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말까지 끈끈한 야구 펼칠것”

‘9회말까지 포기하지 않는 팀으로 거듭나겠다’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를 이끌게 된 김시진(48) 신임 감독이 취임식을 갖고 내년 시즌 포부를 밝혔다. 13일 오후 2시 수원야구장에서 LG 트윈스로 자리를 옮긴 김재박(52) 전 감독의 후임으로 사령탑을 맡게된 김 감독은 현대 김용휘 사장과 3년간 8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의 조건으로 계약서에 사인했다. 취임식에는 이광근 수석코치와 금광옥 배터리코치가 참석해 김 감독을 축하했고 현대 팬 클럽 유니코니 회원들이 신임 감독에게 꽃다발과 기념액자를 전달했다. 김 감독은 부임 소감에서 “믿고 뽑아준 구단과 팬들에게 감사하다”며 “내년 시즌에는 유니콘스를 좋아하는 모든 팬들이 납득하는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고, 끈질기게 9회 말 공격이 끝날 때까지 열심히 하는 끈끈한 야구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또 김 감독은 내년 시즌 성적에 대해서는 “솔직히 올해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오른 것이 부담이된다”면서 “초보 감독으로 4위 안에 들고 싶고 3년안에는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명투수 출신인 김시진 감독은 1983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해 10년동안 124승73패, 평균 자책점 3.12를 기록하며 활약했다. 1993년 현대의 전신인 태평양 코치를 맡아 지도자로 첫발을 내딛은 뒤 1996년 현대 창단 감독으로 취임한 김재박 전 감독을 도와 4차례(1998, 2000, 2003, 2004년)한국시리즈 우승에 초석을 다졌다./최원재기자 chwj74@kgib.co.kr

“야구는 9회말 1사부터” 호랑이 낚아챈 독수리

한화 이글스가 ‘가을잔치’의 첫 판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령했다. 한화는 8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벌어진 2006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1차전에서 2대2로 팽팽히 맞선 9회 말 1사 만루에서 대타 루 클리어의 천금같은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아내 KIA 타이거즈에 3대2로 역전승,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오르게 된다. 한화는 1회 초 2사 상황서 KIA 장성호에게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내준 뒤 이재주에게 좌측 펜스 장외로 떨어지는 랑데뷰 홈런을 허용, 0대2로 이끌렸다. 그러나 한화는 3회 KIA의 2사 만루, 4회 2사 2,3루의 실점 위기를 무사히 넘기며 반전 기회를 노렸다. 위기에서 벗어난 한화는 4회말 1사후 고동진이 우월 3루타를 치고 나간 뒤 제이 데이비스의 깊숙한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아 1점을 만회했고 5회에는 이범호가 외야 백스크린 옆으로 떨어지는 1점 홈런을 터뜨려 2대2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팽팽한 균형을 가른 것은 9회말. 한화 선두타자 김태균이 KIA 3번째 투수 한기주로부터 좌전안타를 치고 나가 역전찬스를 잡은 뒤 한기주의 보크로 무사 2루가 됐고 KIA 벤치는 이범호와 한상훈을 연속 고의사구로 내보내 만루작전을 펼쳤다. 그러나 한화는 1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선 용병 루 클리어가 한기주의 초구를 받아친 것이 큼직한 희생플라이로 연결 돼 귀중한 결승 타점을 올렸다. 한편 한화와 KIA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9일 오후 6시 광주구장에서 열리며 한화는 ‘괴물신인’ 유현진, KIA는 외국인투수 세스 그레이싱어를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연합뉴스

종주국도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한국이 제22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야구 종주국’ 미국의 벽을 허물고 6년 만에 감격의 우승컵을 안았다. 한국은 28일 쿠바의 상티 스피리투시 후엘가구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에이스 김광현(안산공고)의 호투와 임익준(광주 동성고)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미국을 4대3으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은 원년 대회인 지난 1981년과 1994년(14회), 2000년(19회) 대회에 이어 통산 4번째이자 6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한국이 객관적인 전력 열세를 딛고 불굴의 투지로 일군 값진 승리였다. 야구는 9회말부터 시작이라는 말을 여실히 입증한 한판이었다. 한국은 3대3으로 맞선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선두타자 김남형(인천고)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2사 후 4번 타자 이두환(장충고)도 고의 볼넷을 얻어 1, 2루의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8회부터 대타로 나온 임익준. 2대3으로 뒤진 8회 볼넷을 골라 동점 득점을 올린 ‘럭키 보이’ 엄익준은 볼카운트 1-2에서 미국 다섯 번째 투수 팀 앨더슨의 공에 힘껏 방망이를 돌렸고 타구는 상대 유격수 앞에서 한 차례 바운드 뒤 살짝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가 됐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 김광현이 수훈갑이었다. 김광현은 1회 구원등판해 3이닝을 막아낸 뒤 외야수로 옮겼다 9회초 무사 1루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재등판해 총 4이닝을 3안타 5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승리의 발판을 놨다. 예선리그 최종전 네덜란드전부터 8강 대만전, 4강 캐나다전에 이어 결승전까지 4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된 김광현은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는 영예를 누렸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