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지구, 영통지구, 매탄지구 등 대규모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현대적인 주거 중심의 도시 영통구에는 현재 수원특례시 전체 인구의 30%가 살고 있다. 구민의 평균 연령이 37.7세로 젊은 도시이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첨단기업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산업의 메카 도시이자 경기 남부 마이스(MICE) 산업의 중심지다. 돌이켜 보면 영통구청은 2003년 가건물로 지어져 당시 인구 24만여명의 민원을 처리했지만 20년이 지난 현재 인구는 37만여명으로 약 1.5배 늘었다. 특히 영통구에는 글로벌 대기업 삼성전자가 자리 잡고 있고 현대사회에 이르러 복합행정 수요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행정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노후한 현 청사의 재건립이 시급하다. 물론 영통·광교권역에 비해 문화·복지공간 등 기반시설이 매우 부족한 영통구청 인근 매탄권역 주변의 시설 확충도 동반돼야 할 것이다. 그래서 그간 정치권에서 ‘영통구 복합청사’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건립을 촉구해 왔고 연구용역 등 수원특례시의 움직임 또한 계속돼 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지원금 등 예산 지출 및 지방소득세 급감, 대규모 투자사업으로 인한 재정 부담 등 재정위기를 겪은 탓에 복합청사 건립은 지난 2021년 ‘영통구청사 건립 타당성 및 기본계획 검토수립 용역’이 계약 해지되며 멈춰 버렸다. 이듬해에는 복합청사 건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현 영통구청 부지의 절반을 매각하는 것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이 또한 결정된 것은 없다. 2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영통구를, 특히 매탄지구를 돌봐온 결과 영통구 복합청사 추진은 과거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다만 부지의 절반을 매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분할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점에 부딪히며 분할로 줄어든 토지에 신청사와 주변 상가지역 주차 수요까지 소화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럴 만한 재정 여건도 안 된다. 하지만 우리는 기술의 발달로 민원서류가 전자문서로 대체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지리적인 중요성과 전통적인 기능의 무게에서 자유로워진 것이다. 때문에 현 위치를 고수하기보다는 ‘민자 유치’가 가능한 이전 적지를 면밀히 검토해 ‘청사 이전’이라는 과감한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는 공공시설, 행복주택,주민편의시설 등 복합 건립을 통해 건축비용을 아낀 오류1동 주민센터 사례가 있긴 하나 민간자본이 아닌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지은 데다 사업 규모 측면에서도 차이가 크다. 민자 유치를 통한 공공청사 건립은 생소하지만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민자 유치 공공청사 건립 선진 사례인 일본의 도시마(豊島)구를 방문한 바 있으며 고양특례시 신청사의 민자 유치도 언급된 바 있다. 민자 유치를 통해 이전한다면 절감된 예산으로 영통구청이 떠난 자리에 문화·복지 시설을 건립해 매탄지구 주민에게 환원할 수 있다. 영통구 복합청사 건립은 비단 더 나은 행정서비스 제공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대의 변화에 대한 반영이고 영통구청 주변 지역주민의 편익이자 복지이며 민심이다.
인공지능(AI)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등 사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AI가 하는 세상이다. 미국 할리우드 배우들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영화 산업에 큰 충격을 줬던 할리우드 시계가 150일간의 파업을 종료하고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미국 배우·방송인·시나리오작가 노동조합은 스트리밍 시대 도래에 따른 재상영 분배금과 기본급 인상, AI 도입에 따라 배우의 권리 보장 등을 요구해 왔다. 특히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시청자들이 작품을 볼 때마다 작가, 감독, 배우에게 지급되는 로열티인 재상영 분배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불만이 쌓여 있었다. 배우들은 자기 외모나 목소리를 AI가 생성하는 이미지에 무단으로 사용되는 것을 우려해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해 달라며 파업으로 맞섰다. 비싼 의료·연금보험과 불합리한 오디션 관행 개선 등도 함께 요구하며 AI 활용으로 성우 대신 인공 목소리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에 노조원의 일자리가 박탈 당했을 때의 위기감 고조는 물론 시나리오 작가들은 AI가 시나리오를 만들고 AI 배우 탄생을 우려하는 한편 제작자가 생성AI를 사용해 작업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에 목소리를 높여 왔다. 이 문제가 전 세계에 미칠 파급에 우리도 준비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세계 노동시장에 더 많은 AI를 접목한 기술의 발달로 인간이 만들어 놓은 기기에 인간이 예속되는 일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 주목할 것이 있다. 우리의 10대가 앞으로 겪어야 할 AI 문제에 대한 접근을 요한다. 이들에게는 아직 자신만의 전문지식이나 사회 경험 등이 없다. 그런데 앞으로 10년, 20년 후 사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AI나 로봇이 대량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일했던 직업을 잠식한다는 것이다. 지금 어느 누구도 이들에게 향후 인공지능과 경쟁해 일자리를 얻기 위해 가르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 또 그 능력이 무엇이 될 것인지에 대해 아무도 모른다. 혹자는 인간의 두뇌는 무궁무진한 것으로 이야기하지만 어느 순간에 도달하면 멈춤도 있을 수 있다. 지금 10대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걱정해야 하는지 부모의 입장에서 살필 때 참 암담하기도 하고 그때 가서 자신들이 결정해야 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할 수 있겠다. 나이는 어른도 아이들도 똑같이 먹는다. 특정 기술이나 기능에 집착하기보다 불확실한 미래에도 그때 필요한 지식과 능력을 빠르게 학습할 수 있는 적응력, 상상력, 판단력, 그리고 회복 탄력성 같은 ‘메타인지’ 능력을 지금 우리 10대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쳐야 할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황당 규제를 찾습니다.’ 국민이 느끼기에 실제 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과 괴리된 규제, 기술·환경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낡은 규제,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과도한 규제를 직접 제안받아 개선하기 위해 국무조정실에서 실시한 공모전이다. 정부는 이제 ‘규제혁신’을 주도해야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하지 않고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공모전에서 수상한 규제들은 ‘고령자 운전면허 대리반납 주민센터에서도 허용’, ‘인터넷 포털 등에서의 비밀번호 변경 의무 완화’, ‘법령 간 달랐던 반려견 목줄 착용 의무 통일’ 등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한 번쯤은 불편함을 느꼈던 사소한 규제들이다. 이렇게 제정될 당시에는 국민에게 필요했던 규제가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을 불편하게 만드는 규제로 변하기도 한다. 정부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행정서비스와 그에 따른 규제를 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빠르게 혁신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가로막는 불필요하거나 불편한 규제들을 완화시키기 위해 규제혁신전략회의, 규제혁신추진단, 규제심판제도 등 민관 협력의 규제혁신 기구를 신설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보훈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국가보훈부도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보훈가족에게 불합리하고 불편한 규제를 개선해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 ‘영웅을 존중하고 기억하는 일류보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가보훈부의 상반기 대표 규제혁신 사례는 위탁병원 감면대상자 연령 폐지다. 최근까지 참전유공자 등 유공자가 연령에 관계없이 이용 가능한 병원은 보훈병원이었다. 하지만 보훈병원은 소재지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인천으로 한정돼 접근성에 제한이 있고 위탁병원은 75세 이상만 진료가 가능해 보훈병원에서 먼 곳에 떨어져 살거나 75세 미만의 유공자들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보훈부는 이러한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참전유공자 등이 근거리인 위탁병원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꾸준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난 10월 위탁병원 감면대상자 연령 제한을 폐지했다. 이외에도 2023년 국가보훈부가 유공자들을 위해 혁신한 정책을 몇 가지 더 소개하면 첫째, 상이유공자 보철용차량 개조 비용 지원, 둘째, 국립묘지 외 안장 지원 개선, 셋째, 저소득 보훈대상자의 생활안정 및 지원 확대를 위한 추정소득 부과 일수 완화, 넷째, 전몰·순직군경 미성년 자녀 정서적 지원 히어로즈패밀리 프로그램 운영 등을 들 수 있다. 국가보훈부에서는 내년에도 보훈가족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과 업무에 반영하는 규제혁신과 적극 행정에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다. 경기남부보훈지청도 보훈가족의 불편함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일선기관으로서 혁신 소모임 ‘보훈새로이’를 주기적으로 운영하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최근 정부는 의사 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5년부터 의대 정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정원 확대 수요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전국 40개 의대 중 경기 북부에 소재한 의대는 단 한 곳도 없다는 사실이다. 경기도의 인구는 전국에서 첫 번째로 많지만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는 전국 최저 수준에 해당한다. 의료취약지역인 경기 북부, 특히 포천시는 70여년간 접경지역의 각종 규제로 인해 수도권임에도 수도권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문화, 교육, 교통의 결핍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의료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15만 포천시민도 평등한 의료서비스를 누릴 권리가 있다. 포천시 관인면에서 중대한 수술을 해야 하는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가장 가까운 의정부 성모병원은 56㎞, 서울 아산병원까지는 84㎞를 달려야 한다. 당장 진료가 가능한 병원이 없다. 전문의 진료 예약도 한없이 밀려 있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포천시의 의료서비스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의료 수급 안정화를 위해서는 의대 신설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경기 북부에는 증원할 의대도, 진료받을 병원에 대한 선택권조차 없다. 인접 시·군인 철원, 연천, 동두천도 역시 같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서울과 대도시로 치우친 의료 불균형은 결국 지역 소멸을 불러올 것이다. 포천시에 소재한 대진대는 인근 시·군의 의료 사각지대 문제까지 해결하는 거점이 될 것이다. 대진대 의대 유치는 포천만의 문제가 아닌 경기 북부 모두의 문제다. 의대 신설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단순히 기존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의대 신설도 함께 추진해 지역 및 필수 의료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며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다. 의료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지역 의료체계를 구축하는 등 공적 영역인 의료에 공백이 없도록 의대 신설을 서둘러야 한다. 의료 사각지대의 의료 공백을 메우고 지역 성장을 견인하는 등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도 대진대 의대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이하 교부금)’은 1969년부터 시행된 중학교 무시험진학으로 중학교 학생 수가 증가하고 중등교육비의 수요가 증대되자 1971년 ‘의무교육재정교부금법’과 ‘지방교육교부세법’을 한데 묶어 ‘교부금법’이 제정되면서 운용되기 시작했다. 현재 교부금법에 의한 교부율은 20.79%다. 동법의 목적을 보면 “이 법은 지방자치단체가 교육기관 및 교육행정기관을 설치⸱경영하는 데 필요한 재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가가 교부해 교육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한다”고 했다. 동법 2조 3조와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법’도 유아교육 진흥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차별금지법’도 교육 분야에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강조한다. 이같이 촘촘한 유아교육법 규정은 국가의 책무성을, 학부모(유아)는 교육받을 권리를 시사한다. 경기도교육청의 유아학비지원계획도 균등한 교육 기회 제공과 교육비 부담 경감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사립유치원 학부모들에게는 여전히 구름 위의 언덕이다. 사립유치원 학부모들은 그들의 수입에서 교육세를 납부하고 또 사립유치원 교육비를 유치원에 납부하고 있다(이중부담). 이는 공립유치원 학부모들이 유치원 교육비를 전액 혜택받고 있는 데 비해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혜택만 받고 있는 현실이므로 교육비 납세의 의무를 하고도 심한 차별대우다. 똑같은 세금을 납부하는 교부금임에도 불구하고 사립유치원 부모들이 고스란히 사각지대에 놓여 차별받는다. 이는 엄연히 법률의 논리적 정합성에 반하며 헌법정신인 학습권 평등권 침해다. 그래서 사립유치원 학부모들은 교육의 균등성 훼손과 공평성의 편향에 법적 제도적 행정 정비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교육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교육재정에 대한 종합적인 재고 및 개편을 통해 교육비 부담의 차별을 해소해 학부모들이 사립이든 공립이든 선택에 맡겨 교육받을 수 있도록 제도 정비를 요구한다. 현재 고등학교는 의무교육은 아니지만 2021년부터 공⸱사립 모두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공⸱사립유치원도 고등학교처럼 의무교육은 아니지만 무상교육을 실시해 사립원아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줘야 마땅하다. 사립유치원이 사유재산이냐 공공재냐를 놓고 명분을 좇으며 공리공담하는 조선 시대 주자학자들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 선진국으로 평가되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노르딕 국가, 일본의 유아교육 제도는 유아에 대한 교육의 평등성 및 국가의 교육적 책임을 강조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유아교육이 지금과 같은 공⸱사립유치원 학부모 교육비 차별이 지속된다면 사립유치원의 운명은 화병 속 꽃보다 수명이 길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국가가 교육을 완전히 책임지는 시대를 열겠다”고 했고 윤석열 후보 및 여타 교육감 후보도 비슷한 공약을 했다. 후보마다 공약은 구두선에 그치고 휘발돼 실종되고 말았다. 이 같은 유아교육 행정의 논리 모순을 보면서 사립유치원 학부모들은 ‘마치 거세된 환관이 다산(多産)의 기쁨을 노래하는 광경을 보는 듯한 괴이한 기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세계 경제 규모 10위의 볼륨을 자랑하는 위상에 걸맞은 유아 무상교육이 고등학교 무상교육보다 선행돼야 함은 선택이 아니라 0.7%라는 저출산 대책과 맞물린 시대정신이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 결단을 기대해 본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프로크루스테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다. 그는 그리스 아테네 인근 케피소스 강가 교외의 언덕에 집을 짓고 여인숙을 운영하면서 강도질을 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집에는 철로 만든 침대가 하나 있는데 여인숙에 찾아오는 손님이나 행인을 붙잡아 자신의 침대에 뉘고는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크면 그만큼 잘라내고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작으면 억지로 침대 길이에 맞추어 늘여 죽였다고 전해진다. 그의 침대에는 침대의 길이를 조절하는 보이지 않는 장치가 있어 그 누구도 침대에 키가 딱 들어맞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프로크루스테스의 악행도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에 의해 끝이 난다. 인과응보의 이치를 피해 갈 수 없었다. 테세우스는 프로크루스테스를 잡아 침대에 뉘고는 그가 남에게 했던 똑같은 방법으로 머리와 다리를 잘라 죽게 한다. 이 신화 이야기를 듣고 우리가 교훈을 얻을 것은 나 또한 내 고정관념의 생각에 묶여 살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는 것이다. 나라는 존재는 자기 생각에 맞춰 남의 생각을 판단하거나 뜯어 고치려 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생각에 대해 자기 행동과 생각이 다르면 비난한다. ‘잘못이 남에게 있지 내 행동과 생각이 잘못되었나’ 하고 나를 돌아보는 일은 거의 없다. 내 생각이 진실이라고 굳게 믿는 것이다. 그러나 내 생각이 정말 맞는 것인지를 잘 살펴보면 그 생각, 신념, 원칙이나 기준은 시간과 함께 변하고 있음을 스스로를 잘 관찰해도 알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다양한 의견과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각자의 생각이나 주장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나 역사의식에서 각자의 생각이 충돌해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뉴스를 최근에 쉽게 접한다. 자기 생각이나 주장이 다른 사람의 본성, 특성을 무시하거나 훼손하는 경우 그것은 옳지 않고 비인도적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주장을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또 자기 생각이나 주장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지 말고 적절한 근거와 논리를 갖추고 비판적으로 검증하고 개선하려고 해야 우리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재앙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도가 사상의 대표적인 철학자 장자도 자연스러움과 무위를 강조하면서 오리의 다리가 짧다고 늘여 주면 괴로워하고,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면 슬퍼한다고 말하면서 타고난 생각과 본성을 억지로 뜯어 고치려는 짓을 하지 말 것을 주장했다. 자기 생각의 틀에서 벗어날 때 장자의 학의 다리, 오리 다리에 놓이지 않고, 서로 다른 의견과 입장을 조화롭게 통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 남의 생각이 나와 다름에도 불안해하거나 근심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고봉산은 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에 이르기까지 수천년 동안 고양시를 지켜온 유서 깊은 유적이다. 올해 3월3일 고양특례시 주최로 고봉산 역사유적을 재조명하는 학술세미나를 연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 학술행사는 시민들이나 언론사에서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등 진행에 미숙함을 드러냈다. 각 대학 연구단체의 원로 학자와 여러 대학의 전공교수 등 20여명이 참석 열띤 토론을 벌였다. 고양시 개시 이래 이같이 많은 고대사 관련 전문가들이 모인 적이 언제 있었나. 그러나 지금도 아쉬운 것은 이 학술행사가 시민, 학생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적든 많든 국가예산을 들여 모처럼 만든 큰 학술행사인데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올해를 반면교사로 삼아 내년에는 올해보다 보다 많은 시민 학생들이 참여 할 수 있는 진정한 고봉산 역사축제를 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양특례시와 그동안 고봉산 역사유적을 답사하고 새로운 유적을 찾은 고봉산 학술탐구연구 위원회가 공동으로 축제를 열어줬으면 하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고봉산에는 애틋한 사랑의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이 설화는 조선시대 춘향전의 내용과 구성이 똑같다는 점이 주목된다. 주인공은 고구려22대 안장왕(安臧王)과 이곳에 살던 토호의 딸 한주이며 이들의 사랑은 극적이고 아름답다. 안장왕과 한주의 설화를 기록한 책은 ‘해상잡록(海上雜錄)’인데 현재 이 기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민족사학자인 단재 신채호 선생이 자신의 저서인 ‘조선상고사’에 상세하게 인용함으로써 알려지게 됐다. 남원을 무대로 하고 있는 소설 춘향전은 17~18세기에 지어진 픽션이지만 안장왕과 한주의 사랑 이야기는 실화로 약 1200년이나 앞서 있다. 여기에서 춘향전 소설의 모태(母胎)가 바로 ‘안장왕과 한주의 사랑’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고봉산의 역사적 중요성은 재론할 여지가 없다. 특히 고봉산 유적은 수천년 이 지역에 살아온 주민들의 기복(祈福) 성지이기도 했다. 필자는 전문학자들과 함께 고봉산을 수차례 답사해 선사시대 다수의 성혈유적을 확인했다. 고인들로 추정되는 큰 바위, 제사터, 선각화를 발견하기도 했다. 차제에 고봉산 유적을 전국에 널리 홍보하고 아름다운 한주와 안장왕의 러브스토리를 고양시 심벌로 삼자는 것이다. 픽션도 아니고 너무나 훌륭한 역사적 사실을 갖고 있으면서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 아쉽다. 다른 지자체들은 없는 사실도 억지로 만들어 관광자원으로 삼는데 우리는 지금 잠을 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소설은 역사가 돼가고 역사는 묻히고 있다.’ 다시 한번 시당국과 지역사회에 고봉산축제와 학술대회의 필요성을 호소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2023년도 한 달이 남지 않은 상태에서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2023년 계묘년의 여름은 어느 해보다 뜨거웠고 이상기후에 따른 집중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많은 피해를 입었던 안타까운 해이기도 했다. 특히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이태원 참사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채 국민들에게 또 다른 충격으로 다가왔고,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막중한 임무를 부여 받은 소방관으로서 그 책임의 무게를 더욱 무겁게 느끼게 한 사고였다. 특히 평택은 해외 주둔 미군기지 중 단일기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주한미군 기지를 비롯해 국제무역항인 평택항, 광역철도 교통망인 SRT, 삼성반도체, 아산국가산업단지 포승지구 등 물류와 교통의 중심지이자 글로벌 산업도시로 급격히 발전하는 신성장 도시다. 거대 주거단지 개발 및 신규 산업단지 조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과 하나가 되는 신문화가 조성되고 있는 곳으로 이에 따른 소방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렇듯 급격한 변화는 현장의 불안정성을 불러오고 이는 재난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비단 화재뿐만 아니라 예기치 못한 다양한 재난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소방과 행정기관, 시민이 하나 돼 사고 예방과 재난 대응에 적극 협력하는 시민안전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올해 경기소방 10대 목표 중 하나는 국격에 부합하는 선진국 수준의 화재 안전도 달성이다. 인구 10만명당 화재사망자를 연평균 0.49명(선진국 기준) 이하로 줄이고, 화재발생 건수는 전년 대비 2% 저감된 인구 10만명당 24건 이하로 달성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평택소방서는 경기소방 정책 기조에 맞춰 인명피해 저감을 위해 현장대응 훈련 강화, 주택 및 산업시설, 요양병원 등 다수 인명피해 우려대상 안전컨설팅, 외국인 근로자 고용사업장 기숙사 기초 소방시설 설치지도, 어르신 119안심콜 서비스, 찾아가는 심폐소생술 교육 등 성장하는 도시 속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대상에 대해 보다 세밀한 관심을 갖고 맞춤형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다가오는 2024년 갑진년 새해도 안전 생활 습관 및 실천하는 성숙한 시민 안전의식으로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부하며 시민 모두가 더 안전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라곰(lagom)이라는 말이 한동안 유행이었다. 북유럽의 생활방식이나 인테리어가 주목받으면서 덴마크의 휘게(Hygge·안락함이나 편안함)와 함께 많이 거론되던 단어다. 이 단어는 스웨덴어로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은, 적당한’이라는 뜻으로 미니멀리즘을 대표하는 단어이기도 한데 이 기회를 빌려 겨울철 소방안전과 접목시켜 보려 한다. 최근 5년간 송탄소방서 관할 화재 원인은 부주의(51.5%)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부주의라는 것은 경각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대비하면 분명히 줄일 수 있는 부분이다. ‘적당히’ 준비해서는 부주의에 의한 화재를 완벽히 예방할 수 없다. 추운 날씨에 따라 실내 생활이 늘어나면서 일상생활 속 부주의로 인해 대형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안전한 겨울철을 보낼 수 있도록 세 가지를 당부드리고자 한다. 첫째, 담배는 지정된 장소에서 피우고 담배꽁초를 무단으로 투기하지 않는다. 부주의 화재 중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가 24.3%를 차지할 만큼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로 인한 불씨들이 대형화재가 돼 재산 피해뿐만 아니라 인명 피해까지 불러오기에 경각심을 갖고 주의해야 한다. 둘째, 음식물 조리 중에 가스레인지 옆을 떠나지 말고 자리를 비울 때에는 반드시 가스레인지의 불을 차단한다. 부주의 화재 중 20.2%는 주거시설 내 화원 방치에 따라 화재가 발생한 만큼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장시간 외출 시에는 가스 밸브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가스레인지 등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가스를 차단해 화재 사고를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생활 안전장치인 가스 자동차단기 설치도 적극 권장한다. 셋째, 주택 내에서는 하나의 콘센트에 여러 개의 전기기구를 문어발식으로 사용하지 않고 전기용량에 맞게 사용해야 하며 전기제품은 KC 또는 공인된 인증 제품만 사용한다. 겨울철 난방용품 사용 시에는 자리를 비우지 않도록 주의하며 장시간 사용을 금지한다. 또 주위에 인화물질을 둬서는 안 되며 외출 및 난방용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플러그를 뽑는 습관이 중요하다. 안전에는 ‘미니멀리즘’이 없다. ‘적당함’도 있어선 안 된다. 최선을 다해 대비하고 습관화해야 한다. 평상시 화재 안전에 관심을 기울여 생활 속 작은 부주의를 살피고 안전수칙을 실천해 모든 시민이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철을 보내시길 바란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의 오이디푸스에서 기원한 운명론은 소포클레스에 의해 ‘오이디푸스왕’이라는 희곡으로 발전해 서구문명의 원형이 됐다. 인간의 자유 의지에 의존하지 않고 운명의 굴레에 속박돼 비극으로 치달을 때 흔히 운명론을 거론한다. 나는 인간의 자유 의지를 믿고 운명론을 거부한다. 그래서 운칠기삼(運七技三·운이 7할, 능력이 3할)이라고 할 때도 동조하지 않았다. 인간의 노력이 대부분이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해 2할 정도 운이 작용해 사업이 성공한다면 그 정도는 수긍하고 싶다. 그런데 갑자기 광명의 21세기에 운명론이 인구에 회자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불을 지핀 사람은 홍콩과학기술대 김현철 교수가 최근 발표한 베스트셀러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이다. 그는 인생 성취의 8할이 운이라고 했다. 그는 왜 그런 주장을 했을까? 그렇다면 나는 앞으로 운명에 몸을 맡기고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가만히 있으면 되는 것일까? 경제학자 브랑코 밀라노비치의 “태어난 나라가 평생소득의 절반 이상을 결정한다”와 같은 결로, 김현철 교수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만으로도 우리는 세계 20% 안에 들어가는 운 좋은 사람들이고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자가 나머지 소득의 30%를 결정하고 여기에 부모가 주는 환경까지 고려하면 개인 성취의 80~90%는 운이다. 그리고 개인이 노력할 수 있는 건강도,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부모의 영향이 크다.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고 부자가 된다고 하는 주장을 들으면 안타깝다. 성공의 대부분이 운이니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 실패했다고 좌절하지 말고 운이 나빴을 뿐”이라고 했다. 또 사회학자 조형근이 최근 일간지에 게재한 칼럼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언제부턴가 한국 사회에서 상승 이동의 사다리가 끊겼다는 탄식이 가득하다. 예전에는 어려운 환경에도 제 힘으로 열심히 공부해 명문대에 합격하고 계층 상승하는 사례도 많았지만 이제는 어렵다고 한다. 경제학자 주병기 교수의 개천용 기회불평등지수는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 그러면서 그는 ‘같은 출발선’과 ‘기회의 공정’ 등 공정한 경쟁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러한 공정한 경쟁도 운이 8할이고 능력이 2할이라면 합리적인 성공이 가능할까. 모든 것이 예정돼 있다는 예정론이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세습이 좌우한다는 세습제 모두 문명의 발전은 퇴보시킨다. 나는 인간의 이성과 합리주의의 위대함을 믿는다. 운이기팔(運二技八·운 2할, 능력 8할)을 위해.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바람이 차갑다. 김장의 계절이 돌아왔다. 필자가 근무하는 사무실에도 주말을 이용해 본가에 가 김장하고 왔다는 직원들의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하루 종일 배추를 옮기고, 다듬고, 씻고, 절이는 작업으로 녹초가 됐다는 이야기, 다음 날 절인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면서 새로 담근 김치를 갓 삶은 돼지고기와 함께 맛본 이야기가 이어진다. 하지만 이제 김치를 담그는 집보다 김치를 사 먹는 집이 늘고 있다. 아무래도 도시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는 김치를 담그는 행위가 부담스러울 듯하다. 핸드폰으로 손가락질 몇 번이면 잘 만들어진 김치가 집 앞까지 배송되는 편리한 시대이니 말이다. 이렇듯 사 먹는 김치가 대중화하면서 함께 늘어난 것이 있다. 바로 중국산 김치다. 국내산 김치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가격이다 보니 많은 음식점에서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게 더는 이상하지 않은 지금이다. 최근에는 ‘중국산 김칫소’를 수입해 판매하는 예도 있다. 중국에서 고춧가루, 무, 파, 마늘, 젓갈 등 김치에 들어가는 갖은 양념으로 만들어낸 김칫소를 수입한 후 배추에 버무려 국내산 양념으로 만든 배추김치인 것처럼 원산지를 둔갑해 판매한 김치 제조업체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적발해 뉴스에 보도한 바 있다. 심지어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배추김치 외에도 깍두기와 파김치, 갓김치, 백김치 등 다양한 중국산 김치류의 수입 또한 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놀라게 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김장철을 맞아 ‘배추김치 및 양념류 원산지 표시 일제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산 김칫소를 국내산 김치 양념인 것처럼 원산지를 둔갑, 판매한 사례를 비롯해 여전히 값싼 외국산 김치를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해 부당이득을 챙기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생기는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땀 흘려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 또한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소비자와 생산자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처벌 기준을 높이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나 더욱 중요한 원산지 표시 위반 예방책은 소비자의 관심이 아닐까 한다. ‘똑똑한 소비’라는 말이 있다.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상품은 사지 말고, 원산지가 의심되면 신고하는 똑똑한 소비자가 늘어날 때 원산지 둔갑 행위가 우리 사회에서 설 땅을 잃어갈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노동 현장의 인력수급을 위한 고용허가제(E-9비전문취업비자)가 시행된 지 내년이면 20년을 맞는다. 고용노동부는 그동안 일시적으로 머물다 가는 손님 노동자가 아니었는지 곱씹어 봤으면 한다. 외국인 근로자 재고용허가 요건 완화와 권익 보호를 위한 조치가 강화되지만 교육의 질은 더 열악해져 외국인 근로자 교육 개선이 시급한 게 현실이다.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 도입을 늘리는 것은 저출산·고령화로 생산활동인구가 급감하면서 내국인 인력난과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을 줄이려는 조치다. 일자리는 있는데 사람이 없는 빈 일자리가 지난 8월 기준 22만1천개에 달한다. 외국 인력 중 한 사업장에서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하고 한국어 능력을 갖춘 성실 근로자는 중간에 출국·재입국 없이 10년 이상 근무할 수 있게 된다. 업종별 외국인 고용 폭을 넓히고 내국인 구인 기간을 단축하기로 한 반가운 소식에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우수한 외국인 근로자에게 장기 연속 체류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16개국 외국인 근로자는 입국 첫날부터 생활관에 짐조차 옮겨 놓지 못한 채 건강검진, 은행업무, 야간수업 등 빡빡한 일정으로 2박3일간 16시간 교육을 받고 회사로 간다. 고용노동부는 외국인 근로자의 장거리 여정 등을 감안해 교육 일정에 1일을 더한 3박4일로 늘려 효율적인 교과과정이 반영되도록 이제라도 탁상행정에서 벗어나 근로자와 교육기관, 사업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 소통이다. 한국어를 배우는 것은 언어와 문화, 역사를 함께 배우는 것이다. 한국의 일터에서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가장 큰 이유는 커뮤니케이션이다. 고용노동부는 2018년 6월 외국인 근로자가 입국 전 받는 교육과 중복된다는 이유로 한국어 회화 교과목 등을 폐지하거나 축소했다. 자국의 교육과 한국은 환경적인 교육 차이가 있다. 근로자에게 한국어는 아는 만큼 힘이다. 언어도 일종의 강력한 무기다. 외국인 인력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 한국어 공부는 물론 한국문화 체험학습, 숙련노동 인력을 위한 기술교육 등은 고용 안정성과 생산성을 높이고 산업재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2024년 외국인 인력 규모는 16만5천명으로 2004년 고용허가제 도입 이후 최대다. 우리는 외국인 근로자를 단순한 노동인력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한국을 널리 알리는 민간외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줬으면 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겨울철은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선제적 예방 활동이 필요한 화재 다발 시기다. 하지만 계절 특성상 사람들의 실내 활동과 난방용품 사용 증가로 소방관들에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시기이기도 하다. 소방청의 통계에 따른 최근 5년간(2018~2022년) 겨울철(12월~다음 해 2월) 화재는 연평균 약 1만1천30건으로 그중 사망 108명, 부상 601명 등 총 709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겨울철은 사계절 중 화재 건수가 가장 많고 화재에 따른 인명 피해 비율도 가장 높다. 겨울철 화재 발생 원인은 부주의(50.8%), 전기적 요인(23%), 기계적 요인(10.4%), 기타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부주의 화재의 주요 원인은 △담배꽁초 △불씨불꽃·화원방치 △음식물 조리 중 부주의 △쓰레기 소각 순이다. 겨울철은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로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가 꼭 필요하다. 소화기와 주택용 화재경보기는 화재 초기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안전장치다. 화재 초기에 소화기 1대는 소방차 1대와 똑같다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소화기 1대로 초기 진화 가능한 화재도 시간이 지나면 소방차 10대로도 진압하기 어렵다. 또 주택용 화재경보기는 화재 발생 시 음향으로 화재 발생 위험을 알리는 장치로 모두가 잠든 심야시간 등 화재 취약 시간대에 신속한 대피를 유도해 인명 피해를 막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 3월 양평군 지평면 월산리 한 펜션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주택용 화재경보기가 작동해 펜션 투숙객들이 신속히 대피해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처럼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함으로써 초기 진화와 신속한 대피로 화재 피해를 경감한 사례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어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의 중요성은 더욱더 부각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양평소방서는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에 집중해 지난 2022년 취약계층 4천461가구에 대한 주택용 소방시설 보급률을 100% 달성했다. 올해에는 양평군청과 협업해 주택용 소방시설을 취약계층 우선 지원에서 주택 전체로 확대 지원하는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지원)조례’ 개정을 통해 반지하주택, 외국인 근로자, 마을경로당 등 보급 범위를 넓히고 있다. ‘방심 속에 화재 있고 관심 속에 예방 있다’는 말처럼 화재에 대한 예방은 수백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예방 대책을 내놓고 홍보한다고 해고 무관심 속에 시민들 인식의 변화와 도움이 없다면 유명무실하다. 모두의 작은 관심과 예방에 대한 실천 하나하나가 모여 대형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통해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지키며 따스한 겨울을 보내길 바란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1957년 ‘농약관리법’ 제정과 함께 농약의 안정적 공급을 목표로 관리가 시작된 농약은 과거 농작물 보호와 병해충 예방 성능에 대한 관리가 주를 이뤘다면 현재는 안전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농약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농약 오남용 방지 등 농약 안전관리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최근 농업, 농촌지역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병해충 방제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첨단 기술이 적용되는 무인헬리콥터와 무인멀티콥터(이하 ‘드론’)를 활용한 무인항공방제가 점차 대중화하고 있다. 무인헬리콥터는 2003년부터 대규모 방제가 가능한 벼 재배 단지에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드론은 주로 항공촬영과 취미 활동용으로 사용됐으나 기기의 대형화 등으로 벼뿐만 아니라 밭작물 방제에도 널리 이용하고 있다. 항공방제의 경우 작업자 숙련도와 기상 조건에 따라 방제 효과 차이가 크고 고농도 희석액을 적은 물량으로 살포하기 때문에 약효 저하 및 약해 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단위면적당 적정량을 기준에 맞게 살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며 농약 허용기준 강화제도의 전면 시행으로 인해 소량의 비산으로도 주변 작물이 오염돼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항공방제가 보편화된 여건을 반영, 농림축산식품부는 무인헬리콥터 및 드론을 활용한 항공방제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올해 1월1일 농약관리법에 항공방제업 신고제도를 도입했다. 항공기, 경량항공기 또는 무인동력비행장치로 농약을 살포해 병해충 방제 등 방제업을 하려는 사람은 농산물품질관리원에 영업신고를 해야 한다. 농관원에서는 항공방제업 신고기준(장비, 인력 등)을 검토, 현지 조사 후 항공방제업을 등록하고 항공방제업자 등에게 정기 교육을 통해 농약에 대한 이해도 향상과 올바른 농약 사용을 유도하며 방제업자의 농약 사용실적을 제출받아 농약 안전사용 기준 준수 여부를 철저하게 관리한다. 농업 생산 및 관리능력 향상, 유지 등 지속가능한 농업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드론을 활용한 효율적인 농작업이 필요한 만큼 농관원에서는 항공방제업을 안전하게 관리해 나갈 것이다. 또 농업인구 고령화와 기술 발전이 어우러져 농업의 신기술이 계속 개발되는 만큼 농약 안전관리에 차질이 없도록 바뀌는 여건에 맞춰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매년 소방에서는 11월에 불조심 강조의 달이라는 슬로건으로 화재 예방 분위기를 조성하고 불조심을 강조하기 위해 범국민적인 홍보 및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11월은 겨울철이 시작되는 달로 화재의 위험이 증가하는 시점이다. 겨울철은 다른 계절에 비해 화기 사용 및 실내 활동이 큰 폭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화재 발생이 상대적으로 많고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 발생률도 매우 높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경기도에서 발생한 계절별 화재는 겨울 28.3%, 봄 27.9%, 여름 22.8%, 가을 22% 순으로 겨울철과 겨울이 지나가는 길목인 봄철에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명 피해 역시 겨울 29%, 봄 26%, 가을 23%, 여름 22%로 겨울철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올해 11월 불조심 강조에 달은 불조심 환경 조성을 목표로 화재예방홍보, 소방안전교육, 도민참여 문화행사 등 여러 방면으로 화재예방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한다. 매년 각 유관기관에서는 이맘때가 되면 현수막 및 배너 등을 게시해 화재 예방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소방서에서는 불조심 포스터 그리기 대회 및 119 안전 체험 한마당 등을 통해 남녀노소 화재 위험성을 다시금 일깨워 주고 있다. 화재는 예측할 수 없는 사고보다는 누구나 소홀할 수 있는 ‘부주의’에서 시작된다. 부주의는 사전적 의미로 주의하지 않음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주의한다면 화재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제 우리 모두 불조심을 강조하고 생활화하면서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언제나 고마운 불. 그러나 방심하면 우리를 재앙으로 몰고 가는 불, 생활 속에서 화재 예방에 관심을 두고 안전수칙을 준수한다면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을 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장소(Place)와 공간(Space), 두 단어는 비슷하지만 개념적으로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공간은 물리적인 영역(위치)을 나타내는 단어이지만 장소는 공간의 물리적인 영역에 특정한 의미가 부여되거나 정체성 등이 포함된 공간을 의미한다. 양주디지털시험센터는 지난해 12월 양주시 백석면에 자리 잡고 수험자들을 받을 준비를 마쳤다. 건축·건설산업 분야에서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으로 그 역할을 수행한다. 건축도장, 방수, 조경 등의 종목을 매년 9회(정기 기능사 4회, 상시 기능사 5회) 시행해 연간 1만5천여명의 건축·건설 산업인력을 육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히 경기 북부에 위치한 어느 한 공간에서 대한민국의 산업을 이끌 근로자들의 자아 실현과 지역의 발전, 나아가 대한민국 산업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상생의 장소로 탈바꿈하는 순간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자격시험 시행을 위해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는 수험자 편의성 증대와 양질의 수험환경을 제공 하기 위해 공단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시험장 확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러한 필요성을 충족하기 위해 양주시에 양주디지털시험센터가 문을 열었다. 양주디지털시험센터는 건축 분야 4개 종목(건축도장, 방수, 조경, 철근)을 시작으로 건축·건설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자격시험을 시행한다. 나아가 시행 종목을 확대해 더욱 많은 수험자들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장소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기존 자격시험을 시행하기 위해 타 교육기관(학교, 직업전문학원) 등의 시설을 임차해 시험을 시행했으나 양주디지털시험센터는 공단 자체 운영 시설로 타 외부 시험장에 비해 시설사용료 등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공단에서 시행하는 시험 일정에 대해 보다 유연한 편성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수험자들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할 수 있다. 실제 올해부터 건축·건설 분야 종목 중 건축도장기능사, 방수기능사 시험은 상시 시험을 추가로 개설했다. 기존의 정기 시험(연 4회)에서 상시 시험(연 5회)을 추가해 연 약 190일 동안 수험자들에게 시험 기회를 제공한다. 양주디지털시험센터가 경기 북부지역의 핵심 시험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우선시할 부분은 수험자들에게 양질의 시험환경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수험자 편의성을 증대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공단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시험장이라는 특성을 활용해 기존 임차 시험장(사설학원, 교육기관 등)과는 달리 유연한 시험일정 편성을 통해 수험자에게 더욱 많은 수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또 시험장 설립 당시 타 시험장의 장점을 벤치마킹해 최적의 시험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를 통해 수험자들은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다. 나아가 양주디지털시험센터를 더욱 가치 있는 장소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사회에 공헌하고 상생할 수 있는 ESG경영 전략이 필요하다. ESG경영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고려한 지속가능한 경영을 의미하는 것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 및 사회적 책임경영과 투명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환경, 양주디지털시험센터에서는 조경기능사 시험을 연 4회 시행한다. 이 시험에서 재료로 잣나무, 버즘나무 등 각종 나무들이 활용된다. 사용한 나무들은 환경을 위해 다시 사용될 수 있으며 시험장 인근 공터에 심거나 지자체에 기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자연환경 조성에 기여할 수 있다. 사회,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한 상생은 양주디지털시험센터를 핵심 시험장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시험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지역사회의 경력단절 여성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활용하고 있으며 월 평균 800여명에 달하는 수험자의 지역 방문은 지역사회의에 경제적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지배구조, 양주디지털시험센터 개소 이전에는 건축 분야 시험장은 대부분 서울 및 경기 남부에 편중돼 있었다. 경기 북부지역과 강원도 일부 지역의 수험자들은 시험을 보기 위해 먼 지역까지 이동해야 했으며 이마저 제한된 시험 수용 인원으로 인해 응시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양주디지털시험센터의 개소는 이러한 시험장의 지역 편중을 해소해 수험자들에게 공평한 수험 기회를 제공하며 나아가 수험 기회의 지역균형이라는 목적을 달성한다. 양주디지털시험센터는 수험자의 편의성을 증대하고 양질의 시험환경 조성을 통해 뛰어난 건축산업 분야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또 수험자들의 자아실현과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양주에 자리 잡았다. 앞으로 양주디지털시험센터가 수험자 만족도 향상은 물론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통한 지역발전과 대한민국 건설산업 성장에 기여하는 뜻깊은 장소가 되길 희망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수원특례시 영통구가 스무살 성년이 됐다. 지난 24일 9개 행정동이 모여 탄생한 영통구가 개청 20주년을 맞았다. 젊은 도시 영통구는 스무살, 가장 뜨겁고 활기찬 시기를 지나고 있다. 영통구의 스무살을 축하하는 마음은 개인적으로도 남다르다. 2021년 14대 영통구청장으로 취임하게 되어 열여덟 살 영통구의 성장 과정에 함께 했다. 그리고 2023년 다시 16대 영통구청장으로 돌아와 만난 스무살의 영통구는 2년 전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성장과 변화가 놀랍다. 자고 일어나면 쑥쑥 커져 있고 한층 성숙해져 있는 우리 영통구의 젊은 세대와 같다. 내일은 또 어떤 모습일지 자꾸만 기대된다. 지난 20년간 영통구는 그야말로 눈부신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며 명품도시로 성장해 왔다. 분당선, 신분당선 연장 개통에 이어 수원북부순환로까지 개통해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지가 됐다. 광교테크노벨리, 경기대·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경기융합타운 등 교육·경제·행정적 고품격 인프라를 갖춘 광교신도시 조성으로 도약의 날개도 달았다. 매탄권역, 영통권역, 광교권역, 망포권역 등 4개 권역이 도시계획에 따라 조성돼 탄탄한 사회 기반 시설을 바탕으로 주거만족 도시로 발전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SDI 등이 위치한 첨단IT 산업의 메카로 수원특례시 세수의 약 43.8%를 책임지며 수원의 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19년에는 전국 기초지자체 중 최초로 수원고등법원과 수원고등검찰청이 뿌리를 내렸고, 올해 들어선 경기도청과 경기도교육청이 광교로 이전하면서 광역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복합행정도시로 우뚝 섰다. 경기 남부 마이스(MICE)산업을 이끄는 수원컨벤션센터에서는 다양한 글로벌 전시, 행사가 이어진다. 2014 경관대상 대상을 받은 국내 최대 규모의 광교호수공원을 비롯해 산지 지형을 살려 조성된 영흥수목원, 영통체육문화센터, 광교웰빙국민체육센터 등 휴식과 문화, 뛰어난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명실상부 수원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지금의 눈부신 스무살 영통구를 만든 주역은 영통구민이다. 영통구 발전의 역사는 영통구민과의 협력과 상생의 기록과 같다. 20년간 영통구가 변화와 발전을 선도하는 혁신도시로 발돋움하는 데에는 영통구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이 함께 했다. 주민들은 직접 명예사회복지공무원이 돼 ‘인적 복지안전망’으로서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를 발굴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마을 곳곳의 자투리 공간에 주민들이 조성한 영통새빛정원은 55개소에 이른다. 매여울축제, 산드래미 참새골 축제, 영통청명단오제, 망포국화축제, 다양한 플리마켓 행사 등 주민이 주도의 다양한 축제와 행사가 지역에 활기를 더한다. 그 어느 때보다 민·관 협력도 활발하다. 지난 3월에는 동수원새마을금고와 ‘영통구형 통합돌봄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동수원새마을금고는 연간 1억2천만원씩 5년 동안 총 6억원을 후원하고 영통구는 초·중·고 장학금과 취약계층 도시락 지원, 위기가구 지원대상자 발굴 및 추천 등 탄탄한 복지행정을 펼칠 계획이다. 각 동에서도 기업, 학교, 의료기관, 소상공인 등과 업무협약을 통해 점차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행정·문화·복지 욕구를 충족시키며 지역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통구는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영통3동 신청사가 올 12월 준공될 예정이고 망포1동 청사 신축공사는 2025년 6월 준공을 목표로 10월 첫 삽을 떴다. 매화·매여울·산샘어린이공원과 매봉공원 리모델링은 내년 6월까지 순차적으로 마무리된다. 동탄인덕원선이 개통되고 동탄도시철도(트램)가 망포역까지 연결되면 교통편의가 크게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교지구 녹지대 정비, 성죽공원 등 산사태 위험지 정비, 백년교 내진성능 개선공사 등 지금 이 순간에도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비사업이 끊임없이 진행 중이다. 영통구는 구민과 함께 성장·발전하는 ‘새로운 미래, 함께하는 영통’을 목표로 새롭게 도약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소통과 공감을 토대로 주민들 모두가 살기 좋은 행복 도시, 변화와 발전을 선도하는 혁신도시로 거듭나는데 주민 모두가 함께 해주기를 바란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최근 찬 바람과 함께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영하권의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난방 전열기구 사용량이 많아지고 있다. 겨울은 습도가 낮고 건조한 날씨로 작은 불씨 하나가 자칫 큰 화재로 번질 수 있어 화재 예방을 위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방청에서는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하고 전국 소방관서에서 각종 불조심 행사와 더불어 겨울철을 대비한 화재안전대책을 추진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화재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경기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겨울철 화재는 960여건(38.6%)으로 주택에서 588건(23.7%)의 화재가 발생했고 그중 부주의(41.9%) 및 전기적(31.8%), 기계적(13.5%) 요인 순으로 발생했다. 주택화재가 전체 화재 발생률의 23.7%를 차지하지만 전체 화재 사망자의 88.2%가 주택화재에서 발생하는 만큼 그 위험성은 아주 높다고 할 수 있다. 주택화재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이유는 대부분 화재가 수면 중인 심야 취약시간대에 발생하고 화재 발생 사실을 초기에 인지하지 못하거나 소화기가 없어 초기진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화재가 확산돼 유독가스 등으로 사망에 이르기 때문이다. 화재 발생 사실을 조기에 인지하고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주택용 소방시설인 단독형 화재경보기와 초기 화재 시 소방차 1대 역할을 하는 소화기다. 화재 발생 시 주택용 소방시설이 집에 잘 갖춰져 있다면 화재 피해를 줄여 나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과 이웃의 생명, 재산까지 지킬 수 있다. 단독형 화재경보기는 구획된 실마다 설치하며 벽이나 기둥으로부터 60cm 이상 떨어진 위치, 화기팬이나 환풍기 및 에어컨과 1.5m 이상의 거리에 설치한다. 소화기는 눈에 잘 띄는 곳에 유사시 바로 사용 가능한 곳에 비치해야 한다. 참고로 소화기는 제조일자를 기준으로 사용기한이 10년이고 압력게이지 화살표가 녹색을 향하고 있어야 정상이다. 만약 불량인 소화기는 즉시 폐기 및 교체해야 한다. 화재는 무엇보다 예방이 최우선이다. 우리 집에 작은 소방관 역할을 하는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 및 구비해 우리 가족,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도록 하자.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3년 국회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국감이 끝나면 각 상임위원회와 예결위원회는 2024년도 예산안에 대한 사전 심의에 들어간다. 국회 예산 심의에서 지방의회 의원 역량개발 예산의 존폐가 적극 검토되길 바란다. 2022년도 결산 기준, 우리나라 243개 지방의회에서 의원 역량개발 관련 경비, 즉 국내외 여비, 역량개발비 등으로 총 284억5천800만원이 지출됐다. 역량개발 예산은 말 그대로 의원의 의정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교육 및 연수 등을 위한 경비다. 의원 교육 및 연수는 민간에 위탁해 진행된다. 그런데 이 예산이 부적절하게 집행된 사례가 너무 많다.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을 보면 의정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이나 연수가 아니라 의원들의 유흥을 위한 관광경비로 변질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육이나 공부는 구색 맞추기로 잠깐, 나머지 시간과 돈은 관광과 유흥에 쓰인다. 민간위탁 역량개발 예산은 자치 경험이 일천했던 지방자치제 초기에는 어느 정도 명분이 있었다. 그러나 지방자치제가 부활된 지 30년이 지난 현 시점에 그 명분이 아직도 필요한지 의문이다. 지방자치 선진국인 영국이나 미국 등은 지방의회 의원들이 역량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국내외 연수 등의 나들이를 하는 사례가 없다. 선진국의 지방의회 예산에는 의원들의 해외연수비는 물론 국내연수비도 없다. 우리나라에서만 의원 역량개발이란 이름으로 예산을 세우고 연수를 간다. 해외연수는 물론 국내까지도 의회 스스로가 아닌 민간업체에 위탁해 행해진다. 의원 역량개발 사업은 명분이나 내용에 있어 당위성을 찾기 힘들다. 왜 멀리 가야 하는지, 왜 연수라는 이름으로 딴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민간단체 위탁 연수는 국내의 경우 제주도, 부산 해운대 등 풍광 좋은 관광지에서 2박3일 정도 진행된다. 강사는 민간단체에 전속된 사람들로 전문성이 공인됐다고 보기 힘든 사례가 많다. 해외연수도 민간단체(관광업체)에 맡긴다. 해외 경비는 국민 세금으로 책정된 예산을 기본으로 하고 먼 나라 연수 시 추가 비용은 의원들이 자부담하는 형식이다. 의원 역량개발 사업을 민간업체에 위탁하는 것은 명분이 없을 뿐 아니라 그 내용도 역량 제고를 위한 연수라기보다 관광성이다. 언론에 보도된 기사를 보면 그 행태들이 낯뜨겁고 한심스럽다. 술 파티는 기본이고 성희롱 등 추태가 비일비재하다. 때문에 국민 세금으로 나라 망신 시키고 다닌다는 비난이 거세다. 의원들의 자치의정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를 초빙한 자체 교육이나 공공기관 연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의원이 자치에 관한 정책 개발 및 결정의 주도자가 되도록 가이드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반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단체에 위탁해 실행하고 있는 국내외 연수사업은 폐지해 세금 낭비를 막아야 한다. 의원들의 역량은 강화돼야 하지만 관광성 국내외 연수는 필요가 없다. 300억원 가까운 의정 역량개발 예산은 의원들 콧바람 쐬라고 주는 게 아니다. 차라리 삭감하는 게 낫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만추가경(晩秋佳景)의 가을이 저물고 겨울의 문턱에 서면서도 여전히 TV에서는 무거운 사고 소식이 끊임없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 12일, 한 캠핑장에서 손자와 중년 부부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되는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가스중독 사고는 쌀쌀한 날씨 속에서 난방기구나 화로대를 텐트 내부로 들이면서 밀폐된 공간에서 발생하는데, 주로 자고 있을 때 발생해 증상을 느끼기 어렵고 주변에서 발견하기도 어려워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겨울 캠핑을 계획할 때는 충분한 방한용품을 챙기고 가스난로나 화로대는 텐트 내부에서는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또 텐트 내부에 휴대용 가스누설경보기를 비치하고 수시로 환기를 해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이와 함께 화재로부터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가정에서 주의할 사항 몇 가지를 알아보자. 첫째, 겨울철이 다가오며 그동안 보관해 둔 전기장판 등 난방기구 사용 전에는 제품의 파손 여부, 콘센트의 먼지 제거, 온도조절장치의 정상 작동 여부 등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기장판을 접지 말고 말아 보관해 내부 열선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고 외출 시에는 난방용품 전원을 꼭 차단하고 콘센트를 뽑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오래된 김치냉장고와 냉장고는 내부에 쌓이는 먼지와 냉각팬 과전류로 인한 스파크 등으로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열 순환을 위해 냉장고를 벽면에서 10㎝ 이상 여유 공간을 둬 설치하고 정기적인 점검과 청소를 실시하며 누전 차단 기능이 있는 개별 멀티탭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셋째, 최근 주택 화재 중 우리가 쉽게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는데, 그중에서도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반려동물이 전선을 물어 뜯거나 털이나 배설물 등이 콘센트로 유입돼 전기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전선과 콘센트는 항상 꾸준한 유지 관리가 필요하다. 반려동물 중 고양이는 호기심이 왕성한 동물로, 집 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각종 전자제품을 작동시키는 등 예기치 못한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에 집에 두고 외출할 때는 전열기구 전원을 차단하고 전기레인지 전원부에 오작동 방지를 위한 덮개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넷째, 주방에서 음식물 조리 중 화재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음식을 하다 주방을 떠나거나 잊고 외출해 발생하는 화재가 빈번히 일어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조리 시 반드시 자리를 지키고 외출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가스레인지 밸브나 전기 인덕션의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 주방에는 주방화재에 효과적인 K급 소화기를 비치하고 화재 감지 시 자동으로 가스 밸브를 차단해 주는 가스 자동 차단기를 설치하면 더욱 안전하게 대비할 수 있다. 앞서 말한 사례를 살펴보면 사고는 모두 평범한 일상에서 예기치 않게 찾아온다. 작은 부주의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에 우리는 삶 속에서 안전수칙과 주의 사항을 꼭 숙지하고 실천해야 한다. 소방은 매년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소방안전교육, 화재 예방 캠페인 등 시민에게 불조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화재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느덧 한 해의 마지막 계절인 겨울철을 맞이하고 있다. 안거위사(安居危思)의 자세로 무탈하게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생활 속 화재 예방수칙을 염두에 두고 실천해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을 준비하자.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