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자생적 문화예술 활동’…수원시립미술관, <행궁유람 행행행>

‘예쁜 카페와 맛집이 가득한 곳’. 지금 우리가 행궁동을 바라보는 시점이다. 행궁동은 과거 수원 화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며 각종 건축 규제 등의 제약으로 낡고 오래된 것만이 남겨진 동네로 몰락했다. 하지만 행궁동의 가치를 눈여겨본 주민들과 예술가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며 문화예술의 구심점으로 변화했다. 이 같은 행궁동 일대의 자생적 문화예술 활동을 조명하는 전시가 열렸다. 오는 6월26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수원시립미술관의 <행궁유람, 행행행>이다. 전시는 ▲‘행궁(行宮)하다’ ▲‘행인(幸人)들’ ▲‘유람행(行)’ 등 3부로 구성됐다. 이윤숙, 박혜원, 송태화, 장용선, 초이 등 오랫동안 수원 행궁동에서 작업을 해온 68명의 작가가 참여했으며 회화, 조각, 설치,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방법으로 행궁동을 담아냈다. 1부 ‘행궁(行宮)하다’는 행궁동 일대에서 진행된 다양한 전시와 레지던지, 벽화마을 프로젝트, 문화예술제 등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됐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입구에 설치된 현지윤 작가의 영상 ‘신중년도감’이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반복되는 음악과 중년들의 화려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현지윤 작가는 “중년은 가족으로부터, 사회적으로 독립된 세대”라며 “보편적인 상실을 겪고 있는 중년들의 모습을 새로운 시각으로 담아냈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현지윤 작가의 작품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이윤숙 작가의 거대한 작품 ‘일심, 무경계-온새미로 2022’이 반겨준다. 행궁동 예술의 대가라고 불리는 이윤숙 작가는 지난 2005년부터 2019년까지 대안공간 눈을 운영하며 행궁동 일대에서 수집한 자연물, 생활용품, 작품의 흔적 등 다양한 오브제를 모아왔다. 이를 거대한 원으로 표현해 행궁동의 역사를 보여준다. 눈에 띄는 작품은 금정수 작가의 ‘수원천변에 사는 사람들’ 시리즈다. 금정수 작가는 행궁동 지역 오래된 가게에 주목했다. 흥원솜틀집, 동래철공소, 종로 자전거는 오랜 시간 행궁동을 지켜온 가게다. 수원천 어귀에 자리 잡은 작은 가게들에서 기계 돌아가는 소리, 손님을 대하는 가게 주인의 목소리 등 정겨운 풍경을 보고 들을 수 있다. 금정수 작가는 묵묵히 일하며 자신의 자리를 빛내고 있는 이들의 평화와 소소한 행복이 오래가길 바라며 그림으로 담았다. 2부 ‘행인(幸人)들’와 3부 ‘유람행(行)’은 주민과 예술가들이 만든 행궁동의 역사와 흔적들을 볼 수 있다. 행궁동을 거쳐간 예술가들은 행궁동을 작품의 소재로 삼았고 벽화, 예술제, 대안공간 등에 자신들의 흔적을 작품으로 남겨놨다. 미술관 밖을 나가 행궁광장, 수원천, 벽화마을 등 곳곳에서 작품에 담긴 행궁동을 접하고 행궁유람을 즐길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장단 학예사는 “행궁동의 문화예술은 주민으로부터 시작됐으며 예술가들이 모이는 구심점으로 활용됐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행궁동을 즐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전시 리뷰] 선조 지혜로 살펴 본 기후위기…실학박물관 '인류세, 기후 변화의 시대'展

지금은 더위가 문제지만, 예전엔 추위가 문제였다. 과거 우리 선조들은 ‘따뜻한 미래’를 이뤄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그리고 크고 작은 기후 위기 속에서 하루하루를 어떻게 버텨왔을까.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하며 현재의 이상 기후를 짚어보는 전시 <인류세, 기후 변화의 시대>가 오는 9월12일까지 남양주 실학박물관에서 열린다. 이 전시는 ‘위험에 빠진 지구를 살리기 위해선 성장 위주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조선시대 실학자들이 주장했던 자연친화적 사고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메시지에서 시작됐다. 세계 최초의 강수량 측정기인 측우기, 대기근(大飢饉) 속 춥고 배고픈 백성을 구제하려던 대동법 등을 통해 오늘과 내일을 진단해보자는 취지다. 전시는 ▲1부 ‘하늘을 살피다’ ▲2부 ‘기후변화에 대처하다’ ▲3부 ‘기후온난화와 기후행동’ 등으로 구성된다. 전반적으로 볼 때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다양한 기후 변화를 짧은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17~18세기 소빙기가 조선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자세히 서술돼 있다. 추운 날씨를 이겨내려 온돌의 설치가 늘면서 땔감의 수요가 증가했고, 이것이 다시 산림의 황폐화를 가져왔다는 등의 변화를 알 수 있다. 또 지구온난화 시대에 들면서 유명해진 기후변화 그래프 ‘하키스틱 커브’를 전시장 끝에 크게 보여줌으로써 보는 이들에게 ‘끝이 더 오를지 내릴지’ 생각하게 한다. 무형(無形)의 실학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의 기후 위기를 고민하게 한다는 점에서 교육적이고 특별한 전시였다. 무엇보다 전시장 내 ‘공주 충청감영 측우기’와 ‘송시열 초구’가 인상깊다. 국보로 지정된 공주 충청감영 측우기의 경우, 조선후기 때 제작된 것으로 현존하는 유일 측우기다. 경기관찰사가 정조에게 보고했던 강우량 기록 등을 통해 국가 주도로 기상관측체계가 운영됨을 보여주고, 재해를 대비하며 농업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어 송시열 초구의 경우, 왕이 하사한 의복이자 19세기 이전 털옷으로 유일하게 남은 자료다. 실학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복식사와 함께 옷을 재현해냈다. 추위에서 살아가기 위해 담비털로 만들어진 저고리를 입은 시점으로 점쳐진다. 이 밖에도 날씨 변화에 따라 전염병이 번져나갔을 때의 이야기, 가뭄·홍수 등 재해로 농경 문화가 변화한 이야기 등을 배워볼 수 있다. 정성희 실학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로 우리 선조들이 기후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적응하려 했는지 살펴보고, 인류가 맞닥뜨린 기후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관람객들과 고민해 보고 싶다”고 전했다. 이연우기자

이순재·손숙이 전하는 노부부 이야기, 수원시립공연단 '바람, 다녀가셔요'

서로의 솔직한 마음을 말하긴 쉽지 않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한 노부부 역시 마찬가지다. 수십년의 세월을 함께 했지만 자신의 속내를 시원하게 말한 적은 거의 없을 것이다. 노부부 각자의 가슴에 묻어둔 진심과 사랑을 그려낸 연극이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수원SK아트리움 무대에 오른다. 수원시립공연단의 <바람, 다녀가셔요>다. <바람, 다녀가셔요>는 젊은 시절 자신을 구하다 불구가 된 ‘김씨’를 마음에 품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남편 ‘박씨’와 자식을 위해 희생하며 살았던 ‘순자’와 아내에게 따뜻한 말 한 번 해준 적 없는 괴팍한 남편 ‘박씨’, 순자가 한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아온 ‘김씨’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지난 3일 오후 3시께 수원시립공연단 1층 연습실에선 공연 속 주인공 ‘순자’와 ‘박씨’ 역을 맡은 손숙 배우와 이순재 배우를 만날 수 있었다. 두 배우는 때론 뭉클하게 때론 아이처럼 웃으며 서로의 호흡을 맞춰 나갔다. 박씨를 연기하는 이순재 배우는 “과거 부부는 ‘우리가 사랑해서 사는 건가, 의무감에 사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지금 젊은 부부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예전엔 부부면 무조건 같이 함께 해야 했다”며 “<바람, 다녀가셔요>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심정을 잘 담아낸 연극”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박씨는 옛날 남편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인물이다. 따뜻한 말을 하지 못해 아내와 자식에게 모질게 대하는 무뚝뚝한 사람”이라며 “말하지 못하는 아내의 사랑과 아내의 첫사랑에 대한 자격지심을 잘 표현했다”고 인물에 대해 설명했다. 이 배우가 말한 것처럼 박씨는 아내 순자와 자식들에게 모질게 대한다. 사랑하지만 표현하지 못하고 순자가 떠나간 후에야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고백한다. <바람, 다녀가셔요>는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배우 이순재와 손숙 배우의 합은 놓칠 수 없다. 두 배우는 다양한 연극으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와 이번 공연에서도 관록의 케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현실적인 장면과 시와 같은 대사가 두 배우의 모습을 조화롭게 만든다. 평생을 남편과 자식에게 바친 순자 역을 맡는 손숙 배우는 “연극배우에게 연극은 일상이다. 모처럼 관객들 앞에서 일상을 되찾아 행복하다”고 공연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이순재 배우와는 워낙 많은 작품을 함께해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추고 있다”며 “수원시립공연단원들과 구태환 예술감독과도 잘 맞아 연습이 수월하다”고 연습 과정에 대해 언급했다. <바람, 다녀가셔요>은 평범한 우리네 이야기를 담고 있다. 때문에 두 배우가 관객들에게 바라는 점도 한 가지다. 평범한 우리네의 이야기를 담은 공연인 만큼 관객들 역시 편안하게 봐주는 것. 이순재 배우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공연이기에 객석을 가득 채워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공연을 보고 가슴에 뭉클한 무언가가 남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공연 리뷰] 감미롭고 애처로운 영웅 서사 '니벨룽의 반지'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는 1879년 북유럽 신화를 소재로 한 <니벨룽의 반지>를 발표했다. <니벨룽의 반지>는 △제1부 라인의 황금(Das Rheingold) △제2부 발퀴레(Die Walk〈00FC〉re) △제3부 지크프리트(Siegfried) △제4부 신들의 황혼(G〈00F6〉tterd〈00E4〉mmerung)으로 이뤄진 서사 악극곡이며, 저주 받은 반지가 저주에서 풀려나기까지의 여정과 반지를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연주시간은 약 16시간으로 오페라 역사상 가장 중요한 위대한 걸작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다. 장대한 오페라의 걸작 <니벨룽의 반지>를 70분으로 압축, 오페라의 문턱을 낮추고 쉽게 접할 수 있는 가족오페라가 열려 가족 단위의 관객을 사로잡은 공연이 열렸다.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독일 쾰른 오페라극장과 용인문화재단이 용인포은아트홀에서 선보인 <니벨룽의 반지-라인의 황금, 발퀴레>다. 독일 쾰른 오페라극장은 앞서 2017년 ‘어린이를 위한 니벨룽의 반지’ 프로젝트를 통해 1년에 한 작품씩 4부작을 무대에 올렸으며 2019년 현지 오페라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교육 프로그램상’을 받은 바 있다. 공연에서 많은 관객의 호평을 받은 장면은 지그문트가 지글린데의 사랑을 깨닫는 장면이다. 보탄의 후예인 지그문트는 자신의 적 훈딩의 집으로 들어오게 되고 훈딩의 아내이자 자신의 누이인 지글린데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후 지그문트는 불행했던 자신의 삶에 지글린데는 봄과 같은 사람이라고 고백하며 서로의 사랑을 깨닫게 된다. 이날 공연을 본 서상준씨(42)는 “지그문트와 지글린데의 목소리가 합을 이룬 장면에서 음악까지 더해져 더욱 감미롭고 애처로웠다”며 “공연이 끝났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니벨룽의 반지>가 가족오페라인 만큼 어린이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요소들도 다양했다. 지그문트와 훈딩의 전쟁 장면, 발퀴레들이 아마조네스와 같은 모습으로 등장해 화살을 쏘는 장면, 지그문트가 자신의 칼인 노퉁을 뽑고 세상을 구할 영웅이 되는 장면 등 다양한 모습과 속도감 있는 진행이 어린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공연은 막이 내릴 때까지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배우들의 의상과 분장도 독일 현지 무대를 그대로 재현해 시선을 끌었다. 70분의 공연은 16시간의 원작을 그대로 담아낼 수 없지만 빠른 전개와 요약된 줄거리, 귀를 트이게 하는 음악 등이 오히려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오페라의 고정관념을 바꿨다. 김은진기자

온누리행복씨앗후원회, 이상화 작가 특별 초대전 개최 눈길

코로나로 지친 안산시민들에게 쉼과 위로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한 전시가 눈길을 끌었다. 온누리행복씨앗후원회가 지난달 22~23일 안산문화재단 화랑전시관 제1전시실에서 선보인 <이상화 작가 특별 초대전>이다. 이번 초대전은 코로나로 갇혀 있는 시간 속에 살면서 마음과 자유를 잃어버린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마련됐다. 이상준 온누리행복씨앗후원회 고문은 “코로나로 갇혀 있는 시간 속에 살다 보니, 마음도 갇히면서 자유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완전한 자유를 얻는 방법’을 주제로 한 이상화 작가의 작품을 통해 진정한 자유를 얻으시길 바란다”고 전시회 개최의 의미를 설명했다. 전시회 첫 날 오프닝 행사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은진이 감미로운 바이올린 선율로 연주를 선보이며 전시 분위기를 달궜다. 이어 가스펠그룹 리오몬따냐의 김현호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빈센트’ 등의 곡을 선보였다. 관객들은 작품을 보며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작품을 보며 놀라웠고, 생각과 고집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얻은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관람객 김선경씨는 "‘From to'라는 작품을 보고, 내 자신에게서 벗어나 멀리 바라보면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문제도 시작과 끝이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내 삶과 많이 닿아 있는 메시지인 것 같아서, 삶에서 만난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온누리행복씨앗후원회 관계자는 “예술 작품을 통해 안산시민들에게 따듯한 위로를 전할 수 있어 보람된 시간이었다”면서 "앞으로도 안산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온누리행복씨앗후원회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 노인 및 아동 청소년, 다문화 가정 등에게 나눔과 베풂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후원 사업을 목적으로 한다. 정자연기자

군포문화재단 5월엔 <오.가.다>로 가족 공연 즐기세요

군포문화재단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 <오.가.다>라는 주제로 가족들이 다 함께 관람할 수 있는 특별한 공연을 선보인다. <오.가.다>는 ‘오월 가정의 달, 가족과 다 함께 보는 공연’이라는 의미로,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는 기획공연 및 대관공연 총 6개 공연이 진행된다. 먼저 5일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하는 가족음악회 ‘꼭 안아줄래요’가 공연 일정의 시작을 알린다. ‘꼭 안아줄래요’는 동요와 뮤지컬 넘버 등을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새롭게 재해석해 어린이와 어른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공연이다. 코리아쿱오케스트라와 팬텀싱어 출신 이벼리, 손태진, 박기훈, 정민성이 무대에 오른다. 이어 14일과 15일에는 어린이들에게 인기있는 키즈 콘텐츠 크리에이터 헤이지니와 럭키강이의 패밀리 뮤지컬 ‘<헤이지니&럭키강이 시즌2 – 비밀의 문’이 5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19일에는 재단의 브랜드공연인 ‘브런치클래식’의 올해 두 번째 공연이 진행되며, 21일에는 세종국악관현악단과 가수 선우정아 등이 출연하는 ‘2022 해피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28일에는 문화가 있는날 공연 시리즈인 <네버랜드 in 군포>의 올해 첫 공연인 인형극 <루루섬의 비밀>, 28~29일엔 뮤지컬 ‘장수탕 선녀님’이 장식한다. 공연에 관련된 사항은 재단 누리집이나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정자연기자

[이주의 공연전시] 코리아아트쇼2022 外

●공연 <네네네> 4~5일 의정부 아트캠프 / 한국과 스웨덴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며 마련된 넌버벌 공연이다. 양국의 우수 아동예술단체인 상상마루·ZEBRADANS가 공동 제작한 프로젝트 1탄으로, 북유럽의 담백한 감성과 우리나라의 강렬함이 결합했다. 춤·마임·연극의 요소를 한번에 즐기며 직간접적으로 새로운 창의적 관점을 경험할 수 있다. '네네네'라는 이름의 신비로운 숲에서 벌어지는 숲 속 친구들의 이야기가 50여분간 펼쳐진다. <히사이시 조 영화음악 콘서트 2022> 5일 오후 6시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 지브리 스튜디오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든 애니메이션 음악을 담당하는 최고의 작곡가·지휘자 히사이시 조. 영화보다 빛나는 그의 음악과 여운을 고양에서 만날 수 있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부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벼랑 위의 포뇨',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다채로운 향연을 김재원 지휘자&피아니스트, 김영준 바이올리니스트, 고관수 오보이스트, 배성우 첼리스트가 이끌어간다. ●전시 <유연한 풍경> ~5월15일 성남 큐브미술관 상설전시실 / 지난해 큐브미술관이 새롭게 수집한 소장작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전시다. 과학기술 발전으로 시공간적 경계가 모호해진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들이 다양한 직간접적 경험을 통해 얻은 기억·흔적을 현재와 유연하게 맞물려낸 작품들이다. 강유정, 박춘화, 정애란, 송수영, 이문희, 최경아 작가는 이번 전시를 보는 이들에게 휴식을 제공하고자 한다. <코리아아트쇼 2022> 4~8일 수원컨벤션센터 / 리세일 아트마켓 플랫폼을 구축한 전시로 ‘아트+테크, 쏘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이우환, 이배, 앤디 워홀(Andy Warhol), 키스 해링(Kiss Herring), 김부견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 뿐만 아니라 레지나 킴, 기안84, 한상윤 등 젊은 작가까지 국내외 20여개의 갤러리, 작가 600여명이 참가해 작품을 선보인다. 폭 17m 대형 미디어 아트월의 미디어아트 전시와 대체 불가능 토큰(NFT) 전시, 메타버스(가상 세계) 체험 공간에서 증강 현실(AR)도 엿볼 수 있다. 코리아아트쇼가 발행한 작품 보증서를 통해 작품을 구매한 뒤 컬렉터가 되팔 수 있는 플랫폼까지 보장해준다. 이연우기자

군포문화재단 5월엔 <오.가.다>로 가족 공연 즐기세요

군포문화재단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 <오.가.다>라는 주제로 가족들이 다 함께 관람할 수 있는 특별한 공연을 선보인다. <오.가.다>는 ‘오월 가정의 달, 가족과 다 함께 보는 공연’이라는 의미로,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는 기획공연 및 대관공연 총 6개 공연이 진행된다. 먼저 5일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하는 가족음악회 ‘꼭 안아줄래요’가 공연 일정의 시작을 알린다. ‘꼭 안아줄래요’는 동요와 뮤지컬 넘버 등을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새롭게 재해석해 어린이와 어른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공연이다. 코리아쿱오케스트라와 팬텀싱어 출신 이벼리, 손태진, 박기훈, 정민성이 무대에 오른다. 이어 14일과 15일에는 어린이들에게 인기있는 키즈 콘텐츠 크리에이터 헤이지니와 럭키강이의 패밀리 뮤지컬 ‘<헤이지니&럭키강이 시즌2 – 비밀의 문’이 5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19일에는 재단의 브랜드공연인 ‘브런치클래식’의 올해 두 번째 공연이 진행되며, 21일에는 세종국악관현악단과 가수 선우정아 등이 출연하는 ‘2022 해피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28일에는 문화가 있는날 공연 시리즈인 <네버랜드 in 군포>의 올해 첫 공연인 인형극 <루루섬의 비밀>, 28~29일엔 뮤지컬 ‘장수탕 선녀님’이 장식한다. 공연에 관련된 사항은 재단 누리집이나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정자연기자

[전시리뷰] 사상 첫 ‘친일’ 전시…경기도박물관 '항일과 친일, 백년 전 그들의 선택' 개막

근대 이후 한국은 수십년간 ‘식민지’라는 암울한 터널을 지났다. 그런데 이 터널이 마냥 캄캄하지만은 않았던, 오히려 대대손손 부(富)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던 이들이 있다. 나라와 민족을 배신한 ‘친일파’들이다. 국내에서 이완용·송병준·홍사익 등 친일반민족행위자들에 초점을 맞춘 첫 번째 전시가 시작됐다. 지난 4월27일부터 오는 9월12일까지 경기도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이는 <항일과 친일: 백년 전 그들의 선택>이다. 그간 역사·독립운동 기관에서 친일을 일부 코너로 담아 소개한 전시는 있었지만 전시의 대표 주제로 선정한 건 이번이 최초다. 경기도박물관은 전시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소위 ‘이완용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얻는 게 뭐냐’는 고민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주변 만류도 컸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친일파들의 행적을 짚으며 독립운동가들의 선택이 얼마나 숭고했는지 다시금 되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경기도박물관은 전시를 구성하게 됐다. 아울러 이번 전시는 경기도의회가 지난해 5월20일 제정한 ‘경기도 일제 잔재 청산에 관한 조례’에 따라 기획했으며, 민족문제연구소·경기문화재연구원·지역문화교육본부 등 다양한 기관과 단체의 후원을 받아 진행했다. 전시는 ▲제1부 ‘대한제국의 비극, 그들의 선택’ ▲제2부 ‘항쟁과 학살, 그날 그곳을 기리다’ ▲제3부 ‘친일과 일제잔재’ ▲제4부 ‘유물로 만나는 경기도의 독립운동가’로 구성됐다. 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서화, 판화, 사진, 영상물 등 200여 점을 볼 수 있다. <임오군란 다색판화>(35x71㎝)에선 일본군이 위풍당당하게 지시하는 듯한 모습이, <안성 마츠자키 대위 전투 그림>(35x900㎝)에선 청일전쟁 당시 청나라 군이 비겁하게 도망가는 모습이 보여 일본의 역사 미화를 엿볼 수 있다. 특히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만세운동(총 367회)을 전개하며 격렬하게 싸워온 만큼 그 모습 역시 고스란히 담겨 있다. 거대한 유화 <제암리 뒷동산 만세소리>(200x255㎝)는 물론 청사 조성환이 쓴 가방(17x25x8.3㎝), 류근 선생의 건국공로 훈장증(38.2x51㎝) 등이 전시됐다. 경기지역의 항일운동유적 120곳의 분포 지도 및 일제감시대상 인물카드(전국 4천857명 중 경기도 약 320명)를 한 눈에 볼 수 있기도 하다. 메인은 제3부다. 경기도의 주요 항일독립운동가와 대표적 친일반민족행위자를 못 박으며 을사조약·정미조약·병합조약 당시 ‘나라를 팔아먹은 자들 명단’도 내걸었다. 에필로그는 김구의 ‘나의 소원’(1947)이다. 김기섭 경기도박물관장은 “유사 이래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애국심을 가질만한 시기가 있었을까 싶다. 김구 선생의 희망대로 ‘문화 강국’의 길에 들어서면서 지금 서있는 우리가 100년 전 그때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메시지를 던진다”며 “그간 우리나라에 ‘친일’을 다룬 전시는 없었는데 이번 전시가 일종의 마중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앞으로의 역사적 방향도 짚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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