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극단 민들레’, 인천시티 발레·전통연희단 잔치마당…문체부 지역대표 예술단체 육성 사업 선정

화성시 민들레연극마을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극단 민들레’와 인천시의 인천시티 발레·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2024년 지역대표 예술단체 육성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26일 문체부에 따르면 ‘2024년 지역대표 예술단체 육성 지원사업’을 공모해 예술단체 총 22개를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공모에 선정된 예술단체는 클래식 2개, 연극 11개, 무용 2개, 전통예술 7개 등 총 22개로, 지역별로는 경기·인천권 3개, 강원권 3개, 충청권 8개, 경상권 6개, 전라·제주권 2개다. 이는 올해 새롭게 시작한 사업으로 ‘문화가 이끄는 지방시대, 문화가 이끄는 균형발전’을 위해 지역에서 활동할 예술단체를 발굴하고 육성하고자 마련됐다. 문체부는 각 지자체와 함께 선정된 예술단체에 올해 총 106억 원을 지원한다. 이번 공모사업을 바탕으로 지역 예술단체 4개도 새롭게 만들어진다. 부산광역시는 발레단을 신설해 ‘부산 오페라하우스’를 실질적인 오페라·발레 제작극장으로 만들기 위한 토대를 구축한다. 울산광역시와 경상남도 거제시는 극단 ‘울산연극창작소’와 교향악단 ‘거제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각각 신설해 지역 주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강화한다. 충청북도에서도 오랜 도민 숙원사업인 ‘충북도립극단’을 신설한다. 문체부는 지역 예술단체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도록 운영을 점검하고 컨설팅을 지원한다. 점검 결과, 우수한 성과를 낸 예술단체에는 하반기에 추가로 재정 지원을 검토하는 등 특전(인센티브)을 통해 예술단체 활동을 지속적으로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극단 민들레는 1996년 창단해 민들레연극마을을 거점으로 전통을 바탕으로 한 독창적인 창작물을 공연해 동시대와 소통하는 작품을 만들어왔다. 특히 민들레놀이극연구소에서 실험을 거쳐 완성된 작품으로 관객과 만나며 극장 공연에 머물지 않고 직접 관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간다. 학교나 도서관으로 찾아가는 공연에 중심을 두고 실용극 등 새로운 조류의 연극운동을 펼침과 동시에 ‘지역문화공동체’ 등 문화복지를 이루는데 주안점을 준다. 아비뇽 발레브 초청작 ‘은어송’과 창작연희극 ‘똥벼락’ 등 다양한 작품을 보유 중이다. 인천시티 발레는 2003년 창단해 20여년 간 620여회의 공연을 이어왔다. 대표작품으론 ‘빨간모자’를 포함해 13개의 전막 발레 작품을 보유하고 있고, ‘콩쥐팥쥐’, ‘심청’, ‘춘향’ 등 전통 이야기에 발레를 재해석해 발레 장르의 대중화에 힘쏟고 있다.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은 1992년 인천에서 창단해 지역을 중심으로 ‘인천아라리’, ‘동그랑땡’ 등 창작공연과 문화예술교육에 활발하다. 지난 2022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전문예술단체부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대한물리치료사협회 경기도회·경기북부장애인보건의료센터 “장애인 건강증진”에 맞손

대한물리치료사협회 경기도회는 경기북부장애인보건의료센터와 22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경기도 장애인의 건강 증진 도모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구식 경기도물리치료사회장과 김형석 경기북부장애인보건의료센터장을 비롯해 관계자 6명이 참석했다. 두 기관은 경기북부장애인의 건강권 및 복지 향상을 위한 서비스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장애인의 보건의료서비스 및 재활 관련 사안들에 대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양측은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 사업 활성화 및 맞춤형 재활서비스 관련 정보, 자료를 상호 교류할 예정이다. 특히 경기도물리치료사회는 장애인 건강 관련 사업에 대한 강사진 구축 및 장애인 맞춤형 재활서비스 확대에 노력하기로 했다. 김구식 경기도물리치료사회장은 “경기남부장애인보건의료센터에 이어 경기북부장애인보건의료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게 돼 기쁘다”며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보건의료분야의 기능회복 전문가로서 책임 있는 자세로 장애인 복지 증진과 장애인 삶의 질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교과서 ‘식민사관’ 논쟁에 불 지필 책…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인터뷰]

“1945년 광복 이후 지금까지 발행했던 모든 ‘역사(국사) 교과서’는 국정·검인정을 막론하고 조선총독부 학무국에서 발간한 ‘심상소학 국사(일본사)’의 조선사 부분과 본질적 차이가 없다.” 기존 역사 교과서에 대응해 독립운동가들의 역사관에서 서술한 ‘온 국민을 위한 대한민국 역사교과서’ 1·2권이 나왔다. 이를 발간한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는 ‘광복 80년 만에 빛을 본 독립운동가들의 역사관’이라고 표현한다. 책을 펴낸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의 이덕일 소장은 22일 인터뷰를 통해 “현재의 역사교과서는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식민사관을 그대로 옮겨 서술된 것으로 왜곡되거나 잘못된 부분이 너무 많다”며 “그동안 광복회와 순국선열유족회, 학계 등에서 식민사관을 배제한 제대로 서술한 교과서 형식을 갖춘 책을 발간하자는 요구가 수도 없이 많았다. 대형출판사에서 자금을 넣어 발간하기 어려우니 연구소에서 마음을 먹고 이를 실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와 일부 역사학계 등에선 우리나라의 역사관이 식민사관을 바탕에 두고 있다며 이를 청산해야 한다고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왔다. 특히 지난해 9월 가야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되는 과정에서 문화재청이 남원 고분군을 ‘기문국’, 합천 고분군을 ‘다라국’으로 표기해 논란이 일었다. ‘기문군’과 ‘다라국’은 임나(任那)의 지명을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현행 한국사 교과서를 관통하는 사관을 크게 둘로 본다. 하나는 조선총독부 황국사관이고, 다른 하나는 조선 후기 노론사관이다. 그리고 “이 사이에 독립운동사, 민주화 과정 등이 끼어들어가 있으니 혼란스럽다. 앞의 설명과 뒤의 설명이 맞지 않으니 외우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우선 현 교과서는 단군을 지움으로써 우리 역사의 시간을 축소했다고 본다. 시간을 축소한 역사가 공간을 축소하지 않을 리 없다는 것. 현재 사용하는 검인정 교과서들은 낙랑군을 평양에 있었다고 표기하고 있다. 중국이 북한 강역을 차지하고 ‘대한민국 교육부에서 인정한 한국사 교과서에 북한 땅이 우리 것이라고 하지 않았느냐?라고 묻는다면 무엇이라고 대답할 것인가?’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덕일 소장은 “낙랑군을 비롯한 한사군은 북한 강역이 아니라 지금의 중국 하북성 및 요녕성 서부에 있었음에도 한국사 교과서들은 조선총독부의 지침을 따라서 우리 역사 공간을 팔아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하나, 현행 한국사 교과서는 고려의 강역을 압록강에서 지금의 원산만까지 사선(斜線)으로 그려놓고 ‘천리장성’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고려는 ‘한반도의 2/3밖에 차지하지 못한 볼품없는 나라’라는 게 이들의 논리다. 또한 현행 교과서는 구석기시대부터 고려 때까지의 100만 년의 장구한 역사를 1/10 분량으로 축소시켜 한국사를 말살했다고 문제 의식을 제기한다. 책은 구석기부터 현대까지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흐름을 서술했다. 기존 교과서의 지식 외우기 차원이 아닌 역사의 흐름과 의미를 익히도록 구성한 점이 눈에 띈다. 이미 기준으로 자리잡고 표준화 된 역사관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만큼 풍부한 사료를 뒷받침한 것은 물론이다. 새로운 역사관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가르칠 강사를 양성하기 위해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에선 강사 양성과정도 운영했다. 책이 출간된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9쇄를 인쇄하는 등 반응은 폭발적이다. 이 소장은 “정규 수업엔 기존의 교과서를 가르치고 방과후 수업 등에 이 교과서를 활용해 아이들에게 어느 내용이 올바른지 스스로 판단할 기회를 주겠다라는 교사들이 많다. 이것이 역사교육의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기존의 역사 교과서에 반기를 든 만큼 새로운 사회적 논의로 이어질 지도 관심사다. 이 소장은 “기존의 교과서 필자들이 비판하며 토론을 하자고 하면 언제든 환영”이라며 “이번 출간을 계기로 역사 교과서와 관련된 공개 토론과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라도 공개 학술토론회로 독립운동가들이 썼던 역사관점에서 우리의 역사 서술 문제를 하나하나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고 본다. 이것이 광복 80년을 맞이하는 우리들이 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30만 순국선열들과 애국지사들의 영령 앞에 부끄럽지 않게 되는 길이다. 더이상 식민사관의 관점에서 작성된 교과서를 가르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서수원권 최초의 공연장, 문화원 새 시대 개막”…‘빛누리아트홀’ 개관

서수원권 최초의 공연장 시설이 개막하며 수원특례시가 문화거점 도시로의 출발을 알렸다. 수원특례시와 수원문화원은 22일 오후 권선구 호매실동에서 빛누리아트홀 개관식을 진행했다. 개관식에는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이재식 수원시의회부의장, 김봉식 수원문화원장과 염상덕 전임 원장, 백혜련 국회의원(수원을), 장한별 경기도의회 의원 및 수원시민단체장과 인근 학교장을 비롯한 시민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아트홀 주변 및 정문에서 지신밟기 식전행사가 진행됐다. 제막식과 테이프 커팅에 이어 경기소년소녀합창단의 오프닝 공연으로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다. 또 감사패 전달식에 이어 시립합창단과 교향악단 등 수원시립예술단이 시민들에게 개관을 기념하는 공연을 펼쳤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빛누리아트홀이 서수원권 문화거점 공간으로 거듭나 수원시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연이 펼쳐지길 바란다”며 “특히 다문화시민을 위한 다문화예술공간 등 다양한 계층의 남녀노소 시민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문화원에 감사드린다”라고 기념사를 밝혔다. 김봉식 수원문화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1957년 문을 연 수원문화원이 팔달구 매산로의 구 부지에서 오랜 시간을 거쳐 새 시대가 개막한 역사적인 날”이라며 “서수원뿐만 아니라 수원 전체가 문화와 함께 숨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빛누리아트홀은 대지면적 3천686.9㎡, 지하1층·지상3층 규모로 449석 공연장 및 전시실과 강의실 등 시설을 갖추고 있다. 수원시와 문화원은 개관을 기념해 오는 26일까지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새빛 문화주간’을 운영한다.

‘한국 문단의 거목’ 신경림 시인 향년 89세 별세

시집 ‘농무’, ‘가난한 사랑노래’ 등을 쓴 한국 문단의 거목 신경림 시인(88)이 22일 오전 8시17분께 별세했다. 암으로 투병하던 신 시인은 이날 오전 경기도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숨을 거뒀다. 문인들은 고인과 그의 작품이 한국 현대시와 문단에서 차지하는 높은 위상을 고려해 장례를 대한민국 문인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1935년 충북 충주에서 출생한 시인은 동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1956년 문예지 ‘문학예술’에 ‘갈대’를 비롯한 시가 추천되며 등단했다. 신 시인은 근대화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농민, 도시에서 밀려난 서민, 유랑민 등 민초들의 애환과 굴곡진 삶의 풍경을 질박하고 친근한 생활 언어로 노래해오며 평생을 ‘민중적 서정시인’으로 살았다. 신 시인은 1971년 ‘농무’, ‘전야’, ‘서울로 가는 길’ 등을 내놓으며 주목을 받았고, 1980년대에도 ‘달 넘세’, ‘남한강’, ‘가난한 사랑 노래’ 등을 통해 기층민들의 아픔과 상처를 어루만졌다. 신 시인은 반세기 동안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1999), ‘낙타’(2008), ‘사진관집 이층’(2014) 등의 시집과 ‘한국 현대시의 이해’(1981), ‘삶의 진실과 시적 진실’(1983), ‘우리 시의 이해’(1986) 등의 시론·평론집을 내놨다. 그의 마지막 시집인 ‘사진관집 이층’에 수록된 시 ‘쓰러진 것들을 위하여’에선 인생의 마지막 장에 다다른 시인이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읊조리기도 했다. “개선하는 씨름꾼을 따라가며 환호하는 대신 / 패배한 장사 편에 서서 주먹을 부르쥐었고 / 몇십만이 모이는 유세장을 마다하고 / 코흘리개만 모아놓은 초라한 후보 앞에서 갈채했다 / 그래서 나는 늘 슬프고 안타깝고 아쉬웠지만 / 나를 불행하다고 생각한 일이 없다 / 나는 그러면서 행복했고 / 사람 사는 게 다 그러려니 여겼다 // 쓰러진 것들의 조각난 꿈을 이어주는 / 큰 손이 있다고 결코 믿지 않으면서도” 한편, 신 시인은 만해문학상, 단재문학상, 대산문학상, 시카다상, 만해대상, 호암상 등을 수상했으며,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동국대 석좌교수를 지냈다.

사랑으로 품은 가족... 오늘 ‘가정위탁의 날’

매년 5월22일은 ‘가정위탁의 날’이다. 보건복지부가 혈연으로 맺은 나의 아이와, 특별한 인연으로 맺어진 아이 둘을 행복한 가정에서 키워내자는 의미를 담아 가정위탁제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산하고 제도를 적극 홍보하기 위해 제정했다. 가정위탁은 부모의 질병, 이혼, 사망, 아동학대, 수감 등으로 친부모가 아동을 보호할 수 없는 상태인 ‘보호대상아동’을 양육하기에 적합한 위탁가정에서 일정 기간 양육 및 보호하는 아동복지제도다. 아동이 원가정으로 돌아가기까지 성장을 돕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고 가정 해체를 방지하며 궁극적으로는 아동이 든든한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또래와 같은 아동·청소년기를 보내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 가슴으로 품은 ‘가족의 또 다른 이름’, 위탁가정의 진솔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하늘이 내게 준 선물”…위탁부가 전한 이야기 윤민찬씨(가명·63)는 막내 윤현수군(가명·초등학교 저학년)과 처음 만났던 그날을 잊지 못한다. 몇 해 전 여름날, ‘띵동’ 소리에 아내와 함께 대문을 열자 캐리어를 하나 들고 자신을 올려다보던 현수와 눈이 마주쳤다. “얼굴은 어찌나 반질반질 잘생겼고, 머리는 또 얼마나 단정했는데요. 막내가 나를 쳐다보는데 그 순간 내가 원래부터 쭉 키워왔던 아이 같더라구요.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날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네요.” 윤씨 부부는 몇 날 며칠을 쓸고 닦으며 준비한 현수의 방을 보여주고, 장난감 매장으로 함께 향했다. 넓디넓은 매장에서 현수는 민찬씨의 손을 꽉 잡았다. “그때 생각했죠. 아 이 손을 놓으면 안되겠다.” 현수는 많은 이별을 경험한 아이였다. 무연고 아동이던 아이는 과거 어른들에게 학대를 겪기도 했다. 이러한 시간으로 아이는 가끔씩 튀어나오는 폭력적인 행동을 보였고, 그로 인해 민찬씨네 가족의 일원이 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민찬씨 가족은 사랑과 이해로 극복해 나갔다. 함께 살아가며 지켜야 할 규칙을 알려줬고, 온 가족이 피부와 피부를 맞댔고 막내, 현수를 늘 껴안았다. 민찬씨가 막내를 씻기면 아내가 옷을 입히고, 윤씨의 딸은 로션을 발라줬다. “아이가 늘 버림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잠을 깊게 자지 못했어요. 그래서 매일 아이를 데리고 잤어요. 이제는 같이 자도, 떨어져 자도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더라구요.”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현수는 180도 달라졌다. 누나가 친구들과 다투고 울면 그 앞에 가서 누나를 껴안고 위로해주고, 맛있는 게 있으면 누나를 위해 꼭 남겨둔다. 엄마·아빠 생일에는 코묻은 돈으로 케이크를 사 이벤트를 준비하기도 했다. 친구들에게도 매일 ‘나가 놀자’는 연락이 올 정도로 학교 생활도 교우관계도 급속도로 좋아졌다. 막내가 가족에 대한 사랑을 드러낸 일기장과 학교에서 타 온 각종 상장을 자랑하는 민찬씨의 입가에선 시종일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아이에게는 부모나 어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거울입니다. 막내는 누군가와 같이 사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커왔고, 다른 사람과 사랑을 주고받는 방법을 몰랐던 것 뿐입니다. 이제는 내(현수)가 떼쓰지 않아도, 과격하게 행동하지 않아도 우리 가족이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된 거죠. 그리고 자기가 받은 사랑과 배려를 친구들과 주변 사람에게 전할 수도 있게 됐죠.” 무엇보다 달라진 건 민찬씨네 가족이었다. 여느 60대 부부, 장성한 아들·딸을 둔 가정처럼 조금씩 대화가 끊기며 삭막함이 돌던 집은 늦둥이 어린 막내 현수군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고 더없이 단란해졌다. 이들의 하루 일과는 온 가족이 안방 침대에 모여 수다를 떨며 마무리된다. 가장 퇴근이 늦은 딸(민찬 군 누나)이 도착하면 온 가족이 한 곳에 누워 살과 살을 맞대고 그날 있었던 일을 주고 받는다. 민찬씨에게 막내를 키워나갈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묻자, 그는 특별한 원동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숨 쉬는 일’ 같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하루에, 1년에 몇 번의 숨을 어떻게 쉴지 목표를 정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살아내는 것처럼 아이를 키우는 일도 특별한 사명감이 아닌 그저 내게 주어진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현수는 저희에게 ‘하늘에서 보내준 선물’이예요. 애교쟁이 막내가 우리 집에 찾아와 가족들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고, 매일 사랑한다 말해줍니다. 시간이 흘러도 언제 어디든 엄마와 아빠가 있으니, 현수가 늘 자신감을 가지고 살길 바랄 뿐입니다.” ■ “든든한 울타리, 나의 가족이 있기에 어른이 될 수 있었습니다”…자식들이 전한 이야기 가정위탁제도는 무엇보다 아동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다는 목적을 갖는다. 또래와 같은 아동·청소년기를 보내고 으레 찾아오는 사춘기를 경험하고, 그렇게 성장해 성인이 되면 독립을 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커갈 수 있도록 아동에게 울타리를 내어주는 것이다. 현수군과 마찬가지로 어린 나이에 친부모와 떨어져 가정위탁에서 자라난 청년들은 위탁가정의 든든한 울타리에서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났다. 김현지양(가명·22)은 친부모로부터 유기 등의 이별을 겪었으나 위탁모의 사랑으로 당차고 씩씩한 사회 초년생으로 커갈 수 있었다. 김양은 “언제든 엄마와 오빠가 내 편이 되어줄 거란 생각에 독립을 했어도 늘 마음이 든든하다”며 “가정위탁제도는 한 아이의 또 다른 인생을 만들어주는 길”이라고 말했다. 가정위탁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친인척 위탁가정에서 자라난 박찬혁군(가명·25) 역시 마찬가지였다. 할머니가 주는 사랑과 제도권 안의 안정적인 상황에서 자라난 박군은 자신과 같은 위탁보호 및 자립준비 후배 등을 대상으로 멘토링 및 자립에 대한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 박군은 친모와의 교류도 이어나가며 위탁가정과 원가정 사이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조현웅 초록우산 경기남부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은 “아동들이 건강하게 잘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묵묵히 아이들의 잠재력을 믿고 기다려준 위탁가정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아이들이 따뜻한 가정에서 커갈 수 있도록 가정위탁제도에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 ‘구읏 AI 탐험대’ 구성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은 업무 전반에 AI(인공지능)를 선제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구읏 AI 탐험대’를 구성했다. 재단 임직원 가운데 AI에 관심있는 임직원 20명으로 구성된 ‘구읏 AI 탐험대’는 챗GPT를 활용한 온라인 콘텐츠 제작, 기획서 및 보고서 작성 등을 실습한다. 또 이를 각 부서업무 전반에 전파, 접목시키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구읏’은 재단 로고를 형상화한 고유 브랜드로, 굿(good, 좋은)의 중의적 의미를 갖고 있다. 탐험대원들은 22일부터 10월까지 총 6회 과정으로 챗GPT를 활용한 주제로 강의를 듣고 실습한다. 1호 탐원대원은 김혜순 대표이사가 선발됐다. 대원들은 기획서 작성, 영상 쇼츠 제작, SNS 홍보콘텐츠 제작 등 월별 다양한 주제로 구성된다. 강의는 AI전문강사인 김진희 미래교육아카데미 대표가 맡는다. 주제별 산출물과 직원들의 실습과정은 유튜브 스케치 쇼츠 영상으로 제작돼 도민들이 볼 수 있도록 재단 SNS에 게시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재단은 지난 2월 AI를 업무전반에 도입하기 위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강좌를 개설했다. ‘AI(인공지능) - 챗GPT 업무활용’을 주제로 개최한 구읏문화센터 강좌에 직원은 물론, 재단이 입주해 있는 경기도인재개발원 내 직원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경기도에서도 지난 3월 김동연 지사가 도정 열린회의에서 업무에 AI의 적극 활용을 주문한 바 있다. 김혜순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전 세계적으로 AI의 관심과 활용이 높아가고 있다”면서 “경기도여성가족재단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선제적으로 업무전반에 활용하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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