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야구야”

겨우내 움츠렸던 프로야구가 6일 오후 6시 대구(삼성-두산), 대전(한화-SK), 수원(현대-롯데), 잠실(LG-KIA)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전을 치러 7개월여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올 해로 출범 27년째를 맞은 프로야구는 팀당 126경기, 총 504경기의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는 가운데 어느 해보다 급격한 전력평준화가 이뤄져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삼성과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구축한 한화, 시범경기에서 돌풍을 일으킨 SK, ‘젊은 마운드’가 돋보이는 KIA가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지난 시즌 뒤 전력보강에 심혈을 기울인 LG와 ‘뚝심 야구’ 두산, 타격 3관왕 이대호가 이끄는 롯데, 최근 10년간 네 차례나 우승한 현대 등도 4강을 노릴 전망이다. 특히 올 시즌 지휘자가 바뀐 SK와 LG, 현대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에서 복귀한 김성근 감독과 미국에서 돌아온 이만수 수석코치 체제로 사령탑을 구축한 SK는 시범경기를 통해 투·타에 걸쳐 가장 탄탄한 전력을 선보였다. ‘승부사’ 김재박 감독을 영입한 LG는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였던 박명환과 미국프로야구에서 활동했던 봉중근, 검증된 용병인 팀 하리칼라를 영입해 완전히 새 얼굴로 팀 마운드의 1~3 선발투수를 선정했다. 자금난에 빠진 현대는 신임 사령탑인 김시진 감독이 데뷔전을 치른다. 구단 운영이 흔들리다 보니 선수단이 동요할 수 밖에 없지만 김 감독은 “이럴수록 야구에만 집중하자”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8개 구단의 전반적인 전력 평준화속에 한국야구위원회는 올 시즌 ▲스트라이크 존의 좌우 폭 축소 ▲마운드의 높이 3인치 축소 ▲야구공의 크기 확대 등으로 대회 요강을 손질해 오랜 기간 지속된 ‘투고타저’ 현상을 완화해 경기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멀어져 간 야구팬들을 다시 불러모을 방책을 마련했다. 또한 1996년 이후 11년만에 400만 관중 유치를 목표로 초복인 7월15일부터 말복인 8월14일까지 ‘서머리그’를 실시해 1위팀에게 상금 2억원도 내걸었다. /연합뉴스

李들의 대결 기다렸다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 중인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과 이병규(33·주니치 드래곤스)가 3일부터 사흘간 도쿄돔에서 팀 승리와 개인의 명예를 걸고 첫 한국인 타자 대결을 벌인다. 이번 3연전은 요미우리의 홈 개막전인데다 정규 시즌 첫 라이벌전이라는 점에서 일본 팬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상승세를 탄 쪽은 이병규다. 이병규는 3경기 연속 안타와 2경기 연속 타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적잖은 힘을 보탰다.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찬 이병규는 3경기에서 중심 타선인 5번 타순에 배치됐고 찬스에서 해결사 능력을 입증하며 일본야구에 빠르게 적응 중이다. 개막 2경기 만에 수훈 선수로 선정되는 등 첫 단추를 잘 뀄다. 반면 이승엽은 개막전에서 2년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리기는 했으나 아직 타격 컨디션이 바닥권으로 타율도 0.200(10타수 2안타)으로 이병규의 0.250(12타수3안타)보다 떨어진다. 일단 좌중간으로 밀어치는 연습을 통해 타격 페이스를 올리겠다는 자세다. 잘 해야 한다는 부담도 이병규가 훨씬 적은 편이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겪었던 ‘일본 첫 해 징크스’를 밟지 않기 위해 이병규는 초반부터 자신도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부담이 있긴 하나 어디에서라도 한 방이 터질 수 있는 주니치의 막강 화력이 이병규에게 보다 여유 있게 기량을 펼쳐 보일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반면 일본 최고 연봉(6억5천만엔 추정)을 받는 이승엽은 요미우리 타선의 핵으로 찬스에서 책임감을 발휘해야 한다는 부담을 떨칠 수 없다. 홈 경기인데다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이승엽-루이스 곤살레스로 이어지는 새로운 중심 타선에 거는 팬의 기대가 남다른 만큼 라이벌전에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이 그의 어깨를 짓누를 수도 있다./연합뉴스

日야구 점령,李두 어깨에…

올해 일본프로야구에서 나란히 한국인의 기개를 떨칠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과 이병규(33·주니치 드래곤스)가 각각 1일부터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과 오키나와현 차탄시에서 시작된 스프링캠프에서 첫 단체 훈련을 치렀다. 전날 미야자키 캠프에 합류한 이승엽은 이날 오전 9시30분 실내연습장인 기노하나돔에서 단체 러닝으로 훈련을 시작한 뒤 선마린 스타디움으로 이동, 오전 11시부터 캐치볼과 수비훈련으로 오전을 마쳤다. 점심 식사 후 4인 1조로 배팅케이지에 들어가 타격 훈련을 실시했고 프리 배팅과 베이스러닝으로 컨디션을 조율한 뒤 오후 4시30분 기노하나돔에서 번트 연습으로 첫 날 훈련을 마감했다. 요미우리 홈페이지는 11일과 12일 청백전을 치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실전을 많이 치르겠다고 선언, 청백전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승엽은 오는 24일과 25일 선마린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히로시마 카프,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연습 게임에서 4번 타자로 등장할 예정이다. 이병규도 이날 오전 차탄 공원 야구장에서 선수단 단체 촬영과 환영식에 참석한뒤 30분 떨어진 요미탄 스포츠 콤플렉스로 이동, 캐치볼과 수비, 타격, 주루훈련 등으로 ‘지옥 훈련’에 첫 발을 내디뎠다. 스포츠전문지 ‘주니치 스포츠’에 따르면 오치아이 감독은 올해 1,2군의 벽을 허물고 무한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1군 훈련장인 차탄구장에 2군 선수들을 부르고 2군 훈련장인 요미탄 구장에 1군 선수들을 보내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오는 3월30일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시즌 개막전 직전까지 ‘치열한 생존 경쟁’을 선언한 오치아이 감독은 “1군 주전, 올해 1군에 올라올 만한 선수, 2~3년 후 장래를 대비하는 선수 등을 이번 캠프에서 분류하겠다”고 말해 이병규가 주전 외야수 한자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캠프 초반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