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중동포 장률 감독 ‘망종’…잔잔하고 묵직한 조선족 여인의 비극

재중동포 장률(44) 감독은 한국에서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그의 두번째 연출작인 ‘망종’이 지난해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ACID상,페사로 영화제 뉴시네마상,부산영화제 뉴커런츠상에 이어 지난 2월 프랑스 브졸 아시아영화제 대상을 수상했다. ‘망종’은 중국내 소수민족인 조선족 여인 최순희의 비극적인 삶을 다룬 작품. 주인공을 통해 민족차별과 여성차별의 이중고를 절제된 화면과 대사로 담담하게 그려냈다. 잔잔하고 묵직한 이 영화가 24일 관객을 찾는다.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감독을 만났다. 중국어가 익숙한 그는 통역이 있음에도 한국어로 천천히 얘기를 풀어갔다. 제목 ‘망종’에 대해 그는 “농경사회에서 보리를 수확하고 볏모를 심는 가장 바쁜 시기”라며 “김치를 팔며 열심히 살아가는 최순희는 아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린다. 어려움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그녀의 삶이 망종에 씨앗을 뿌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극중 남편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며 불법으로 김치를 팔다 단속반에 쫓기는 최순희는 믿었던 남자에게 배신을 당한다. 감독은 남자의 배신이라는 부분에 대해 “사랑 앞에서 여자는 모든 것을 다 걸 정도로 용기가 있지만 남자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희망일까 절망일까. 마지막 장면,최순희가 망연자실해 어디론가 걸어가는 뒷모습은 보는이에 따라 해석이 다르다. 감독은 “장소 헌팅을 갔다가 이곳을 발견했다. 최순희의 집에서 대합실을 거쳐 철길을 건너 보리밭으로 이어지는 공간을 보며 머릿속으로 마지막 장면을 구상했다. 자세히 들으면 여자의 발자국 소리가 어느 순간 멈춰 다시 돌아온다. 떠나는 것이 아니라 되돌아 나에게로,내 마음속으로 오는 것이고 그것이 날 안정시켰다. 그러니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말하는 영화”라고 말했다. 2000년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만든 단편 ‘11세’로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감독은 영화에 대해 따로 공부한 적은 없다. “그땐 할리우드 영화만 봤을 때니까 용기가 났지요(웃음). 예술영화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어요. 요즘에서야 다른 영화를 보면서 식은땀을 흘려요. 알았으면 영화감독 못했을 겁니다.”

문소리 “제가 또 일을 저질렀어요…이민 가야될 지도 몰라요”

“제가 또 일을 저질렀어요. 이 영화찍고 이민 가야 될지도 몰라요”라고 했던 문소리의 얘기가 전혀 빈말은 아니었다. 영화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제작 엔젤 언더그라운드·MK 픽처스)은 과감하고 생경하며 독특하다. 그래서 이 영화를 전형적인 멜로나 코미디의 잣대로 재려는 것은 애초에 무리다. 어느 지방 소도시,대학교수와 환경운동가라는 그럴듯한 지위과 명성을 갖춘 여교수 조은숙(문소리). 지성과 미모가 ‘살짝’ 떨어지긴 하지만 그녀의 은밀한 매력은 지역 환경단체 회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대부분 유부남인 주변 남자들의 애정공세 속에 여교수는 대담하게 여러 남자와 동시다발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그런 중 역시 유부남인 방송국 김 PD(박원상)가 대책 없이 열렬한 사랑을 고백해오고,잘 생기고 젊은 만화과 강사 석규(지진희)가 환경단체에 합류한다. 젊은 강사의 등장에 위기감을 느낀 환경단체 회원 유선생(유승목)은 석규의 뒤를 캐기 시작하고,뜻밖에도 같은 중학교에 다녔던 여교수와 석규의 놀랄만한 과거를 알게 된다. 이 영화는 낯부끄러운 과거를 가식과 내숭으로 감춘 여교수를 통해 우리의 감춰진 모습을 들춰내는 성인들을 위한 코미디다. 그런데 웃음을 풀어내는 방식이 독특하다. 그 생경함이란 상식과 예상을 빗나가는 타이밍. 할 말과 못할 말 구분이 없고,부끄러워할 순간 당당하고,놀라야 할 순간 시치미를 떼는 인물들은 숨겨진 가식이 마치 진정인양 말한다. 문소리와 지진희의 달라진 모습을 보는 것은 즐겁다. 똑부러지게 할 말하던 문소리는 어떻게해서 교수가 됐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지적수준과 간드러진 목소리에 약간 다리를 저는 캐릭터. ‘오아시스’ ‘바람난 가족’ 등을 거쳐 이번에도 문소리가 안니면 안되는 역할을 하겠다는 욕심이 묻어난다. ‘대장금’의 반듯한 이미지 지진희는 입을 열 때마다 욕설이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홍상수 감독의 코미디를 보는 느낌이다. 평범한 일상에 카메라를 들이대면서도 그 속에 숨은 사회적 정서적 일탈을 놓치지 않는 이 영화는 어떤 이들에겐 환호할만큼 매력적인 영화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좀더 그럴듯해보이는,뭔가 전형적이고 안정적인 틀안에서 즐거움을 느껴왔던 수많은 관객들에겐 이질적이며 시큰둥한 반응이 나올 수도 있겠다. 이하 감독의 장편 데뷔작. 17일개봉. 18세가.

MOVIE/로망스.여교수의 은밀한 매력.모두들, 괜찮아요?

● 로망스 죽음보다 강한건…바로 사랑 예상은 했지만, 예상을 넘어선 진한 사랑 이야기다. 목숨을 건 사랑이라고 하기에 결말이 충분히 짐작됐지만 과정이 너무 처절하다. 조재현·김지수 주연의 ‘로망스’(감독 문승욱·제작 엘제이필름)는 통속적이기 그지없다. 더 이상 떨어질 수 없을만큼 심신이 나락에 떨어져 있는 두 남녀가 운명같은 만남으로 사랑을 느낀다. 뻔한 결말이 나올 수밖에. 뻔한 결말이 나오게 하는 과정 역시 누구나 짐작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이 영화를 보면서 머리가 아파올 만큼 집중하는 건 배우들의 연기 때문이다. 조재현의 연기력이야 누구나 인정하는 수준. 조재현은 영화 ‘나쁜 남자’와 드라마 ‘피아노’ 등에서 보여줬던 절박함과 순수함 등을 오가며 사랑하는 한 여자를 지키려는 형준을 연기했다. ‘여자, 정혜’로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를 한 김지수는 지금까지 영화를 멀리 했던 과오를 뉘우치기라도 하려는듯 자신의 장점인 멜로의 감성을 최대한 이끌어냈다. 그러나 영화를 풍성하게 만든 건 전형적인 악역 강 형사 역의 윤제문, 스크린에서 자주 만날 수 없었으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 윤희 남편 정환 역의 엄효섭, 그리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깨부수고 거침없이 캐릭터에 다가선 박 형사 역의 장현성 등 조연들의 활약이다. 이들의 사실적인 연기가 다분히 영화적인 설정을 현실로 이끌어냈다. 말단 경찰 형준(조재현 분). 젊었을 때는 불의를 참지 못하는 열혈 형사였다. 그러나 그런 그는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회의 생리에 맞지 않았고 점점 더 삶의 자신감을 잃어간다. 더욱이 아내도, 자식도 떠났다. 남아 있는 게 하나도 없다. 대권주자 며느리이자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남편 정환의 의처증과 집요함 등으로 병든 새처럼 살아가는 윤희(김지수). 그녀는 절대 웃을 수 없다. 이런 두 사람이 만났다. 서로의 상처를 알아본 이들이 서로에게 빠져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지극히 짧다. 청춘의 사랑처럼 밀고 당길 시간적 여유가 없다. 두 사람은 밥 먹고 탱고를 추고 추억이 담긴 집에서 사랑을 확인한다. 극단의 상황에 몰린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죽음조차도 무서워하지 않는 서로에 대한 사랑 밖엔 없다. 끝까지 호흡을 잃지 않고 감정선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배우들의 연기에 숨이 벅차다. 그러나 이 영화의 약점은 바로 그것. 목숨까지 건 사랑을 그린 정통 멜로가 힘겨운 관객들이 분명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 ●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도발적이면서 유머러스한 그들… 참 묘한 영화다. 18세 이상 관람가 딱지가 선명하게 붙어 있는 영화답게 노출 수위도 파격적이고 영화 진행방식도 과감하다. 과거와 현재가 치밀하게 엮여 있으면서 관조하듯 어른들의 심리를 파헤친다.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감독 이하 제작 엔젤 언더그라운드·MK픽처스)은 문소리와 지진희가 선택한 최초의 코믹 영화란 홍보문안에 방심하면 안된다. 물론 상황과 설정은 키득거릴만한 웃음을 준다. 무엇보다 점잖은 지진희 입에서 육두문자가 쉴 새 없이 나오고 똑소리 나는 문소리가 코맹맹이 소리로 간드러진 유혹을 할 때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실제 벌어지는 일들은 가슴의 밑바닥까지 건드릴만큼 집요하다. 문소리의 거침없는, 자신있는 연기는 영화에의 몰입을 종용한다. 노출이란 그저 배우에게 작품이 요구하는 연기의 한 방식일뿐이라는 사실을 말 없이 보여준다. 드라마를 통해 자신만의 아우라를 형성해왔던 지진희도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태도로 연기에 임했다. 배우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게 영화의 매력임을 새삼 느끼게 할 정도다. 건들거리는 지진희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남자들의 구애를 즐기는 여자, 유부남인데도 여왕벌처럼 한 여자를 모시려는 남자들, 중학생 때나 지금이나 주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묻혀가려는 또 다른 남자. 단편 ‘용산탕’과 ‘1호선’ 등으로 주목받았던 이하 감독이 ‘질투는 전투다!’란 제목으로 출품, 지난 2003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작품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감독은 드러내지 않고 은밀하게 본성을 휘저어놓는다. 문소리가 나신을 드러내서가 아니라 영화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보려면 어른들이 봐야 한다. 이는 역으로 영화의 코드가 맞지 않는다면 웃기는 하지만 다소 지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영화의 코믹 성향은 분명 여느 코미디 영화와 달리 스타일리시하다. 16일 개봉. 상영시간 104분. ● 모두들, 괜찮아요? 철없는 백수 남편 치매걸린 아버지…아내는 ‘속 터져’ 가족 얘기는 언제나 가슴을 찡하게 하는 구석이 있다. 내 얘기는 아니더라도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이들에겐 이심전심이라는 게 있기 때문이다. 가족을 소재로 한 영화가 관객들을 찾아간다. 감독이 자신의 가족사를 영화에 고스란히 녹여냈다는 ‘모두들, 괜찮아요?’(감독 남선호 제작 마술피리).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는 집안도 속내를 들여다 보면 고민 하나쯤은 다 있다고 하지 않던가. 감독은 남들에게 보이기 부끄러울 수도 있는 가족사를 영화에 그대로 펼쳐놓았다. 감독의 이런 용기는 공감대란 큰 무기가 돼 관객들과 만날 것이다. 한때 전도 유망한 무용수였지만 지금은 동네 무용학원 원장인 민경(김호정 분). 민경네 식구들은 하나같이 애물단지다. 가출이 일과인 치매 아버지 원조(이순재 분)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각종 사고를 몰고 다니고 10년째 영화감독 지망생인 남편 상훈(김유석 분)은 장인이나 돌보며 소일하는 백수다. 9살배기 아들 병국(강산)은 아빠를 삼촌이라고 부르는 맹랑한 애어른. 영화는 한마디로 구질구질한 가족사 속살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모두 영화 속 민경네 가족처럼 살지는 않겠지만 치매 부모로, 백수 남편으로 아이문제로 고민을 안고 사는 한국인에게 “나도 그런데”란 공감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하다. 내용은 어둡지만 영화는 심각하지 않다. 감독은 이야기에 코미디 요소를 버무려 웃음을 만들어냈다. {img5,l,000}●내일부터 스릴러 거장 히치콕 ‘걸작선’ 거장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예술영화전용관 필름포럼과 서울시네마테크는 ‘현기증(Vertigo)’,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North By Northwest)’, ‘39계단(The Thirty-nine Steps)’ 등 히치콕 감독의 대표작 9편을 모아 17~27일 서울 종로구 낙원동 필름포럼 2관에서 상영한다.

한국의 유니버셜 스튜디오 ‘한류우드’ 경기도에 공식 출범

36억 아시아인들이 드라마 ‘대장금’을 보고,가수 비의 노래를 들으며 한국 문화에 열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가 한류문화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한류우드(Hallyu Wood) 설립에 나섰다. 한류 문화콘텐츠 개발과 생산의 구심점 이자 한류상품이 한 자리에서 유통되고 소비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 경기도는 지난해 11월 사업자모집 공고를 한 이후 3개월 간의 공모기간을 거쳐 지난 9일 한류우드의 핵심인 1구역 사업자로 A컨소시엄을 선정했다. A컨소시엄은 프라임산업 등 시행사 5개,대우건설 등 시공사 3개,농협중앙회등 금융사 3개를 비롯해 11개의 지분참여 업체를 포함,모두 62개 업체로 구성됐다. 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경기도와 A컨소시엄과의 투자협약(MOU) 체결식에서 손학규 지사는 “한류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쳐서는 안된다”며 “한류우드를 통해 한류 문화를 재생산하고,나아가 새로운 세계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A컨소시엄 참여 기업 대표인 프라임그룹 백종헌 회장을 비롯해 기타 참여기업 CEO,이규택 김문수 전재희 등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도의원,심형래 영구아트무비 이사와 디자이너 앙드레김,탤런트 박상원,조재현,가수 슈,유니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A컨소시엄은 이날 투자협약 체결을 계기로 고양시 장항동,대화동 일대 30만평의 한류우드 사업용지 가운데 1구역 테마파크와 UEC(도심휴양시설) 부지 8만5412평에 모두 8890억원을 투자,테마파크 건설 등 각종 개발사업을 벌이게 된다. A컨소시엄은 이를 위해 내년 공사에 착수,오는 2010년까지 공사를 마칠 계획. A컨소시엄은 또 ‘한류’가 테마가 되는 세계 유일의 최대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는 사업 계획을 이 자리에서 밝혔다. 미국의 유니버셜 스튜디오,일본의 디즈니랜드 못지 않은 테마파크를 만들겠다는 것. 한류우드 설계를 맡은 해안건축 김태만 소장은 “영화 제작 스튜디오 등이 조성되는 영화의 마을,드라마 야외 촬영장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드라마 마을,연예인과 관광객의 숙박시설인 스타의 마을,한류 페스티벌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지는 축제마을 등 7개 마을로 한류우드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1차 사업 투자협약이 체결됨에 따라 조만간 2차와 3차 사업을 위한 사업자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궁’ 시청등급 조정 속내는?…“초·중생 시청자는 갑자기 보지 마라?”반발

MBC 수목 드라마 ‘궁’이 지난 9일부터 15세 이상 관람가로 갑작스레 시청 등급을 조정했다. 8일 방송된 17회분까지 12세 이상 관람가였던 ‘궁’은 “경미한 성적·폭력적 장면 등으로 12세 이상 관람이 다소 부적절하다”면서 “18회부터 등급을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궁’은 종영되는 24회까지 15세 이상 관람가로 방송될 예정. 제작진에 따르면 주인공들의 사랑이 18회부터 본격적으로 다뤄지며 극중 멜로라인이 강화되고 왕위 자리를 두고 황실내 암투가 펼쳐져 MBC 드라마 등급심의위원회에 등급 변경을 요청했다는 것. 그러나 시청자의 반응은 반대로 나타났다. 15세 이상 관람가로 시청 등급을 조정했지만 오히려 15세 미만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더 본 것. AGB 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궁’의 9일 가구시청률은 전날보다 1.2%포인트 오른 26.3%를 기록했다. 15세 미만 시청자 연령별 구성비는 8일 15%에서 9일 18%로 3%포인트 올라갔다. 또 15세 미만 개인 시청률은 8일 9.4%에서 9일 11.6%로 2.2%포인트 뛰었다. ‘궁’의 시청등급 변경이 실효를 거두지 못한 가운데 일부 시청자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대다수 네티즌들이 “15세 이상 등급이라 해도 그동안 시청해온 초·중학생이 갑자기 시청을 중단하겠느냐”는 의견을 보였고 일부는 “시청률 반등을 의식한 조치 아니냐”는 시선을 보냈다. 기존의 동명 만화를 드라마화한 만큼 ‘궁’의 대본 및 내용은 이미 나와 있는 상태. 따라서 주 시청층인 초·중·고생을 감안했다면 극의 수위 조절을 이들에 맞게 조절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종영 시점에 이르러 갑자기 시청 등급을 바꾸며 멜로 수위를 강화한 것은 또다른 주 시청층인 30대 여성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것. 이에 대해 제작진은 “시청률이 안정궤도에 오른 상황에서 이를 위식한 조치라니 말이 안된다”면서 “최근 시즌2 제작으로 4회가 연장되면서 풀어나갈 이야기가 늘어났고,앞으로의 극 전개를 위해 시청 등급을 조정할 필요가 있었고,또 15세 미만은 보지 말라는 뜻이 아니며 부모의 시청지도가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부산영화제 공신력, 도빌영화제에서 재확인… ‘피터팬의 공식’‘둑길’등 수상

지난 12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프랑스 도빌영화제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높아진 공신력을 재확인해줬다. 부산국제영화제가 꾸준히 발굴해온 아시아 영화들이 수상작에 다수 포함됐기 때문.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은 13일 조창호(33) 감독의 영화 ‘피터팬의 공식’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막을 내린 제 8회 프랑스 도빌 아시아영화제의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대상인 황금연꽃상은 중국 리위 감독의 ‘둑 길(원제:dam street)’에 돌아갔다. ‘피터팬의 공식’과 ‘둑 길’은 이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발굴된 영화란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피터팬의 공식’은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에서 상영된 후 선댄스영화제, 베를린영화 포럼 부문 등의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호평받았다. 대상 수상작인 ‘둑 길’도 2002년 PPP(부산프로모션플랜) 초청작이며,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에서 소개됐다. 함께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로 소개된 콩데이 자투라나사미 감독의 ‘택시 운전수의 사랑’(태국)이 각본상을,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CJ 콜렉션 선정작인 위시트 사사나티앙 감독의 ‘시티즌 독’(태국)이 비평가 상을 수상해 아시아 영화를 발굴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높아진 공신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폐막 하루 전인 11일에는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도빌시 마켓광장에서 ‘도빌시 훈장’을 받았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피터팬의 공식’ 외에 한국영화들의 약진도 눈에 띄웠다. 김지운 감독의 느아르 액션 ‘달콤한 인생’이 ‘액션 아시아’ 상을 수상했고, 자폐증세를 앓는 소년의 마라토너 성장기를 그린 ‘말아톤’은 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됐다. ‘피터 팬의 공식’은 엄마가 자살시도로 혼수상태에 빠진 후 장래가 촉망되는 고등학생 수영 선수가 겪는 성장통을 그렸다.

슬픈 웃음, 제 사랑이 보이세요?…김래원 1년만에 브라운관 복귀

출세작인 MBC '옥탑방 고양이'에서는 건방진 대학생이었다. 영화 '어린 신부'에서도 느끼하고 거들먹거리는 모습이었고 '미스터 소크라테스'에서는 아예 건방진 이미지를 간판으로 삼아 깡패로 나왔다. 이제 스물여섯인데도 서른 즈음으로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일까. 그러나 실제로 만나본 탤런트 김래원은 이런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사람이었다. 지난 7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는 오는 13일부터 방송되는 MBC 새 월화드라마 '넌 어느 별에서 왔니'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주연을 맡은 김래원과 정려원,박시후,강정화와 연출을 맡은 표민수 PD등이 참석한 자리였다. 그러나 단상 위에 마련된 의자는 4개 뿐. 자리가 없는 박시후와 강정화는 머쓱해진 얼굴로 비켜나야 했다. 발표회가 시작되고 몇몇 질문이 오고 갔을 즈음 김래원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직접 의자를 옮겨가며 박시후와 강정화를 위한 자리를 만들었다. 몰지각한 자리배치 때문에 생긴 어색한 분위기는 조금 가라앉기 시작했다. 김래원은 이후에도 계속 동료들과의 호흡,팀 플레이를 강조했다. "이기적으로 연기했었죠. 호흡이란 걸 안지 얼마 되지 않아요. 이제는 드라마의 기둥 역할을 해야 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호흡을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그는 실제로 녹화현장에서 단역배우들의 위치까지 신경을 쓰고 PD가 미처 챙기지 못하는 세세한 부분까지도 잡아내는 일을 하고 있었다. 동료 배우와의 관계에서도 매우 적극적이다. 이번 드라마에서 상대역을 맡은 정려원은 그에 대한 첫인상을 "너무 친절하게 대해서 가식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고 밝혔을 정도다. 첫 만남에서도 친한 친구인냥 살갑게 대하는 모습이 그렇게 비쳤다는 것. "시간이 지나면서 순수한 사람이란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래원은 이번 드라마에서 영화감독을 연기한다. 극중 촬영현장을 재연하는 장면도 심심찮게 나온다. "주제넘긴 하지만 사실 영화감독이 꿈이다"고 말하는 그는 "제 연기를 보면서 실제 저희 드라마 스태프들이 '저런 감독은 정말 피곤한 스타일'이라고 했다"며 은근히 연기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가 드라마에서 보여줄 최승희는 슬픈 현실을 웃음으로 극복할 수 있을 만큼 강한 인물.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2년간을 괴로워하지만 또 다른 사랑을 만나게 된다. 슬프면서도 때로는 웃음을 주는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촬영을 두 가지 다른 설정으로 한 뒤 편집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고.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의 로베르토 베니니 같은 모습을 보여 주겠다"는 그의 연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