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이 농경문화 심장? 과거로 가는 ‘타임머신’
부평은 현재 인천 부평구로 명맥을 잇고 있지만 그 역사를 보면 훨씬 광대하다.
바다를 중심으로 하는 인천 남부지역과 달리 현재 인천 부평구, 서구, 계양구와 경기도 김포시, 부천시 일대가 모두 부평문화권이었다. 과거 부평지역은 수도 한양의 서측 군사ㆍ경제적 요충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드넓은 부평평야를 바탕으로 풍요로운 농경문화를 꽃피웠던 지역이다.
근대에 이르러서는 일제 조병창이 들어선데 이어 미군기지가 자리잡는 등 인천 남부지역과는 별도로 역사를 이어왔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행정체제 개편이 진행되면서 인천에 흡수됐으며, 지역도 나뉘면서 지금은 경인고속도로 이남지역의 50만명이 사는 부평구만 남아 있다.
그럼에도 일찍이 농경문화로 대표되는 부평의 문화만은 계속돼 과거 부평문화를 복원하고 근대 이후 부평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겠다는 움직임이 지난 2003년부터 계속됐다.
이러한 움직임은 결국 실질적인 운동으로 이어져 부평만의 박물관 건립을 추진, 구 단위의 역사박물관으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부평역사박물관이 자리 잡게 됐다.
2007년 삼산동에 개관…유물 1천600점 소장
부평역사박물관은 지난 2007년 인천시 부평구 삼산동에 3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3천56㎡규모로 개관했으며 1천600여점의 유물을 소장 중이다.
부평구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부평역사박물관은 상설전시실, 부평역사Ⅰ·Ⅱ실, 농경문화실, 기증전시실, 기획전시실, 농경문화실 등으로 구성됐다.
어린이 관람객들에게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흥미있게 교육시켜 줄 수 있는 체험학습실, 도서열람과 Web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보 라이브러리, 사회교육프로그램 및 문화공연 등의 용도로 활용되는 다목적실, 그리고 1층과 2층에 북·만화까페 등 테마별로 계획된 휴게 공간도 갖췄다.
박물관 옥외에는 전통시대 부평 지역의 초가집을 재현한 야외전시기능과 전통문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조각공원과 민속놀이 체험장을 구성해 복합적인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부평역사박물관은 다양한 주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전시 기획과 사회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지역민들의 문화 향수 증진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 관람객 위주의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전시 유물의 보호 차원에서 행해지는 일련의 전시연출 규제를 대폭 완화해 주민들에게 편안하고 즐거운 휴식처가 되고 있다.
인천에서 보기 드문 ‘농경문화’ 한눈에
농경문화실은 해양문화권인 인천 다른 지역과 달리 부평평야를 바탕으로 형성된 농경문화에 초점을 맞추어 전통시대 농경민들의 삶과 문화를 전시하는 공간이다.
전통시대 농가의 사계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오라마 전시를 비롯해 계절별 사용됐던 농기구를 전시하고 있다. 또한 사계절 세시풍속 및 의식주, 관혼상제 관련한 유물자료 및 영상물이 전시되고 있어 전통시대 보편적인 농가의 모습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부평지역의 대표적 무형문화유산인 ‘삼산두레풍물’관련 전시 공간과 혜촌 김학수 선생의 작품에 애니메이션을 입혀 제작한 농가월령가 시청각 공간도 마련됐다.
부평역사Ⅰ실은 전통시대 부평문화권의 역사와 문화를 복원한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선사시대부터 1970년대까지 부평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입구에는 조선후기 고지도를 바탕으로 한 경기도 지역의 지도를 바닥에 전시 연출했으며, 전통시대 부평문화권 지역에 대한 부분은 미니어처 전시기법을 통해 과거 부평지역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부평문화권의 선사 유물과 고려 녹청자를 비롯해 부평향교와 부평도호부청사에 대한 전시를 통해 부평지역의 역사성을 강조하고 박물관의 교육적 기능에도 충실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근대 이후 부평지역의 역사적 정체성 확립을 위한 목적으로 주안염전, 부평수리조합, 조병창, 부평의 자동차공장, 미군부대 주둔 등에 대한 관련 유물자료의 전시를 통해 근대시기 부평의 격동적인 변화상을 재조명했다.
이밖에 지역주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제작된 지명유래의 변천과 부평지역의 학교사 그리고 부평의 대표적인 인물과 가문 등도 확인할 수 있다.
부평역사Ⅱ실은 1970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부평의 변화된 모습과 부평의 비전을 홍보하는 상설전시실이다.
부평지역의 행정, 경제, 사회문화 그리고 친환경 도시로서의 부평의 최근 모습과 ‘부평 비전 21 마스터플랜’ 등 역동적인 부평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어 과거 부평의 모습과 더불어 미래 부평의 모습을 담았다.
실내에는 현재 부평구 권역의 문화 기반 시설을 축소 모형으로 전시 연출했으며, 이해하기 쉬운 문안 설명과 홍보 영상물, 국제교류 기념품 전시를 통해 구정 홍보관의 역할도 한다.
기증전시실은 나눔의 뜻을 전한 기증자를 위해 마련된 전시공간으로 이곳에는 부평구청 향토사료관에 기증한 유물을 비롯해 박물관 개관 이후 귀한 유물을 선듯 기증해주신 분들의 추억이 서려 있는 유물이 전시돼 있다. 전시 유물은 매년 교체된다.
기증전시실은 ‘아름다운 추억의 나눔’이라는 제목 아래 많은 이들의 고귀한 뜻이 한 곳에 모여 이루어진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박물관은 부평과 관련한 자료 혹은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오래된 자료를 상시 기증받는 중이다.
기획전시실은 상설전시와 달리 매년 새로운 전시 주제를 선정해 기획, 운영되고 있는 전시공간이다.
박물관 자체 기획전시 외에도 대관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인의 작품전시회가 열려 예술인과 지역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의미있는 공간이다.
박물관은 다양한 전시주제를 바탕으로 한 기획전시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부평구민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부평구민을 위한, 부평구민에 의한 문화충전소 역할을 하고 있다.
박물관 외부 야외전시체험장은 19세기 부평지역 전통농가인 초가를 그대로 복원해 옛 선조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옛 초가에 대한 복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계절별로 전시유물을 재배치하고 있으며, 세시풍속 및 민속놀이 등을 통해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관람안내----------------------------------------------------------
ㆍ관람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ㆍ입장료: 무료
ㆍ문의: (032) 362-5092
글 _ 박용준 기자 yjunsay@kyeonggi.com
사진 _ 부평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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