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수의 국산으로 속여 폭리취해

수원중부경찰서는 28일 중국산 원사로 만든 수의를 국산으로 속여 대형병원에 납품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장의용품 판매업체 S목기대표 이모씨(43·수원시 팔달구 인계동)를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씨로부터 납품받은 수의가 중국산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국산으로 속여 팔아 폭리를 취한 혐의(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로 수원 A병원 영안실 책임자 김모씨(45·수원시 권선구 권선동)와 오모씨(39·수원시 팔달구 운만동)도 입건,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병원은 9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이씨로부터 중국산 원사로 만든 1등급 수의는 45만원, 2등급은 30만원에 납품받아 이를 전북 순창산인 것처럼 속여 각각 120만원, 70만원에 판매하는 등월 평균12벌을 판매, 폭리를 취한 혐의다. A병원은 또 위생관리라는 명목으로 영안실 이용자들에게 외부음식 반입을 금지하고 영안실 식당과 매점만을 이용하도록 해 하루평균 600여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불공정 거래행위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씨로부터 수의를 납품받은 다른 병원들도 국내산으로 속여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신현상기자

무너진 지체아들의 꿈

28일 오전 5명의 어린 천사들과 함께 목숨을 잃은 ‘샘터조기교실’ 임성창 원장(33·파주시 금릉동 199-6)의 희망은 자폐아, 뇌성마비 등 정신지체아동에게 체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학교를 설립해 주는 일이었다. 임원장은 양친 모두가 농아라서 이 꿈은 더욱 절실했다. 부모가 선천적 장애를 안고 산다는 사실을 깨친 임원장은 중·고등학교시절 우수한 학업성적에도 불구하고 지난 87년 G복지대학 특수교육학과에 입학해 꿈을 키워나갔다. 정신지체아들을 체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기관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안 임원장은 지난 93년초 고양시 토당동 현재 위치에 지금의 학원을 설립했다. 현행법상 정신지체 아동들을 교육할 수 있는 사설학원은 설치할 수 없어 인가를 받지 못했다. 곧이어 같은 대학 같은 학과를 졸업한 송은수씨(29)와 결혼한 임원장은 비인가 시설임에도 장애아들인 동진(4), 동현(5) 등 자신의 두 아들이 남들못지않게 자라도록 열심히 일했다.정원장의 소문은 서울 일대까지 알려져 임원장에게 자식을 맡기기 위해 고양시로 이사하는 부모들도 있었다. 사고 차량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양진영군의 아버지 양명수씨(45·고양시 마두동)는 “부천에 살다 아들이 다니는 병원에서 임원장의 소문을 듣고 지금의 강촌마을로 이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씨는 “부모도 장애인인데다, 뚜렷한 신념을 갖고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했다는 말을 다른 학부모로 부터 듣고 임원장에게 우리 아이를 맡기기로 결심했었다”며 젊은 일꾼의 죽음에 넋을 놓았다. 임원장의 친구인 송해성씨(34·현대자동차 벽제영업소 근무)는 “임원장이 최근에는 너무 힘들다며 운전기사를 구하는 중이었다”고 말하고 “조금만 서둘렀다면 이같은 비운은 맞지 않았을 것”이라고 애통해 했다./고양=한상봉기자

고양 출근길 교통사고 이모저모

○…화성씨랜드 화재사건에 이어 28일 오전 8시25분께 또 다시 고양시 주교동에서 어른들의 잘못으로 6명의 어린생명이 목숨을 잃자, 시민들은 운수회사측의 잘못이 크다며 분노. 특히 가던 길을 멈추고 사고현장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119 구조대의 구조모습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지켜보다, 구조가 늦어지자 일부는 울음을 터트리기도. 그러나 현장을 지나는 차량들이 사고 장면을 구경하느라 정차하거나 서행운전을 해 교통지도에 나선 경찰들이 소리를 지르는 등 강력히 항의. ○…구조가 진행되던 시각 고양시 토당동에 위치한 샘터조기교실에서는 김진희 교사(27·서울 양천구 목동)가 임성창 원장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아이들을 마중. 그러나 원생들을 태우러 나갔던 임성창 원장(33)과 승합차가 9시가 넘도록 돌아오지않자 휴대폰 통화를 시도. 김교사는 본지가 사고발생 45분후 비보를 전하자, “그럴리없다”며 믿지 못하겠다는 표명. 사고 사실을 확인한 김교사는 “비록 장애를 안고 사는 아이들이지만 그초롱한 눈방울을 가진 천사들이 죽을리 없다”며 통곡. ○…김교사로 부터 소식을 듣고 시신이 안치된 S병원에 가장 먼저 도착한 임원장의 부인 송은수씨(29)는 넋이 나간듯 야속히 떠난 남편을 목놓아 불러 주위 사람들의 눈까지 충열. 또 천호준군(5·고양시 마두동)의 할머니 김모씨(63)는 “아침에 승합차에 탄 호준이가 ‘할머니 빠이빠이’를 자꾸하며 시선을 끝까지 놓지 못하더니 결국 이렇게 가려고 했나 보다”며 목놓아 오열. ○…승합차에 탄 7명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한 양진영군(5·고양시 마두동 강촌마을)의 아버지 양명수씨(45)는 “내 아들은 살았지만 천진난만하던 어린 것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토로. 양씨는 “10년전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며 “아들까지 잃지 않은 것이 천

안전불감증이 부른 人災

브레이크 고장버스의 질주안전수칙을 우습게 여기는 고질병은 우리사회에서 아예 치유 불가능한 일인가. 30명의 사상자를 낸 고양 원당지하차도 앞에서의 시내버스 연쇄충돌사고는 이러한 체념과 회의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어이없는 사고였다. 사고버스는 아침 출근시간 내리막길에서 과속으로 달리다 브레이크 고장을 일으켜 화물차와 승용차 등 7대를 잇따라 들이받고 또 달리다 트럭과 충돌하는 등 8중 충돌사고를 낸뒤에도 멈추지 못한채 마주오던 승용차를 들이받은뒤 승합차와 정면충돌한 뒤에야 겨우 멈췄다. 그야말로 1.5㎞를 좌충우돌한 공포의 질주였다. 이 사고로 승합차에 타고 학원에 가던 지체장애 어린이 5명 등 6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다. 변을 당한 어린이들이 9세이하의 지체장애 어린이라는 점에서 마음이 무겁다. 제몸 가누기가 불편하면서도 학원에 갔다오겠다며 웃으며 차에 올랐던 어린 장애자식들의 주검앞에 선 부모들의 심정은 어떠하겠는지 딱하기만 하다. 이번 사고는 특히 문제의 사고버스가 지난 17일에도 브레이크 고장을 일으켜 운전기사가 차고지에 돌아와 정비사들에게 수리를 의뢰했었다는 점에서 버스정비에 문제가 있었지 않았나 여겨진다. 상식적으로 봐서 그때 제대로 수리했더라면 열흘만에 어떻게 똑같은 고장이 날 수 있겠는가. 필시 버스자체가 워낙 낡아서 수리불능이었던지, 아니면 정비불량이었을 것이다. 여하튼 고장이 났던 버스를 완전히 수리하지 않은채 운행케 한 회사측은 물론, 운전기사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거침없이 달린 것은 평소 인명과 안전을 경시한 운송종사자들의 횡포와 버릇이 그대로 드러난 예가 아닐 수 없다. 교통안전관리법 등이 운송사업자에게 주2회씩 자가점검토록 했던 의무를 없앤것도 문제다. 아무리 규제완화 때문이라고는 하나 풀것을 풀어야지 인명과 관계된 대중교통수단인 버스정비를 자율에 맡긴 것은 우리 현실에선 아직 이르다고 본다.

축근길 시내버스 연쇄충돌 30여명 사상

브레이크 고장 시내버스가 1.5㎞를 질주하면서 마주오던 승합차와 승용차 11대를 잇달아 들이받아 지체장애아 5명 등 6명이 숨지고 2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8일 오전 8시25분께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 일산신도시 방향 원당지하차도 입구 앞길에서 선진운수소속 서울74사5570호 158-4번 좌석버스(운전자 이동화·44)가 서울에서 일산신도시로 운행하던중 언덕길에서 브레이크가 고장나면서 지하차도에 진입하려던 경기45거××××호 소나타 승용차 등 차량 7대를 들이받은뒤 지하차도 우회도로로 진입해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경기45고××××호 르망승용차 왼쪽 뒷문을 들이받았다. 이 버스는 연이어 고양소방서 앞길에서 경기76구××××호와 또다시 충돌하고 1.5km를 운행한뒤 마주오던 스타렉스 승합차(운전자 임성창·33)등 차량 3대와 충돌하면서 정지됐다. 이 사고로 스타렉스 운전자 임씨와 함께 타고 있던 정신지체아 5명 등 6명이 숨지고 버스 승객 고경실씨(36·여·서울 은평구 구산동) 등 24명이 다쳐 인근 5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중앙선을 넘어온 버스에 사고를 당한 스타렉스 승합차는 덕양구 토양동 ‘샘터조기교실’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뇌성마비 자폐증 등 정신지체아동들을 통학시키다 변을 당했다. 사고를 낸 버스 운전기사 이씨는 “시속 20여km로 운행하던 버스가 갑자기 브레이크 작동이 되지 않은채 첫번째 사고로 조수석이 심하게 부서져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할 수없어 이같은 사고가 발생했다”고 경찰에서 밝혔다. 이에대해 선진운수 관계자는 “이 버스는 에어로 브레이크가 작동되는 버스이기 때문에 브레이크가 파열되면 자동으로 정지하면서 운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당초 제동장치에 이상이 있거나 아니면 1차 추돌후 제동장치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 오후 사고버스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폭력2반의 남다른 노력

최근 금은방이나 전당포, 아파트 엘리베이터 곳곳에는 사건담당 형사들의 이름과 연락처를 명기한 이색 스티커가 붙어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범죄로부터 피해를 당하셨습니까?”라는 내용밑에 적힌 핸드폰 번호의 주인공은 바로 수원중부경찰서 형사과 형사계 한효성(37)반장을 중심으로 임승균(34), 정용권(35), 이덕교(33), 소석호(32)형사로 구성된 폭력2반원들. 형사에게 있어서 신분노출은 절대 금물. 그러나 이들은 이러한 위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 8월부터 자신들의 전화번호가 적힌 스티커를 사비까지 들여 제작할 정도로 업무에 대한 열과 성의는 대단하다. 폭력2반의 이러한 적극적인 노력과 스티커를 이용한 기발한 아이디어는 타 부서보다 월등한 범죄자 검거율와 범죄첩보를 자랑한다. 실제로 지난 23일 손님을 가장해 금은방에 들어가 금품을 훔쳐온 10대 남녀를 검거하게 된 경위는 폭력2반원들이 곳곳에 붙여놓은 스티커 덕분. 특히 뛰어난 범죄첩보 능력은 자칫 미궁으로 빠질뻔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실력을 발휘하곤 한다. 지난 9월 1년전 재산문제로 아버지를 때려죽인 뒤 사고사로 위장해 장례까지 치른 패륜아를 검거하기 위해 5개월동안 치밀한 수사를 벌여 마침내 진실을 밝혀내는 쾌거를 올렸다. 또 지난 8월에는 수원·안양·화성 일대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2인조 연쇄 택시강도범 가운데 주범 박모씨(28)를 수일간의 끈질긴 잠복근무 끝에 검거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민생치안을 가장 큰 보람과 사명감으로 느끼는 이들은 “움직이는만큼 얻게 된다”라는 말을 철칙삼아 쌀쌀해진 밤추위에 옷깃을 여미며 오늘도 어김없이 경찰서를 나선다. /신현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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