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11월은 불조심 강조의 달’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한 화재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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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성 수원소방서장. 수원소방서 제공

만추가경(晩秋佳景)의 가을이 저물고 겨울의 문턱에 서면서도 여전히 TV에서는 무거운 사고 소식이 끊임없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 12일, 한 캠핑장에서 손자와 중년 부부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되는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가스중독 사고는 쌀쌀한 날씨 속에서 난방기구나 화로대를 텐트 내부로 들이면서 밀폐된 공간에서 발생하는데, 주로 자고 있을 때 발생해 증상을 느끼기 어렵고 주변에서 발견하기도 어려워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겨울 캠핑을 계획할 때는 충분한 방한용품을 챙기고 가스난로나 화로대는 텐트 내부에서는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또 텐트 내부에 휴대용 가스누설경보기를 비치하고 수시로 환기를 해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이와 함께 화재로부터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가정에서 주의할 사항 몇 가지를 알아보자.

 

첫째, 겨울철이 다가오며 그동안 보관해 둔 전기장판 등 난방기구 사용 전에는 제품의 파손 여부, 콘센트의 먼지 제거, 온도조절장치의 정상 작동 여부 등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기장판을 접지 말고 말아 보관해 내부 열선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고 외출 시에는 난방용품 전원을 꼭 차단하고 콘센트를 뽑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오래된 김치냉장고와 냉장고는 내부에 쌓이는 먼지와 냉각팬 과전류로 인한 스파크 등으로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열 순환을 위해 냉장고를 벽면에서 10㎝ 이상 여유 공간을 둬 설치하고 정기적인 점검과 청소를 실시하며 누전 차단 기능이 있는 개별 멀티탭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셋째, 최근 주택 화재 중 우리가 쉽게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는데, 그중에서도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반려동물이 전선을 물어 뜯거나 털이나 배설물 등이 콘센트로 유입돼 전기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전선과 콘센트는 항상 꾸준한 유지 관리가 필요하다. 반려동물 중 고양이는 호기심이 왕성한 동물로, 집 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각종 전자제품을 작동시키는 등 예기치 못한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에 집에 두고 외출할 때는 전열기구 전원을 차단하고 전기레인지 전원부에 오작동 방지를 위한 덮개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넷째, 주방에서 음식물 조리 중 화재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음식을 하다 주방을 떠나거나 잊고 외출해 발생하는 화재가 빈번히 일어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조리 시 반드시 자리를 지키고 외출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가스레인지 밸브나 전기 인덕션의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 주방에는 주방화재에 효과적인 K급 소화기를 비치하고 화재 감지 시 자동으로 가스 밸브를 차단해 주는 가스 자동 차단기를 설치하면 더욱 안전하게 대비할 수 있다.

 

앞서 말한 사례를 살펴보면 사고는 모두 평범한 일상에서 예기치 않게 찾아온다. 작은 부주의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에 우리는 삶 속에서 안전수칙과 주의 사항을 꼭 숙지하고 실천해야 한다.

 

소방은 매년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소방안전교육, 화재 예방 캠페인 등 시민에게 불조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화재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느덧 한 해의 마지막 계절인 겨울철을 맞이하고 있다. 안거위사(安居危思)의 자세로 무탈하게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생활 속 화재 예방수칙을 염두에 두고 실천해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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