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명자꽃... 빨간 봄이 ‘활짝’ 피었습니다 [용인 명자분재사랑곳 ‘명자꽃잔치’]

용인 명자분재사랑곳 ‘명자꽃잔치’ 27일 오전 용인 기흥구에 있는 분재 전시장 ‘명자분재사랑곳’. 분홍, 빨강, 다홍 등 형형색색의 명자꽃이 봄향기를 물씬 느끼게 했다. 손바닥 크기의 나무에 앙증맞은 꽃이 열린 분재부터 어른 키를 훌쩍 넘는 거대한 분재까지 다양한 형태의 명자꽃이 전시장을 수놓았다. (왼쪽부터) 27일 용인 명자분재사랑곳에서 열린 '명자꽃잔치'에서 관람객들이 분재된 명자꽃을 둘러보고 있다. 홍기웅기자 화려하지만 요란하지 않고, 은은한 향기를 내뿜어 고결한 느낌을 주는 명자꽃은 이른 봄에 피어 3개월간 만발하는 ‘봄의 전령’이다. 특히 전시장엔 여러 종류의 명자나무를 교배해 탄생한 새로운 품종이 가지마다 다양한 색의 꽃을 피워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명자나무, 명자꽃의 예술적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장이 마련됐다. 명자분재사랑곳은 이날 150여종의 명자꽃 1만점을 선보이는 제15회 ‘명자꽃잔치’ 개막식을 열었다. 장미과에 속하는 명자나무는 겨울부터 봄까지 꽃을 볼 수 있고 열매도 달려 정원수와 분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성질이 강건해 추위에 강하고 가지치기와 분갈이에 잘 견뎌 가꾸기 쉬운 수종으로 꼽힌다. 조숙, 겸손, 열정이란 꽃말을 가졌으며 ‘아가씨나무’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 명자꽃잔치엔 장수보, 흑조, 동양금 등 홀꽃과 겹꽃의 인기 명자꽃 품종이 작품처럼 전시돼 있다. 특히 소품 분재 위주로 선보였던 지난해와 다르게 올해 전시는 성인 4명이 들어야 옮길 수 있는 2m 높이의 ‘대작’이 다수 전시돼 이목을 끌었다. 심근도 명자분재사랑곳 대표는 “한국의 분재는 작은 자연을 담아놓은 듯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아름다움이 매력”이라며 “K-분재의 세계화 시대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명자꽃은 꽃이 화려하기 때문에 소품도 사랑받지만 큰 규모의 분재도 있다는 것과 그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이 같은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아내 최경혜씨와 함께 분재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심 대표는 50여년 전부터 다양한 분재를 길러온 분재 전문가다. 초기에는 소나무, 일본철쭉 등을 길렀지만, 추위에 약한 일본철쭉의 재배를 그만둔 뒤 명자의 매력에 빠져 30여년간 명자나무 분재를 기르고 있다. 명자꽃 전시회와 강의, 현장 체험 등을 운영하면서 명자꽃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심 대표는 “올해 평택의 새로운 전시장에서 꽃잔치를 하려 했지만 폭설로 온실이 무너져 계획을 바꿨다. 앞으로는 평택의 새로운 온실에서 더욱 많은 명자꽃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며 “전시를 통해 젊은 세대가 분재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K-분재 예술이 세계로 뻗어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열리며 관람료는 무료다.

앵글에 담아낸 성곽의 이야기…한국성곽사진가회 ‘성곽의 나라, 세상을 밝히다’

조선시대 학자 양성지는 ‘조선은 성곽의 나라’라고 말했다. 국내에 분포한 성곽은 공식적인 수로만 1천800여개. 이 중 90%가 삼국시대 때 지어졌을 만큼 천년이 넘는 고성이 경기도를 비롯해 곳곳에 있다. 과연 우리는 이 성곽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며 가치를 알리고 있을까. 이런 의문에서 출발해 성곽의 아름다움과 이에 깃든 역사를 사진 미학으로 알리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한국성곽사진가회(KFPA, 회장·김학현, 자문위원 김은수)가 지난 22일 수원시 팔달구 수원화성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한 제4회 회원전 ‘성곽의 나라, 세상을 밝히다’이다. 전시에선 고염옥, 김영식, 김지현, 박병대, 신현구, 오상철, 이주하, 정해광, 최종익 등의 작품 40여 점과 강희갑, 박순기, 유영상, 이정희, 조성근 등 초대작가들의 작품까지 총 56점을 만날 수 있다. 한국성곽사진가회는 천년이 넘는 고성인 자랑스러운 우리 성곽을 미학적 관점에서 표현하고 또 하나의 한류 콘텐츠를 만든다는 목표로 지난 2011년부터 전국의 성곽을 돌며 앵글에 담고 있다. 이들이 담아낸 병자호란의 아픔이 깃든 남한산성에선 망국의 슬픔이, 강화산성 남문은 한국 역사에서 외세의 침입과 맞선 기세가, 몽골의 침입에 대비해 쌓은 강화산성에선 고려의 저항정신이 스며들었다. 전라남도 장성의 입암산성은 성내에 크고 작은 방축(防築)을 둬 수원(水源)을 확보했다. 장기간의 농성을 위한 것으로 선조들의 지혜가 엿보인다. 이처럼 전시는 과거에 지어졌으나 현재에도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전하는 성곽을 사진으로 담아내며 그 안에 깃든 역사와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위치에서 작가들이 담아낸 성곽의 평소 볼 수 없었던 모습과 땅거미 진 오산 독산성, 북극성과 함께 찍힌 성곽의 신비로움 등 역사적 이야기와 작가들이 새롭게 해석한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지식과 함께 재미가 덤으로 따라온다. 한국성곽사진가회 창립자인 천명철 작가의 수원화성특별전 ‘눈 속에 핀 수원화성’전도 동시에 진행돼 화성의 아름다운 겨울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오랜기간 화성을 촬영해 온 작가는 10여 점의 화성 설경 파노라마 작품을 선보였다. 천명철 작가는 “성곽은 우리만 알고 있기엔 아까운 선조들의 자랑스러운 유산”이라며 “사진가로서 사명을 가지고 준비한 이번 전시를 통해 사람들이 성곽에 친근하게 다가가고, 단순 기록이 아닌 미학적 전시로 성곽을 세계화 하는 데 작은 발판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30일까지.

한국매장음악協 제1회 매장음악공모전…내달 11일까지

매장음악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신예 아티스트 발굴을 위한 제1회 한국매장음악협회(KIMA), 매장음악공모전이 열린다. 사단법인 한국매장음악협회(KIMA)가 주최하고 경기일보가 후원하는 매장음악 공모전 ‘제1회 KIMA RISING HITS CONTEST’ 공모전은 신예 아티스트 및 작곡가를 발굴하고, 매장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도 대중적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곡을 선정해 정식 발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상 곡은 전국 7만여 개의 상업 매장에서 방송되고 있는 KIMA 회원사의 유통망을 통해 송출되며, 대중 시장에서의 반응을 기반으로 아티스트의 성장과 흥행 가능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공모전 접수 기간은 지난 24일부터 4월 11일까지(19일간) 진행되며, 최종 수상작은 6월에 정식 발매된다. 이번 공모전은 장르 제한 없이 모든 신예 아티스트와 작곡가에게 열려 있으며, 개인 또는 팀으로 참가할 수 있다. 제출 곡은 총 2개 부문으로 나뉘며, 여름을 주제로 한 ‘지정곡’과 자유로운 스타일의 ‘자유곡’으로 구분된다. 곡은 반드시 자작곡이어야 한다. 수상자는 지정곡 부문과 자유곡 부문에서 각각 1명(또는 팀)이 선정되며, 각 부문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만원과 함께 음원 발매 및 홍보 기회가 주어진다. 수상 곡은 KIMA의 유통망을 통해 전국 매장에서 공식 방송되며, 필요 시 전문가의 감수를 포함한 믹싱, 마스터링, 앨범 아트 제작 등의 후반 작업이 지원된다. 이번 공모전을 주최하는 KIMA 김민석 사무국장은 “공모전을 통해 신예 아티스트들에게 정식 음원 발매와 대중적 인지도 확보의 기회를 제공하고, 매장 음악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것”이라며 “참가자들이 새로운 음악적 도전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수상곡에 대한 프로모션 및 마케팅을 통해 아티스트가 보다 넓은 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공모전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참가 신청은 KIMA 및 XYNC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천 상상플랫폼서 연극인들의 축제 열려…17년만에 돌아온 ‘제43회 대한민국연극제’

국내 최대 연극제이자 전국 연극인들의 축제인 ‘대한민국 연극제’가 17년만에 인천에 상륙했다. 26일 인천시에 따르면 오는 7월5~27일까지 전국의 모든 연극인들이 모여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 열린다. 연극제에는 예술가 3천여명과 관람객 5만여명 등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민국 연극제’는 지난 1983년부터 개최된 문화예술계의 큰 행사로 올해 43회째이다. 인천에서는 2008년 열린 이후 17년만이다. 오는 7월5일 인천 중구 상상플랫폼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개항’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와 인천 역사의 전 과정을 보여주는 지역 특화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개막식을 시작으로 약 1개월 간 인천문화예술회관 회의장, 학산소극장, 인천수봉문화회관소극장, 인천대 송도캠퍼스 23호관 등아트플랫폼 등 인천 전역의 공연장에서는 문화예술 교류 활성화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이 열린다. 연극인 100인 토론회, 인천 크로스 떼아뜨르 페스타, 네트워킹 페스티벌, 시민연극제, 인천국제연극포럼, 한국·해외 합동공연 등이다. 또 오는 7월6~25일까지 지역예선을 통해 선발된 16개 시·도 대표극단의 공연이 하루에 한 작품씩 모두 16일에 걸쳐 본선경연을 치룰 예정이다. 대상팀에는 3천만원의 상금과 해외 공연비 등을 지원한다. 시는 이번 연극제를 통해 ‘연극도시 인천’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연극의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하는 인천으로 만들 예정이다. 특히 연극제 기간 동안 관광객 유입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인천 홍보 효과가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오는 29일 배우 전무송의 ‘제43회 대한민국 연극제 명예대회장 위촉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극제 준비에 돌입한다. 김종진 ㈔한국연극협회 인천지회장은 “제43회 대한민국연극제 인천을 통해 300만 인천 시민에게 수준 높은 연극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문화예술 진흥에 기여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을 넘어 전국으로, 전국을 넘어 세계로 연극예술이 뻗어나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극제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제43회 대한민국연극제 인천’의 공식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포근해진 봄날 읽기 좋은 신간…'봄밤의 모든 것' 外 [신간소개]

완연한 봄기운이 찾아왔다. 따뜻한 날씨와 가벼운 옷차림, 거기에 책 한권이 더해지면 포근해진 봄날을 즐기기에 제격이 된다. 봄볕이 내리쬐는 창가에서, 또는 봄맞이 산책을 하거나 훌쩍 여행을 떠날 때 읽기 좋은 소설을 모아봤다. ■ 봄밤의 모든 것 “그녀의 이목구비나 실루엣, 목소리의 높낮이와 이름 같은 건 세월 속에 지워졌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얼굴에 일렁이던 특별한 빛에 대해서는 기억하고 있는데, 그건 사랑에 빠진 사람의 얼굴에서만 볼 수 있는 빛이었다. 사랑에 빠진 상대가 당신을 황홀한 듯 바라볼 때 당신의 눈동자에 비치는 그 빛. 터무니없는 열망과 불안, 기대가 뒤섞인.” (단편소설 ‘빛이 다가올 때’ 중) ‘빛의 소설가’라 불리는 백수린 작가가 네 번째 소설집 ‘봄밤의 모든 것’을 출간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집필한 일곱 편의 단편 소설을 묶은 이번 신간은 아름답고 설레는 사랑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아픔과 슬픔의 순간을 관조하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책의 화자들은 저마다 커다란 상실을 하나씩 품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워야 할 존재인 딸과의 갈등, 죽음으로 다시는 볼 수 없는 가족과 이웃, 각자의 삶 때문에 자연스럽게 멀어진 친구, 사랑했던 애인과의 이별 등이다. 소설집 후반부에는 ‘호우豪雨’, ‘눈이 내리네’,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등 세 편을 연작소설의 형태로 재구성해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상실감’을 더욱 깊이 있게 그려냈다. 백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우리의 삶이, 이 세계가, 겨울의 한복판이라도 우리는 봄을 기다리기로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새로움에 대한 기대가 없는 나날 속에 놓인 화자들에게 한 줌의 빛이 닿는 순간을 포착한 일곱 편의 이야기는 부서질 듯한 마음에 온기가 깃든 ‘봄밤의 모든 것’을 건넨다. ■ 3월의 마치 정현아 작가가 8년 만에 장편 소설 ‘3월의 마치’로 돌아왔다. 2005년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이름을 알린 정 작가는 ‘달의 바다’, ‘나를 위해 웃다’, ‘리틀 시카고’ 등으로 소설가로서의 입지를 다진 뒤 2017년 펴낸 ‘친밀한 이방인’이 드라마 ‘안나’로 제작되면서 대중에게 더욱 알려졌다. 최근에 발간된 ‘3월의 마치’는 노년에 접어든 여배우 ‘이마치’가 잃어가는 기억을 되찾는 여정을 통해 불행한 기억을 간직하는 것과 망각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며 자기 치유로 나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갑작스러운 기억력 감퇴로 은퇴한 이마치는 뇌 의학 클리닉을 찾아가 자신의 기억을 기반으로 맞춤 제작한 가상현실(VR)로 들어가게 된다. 무관심한 아버지, 두 딸을 방치한 채 떠나버린 어머니, 병으로 죽은 언니 등 이마치가 VR로 마주한 과거는 온통 잊고 싶은 기억 뿐이다. 특히 아들 정민을 잃어버린 일은 가장 큰 불행이었다. 이마치는 VR 속에서 가상의 아들과 만나며 현실로 돌아가지 않고 싶다고 생각한다. 반면 아들은 이마치에게 ‘모든 기억을 놓아버리라’고 하는데, 기억을 간직하려는 이마치의 몸부림과 망각을 권하는 아들의 모습이 선명히 대비된다. 고통스러운 기억까지 간직하는 것, 상실의 아픔을 망각으로 막아내는 것 중 어떤 것이 해피엔딩일까. 책은 행복과 불행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던지도록 유도한다.

[법률플러스]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판결을 받은 경우 구제방안

소장부본과 판결정본 등이 공시송달(재판절차나 행정절차에서 송달할 주소를 알 수 없는 경우 송달할 서류를 게시해 놓고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송달이 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의 방법에 의해 송달됐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과실 없이 판결의 송달을 알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자신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해 불변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다면 피고는 그 사유가 없어진 후 2주일 이내에 추완항소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피고에게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란, 피고가 소송을 회피하거나 이를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송달을 받지 아니했다거나 소 제기 사실을 알고 스스로 주소를 신고했음에도 그 주소로 소송서류가 송달불능되도록 장기간 방치했다는 등의 사정을 말한다(대법원 2021년 8월19일 선고 2021다228745 판결 참조).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양수금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제1심법원은 주소지로 우편송달, 집행관에 의한 특별송달을 했으나 모두 폐문부재로 송달되지 않았다. 결국 제1심법원은 피고에게 소장부본과 제1회 변론기일통지서를 각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했고 피고가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1회 변론기일을 진행해 변론을 종결하고 소액사건심판법에 따라 같은 날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법원은 그 판결정본을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피고에게 송달했다. 피고는 위 판결정본의 공시송달 효력발생일로부터 2주가 지난 후에 판결 등본을 발급받고, 제1심법원에 추후 보완 항소장을 제출했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로부터 제1심 사건번호가 기재된 ‘법적절차 착수 통보’를 받게 되자 이를 문의하기 위해 원고와 통화한 사실이 있었다. 또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소를 제기해 소송이 계속 중인 사실을 알리고 사건번호를 안내했다.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항소심은, 피고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해 항소기간을 지킬 수 없었던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피고의 추후 보완 항소를 각하했다. 그러나 대법원(2025년 3월13일 선고 2024다300266호 판결)은 이와 달리 판단했다. 우선, 피고가 이 사건 소제기일, 청구취지와 청구원인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내용을 제대로 파악했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 또한 피고는 원고와 2차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겠다’고 답했는데, 이는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후 내용을 살펴보고 답변서를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응하려 한 것이다. 특히 제1회 변론기일에 피고가 출석하지 않았을 때 곧바로 변론이 종결돼 같은 날 판결이 선고되리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결국 이 사건에서 피고가 소송을 회피하거나 이를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송달을 받지 아니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대법원은 피고가 제1심판결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알지 못한 것에 대해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하면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 했다.

한국현대목판화 70년 역사 조명…경기도미술관 ‘한국현대목판화 70년: 판版을 뒤집다’

출판미술로 인식되던 목판화가 현대미술로 재탄생하기까지 ‘현대목판화’의 70년 역사를 조망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경기도미술관은 지난 20일부터 경기아트프로젝트 ‘한국현대목판화 70년: 판版을 뒤집다’를 선보이고 있다. 경기도미술관은 ‘연구와 향유의 조화’라는 올해 전략 과제에 따라 미술의 대중화를 이끈 ‘목판화’의 역사를 펼쳐보이는 전시를 마련했다. 특히 목판화의 거장 김상구, 김준권, 류연복 등 67명 작가의 작품 640여점을 한데 모아 대규모로 구성했다. 경기도미술관은 목판화가 순수미술의 한 장르로 시작된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흐름을 시기별·미술사적으로 구분해 펼쳐보인다. 목판화를 시기별로 ▲1950년대~1960년대 ‘맹아기’ ▲1960년대~1970년대 ‘정착기’ ▲1980년대 ‘활황기’ ▲1990년대~2020년대 ‘실존기’로 구분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시는 ▲1부: 자연과 서정성 ▲2부: 실험과 현대성 ▲3부: 서사1-비판성 ▲4부: 서사2-실존성으로 나뉘어진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박수근이 최초로 발표했던 판화 작품 ‘노인과 여인’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원근감을 배제한 평면적 구도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원형적인 형식의 목판화다. 최강열·최영림 등과 궤를 같이 한 이 시기 목판화는 한국적 서정을 담백하게 드러낸 작품이 주를 이뤘다. 이후 강환섭은 ‘창세기-1’ 등을 통해 상상력과 서술성이 교차하는 초현실적 공간을 표현했고, 정택은은 작품 ‘여자’ 등을 통해 고독한 실존적 이미지를 드러냈다. 이들 작품은 모두 한국현대판화의 원형으로 여겨진다. 2부에서는 서구의 현대미술과 현대판화가 국내에 소개되면서 모더니즘 미학을 작품으로 구현한 목판화를 선보인다. 이응노는 한지의 물성을 활용한 목판 릴리프 작업 영역을 개척했고, 이용길은 여러 형식 실험으로 목판화의 현대성을 모색했다. 이와 함께 이경희는 목판에 바늘로 찍어 표현하는 ‘우드 인그레이빙’ 기법, 우연과 필연의 미묘한 짜임으로 현대적 감각과 개성을 드러냈다. 3부에서는 1980년대 군사정권에 저항하는 민중미술로서의 목판화를 부각했다. 당시 오윤의 비판적인 목판화가 많은 작가들을 등장하게 했고, 민중미술 목판화는 한국 사회를 증언하는 시각적 기호가 됐다. 전시에선 당시 저항적 목판화 운동의 주역이었던 이인철의 ‘젊은날의 초상-2’, 최병수의 ‘꽃다지 벗님께’, 류연복 ‘붉은닭1’ 등을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반전·반독재·평화 등을 지향했던 시대적 흐름을 읽을 수 있다. 1980년대 민중미술 목판화는 운동성과 전투성을 중시했지만, 일부는 평범한 자신과 이웃의 삶을 나타내기도 했다. 전시의 4부에서는 이 같은 흐름으로 1980년대~1990년대 일상적 애환을 그려낸 이상국의 ‘홍은동에서-2’, 부조리한 시대를 견디는 내면의 불안을 표현한 이상호의 ‘고통’ 등을 만날 수 있다. 또 원시적인 숲에서 삶과 죽음을 성찰하는 윤여걸, 나무판의 물리적인 질감을 드러내는 강경구, 지역 신화와 풍토성을 존재론적으로 이미지화하는 홍진숙 등 현재까지 괄목할 만한 작품세계를 일궈온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심민하 경기도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전시는 지난 70여년간 한국현대목판화가 지역성과 국제성, 전통성과 현대성을 넘나들면서 주체적인 내용과 형식을 도출한 과정을 드러내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 현대목판화의 전반과 세부를 감상할 수 있다”며 “긴 시간 부단히 노력해 온 목판화 거장의 작품 수백 점을 통해 한국현대목판화의 미감이 관람객의 마음에 오롯이 새겨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6월29일까지.

적십자사봉사회 송탄협의회, 베트남 다낭 고아원과 봉사 인연 맺어

“학용품, 실내화 받아 들고 기뻐 웃는 고아원 친구들. 솔직한 마음으로 가슴 찡하면서 안쓰러웠어요. 소중한 시간이었고,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네요”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송탄협의회(이광은 회장)는 36명 봉사원들이 지난 20~24일 베트남 다낭으로 해외봉사를 다녀왔다고 25일 밝혔다. 다낭 고아원을 방문한 송탄협의회는 한국에서 준비한 생필품, 학용품 등을 고아원생들에게 전달했다. 송탄협의회 관계자는 “고아원생들과 재기차기도 함께하고 그네도 밀어주고 함께 어울리면서 시간을 보냈다”며 미소 지었다. 다낭 고아원 측은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봉사에 임해준 봉사원들에게 크게 감명 받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번 다낭 고아원 방문은 송탄협의회의 첫 해외 봉사활동이다. 이광은 회장은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또 방문하겠다”며 다낭 고아원생들과의 인연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해외봉사활동에 직접 참여는 못했지만 적극적으로 물품을 지원하고 현금으로 지원하는등 모두 한마음으로 협력해준 송탄협의회 모든 회원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송탄협의회는 생계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생필품 기부, 기부금 모금 및 전달, 환경 정화, 수해복구 활동 등을 이어오고 있다.

[청소년 Q&A] 스마트폰 사용 문제로 아이와 다툼 어떻게 할까요.

Q. 중 2가 된 딸아이가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빠져 시간과 규칙을 정해줘도 지키지 않습니다. 공부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자주 스마트폰 사용을 두고 아이와 싸우게 되는데 변하는 것 없이 관계만 불편해지네요.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일단 아이가 왜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지 이유를 확인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가 있으니까요. 아이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무엇을 하는지, 그것을 통해 어떤 욕구가 채워지고 있는지 이해하는 동시에 유해한 정보나 관계 등을 접하고 있지 않은지도 살펴야겠지요. 우리 아이는 가정에서 또 학교나 일상에서 의미 있는 정서적 만남을 갖고 있을까요. 정서적 접촉이 결핍된 경우 공허하고 지루해지며 공상이나 가상의 세계에 더 빠져들 수도 있습니다. 지금 내 아이의 정서는 어떤 상태일까요. 이러한 내용을 진솔하게 나누고 해결책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와의 관계가 잘 형성돼야 합니다. 부모가 편하고 신뢰감 있게 느껴질 때 자신의 속 얘기를 터놓을 수 있으니까요. 아이와의 관계가 불편한 상황이라면 일단은 아이와 친밀해지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의 마음 상태가 어떤지 관심을 갖고 바라봐야 합니다. 현재 무엇을 원하는지, 또 어떤 기분 상태인지 자녀의 이야기와 행동에 귀 기울여주고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봐 준다면 자녀와의 관계도 좋아지고 신뢰감도 생길 수 있습니다. 힘든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자녀와 만났을 때 하루에 좋았던 일이나 힘든 일은 없었는지, 자녀가 꺼리는 주제보다 가족 누구든 일어나는 일상의 주제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할 수 있는 대화를 나누고 따뜻하게 안아 주세요. 이런 일상이 모여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가족이나 또래와의 의미 있는 정서적 만남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사용도 줄어들고 자녀의 혼란스러운 사춘기도 잘 지나갈 것입니다. 조금미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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