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만나고싶었습니다] 과천시장 여인국

여인국(57) 과천시장은 비싼 소고기나 회보다는 순대국과 콩나물을 즐겨 먹는다. 아들, 딸이 챙겨주는 용돈은 죄다 저금한다. 최근에는 관용차량 대신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다니고 관용차량을 이용할 때면 수행비서에게 차 뒷문도 못 열게 한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경비절감에 나선 지자체의 짠돌이 행보가 단체장의 생활스타일까지도 바꾸고 있는 것일까. 1월 10일 여인국 시장을 만났다. 지난 2002년 6월 과천시장으로 취임한 이래 10년을 과천맨으로 살아온 그는 요즘 새해를 맞아 동별 신년인사회를 챙기느라 여념이 없다. 주민들과 만나는 자리에 나갈 땐 양복 한벌 쫙 빼입고, 빤짝거리는 넥타이로 멋내고 싶어지기도 할텐데 그에겐 통하지 않는다. 인터뷰 당일에도 한 3~4년은 입었을 법한 와이셔츠를 입고 있었다. 10년차 베테랑 과천시장에게 인터뷰는 어쩌면 식은 죽 먹기보다 쉽고, 간단한 일일지도 모른다. 3번 연속 재임에 성공한 그에게 남은 임기는 이제 1년 6개월. 군대로 따지면 말년 병장인 셈.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할 시기인데, 여인국은 거꾸로다. 늘 한결같이 신참의 자세로 거꾸로 살아가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산부인과 의사ㆍ군인이 되고 싶었던 아이친구 같은 시장이 되다 여인국 시장이 어렸을 때 인국이는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맘때 보통의 남자 아이들이라면 대통령이요, 과학자요, 아니면 경찰관이요라고 했을게다. 그러나 여 시장의 답변은 동네 아줌마들을 배꼽 잡고 웃게 만들었다. 산부인과 의사가 되고 싶어요. 똘망똘망한 사내아이가 그냥 의사도 아니고 산부인과 의사가 되고 싶다고 하니 동네 어르신들이 보시기엔 신통방통했을 것이다. 어렸을 적이니 아마도 소아과 의사를 착각해서 산부인과 의사라고 대답했을 겁니다.(하하) 제 눈을 빤히 보시면서 너 장래희망이 뭐냐고 물으시며 하하호호 웃으시던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동네 아줌마들께 웃음을 안겨주던 산부인과 의사의 꿈은 중3 때 군인으로 변했고, 고등학교 1학년 땐 작은 마을에 군수가 되어 대한민국 최고의 마을을 만들어보자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군수가 되자는 그의 꿈은 한국외국어대학교 행정학과에 입학하면서 좀 더 가까워지게 된다. 제24회 행정고시 합격 후 환경청 행정사무관을 시작으로 교통부 국제협력과장, 건설교통부 도시철도과장 등을 거쳐 중앙부처에서 18년을 지내면서 그는 나라를 위해 헌신했다. 이후 경기도로 내려와 건설도시정책국장, 용인부시장, 경기도 환경국장을 지냈다. 똑소리나게 일 잘하던 그는 2002년 과천시장이 됐다. 인구 7만의 과천에서 작은 마을의 군수가 되고 싶다는 그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된 것. 여인국 시장이 취임 후 지난 10년 동안 과천은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성장했다. 과천은 1년 예산이 2천200억 내외로 재정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돈 많은 도시가 절대 아닙니다. 단지 돈이 많은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과천도 세수가 부족한 상황이지만 주요정책인 교육과 복지 예산만큼은 삭감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교육복지와 주민복지에 투자되는 예산은 500억원으로 전체 예산 가운데 25%를 차지합니다. 과천이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평가받은 이유는 다름 아닌 교육환경 때문이다. 여인국 시장은 재임 기간 중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을 현실화하기 위해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학자금 대출이자 전액을 지원해 학부모들의 걱정을 덜어 주고 있으며 방과 후 온종일교실, 학부모보조교사제 등을 운영해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힘쓴 결과, 2012학년도 수학능력평가 전 영역에서 과천시가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서서히 보이고 있다. 과천지식정보타운 지구계획 확정언제까지나 살고 싶은 과천 확고히 매진 해군 중위 출신인 그가 군인정신으로 10년차 과천시장직을 원만하게 수행하고 있지만 간혹 힘이 부칠 때가 있다. 과천지식정보타운 보금자리주택 사업이 바로 그 중 하나였다. 지난 10여년 간의 진통 끝에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되었습니다. 과천지식정보타운 사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사업이 변경되면서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시장 주민소환과 LH의 사업추진 지연 등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지난해 모든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올해 토지보상을 앞두고 있습니다. 어렵게 진행된 사업인 만큼 리스크 없이 사업을 완료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총 135만㎡ 규모의 과천지식정보 보금자리주택 내에는 총 6천217가구의 주택이 건설될 계획이며 이 가운데 임대 또는 중소형 공공분양인 보금자리주택이 65.3%(4천60가구)를 차지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사업면적의 16.8%인 23만㎡를 지식기반산업용지로 확보해 쾌적한 기업환경이 조화되는 복합도시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성공의 열쇠는 바로 기업유치에 달렸다. 현재 7개의 기업이 입주를 희망해 MOU를 체결한 상태다. 남은 임기동안 여인국 시장이 전력투구해야 할 분야이기도 하다. 2013년 해가 뜨면서 과천시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부과천청사 이전 때문이다. 여인국 시장도 정부청사가 이전하면 과천은 뭐 먹고 사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여유를 잃지 않는다. 시 승격 이후 25년 만에 맞는 급격한 환경에 시민들의 염려와 걱정이 클 겁니다. 정부과천청사 이전으로 지역경제 붕괴와 공동화 현상 등을 우려하는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단지 일시적으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청사에 새로 입주하는 기관의 조기 입주와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 정부청사 이전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먼 훗날 공주시장은 울고 과천시장은 웃을 겁니다.(하하) 지금이야 허허 웃지만 2012년 여인국 시장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마음고생이 컸다. 여인국시장주민소환운동본부가 정부 보금자리주택 정책, 과천정부청사 이전 등에 대한 여 시장의 미온적인 책임을 묻겠다며 서명작업을 벌여 주민소환투표가 발의됐기 때문. 결국 유효투표율 33.3% 못넘겨 주민소환은 무산됐다. 돌이켜보면 고비마다 쉽지 않은 난관이 있었지만 언제까지나 살고 싶은 과천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저를 지켜주고 주민들의 응원이 저를 키워주었습니다. first in last out 화재진압하는 소방관의 자세로 살자 큰 파고를 넘고 한층 더 단단해진 그는 위기는 곧 기회는 생각으로 흔들림없이 시정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2013년도 과천시정의 키워드는 마무리, 즉 해피엔딩이다. 그리고 여 시장도 개인적으로 새로운 출발을 위해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직원들에게 6시에 칼퇴근하라고 잔소리한다. 그리고 시간날 때마다 테니스를 치고 섹소폰을 분다. 매일 아침 7시 40분 영어회화 공부를 한다. 최근 소방관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타워를 봤습니다. 소방대장 영기(설경구)가 시민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해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셨는데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소방관 사이에는 first in last out이라는 말이 있는데 화재현장에 맨 먼저 들어가 맨 나중에 나온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영화 속 정치인은 여전히 혼자만 살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모습에 무척 불편했습니다. 최근 본 영화에서 시민들을 위해 희생한 소방관처럼 살고 싶다는 여인국 시장. 그는 과천을 위해서라면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10년 동안 과천시민의 격려와 칭찬을 먹고 살아온 그는 남은 임기 1년 6개월 동안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물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후임시장을 위해서 조용하게 사는 게 미덕이라는 신념으로 오로지 시정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는 시간과 자리에 연연해 하지 않고 대학 새내기처럼, 사회 초년생처럼 거꾸로 살며 과천의 행복하게 만들고 있다.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반갑습니다] 김태영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경기도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든든한 사업 파트너 역할을 수행해 온 경기신용보증재단. 지난 8년간 경기신용보증재단을 이끌어온 박해진 이사장이 지난해 12월 퇴임하고 김태영 이사장이 새롭게 취임하면서 올해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제10대 이사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김태영 신임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1월 2일 취임식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견인 ▲2015년까지 기본재산 7천억원 이상 확보 ▲대위변제율 2% 수준으로 축소 ▲고객 중심현장 경영을 통한 보증지원 강화 ▲일하기 좋은 직장 만들기 ▲선진종합금융기관 도약 등 6개 과제 달성을 약속했다. 김태영 이사장을 만나 취임 소감과 향후 운영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제2의 고향 경기도고향에 봉사한다는 신념으로 일할 것 경기신보 이사장으로 취임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김 이사장은 인터뷰 직전까지 업무보고를 받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모습이었다. 어렵사리 인터뷰를 시작한 김 이사장은 여러모로 부족한 데도 불구하고 경기신보 이사장으로 취임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이사장은 경기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통한 서민경제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중책을 맡게 된 데 대해 두려운 마음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며 우리 재단은 지난 1996년 설립 이래 지금까지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 왔으며, 도내 중소기업ㆍ소상공인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정책 보증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신임 이사장으로서, 그동안 재단 임직원이 함께 쌓아 올린 고귀한 업적에 누가 되지 않도록 금융 업무를 40년 이상 담당한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도에서 태어나진 않았지만 20년 이상 경기도에서 살고 있다. 내 고향에 대한 봉사라는 신념을 갖고 일하겠다며 다시 한 번 도민들을 위해 일할 것을 다짐했다. 올해도 경기 회복 쉽지 않아취약계층 지원 확대할 것 지난 1971년 농협에 입사해 40여년 넘게 금융업계에 종사한 김 이사장은 올해 경제 상황을 어떻게 내다볼까. 김 이사장에게 경제전망을 부탁하자 쉽지 않다는 말로 자신의 의견을 에둘러 표현했다. 김 이사장은 유로지역의 재정위기 장기화로 세계교역이 급격히 위축되고 소비심리가 악화되면서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으며 이로 인해 선진국의 경제악화가 신흥국으로 이어지면서 경제성장률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대외여건의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수출부진 등 저성장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며, 이와 함께 가계부채 문제, 부동산시장 침체, 양극화 지속, 청년실업 문제 등으로 경기회복이 더딜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듯 경제 여건이 어려울수록 서민들이 찾는 곳이 바로 경기신용보증재단이다. 김 이사장 역시 경제 상황을 감안해 취약계층을 최대한 끌어안을 것을 다짐했다. 김 이사장은 국내외적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재단의 경영여건도 과거와는 다른 힘든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며 먼저 적극적인 보증지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특히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기도 전략산업을 우대 지원하는 한편 창업기업, 여성기업 및 사회적 기업 등 사회 취약층의 지원을 확대해 서민경제 안정화를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 경제적 취약계층인 영세 소상공인들이 이용하고 있는 고금리 사채를 저금리의 제도권금융으로 전환해 이자 부담을 대폭 경감하고 햇살론, 나들가게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영혁신을 통한 고객만족경영 구현 전임 이사장인 박해진 이사장은 경기신보에 많은 업적을 남기면서 현재의 경기신보가 있기까지 가장 큰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박 이사장의 후임인 만큼 김 이사장의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김 이사장은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면 된다며, 더욱 내실을 다지고 외부 사업도 충실히 확장해 경기신보 제2의 도약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김 이사장은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고객중심의 최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콜센터 신설, One-Stop 보증지원 실천, 찾아가는 보증지원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며 일 중심ㆍ성과중심의 합리적인 성과관리 시스템구축으로 신상필벌의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 자율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투명경영 실천 및 청렴도를 높여 대외 신임도 개선에도 주력해 고객만족경영을 반드시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경기신보는 지난 1996년 설립 이래 지난해 연말까지 총 보증공급 규모가 34만여개 업체, 10조7천여억원에 이르고 있고, 지역신용보증재단 최초로 총 보증공급 10조원을 돌파하는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며 앞으로도 재단은 도내 지역경제 활성화를 선도하고 도내 기업인ㆍ소상공인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서 보증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신보는 올해 1조3천200억원, 2014년 1조3천800억원, 2015년 1조4천500억원을 보증지원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든든한 동반자 경기신보 경기신보가 보증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보증재원인 출연금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 이사장 역시 출연금 확보에 대한 계획을 단단히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김 이사장은 금융보증협약보증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출연금을 최대한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경기도 출연 및 시ㆍ군 출연금 조례제정을 통해 출연금의 정례화 및 제도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금융기관 및 정부출연 확대와 대기업 등으로부터의 출연금 확보도 적극적으로 유도, 도내 대기업으로부터 출연금을 확보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나눔의 상생 문화를 구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경기신보 이사장으로 취임한 후 첫 언론 인터뷰라는 김 이사장. 첫 인터뷰인 만큼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유럽재정 위기로 시작된 경기침체로 도내 중소기업ㆍ소상공인 여러분이 매우 힘든 상황에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경제가 어렵더라도 큰 꿈과 목표를 가지고 도전정신을 잃지 않는다면 분명히 밝은 미래가 찾아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올해도 재단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적극적인 보증지원으로 도내 중소기업ㆍ소상공인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정책 보증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다. 서민경제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경기신용보증재단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profile 성 명 김태영(金泰永) 학 력 부산 영남상업고등학교 졸업 명지대학교 경영학과 졸업(경영학사)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최고위과정 수료 경력사항 1971년 농협중앙회 본부 영업부ㆍ저축부 근무 2004년 농협경기지역본부 은행사업 본부장 2008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은행장) 2012년 미래에셋생명보험㈜ 사외이사, 감사위원 수상경력1979년 대통령 표창(농촌저축유공) 1985년 농림수산식품부장관 표창(농어민후계자육성유공) 1994년 재경부장관 표창(금융발전유공) 2005년 기획재정부장관 표창(국민저축증대유공) 2010년 은탑산업훈장 제1112호(중소기업금융지원유공) 글 _ 이호준 기자 hojun@kyeonggi.com 사진 _ 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경기초대석] 이양형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

소방은 단순히 화재만 진압하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장애인과 노년층 등 사회적 약자를 보살피는 등 복지 개념이 날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만큼 소방 업무는 곧 복지를 구현하는 일입니다 취임 3년차에 접어든 이양형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58)은 소방업무에 대한 소신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화재뿐만 아니라 태풍과 가뭄, 폭설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급수지원, 제설, 배수작업, 고드름제거 등을 통해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은 기본이라며 최근에는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한 임산부노인전용 구급차 운용도 확대하는 등 복지와 관련한 멀티플레이어로서의 역할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6분마다 1명 꼴로 구급활동 도소방재난본부는 1천200만 경기도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만큼 역할이 막중하다. 이 본부장은 도소방재난본부의 역할론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경기도에서 일어나는 각종 재난대응은 물론이고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생활 속 사고 예방까지, 경기도의 안전을 지키는 기관으로 1천200만이 넘는 인구와 1만㎢의 광범위한 구역을 책임지고 있다. 이는 전국 인구의 23.6%에 해당하고, 면적은 10.2%에 달하는 만큼 그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많은 인구와 큰 면적을 책임져야 하기에 도소방재난본부의 인력과 인프라는 막강해야 한다는 것이 이 본부장의 생각이다. 도내에는 소방재난본부, 북부소방재난본부, 소방학교, 34개 소방서에서 총 6천179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펌프차, 탱크차, 고가차, 굴절차, 화학차 등 각종 소방차량, 최첨단 소방헬기, 소방정 등 1천381대의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막강한 인력과 시스템을 바탕으로 2012년 도소방재난본부는 빈틈없는 소방활동을 전개해왔다. 이 본부장은 지난 한해 동안 1만19건의 화재 진압, 5만2천121건의 구조출동, 31만7천310명의 구급이송 등 쉴 새 없이 소방 활동을 벌여왔다. 이를 시간단위로 풀어보면 화재는 50분마다 1건, 구조활동은 10분마다 1건, 구급활동은 1.6분마다 1명 꼴이었다. 특히 지난해는 화재, 구조, 구급 등 기본출동 외에도 100년만의 극심한 가뭄과 함께 볼라벤과 덴빈 등 태풍, 폭설 등 자연재난으로 현장활동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움이 컸다고 토로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도소방재난본부는 지난해 화재사망자를 지난 10년 동안의 평균 104명에서 56명으로 46%나 획기적으로 줄였고, 물놀이 안전사고 제로화를 달성했다. 서민 밀착형 119 실현 올인 이 본부장은 올해 경기도 소방이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방향과 시책에 대한 비전도 제시했다. 우선 도민 생명 및 재산보호와 함께 대원 안전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교육훈련, 현장대응역량 강화, 현장지휘권 확립을 통해 순직사고 제로화를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두 번째로는 서민 밀착형 119를 실현하기 위해 소방공무원 월급의 끝전을 적립하는 119마음모아 기금운영, 푸드뱅크 등 식생활 기부단체와의 MOU체결을 통한 급식 지원, 재난심리 치유지원센터 운영 등으로 재난피해 주민을 경제적정신적으로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또 사회 취약계층을 화재 등 재난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소방시설(단독경보형 감지기, 소화기 등)을 확대 보급하고 전기가스 안전점검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원격영상 의료지도 시스템을 구비한 중환자용 구급차,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한 임산부노인전용 구급차, 혹서혹한기에 대비한 Call & Cool, Call & Warm 구급차를 운영해 119구급차의 이동병원화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인력난에 순직자 늘어나는 소방관 현실 안타까워 지난해 말 일산소방서에서 두명의 소방관이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매해 발생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이 본부장은 2009년을 제외하고 최근 5년간 경기도에서는 소방관 순직이 매년 두 명 꼴로 발생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 같은 순직사고가 발생하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 소방관들이 재난현장에서 업무를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이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제도적 측면으로는 기존에 소방서에서 수행하던 소방검사 업무를 민간위탁으로 전환시킨 결과 화재현장에 투입되는 소방관들이 대상물의 내부구조나 위험요인을 사전에 파악하여 대비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또 구조적 측면으로는 화재 발생 시 패닉에 빠진 관계자와 지역주민들의 진입요구에 따라 사후 민원 및 문책을 피하기 위해 위험한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건물 내부로 진입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두번째로는 현장 대응 인력의 부족을 꼽았다. 도소방관의 1인당 담당인구는 2천4명으로 전국(1천208명)에서 가장 많고, 3교대 비율도 80.9%(전국 93.9%)로 낮은 것이 현실이며, 지역내 74개소 중 62개소는 1일 1명 나홀로 근무를 하는 등 부족한 인력으로 현장대응을 하다 보니 사고 위험성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이 본부장은 또 경기도 소방은 기구가 소방재난본부와 북부본부로 나눠져 있지만 책임 및 권한이 명확하지 않아 대형사고 발생 시 일사불란한 지휘통솔이 어려운 점도 현장 안전사고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순직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에 대해 이 본부장은 전 직원에 대한 안전사고 예방교육을 강화하는 동시에 소방서 팀장급 직원 161명을 안전센터 현장안전점검관으로 지정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화재진압 시 무리한 진입보다는 연소확대 방지에 주력하고 인명구조를 위해 건물진입이 필요할 경우에는 열화상내시경 카메라, 가스탐지기 등 첨단장비를 활용해 안전을 확보한 후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진입하는 현장활동 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13만7천585개소에 이르는 주요 소방대상물을 대상으로 내부 구조와 위험요소에 대해 사전 조사를 벌여 이에 대한 숙지 훈련을 실시하고, 대형화재 취약대상 등 871개 대상물의 소방시설 및 건물 주요정보를 태블릿 PC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2015년까지 84억원을 투입해 유형별 화재훈련장과 위험물훈련장, 특수재난훈련장을 설치해 화재진압 및 인명구조 등 실전교육을 통해 대원들의 현장대응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글 _ 이명관 기자 mklee@kyeonggi.com 사진 _ 추상철 기자 scchoo@kyeonggi.com

[Movie&현장] 인천국제공항 영종도

국내 영화나 드라마 중 세트장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이 촬영되는 장소가 인천국제공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천국제공항은 영화나 드라마의 최고의 단골손님이다. 특히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은 물론 인근 무의도와 해수욕장 등도 영화 촬영지로 인기다. 배우들도 서울에서 차를 타고 1시간 내에 올 수 있는 가까운 거리면서도 낙조와 함께 멋진 바닷가를 배경으로 촬영할 수 있기에 촬영지가 영종도나 인천국제공항으로 정해지면 반긴다고 한다. 최근에는 한류 열풍을 타고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드라마 촬영팀도 인천국제공항을 찾고, 일본 및 프랑스 다큐멘터리에서도 인천공항이 등장했다. 지난 2001년에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은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 활용됐지만 인천 영상위원회의 로케이션 촬영 지원이 시작된 2007년 이후 현재까지 인천국제공항과 영종도 일대에서 촬영된 영화나 드라마는 총 56편이다. 2007~20097급공무원 박쥐 등 촬영 지난 2007년부터 영상위원회의 로케이션 촬영 지원이 시작된 탓에, 이 해에는 단 1작 품만 촬영됐다. 김대승 감독, 백윤식김미숙이 주연을 맡은 연인에서 두 주인공의 마지막 행복한 여행길을 표현하는 장소로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이 이용됐다. 실제로 중국 칭다오(청도)에서도 촬영이 있었던 탓에, 배우는 물론 스텝들까지 모두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했다. 2008년엔 영화와 드라마, 미국 다큐멘터리까지 모두 11편의 작품이 인천국제공항을 거쳐갔다.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과 지하 교통센터에서 조안민석이 열연한 헬로우 마이 러브(김아론 감독)를 비롯해 김하늘강지환의 7급 공무원(신태라 감독), Maya Seimer의 미국 다큐멘터리 Allothi Pou가 촬영됐다. 2009년은 무려 12편의 작품이 촬영됐다. 유지태윤진서 주연의 비밀애(류훈 감독)과 송강호강동원의 의형제(장훈 감독), 설경구류승범의 용서는 없다(김형준 감독), 나문희김수미의 육혈포강도단(강효진 감독)이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이 배경으로 등장했다. 2010~2012황해ㆍ러브픽션 등 촬영 줄이어 리키김이소정의 헝그리 로미오 럭셔리 쥴리엣(주지홍 감독), 송일국한채영의 MBC 인기 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이형선 감독)가 2010년 상반기 인천국제공항에서 촬영했다. 황정민류승범이 열연한 부당거래(류승환 감독)과 이선균최강희의 쩨쩨한 로맨스(김정훈 감독), 하정우김윤석의 황해(나홍진 감독), 임창정김규리의 사랑이 무서워(정우철 감독) 등도 여객터미널이 영화의 한 장면을 장식했다. 연말에는 동방신기의 The three voices(피터한 감독)라는 일본다큐멘터리가 촬영됐다. 2011년에는 정재영전도연의 카운트 다운(허정호 감독), 박예진지현우의 미스터 아이돌(라희천 감독), 손예진이민기의 오싹한 연애(황인호 감독), 이영훈손여은의 코인 라커(김태경 감독), 강타보아 등이 출연한 I AM.(최진성 감독) 등이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촬영됐다. 2012년 총 15편 촬영올해 첫 로케이션작 영화 고령화가족 지난해에는 총 15편의 영화 등의 배경으로 인천국제공항 등이 촬영되며, 최고의 해를 보냈다. 김강우백윤식의 돈의 맛(임상수 감독), 김명민염정아의 간첩(우민호 감독), 설경구문소리의 협상종결자(이승준 감독), 이정재최민식의 신세계(박훈정), 최승현한예리의 동창생(박신우 감독), 송지효재중의 자칼이 온다(배형준 감독), 박하선윤상현의 음치클리닉(김진원 감독) 등 열거하기 힘들 정도. 특히 말레이시아의 드라마 AKASIA JULIA와 Mencintaimu, Putih Abu Abu 2 등 3편이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촬영돼 눈길을 끈다. 올해는 박해일윤제문 주연의 고령화 가족(송해성 감독)이라는 영화가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환송장면 등을 촬영하며 첫 테이프를 끊었다. 글 _ 이민우 기자 lmw@kyeonggi.com

[Museum&Gallery] 부평역사박물관

부평은 현재 인천 부평구로 명맥을 잇고 있지만 그 역사를 보면 훨씬 광대하다. 바다를 중심으로 하는 인천 남부지역과 달리 현재 인천 부평구, 서구, 계양구와 경기도 김포시, 부천시 일대가 모두 부평문화권이었다. 과거 부평지역은 수도 한양의 서측 군사ㆍ경제적 요충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드넓은 부평평야를 바탕으로 풍요로운 농경문화를 꽃피웠던 지역이다. 근대에 이르러서는 일제 조병창이 들어선데 이어 미군기지가 자리잡는 등 인천 남부지역과는 별도로 역사를 이어왔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행정체제 개편이 진행되면서 인천에 흡수됐으며, 지역도 나뉘면서 지금은 경인고속도로 이남지역의 50만명이 사는 부평구만 남아 있다. 그럼에도 일찍이 농경문화로 대표되는 부평의 문화만은 계속돼 과거 부평문화를 복원하고 근대 이후 부평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겠다는 움직임이 지난 2003년부터 계속됐다. 이러한 움직임은 결국 실질적인 운동으로 이어져 부평만의 박물관 건립을 추진, 구 단위의 역사박물관으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부평역사박물관이 자리 잡게 됐다. 2007년 삼산동에 개관유물 1천600점 소장 부평역사박물관은 지난 2007년 인천시 부평구 삼산동에 3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3천56㎡규모로 개관했으며 1천600여점의 유물을 소장 중이다. 부평구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부평역사박물관은 상설전시실, 부평역사ⅠⅡ실, 농경문화실, 기증전시실, 기획전시실, 농경문화실 등으로 구성됐다. 어린이 관람객들에게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흥미있게 교육시켜 줄 수 있는 체험학습실, 도서열람과 Web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보 라이브러리, 사회교육프로그램 및 문화공연 등의 용도로 활용되는 다목적실, 그리고 1층과 2층에 북만화까페 등 테마별로 계획된 휴게 공간도 갖췄다. 박물관 옥외에는 전통시대 부평 지역의 초가집을 재현한 야외전시기능과 전통문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조각공원과 민속놀이 체험장을 구성해 복합적인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부평역사박물관은 다양한 주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전시 기획과 사회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지역민들의 문화 향수 증진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 관람객 위주의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전시 유물의 보호 차원에서 행해지는 일련의 전시연출 규제를 대폭 완화해 주민들에게 편안하고 즐거운 휴식처가 되고 있다. 인천에서 보기 드문 농경문화 한눈에 농경문화실은 해양문화권인 인천 다른 지역과 달리 부평평야를 바탕으로 형성된 농경문화에 초점을 맞추어 전통시대 농경민들의 삶과 문화를 전시하는 공간이다. 전통시대 농가의 사계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오라마 전시를 비롯해 계절별 사용됐던 농기구를 전시하고 있다. 또한 사계절 세시풍속 및 의식주, 관혼상제 관련한 유물자료 및 영상물이 전시되고 있어 전통시대 보편적인 농가의 모습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부평지역의 대표적 무형문화유산인 삼산두레풍물관련 전시 공간과 혜촌 김학수 선생의 작품에 애니메이션을 입혀 제작한 농가월령가 시청각 공간도 마련됐다. 부평역사Ⅰ실은 전통시대 부평문화권의 역사와 문화를 복원한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선사시대부터 1970년대까지 부평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입구에는 조선후기 고지도를 바탕으로 한 경기도 지역의 지도를 바닥에 전시 연출했으며, 전통시대 부평문화권 지역에 대한 부분은 미니어처 전시기법을 통해 과거 부평지역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부평문화권의 선사 유물과 고려 녹청자를 비롯해 부평향교와 부평도호부청사에 대한 전시를 통해 부평지역의 역사성을 강조하고 박물관의 교육적 기능에도 충실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근대 이후 부평지역의 역사적 정체성 확립을 위한 목적으로 주안염전, 부평수리조합, 조병창, 부평의 자동차공장, 미군부대 주둔 등에 대한 관련 유물자료의 전시를 통해 근대시기 부평의 격동적인 변화상을 재조명했다. 이밖에 지역주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제작된 지명유래의 변천과 부평지역의 학교사 그리고 부평의 대표적인 인물과 가문 등도 확인할 수 있다. 부평역사Ⅱ실은 1970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부평의 변화된 모습과 부평의 비전을 홍보하는 상설전시실이다. 부평지역의 행정, 경제, 사회문화 그리고 친환경 도시로서의 부평의 최근 모습과 부평 비전 21 마스터플랜 등 역동적인 부평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어 과거 부평의 모습과 더불어 미래 부평의 모습을 담았다. 실내에는 현재 부평구 권역의 문화 기반 시설을 축소 모형으로 전시 연출했으며, 이해하기 쉬운 문안 설명과 홍보 영상물, 국제교류 기념품 전시를 통해 구정 홍보관의 역할도 한다. 기증전시실은 나눔의 뜻을 전한 기증자를 위해 마련된 전시공간으로 이곳에는 부평구청 향토사료관에 기증한 유물을 비롯해 박물관 개관 이후 귀한 유물을 선듯 기증해주신 분들의 추억이 서려 있는 유물이 전시돼 있다. 전시 유물은 매년 교체된다. 기증전시실은 아름다운 추억의 나눔이라는 제목 아래 많은 이들의 고귀한 뜻이 한 곳에 모여 이루어진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박물관은 부평과 관련한 자료 혹은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오래된 자료를 상시 기증받는 중이다. 기획전시실은 상설전시와 달리 매년 새로운 전시 주제를 선정해 기획, 운영되고 있는 전시공간이다. 박물관 자체 기획전시 외에도 대관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인의 작품전시회가 열려 예술인과 지역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의미있는 공간이다. 박물관은 다양한 전시주제를 바탕으로 한 기획전시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부평구민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부평구민을 위한, 부평구민에 의한 문화충전소 역할을 하고 있다. 박물관 외부 야외전시체험장은 19세기 부평지역 전통농가인 초가를 그대로 복원해 옛 선조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옛 초가에 대한 복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계절별로 전시유물을 재배치하고 있으며, 세시풍속 및 민속놀이 등을 통해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관람안내---------------------------------------------------------- ㆍ관람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ㆍ입장료: 무료 ㆍ문의: (032) 362-5092 글 _ 박용준 기자 yjunsay@kyeonggi.com 사진 _ 부평역사박물관

[CEO성공스토리] 홍은수 남양농협 조합장

소를 좋아하던 한 소년이 있었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소를 끌고 풀을 베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소년이 초등학생이 된 뒤 어느 날 미술시간, 장래희망을 그림으로 그려보라는 말에 친구들은 저마다 대통령, 의사, 교사 등을 화려하게 그려냈다. 하지만 소년은 소를 키우는 모습을 그렸고, 그림을 본 선생님은 꿈이 그게 뭐냐며 깔깔대고 웃으며 핀잔을 줬다. 그 소년은 50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 200여 두의 소를 키우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처럼 소를 키우고,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그야말로 불철주야 동분서주하고 있다. 홍은수 화성 남양농협 조합장(65) 얘기다. 발로뛰는 조합장5선 위업 두터운 신임 방증 화성 관내 조합장 중 첫 농협중앙회 이사 진출 지역농협 전국 최초로 현대자동차연구소에 지점 개설 올해는 홍 조합장이 취임한지 꼭 20년이 되는 해다. 국회의원 선거를 해도 같은 사람을 두 번은 안 뽑는다는 화성에서 5선 조합장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망이 얼마나 두터운지 짐작해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홍 조합장은 파산 직전의 조합을 재임 6년만에 종합업적평가 전국 1위로 올려놓은 뒤 2009년에는 상호금융예수금 3천억원 달성, 2010년에는 하나로마트 매출 200억원 달성 등의 기록을 세웠다. 1993년 취임 당시 예금 160억원, 총자산 290억원이었던 조합은 현재 예금 3천200억원, 자산 3천900억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홍 조합장은 과도한 고정투자로 손실보전을 하느라 조합원들 배당은 커녕 직원들 월급도 못 준 적이 있었다며 우리 농협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저를 믿고 맡겨 주신 조합원들과 직원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공을 돌렸다. 하지만 지금의 남양농협이 있기까지는 무엇보다도 홍 조합장의 정확한 판단력과 발 빠른 추진력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지역 안팎의 평가다. 끈질긴 설득 끝에 지역농협으로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현대자동차 연구소 내에 지점을 개설한 것, 지역유지들과 힘을 합쳐 현재의 화성시청을 남양에 유치한 일 등은 그 스스로도 가장 보람있었던 일로 꼽는다. 농협 창구 임시직원부터 조합장까지 성공신화 주인공 남양농협의 변신 만큼이나 그의 이력도 드라마틱하다. 소를 키우다 1974년 창구직 임시직원으로 농협과 인연을 맺은 그는 18년간 직원으로 일하면서 퇴근 후에는 지역 농가의 소, 돼지나 배추, 포도 등 농산물 출하를 도맡아 했다. 돼지 한 마리를 싣는 데 한 시간이 걸리고 다 싣고 나면 손에 온갖 냄새가 배었지만 농민들이 애써 기른 농축산물이 제값을 받도록 하겠다는 마음으로 힘든 줄도 몰랐다. 서울 가락공판장에서는 돼지 경매사들과 술잔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은 덕에 값을 더 잘 받을 수 있었다. 당연히 농민들 사이에서 홍 조합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고 지도부장 재직 당시 조합장에 한번 나가보지 않겠냐는 제안도 들어왔다. 그렇게 창구에서 일하던 임시직원에서 조합장이 된 그는 직원시절부터 발로 뛰고 몸으로 부딪히며 조합원의 만족도를 높여왔던 것처럼 매년 20여억원의 교육지원사업비를 편성해 조합원 복지와 지역사회공헌활동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남양농협은 매년 원로 조합원 150여 명을 선정해 국내 및 해외에 선진지 견학을 실시하고 있고 각 영농회 경로당에 연료비를 보조하고 있다. 또한 조합원들의 자녀 학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매년 8천만원의 예산을 수립해 지원하고 있다. 홍 조합장은 이밖에도 조합원들의 영농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농약, 비료 및 각종 영농자재를 보조해 드리는 등 여건히 허락하는 한 최대한 조합원 복지사업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다문화 가족을 위한 친정나들이사업, 독거노인 및 생활보호대상자를 위한 취약농가 인력지원사업, 원로대학운영,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등 소외된 계층의 복지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창립 51주년새로운 미래 설계하는 원년의 해 홍 조합장은 지난 2008년 화성지역 농협 조합장 가운데 처음으로 농협중앙회 이사로 진출했다. 중앙회 이사로 활동하면서부터는 지역농협과 중앙회의 상생에 대해 더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홍 조합장은 현재 전국의 지역농협들이 그 지역의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특산물을 가지고 가공공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각 지역농협마다 전국을 상대로 가공제품을 팔기 위해 무한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게 돼 경영에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전국 각지에 산재돼 있는 지역농협의 가공공장을 종류별지역별 등으로 연합해 중앙회에서 운영, 유통을 담당하고 지역농협에서는 생산에만 전념한다면 만년적자에 시달리는 지역농협 가공공장들의 경영도 개선되고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유통시킬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홍 조합장에게 2013년도는 남양농협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원년이라 할 수 있다. 올해가 남양농협 창립 51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남양농협은 지난해 농협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앞으로 다가올 50년의 미래를 계획하는 의미에서 창립 50년사를 편찬하기도 했다. 홍 조합장은 지난해는 국내외적으로 불황이 지속되고 금융환경도 좋지 않은 데다 극심한 가뭄, 태풍 등 유난히 어려웠던 한해였다며 그런 여건 속에서도 조합원들과 임직원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건전결산을 하고 50년사 편찬까지 해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계사년 첫날 시무식에서 살기 위해 허물을 벗는 뱀처럼 우리 임직원들도 변해야 산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홍 조합장은 올해 조합원 실익사업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동안의 금융위주의 사업에서 탈피, 조합원들에게 실익을 줄 수 있는 경제사업의 활성화를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홍 조합장은 주유소 신설 및 백화점식 영농자재판매장을 신규로 설치해 고유가 시대에 조합원들에게 안정적인 유류와 고품질 영농자재를 공급할 예정이라며 조합원들에게 실익을 제공하고 향후 우리농협 발전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경제사업활성화의 원년으로 정하고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근래 들어 금융환경과 경기침체, 주변환경 등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다시 한번 조합원들의 농협사랑이 필요하다면서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전 조합원이 농협을 믿고 이용해주신다면 아무리 큰 역경이 와도 무난히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조합원들을 향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글 _ 구예리 기자 yell@kyeonggi.com 사진 _ 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프리즘] 김홍섭 인천 중구청장

130년 전 중구를 시작으로 개항의 역사를 남겼듯이, 전 세계인이 중구로 다시 모여들어 교류하고 소통하는 제2의 개항 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지난해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인천 중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김홍섭 후보(64)가 당선됐다. 김 당선인은 총 유효투표수 5만5천387표 중 2만8천607표(52.55%)를 얻어, 2만5천823표(47.44%)를 득표한 민주통합당 강선구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김 당선인은 제23대 중구청장을 역임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1년6개월 동안 고향의 수장 역할을 하게 된다. 그는 올해는 인천의 모태이자 신문화의 시발지로서 우리 중구의 명성과 자존심을 회복해 나가는 일대 전환기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관광 전문가를 자부하며 유년시절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고향, 중구로 화려하게 복귀한 그가 앞으로 중구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들어봤다. 인천은 물론 대한민국의 심장 중구제2의 비상을 꿈꾸다 중구는 과거에도 그랬듯이 세계적인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경제자유구역을 두루 갖춰 인천은 물론 대한민국의 심장입니다. 에버랜드, 롯데월드, 서울랜드. 어릴 적 친구들과 어울려 또는 부모님의 손을 잡고 청룡열차와 회전목마 바이킹 등 놀이기구를 타던 아련한 설렘과 짜릿한 추억이 떠오르는 명소들이다. 인천에도 월미도에 있는 월미테마파크가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전국이 이 같은 시설을 갖춘 사업장이 200여 곳에 달한다. 이들이 서로 권익을 증진하고자 만든 단체가 (사)한국종합유원시설협회다. 김 구청장은 월미테마파크 대표와 (사)한국종합유원시설협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처럼 김 구청장은 전국에서 손꼽는 관광 전문가로 관광 발전에 대한 소신이 대단하다. 그런 그가 관광 도시 중구로 화려한 복귀를 했으니 시너지 효과는 당연한 것. 한편으로는 현재 침체기에 빠진 중구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야 하는 수장으로서 어깨가 더 무겁다. 김 구청장은 그동안 중구는 세계인이 통하는 공항항만이라는 거대한 지역기반이 있음에도 그냥 스쳐 지나가는 관문으로 소홀하게 생각해왔다. 이제는 새 부흥의 시대를 열 때가 됐다며 세계적인 기반을 통한 발전 잠재력이 우리 지역의 경제를 살리는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중국과 가까운 지리상 여건으로 앞으로 중국 관광객을 사로잡아야 중구가 발전한다는데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인천항에 입항하는 크루즈선이 지난해에 비해 8배 증가한 64척으로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중국의 막대한 자본이 소비와 투자처를 찾고 있는 만큼 향후 많은 관광객이 인천항과 공항을 통해 중구 땅을 밟은 것이라는 전망도 김 구청장의 목소리에 화답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여러 모로 호기를 맞아 인천항과 인접해 있는 신흥동과 사동 일대를 소무역을 비롯한 숙박과 먹거리, 볼거리, 쇼핑 등이 함께 어우러진 특화거리로 조성하겠다며 영종용유와 월미도, 차이나타운 등 월미관광특구와 연계해 관광벨트를 조성하고, 다양한 지역별 관광특화전략을 만들어 다시 한번 사람들로 넘쳐나는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영종하늘도시 등 영종도 개발문제 해결사 자처 고향이 영종도인 김 구청장은 각종 문제에 허덕이는 영종하늘도시와 영종도의 일부 경제자유구역 해제지역에 대한 구상도 잊지 않았다. 김 구청장은 오랫동안 영종용유지역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이래 주민들이 받는 혜택보다는 각종 규제에 묶여 오히려 재산권 행사에 많은 제약을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갑자기 경제자유구역이 해제되는 지역이 발생해 주민들이 혼란에 빠져 있다며 영종하늘도시는 기반시설이 부족해 대량 입주거부 사태를 맞고 있어 전국적으로 유령도시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같은 영종도 내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현지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우선 경제자유구역 해제지역에 대해 인근 인천공항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한 물류쇼핑관광 복합 도시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하늘도시에 대해서도 기반시설 구축과 복지시설 확보에 앞장서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유지된 지역에 대한 개발 활성화에 대해서도 그의 접근은 남다르다. 김 구청장은 개발에 많은 세월이 소요되는 현재의 일괄수용방식에서 부분개발방식으로 현실성 있게 조정하는 것은 물론 이에 따른 규제도 과감하게 철폐하겠다며 경제자유구역과 중구 관할로 행정이 이원화돼 불편을 겪는 주민들을 위해 주민생활에 밀접한 업무부터 이관받을 수 있는 행정일원화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침체된 원도심 깊은 잠 깨워야 김 구청장은 중구를 누구나 오래 머물고 싶은 정감있는 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침체한 원도심의 오랜 잠을 깨워야 하는 사명도 갖고 있다. ▲인천항을 오가는 많은 화물차로 수십년간 먼지와 소음 등에 피해 입은 주민들을 위한 연안동 일대에 화물차 전용도로 건설 ▲시민친수공간을 위한 내항 8부두 개방 ▲연안동 일대 석탄부두 이전과 주거지역 확장 ▲경인선과 수인선이 맞닿는 인천역세권과 현재 용역 중인 북성포구 활성화 ▲무질서하게 형성된 연안동 종합어시장과 활어시장 일대를 가공과 유통, 관광체험 프로그램을 겸비한 전국 최대의 수산물 종합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김 구청정의 계획이다. 도약을 위해 그가 꿈꾸는 행정을 펼치기엔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빠듯해 안타깝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구민들을 위해서라면 때로는 무조건 밀어붙이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김 구청장은 훌륭한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중구를 도약시키기 위해서는 관행과 타성에서 탈피해야한다며 배수진을 치고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을 치른다는 각오로 구정에 임할 것을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글 _ 신동민 기자 sdm84@kyeonggi.com

[이지현기자의 현장체험리포트] 계사년, 뱀사육 체험

그를 만나기로 한 아침. 극도의 긴장과 흥분으로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깼다. 솔직히 설렘보다는 걱정이 앞섰다는 것을 고백하고 싶다. 그가 차가울까봐, 나를 경계할까봐 만남을 피하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를 대면한 뒤에는 부드럽고 촉촉한 살결(?)의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는 다름 아닌 뱀이다. 뱀은 성경에 최초로 등장하는 동물이다. 성경에서 뱀은 이브를 유혹해 금단의 열매를 따 먹게 함으로써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특히 여자들은 뱀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2년 만에 부활한 경기일보 기자체험의 첫 타자로 지명되면서 고민 끝에 계사년(癸巳年) 맞이 뱀 사육 체험을 결정하기까지 나도 그랬다. 생각만 해도 징그러워 소름이 끼치는데 감히 어떻게 사육을 한다는 말인가! 하지만 이날 만큼은 여자이기 이전에 기자여야 했다. 사육관 청소하고 목욕까지 시키니 거부감 사라지고 묘한 매력 뱀을 찾아 도착한 곳은 용인 에버랜드의 아프리카관. 알록달록한 사육복으로 갈아입은 후 세상에서 가장 작은 여우로 알려진 사막여우와 사막의 보초병 미어캣 등 귀여운 동물들과 계절을 무색케 하는 나비들이 가득찬 공간을 지나고 나니 뱀의 공간이 나타났다. 동물이 좋아 사육사가 됐다는 5년 경력의 강혜윤 사육사(30)의 지도 하에 드디어 뱀 사육사로서의 하루가 시작됐다. 물지는 않죠?라는 우문에 물 수도 있죠라는 현답이 돌아온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보살펴야 할 알비노 버마비단구렁이와 볼파이톤, 보아뱀 등 3종류의 뱀들이 독사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대신 먹잇감을 질식시켜 삼킬 정도로 또아리를 트는 힘이 어마어마하단다. 입 쪽에 야콥슨 기관이라는 감지기관이 있어서 열로 주변을 파악하니까 머리쪽만 조심하면 괜찮을 거에요. 3종류 총 9마리의 뱀이 특별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을 맞는데 이들의 컨디션을 확인하고 상태에 따라 방사를 하는 것도 사육사의 몫이었다. 뱀들은 한달 주기로 탈피와 성장을 반복하는데, 먹이를 먹고 난 뒤 일주일 후 배설을 하고 탈피 전 블루단계(에너지를 끌어올려 탈피를 준비하면서 눈색이 탁해지는 시기)를 거쳐 허물을 벗는데까지 걸리는 과정을 살피고 기록하는 것도 뱀 사육에서 매일 필요한 과정이다. 또 뱀 사육에서 가장 중요한 온도와 습도를 맞춰주기 위해 자외선을 공급해주는 UV전등과 열을 공급하는 전등을 수시로 확인하고 분무기로 물도 뿌려줘야 한다. 강 사육사로부터 간단한 주의사항을 들은 뒤에 신입의 주요임무 중 하나인 청소부터 시작했다. 뱀이 방사되는 관은 생각보다 깨끗했다. 자연의 분위기를 내도록 넣어 두었던 깔집을 긁어내고, 부드러운 새 나무껍질을 깔고, 걸레를 사용해 벽면과 유리도 닦으며 생각해보니 마지막으로 내 방을 청소한게 언제인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열심히 청소를 마친 뒤에는 사육장에 있는 뱀을 모시러 갔다. 가장 먼저 방사할 뱀은 알비노 버마비단구렁이. 길이가 2m가 넘고 무게는 20㎏이 넘는 거대한 뱀이다. 이 거대한 뱀의 이름은 슬기이고, 나이는 10살쯤 됐는데 한달에 한번쯤 3㎏ 정도를 먹는다고 한다. 주로 토끼나 기니피그 등을 주면 질식시켜서 한번에 삼킨다고 하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먹이를 주는 때가 아니라 그 광경을 볼 수는 없었다. 자기 몸집보다 훨씬 큰 먹이를 통채로 삼킬 수 있는 이유는 아랫턱이 양옆으로 벌어지기 때문이다. 멜라닌 색소가 없는 알비노 종류는 눈도 빨갛다. 몸통에 비해 작은 얼굴에 눈도 작아 붉은 눈을 마주치니 위협적이다. 그나마 몸통은 상큼한 노란색이어서 두려움을 상쇄해 줬지만 아무래도 슬기의 몸에 손을 대기는 무서웠다. 몇번 꼬리쪽이라도 잡아보려 애쓰다 시간만 낭비했고, 결국 목도리 감듯 목에 둘러 방사장으로 빠져나가는 강 사육사의 뒤를 따라가는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강 사육사는 슬기야, 가자고 뱀에게 말까지 걸었다. 바라보는 눈빛이 애인을 보듯 다정하다. 마치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 같았다. 전시관에 들어간 슬기는 이내 스르륵 미끄러지며 새로운 환경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배와 몸통은 땅에 붙여둔 채 머리쪽만 높이 쳐들고 갈라진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주변을 살피는 모습이 조금은 무섭게 느껴졌다. 이어 슬기보다는 조금 작은 크기의 볼파이톤과 보아뱀까지 총 3마리를 옮겨 방사하며 뱀을 만지고 정신을 차려보니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런데 상상하던 것과는 달리 뱀의 가죽이 매우 부드럽고 촉촉했다. 수건에 따뜻한 물을 적셔 뱀을 닦아줄 때는 뱀이 귀엽다는 생각도 들었다. 역시 누군가와 친해지는데 가장 빠른 방법은 스킨십이 최고다. 꿈틀거리며 내 팔목을 휘어감던 뱀의 결을 따라 쓸어내리자 슬기는 온순한 모습으로 가만히 목욕을 즐겼다. 몇번 반복하고 나니 친근감이 생기고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같은 매력도 느껴졌다. 급기야 나중에는 아기 다루듯 뱀을 안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강 사육사에게 물어보니 뱀이 사육사를 알아보지는 못하지만 이동하거나 닦아주거나 만져줄 때 사육사 특유의 손맛을 기억하기는 하는 것 같다고 한다. 이런 매력 때문에 뱀 사육 마니아층이 다수 존재한다고. 탈피하는 뱀처럼 낡은 허물 벗고 한꺼풀 성장하는 한해 됐으면 오후가 되니 뱀을 담당하는 사육사들의 일정은 더욱 바빠져 나도 덩달아 바빠졌다. 계사년을 맞아 내장객들에게 사육사가 직접 들려주는 상서로운 뱀 이야기라는 스토리텔링을 하루 3차례 직접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일인데도 정해진 시간에 맞춰 찾아온 가족단위 관람객이 꽤 많았다. 사육사는 이들에게 사악함, 파괴 등 뱀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깨고 원래 뱀이 지혜와 다산, 풍요를 상징한다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허물을 벗고 새롭게 태어나는 특성 때문에 재생과 불멸을 상징하기도 하며 강한 생존력을 졌다는 점을 알려주고, 독의 유무에 따라 구분되는 독사와 구렁이의 생활방식 차이도 설명했다. 또 구렁이과에 남아있는 퇴화된 발톱을 보여주며 뱀에 발이 있었다는 것과 냉혈동물이라고 알려진 뱀이 사실은 변온동물이라 주변 온도에 따라 따뜻해지기도 한다는 설명이었다. 이 같은 스토리텔링에 어린이 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귀를 기울이며 뱀에 대한 인식을 바꿔갈 무렵, 포토타임이 시작됐다. 한명씩 나와 뱀을 만져보거나 가까이서 사진을 찍으며 뱀과의 친밀감을 높이는 모습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마지막으로 사육사로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질문하자 강 사육사는 동물도 생명인데 손님들이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지는 등 소중히 대하지 않을 때가 많아 속상하다며 뱀 뿐만 아니라 동물 모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뱀 사육 체험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허물이었다. 수차례 탈피하며 성장하는 뱀처럼 계사년을 맞은 우리의 한해도 한꺼풀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이지현 기자 jhlee@kyeonggi.com 사진 _ 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탐방] 한국마사회

인류와 가장 오랜 세월을 지낸 온 동물은 무엇일까? 인간과 수천 년 동안 동고동락을 해 온 동물은 바로 말(馬)이다.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말과 깊은 우정을 쌓아왔다. 그러나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말은 현대사회로 접어들면서 특별한 장소에서나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동물이 됐다. 말이 인간의 곁을 떠난 것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더 이상 교통수단의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물건을 나르는 일을 자동차와 기차가 대신하면서 집집마다 말을 키우며 귀하게 여겼던 우리의 말 문화는 차츰 자취를 감춰갔다. 말의 역할이 없어지면서 말은 정말 우리의 곁을 떠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도 말은 우리의 곁에 있고, 말 산업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한국 말산업, 경제적 부가가치 총 2조3천억 원 말 산업은 1차 산업인 말의 생산(축산업)에서부터 2차산업인 경마 및 승마 장비산업(제조업), 3차산업인 경마시행(서비스업), 4차산업이라 할 수 있는 경마나 승마를 매개로 한 게임, 교육(정보, 교육산업)까지 망라하는 종합산업이다. 우리나라 말 산업은 아직 초보단계이다. 지난 2011년 말 산업육성법이 제정되면서 다양한 말 관련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나 외국에 비하면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말 산업이 아직 초보단계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말 사업의 경제적 부가가치는 총 2조3천억 원(경마 2조81억 원, 말 생산 391억 원, 승마 142억 원)으로 이는 국가 GDP의 0.22%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이는 단일 축종으로서는 상당한 규모이며, 말 산업이 일자리 창출은 물론 경제유발 효과가 크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정부는 말 산업에 대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11년 9월 말 산업육성법을 제정, 시행했다. 정부는 말 산업을 FTA 시대 농어촌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로 농어촌형 승마시설 확충과 말 산업 전문인력 육성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말 산업육성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말 산업은 추진 주체와 전략, 지원, 제도 등이 불확실하고 미비해 산발적이고 부분적인 성장에 그쳐왔다. 특히, 경마 중심 말 사업은 사행사업으로 인식돼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아 온 것이 사실이며, 승마 역시 이용료가 비싸 특정계층의 귀족 스포츠로 여겨져 왔다. 또 말 사육농가들은 말 생산과 육성, 조련, 사양 및 시설, 농어촌 승마시설 등에 대한 적정한 메뉴얼이 없어 말 사육에 상당한 고충을 겪어왔다. 그러나 말 산업육성법 제정으로 이 같은 문제점들이 해결될 전망이다. 말 산업 5개년 계획미래성장 산업으로 관심 정부는 말 산업 5개년 계획을 통해 현재 3만 두의 말 두수를 5만 두 규모로 키우고, 농가수도 1천900호에서 3천 호로 늘릴 계획이다. 또 승마장 수는 현재 300개에서 500개소로, 승마인구는 2만 5천 명에서 5만 명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의 말 산업 5개년 계획이 발표되자, 일부 지자체들이 발 빠르게 말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말 산업에 적극적인 지자체는 경기도와 제주도, 전라북도 장수군, 경상북도 상주시다. 마사회는 수도권지역에 말 산업 특구지역을 지정, 말 산업 육성 거점기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말 사업특구지역은 화성시가 유력시되고 있으며, 이곳에는 말 조련과 치료, 승마 등의 시설을 갖춘 거점승마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말 레저문화 특구로 지정된 전라북도 장수군은 마사회 장수목장, 장수승마장, 장수 승마체험장, 말 크로스컨트리 코스, 마사고등학교 등 풍부한 자원을 갖춘 마(馬)문화의 메카이다. 장수군은 말 산업 특구지정으로 927억 원의 생산유발과 345억 원의 부가가치 파급 효과, 454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말 사업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상주시는 레포츠 승마와 재활승마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승마 아카데미를 개관하면서 승마산업 특화 인재 육성과 승용마 관리인력 양성과정, 말 관리 및 승마지도 통합인력 양성과정, 말 산업 전문인력 양성과정 등 인재육성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 경마공원을 앞세워 말 산업을 이끌고 있다. 72만㎡ 규모의 제주 경마공원은 제주도에서 가장 가볼 만 곳 5위안에 손꼽을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제주도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경마공원에서 야간 경마축제를 열고 있다. 이 축제는 한여름 밤의 설렘이란 주제로 개최돼 제주도민은 물론 관광객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제주 경마공원은 공휴일이나 계절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해 제주도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원일 한국마사회 홍보실장은 말 산업 육성법 제정으로 경마와 승마 등 말 관련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라며 정부의 말 산업 5개년 계획 사업이 완료되면 우리나라 말 산업은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말산업, 경제적 부가가치 총 2조3천억 원 말 산업은 1차 산업인 말의 생산(축산업)에서부터 2차산업인 경마 및 승마 장비산업(제조업), 3차산업인 경마시행(서비스업), 4차산업이라 할 수 있는 경마나 승마를 매개로 한 게임, 교육(정보, 교육산업)까지 망라하는 종합산업이다. 우리나라 말 산업은 아직 초보단계이다. 지난 2011년 말 산업육성법이 제정되면서 다양한 말 관련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나 외국에 비하면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말 산업이 아직 초보단계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말 사업의 경제적 부가가치는 총 2조3천억 원(경마 2조81억 원, 말 생산 391억 원, 승마 142억 원)으로 이는 국가 GDP의 0.22%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이는 단일 축종으로서는 상당한 규모이며, 말 산업이 일자리 창출은 물론 경제유발 효과가 크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정부는 말 산업에 대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11년 9월 말 산업육성법을 제정, 시행했다. 정부는 말 산업을 FTA 시대 농어촌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로 농어촌형 승마시설 확충과 말 산업 전문인력 육성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말 산업육성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말 산업은 추진 주체와 전략, 지원, 제도 등이 불확실하고 미비해 산발적이고 부분적인 성장에 그쳐왔다. 특히, 경마 중심 말 사업은 사행사업으로 인식돼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아 온 것이 사실이며, 승마 역시 이용료가 비싸 특정계층의 귀족 스포츠로 여겨져 왔다. 또 말 사육농가들은 말 생산과 육성, 조련, 사양 및 시설, 농어촌 승마시설 등에 대한 적정한 메뉴얼이 없어 말 사육에 상당한 고충을 겪어왔다. 그러나 말 산업육성법 제정으로 이 같은 문제점들이 해결될 전망이다. 말 산업 5개년 계획미래성장 산업으로 관심 정부는 말 산업 5개년 계획을 통해 현재 3만 두의 말 두수를 5만 두 규모로 키우고, 농가수도 1천900호에서 3천 호로 늘릴 계획이다. 또 승마장 수는 현재 300개에서 500개소로, 승마인구는 2만 5천 명에서 5만 명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의 말 산업 5개년 계획이 발표되자, 일부 지자체들이 발 빠르게 말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말 산업에 적극적인 지자체는 경기도와 제주도, 전라북도 장수군, 경상북도 상주시다. 마사회는 수도권지역에 말 산업 특구지역을 지정, 말 산업 육성 거점기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말 사업특구지역은 화성시가 유력시되고 있으며, 이곳에는 말 조련과 치료, 승마 등의 시설을 갖춘 거점승마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말 레저문화 특구로 지정된 전라북도 장수군은 마사회 장수목장, 장수승마장, 장수 승마체험장, 말 크로스컨트리 코스, 마사고등학교 등 풍부한 자원을 갖춘 마(馬)문화의 메카이다. 장수군은 말 산업 특구지정으로 927억 원의 생산유발과 345억 원의 부가가치 파급 효과, 454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말 사업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상주시는 레포츠 승마와 재활승마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승마 아카데미를 개관하면서 승마산업 특화 인재 육성과 승용마 관리인력 양성과정, 말 관리 및 승마지도 통합인력 양성과정, 말 산업 전문인력 양성과정 등 인재육성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 경마공원을 앞세워 말 산업을 이끌고 있다. 72만㎡ 규모의 제주 경마공원은 제주도에서 가장 가볼 만 곳 5위안에 손꼽을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제주도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경마공원에서 야간 경마축제를 열고 있다. 이 축제는 한여름 밤의 설렘이란 주제로 개최돼 제주도민은 물론 관광객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제주 경마공원은 공휴일이나 계절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해 제주도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원일 한국마사회 홍보실장은 말 산업 육성법 제정으로 경마와 승마 등 말 관련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라며 정부의 말 산업 5개년 계획 사업이 완료되면 우리나라 말 산업은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_ 과천ㆍ김형표 기자 hpkim@kyeonggi.com

[탐방] 수원 장안구 율천동

극단 율(栗) 결성밤밭축제 등 지역 특색사업 호평 밤밭갤러리 오픈씽씽 썰매장 2월 15일까지 운영 막바지 한파에 몸도 마음도 꽁꽁 얼어붙은 요즘 같은 땐 뜨끈뜨끈한 군고구마나 군밤이 그리워진다. 특히 잘 익은 군밤 한봉지 사서 톡톡 까먹다보면 입안 한가득 퍼지는 달달함에 절로 행복해진다. 수원시 장안구 율천동(동장 김현광)에 가면 달달한 밤맛을 맛 볼 수 있다고 한다. 왜냐 그 옛날 밤이 주렁주렁 열리던 밤 동네였기 때문이다. 2012년, 수원에서 가장 뜨거운 동네로 우뚝서다 율천동은 1990년 율전동와 천천동을 합쳐져 생긴 동네다. 율전(栗田)이란 지명은 밤밭을 한자화한 것인데, 이 지역에 밤나무 밭이 많았던 데서 비롯된 것이라 한다. 지금도 윗밤밭, 아랫밤밭이란 마을 지명이 남아 있고, 현재의 국철 성균관대역도 1980년대 초반까지는 율전역이라고 불렀다. 도시화 인해 아파트와 고층건물이 들어선 율천동에 밤이 주렁주렁 열리진 않는다. 대신 수원에서 행복지수 높기로, 살기 좋은 동네도 소문이 자자한다. 달디 단 밤은 없어도 주민들은 달디 달게 산다고 하는데 그 비결은 무엇일까. 요즘, 율천동은 수원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핫(hot)한 동네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주요 성과와 장기민원의 원만한 해결 등이 이를 방증해준다. 우선 장기민원이었던 삼성아파트 앞 도로개설과 율전고가차도 소음저감사업이 주민과의 협의로 시작됐다. 래미안 아파트 앞 철도횡단 육교도 주민과 협의로 올해부터 설계가 추진될 계획이다. 이는 그간 장기 집단민원으로 주민간, 그리고 수원시와의 해묵은 갈등 요인이 해소돼 주민화합에도 큰 기여가 됐다. 이와 함께 성대문화의 거리 조성사업, 밤밭고가차도 기둥 도시디자인 사업, 밤나무동산 가꾸기 사업 등 3개의 마을르네상스 사업을 주민이 참여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또한 지난해 10월 20일 청개구리 공원개장과 함께 제2회 밤밭축제를 개최해 도심 속 손모내기, 탈곡체험, 새끼꼬기 등 농촌체험의 장을 마련해 주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또 성균관대학교 체육관에서 지역 어르신 2천여 명을 모시고 손수 마련한 음식으로 경로잔치를 개최하는 등 남다른 경로효친사상을 실천하기도 했다. 특히 율천동 주민과 시의원, 동장 등으로 구성된 극단 율(栗)은 지난해 7월 결성돼 눈길을 끌었다. 극단 율(栗)은 수원화성국제연극제 기간에 시민참여프로그램인 시민공동체 연극 경연대회에 참가한 바 있으며, 지난해 9월 밤밭문화센터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2013년, 맞춤형 서비스와 주민자치로 승부하다 율천동은 2013년에도 탄탄한 주민자치와 맞춤형 서비스로 새해부터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명문 성균관대학교가 소재하고 있는 젊고 활기찬 동네지만 문화공간이 협소한 것이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김현광 동장은 1월 2일 동 주민센터 민원실내 밤밭갤러리를 오픈했다. 그 첫번째 전시로 이경옥 서양화가 초대전을 준비했다. 율천동은 수원미협과 연계를 통해 다양한 작가 및 장르의 작품을 매월 선정해 전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부터 밤밭 청개구리 공원 배후지에 운영중인 씽씽 썰매장은 주말이면 200여 명이 찾는 율천동 아이들의 겨울철 아지트로 자리잡았다. 썰매장은 2월 15일까지 무료로 운영 예정이다. 또한 학교 담장가꾸기, 골목길 환경정비, 밤밭 청개구리공원 지킴이 활동 등 동네 주민생활고 밀접한 마을만들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마을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한 사업으로 밤나무동산 가꾸기, 밤밭축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현광 동장은 율천동의 달력이 빼곡하게 채워질수록 더 살기 좋고 훈훈한 동네가 될 것이라 믿는다며 올 한해도 율천동 주민들의 행복지수가 알밤처럼 꽉 차게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의 (031)228-5645 [Interview] 윤성호 율천동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 생계곤란 성균관대생에 선뜻 방 내준 착한남자 지역발전주민화합 봉사토박이의 행복 요즘 대학생들은 비싼 등록금과 치솟는 물가, 게다가 방값 때문에 삼중고를 겪고 있다. 팍팍한 경제상황으로 방값 걱정에 학업을 중단하게 된 대학생을 위해 방을 내준 이가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윤성호(55) 수원 장안구 율천동 주민자치위원장은 가족형편이 어려워 휴학 후 생계를 책임지던 이모씨(성균관대학교 컴퓨터공학과 3년)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선뜻 방을 내줬다. 윤 위원장은 대학캠퍼스에서 낭만과 자유를 만끽해야 하는 대학생이 생활고라는 벼랑 끝에 서 있는 가슴아픈 사연을 듣고만 있을 수 없었다며 이모씨가 방값 걱정없이 학업에 열중해 율천동의 인재로, 대한민국의 리더로 대성하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방 걱정없이 학업에 집중하게 된 이모씨는 복학을 결심하고 거취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을 때 윤성호 위워장님의 도움을 받게 된 것은 천운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 사회에 진출해서도 지역을 위해서 보답할 수 있는 훌륭한 인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고마움을 편지로 남기기도 했다. 윤성호 위원장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0대째 율천동에 거주하고 있는 토박이인 윤 위원장은 1995년 어머니 환갑잔치 축의금을 기부해 율천동 화찬효행상을 제정하고 17년째 지역 효부효자에게 상금을 전달해오고 있다. 또 2001년부터 10년 동안 율천동 새마을협의회장을 역임하면서 지역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면서 율천동 살리기에 앞장서왔다. 특히 윤 위원장은 2012년 1월, 주민자치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지역봉사에 올인하고 있다. 지역 어르신 2천여 명을 성대 체육관에 모시고 식사를 손수 준비해 경로잔치를 개최하는가 하면 율천동 지역 17개 경로당을 순회방문하면서 수지침 봉사, 경로당 청소, 간식제공, 이미용봉사활동 등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숨은 봉사자다. 무엇보다 마을만들기 사업에 적극 앞장서 율천동 정체성 확립에도 기여하고 있다. 제2회 율천동 밤밭축제를 개최하는가 하면 밤밭고가차도 기둥 디자인 사업에도 발벗고 나섰다. 또 2008년 8월 개관한 밤밭문화센터가 34개 과목, 49개반, 하루 1천여 명이 이용하는 명실상부한 지역문화공간으로 자리잡는데도 열과 성을 다했다는 칭송이 주민들로부터 자자하다. 윤성호 위원장은 주민자치위원장의 가장 큰 덕목은 헌신적인 봉사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며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발전과 주민화합에 일조한다는 것만으로도 율천동 토박이로서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오늘도 율천동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인재를 애뜻하게 여기고, 율천동에서 노년을 보내고 있는 지역 어르신들을 알뜰살뜰하게 챙기고, 주민화합과 지역번영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윤성호 위원장이 있어 율천동은 한뼘 더 성장하고 있다. 글사진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