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독립서점_열다책방

서점이건 도서관이건 책보다는 사진이 잘 나오는 공간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다. 그렇게라도 대중이 책에 관심을 갖고 독자로 유입되는 과정도 유의미한 일이지만 ‘열다책방’은 공간을 소비하기보다는 ‘책’에 집중할 것을 강조한다. 책방 주인은 ‘책’이라는 믿음으로 손님들과 소통한다. 공간보다 ‘책’에 집중한 서점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열다책방은 2022년 4월 동춘동 상가건물 3층에 문을 열었다. 눈에 잘 띄는 1층에 비해 다소 접근성은 떨어질 수 있어도 방문객들은 생각지 못한 곳에 있어 더 귀하고 책에 집중할 수 있어 오히려 좋다는 반응을 보인다. 책방지기 김은철씨도 손님들이 열다책방이라는 공간보다는 책 자체에 관심을 갖고 집중하기를 바란다. “독립서점을 ‘공간’으로 소비하고 싶어하는 손님들이 많습니다. 커피도 마시고,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서점을 찾는 것도 유의미하지만 아쉽게도 저희 열다책방은 그런 공간이 아니에요. 그저 책을 구매할 수 있는 상점에 가깝고 저도 그런 곳이 되길 바랍니다. 손님들이 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도록 좋은 책을 많이 소개하려고 노력합니다.” 서점의 본질인 책을 앞세우는 열다책방답게 서점에 들어서면 아담한 규모에 꼼꼼하게 채워 넣은 책들이 보기 좋게 진열돼 있다. “책을 고르는 기준은 ‘내가 읽고 싶은 책’입니다. 유튜브, 팟캐스트, 출판계 소식지 등을 통해 다양한 책 정보를 수집하고 그중 나름대로의 기준에 따라 ‘읽을 만한 책’을 선별하고요. 문학, 비문학, 독립출판물의 비율이 대략 4 대 4 대 2 정도 되는데요. 이 비율이 크게 달라지지 않도록 신경 써서 유지하는 편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들어온 책들은 특정 주제에 맞게 묶어 평대를 구성한다. 시의성 있는 정보들을 고려해 책방지기의 주관이 더해져 주로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내용을 선정한다. 사회과학 분야가 주를 이루고 자연과학 및 예술 분야도 비중을 맞추려 노력한다. ‘K공대생 열다, 책방’ 많은 독립서점이 그렇듯 열다책방도 독서모임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한 달에 8~9회의 독서모임이 열리고 책방지기뿐만 아니라 책과 사람을 사랑하는 단골 몇 명을 각 모임의 리더로 위촉해 함께 진행하고 있다. “‘열다 북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세계문학, 한국소설, 인문학, 과학 도서 읽는 모임을 각각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여 책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은 무척 즐겁습니다. 독서모임 참가자들도 가치 있는 시간이 되도록 A4용지 5~6장 분량의 발제문을 제공하는 등 철저히 준비하는 편입니다.” 책방지기 김은철씨는 2010년 송도 소재 건설회사에 취업하면서 연수구에 살게 됐다. 2022년 3월 퇴직 후 같은 해 4월 지금의 자리에 열다책방을 오픈했다. 그리고 퇴사를 결심하게 된 순간부터 책방을 열기로 마음먹은 계기, 책방을 열면서 계획하고 실행한 과정 등을 담은 책 ‘K공대생 열다, 책방’을 독립출판물로 출간했다. “일해야 하는 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숙명이라면 저는 보다 정신적인 가치에 비중을 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조직은 ‘주인의식’을 강조하지만 진짜 ‘내 일’이 하고 싶기도 했고요. 아파트를 짓는 일도 분명 사회에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한편으론 물질적 가치를 위해 정신적 가치를 크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대부분의 책은 인간의 정서와 정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저는 지금 제가 하는 일이 만족스럽습니다.”

공간의 재발견_인천 연수구 ‘공원 속 작은도서관’

인천 연수구가 주민들의 독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공립작은도서관. 연수구 내 행정복지센터 다섯 곳과 공원 네 곳에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문화공원, 솔안공원, 해찬솔공원, 누리공원 내에 마련된 도서관을 통해 대형도서관과 차별화된 최대 60여평(214㎡) 남짓의 작은도서관이 갖는 특징과 장점을 알아본다. 아지트처럼 친근한 도서관 생활권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집 가까이 도서관이 있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나 주민 생활과 밀접한 모든 곳에 대규모 공공도서관이 들어설 수 없는 노릇이다. 인천 연수구는 이런 아쉬움을 타개하기 위해 행정복지센터 다섯 곳과 공원 네 곳에 9개의 작은도서관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옥련1동, 옥련2동, 송도2동, 송도3동, 연수1동 등 행정복지센터 내 작은도서관 외 공원에 마련된 작은도서관 네 곳은 도서관이 주는 무게감이나 부담감, 허물없이 들를 수 있어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이 찾는다. 지역주민들의 생활밀착형 도서관이 되기 위해 2021년 연수동 소재 문화공원과 솔안공원에 작은도서관을, 2022년 송도동 소재 해찬솔공원과 누리공원에 작은도서관을 개관했다. 각 도서관은 작지만 차별성 있는 운영을 위해 특화 주제를 갖고 운영하고 있다. 문화공원 내 작은도서관은 지상 1층, 연면적 198㎡로 어린이 특화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적한 서재 느낌을 살린 솔안공원 도서관은 지상 2층, 연면적 210㎡ 규모로 문학 특화도서관으로 조성됐다. 해찬솔공원 내 도서관은 지상 1층, 연면적 214.59㎡로 자연·환경 분야를 특화해 운영 중이고 2022년 3월 개관한 누리공원 작은도서관은 지상 1층, 연면적 176.4㎡ 규모로 한옥으로 조성된 건물과 어울리는 한국사 특화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원 내 위치한 작은도서관은 산책 및 나들이를 나온 인근 주민들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타 도서관에 비해 많은 편인데 젊은 부부와 어린 자녀들의 방문이 주를 이룬다. 상대적으로 청소년 및 노년층의 방문이 적은 편이어서 연수구도서관 관계자는 “청소년과 노년층이 도서관을 격의 없이 방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풍부해진 도서관 인프라만큼 이용객도 늘어 일반적으로 규모가 큰 도서관은 형식적이고 조직적으로 운영되는 반면 작은도서관은 사서와 이용자가 한데 어우러져 함께 만들어 가는 공동체적 특성이 강하다. 실제로 작은도서관에 가보면 사서들이 동네 아이들 이름을 꿰고 있고 아이들도 스스럼없이 도서관에 들어와 노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연수구도서관 관계자도 이 점을 작은도서관의 특징이자 장점으로 꼽는다. “작은도서관은 이용자들에겐 동네 아지트처럼 활용되기도 하고 근무하는 사서들은 주민들과 소통하며 도서관을 함께 가꿔가기에 또 다른 면에서 공공도서관의 성격이 극대화됐다고 볼 수 있으며 그 때문에 이용객과 직원 간의 유대감도 큰 편입니다.” 대형도서관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문화·복지 측면을 강조하는 것처럼 작은도서관 네 곳도 특화 주제에 맞는 프로그램과 행사를 소규모로 운영해 이용자들의 참여와 방문을 독려하고 있다. 어린이 특화도서관인 문화공원 작은도서관은 초등 저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으로 키우는 문해력’ 및 ‘진짜 진짜 재밌는 그림책 읽기 놀이’ 행사를 진행했으며 누리공원 작은도서관에서는 ‘신나는 한국사’, ‘고려에서 읽고·걷기·쓰기’ 등 한국사 특화 주제에 맞는 프로그램을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을 대상으로 발굴해 운영하고 있다. 한편 공원 내 작은도서관의 장서가 다소 적은 것처럼 보여도 상호 대차를 이용해 원하는 도서가 비치돼 있는 연수구립공공도서관에서 원하는 도서관으로 신청해 대출할 수 있다. 연수구의 경우 2023년 6월 기준 20개 도서관이 상호 대차에 참여하고 있으며 공립작은도서관 네 곳도 이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연수구도서관 관계자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연수구 주민들은 120만권의 책을 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관계자는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고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은 도서관이 지역주민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증거”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도서자료가 이용되길 바라고 앞으로도 책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삶이 풍요로워지는 도서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공공도서관 인프라에 대해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고 풍부해진 편”이라며 각자 거주지, 근무지 등 생활권의 도서관에 부담 없이 들러볼 것을 권했다. “꼭 책을 읽지 않아도 도서관은 생각보다 재미있고 다양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곳입니다. 주변의 도서관을 꼭 한번 방문해 보시길 권합니다.”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연민, 냉전의 흔적을 기록하다 [인터뷰]

1984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11년간 사진기자로 일한 박종우 작가는 우연히 히말라야에 다녀온 후 ‘이곳이 평생 작업의 바탕으로 삼아야 할 곳’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티베트의 차마고도를 국내에 처음 소개하고 민간인으로서는 최초로 비무장지대(DMZ)를 촬영한 그의 이력은 다큐멘터리스트로서 자신이 주체가 돼 기록하는 행운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평생 기록하는 사람으로 살아온 그의 다음 기록은 무엇이 될까. 민간인 최초로 DMZ를 담다 6·25전쟁 정전 70주년인 지난해 7월 경기도박물관과 독일에서 박종우 작가의 DMZ 사진이 전시됐다. 분단이 만들어낸 현실과 미래를 담았다는 점에서 두 전시는 큰 의미를 가졌다. 독일 전시는 올해 3월까지 이어졌으며 이미 몇 년 전 독일 사진집 전문출판사 슈타이들을 통해 DMZ 사진집이 출판된 바 있다. 여전히 종전이 아닌 휴전 상태에 있는 남한과 북한 사이엔 휴전선을 기준으로 서해에서 동해까지 38도선을 따라 248㎞에 걸쳐 폭 4㎞의 DMZ가 설정돼 있다. 박종우 작가는 이 냉전의 흔적을 민간인 최초로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했다. 2009년 국방부 6·25전쟁 제60주년 사업단과 조선일보가 협약을 맺은 사업에 박 작가가 합류하면서 DMZ 촬영은 가속화됐다. “오랜 세월 인간의 출입이 제한된 곳이고 첨예한 군사적 대립이 있어 날이 서 있을 것 같지만 막상 DMZ에 들어가 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냥 우리나라의 산과 들, 자연 그 자체였지요. 드문드문 부대와 초소가 있지만 생각한 것보다 훨씬 평온한 모습이었습니다.” 2009년 10월 촬영 제안을 받아 답사를 하고 본격적으로 그해 12월부터 DMZ를 찍기 시작한 박종우 작가는 DMZ 작업 중 GP(Guard Post·최전방 감시초소)를 기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다. “GP 개수 자체는 군사기밀인데 2009~2010년 당시엔 80~90개로 추정되는 상황이었어요. 국방부의 특별 허가에 따라 그곳을 다 찍을 예정이었고 물론 촬영 후 국방부 확인을 받기로 돼 있었죠. 2009년 12월부터 석 달 동안 GP 10개 정도를 방문했는데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GP에 진입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가을까지 6개월여 DMZ 철책 밖을 찍으며 상황이 나아지길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상황이 좀 누그러져 국방부에서 GP에 대한 재허가가 났는데 다시 GP에 들어가기로 한 사흘 전인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났습니다.” 2009년 10월부터 준비한 DMZ 촬영은 그렇게 끝났다. 작업을 아예 못한 것은 아니지만 개인 작업도 포기하고 매달린 프로젝트 치곤 미진한 1년이었다. 군 헬기를 타고 DMZ를 왕복하며 사계절을 담기로 한 계획도 가을 촬영 한 번으로 만족해야 했다. 전쟁의 흔적과 삶의 흔적 박종우 작가가 기록하는 전쟁의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땅에서는 보이지 않던, DMZ 상공에서 발견한 어떤 구조물을 최근까지 사진으로 담고 있다. “군 헬기에서 DMZ 풍경을 담을 때 처음 보는 구조물이 눈에 띄었습니다. 군인들에게 물어보니 ‘대전차 장애물’이라고 하더군요. 6·25전쟁 당시 북한군이 탱크로 서울까지 밀고 들어왔죠. 우리 군은 탱크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을 수밖에 없고, 탱크를 막는 것이 국방의 주요 과제였습니다. 그래서 서울 북부에 있는 웬만한 국도와 하천변, 해안에 탱크 저지선인 용치 등 대전차 장애물을 설치해 놨습니다.” 세월이 흘러 전쟁의 모습도 바뀌었고 대전차 장애물도 무용지물이 됐다. 도로 건설 때마다 걸림돌이 되고 홍수가 나면 떠내려가기도 하는 대전차 장애물은 우리 시대 흉물 취급을 받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없애고 싶고, 군에서는 쉽사리 없애지 못하는 현실인 거죠. 최근 독일에 방문했을 때 알게 된 사실인데 이런 전쟁의 흔적은 독일을 비롯한 영국, 네덜란드, 폴란드, 이탈리아, 스위스 등 전쟁을 겪었거나 위협이 있던 유럽 대부분 나라에 산재합니다. 나라마다 생김새도 다르고 형태고 다른데 영국은 탱크를 막겠다고 몇천 ㎞에 달하는 해안선에 대전차 장애물을 설치했어요. 지금 보면 어리석은 생각이기도 하지만 전쟁과 침략에 대한 공포가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습니다.” 신문기자 출신인 그가 회사를 나와 다큐멘터리스트로 전환한 후 세계 오지를 탐사하며 사진과 영상을 남기는 궁극적인 목적은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연민 때문이다. 서울, 부산 등 국내 도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기록하며 지금은 지나치는 것들을 훗날의 사람들에게 남기고자 한다. “중학교 때 처음 사진을 배웠는데 그땐 처음이니까 창경궁도 찍고 석조전도 찍고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녔어요. 당시 우리 집이 서대문 근처였는데 집 앞에 서울의 마지막 대장간이 있었어요. 기둥에 말과 소를 묶어두고 말굽을 갈거나 박는 작업을 서울 한복판에서 볼 수 있었는데 사진을 한 장도 남기지 않은 것이 무척 아쉽습니다. 그땐 너무 익숙했고 그런 일상이 영원할 줄 알았어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훗날 후회하지 않게, 사라지는 것들을 기록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 ‘경기도아이돌봄광역지원센터’ 출범

경기도여성가족재단 경기도아이돌봄광역지원센터가 4일 경기도인재개발원 다산홀에서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경기도아이돌봄광역지원센터는 31개 시군의 건강가정지원센터 또는 가족센터 등 아이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32개 기관을 총괄하는 곳이다. 각 기관의 서비스 모니터링·컨설팅, 통합 홍보, 종사자 및 아이돌보미 심리정서 지원 등을 수행한다. 이날 출범식에서 센터는 ‘경기도 아이돌봄서비스 행복 플랫폼’이라는 미션과 ‘함께 성장하는 돌봄 친화 환경조성’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오카리나 합주단 축하공연을 비롯해 출범 퍼포먼스로 아이 및 가족, 아이돌보미 서비스 제공기관을 뜻하는 세가지 색상에 센터의 기업로고(CI)가 어우러진 머플러를 장식해 눈길을 끌었다. 행사장 입구에는 아이돌보미 동아리 활동가들의 미술작품과 시화 전시도 마련됐다. 김혜순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센터가 경기도 내 아이돌봄사업의 친근한 동반자의 역할은 물론, 현장 체감형 서비스 기틀을 마련해 촘촘한 아이돌봄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부모의 양육부담을 경감시키고 안정적인 양육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올 여름 건강하고 시원하게…국립민속박물관 ‘단오맞이’ 행사

6월 10일은 음력 5월 5일을 이르는 단오(端午)다. 여름이 시작되는 단오는 예로부터 일 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로 여겨 잡귀를 물리치고 복을 기원하는 풍속이 행해져 왔다. 국립민속박물관이 단오를 맞이해 ‘여름의 시작 단오’ 세시 행사를 개최한다. 5일에는 박물관 내 오촌댁 앞마당에서 창포물에 머리 감기 풍속을 시연한다. 창포는 우리나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식물로, 창포를 베어다 뿌리와 함께 삶은 물에 머리를 감으면 머리털이 잘 희어지지 않는다. 조상들은 창포가 잡귀를 쫓을 수 있는 벽사력을 갖추고 있다고 믿어 날이 더워지는 단오에는 창포물에 머리를 감아 나쁜 기운을 물리쳤다. 여름이 시작되는 단오에는 임금이 부채를 신하에게 하사하고, 부채를 받은 재신들은 이를 일가친척에게 나눠줬다. 이에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10일 ‘단오 부채’를 나누는 행사를 진행한다. 또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단오 부적 찍기’, 강한 향이 나는 쑥과 궁궁이 풀들로 액운을 물리치는 ‘쑥호랑이(애호艾虎) 향주머니 만들기’, ‘궁궁이 꽂기’도 마련된다. 단오의 대표적 절기 음식인 수리취떡 맛보기, 단오에 특히 즐겨왔던 탈춤과 가면극 놀이 중 황해도 강령지방에서 유래된 ‘해주승무와 강령탈춤’ 공연도 선보인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에서는 9일 ‘수장고에서 단오 찾기’를 운영한다. 어린이 동반 가족은 단오 풍습을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활동지 ‘모여봐요! 단오 잔치’에 참여할 수 있다. 또 단오 풍경이 그려진 부채 컬러링, 종이 공예를 활용한 궁궁이 풀 머리 장식 만들기,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부적 찍기 체험도 마련됐다. 자세한 내용 및 참여 방법은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하면 된다.

‘2024 수원 문화유산 야행’, 아쉬움 딛고 전국 축제로 거듭나길 [현장 리뷰]

‘2024 수원 문화유산 야행(夜行)’이 막을 내렸다. 지난 5월31일~6월1일 화성행궁과 행궁동 일원에서 열린 ‘수원 문화유산 야행(夜行)’은 국가유산청(문화재청) 공모의 전국 49개 문화유산(문화재) 야행 사업 중 하나다. 수원에서는 올해 ‘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한다’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을 주제로 34개의 ‘8야(夜)’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수원시가 주최하고 수원문화재단이 주관한 수원 문화유산 야행은 지난 2017년부터 매년 열리는 가운데 올해는 이틀간 8만6천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평균 관람객은 지난해(2만4천명) 보다 두 배가량 가까이 늘어났다. 코로나 이전의 방문객 수를 회복하려 관람객을 위한 편의성 개선, 다양한 홍보와 프로그램 등을 추진한 노력이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운영시기 변화로 인한 쾌적함이다. 지난해까지 야행 축제는 8월 한여름에 열리며 시민과 관광객은 무더위에 어려움을 호소했는데, 올해는 5월 말~6월 초에 진행되며 시민들은 보다 쾌적하고 시원한 밤바람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올해는 119년 만에 완전히 복원된 ‘화성행궁’을 관람할 수 있다는 의의도 더해져 큰 관심을 받았다. 고질적인 문제였던 주차난을 해소하고자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하는 이야기 버스’가 새롭게 도입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수요 대비 부족한 기존의 주차장 대신 더 넓은 경기대 후문 주차장에서 출발해 화성행궁으로 향하는 순환형 버스를 도입하고 그 안에 문화관광해설사가 동행했다. 문화관광해설사는 버스가 이동하는 15분가량 탑승자들에게 수원의 문화유산을 소개하고 야행의 주요 프로그램과 관련 정보를 알려 관람객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풍부한 이야기를 제공했다. 반면 산발적인 프로그램 운영과 옅은 지역색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틀간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진행된 이번 야행은 야경(夜景), 야로(夜路), 야사(夜史), 야화(夜畫), 야설(夜設), 야시(夜市), 야식(夜食), 야숙(夜宿) 등 ‘8야(夜)’를 주제로 총 34개의 세부프로그램이 자리했다. 하루 평균 4시간의 한정된 운영 시간에 프로그램이 30여개가 진행되면서 무엇이 주요 행사인지, 무엇을 즐겨야 할지 혼란스러워 하는 관람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수원의 문화유산을 보여준다는 취지와 달리 음악극 등 일부 프로그램은 지역색을 찾기 어려웠다. 한 행사 관계자는 “공모를 진행한 국가유산청이 선정한 야행의 ‘8야(夜)’ 주제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다보니, 어느 전국 지역에서 하든 비슷한 내용의 축제로 굳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주차난 해소를 위해 제공한 문화관광 해설사 동행의 ‘이야기’ 순환버스는 분명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시민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기 시간이 길어졌고 문화관광해설사 역량의 편차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수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수원화성이라는 무궁무진한 역사자원이 있으며 특히 젊은 세대에게 사랑 받는 행궁동이라는 매력적인 장소를 갖고 있다. 수원 문화유산에 밤의 매력이 더해져 전 세대를 아우르는 전국적인 축제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구강보건의 날’ 전성원 경기도치과의사회장 “치아 건강은 신체 전반 건강과 직결”

“치아 건강은 신체 전반의 건강과 직결됩니다. 구강관리를 잘 해야 필요한 영양을 섭취하고, 정확한 발음도 가능해집니다.” 오는 9일은 구강보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조성해 국민의 구강 건강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제정한 ‘구강보건의 날’이다. 경기도치과의사회는 매년 구강보건의 날을 기념해 구강보건 글짓기, 그림 그리기, UCC 공모전을 개최해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전성원 제35대 경기도치과의사회장을 만나 도치과의사회가 도민을 위해 펼칠 다양한 사업 구상과 구강보건의 날 관련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4월 취임해 1년여간의 임기를 지낸 전성원 제35대 경기도치과의사회장은 ‘분회 활성화’, ‘불법광고 척결’ 등 공약 실현을 위해 발빠르게 뛰고 있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공동대표, 경기도치과의사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정책역량을 인정받아 온 전 회장은 구인난, 불법광고, 비급여 수가 등 치과의료계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과 경기지부의 통합 등을 중점 과제로 꼽았다. 전 회장은 “경기도는 인구가 증가하는 몇 안 되는 지자체 중 하나다. 그만큼 환자 수와 치과의사 수가 서울시를 넘어선 지 오래지만, 치과의사회에 가입을 하지 않은 의사가 많다”며 “회의 가입률을 높이고 종합학술대회 등 회원들이 함께하는 활동을 늘려 의사의 진료환경을 개선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기도치과의사회는 노인, 장애인 등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도내 장애인 복지시설과 초등학교를 찾아 무료 구강 검진 사업을 하고 있으며, 경기도에 꾸준히 ‘노인치과주치의 사업’을 건의하는 등 노인 돌봄 의료체계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다. 전 회장은 “나이가 들수록 뺨 등의 근육이 떨어지면서 이 사이에 음식물이 많이 남고 손동작이 안 좋아져 양치 효과가 떨어진다”며 “재가노인복지센터에 있는 노인 뿐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도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하거나 자택에서 검진, 예방 처치, 구강관리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불법의료 광고’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경기도치과의사회는 불법광고 및 초저수가 덤핑치과의 폐해를 알리고 단속에도 나서고 있다. 전 회장은 “임플란트를 30만원대로 시술한다며 환자를 유인해 추가가격을 제시하고,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치아도 무분별하게 발치해 임플란트 시술을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피해는 결국 환자 몫”이라며 “오랫동안 치과의사가 바뀌지 않고 진료하는 치과를 권하며 여러 치과에서 진단과 치료계획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경기도치과의사회에선 ‘구강보건의 날’을 맞아 오는 5일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 수원에서 기념식을 열고 구강보건사업을 추진한 도내 학교·보건소·유관단체 관계자를 구강보건 유공자로 표창한다. 또 매년 해왔던 공모전 등을 통해 치아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산할 예정이다. 전 회장은 “구강은 우리 몸이 외부의 물질과 접촉하는 첫 관문이면서 다양한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습하고 따뜻하며 어두운 환경이기 때문에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입속의 다양한 세균들이 점막과 혈관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오면 염증과 여러 가지 병을 일으키고 심혈관 질환이나 치매, 당뇨 등의 다양한 전신질환을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올바른 양치질로 세균을 줄이고, 정기적인 검진으로 병을 조기발견하면 비용과 치료 시간이 적게 들고 통증도 경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 회장은 회원은 물론 도민과의 접점을 늘리는 방안을 찾아 문턱 낮은 치과, 도민의 건강한 삶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앞으로도 도민의 생애주기별 치아건강과 치과의사의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역의 숨은 일꾼 찾습니다” 제9회 우서문화상 수상후보자 공개 추천접수

“지역 발전을 위해 애쓰시는 숨은 일꾼을 찾습니다.” 우서문화재단이 ‘제9회 우서문화상’ 수상 후보자를 공개 모집한다. 우서문화재단은 대한제국 말부터 평생 농촌진흥운동에 헌신한 우서 오성선(1872~1950) 선생을 기리고자 2016년 설립됐다. 우서 선생의 개혁정신을 계승하고자 우서문화상을 제정해 매년 부문별 수상자를 선정, 시상하고 있다. 우서문화상은 사회봉사상, 농업인상, 청년 농업인상, 공로상 등 총 네 개 부문이다. 사회봉사상, 농업인상, 청년 농업인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천만 원과 상패를 수여하며 특별상인 공로상은 격려금 100만원을 전달한다. 사회봉사상은 ▲사회 공동선을 위해 헌신한 개인 또는 단체 ▲사회 안정과 생활수준 향상을 위해 지역사회를 선도하는 개인 또는 단체 ▲주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체육의 혜택을 누리도록 실행한 예술·체육 분야의 개인 또는 단체가 대상이다. 경기도 내 거주하는 개인이나 사무소를 둔 법인이나 단체여야 한다. 농업인상은 ▲새로운 농업기술의 개발 및 보급을 통해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는 등 농업 발전에 기여한 농업인 ▲농업인들의 소득 증대 등을 통해 지역 농업 발전을 이끌어 가는 선도 농업인 ▲새로운 품목 개척 또는 농산품의 품질 향상과 부가가치를 창출해 수출 등 농업 발전에 공헌한 농업인 등이면 추천 가능하다. 실적 기간은 공고일에서 과거 5년 간이다. 청년농업인상은 ▲농업·농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선도하는 청년농업인(1984년 1월1일 이후 출생자)으로 위 농업인상에 해당하는 업적을 실현한 경우 해당된다. 농업인과 청년농업인 수상 대상자는 도내 주소와 사업장을 두고 영농활동을 해야 한다. 올해 새로 신설된 공로상은 사회봉사상, 농업인상, 청년농업인상 수상자의 추천인이 지정한 추천 담당자가 대상이다. 지역을 위해 헌신하는 수상 후보자들을 발굴하는 이들의 노고를 격려하고자 올해 새롭게 신설됐다. 사회봉사상은 도내 관할 읍·면·동장이나, 재단의 수상 후보자 추천 요청을 받은 관련 기관·단체장, 20인 이상의 도내 거주자나 우서문화상의 역대 수상자(동일 시상 부문) 등에게 추천 받으면 된다. 농업인상과 청년농업인상은 관할 시·군 농업기술센터장이 추천할 수 있다. 후보자 접수는 7월 31일까지며, 우서문화재단 누리집을 통해 추천서와 공적 설명서 등을 내려받아 제출하면 된다. 최종 수상자는 분야별 심사위원회의 심사와 재단 이사회 결의를 거쳐 결정되며 시상식은 10월 중 열릴 예정이다. 우서문화재단 관계자는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시는 분들의 수고와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신청 방법 및 자세한 내용은 우서문화재단 사무국을 통해 문의하면 된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경기도의 세계유산’…경기역사문화유산원, 경기문화유산학교 개강

경기문화재단 경기역사문화유산원은 ‘알고 보면 더 재밌는 경기도의 세계유산’을 주제로 ‘2024년 경기문화유산학교’를 진행한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경기도의 세계유산’은 경기도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도민들과 공유하고, 도민들이 세계유산에 더욱 흥미를 가지고 방문하도록 기획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인류의 보편적인 문화유산을 뜻한다. 현재 경기도에는 수원 화성(1997년)과 조선 왕릉(2009년), 남한산성(2014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됐으며, 북한산성(2022년 우선등재목록 등재)과 양주 회암사지 유적(2022년 잠정목록 등재) 등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경기도의 세계유산’은 오는 13일부터 7월 18일까지 6주간,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경기문화재단 다산홀에서 진행된다. 제1강 ‘세계유산 제도와 경기도의 세계유산 이해(최재헌, 건국대 대학원 세계유산학과 교수)’, 제2강 ‘세계유산 수원화성의 가치, 그 특별함(오선화, 수원시 화성사업소 학예연구사)’, 제3강 ‘여민공수(與民共守), 도성 사수의 가치를 실현한 북한산성(박현욱, 경기역사문화유산원 선임연구원)’, 제4강 ‘신이 내린 정원, 조선왕릉(신희권,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제5강 ‘세계유산 등재 10주년 남한산성 회고(回顧)(노현균, 경기문화재단 정책실 실장)’, 제6강 ‘동아시아 선종사원의 번영과 확산의 증거, 양주 회암사지 유적(김종임, 양주시 세계유산추진팀 학예연구사)’을 주제로 세계유산의 보호와 세계유산 등재 추진의 일선 현장에 있는 명사 6인이 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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