 어른들의 심금을 울리던 전통가요·민요·판소리·각설이 타령 등과 걸쭉한 입담, 풍자적인 다양한 표현 등으로 가는 곳마다 대단한 인파를 모았다. 관객과 함께 울고 웃으며 신명나는 놀이판을 벌인 ‘아빠의 청춘’은 경제난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되는 한 가족의 가족사를 통해 그들의 현실극복 의지를 노래와 춤과 재담이 있는 마당판굿 양식으로 그려냈다. 14일 모란시장내 주차장에서 열리는 공연에선 아리랑의 ‘아빠의 청춘’과 함께 줄타기 명인 김대균의 갖가지 묘기, 포천 ‘사랑방 쉼터’ 어린이 풍물패의 연주가 펼쳐져 휴일 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02)763-6055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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