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환 “당분간 웃기기는 힘들 듯…다시 열심히 산다는 말 듣고 싶다”

지난해 11월 도박혐의로 물의를 빚고 활동을 중단한 가수 겸 MC 신정환이 22일 자신의 미니 홈피를 통해 방송 복귀를 앞둔 심경을 밝혔다. 신정환은 “당분간 웃기기는 힘들 것 같다”면서도 “다시 태어나는 마음으로 그냥 먼저 매를 맞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시 열심히 산다는 말을 다시 듣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방송 복귀의 의지를 드러냈다. 신정환은 자신의 방송복귀에 대한 일부의 비난을 염두에 둔 듯 “(나의) 얼룩을 다 지울 순 없고 당분간 웃기기는 힘들 것 같다”면서도 “저 낯짝 두꺼운 놈이 그래도 어떻게 꿋꿋이 사는 구나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신정환은 “무너지기에는 아직 이르고 넘어졌으면 빨리 일어나는 법도 알아야 한다”며 “너무나 간절한 그리움을 알았기에 이제 다시 나에게 후퇴는 없다”고 그동안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신정환은 지난해 11월 도박혐의로 물의를 빚은 뒤 모든 방송에서 물러났으며 23일 녹화가 시작되는 KBS ‘상상플러스’를 통해 방송에 복귀할 예정이다. 한편 이같은 신정환의 방송복귀에 대해 네티즌들의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kimmc1403’라는 이름의 네티즌은 “그렇게 일을 저질러 놓고 벌써 방송에 얼굴을 내민다는 게 말이 안된다”면서 “우리나라 연예인들은 일 저질러 놓고도 금방 TV에 나와 또 웃고 떠들고 하는데 좀 잘못된 것 같다”고 비난했다. 반면 ID ‘ckwjddn1124’는 “신정환 그냥 웃기기만 했지 이사람에 대한 건 그다지 잘알지는 못한다”면서도 “다만 같은 실수를 또 반복해서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짓은 피해줬으면 하는바람이며 앞으로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MOVIE/음악영화 ‘앙코르’.돈컴 노킹(Don't come knocking)

● 음악영화 ‘앙코르’ 전설적인 천재음악가 ‘자니 캐시 ’ 열정·사랑의 서사시 ‘레이’와 ‘댓씽유두’ 등에 이은 또 하나의 음악영화가 선보인다. ‘앙코르’는 엘비스 프레슬리와 함께 1960년대 미국 팝계를 대표했던 자니 캐시(1932~2003)의 드라마틱한 삶과 사랑을 조명한다. 국내에선 엘비스 프레슬리나 레이 찰스 등보다 유명세가 떨어지지만 자니 캐시는 미국에선 전설적인 천재 음악가로 통한다. 1968년 폴섬 교도소 라이브 콘서트 음반은 비틀즈 음반 판매량을 앞섰고 영화의 원제이기도 한 ‘(I) Walk the Line’은 100명 이상의 뮤지션들이 다시 불렀다. 그의 연인 준 카터 역시 로큰롤 명예의 전당과 컨트리 음악 명예의 전당 등에 동시에 올려진 유명 싱어 송 라이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만큼 이들에 대해 알면 알수록 영화의 재미와 감동 등이 배가된다. 귀에 낯익은 신나고 정겨운 음악에 주인공 호아킨 피닉스와 리즈 위더스푼 등의 호연이 어우러졌으니 미국인이라면 이 영화에 열광할만하다. 이미 골든글로브는 뮤지컬 코미디 부문 최우수작품상, 최우수 남우주연상, 최우수 여우주연상 등을 안겨줬고 다음달 시상식이 열리는 아카데미 역시 5개 부문 후보로 지명하면서 ‘앙코르’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1930년대 가난한 남부 아칸소. 형이 사고로 죽자 “쓸모없는 네가 죽었어야 했는데…”란 폭언을 들으며 성장해야 했던 자니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가수의 꿈을 키운다. 당시 라디오에선 음악 가족인 카터 집안 활약상이 펼쳐지고 어린 소녀 준 카터는 이미 그때부터 스타였다. 마침내 가수로 데뷔한 자니는 첫 무대에서 꿈에도 그리던 준을 만나게 되고 각자 가정이 있는데도 그에게 맹렬하게 빠져든다. 하지만 가정을 지키려는 준은 자니의 시선을 외면하고 오직 음악적 동지로서만 대한다. 준에 대한 사랑과 가정 사이에서 방황하는 자니는 음악적 성공에 따른 주체할 수 없는 인기와 마약의 유혹에 몸을 던져버린다. ‘I Walk the Line’의 “Because You are Mine. I Walk the Line’(네가 내 옆에 있기에 난 바른 길을 걷고 있어)이란 가사는 그럼에도 준이 옆에 있음으로써 자니가 파멸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었음을 고백한다. 결국 자니는 이혼과 파산, 타락 등을 거치며 10년동안 무려 40번 프러포즈한 끝에 준과 맺어진다. 둘은 이후 35년동안 해로하고 5개월 간격을 두고 세상을 뜬다. 어떤 멜로영화보다 극적인 러브 스토리는 배우들이 직접 부르는 음악과 어우러져 사실감을 더한다. ‘처음 만나는 자유’와 ‘케이트&레오폴드’, ‘아이덴티티’ 등의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펼쳐놓은 136분의 이야기는 물 흐르듯 흘러간다. 하지만 주인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강약이 별로 없는 서사적 구조에 흥미가 없다면 심호흡을 해야 한다. 모두가 “앙코르”를 외치기에는 너무 미국적이기도 하다. 다음달 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 코미디 영화 3인방 ‘왕의 남자’에 도전장 “어이~ 코미디영화 양반들 예까지 올라와 보시게나” 좀처럼 꺾이지 않는 기세의 ‘왕의 남자’에 코미디 영화 협공이 가해지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등 정치인의 영화 관람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왕의 남자’는 지난 18~19일 이틀동안 서울에서 9만6천650명을 불러모았고 전국에선 31만3천490명이 들었다. 개봉 후 전국 누계는 1천99만9천920명. 전국에서 스크린 271곳을 유지하고 있어 ‘실미도’의 1천108만명을 이번 주 안으로 넘어 역대 흥행 랭킹 2위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세주’까지 가세한 코미디 장르의 강세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16일 개봉한 신이·최성국 주연의 ‘구세주’는 주말 이틀동안 서울 7만5천605명, 전국 관객 33만9천328명 등을 동원했다. 전국 누계는 53만4천875명. 서울에 비해 지방에서 3배 이상 많은 관객들을 불러모았다. 스크린 수는 서울 50곳, 전국 250곳. 김수로의 단독 주연작 ‘흡혈형사 나도열’도 서울 5만9천403명을 포함해 지난 9일 개봉 이후 전국 누계 133만1천969명에 이르렀다. 서울 57곳, 전국 280 곳 등으로 가장 많은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코미디 장르 흥행을 주도하고 있는 ‘투사부일체’는 600만 관객 고지에 올라섰다. 서울 2만3천명, 전국 9만5천명 등이 찾아 전국 600만2천명이 관람한 대박 상품이 됐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뮌헨’도 전국 12만명을 동원, 전국 누계 64만명을 기록했으며 지난 16일 개봉한 ‘쏘우2’는 전국 관객 19만1천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 돈컴 노킹(Don't come knocking) 가슴 뭉클한 가족사랑 그려 ‘돈컴노킹’(Don’t come Knocking)의 뜻은 ‘노크하지 마세요’다. 이는 행복한 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을 때나, 고민이 많아 혼자 있고 싶을 때 방문 손잡이에 거는 문구이기도 하다. 영화 ‘돈컴노킹’은 인생의 황금기가 아닌 인생의 쓸쓸한 황혼기와 맞닥뜨린 배우의 가족 찾기를 다뤘다. 한때 할리우드 서부영화를 주름잡던 거물급 스타 하워드 스펜스(샘 셰퍼드 분). 하지만 모두 과거의 영광일뿐 이젠 빛 바랜 인기에 기대 살아가는 한물간 배우다. 여전히 술과 마약, 여자 등에 둘러싸여 방탕한 나날을 보내던 스펜스는 어느날 영화촬영 도중 갑자기 사라진다. 입고 있던 옷도 버리고 신용카드마저 없앤 그가 향한 곳은 고향. 고향을 떠난 지 30년 만에 어머니를 찾은 하워드는 그곳에서 어머니로부터 서부 어디엔가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그의 아이가 있다는 말을 듣는다. 이후 하워드는 무작정 아이를 찾아나선다. 영화는 아버지란 이름조차 생소한 하워드와 30여년동안 아버지 존재를 그리워하며 자란 두 자녀의 마음에 깊숙한 시선을 보낸다. 한 번도 아버지로 살아본 적이 없는 하워드는 자식과의 화해가 간절하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른다. 자신에게 화가 난 아들의 집 앞에서 밤새 무작정 기다리다 옛 애인에게 다시 찾아가 “당신 때문에 여기 왔다는 걸 지금 깨달았다”고 말할만큼 아들과의 관계 개선에 자신이 없다. 늘 그리워했던 아버지지만 아버지가 나타나자 집안에 있는 가구며 집기를 모두 창문 밖으로 던져버릴만큼 머리는 혼돈으로 가득찼다. 갑자기 아버지와 만난 스카이조차 상황 자체가 실감이 나지 않긴 마찬가지. “아버지가 그리울 때마다 사진을 봤다”는 스카이는 아버지와 닮은 부분이 없어 눈의 실룩거림이나 입술의 주름 등까지 확대경으로 관찰했을만큼 자신이 딸이란 사실을 인정받고 싶었지만 하워드 앞에 선 순간 “아버지란 확신이 서지 않아요. 왜 그런거죠?”라며 눈물짓는다. 영화는 관계 맺음에 서툰 이들에게 “서로에 대한 사랑과 용서만 있으면 문제될 게 없다”고 이야기한다. 삶에 지치고 인생에 대한 회한이 들 때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손을 내미는 존재 또한 가족이란 메시지도 전한다. 오는 2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img5,r,000}● 인터뷰/영화 ‘달려라 장미’ 최반야 창녀·기녀 독특한 캐릭터만…난 천박하지 않은데 무슨상관?? 최반야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시나리오 작가 출신 영화배우로 설경구·전도연 주연의 지난 2001년 개봉작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를 연출자 박흥식 감독과 공동 집필했고 연극배우로 활동하면서 연극 ‘날아가던 새가 변비인 내 옆에서 함께 힘을 주고 있다’를 집필하고 출연 및 연출까지 맡았다. 배우로선 ‘버스정류장’이나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등에서 창녀·기녀 등 독특한 역할을 소화해 영화계의 여자 오달수로 불린다. 작품을 쓸만큼 지적인 면을 갖췄지만 스크린에서 보여주는 캐릭터는 사뭇 다르다. 한마디로 극과 극을 넘나드는 셈. 그가 처음으로 주연을 맡아 관객과 만나고 있다. 권태기 부부의 연애부터 결혼과 이혼과정 등을 코믹하게 그린 김응수 감독의 신작 ‘달려라 장미’(제작 김응수필름)에서 최반야는 여주인공 장영미를 연기했다. 최반야를 처음 만나기 전 가장 궁금했던 점은 “왜 배우가 됐을까?”였다. 연세대 건축학과 출신으로 안정된 직업이 보장될 것이란 통념 때문이었다. “그렇게 피가 뜨거우세요?”라며 농을 가장해 은근슬쩍 질문을 던졌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연극반에서 연기를 시작했어요. 건축이나 연기나 모두 종합예술이고 사회적 영향력을 지녔다는 점에선 비슷해요. 그런데 건축은 내 작품을 갖기가 연기보다는 오래 걸리잖아요.” “재수를 해 건축학과에 들어갈만큼 건축을 좋아했다”는 그는 “연극을 통해 관객과 직접 대면해 교감을 맛본 뒤 그 희열을 잊을 수 없었다”며 연기자로 방향을 튼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97년 제1회 프린지페스티벌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을 세상에 알렸고 지난 2001년 영화 ‘버스정류장’을 통해 영화배우로 데뷔하기 전까지 최반야는 주로 대학로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했다. “여배우는 지적인 면도 갖춰야 하지만 정액과 땀 냄새 등도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성적(性的)인 면도 함께 계발하고 키워나가야 합니다.” 영화에서 창녀·기녀 등을 연기한 그는 “여배우들이 천박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도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란 생각을 은연중에 깔고 연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내가 천박하지 않다면 그게 뭐가 문제겠느냐”고 강조했다. 현재 차기 작품을 준비중인 그가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갈지 기대된다.

‘TV특종 놀라운 최면(?)’…최면으로 30년전 헤어진 가족을 찾다

“어제 보고 감동했어요. 정신지체인 분이 (최면 상태에서) 갑자기 그림을 그렸는데 그 그림이 본인이 살던 곳이었고…더 신기한건 30년 전 기억을 떠올려 그린 것인데 우연히 그 곳을 기억하는 철도원을 만나 가족을 찾게되다니 감동이었어요”. 21일 저녁 7시20분에 방송된 MBC ‘TV 특종 놀라운 세상’을 본 시청자가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TV 특종 놀라운 세상’은 지난해 12월 첫째주부터 ‘최면으로 가족 찾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7명의 출연자가 가족을 찾으러 나왔고, 그 가운데 12월6일 첫 회분에 출였했던 김영대씨와 21일 방송된 김시방씨가 헤어진 가족을 찾았다. 일반 가족 찾기 프로그램에 비해 높은 성공률이라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 제작진 관계자는 “‘TV 특종 놀라운 세상’ 하면 떠오르는 것이 최면을 통해 ‘스타의 전생’을 알아보는 코너다. ‘스타의 전생’이 1년 가까이 인기가 지속되면서 ‘최면’을 일반인들과 함께 하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게 됐다. 그결과 헤어진 가족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안고 있는 분들에게 가족을 찾아주는 코너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실 ‘최면으로 가족 찾기 프로젝트’의 장점은 높은 성공률보다는 아무런 과거 기억이나 단서가 없어 일반 가족 찾기 프로그램에서 신청 단계에서부터 거부 당하는 사람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이다. 너무 어린 나이에 헤어져서 가족들의 이름도 모르고, 심지어 본인의 이름이나 나이조차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을 상대로 최면을 통해 어린 시절 잠재된 의식을 끄집어 내 그들의 가족을 찾는 데 의미가 있다. 제작진 관계자는 “비록 최면을 통해 찾아낸 단서가 너무 적어 추적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기억에 없는 가족의 모습을 최면 상태에서나마 볼 수 있었던 것에 기뻐하더라”고 덧붙였다. ‘TV 특종 놀라운 세상’ 시청자 게시판에는 다른 오락 프로그램과 달리 눈물과 웃음이 있다. 구구절절 가족과 헤어진 사연을 올리며 출연 신청을 하는 사람에서부터 김영대씨와 김시방씨가 가족을 찾았다는 소식에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축하를 건네는 시청자까지 ‘마음 따뜻한’ 사람들이 게시판을 훈훈하게 달구고 있는 것. 세살 때 떠나온 옛집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대는가 하면, 정신지체 2급임에도 30년 전 살던 고향의 지도를 그리는 등 매회 ‘놀라운’ 최면 체험을 보여주고 있는 ‘TV 특종 놀라운 세상’을 통해 더 많은 이산 가족이 애타게 그리는 혈육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태국 영화=옹박’이란 고정관념 깨 주는,아주 특별한 태국 영화‘시티즌 독’

‘시티즌 독(Citizen Dog)’ 이 영화,포스터부터 심상치 않다. 파란 하늘에서 빨간 헬멧이 꽃비처럼 내린다. 택시 운전사는 옆자리에 앉은 여자에게 눈을 떼지 못하고,여자는 하얀 책을 소중히 안은 채 웃고 있다. 뒷자리에 앉은 곰인형은 담배를 피고 택시 위 도마뱀의 얼굴은 할머니다. 화려한 색채로 무장한 이 영화는 시공을 초월하는 판타지를 연상시킨다. 태국영화하면 ‘옹박’ 정도가 떠오르는 우리에게 ‘첨밀밀’처럼 간절한 러브스토리에 ‘아멜리에’같은 발랄한 상상력을 담은 독특한 영화 한 편이 찾아왔다. 칸,밴쿠버,부천영화제에 초청된 2000년작 ‘검은 호랑이의 눈물’로 알려진 위시트 사사나티앙 감독의 후속작. 과장된 색채 설계로 주목받았던 전작처럼 ‘시티즌 독’도 시각적 환상으로 넘쳐난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은 이 영화는 꽤 잘 만들어진 독립영화. 시골에서 대도시 방콕으로 온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흥겨운 음악과 함께 펼쳐 보인다. 물감을 흘려놓은 듯한 색채감 첫 장면. 하늘을 수놓은 빼어난 노을과 곡식이 알알이 영그는 시골의 가을 풍경. 처음부터 끝까지 아름다운 화면이 눈을 사로잡는다. 가장 태국적인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온 위시트 감독은 우리나라 민화처럼 광고판 하나에도 20가지 이상의 색을 쓰는 태국의 전통에 착안했다. 이렇게 탄생한 화려한 미장센은 인물의 감정까지 담고 있다. 늘 꿈을 좇는 여주인공 진(상통 켓우통)은 푸른색 옷만 입고 다니며 하루 하루 되는대로 살아가는 남자 팟(마하스무트 분야락)은 늘 밤색 옷이다. 분홍의 느낌을 비틀어 우울함으로 표현한 진의 집이나 옛 극장의 입간판을 연상시키는 그림이 그려진 남자의 집도 인상적이다. 현실에는 없을 것같은 인물들 많은 이들이 꿈을 안고 도시로 올라 오지만 도시에 오는 순간 익명의 존재가 되어 버린다. ‘시티즌 독’은 도시에 익명으로 묻혀 사는 노동자 계층을 표현한 말. 꿈이 없는 남자와 꿈만을 좇는 여자,소음 중독에 걸린 여자아이,도시 한 가운데 불쑥 솟은 거대한 플라스틱 산 등. 영화는 현실에 발을 붙이고 있으나 상상력의 총집합이다. 공장에서 잘려나간 팟의 손가락은 만나자 마자 주인을 알아보고 곰인형이 말을 하고 담배까지 피운다. ‘매그놀리아’의 개구리 비를 패러디한 듯 하늘에게 헬멧비가 내리는 장면도 기발한 판타지. 행복은 가까이 있는 것 남자는 처음부터 여자를 알아본다. 자신이 찾던 반쪽이란 것을. 기분이 좋으면 오른쪽 다리를 달달 떨고 음식도 가려먹는다. 무엇보다 이상한 하얀 책에 코를 파묻고 자신만의 세계에 사로잡힌 그녀가 너무 좋다. 붐비는 버스를 타면 발진이 생기는 여자를 위해 택시회사에 취직해 매일 출퇴근을 시켜주지만 그녀는 그에겐 도통 관심이 없다. 그녀에게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하얀 책의 뜻을 아는 것이 중요하고 길에서 우연히 스쳐간 외국인 남자를 찾는 게 다급하다. 어느덧 열렬한 환경운동가가 된 여자는 플라스틱이 없는 세상을 꿈꾼다. 늘 새로운 것,자신을 채워줄 무언가를 찾고 있는 여자는 남자를 떠나고 남자는 플라스틱 산에서 그녀를 기다린다. 이들의 사랑은 어떻게 될까. 색다르면서도 작품성 있는 영화를 원하는 이들,특히 사랑하는 남녀나 삶의 무료함에 지친 이들이 보면 활력소가 될 만하다. 3월9일개봉. 15세가.

영어 욕설 가사로 방송 부적격 판정 받은 이효리 신곡

2집 ‘다크 에인절(Dark Angel)’로 컴백한 이효리의 신곡 ‘깊이’가 KBS로부터 방송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가사에 포함된 영어 욕설 때문이다. ‘아침은 Oh shit 오지 않겠지’의 ‘shit’ 등 욕설이 방송심의 규정에 어긋난다는 것. KBS 심의팀은 “같은 앨범의 ‘훔쳐보기’라는 곡도 제출된 가사에는 없지만 실제 노래를 들어보면 남자 래퍼가 영어 욕설(fuck)을 여러번 외친다”며 “23일 재심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효리는 지난 12일 SBS ‘생방송 인기가요’ 컴백 무대를 통해 ‘깊이’를 불렀다. 이에 대해 SBS는 “당시 ‘shit’ 단어가 문제됐으나 이효리측이 이 부분을 삭제한 후 심의를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1990년대 해마다 수십곡이었던 방송 금지곡은 2000년대 들어 적게는 200곡에서 많게는 700곡으로 대폭 늘어났다. 발라드가 주류였던 10여년 전에 비해 힙합,록,댄스 등 장르가 늘어나면서 부적절한 표현도 함께 늘어난 탓이다. 최근에는 노래에 담긴 폭력 및 선정성 수위가 점점 높아져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욕설이나 비속어는 랩이 가미된 힙합·댄스 음악 등에서 비일비재하다. 외국에선 욕설을 아티스트의 음악적인 표현으로 허용하는 경우도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인종차별 등에 대한 항변을 욕설로 분출해온 미국의 흑인 음악처럼 우리나라 가수들에게도 이런 정서와 배경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시류에 편승한 상업적인 의도가 앞서는 것은 아닐까. “대중음악에 대한 이해없이 낡은 잣대로 심의하는 것도 자제해야 하지만 과격한 표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가수들도 문제”라는 한 대중음악 평론가의 지적처럼 가수들도 이제 음악에 대한 진정성과 보다 신중한 자세를 가져야 할 때이다.

현존 최고 극영화 미몽,일반에 공개

1936년에 개봉한 양주남 감독의 영화 ‘미몽(迷夢)’이 최근 중국에서 발견돼 일반에 공개된다. ‘미몽’은 그동안 문서로만 그 존재가 알려져 왔으나 이번에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현존하는 한국 극영화 중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기록되게 됐다. 한국영상자료원(원장 이효인)은 ‘미몽’을 비롯,‘반도의 봄(半島之春)’,‘조선해협(朝蘚海峽)’ 등 영화 3편을 지난해 12월 중국전영자료관에서 찾아냈다고 20일 밝혔다. 영상자료원은 이들 영화와 함께 2004년 찾아내 지난해 보존 처리 후 공개한 ‘군용열차’(1938년) 등 극영화 4편과 ‘해방뉴쓰’ 등 기록영화 4편을 내달 2∼5일 서초동예술의전당 내 고전영화관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일명 ‘죽음의 자장가’로 불리는 ‘미몽’은 바람이 나 가정을 버린 여인의 일화를 담은 작품으로 문예봉,조택원,김인규 등이 출연했다. 상영시간은 47분. 영상자료원 측은 “여성의 욕망을 표출하는 표현이 20년 뒤에 제작된 영화 ‘자유부인’을 능가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함께 발견된 ‘반도의 봄’은 1941년 개봉된 이병일 감독의 작품으로 영화제작자와 영화배우의 사랑을 그렸다. 김일해,김소영,복혜숙 등이 출연했다. 상영시간은 84분. 박기채 감독의 ‘조선해협’은 1943년 개봉된 작품으로 주인공이 일본군에 지원한다는 친일적 색채가 강한 영화지만 1940년대 제작된 멜로영화의 한 전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상영시간은 75분으로 김일해,남승민,독은기,문예봉 등이 출연했다.