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인천시민의 소통 징검다리가 되어줄 인천시 SNS 서포터즈가 출범했다. 시는 9월 7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야외공연장에서 SNS서포터즈 발대식을 열었다. 시는 SNS 특성에 맞게 서포터즈에게 온라인 위촉장을 전송하고 발대식 행사를 실시간 온라인으로 중계해 현장에 함께하지 못한 서포터즈도 행사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일반시민도 참여할 수 있도록 게릴라콘서트를 열고 서포터즈의 첫 출발을 축하했다. 단체 가입한 인천주니어클럽 소속 서포터즈들은 댄스 공연도 선보였다. 인천시 SNS서포터즈 1기는 10대에서 70대까지 고등학생, 대학생, 주부, 회사원 등 다양한 계층으로 인천시민 280명, 타 지역 120명, 총 400명으로 구성됐다. 앞으로 1년간 인천시 SNS와 개인 SNS 계정을 통해 인천의 다양한 소식을 신속하게 널리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SNS서포터즈는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활동실적에 따라 자원봉사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다. 윤병철 인천시 SNS팀장은 SNS의 영향력이 날로 높아지고 있어 인천시정을 효율적으로 홍보하는데 서포터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와 10월에 열리는 인천 전국체육대회 등 굵직한 대형 축제를 더욱 친근하게 알리는 홍보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_ 김미경기자 kmk@kyeonggi.com
인천시교육청은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 동안 제1회 인천 특성화고 취업박람회를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했다. 청년 행복시대, 고졸 성공시대, 꿈을 위한 도전이라는 주제로 실시된 이번 행사는 인천지역 중견기업 및 강소기업 200곳과 특성화고마이스터고 28개교가 참여했다. 취업박람회는 학생과 참여기업의 사전매칭 시스템을 도입한 채용관, 특성화고 교육과정을 안내하고 전시하는 홍보관, 인천직업교육 및 정부의 고졸취업 지원정책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정책관, 취업성공사례 발표 및 이미지 메이킹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위한 드림존, 건강클리닉메이크업드림카페 등 힐링존으로 나뉘어 구성됐다. 특히 홍보관은 계열 및 학과 특성을 효과적으로 안내할 수 있는 과제 및 작품전시와 실습활동의 산출물이 전시돼 특성화고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기업에 직접 홍보하고, 직업교육에 대한 기업의 이애화 신뢰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앞으로 인천직업교육을 더욱 활성화하고, 인천지역 전략산업과의 연계 및 협력을 통해 구인구직 미스매칭 해소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 _ 김민 기자 suein84@kyeonggi.com
인천시 부평구(구청장 홍미영)는 9월 4일 인천작은도서관협희회 부평지부와 함께 부평구청 7층 대회의실에서 북스타트 여는 날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홍미영 부평구청장과 지역 정치인, 그리고 북스타트 운동에 참여하는 19~36개월 영유아와 부모 300여명이 참석했다. 구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영유아와 부모에게 북스타트 플러스 꾸러미를 나눠줬다. 또 이날 행사를 맞아 부평지역 우수 작은도서관으로 청개구리 작은도서관과 달팽이 작은도서관을 선정하고 현판을 전달했다. 부평구는 지난 7월부터 18개월 이하 영유아를 대상으로 아기와 부모가 그림책을 이용해 함게 웃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북스타트 책 꾸러미 보급사업을 벌이고 있다. 참여를 희망하는 부모는 아이의 생년월일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등본이나 건강보험증, 육아수첩 등을 갖고 도서관을 방문해 책 꾸러미를 받으면 된다. 구 관계자는 북스타트 운동을 알리기 위해 부평기적의도서관에서도 매주 수요일 북스타트의 날 행사를 하고 있다며 책 읽는 도시 부평을 만드는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_ 박용준 기자 yjunsay@kyeonggi.com 사진 _ 부평구
대학 이름은 중요하지 않아요. 실력만 있다면 어느 누구와 붙어도 자신있습니다. 인하대학교 건축학도 3인방이 대형사고를 쳤다. 인하대 건축학 학사석사 과정인 박진규씨(28), 윤형수씨(27), 박빈나씨(23여) 등 3명은 최근 삼성에버랜드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진행한 국제 조경 디자인 공모전에서 세계 유수의 대학생들을 제치고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공모전은 국내 유명 대학들은 물론 미국, 프랑스, 벨기에 등 총 13개국에서 134개의 팀이 참가해 뜨거운 열기를 보였지만, 상금 1천만원과 상패는 인하대 학생들이 출품한 도시와 그 숲 사이의 몫이었다. 박진규씨는 그동안 출품은 몇 번 해봤지만 국제공모전에서 수상한 적은 처음이다며 취업 준비를 하기 전 마지막 공모전이었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연구실에 속해 있는 이들은 평소 조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가 이번 공모전을 발견, 두 달여간 매일 반나절 이상을 함께하며 남다른 공을 들였다. 도중에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지만 박진규씨가 3D 패널 구성, 윤씨가 디자인, 박빈나씨가 도면 및 일러스트로 협업한 뒤부터 작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그렇게 탄생한 도시와 그 숲 사이는 빗물을 저장해 강으로 흘러보내는 유수지에다가 숲이라는 테마를 적용해 도시와 자연을 이어 주는 새로운 공간으로 재창조했다. 박빈나씨는 유수지를 보통 공원이나 주차장, 체육시설로 많이 이용하는데 이러한 도시적인 접근을 하지 않고 자연을 연결했다며 단순히 개념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아이디어를 현실성 있게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좋은 평가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곧 받게될 1천만원의 상금을 갖고 박진규씨는 등록금과 여행 경비로, 박빈나씨는 부모님과 동생 용돈, 윤씨는 유학자금에 보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윤형수씨는 이번 입상을 통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게 가장 큰 수확이라며 실력을 더욱 갈고 닦아 외국 건축회사에 입사, 앞선 기술을 배워 국내에 전파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글 _ 박용준 기자 yjunsay@kyeonggi.com
효(孝)는 인간 도리의 근본이다. 효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조선 제22대 임금 정조다. 백성들에게는 효를 강조하는 왕으로서 내 아버님께는 효도 한번 못하다니 정조는 뒤주에 갇혀 28세 젊은 나이에 죽고 만 부친 장선세자(장조=사도세자)의 비참한 죽음이 늘 가슴이 아팠다. 어릴 때 목격한 당시의 모습이 뇌리에 떠오를 때마다 정조는 부친의 영혼이 구천을 맴돌 것만 같았다. 저승에서나마 왕생극락하시도록 돌봐드려야지라고 다짐했던 정조는 양주 배봉산에 묻힌 부친의 묘를 절 가까이 모셔 조석으로 영가를 위로하기로 결심, 마땅한 장소를 물색하게 했다. 정조는 먼저 지금의 경기도 화성군 태안면 안념리 화산(花山)으로 부친의 묘를 옮겼다. 이와 함께 묘를 현륭원(顯隆園)으로 승격시켰으며, 해마다 아버지의 능을 참배하기 위해 화성을 방문했다. 그리고 부친 사도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1790년 용주사(龍珠寺)를 창건했다. 정조는 진리의 삶이란 부모를 잘 섬기고 처자를 사랑하고 보호하며, 자신의 직업에 충실하는 평범한 가운데 있다고 했고 그중에서도 부모에 대한 효도는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변해서는 안 될 인간의 근본 윤리라고 말했다. 정조의 효심은 국가와 사회 그리고 가정의 질서를 유지하는 틀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인간 도리의 근본을 실천해 만인의 귀감이 됐다. 효행실천이 기본 질서가 되는 세계인류 사회에 바른 정신을 일깨우고 가르침을 주는 환경을 만들었다. 정조는 백성들에게 부모를 어떻게 섬겨야 하는지를 가르쳤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융릉(장조와 헌경왕후가 함께 모셔진 합장릉)과 건릉(정조와 부인 효의왕후 김씨가 모셔진 합장릉)을 비롯해 용주사와 만년제 일원은 불세출의 정조대왕 효문화권이다. 그런데 효의 사찰로 불리는 경기도 화성시 용주사 일대 아파트단지를 건립하는 택지개발이 10여년 이상 표류 중이다. 화성시 송산동 화성태안 3지구 택지개발예정 지역은 지난 1998년 사업 지구 지정 뒤, 2004년 토지보상이 모두 끝났지만, 환경단체, 시민단체, 불교계 등의 반대로 2009년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LH, 원주민, 경기도, 화성시 등 태안3지구 관련 당사자들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낸다면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특히 융릉건릉과 용주사 일원은 세계 유일의 효 문화유적이므로 고층아파트를 설립하는 대신 효문화역사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글 _ 강현숙 박준상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김시범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철제형 레일궤도 완전무인시스템 2015월 6월 실물모형 전시회 시험운행 거쳐 오는 2018년 정식 개통 시속 80㎞ 운행, 한강신도시김포공항역 28분만에 주파 컨소시엄 대표사인 ㈜현대로템은 지난 6월 19일 김포도시철도 열차운행시스템 계약체결 이후 7월 24일 착수보고회를 통해 가장 안전하고 신속하며 쾌적한 차량 제작을 기본목표로 국내외 최고의 성능을 갖춘 열차운행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차량전시회는 현대로템이 타 지역에 제작, 납품한 차량의 모형을 전시해 김포에 도입될 차량의 성능 등 우수성에 대해 시민들에게 알려줌으로써 사업에 대한 신뢰성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대로템이 제작할 김포도시철도 차량은 철제차륜 AGT로 폭 2.65m, 높이 3.58m, 길이 13.5m로 2량을 연결해 최대 230명의 승객이 탑승 가능하고 첨두시간에는 최대 1분 30초 간격으로 운행할 수 있다. 운행 최고속도 시속 80㎞/h, 표정속도 48㎞/h로 9호선 급행(45㎞/h)보다 빨라 시발역인 한강신도시(구래동)에서 종착역인 김포공항까지 28분 소요된다. 또, 9호선 강남역과 공항철도 서울역까지는 1시간 이내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철도의 정시성을 통해 보다 안락한 생활의 변화가 예상된다. 현대로템 컨소시엄으로부터 제안된 차량은 철제형 차량으로 서울시 등에서 이미 운행 중인 지하철(일반철도)과 같이 레일궤도를 주행하는 방식이지만, 제3궤조 방식의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완전자동 무인운전시스템이다. 레일궤도를 주행하는 철제형 차량은 기존 지하철 뿐만 아니라 경전철 노선인 부산~김해, 인천2호선 등에 도입해 국내에서도 안전성과 성능분야에서 다양한 기술축적이 이뤄진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좌석은 다른 경전철 보다 2㎝ 가량 넓은 45㎝로, 승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했고 입석 승객도 체형에 맞는 손잡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높이가 다른 2단형이 반영됐다. 냉방장치는 모든 승객이 쾌적하도록 객실 냉기를 균등하게 분포하는 시스템으로 설치되며 출입문은 전 구간 지하인 점을 감안해 실내소음 저감과 미관에 유리한 플러그인 타입(밖으로 내밀어 열리는 방식)을 적용했다. 객실간 통로는 광폭으로 설치해 승객 이동이 편리하고 개방감을 줄 수 있는 구조로 할 계획이다. 전면과 측면의 객실 창문은 통유리를 설치한다. 또, 2.1m의 객실 높이를 확보해 탑승객의 충분한 시야 확보와 개방감을 통해 보다 쾌적한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무인운전 차량으로 기관사 없이도 선로장애물 등 위급상황을 감지하고 스스로 비상제동 등 응급대처가 가능하다. 객실 내외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종합관제실에서 실시간 감시해 유인 지하철 이상의 안전성을 확보, 승객의 불안요소는 전혀 없다는 게 사업단 기술진의 설명이다. 현대로템은 김포시민들이 김포도시철도 차량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이번 전시회를 통해 현대로템의 차량제작 기술을 홍보하고 11월에는 차량 디자인 시민 선호도 조사등을 실시해 시민의 의견을 반영, 12월중 차량디자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2014년초 차량설계에 착수, 2015월 6월 실물모형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2017년 1월 최초 납품을 시작으로 2018년 개통에 맞춰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초 전 구간 착공해 2017년 10월 준공 이에 앞서 김포시는 도시철도 5개 공구에 대한 토목 등 노반공사 입찰 공고를 지난 7월 5일 실시하고 8월 1일에는 이번 입찰에 참여하는 10개 콘소시엄의 건설사 관계자 150여명을 대상으로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전자조달 시스템에 공고된 김포도시철도 노반건설공사는 1~5공구로 나뉘어 시공되며, 전 구간 지하로 건설되는 토목, 궤도, 건축, 기계설비 등 시설분야로, 총사업비 9천394억원, 42개월의 건설기간을 거쳐 2017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해 2018년말 정식 개통된다. 공구별 노선구간은 12공구는 양촌읍 유현리 차량기지를 기점으로 한강신도시를 통과하는 구간으로 3개의 역사가 설치된다. 34공구는 사우동과 풍무동을 경유, 고촌에 이르는 원도심 구간으로 4개 역사가, 5공구는 고촌에서 김포공항에 이르는 환승구간으로 2개의 역사가 설치된다. 박헌규 시 도시철도과장은 11월말 실시설계 적격자를 선정, 빠르면 오는 연내 우선시공 가능구간(Fast Track)에 대해 착공에 나서 내년 초에는 전 구간 착공해 2017년 차량시운전과 종합시운전 등을 거쳐 오는 2018년 정상 개통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글_ 김포양형찬 기자 yang21c@kyeonggi.com 사진 _ 김포시청
사람은 첫인상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동경의 동경타워모리타워,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러시아 모스크바의 성 바실리 성당은 도시를 상징하는 건축물이자 조형물이다. 이들 도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상징물들이다. 도시 이미지는 시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직결돼 있다. 도시 이미지는 그 지역이 갖고 있는 자연환경, 역사적인 특징, 문화적인 매력, 행정서비스 등 다른 도시와 확연히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시의 명칭, 상징물, 디자인, 혹은 그들의 결합체다. 그래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닌 도시들은 그 이미지를 제거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한번 각인된 이미지는 뒤집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살인의 추억은 1986에서 1991년에 걸쳐 경기도 화성시에서 일어난 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였다. 총 10명의 여성이 차례로 피살되어 당시에도 충격적이었던 화성연쇄살인 사건이, 살인의 추억의 흥행과 함께 다시 한번 국민적인 관심을 얻었다. 그로 인해 화성시는 범죄도시라는 꼬리표가 늘상 따라 붙었다. 게다가 1999년 6월, 화성시 서신면에 소재한 청소년 수련시설인 놀이동산 씨랜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잠자고 있던 유치원생 19명과 인솔교사 및 강사 4명 등 23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발생해 화성시는 다시 한번 위기를 맞게 된다. 화성시에 대한 이미지가 심각할 정도로 나빠지고 있다고 생각한 주민 43명이 힘을 모아 도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작은 단체를 하나 만들게 된다. 올해로 출범 14주년을 맞이한 화성사랑회 이야기다. 화성시가 매력적인 도시라는 강한 인상을 주고, 화성만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온 화성사랑회 제8대 전병찬(56) 회장을 만나봤다. 가족사랑이웃사랑화성사랑 기치 걸고 2000년 1월 창립 지역경쟁력 전국 1위 쾌거 숨은 주인공 21세기 세계 각 도시들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도시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화성시는 과거 범죄도시라는 부정적 이미지로 얼룩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 화성시는 달라졌다. 2012년도 전국 161개 기초 생활권 시군 가운데 지역경쟁력이 가장 높은 도시로 화성시가 선정됐다. 동탄신도시가 들어서고 국제보트쇼, 요트대회 등 국제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화성시는 도시경제 경쟁력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도시로 변신했다. 화성시의 무한변신에 큰 뒷받침을 한 숨은 조력자가 있다. 바로 화성시를 대표하는 봉사단체 화성사랑회(회장 전병찬)다. 전병찬 회장은 1994년 경기도4-H지도자협의회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전국 각 시도 행사에 참석할 때마다 연쇄살인사건과 씨랜드 참사 등으로 인해 화성을 범죄도시로 인식하고 화성이 무섭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래서 화성시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화성시가 갖고 있는 좋은 면을 알리기 위해 주민들 스스로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14년 전을 회상했다. 지난 2000년 1월, 가족사랑이웃사랑화성사랑이라는 세가지 사랑운동을 기치로 내걸고 지역봉사활동을 위해 창립한 화성사랑회는 화성시를 살기 좋은 도시의 이미지로 알리기 위해 지난 14년 동안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전병찬 회장은 화성사랑회 출범과 함께 초대 회장부터 3대 회장까지 역임하면서 화성사랑회의 초석을 다지고 한때 3천여 명의 회원수를 자랑하는 화성시 최고의 봉사단체를 만든 주인공이다. 8년만에 제8대 수장으로 다시 선출된 전 회장은 주민들이 고향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화성시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대내외에 홍보하고 독거노인과 결식아동 등 불우한 이웃, 소외계층의 이웃을 돕는 일에도 앞장서왔던 화성사랑회의 기본정신을 이어가겠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화성사랑회의 제2의 부흥기를 만들어 아름다운 화성을 만드는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14년 전, 회장은 화성시의 이미지 변신을 위해 화성사랑 가요제를 개최했다. 화성사랑회의 대표사업인 화성사랑가요제는 지난 10년 동안 화성사랑, 화성팔경, 내 고향 화성 등의 대중가요를 제작발표함으로써 화성시의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 오는 9월 25일 제8대 회장 취임식 당일, 발안 화성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는 제10회 화성사랑가요제가 열린다. 이날 가요제에는 국민가수 조항조, 김혜연, 모창가수 나운아, 그리고 명지대 정덕희 교수가 특별초청 된다. 또 탤런트 최정식의 사회로 (사)한국연예예술단 소속가수 정도원, 최누리, 정선희, 채리나, 국악인 박경원, 평양가수 김영옥, 이송빈, 유나, 이채영, 유부향 등이 화려한 축하 무대를 선보인다. 화성 양감면 출신, 봉사활동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울 인물 한국연예예술 단장 등 어려운 이웃의 맏형 전 회장은 오로지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화성사랑회를 이끌어 오고 있지만 때때로 마음이 아플 때가 있다고 한다. 간혹, 화성사랑회가 특정 정치인을 위한 모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섭섭하다. 화성사랑회는 지역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순수한 비영리민간단체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치꾼들이 이상한 모습으로 바라볼 때가 정말 힘들고 어려웠다. 그는 민간봉사단체 본연의 자세를 잃지 않고 다시 한 번 화성사랑회의 제2의 부흥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방법은 바로 1,000원의 기적운동을 통해서 말이다. 전 회장은 1구좌당 매월 1천원씩 후원하는 참여회원제도로 앞으로 후원회원 2천명 모집이 목표라며 후원금은 독거노인이나 결식아동 생활비지원과 장학금으로 전액 지원할 예정이며, 53만 화성시민 누구가 참여하는 범시민운동으로 전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화성시 양감면이 고향인 전 회장은 지난 40여 년 동안 한국청소년보호회장, 경기도4-H지도자협의회장, 화성시민간기동순찰대 운영위원, 한국BBS경기연맹 화성시지회 운영총괄위원장 등 다양한 자리에서 투철한 봉사정신과 희생으로 어려운 이웃들의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국무총리 표창(1997), 대통령 표창(2001), 산업포장(2009) 등 다수의 상이 오랜 세월 동안 이어온 전 회장의 이웃사랑을 입증한다. 특히 전 회장은 2005년부터 8년째 (사)한국연예예술단체 단장을 맡아 매년 7~8회씩 군부대, 교도소, 종합병원 환우들과 그 가족, 그리고 노인시설 등 소외지역 소외 계층을 찾아가 나눔음악회로 위문봉사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또한 매년 수원에서는 어르신들의 은빛 축제라 불리는 실버가요제를, 화성에서는 효나눔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봉사활동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전사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병찬 회장은 도시 이미지는 어떤 사람이 그 도시에 갖고 있는 신념, 아이디어, 인상의 총합으로 화성 시민들이 고향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화성시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대내외에 홍보하고 이웃을 돕는 일에도 앞장 서겠다며 시민 각자가 화성시의 대표라 생각하고 화성시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지난 2011년 915 전력 대란 당시 예비전력이 20만KW까지 떨어지면서 심각 단계가 발령된 바 있다. 올해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시도 때도 없이 매스컴을 통해 전기가 모자라다는 외침이 쏟아져 나온다. 전기가 끊긴다면, 어떻게 버틸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인터넷과 책을 통해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집에서 쓰지 않는 전기기구의 코드를 슬며시 뽑아 보기도 한다. 무섭게 최저온도로 나오기 시작하는 에어컨에 다가가 적정온도로 조절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전기에 대한 중요성과 소중함이 가슴에 와 닿는 해이다. 어린 딸에게도 쑥스럽게 전기에 대한 소중함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문지식도 없는 상태서 아이의 흥미를 자극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러던 중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휴가를 즐기면서도, 전기에 대한 인식을 되돌아보며 자녀들에겐 교육도 할 수 있는 곳인 에너지파크를 발견했다. 인천 영흥도에 2007년 개관 5년 만에 73만명 관람객 다녀가 작은 섬마을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수도권 전력수요의 20%를 담당하는 영흥화력발전소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 부지 바로 옆에 자리잡은 에너지파크는 전기 및 에너지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에너지,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종합홍보전시관이다. 지난 2007년 11월 총 280억원의 예산을 들여 건립됐으며 3층 본관, 2층 전시관, 2층 강당동, 옥외테마공원으로 구성돼 있다. 건축 연면적 6천200㎡에 대지면적만 6만4천958㎡에 달한다. 엄청난 예산과 규모에 맞게 에너지파크는 다양한 목적을 갖고 있다. 에너지테마광장, 생태연못 등을 갖춘 넓은 공원을 개방하고 이곳에서 뮤지컬과 콘서트와 같은 다양한 문화예술공연도 개최하는 등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 및 휴식공간으로서의 목적이 그 첫째다. 또 3D 입체영화 등 첨단기법을 활용한 체험 전시관과 국내 최초로 스토리텔링 기법 및 얼굴인식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에너지 과학교육의 장을 제공하는 사명이 있다. 물론 이해를 돕기 위한 전문 안내요원이 배치돼 체계적인 안내 및 교육을 진행한다. 이와 같은 정성 덕분에 에너지파크엔 개관 후 5년 만에 73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독창성과 기능성을 추구한 전시관 및 테마공원 시설로 수도권 관광명소로 탈바꿈한 것이다. 인구 5천800여명이 거주하는 작은 섬마을 영흥도에 수십만 명의 관람객을 불러들이면서 당연히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전기 발전의 역사와 세계 전기역사 한눈에 에너지파크 전시관 1층엔 관람객의 주 연령층인 초중등학교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꾸며져 있다. 놀이와 여행,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기의 생성과 활용 원리를 깨달아가는 체험학습관 성격이 강해 유치원생, 초등학생의 호응을 끌어들일 만하다. 미분기, 보일러, 터빈, 발전기, 송전탑 등 설비를 통해 가장 기본적으로 전기가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을 소개하며, 전자레인지의 원리 등 가정에서 사용하는 생활 전기의 원리도 체험할 수 있다. 이밖에 신재생에너지의 선두 주자인 전기 자동차와 야간에 남는 전기를 이용해 하부 댐의 물을 상부 댐으로 퍼올려 다시 흘려보내 전기를 생산하는 양수발전, 풍력발전, 태양광 발전 등의 원리를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곳에 설치된 실제 전기자동차와 영흥화력발전소에 부가적으로 설치된 순수 국산 풍력발전기의 축소 모형, 태양전지의 힘으로 움직이는 비행기는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그만이다. 전시관 2층은 에너지에 대해 보다 자세하고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기 발전의 역사와 세계 전기역사, 전기의 생산과 운송, 전자파와 전자계, 원자로의 구조와 원리 등 최첨단 기술을 한눈에 접할 수 있다. 1층에 비해 높은 이해도가 필요해 고등학생, 성인 관람객들에 걸맞다. 이곳엔 영흥화력발전소 모형 및 중앙제어실, 한국남동발전의 연혁, 비전, 발전현황에 대해서도 알 수 있으며, 생활 속 전기 관련 애니메이션과 상황 연출 모형을 통해 전기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체험관도 마련돼 있다. 전시관을 둘러봤으면 밖으로 나갈 차례다. 에너지파크 이름 그대로 전시관 주위로 야외테마공원이 조성돼 있어 야외 체험 학습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 에너지를 테마로 구성한 야외학습장과 생태연못, 소금쟁이 댐, 어린이 놀이마당, 야외공연장 등은 학생들이 맘껏 뛰놀고 자연스레 에너지와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밖에 문화예술을 주도하는 복합문화공간인 하모니홀도 볼거리다. 이곳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펼치는 정기 문화예술 공연과 각종 교양 프로그램들을 통해 다양한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 지역 주민들의 문화적 소통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3년간 광해, 7번방의 선물 등 최신영화 상영회 17차례, 김성녀와 함께하는 마당놀이 공연 등 전통 민속공연 5차례, 금난새의 해설이 있는 음악회 등 클래식 및 합창공연 11차례, 햄릿 등 뮤지컬 및 정통 연극 7회 등 총 40회의 문화 공연을 개최해 2만6천121명의 지역 관람객을 동원한 바 있다. 견학안내----------- 관람시간 : 오전 10시~오후 5시30분(입장마감 5시) 휴 관 일 : 법정 공휴일 및 회사 지정 휴일 관 람 료 : 무료 단체견학 : 20인 이상 단체의 경우 사전예약 필수 주 소 :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외리 1344번지 주차시설 : 버스 12대, 승용차 90대(무료) 예약문의 : www.e-park.co.kr/070-8898-3570 글 _ 신동민 기자 sdm84@kyeonggi.com 사진 _ 신동민 기자에너지파크
이제 와서 고백하지만, 학창 시절에 10원짜리 동전에 구멍을 낸 적이 있다. 당시에는 그게 유행이었다. 송곳 등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 동전 중앙을 중심으로 구멍을 내면 나중에는 바깥 테두리 부분밖에 남지 않는다. 그렇게 완성된 테두리를 마음에 있던 여학생에게 반지라며 주던 유치찬란한 1990년대식 구애법이다. 이왕 말 꺼낸 김에 하나 더 털어놓자면, 그로부터 몇 년 후에는 한두 차례 지폐에 메모한 적이 있다. 지금은 그런 몰상식한 행동을 하지 않지만, 철없던 시절에는 지폐 속 흰 부분이 마치 낙서장인 양 그곳에 글귀, 연락처, 주소 등을 적어 건넸던 기억이다. 당시의 죄의식이 남아서였을까. 1일 현장체험의 주자로 선정되면서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떠올랐다. 경제부에 몸담았을 때 맺은 인연도 있지만, 화폐의 발행유통폐기 등은 물론, 통화신용정책과 물가안정정책 등을 수행하는 지역경제 최고 금융기관, 한국은행을 한 번 제대로 체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속죄하는 기분으로 맞은 체험일 오전 9시. 막상 한국은행에 들어가려니 정말 죄지은사람 마냥 가슴이 두근거렸다. 동전 무더기 중 폐주 고르려 매의 눈으로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국가보안 다급 시설인 탓에 출입 용무를 밝히고 성경창 업무팀장과 통화가 된 후에야 출입증을 받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첫 임무는 동전 교환 업무. 일주일에 세 번, 대량 주화 교환 업무가 있는 날이어서인지 이른 시간인데도 아주머니, 아저씨, 할머니까지 사람이 꽤 많이 찾아왔다. 시중 은행도 동전 교환 업무를 하지만, 대량의 동전 교환은 시간과 품이 많이 들어가 시중 은행에서 꺼리는 탓에 대부분 한국은행을 찾고 있다. 한 번에 교환하는 동전량이 30만~40만 원은 훌쩍 넘을 정도로 아예 예약제로 업무를 진행해 고객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고 있다. 집 안이나 가게에서 모은 동전을 갖고 오는 사람도 많았지만, 큰 손님은 폐차장이나 재활용센터에서 오는 고객으로 폐차작업 중 거둬들여 모은 동전을 100만 원 가까이 가져오곤 한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중국 단동에서는 기념으로 던지고 간 동전을 모아 3~4년에 한 번꼴로 인천본부에 오는데 갖고 오는 양이 워낙 많아 업무팀 직원들이 온종일 매달려야 할 정도다. 문제는 폐주(못쓰는 동전)는 기계 인식이 안 돼 동전 교환 업무가 대부분 수동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폐주를 100개 단위로 세려고 장갑을 끼고 자리에 앉았지만 어설픈 손놀림을 보더니 금세 옆에서 그렇게 하다가는 온종일 걸려도 다 못 하겠네요라며 핀잔이 날라 왔다. 결국, 초보 직원들만 사용한다는 수전판이 동원됐다. 넓은 판에 100개의 홈이 있어 몇 번 시범을 보고 나니 맨손으로 세는 것보다 한결 속도가 빨라졌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나름 무게가 나가는 수전판을 들고 손목을 계속 쓰다 보니 어느새 팔과 손목이 아려왔다. 적정 실내온도로 냉방이 이뤄지고, 편하게 앉아서 일했지만 수백 개를 세고 나니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100개를 정확히 맞추지 못하거나 동전을 떨어뜨려 도로 다시 세는 일은 덤이었다. 10원짜리 동전을 만드는데 10원보다 많은 돈 들어 3대 자동정사기가 1일 40억 원가량의 화폐 처리 돈을 잘 모으는 것보다 잘 쓰는 게 중요 그렇게 수십 분이 지나 겨우 고객 한 명의 교환액 39만 2천800원을 세고 나니, 벌써 창구엔 다음 고객이 말똥말똥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나마 이번에는 100% 폐주는 아니지만, 동전 더미에서 폐주를 골라내는 일은 여전했다. 새마을금고에서 금고에 있던 동전을 교환하러 온 고객이라 양도 만만치 않았다. 바구니에 담긴 동전 무더기 중 폐주를 고르려 매의 눈으로 살펴보다 보니 폐주도 참 각양각색이었다. 아직 쓸만한 동전 중에는 1970년대에 만들어진 동전도 있었지만, 불과 2007년에 만들어진 동전도 색이 빨갛게 변해 더는 사용이 불가능해 어쩔 수 없이 폐주로 분류했다. 옆에 있던 권옥제 조사역이 10원짜리 동전을 만드는데 10원보다 많은 돈이 들고, 폐기하는데도 돈이 또 든다며 찌그러지고 변색하지 않도록 아껴 쓰는 게 국가 경제를 살리는 일이라고 말을 건넸다. 위조 및 손상화폐 구분하는 보안구역 화폐정사실 사방이 CCTV 다음 임무는 화폐정사실. 한국은행에 들어온 화폐 중 위조 및 손상화폐를 구분하는 일을 하는 곳이다. 보안구역 중에서도 보안구역인 이곳에 들어가고자 또 각종 서류에 서명해야만 했다. 정사실 안에 들어서니 당장 눈에는 1만 원권 다발이 눈을 가득 채웠고, 특유의 화폐 냄새로 기분이 묘했다. 이곳의 화폐들은 신권으로 시중에 유통되다가 한국은행에 들어오는 돈들로 이곳 정사실을 거쳐 다시 시중으로 나가거나 손상권은 폐기된다. 1990년대 초반까지는 150여 명의 직원이 이곳에서 손수 손으로 했다는 정사업무를 이제는 3대의 자동정사기가 1일 40억 원가량의 화폐를 빠르게 처리하고 있다. 직접 정사기 앞에 서서 정사기가 뱉어내는 1만 원권 묶음을 500만 원 단위로 포장, 다시 시중에 나갈 수 있게 가공하는 작업을 했다. 2억 원은 족히 넘을 것 같은 1만 원권 묶음이 작업대 위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지만, 사방에서 나를 지켜보는 CCTV를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했다. 비교적 단순한 일이라 쉬울 줄 알았지만, 기계와 아직 친해지지 않아서인지 조금만 가공이 비뚤어지면 김여진 화폐관리팀장의 재작업 불호령이 떨어졌다. 그렇게 1억 원 단위로 돈 포장작업을 마친 후 이번에는 기계가 아닌 손으로 하는 수정사 작업장으로 향했다. 멀쩡한 돈은 기계가 하지만 테이프나 종이로 덧붙인 돈, 물에 젖거나 불에 그슬려 손상된 돈 등은 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앉아서 수량을 세 폐기 여부를 결정한다. 평소에 돈을 안 세본 것은 아니지만 손상된 돈뭉치라 일반 지폐와는 부피가 다소 차이가 났다. 맨손으로 촉감을 느끼면서 위조지폐도 걸러내야 하고, 수량도 정확히 세야 하다 보니 숫자를 중간에 잊어버리는 일이 다반사, 다른 직원에게 혼나는 일은 이제는 친근하기까지 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봤던 돈뭉치를 손가락 사이에 끼고 하나하나 넘기는 일은 왜 오늘따라 이렇게 어색하고 손에 잘 안 익는지 마음만 조급했다. 신의 직장 엘리트 이미지와 달리 정작 현실은 딴 판 기나긴 작업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중소기업 자금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다. 일반적으로 기업 자금 지원은 시중 은행이나 신용보증기금 등이 하고 있지만, 한국은행의 중소기업 자금 지원은 그야말로 한국은행다웠다. 시중은행에 5천592억 원(7월 기준)이라는 돈을 1%의 저리로 지원하면, 각 은행이 이 자금을 각 중소기업에 일반 기업대출보다 낮은 3~4% 금리로 대출하는 방식이다. 인천지역의 알짜배기 중소기업들이 저리로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제도지만,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아 7~8%의 높은 금리로 자금을 쓰는 중소기업이 많은 실정이다. 현재 500여 업체가 인천본부를 통해 자금지원을 받고 있으며, 신규 및 만기 연장 등으로 한 달에 1천200건을 처리하고 있다. 이미 강배원 과장 자리 위에는 사업자 등록증, 여신계좌 내역서, 벤처기업 확인서 등 각 기업의 대출 관련 서류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이들 기업에 이뤄진 대출이 문제는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각 서류의 허위 여부를 확인하고 인터넷으로 현재 정상 영업 여부를 확인했다. 강 과장을 도와 서류 심사 업무를 일단락하고 나니 어느덧 몸은 천근만근 무거웠다. 신의 직장이라기에 엘리트 이미지를 상상하고 왔지만 정작 현실은 딴 판이었다. 출입증을 반납하고 한국은행 정문을 나오는데 눈은 침침하고 손목은 뻐근하고 어깨는 결렸다. 고된 하루였지만 이번 체험으로 지난날의 잘못이 조금이나마 속죄됐길 바라며, 역시 돈을 잘 모으는 것보다 잘 쓰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 _ 박용준 기자 yjunsay@kyeonggi.com 사진 _ 장용준 기자 jyjun@kyeonggi.com
전 세계 항만에선 지금 물류전쟁이 벌어지고 인천항도 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할텐데 폐쇄라니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시작된 인천항 1, 8부두 재개발 논란은 지난 5월 28일 해양수산부 장관의 로드맵 발표로 일단락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인천항 8부두를 오는 2015년 5월말로 폐쇄하고 이후 단계적 개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항만관련 업단체는 물론 전문가들조차 폐쇄 시점을 정해놓고 항만을 개방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생존권이 걸린 항만종사자와 업체에 대한 사전 대책이 전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인천항 개항 이래 130년간 하역 노동자들을 대변해온 인천항운노동조합 이해우(60) 위원장을 만나 8부두 개방과 관련된 조합의 입장을 들어봤다. 우선 해양부의 로드맵 발표 이후 인천항 업체와 항만종사자들의 분위기는 어떠한가. 재개발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업계나 우리 때문에 개방이 늦어진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우리나 회사 모두 개방을 반대한 것이 아니다. 다만, 재개발에 앞서 선행돼야 할 문제들에 대해 정부가 확실한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우선이란 입장이었다. 그럼에도 개방 이후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항만종사자나 하역사와 사전에 어떤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부터 했다. 그것도 구체적인 날짜까지 못 박았다. 그렇다면, 노동조합 입장에선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 크게 보면 네 가지다. 항만종사자에 대한 고용 보장책 수립, 업체의 영업권 대책 마련, 8부두의 친수공간 조성, 인근 상권 보호 방안 수립 등이다. 특히 이 중에서 고용과 영업권 보장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대책이 현재까지 아무것도 없다. 근로자는 이 회사, 저 회사로 보내면 되고 회사는 저기로 가라. 이런 식이다. 우리 조합원은 지난 2007년 10월 정부 정책에 따라 정년, 임금수준, 근로조건을 보장한다는 항만인력공급체제의 개편을 위한 지원특별법(이하 지원특별법)에 따라 상용화로 전환된 사람들이다. 정부가 고용 보장을 약속했고 나 역시 위원장으로서 이분들이 무사히 정년까지 일할 수 있도록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 7월18일 항만종사자와 업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한 TFT가 구성돼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여기서 안정적인 대책이 수립되길 바라고 있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8부두 개방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지. 8부두는 인천항 내항 중에서도 수심이 가장 좋다. 따라서 대형 본선이 작업하기에 최상의 조건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8부두는 아직까지 부두로서 제 기능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주민들의 민원여파로 일방적으로 부두가 폐쇄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할 시기다.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성공적인 개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그렇다면 어떤 형태로 8부두가 개방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한마디로 친수공간이다. 원래 주민들의 요구 사항도 친수공간 조성이다. 그러나 이권이 개입하고 정부도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일부 상업시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상업시설의 도입은 항만은 물론 지역 상권 모두가 붕괴될 수 있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 인천항은 전통적인 원자재 항이다. 그러다 보니 취급되는 화물 또한 크고 정형화돼 있지 않은 특성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다소간의 소음과 분진은 필연적이다. 상업시설이 도입될 경우 끊임없는 민원이 제기될 것이다. 지역 상권도 마찬가지다. 지역상인은 다윗이 아니다. 골리앗을 상대로 절대로 이길 수 없다.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순간 지역 상권은 도미노로 붕괴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친수공간을 주장하는 이유다. 항운노조는 꽤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개 좀 달라. 1898년에 결성된 성진부두노조로부터 출발한 게 벌써 130년이 지났다. 항운노조는 인천항의 역사와 함께 해 왔다. 중간에 일제 강점기, 6.25사변을 거치면서 지금처럼 본격적인 조직을 갖춘 것은 1961년부터다. 당시에는 부두노조와 운수노조가 각자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1980년도에 두 노조가 항운노조로 통합됐다. 구체적으로 항운노조가 하는 일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외형적으로는 물류라 칭해지는 모든 곳에서 물건을 싣고 내리는 일을 하고 있다. 항만은 물론, 농수산, 철도 등 전 분야에 걸쳐 있다. 물론 가장 광대한 작업장은 항만이다. 물류가 국가의 심장이라면 항운노조는 동맥이라 할 수 있다. 항운노조는 정부나 업체에서 꺼려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여 왔다. 대표적인 것으로 대정부를 상대로 인천항의 활성화를 막고 있는 규제 완화, 일부 대형 화주의 하역 요금 인하 반대, 부두 임대료 인하 등을 들 수 있다. 아울러 내적으로는 조합원의 근로조건 개선과 권익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항운노조는 인항고등학교와 신용협동조합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두에 기계화가 진행되기 전까지 대부분의 작업은 인력에 의존했다. 특히 대형화물을 다루다 보니 작업 강도와 산재 위험률도 높았다. 이런 이유로 인해 항만은 이직률도 높고 늘 기피대상이었다. 부두노동자 대부분은 자신들이 항만에서 일하는 이유가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로 인해 부두노동자들 사이에서는 후대에는 배우지 못해 고생하는 설움을 물려주지 말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조합원 자발적으로 수 십 년간 기금을 냈고 이는 1987년 인항고등학교 설립으로 이어졌다. 또 지난 2007년 항만하역분야가 상용화되면서 약 1천여 명의 조합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이전까지 우리 조합원들은 법률적으로 일용직 신분이었다. 물론 항만하역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조합원들은 비정규직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학자금, 주택자금 등이 필요해도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 많은 곤란을 겪어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찬가지로 조합원 스스로가 어렵게 모은 돈을 출자해 인천항 신협을 출범시켰다. 여기에 점차 지역 주민들도 참여해 현재는 430억 원의 자산이 형성됐다.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을 전개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노동조합의 최대 행사 중 하나는 대의원대회다. 우리 조합은 이 행사를 치루면서 화환을 받지 않는다. 대신 쌀을 기증받는다. 이렇게 모인 쌀은 사랑의 쌀이란 이름으로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정, 저소득층 이웃에게 전량 전달한다. 또한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는 물론 범국가적인 재난에도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기탁했다. 끝으로 남은 임기 동안 어떤 사안에 주력할 것인지. 내 원래 고향은 경북 포항이다. 그러나 인생의 절반 이상을 인천에서 보냈다. 그리고 37년간 인천항에서 근무했다. 작게는 인천항이 또 넓게는 인천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몸소 봐왔다. 애정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혹자는 남은 임기 그냥 편하게 보내다가 퇴직하란 이야기도 한다. 그러나 늘 오늘이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조합원의 근로조건 개선과 복지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조합에서는 매년 모범조합원으로 선정된 분과 정년을 앞둔 조합원을 대상으로 해외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권익향상을 위해 제주도와 강원도 등에서 워크숍 등을 개최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그 폭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대외적으로는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8부두 개방을 위해 관련단체와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다. 글 _ 김창수 기자 cskim@kyeonggi.com 사진 _ 장용준 기자 jyjun@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