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겨울철 화재예방 첫걸음 ‘주택용 소방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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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우 양평소방서장

겨울철은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선제적 예방 활동이 필요한 화재 다발 시기다. 하지만 계절 특성상 사람들의 실내 활동과 난방용품 사용 증가로 소방관들에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시기이기도 하다.

 

소방청의 통계에 따른 최근 5년간(2018~2022년) 겨울철(12월~다음 해 2월) 화재는 연평균 약 1만1천30건으로 그중 사망 108명, 부상 601명 등 총 709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겨울철은 사계절 중 화재 건수가 가장 많고 화재에 따른 인명 피해 비율도 가장 높다.

 

겨울철 화재 발생 원인은 부주의(50.8%), 전기적 요인(23%), 기계적 요인(10.4%), 기타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부주의 화재의 주요 원인은 △담배꽁초 △불씨불꽃·화원방치 △음식물 조리 중 부주의 △쓰레기 소각 순이다.

 

겨울철은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로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가 꼭 필요하다. 소화기와 주택용 화재경보기는 화재 초기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안전장치다. 화재 초기에 소화기 1대는 소방차 1대와 똑같다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소화기 1대로 초기 진화 가능한 화재도 시간이 지나면 소방차 10대로도 진압하기 어렵다. 또 주택용 화재경보기는 화재 발생 시 음향으로 화재 발생 위험을 알리는 장치로 모두가 잠든 심야시간 등 화재 취약 시간대에 신속한 대피를 유도해 인명 피해를 막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 3월 양평군 지평면 월산리 한 펜션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주택용 화재경보기가 작동해 펜션 투숙객들이 신속히 대피해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처럼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함으로써 초기 진화와 신속한 대피로 화재 피해를 경감한 사례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어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의 중요성은 더욱더 부각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양평소방서는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에 집중해 지난 2022년 취약계층 4천461가구에 대한 주택용 소방시설 보급률을 100% 달성했다. 올해에는 양평군청과 협업해 주택용 소방시설을 취약계층 우선 지원에서 주택 전체로 확대 지원하는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지원)조례’ 개정을 통해 반지하주택, 외국인 근로자, 마을경로당 등 보급 범위를 넓히고 있다.

 

‘방심 속에 화재 있고 관심 속에 예방 있다’는 말처럼 화재에 대한 예방은 수백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예방 대책을 내놓고 홍보한다고 해고 무관심 속에 시민들 인식의 변화와 도움이 없다면 유명무실하다.

 

모두의 작은 관심과 예방에 대한 실천 하나하나가 모여 대형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통해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지키며 따스한 겨울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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